전원생활Home >  전원생활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2
이오의 정원이야기 22 정원행동, 재미있는 장미 정원 만들기 필자는 이번에 한국장미회에서 주최한 세계장미대회에 참석했는데, 장미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을 실감한다. 장미가 주는 매력을 알고, 그중에서도 일부러 개성을 가진 장미를 찾아 식재할 정도로 그 인기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장미 정원을 만드는 방법은 각 나라마다 특징이 있는데, 하나의 장미로도 그 표현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필자도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 이번 호에서는 장미의 다양한 향기와 색감 그리고 화형을 활용해 화단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고민하는 것이 좋다. 스토리를 담아 독특하게 구성할 수도 있다. 특히, 식용 장미를 이용한 정원 만들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는 정원을 만드는 새로운 접근이 될 수 있다. 흔히 장미를 꽃 중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장미는 많은 사람의 기억과 삶에서 인상 깊은 꽃인 것은 분명하다. 주제가 된 장미 집 주변에 장미를 심어보자. 많지 않아도 충분히 화단을 만들 수 있는 곳이 있다. 때로는 한 송이로 집 전체를 덮도록 심을 수도 있다. 많지 않은 양에도 장미가 정원에서 중심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가을까지 핀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장미가 5월에 한 번 피고 나서 더 이상 피지 않았다면, 이제는 품종이 개량되면서 수명도 길어지게 됐다. 그만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니 중심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게 된 셈이다. 이처럼 적은 양으로도 향기 가득한 정원을 만들 수 있으니 그 매력에 빠지는 것도 당연하다. 아치와 담장에 핀 장미는 새로운 경관이 주는 신선함을 선사한다. 벽면과 마감재에 핀 장미는 정원에 입체감을 부여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치에 꾸민 장미 정미 정원에서 아치를 이용하는 것은 가장 쉬우면서 입체적인 형태로 구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입구나 정원 중심 등 각 영역에 마련한 아치는 정원에 리듬감을 부여한다. 먼저 출입구에 설치한 아치는 오가는 길에 만나는 장미로 기억하기 쉽다. 중심에 설치한 아치를 통해 동선을 따라 마주한 경관은 어느 곳보다도 특별하다. 아치는 크기와 재료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목재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고, 철재는 곡선 제작이 용이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로 연출할 수 있다. 벽돌은 제작은 어려워도 장미와의 조합이 편안해 장식성이 강하다. 아치 높이는 2.5m 이상으로 계획하길 권한다. 낮은 아치는 자칫 공간을 답답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색상도 양쪽에 같은 색상으로 하느냐, 다른 색상으로 하느냐 아니면 한쪽에만 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벽면을 이용한 장미 장미를 벽면에 이용할 때는 그림 그리듯이 연출하면 쉽다. 이것도 정해진 방법은 없고 개성을 담아 표현하면 된다. 필자는 장미가 13m 벽면 전체를 감싸도록 계획했다. 또, 벽면뿐만 아니라 담장에 이용해도 좋다. 단조로울 수 있는 담장도 장미로 색을 입히면 멀리서부터 집을 감싼 화려한 연출로 돋보인다. 색상도 흰색에서 시작해 분홍색, 노란색, 빨간색 순으로 나열하면 변화가 보이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때 단색만을 사용해 지루하게 연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자. 설치도 직접 고정 핀을 다는 방법과 별도 구조물을 이용하는 법으로 나눌 수 있다. 고정 핀을 다는 방법은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건축물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별도 구조물을 통해 설치하는 방법은 장식성을 살려 화려하게 보이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이 부담된다. 집 전체에 강한 인상을 주는 장미는 연출 방법에 따라 화려하거나 소박하다. 화분에 핀 장미 혹시 정원이 없다면 화분 몇 개로 연출해 보자. 현관 입구 또는 매장 앞에 둔 화분 장미는 오가는 사람들이 웃음꽃을 피울 이유일 것이다. 화분 장미에는 몇 개의 품종이 있는데, 그중 대표적으로 ‘레이디 오브 샬롯’, ‘프린세스 앤’, ‘프린세스 알렉산드라 오브 캔트’를 추천한다. 모양이 다른 여러 개의 화분을 모아 연출하는 것도 재미있다. 휴식 공간에 화분 장미를 놓으면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화분은 이동할 수 있기에 매번 그 위치를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화분은 충분한 토양으로 장미를 건강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20L 이상의 크기로 준비하면 좋다. 이렇게 화분 장미의 다양한 연출을 위해서는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장미회’라는 민간단체는 세계장미회에 소속되어 세계장미인들과 국제적인 교류 활동도 하고 있다.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을 일컫는 ‘로자리안’이라는 단어도 생겼다. 이러듯 여가 생활로 깊게 자리잡은 장미재배는 새로운 문화로 그 영역을 점차 넒혀가고 있다. 5월에 피웠던 장미꽃 몇 송이가 필자의 작업실 옆에 마른 꽃으로 매달려 있다. 이미 생명은 다했지만 아직 남은 색상이 그날, 5월의 기쁨을 이어가는 듯하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정원 행동, 장미 정원을 돌보는 방법 정원에서 장미가 주는 즐거움은 크다. 향기 또한 그 매력에 한 번 빠지면 어느새 정원에 장미를 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향기 이외에도 색과 화형花形 등 다양한 재미요소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장미는 5월에서 11월까지의 기간 동안 가장 돋보인다. 이에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정원 장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5월의 장미는 어느 꽃보다도 매력적인 모습이다. 화분에 핀 작은 장미부터 벽을 장식하는 장미 그리고 입구 아치를 감싼 장미는 정원에서 우리의 발걸음을 잡는다. 이런 장미를 몇 가지만 기억하면 누구든지 쉽고 건강하게 가꿀 수 있다. 그럼 장미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체크하면 좋을까. 이를 위해 필자는 정원에 110그루가 넘는 장미를 피워냈다. 작은 공간에 비교적 많이 있는 편인데, 이는 품종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을 관찰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주택에서 장미 정원을 조성하고 가꿀 때 필자가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장미 정원 조성 시 체크해야 할 사항 1 햇빛을 좋아하는 장미 장미는 하루 최소 6시간 햇빛이 들어오는 공간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햇빛은 장미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된다. 마치 우리가 매일 먹는 식사와 같다. 필자는 주택을 중심으로 사방에 장미를 심었다. 햇빛을 받는 시간에 따라 장미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기 위해서다. 물론 햇빛에 비교적 늦게 노출된 장미도 꽃은 피우지만 다른 곳보다 꽃송이가 적은 것을 볼 수 있었다. 2 바람을 좋아하는 장미 바람은 병충해로부터 장미를 보호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병충해는 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이 때문에 장미 정원에는 통풍이 잘 되게 물리적인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에 가지치기도 햇빛과 바람이 골고루 들어올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겨울철 지속되는 바람은 오히려 장미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바람이 식물을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바람이 너무 심한 곳은 피해 주어야 한다. 3 장미를 건강하게 만드는 적당한 거름 작년부터 필자는 장미에 특별한 거름을 주지 않고 있다. 퇴비함에서 나오는 거름 정도만 봄에 주고 있다. 퇴비장과 떨어진 장미는 이마저도 받지 못하고 있다. 보통 장미는 1년에 3번 거름을 주지만, 이 거름주기를 중지한 것은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장미 스스로 꽃의 양을 조절하며 피우길 바랐기 때문이다. 영양관리를 하면서 꽃을 피우도록 장미에게 선택권을 준 셈이다. 이런 정원 행동은 정원의 모든 식물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4 뿌리를 튼튼히 만들어 줄 멀칭 멀칭은 유기물로 토양을 덮어주는 것을 말한다. 흔히 텃밭에서 비닐로 덮어주는 것도 멀칭의 한 방법이다. 멀칭을 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토양의 습도를 유지하고 토양 속 미생물의 활동을 왕성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런 환경은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촉진한다. 식물에게 뿌리는 생리적 조건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미를 심고 나면 멀칭을 꼭 해주어야 한다. 5 농약 사용 없이 장미 키우기 농약은 개인 여건과 정원 형태에 따라서 선택해야 한다. 개인 정원이라면 농약 없이 장미를 키워보자. 장미가 각종 해충으로부터 견디어 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수 있다. 또, 상처를 남기고 겨우 이겨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시련을 거친 장미는 결국 스스로를 지켜낸다. 참고로 농약은 토양 속 미생물이 움직이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한다. 그 사실을 안다면 농약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친환경 제품조차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장미를 믿고 응원하기 때문이다. 요즘 정원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장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장미를 피워내기 위해 많은 노동과 화학제로 장미를 돌보는 방법은 잠시 접어두자. 우리에게는 건강한 물리적 환경과 정원 행동을 선택하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다음 세대도 건강한 장미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지속가능한 정원 만들기 정원 행동 두 번째 집인 정원에서 공간을 나누고 위치와 면적을 조정했다면, 이제는 마감재를 적용하듯 색을 입혀보자. 정원사에게는 자연의 색으로 정원을 채워나가는 일 또한 큰 즐거움이다. 이전 호에서는 식물을 배치하는 법에 대해 다뤘다면, 이번 호에서는 활기찬 자연의 색을 유지하기 위한 정원 관리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정원 식물은 사람의 손길로 가꾸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 현재 정원을 관리하고 있는 중이라면 혹시 사람에게 의존하도록 식물을 가꾸고 있지 않은지 돌이켜 생각해 보자. 그럼 정원에서 식물을 자연의 순리대로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우리는 어떤 ‘정원 행동’을 하면 좋을지 고민을 해보자. 나는 사람이 아닌 식물의 관점으로 방향을 옮겨보려고 한다. 가꾸는 정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정원이다. 그동안 땅바닥에 붙어 있는 작은 꽃을 보기 위해 허리를 숙이는 정도로 바라봤다면, 이제는 눈과 코 그리고 귀를 좀 더 땅 가까이에 대고 관찰해 보는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가 몰랐던 세상이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원에서 이들과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괜히 말을 걸어오는 자연의 말소리도 들리는 듯하다. 자연 숨소리가 살아있고 모든 식물이 건강한 야성野性을 잃어버리지 않아 힘찬 에너지로 꽉 찬듯한 그런 공간에 내 몸과 마음을 기대보려 한다. 정원 행동 1 건강한 식물은 멀칭 mulching에서 시작한다. 숲속을 거닐다 보면 다양한 유기물들이 토양을 덮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와 같이 정원도 속살이 보이는 토양이 아닌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해 멀칭을 해야 한다. *에다폰 edaphon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흔히 지력이라고 불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이해하고 있다. 휴작을 하거나 연작을 피하는 것처럼 땅의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토양이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도록 다양한 미생물을 돌봐야 한다. 이처럼 토양을 돌보는 것이 지속 가능한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기 때문에 멀칭은 중요한 것이다. 멀칭 재료 또한 가능하다면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 입장에서 관찰해 보면 일반적인 *바크 bark보다 토양 속 미생물을 사용하는 쪽이 좋은 서식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다폰 edaphon 토양 내 존재하는 유기체의 총칭 *바크 bark 목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 2 적절한 양분이 식물의 힘을 키운다. 우리는 식물들이 정원에서 꽃을 많이 피우길 기대하며 과한 양분을 주고 있다. 하지만 양분은 식물 스스로가 꽃의 양을 결정하도록 적절하게 공급하는 것이 좋다. 식물 건강을 챙기거나 열매를 좋게 하기 위해 비옥한 땅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장미는 보통 일 년에 3회 거름을 주어 꽃을 피우는데, 나는 작년에 전혀 거름을 주지 않았다. 식물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꽃은 조금 줄어들지 모르지만, 정원에 함께 식재 한 다른 꽃이 피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3 생태계에서 동반 식물은 기본 질서다. 정원에서는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기 때문에 병이 생기거나 벌레가 오더라도 한 작물 정도만 피해를 입는다. 즉, 한 품종이 대부분을 차지하지 않고 여러 품종이 서로 어우러지는 다양성을 만들어 줘야 전체적인 피해가 예방되는 것이다. 시각적인 감동이 있는 풍경을 넘어 건강한 생태 환경을 가진 식물 관계를 만들어 주자. 4 충분한 햇빛과 바람이 보약이다. ‘좋은 햇빛과 바람이 식물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정원에서도 적당한 장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태양을 필요로 하며 살아가는 식물에게 충분한 햇빛은 중요한 식량이다. 또, 햇빛과 마찬가지로 바람은 세균이나 병이 서식하기 싫어하는 생육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익혀야 한다. 5 ‘빗물 저금통’은 영양제다. 정원에서는 수돗물 사용도 줄여야 한다. 대신 빗물 저금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빗물은 수돗물보다 좋은 영양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 모아두면 식물에게 좋은 양분이 된다. 또한 식물에 물을 자주 주는 것보다는 정원에서 살아남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겠다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는 것도 좋은 정원 행동이다. 6 퇴비함이 있는 정원 앞으로는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에 우리는 자연의 방식을 존중하기 위해 정원에서 폐기물이 아닌 유기물을 발생시켜 멀칭 재료와 거름을 만들어야 한다. 가정이라면 미생물에게 음식물을 제공해 그것을 다시 정원에 사용할 수 있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퇴비통에서 미생물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때는 60℃에 가깝게 온도가 높아지며, 한겨울에도 미생물들은 계속해서 움직여 영상 20℃의 온도를 보인다. 정원문화에도 조금은 새로운 생각과 판단 그리고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준비해야 한다. 소비하고 없어져 버리는 환경이 아닌 계속해서 이어질 환경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정원 행동’을 통해 훗날 나와 가족 그리고 우리 사회에 건강한 자연환경을 돌려주고자 한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HOUSE STORY] 내 집 같은 편안함 영흥도 하늘 빛 펜션
내 집 같은 편안함 영흥도 하늘빛 펜션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설치는 사람이 있다. 터를 탓하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편안한 수면을 이끌어줄 공간이다. 좋은 숙박시설을 논할 때 “내 집처럼 편해요”라는 말로 설명이 충분하듯 건축주도 설계 시공을 맡은 원하우징월드 이영석 대표를 만나 한마디로 주문을 끝냈다. “손님들이 내 집처럼 편하게 머물다 갈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주세요.” 글 백홍기 기자 사진 및 취재협조 원하우징월드 HOUSE NOTE DATA 위치 인천 옹진군 영흥면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건축구조 목구조 대지면적 9376.00㎡(2836.23평) 건축면적(관리동 포함) 314.67㎡(95.19평) 건폐율 3.36%(법정 40%) 연면적(관리동 포함) 466.22㎡(141.03평) 하늘, 빛 1층 127.93㎡(38.70평) 2층 71.80㎡(21.72평) 해, 달, 별 1층 27.84㎡(8.42평) 2층 27.84㎡(5.42평) 용적률 4.97%(법정 100%) 설계기간 2019년 4월~8월 공사기간 2020년 4월~8월 건축비용 5억 8200만 원(3.3㎡당 437만 원) 설계 및 시공 원하우징월드 010-3520-7873 www.onehousing.co.kr 펜션 하늘빛 010-2496-6796 https://하늘빛.com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리얼징크 / 벽 - 스타코 플렉스 / 데크 - 대리석, 방부목 내부마감 천장 - 벽지 / 벽 - 벽지 / 바닥 - 대리석, 강마루 단열재 지붕 - 글라스울 R37, 비드법 보온판 T50 / 외벽 - 글라스울 R21, 비드법 보온판 T50 계단실 디딤판 - 멀바우 집성목 창호 제이드 블랙 위생기구 계림 난방기구 기름보일러(경동보일러) 레벨이 높은 곳에 있는 펜션은 열린 조망과 포근한 숲이 감싸 편안하다. 섬 여행은 쉽게 계획하기 어렵다. 배 타고 바다를 건너야 하는 일이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육로로 연결된 섬이라면 어떨까. 게다가 아름다운 풍경과 섬의 정취를 갖춘 곳이라면, 당장이라도 차를 몰아 그곳으로 향하고픈 마음으로 부풀 것이다. 영흥도가 바로 그런 곳이다. 거리는 수도권에서 1~2시간이면 닿는다. 대부도와 영흥도 사이에서 교량 역할을 하는 작은 선재도를 지나는 건 5분이면 충분하다. 영흥도를 차로 한 바퀴 둘러보는 데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작은 섬이지만, 매력적인 여행지다. 특히, 섬 서쪽에 있는 장경리해수욕장은 낙조가 장관이라 품 들여 찾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다. 1.5km에 이르는 백사장은 스트레스를 날려주고, 인근에 1만 평이 넘는 노송지대는 휴식과 사색을 제공해 외지인을 끊임없이 유혹한다. 이 때문에 주변엔 편의 시설까지 잘 갖춰져 있다. ‘하늘, 빛’ 거실은 면적을 시원하게 확보하고 색감이 부드러운 마감재를 사용했다. 넉넉한 6인용 식탁을 배치한 식당 상부에 귀여운 조명과 편백을 활용해 디자인 포인트를 주었다. 주방과 야외 테이블의 연결 동선이 짧아 기분에 따라 실내외 공간을 편안하게 누릴 수 있다. 벽면을 파스텔로 마감해 산뜻하다. 방 내부에 샤워실을 마련해 편리함도 갖췄다. 계단실. ‘하늘, 빛’ 2층 정면에 있는 아늑한 방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작은 비밀 공간이 있다. '하늘, 빛’ 2층 공간 사이에 마련한 아담한 화장대. 욕실. 하늘과 바다로 열린 공간 장경리해수욕장에서 섬 안쪽으로 200m 들어가면 숲이 포근하게 감싼 펜션이 반긴다. 섬을 형성하는 국사봉 끝자락에 위치한 지형이라 지세가 다소 높아 서해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펜션은 도로가 끝나는 경사로 위에 자리 잡았다. 주변에 있는 것이라곤 숲과 멀리 펼쳐진 바다가 전부다. 건축주는 건너편 솔숲에서 오래전부터 캠핑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캠핑장 옆에 있는 숲이 위치와 조망이 좋아 펜션을 계획하면 좋을 거라 판단했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나뉜 공간이 적당한 레벨 차가 있어 서로 간섭도 없을 거라 생각해 본격적으로 펜션 짓기에 나섰다. “지인에게 믿을만한 전문가를 소개해달라고 했어요. 그분이 2014년에 강원도 양양에 전원주택을 지었는데, 아직까지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고 집도 마음에 든다고 당시 업체를 알아봐 준다고 했어요. 5년 넘게 살면서도 만족하고 있다는 말에 신뢰가 갔어요.” 이 대표도 건축주와의 첫 만남이 인상 깊었다고 한다. “건축주도 직업이 같은 건설 계통이다 보니 의사소통이 잘 됐어요. 한마디 하면 다 이해했고, 펜션 계획도 오랫동안 준비하면서 필요한 것을 잘 정리해 진행하는 게 편했어요.” 부지는 남북으로 긴 형태에 안쪽이 넓은 물주머니 모양이다. 남쪽에 있는 진입로로 들어서면, 넓은 운동장이 먼저 시원하게 반긴다. 그 뒤로 펜션을 동서로 나눠 배치했다. 뒤쪽에 있는 펜션은 시선을 가리지 않도록 앞에 배치한 펜션과 레벨 차를 둔 뒤 북쪽으로 방향을 살짝 틀어 배치했다. 열린 하늘과 바다는 밤이면 별과 달이 촘촘하게 채운다. 그래서인지 객실 이름도 동쪽에 있는 넓은 본관 두 동은 ‘하늘, 빛’으로, 서쪽에 작은 펜션 세 동은 ‘해, 달, 별’로 지었다. ‘해, 달, 별’은 1층에 거실과 주방을 일체형으로 아늑하게 구성했다. ‘해, 달, 별’ 2층에는 침실과 욕실, 작은 전망대를 갖췄다. 가장 중요한 건 ‘편안함’ 이 펜션들은 숙박시설이라기보다 집처럼 보인다. 내부는 블랙 & 화이트 콘셉트로 마감하고, 효율성을 고려한 평면 구성에 맞춰 간결해진 입면은 담백한 첫인상으로 반긴다. 눈에 드러난 부분만 그럴싸한 게 아니다. 속도 알차다. 지붕과 벽 단열재를 글라스울에 비드법 보온판을 덧대 열손실을 최소화함으로써 냉난방 비용은 절감하면서 실내 쾌적성을 오래 유지하도록 했다. 펜션을 둘러보면 가족 같은 느낌이 든다. 손을 맞잡은 듯 다정하게 연결해 정면에 배치한 ‘하늘과 빛’ 객실은 든든해 보이는 부모와 같고, 뒤에 옹기종기 모인 ‘해, 달 별’은 귀여운 모습이 아이들처럼 여겨진다. 이처럼 단란하고 편안한 느낌은 실내로 이어진다. ‘하늘과 빛’ 실내는 여유로운 거실과 깔끔한 방으로 구성하고 포인트 마감재와 조명을 세심하게 골라 새로 지은 집을 방문하는 것 같다. 이보다 작은 ‘해, 달, 별’은 외형과 같이 내부도 아담하고 경쾌하다. 모든 공간의 포인트는 천장과 계단, 아트월 등에 사용한 목재 마감재다. 용도에 따라 다양한 목재 마감재를 선택해 시선이 편안하고 따듯한 공간을 제공해 쉼터 안에 또 다른 힐링 공간을 마련해 놓은 듯하다. 휴양림, 캠핑장, 펜션 등 휴양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목적은 모두 같다.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하늘펜션은 나의 귀한 여가를 알찬 시간으로 채워줄 것만 같다. 시선을 가리지 않아 시원한 바다 풍경과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귀여운 모습으로 나란히 배치한 ‘해, 달, 별’ 펜션. 입구에서 들어오면, 넓은 운동장이 반긴다. 그 뒤로 ‘하늘, 빛’을 앞에 배치하고 뒤에 방향을 살짝 틀어 ‘해, 달, 별’을 배치해 모두 시원한 바다 조망을 확보했다.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② ‘두 번째 집’은 어떤 공간이 필요할까. 그리고 검토한 공간 간의 관계를 파악해 보자. 마지막으로 위치와 면적은 자연조건을 반영해 구체화시켜 나간다. 정원 계획은 마치 정성을 들여 키워낸 맛있는 열매와도 같아 보인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을 짓기 위한 부지를 찾는데 몇 개월 혹은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열심히 찾는 이유는 훗날 행복한 일상을 가지고 싶어 하는 인간의 당연한 욕구라고 생각한다. 부지를 찾았으면 이제 전문가 도움을 받아 집 짓기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보통 예비 건축주는 집 짓기를 앞두고 건축가를 찾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원 전문가인 나를 먼저 찾아온 건축주가 있었다. 건축주가 되기에 앞서 정원주로 시작한 것이다. 정원주는 작은 펜션 두 채와 카페 한 채를 함께 지으려고 하는데, 정원이 예쁜 건축물을 짓기 위해 건축가보다 정원사를 먼저 찾게 되었다고 했다. 흔한 경우가 아니었지만 정원사 입장에서도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계 방향은 도면에서 보이는 것처럼 세 채의 건축물이 적당한 프라이버시와 유대를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정했다. 더불어 ‘두 번째 집’인 정원을 건축물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편리함과 미적 연결성을 가지는 장치로서 접근했다. 다음은 집 앞에 있는 작은 호수를 고려한 각 건축물의 배치 계획이다. 먼저 부지 북(서) 쪽에 두 채를, 남쪽에 한 채를 배치해 호수로 향한 시야를 열어 주었다. 그리고 각 건축물을 이리저리 회전시키며 사이에서 생기는 공간 형태를 파악했다. 정원에서 건축물은 오브제와 같은 역할로 정해봤다. 특별한 장치가 아니어도 충분히 훌륭한 장식물이다. 이렇게 주어진 부지에서 집을 배치하는 과정을 통해 정원은 좀 더 풍요로워질 준비가 된다. 배치 계획 1. 배치 계획 2. 배치 계획 3. 주택 정원에서 공간 찾기 처음 건축을 계획할 때 필요한 실, 위치 그리고 크기를 검토하는 것처럼 주택정원도 마찬가지로 필요한 공간과 위치, 면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조성될 정원 공간과 형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이다. 1 정원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메모하자 정원에도 쉼터, 텃밭, 꽃밭, 온실, 개인 공간, 수돗가, 창고 등 다양한 공간이 필요하다. 이때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검색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이와 같이 내가 필요한 공간을 찾아가며 메모해두면 공간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2 크기와 위치는 햇빛 방향을 고려하자 위에서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설정했다면 다음은 면적을 계획해야 한다. 면적을 정하는 방법은 첫째, 사용 인원과 빈도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쉼터의 경우 한곳이 아닌 여러 곳에 적절히 배치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편이 좋다. 기본적으로 ‘쉼’의 역할을 하지만 정원을 바라보는 조망 공간, 티타임을 가질 수 있는 취미 공간 등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참고로 다양한 쉼터 중 면적이 넓은 쉼터는 정원에서 중심이 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위치를 정해보자. 둘째, 집을 중심으로 햇빛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찰해 본다. 계절에 따라 들어온 햇빛은 머무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잘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다. 3 기타 공간을 배치하자 정원에서 중심 공간이 정해졌다면 이제 남은 공간을 차례로 배치한다. 수돗가는 쉼터 주변에 설치해 휴식 중 수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하거나 빈번한 사용이 예상된다면 주방에서 오고 가기 편리한 곳에 배치한다. 창고는 많이 사용하는 공간이지만 미관상 눈에 잘 들어오는 곳보다는 집 중심으로부터 조금 숨겨진 곳이나 많이 사용하지 않을 곳으로 배치한다. 또는 예쁘게 만들어 오브제와 같이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건강한 정원 환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퇴비함은 텃밭 주변에 배치해 편리한 동선을 가진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요즘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반려동물 공간은 집과 가까운 곳에 두어 반려동물이 사람들과 자주 마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나는 툇마루 아래에 계획했는데, 실제로 반려동물이 편안하게 자주 이용하고 있다. 정원은 ‘두 번째 집’이기 때문에 필요한 공간을 검토한 후 자연조건을 고려한 위치·면적을 계획해 편리하고 재미있는 모습으로 조성할 수 있다. 봄을 맞이하며 집 짓기를 시작하는 건축주들이 많다. 아름다운 집과 그에 어울리는 정원을 만들기 위해 이번 호에서 다룬 내용을 참고하고 적용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 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주택정원을 계획하기 전 살펴볼 사항 1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주택정원은 단순히 꽃과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닌 용도에 맞춰 공간을 설정하고 동선을 계획해 꾸며나가는 작업이다. 이는 언뜻 집 짓기와 비슷해 보인다. 여러 가지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고 정성껏 가꾼 정원은 계절과 함께 뿌듯함으로 돌아온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 짓기는 체력 소모와 함께 금전적인 여유도 사라지는 활동이다. 이는 집을 지어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땀 흘려 지은 집에 입주하게 되면 마치 여행을 온 듯한 들뜬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정원도 마찬가지다. 보통 1~2년 동안 스스로 고민하고 작업하는 과정을 거쳐 나름대로 완성하는데, 계절과 함께 바뀌어가는 모습에 더욱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것이 정원이 주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봄이면 주택정원을 준비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에게 내가 꼭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이번 호는 주택정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좀 더 짜임새 있는 모습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알짜 정보라고 생각해도 좋다. 더불어 시간과 예산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식재 전 고려해야 할 요소 첫째, 정원은 꽃과 나무를 가득 심어 완성하지 않는다. 정원 만들기를 집 짓기와 비교한다면 단순히 커튼을 달고 벽지를 붙이는 작업이 아닌 방을 몇 개로 구성하고, 크기는 얼마로 해야 하며, 공간끼리 어떻게 배치할지와 같은 구체적인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주택정원은 두 번째 집이라고 할 만큼 외부에 생활공간을 조성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둘째, 나에게 꼭 필요한 공간 찾기. 정원에 꽃과 식물을 식재하기 이전에 텃밭이 필요한지, 잔디 비중을 얼마나 설정할지, 쉼터는 몇 개로 구성할지, 주차장은 어디에 배치해야 할지 등 나에게 필요한 공간은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공간을 찾는 방법은 집 짓기에서 방을 배치할 때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햇빛이 잘 드는 곳은 어디인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볼 때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등을 생각해 보면 그 공간이 더 정확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셋째, 알맞은 동선이 예쁜 정원을 만든다. 동선은 정원의 축과 주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직선과 곡선 그리고 사용할 재료를 고민하면 좋다. 예컨대 동선을 따라 피어 있을 꽃을 생각한다면 자연스러운 질감과 색상을 가진 식물로 선택해 따뜻하고 세련미 있는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넷째, 꽃과 나무 선택하기. 정원에서 용도를 설정하고 공간을 구획했으니, 먼저 큰 나무를 어디에 식재할지 고민해 본다. 보통 큰 나무는 정원 중심에 두거나 시설물 주변에 놓아 경직된 선을 부드럽게 만들어 공간을 한층 멋스럽게 연출해 준다. 다음은 중간 나무 위치를 선정한다. 공간 구획이 뼈대를 세우는 작업이라면 중간 나무 위치 선정은 뼈대 주위에 살을 붙이는 작업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공간마다 포인트를 둔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 계절을 대표하는 꽃을 계획하는 작업이다. 꽃을 선택할 때는 높이와 컬러, 개화시기에 따른 형태 등을 함께 살펴본다. 이 작업은 식물 노트를 함께 준비하면 좋다. 추가로 음지에서 피는지 양지에서 피는지, 물이 필요한지 아닌지 등을 함께 고민한다면 이후 생육환경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식재 후 정원 관리하는 방법 첫째, 건강한 식물 만들기.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멀칭 mulching을 해주면 좋다. 멀칭이란 식물을 심고 흙이 보이지 않도록 소나무 껍질이나 다른 유기물로 주변을 덮어주는 작업을 말한다. 멀칭을 함으로써 토양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잡초가 자라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겉보기에도 정원이 정돈돼 보인다.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토양을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으로 조성해 식물이 스스로 건강하게 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퇴비함 만들기. 먹고 남은 음식물부터 식재료 부산물까지 퇴비함으로 보내면 이를 정원 식물도 함께 먹는다. 또한 정원에서 나오는 많은 부산물도 퇴비함으로 보내 건강한 양질 퇴비를 스스로 만들도록 한다. 발효 과정 중 퇴비함 속 온도는 최대 60℃까지 올라가거나 한겨울에도 영상 10℃를 유지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퇴비함에서 미생물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물 주기. 처음 정원을 만들고 나서 2~3년 동안 정성껏 물을 준다. 이 시간은 식물이 땅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물을 자주 주는 것도 좋지 않다. 나는 3년 차가 되는 시점에서 정원에 물을 주지 않았다. 작년 한 해 두 달가량 비가 내리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자연의 생명력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실제로 1년간 지켜본 결과,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물론 물을 잘 주는 정원보다는 메마른 느낌이 보였다). 물 주기는 선택사항이니 굳이 따라 할 필요 없다. 이번 호는 정원을 만드는 것부터 완성한 정원 속 식물을 가꾸는 과정까지 짧게 정리해 봤다. 무턱대고 꽃과 나무부터 심어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집 짓기처럼 공간을 구성해가는 작업부터가 주택정원을 만드는 시작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2
- 이오의 정원이야기 22 정원행동, 재미있는 장미 정원 만들기 필자는 이번에 한국장미회에서 주최한 세계장미대회에 참석했는데, 장미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을 실감한다. 장미가 주는 매력을 알고, 그중에서도 일부러 개성을 가진 장미를 찾아 식재할 정도로 그 인기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장미 정원을 만드는 방법은 각 나라마다 특징이 있는데, 하나의 장미로도 그 표현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필자도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 이번 호에서는 장미의 다양한 향기와 색감 그리고 화형을 활용해 화단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고민하는 것이 좋다. 스토리를 담아 독특하게 구성할 수도 있다. 특히, 식용 장미를 이용한 정원 만들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는 정원을 만드는 새로운 접근이 될 수 있다. 흔히 장미를 꽃 중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장미는 많은 사람의 기억과 삶에서 인상 깊은 꽃인 것은 분명하다. 주제가 된 장미 집 주변에 장미를 심어보자. 많지 않아도 충분히 화단을 만들 수 있는 곳이 있다. 때로는 한 송이로 집 전체를 덮도록 심을 수도 있다. 많지 않은 양에도 장미가 정원에서 중심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가을까지 핀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장미가 5월에 한 번 피고 나서 더 이상 피지 않았다면, 이제는 품종이 개량되면서 수명도 길어지게 됐다. 그만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니 중심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게 된 셈이다. 이처럼 적은 양으로도 향기 가득한 정원을 만들 수 있으니 그 매력에 빠지는 것도 당연하다. 아치와 담장에 핀 장미는 새로운 경관이 주는 신선함을 선사한다. 벽면과 마감재에 핀 장미는 정원에 입체감을 부여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치에 꾸민 장미 정미 정원에서 아치를 이용하는 것은 가장 쉬우면서 입체적인 형태로 구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입구나 정원 중심 등 각 영역에 마련한 아치는 정원에 리듬감을 부여한다. 먼저 출입구에 설치한 아치는 오가는 길에 만나는 장미로 기억하기 쉽다. 중심에 설치한 아치를 통해 동선을 따라 마주한 경관은 어느 곳보다도 특별하다. 아치는 크기와 재료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목재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고, 철재는 곡선 제작이 용이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로 연출할 수 있다. 벽돌은 제작은 어려워도 장미와의 조합이 편안해 장식성이 강하다. 아치 높이는 2.5m 이상으로 계획하길 권한다. 낮은 아치는 자칫 공간을 답답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색상도 양쪽에 같은 색상으로 하느냐, 다른 색상으로 하느냐 아니면 한쪽에만 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벽면을 이용한 장미 장미를 벽면에 이용할 때는 그림 그리듯이 연출하면 쉽다. 이것도 정해진 방법은 없고 개성을 담아 표현하면 된다. 필자는 장미가 13m 벽면 전체를 감싸도록 계획했다. 또, 벽면뿐만 아니라 담장에 이용해도 좋다. 단조로울 수 있는 담장도 장미로 색을 입히면 멀리서부터 집을 감싼 화려한 연출로 돋보인다. 색상도 흰색에서 시작해 분홍색, 노란색, 빨간색 순으로 나열하면 변화가 보이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때 단색만을 사용해 지루하게 연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자. 설치도 직접 고정 핀을 다는 방법과 별도 구조물을 이용하는 법으로 나눌 수 있다. 고정 핀을 다는 방법은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건축물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별도 구조물을 통해 설치하는 방법은 장식성을 살려 화려하게 보이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이 부담된다. 집 전체에 강한 인상을 주는 장미는 연출 방법에 따라 화려하거나 소박하다. 화분에 핀 장미 혹시 정원이 없다면 화분 몇 개로 연출해 보자. 현관 입구 또는 매장 앞에 둔 화분 장미는 오가는 사람들이 웃음꽃을 피울 이유일 것이다. 화분 장미에는 몇 개의 품종이 있는데, 그중 대표적으로 ‘레이디 오브 샬롯’, ‘프린세스 앤’, ‘프린세스 알렉산드라 오브 캔트’를 추천한다. 모양이 다른 여러 개의 화분을 모아 연출하는 것도 재미있다. 휴식 공간에 화분 장미를 놓으면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화분은 이동할 수 있기에 매번 그 위치를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화분은 충분한 토양으로 장미를 건강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20L 이상의 크기로 준비하면 좋다. 이렇게 화분 장미의 다양한 연출을 위해서는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장미회’라는 민간단체는 세계장미회에 소속되어 세계장미인들과 국제적인 교류 활동도 하고 있다.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을 일컫는 ‘로자리안’이라는 단어도 생겼다. 이러듯 여가 생활로 깊게 자리잡은 장미재배는 새로운 문화로 그 영역을 점차 넒혀가고 있다. 5월에 피웠던 장미꽃 몇 송이가 필자의 작업실 옆에 마른 꽃으로 매달려 있다. 이미 생명은 다했지만 아직 남은 색상이 그날, 5월의 기쁨을 이어가는 듯하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2
-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정원 행동, 장미 정원을 돌보는 방법 정원에서 장미가 주는 즐거움은 크다. 향기 또한 그 매력에 한 번 빠지면 어느새 정원에 장미를 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향기 이외에도 색과 화형花形 등 다양한 재미요소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장미는 5월에서 11월까지의 기간 동안 가장 돋보인다. 이에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정원 장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5월의 장미는 어느 꽃보다도 매력적인 모습이다. 화분에 핀 작은 장미부터 벽을 장식하는 장미 그리고 입구 아치를 감싼 장미는 정원에서 우리의 발걸음을 잡는다. 이런 장미를 몇 가지만 기억하면 누구든지 쉽고 건강하게 가꿀 수 있다. 그럼 장미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체크하면 좋을까. 이를 위해 필자는 정원에 110그루가 넘는 장미를 피워냈다. 작은 공간에 비교적 많이 있는 편인데, 이는 품종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을 관찰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주택에서 장미 정원을 조성하고 가꿀 때 필자가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장미 정원 조성 시 체크해야 할 사항 1 햇빛을 좋아하는 장미 장미는 하루 최소 6시간 햇빛이 들어오는 공간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햇빛은 장미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된다. 마치 우리가 매일 먹는 식사와 같다. 필자는 주택을 중심으로 사방에 장미를 심었다. 햇빛을 받는 시간에 따라 장미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기 위해서다. 물론 햇빛에 비교적 늦게 노출된 장미도 꽃은 피우지만 다른 곳보다 꽃송이가 적은 것을 볼 수 있었다. 2 바람을 좋아하는 장미 바람은 병충해로부터 장미를 보호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병충해는 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이 때문에 장미 정원에는 통풍이 잘 되게 물리적인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에 가지치기도 햇빛과 바람이 골고루 들어올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겨울철 지속되는 바람은 오히려 장미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바람이 식물을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바람이 너무 심한 곳은 피해 주어야 한다. 3 장미를 건강하게 만드는 적당한 거름 작년부터 필자는 장미에 특별한 거름을 주지 않고 있다. 퇴비함에서 나오는 거름 정도만 봄에 주고 있다. 퇴비장과 떨어진 장미는 이마저도 받지 못하고 있다. 보통 장미는 1년에 3번 거름을 주지만, 이 거름주기를 중지한 것은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장미 스스로 꽃의 양을 조절하며 피우길 바랐기 때문이다. 영양관리를 하면서 꽃을 피우도록 장미에게 선택권을 준 셈이다. 이런 정원 행동은 정원의 모든 식물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4 뿌리를 튼튼히 만들어 줄 멀칭 멀칭은 유기물로 토양을 덮어주는 것을 말한다. 흔히 텃밭에서 비닐로 덮어주는 것도 멀칭의 한 방법이다. 멀칭을 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토양의 습도를 유지하고 토양 속 미생물의 활동을 왕성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런 환경은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촉진한다. 식물에게 뿌리는 생리적 조건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미를 심고 나면 멀칭을 꼭 해주어야 한다. 5 농약 사용 없이 장미 키우기 농약은 개인 여건과 정원 형태에 따라서 선택해야 한다. 개인 정원이라면 농약 없이 장미를 키워보자. 장미가 각종 해충으로부터 견디어 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수 있다. 또, 상처를 남기고 겨우 이겨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시련을 거친 장미는 결국 스스로를 지켜낸다. 참고로 농약은 토양 속 미생물이 움직이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한다. 그 사실을 안다면 농약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친환경 제품조차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장미를 믿고 응원하기 때문이다. 요즘 정원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장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장미를 피워내기 위해 많은 노동과 화학제로 장미를 돌보는 방법은 잠시 접어두자. 우리에게는 건강한 물리적 환경과 정원 행동을 선택하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다음 세대도 건강한 장미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지속가능한 정원 만들기 정원 행동 두 번째 집인 정원에서 공간을 나누고 위치와 면적을 조정했다면, 이제는 마감재를 적용하듯 색을 입혀보자. 정원사에게는 자연의 색으로 정원을 채워나가는 일 또한 큰 즐거움이다. 이전 호에서는 식물을 배치하는 법에 대해 다뤘다면, 이번 호에서는 활기찬 자연의 색을 유지하기 위한 정원 관리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정원 식물은 사람의 손길로 가꾸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 현재 정원을 관리하고 있는 중이라면 혹시 사람에게 의존하도록 식물을 가꾸고 있지 않은지 돌이켜 생각해 보자. 그럼 정원에서 식물을 자연의 순리대로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우리는 어떤 ‘정원 행동’을 하면 좋을지 고민을 해보자. 나는 사람이 아닌 식물의 관점으로 방향을 옮겨보려고 한다. 가꾸는 정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정원이다. 그동안 땅바닥에 붙어 있는 작은 꽃을 보기 위해 허리를 숙이는 정도로 바라봤다면, 이제는 눈과 코 그리고 귀를 좀 더 땅 가까이에 대고 관찰해 보는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가 몰랐던 세상이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원에서 이들과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괜히 말을 걸어오는 자연의 말소리도 들리는 듯하다. 자연 숨소리가 살아있고 모든 식물이 건강한 야성野性을 잃어버리지 않아 힘찬 에너지로 꽉 찬듯한 그런 공간에 내 몸과 마음을 기대보려 한다. 정원 행동 1 건강한 식물은 멀칭 mulching에서 시작한다. 숲속을 거닐다 보면 다양한 유기물들이 토양을 덮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와 같이 정원도 속살이 보이는 토양이 아닌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해 멀칭을 해야 한다. *에다폰 edaphon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흔히 지력이라고 불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이해하고 있다. 휴작을 하거나 연작을 피하는 것처럼 땅의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토양이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도록 다양한 미생물을 돌봐야 한다. 이처럼 토양을 돌보는 것이 지속 가능한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기 때문에 멀칭은 중요한 것이다. 멀칭 재료 또한 가능하다면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 입장에서 관찰해 보면 일반적인 *바크 bark보다 토양 속 미생물을 사용하는 쪽이 좋은 서식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다폰 edaphon 토양 내 존재하는 유기체의 총칭 *바크 bark 목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 2 적절한 양분이 식물의 힘을 키운다. 우리는 식물들이 정원에서 꽃을 많이 피우길 기대하며 과한 양분을 주고 있다. 하지만 양분은 식물 스스로가 꽃의 양을 결정하도록 적절하게 공급하는 것이 좋다. 식물 건강을 챙기거나 열매를 좋게 하기 위해 비옥한 땅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장미는 보통 일 년에 3회 거름을 주어 꽃을 피우는데, 나는 작년에 전혀 거름을 주지 않았다. 식물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꽃은 조금 줄어들지 모르지만, 정원에 함께 식재 한 다른 꽃이 피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3 생태계에서 동반 식물은 기본 질서다. 정원에서는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기 때문에 병이 생기거나 벌레가 오더라도 한 작물 정도만 피해를 입는다. 즉, 한 품종이 대부분을 차지하지 않고 여러 품종이 서로 어우러지는 다양성을 만들어 줘야 전체적인 피해가 예방되는 것이다. 시각적인 감동이 있는 풍경을 넘어 건강한 생태 환경을 가진 식물 관계를 만들어 주자. 4 충분한 햇빛과 바람이 보약이다. ‘좋은 햇빛과 바람이 식물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정원에서도 적당한 장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태양을 필요로 하며 살아가는 식물에게 충분한 햇빛은 중요한 식량이다. 또, 햇빛과 마찬가지로 바람은 세균이나 병이 서식하기 싫어하는 생육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익혀야 한다. 5 ‘빗물 저금통’은 영양제다. 정원에서는 수돗물 사용도 줄여야 한다. 대신 빗물 저금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빗물은 수돗물보다 좋은 영양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 모아두면 식물에게 좋은 양분이 된다. 또한 식물에 물을 자주 주는 것보다는 정원에서 살아남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겠다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는 것도 좋은 정원 행동이다. 6 퇴비함이 있는 정원 앞으로는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에 우리는 자연의 방식을 존중하기 위해 정원에서 폐기물이 아닌 유기물을 발생시켜 멀칭 재료와 거름을 만들어야 한다. 가정이라면 미생물에게 음식물을 제공해 그것을 다시 정원에 사용할 수 있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퇴비통에서 미생물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때는 60℃에 가깝게 온도가 높아지며, 한겨울에도 미생물들은 계속해서 움직여 영상 20℃의 온도를 보인다. 정원문화에도 조금은 새로운 생각과 판단 그리고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준비해야 한다. 소비하고 없어져 버리는 환경이 아닌 계속해서 이어질 환경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정원 행동’을 통해 훗날 나와 가족 그리고 우리 사회에 건강한 자연환경을 돌려주고자 한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
-
[HOUSE STORY] 내 집 같은 편안함 영흥도 하늘 빛 펜션
- 내 집 같은 편안함 영흥도 하늘빛 펜션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설치는 사람이 있다. 터를 탓하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편안한 수면을 이끌어줄 공간이다. 좋은 숙박시설을 논할 때 “내 집처럼 편해요”라는 말로 설명이 충분하듯 건축주도 설계 시공을 맡은 원하우징월드 이영석 대표를 만나 한마디로 주문을 끝냈다. “손님들이 내 집처럼 편하게 머물다 갈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주세요.” 글 백홍기 기자 사진 및 취재협조 원하우징월드 HOUSE NOTE DATA 위치 인천 옹진군 영흥면 지역/지구 계획관리지역 건축구조 목구조 대지면적 9376.00㎡(2836.23평) 건축면적(관리동 포함) 314.67㎡(95.19평) 건폐율 3.36%(법정 40%) 연면적(관리동 포함) 466.22㎡(141.03평) 하늘, 빛 1층 127.93㎡(38.70평) 2층 71.80㎡(21.72평) 해, 달, 별 1층 27.84㎡(8.42평) 2층 27.84㎡(5.42평) 용적률 4.97%(법정 100%) 설계기간 2019년 4월~8월 공사기간 2020년 4월~8월 건축비용 5억 8200만 원(3.3㎡당 437만 원) 설계 및 시공 원하우징월드 010-3520-7873 www.onehousing.co.kr 펜션 하늘빛 010-2496-6796 https://하늘빛.com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리얼징크 / 벽 - 스타코 플렉스 / 데크 - 대리석, 방부목 내부마감 천장 - 벽지 / 벽 - 벽지 / 바닥 - 대리석, 강마루 단열재 지붕 - 글라스울 R37, 비드법 보온판 T50 / 외벽 - 글라스울 R21, 비드법 보온판 T50 계단실 디딤판 - 멀바우 집성목 창호 제이드 블랙 위생기구 계림 난방기구 기름보일러(경동보일러) 레벨이 높은 곳에 있는 펜션은 열린 조망과 포근한 숲이 감싸 편안하다. 섬 여행은 쉽게 계획하기 어렵다. 배 타고 바다를 건너야 하는 일이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육로로 연결된 섬이라면 어떨까. 게다가 아름다운 풍경과 섬의 정취를 갖춘 곳이라면, 당장이라도 차를 몰아 그곳으로 향하고픈 마음으로 부풀 것이다. 영흥도가 바로 그런 곳이다. 거리는 수도권에서 1~2시간이면 닿는다. 대부도와 영흥도 사이에서 교량 역할을 하는 작은 선재도를 지나는 건 5분이면 충분하다. 영흥도를 차로 한 바퀴 둘러보는 데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작은 섬이지만, 매력적인 여행지다. 특히, 섬 서쪽에 있는 장경리해수욕장은 낙조가 장관이라 품 들여 찾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다. 1.5km에 이르는 백사장은 스트레스를 날려주고, 인근에 1만 평이 넘는 노송지대는 휴식과 사색을 제공해 외지인을 끊임없이 유혹한다. 이 때문에 주변엔 편의 시설까지 잘 갖춰져 있다. ‘하늘, 빛’ 거실은 면적을 시원하게 확보하고 색감이 부드러운 마감재를 사용했다. 넉넉한 6인용 식탁을 배치한 식당 상부에 귀여운 조명과 편백을 활용해 디자인 포인트를 주었다. 주방과 야외 테이블의 연결 동선이 짧아 기분에 따라 실내외 공간을 편안하게 누릴 수 있다. 벽면을 파스텔로 마감해 산뜻하다. 방 내부에 샤워실을 마련해 편리함도 갖췄다. 계단실. ‘하늘, 빛’ 2층 정면에 있는 아늑한 방에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작은 비밀 공간이 있다. '하늘, 빛’ 2층 공간 사이에 마련한 아담한 화장대. 욕실. 하늘과 바다로 열린 공간 장경리해수욕장에서 섬 안쪽으로 200m 들어가면 숲이 포근하게 감싼 펜션이 반긴다. 섬을 형성하는 국사봉 끝자락에 위치한 지형이라 지세가 다소 높아 서해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펜션은 도로가 끝나는 경사로 위에 자리 잡았다. 주변에 있는 것이라곤 숲과 멀리 펼쳐진 바다가 전부다. 건축주는 건너편 솔숲에서 오래전부터 캠핑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캠핑장 옆에 있는 숲이 위치와 조망이 좋아 펜션을 계획하면 좋을 거라 판단했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나뉜 공간이 적당한 레벨 차가 있어 서로 간섭도 없을 거라 생각해 본격적으로 펜션 짓기에 나섰다. “지인에게 믿을만한 전문가를 소개해달라고 했어요. 그분이 2014년에 강원도 양양에 전원주택을 지었는데, 아직까지 문제없이 사용하고 있고 집도 마음에 든다고 당시 업체를 알아봐 준다고 했어요. 5년 넘게 살면서도 만족하고 있다는 말에 신뢰가 갔어요.” 이 대표도 건축주와의 첫 만남이 인상 깊었다고 한다. “건축주도 직업이 같은 건설 계통이다 보니 의사소통이 잘 됐어요. 한마디 하면 다 이해했고, 펜션 계획도 오랫동안 준비하면서 필요한 것을 잘 정리해 진행하는 게 편했어요.” 부지는 남북으로 긴 형태에 안쪽이 넓은 물주머니 모양이다. 남쪽에 있는 진입로로 들어서면, 넓은 운동장이 먼저 시원하게 반긴다. 그 뒤로 펜션을 동서로 나눠 배치했다. 뒤쪽에 있는 펜션은 시선을 가리지 않도록 앞에 배치한 펜션과 레벨 차를 둔 뒤 북쪽으로 방향을 살짝 틀어 배치했다. 열린 하늘과 바다는 밤이면 별과 달이 촘촘하게 채운다. 그래서인지 객실 이름도 동쪽에 있는 넓은 본관 두 동은 ‘하늘, 빛’으로, 서쪽에 작은 펜션 세 동은 ‘해, 달, 별’로 지었다. ‘해, 달, 별’은 1층에 거실과 주방을 일체형으로 아늑하게 구성했다. ‘해, 달, 별’ 2층에는 침실과 욕실, 작은 전망대를 갖췄다. 가장 중요한 건 ‘편안함’ 이 펜션들은 숙박시설이라기보다 집처럼 보인다. 내부는 블랙 & 화이트 콘셉트로 마감하고, 효율성을 고려한 평면 구성에 맞춰 간결해진 입면은 담백한 첫인상으로 반긴다. 눈에 드러난 부분만 그럴싸한 게 아니다. 속도 알차다. 지붕과 벽 단열재를 글라스울에 비드법 보온판을 덧대 열손실을 최소화함으로써 냉난방 비용은 절감하면서 실내 쾌적성을 오래 유지하도록 했다. 펜션을 둘러보면 가족 같은 느낌이 든다. 손을 맞잡은 듯 다정하게 연결해 정면에 배치한 ‘하늘과 빛’ 객실은 든든해 보이는 부모와 같고, 뒤에 옹기종기 모인 ‘해, 달 별’은 귀여운 모습이 아이들처럼 여겨진다. 이처럼 단란하고 편안한 느낌은 실내로 이어진다. ‘하늘과 빛’ 실내는 여유로운 거실과 깔끔한 방으로 구성하고 포인트 마감재와 조명을 세심하게 골라 새로 지은 집을 방문하는 것 같다. 이보다 작은 ‘해, 달, 별’은 외형과 같이 내부도 아담하고 경쾌하다. 모든 공간의 포인트는 천장과 계단, 아트월 등에 사용한 목재 마감재다. 용도에 따라 다양한 목재 마감재를 선택해 시선이 편안하고 따듯한 공간을 제공해 쉼터 안에 또 다른 힐링 공간을 마련해 놓은 듯하다. 휴양림, 캠핑장, 펜션 등 휴양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목적은 모두 같다.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하늘펜션은 나의 귀한 여가를 알찬 시간으로 채워줄 것만 같다. 시선을 가리지 않아 시원한 바다 풍경과 낙조를 감상할 수 있다. 귀여운 모습으로 나란히 배치한 ‘해, 달, 별’ 펜션. 입구에서 들어오면, 넓은 운동장이 반긴다. 그 뒤로 ‘하늘, 빛’을 앞에 배치하고 뒤에 방향을 살짝 틀어 ‘해, 달, 별’을 배치해 모두 시원한 바다 조망을 확보했다.
-
- 전원생활
- 펜션
-
[HOUSE STORY] 내 집 같은 편안함 영흥도 하늘 빛 펜션
-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② ‘두 번째 집’은 어떤 공간이 필요할까. 그리고 검토한 공간 간의 관계를 파악해 보자. 마지막으로 위치와 면적은 자연조건을 반영해 구체화시켜 나간다. 정원 계획은 마치 정성을 들여 키워낸 맛있는 열매와도 같아 보인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을 짓기 위한 부지를 찾는데 몇 개월 혹은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열심히 찾는 이유는 훗날 행복한 일상을 가지고 싶어 하는 인간의 당연한 욕구라고 생각한다. 부지를 찾았으면 이제 전문가 도움을 받아 집 짓기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보통 예비 건축주는 집 짓기를 앞두고 건축가를 찾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원 전문가인 나를 먼저 찾아온 건축주가 있었다. 건축주가 되기에 앞서 정원주로 시작한 것이다. 정원주는 작은 펜션 두 채와 카페 한 채를 함께 지으려고 하는데, 정원이 예쁜 건축물을 짓기 위해 건축가보다 정원사를 먼저 찾게 되었다고 했다. 흔한 경우가 아니었지만 정원사 입장에서도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계 방향은 도면에서 보이는 것처럼 세 채의 건축물이 적당한 프라이버시와 유대를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정했다. 더불어 ‘두 번째 집’인 정원을 건축물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편리함과 미적 연결성을 가지는 장치로서 접근했다. 다음은 집 앞에 있는 작은 호수를 고려한 각 건축물의 배치 계획이다. 먼저 부지 북(서) 쪽에 두 채를, 남쪽에 한 채를 배치해 호수로 향한 시야를 열어 주었다. 그리고 각 건축물을 이리저리 회전시키며 사이에서 생기는 공간 형태를 파악했다. 정원에서 건축물은 오브제와 같은 역할로 정해봤다. 특별한 장치가 아니어도 충분히 훌륭한 장식물이다. 이렇게 주어진 부지에서 집을 배치하는 과정을 통해 정원은 좀 더 풍요로워질 준비가 된다. 배치 계획 1. 배치 계획 2. 배치 계획 3. 주택 정원에서 공간 찾기 처음 건축을 계획할 때 필요한 실, 위치 그리고 크기를 검토하는 것처럼 주택정원도 마찬가지로 필요한 공간과 위치, 면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조성될 정원 공간과 형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이다. 1 정원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메모하자 정원에도 쉼터, 텃밭, 꽃밭, 온실, 개인 공간, 수돗가, 창고 등 다양한 공간이 필요하다. 이때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검색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이와 같이 내가 필요한 공간을 찾아가며 메모해두면 공간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2 크기와 위치는 햇빛 방향을 고려하자 위에서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설정했다면 다음은 면적을 계획해야 한다. 면적을 정하는 방법은 첫째, 사용 인원과 빈도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쉼터의 경우 한곳이 아닌 여러 곳에 적절히 배치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편이 좋다. 기본적으로 ‘쉼’의 역할을 하지만 정원을 바라보는 조망 공간, 티타임을 가질 수 있는 취미 공간 등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참고로 다양한 쉼터 중 면적이 넓은 쉼터는 정원에서 중심이 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위치를 정해보자. 둘째, 집을 중심으로 햇빛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찰해 본다. 계절에 따라 들어온 햇빛은 머무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잘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다. 3 기타 공간을 배치하자 정원에서 중심 공간이 정해졌다면 이제 남은 공간을 차례로 배치한다. 수돗가는 쉼터 주변에 설치해 휴식 중 수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하거나 빈번한 사용이 예상된다면 주방에서 오고 가기 편리한 곳에 배치한다. 창고는 많이 사용하는 공간이지만 미관상 눈에 잘 들어오는 곳보다는 집 중심으로부터 조금 숨겨진 곳이나 많이 사용하지 않을 곳으로 배치한다. 또는 예쁘게 만들어 오브제와 같이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건강한 정원 환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퇴비함은 텃밭 주변에 배치해 편리한 동선을 가진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요즘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반려동물 공간은 집과 가까운 곳에 두어 반려동물이 사람들과 자주 마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나는 툇마루 아래에 계획했는데, 실제로 반려동물이 편안하게 자주 이용하고 있다. 정원은 ‘두 번째 집’이기 때문에 필요한 공간을 검토한 후 자연조건을 고려한 위치·면적을 계획해 편리하고 재미있는 모습으로 조성할 수 있다. 봄을 맞이하며 집 짓기를 시작하는 건축주들이 많다. 아름다운 집과 그에 어울리는 정원을 만들기 위해 이번 호에서 다룬 내용을 참고하고 적용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 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주택정원을 계획하기 전 살펴볼 사항 1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주택정원은 단순히 꽃과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닌 용도에 맞춰 공간을 설정하고 동선을 계획해 꾸며나가는 작업이다. 이는 언뜻 집 짓기와 비슷해 보인다. 여러 가지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고 정성껏 가꾼 정원은 계절과 함께 뿌듯함으로 돌아온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 짓기는 체력 소모와 함께 금전적인 여유도 사라지는 활동이다. 이는 집을 지어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땀 흘려 지은 집에 입주하게 되면 마치 여행을 온 듯한 들뜬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정원도 마찬가지다. 보통 1~2년 동안 스스로 고민하고 작업하는 과정을 거쳐 나름대로 완성하는데, 계절과 함께 바뀌어가는 모습에 더욱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것이 정원이 주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봄이면 주택정원을 준비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에게 내가 꼭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이번 호는 주택정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좀 더 짜임새 있는 모습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알짜 정보라고 생각해도 좋다. 더불어 시간과 예산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식재 전 고려해야 할 요소 첫째, 정원은 꽃과 나무를 가득 심어 완성하지 않는다. 정원 만들기를 집 짓기와 비교한다면 단순히 커튼을 달고 벽지를 붙이는 작업이 아닌 방을 몇 개로 구성하고, 크기는 얼마로 해야 하며, 공간끼리 어떻게 배치할지와 같은 구체적인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주택정원은 두 번째 집이라고 할 만큼 외부에 생활공간을 조성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둘째, 나에게 꼭 필요한 공간 찾기. 정원에 꽃과 식물을 식재하기 이전에 텃밭이 필요한지, 잔디 비중을 얼마나 설정할지, 쉼터는 몇 개로 구성할지, 주차장은 어디에 배치해야 할지 등 나에게 필요한 공간은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공간을 찾는 방법은 집 짓기에서 방을 배치할 때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햇빛이 잘 드는 곳은 어디인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볼 때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등을 생각해 보면 그 공간이 더 정확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셋째, 알맞은 동선이 예쁜 정원을 만든다. 동선은 정원의 축과 주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직선과 곡선 그리고 사용할 재료를 고민하면 좋다. 예컨대 동선을 따라 피어 있을 꽃을 생각한다면 자연스러운 질감과 색상을 가진 식물로 선택해 따뜻하고 세련미 있는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넷째, 꽃과 나무 선택하기. 정원에서 용도를 설정하고 공간을 구획했으니, 먼저 큰 나무를 어디에 식재할지 고민해 본다. 보통 큰 나무는 정원 중심에 두거나 시설물 주변에 놓아 경직된 선을 부드럽게 만들어 공간을 한층 멋스럽게 연출해 준다. 다음은 중간 나무 위치를 선정한다. 공간 구획이 뼈대를 세우는 작업이라면 중간 나무 위치 선정은 뼈대 주위에 살을 붙이는 작업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공간마다 포인트를 둔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 계절을 대표하는 꽃을 계획하는 작업이다. 꽃을 선택할 때는 높이와 컬러, 개화시기에 따른 형태 등을 함께 살펴본다. 이 작업은 식물 노트를 함께 준비하면 좋다. 추가로 음지에서 피는지 양지에서 피는지, 물이 필요한지 아닌지 등을 함께 고민한다면 이후 생육환경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식재 후 정원 관리하는 방법 첫째, 건강한 식물 만들기.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멀칭 mulching을 해주면 좋다. 멀칭이란 식물을 심고 흙이 보이지 않도록 소나무 껍질이나 다른 유기물로 주변을 덮어주는 작업을 말한다. 멀칭을 함으로써 토양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잡초가 자라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겉보기에도 정원이 정돈돼 보인다.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토양을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으로 조성해 식물이 스스로 건강하게 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퇴비함 만들기. 먹고 남은 음식물부터 식재료 부산물까지 퇴비함으로 보내면 이를 정원 식물도 함께 먹는다. 또한 정원에서 나오는 많은 부산물도 퇴비함으로 보내 건강한 양질 퇴비를 스스로 만들도록 한다. 발효 과정 중 퇴비함 속 온도는 최대 60℃까지 올라가거나 한겨울에도 영상 10℃를 유지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퇴비함에서 미생물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물 주기. 처음 정원을 만들고 나서 2~3년 동안 정성껏 물을 준다. 이 시간은 식물이 땅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물을 자주 주는 것도 좋지 않다. 나는 3년 차가 되는 시점에서 정원에 물을 주지 않았다. 작년 한 해 두 달가량 비가 내리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자연의 생명력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실제로 1년간 지켜본 결과,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물론 물을 잘 주는 정원보다는 메마른 느낌이 보였다). 물 주기는 선택사항이니 굳이 따라 할 필요 없다. 이번 호는 정원을 만드는 것부터 완성한 정원 속 식물을 가꾸는 과정까지 짧게 정리해 봤다. 무턱대고 꽃과 나무부터 심어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집 짓기처럼 공간을 구성해가는 작업부터가 주택정원을 만드는 시작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전원생활
-
-
[Home & Garden①] 작은 연못 만들기(WATER GARDEN)
- 작은 생태계라고도 일컫는 연못은 크기만 작을 뿐, 그 안에는 다양한 종류의 식물과 생물들이 함께 살아가는 곳이다. 푸릇한 식물들의 생명력과 물 속에서 헤엄쳐 다니는 다양한 생물, 주변의 환경 등은 산속의 한 옹달샘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듯하다. 하지만 그런 모습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으로 꾸준한 관리를 해줘야 한다. 인공적인 방법으로 자연을 옮겨다 놓는 만큼 그와 관련된 기술력이 가장 중요하며, 연못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도 필수다. 이러한 연못을 만들기 위해서는 알아야 할 연못의 특성과 주의사항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자. 올 여름 시원한 물줄기를 집안으로 들여올 수도 있을 것이다.■ 글 싣는 순서·스스로 만들어보는 정원이야기 ·정원만들기 준비하기 ·진입로 만들기 ·목재덱(Deck) 만들기 ·목재 휀스 만들기 ·연못 만들기 ·장미정원 만들기 ·바위정원 만들기 ·정원만들기의 수확 ·겨울정원 만들기 ·어린이를 위한 정원 만들기 ·정원예산 짜기 생명의 원천을 담은 곳 연못은 정원에서 모든 생명의 원천인 물을 담아 놓은 핵심적인 장소이다. 정원에 연못을 설치하고 나면 정원 분위기가 한층 시원하게 느껴질뿐더러 다양한 수생식물을 심을 수 있어서 정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정원에 공중 습도를 공급해서 식물들이 보다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한편, 다양한 동물과 곤충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정원을 직접 만드는 과정 가운데 연못 만들기는 가장 고심해서 다양한 기능과 형태를 고려하고 기술적인 축적이 필요한 대상이다.숨 쉬는 연못연못을 만들 때에는 '연못물을 얼마나 깨끗하게 유지할 것인가'를 미리 생각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충분한 수원(水源)을 확보한 뒤에 물을 고이게 하지 않고 항상 흐르게 하는 것이다. 외암리 민속마을에 가보면 집 주변에 흐르는 물을 집안으로 끌어들여 다양한 경관을 연출한 것을 볼 수 있다. 담양 소쇄원처럼 계류를 그대로 이용한 경우도 마찬가지다.다른 방법은 물을 강제로 순환시키는 것이다. 작은 규모라면 소형 펌프로 분수를 틀어 산소를 공급하는 것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규모가 커지면 정수장치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정수장치는 UV램프와 필터가 함께 작동되도록 하기 때문에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러한 정수장치는 수중생물의 배설물로 인해 연못이 오염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수중식물로 아름다움 더해그리고 연못에 식물을 키워 식물의 정화작용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수련, 부들, 갈대, 꽃창포 같은 식물들을 키우는 것이다. 수생식물의 꽃은 색이나 향이 훨씬 강하고 매력적인데다가 여름철에 최고 절정을 이루기 때문에 항상 연못은 여름정원이 단연 선두로 각광을 받는다.작은 연못을 만드는 방법 물고기를 키우지 않는 단순한 형태의 연못이라면 직접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 작은 연못을 가장 손쉽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방수 시트를 사용하는 것이다. 원하는 형태와 깊이로 땅을 판 후, 방수시트를 깔아 주고 가장자리를 자연석이나 디딤돌로 눌러 주면 된다. 연못의 깊이는 60센티미터 정도가 적당하다.또 다른 방법은 실내정원을 만드는데 곧잘 응용되기도 하는 방법으로 미리 만들어진 연못형태의 수조를 땅에 묻어 주는 방법이 있다. 양재동의 실내조경을 취급하는 곳을 가보면 다양한 종류의 수조를 찾아볼 수 있다. 田■ 글 이진규 <네이처조경디자인 대표, www. flower-wolf.com>연못 만들기에 필요한 자재 >> 라이너 연못의 바닥을 만드는 가장 기초적이면서, 중요한 자재이다. 물고기 및 수초식물에 대한 안전성을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어야 한다. 라이너를 깔기 전에 바닥에 자갈을 깔아주고, 벽을 돌로 쌓아주면 라이너의 내구성이 증가된다. 이러한 자갈 구조물은 햇볕으로부터 라이너를 보호하고, 수초가 잘 자라는데 도움을 준다. >> 필터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연못은 흐르는 물과 달리 고여 있어 물이 쉽게 오염되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자재이다. 녹조 및 기타 조류의 세포막을 파괴하여 녹조류의 성장과 번식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 펌프인공 연못은 수질오염 뿐만 아니라, 물 속의 산소가 부족하게 되는 문제도 발생한다. 펌프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물속에 새로운 산소를 공급해주고, 어류의 배설물 및 녹조류의 번식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부영양화된 물이나 녹조가 심한 물을 필터로 이동시키는 역할도 한다.>> 조명 연못의 야간경관을 더욱 효과적으로 감상하려면, 조명시설이 필요하다. 물가에 설치하는 전기시설 이므로, 감전 위험이 없는 24V 이하의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 제품문의 HSM Enjoy water (031-752-4903, www.hsmenjoy.com)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Home & Garden①] 작은 연못 만들기(WATER GARDEN)
-
-
[Home & Garden②] 연꽃 속에서 팔딱거리는 개구리를 찾아보자-연못 속 수중식물
- 개울가에 올챙이 한 마리 꼬물꼬물 헤엄치다~♪앞다리가 쏙~ 뒷다리가 쏙~ 팔딱팔딱 개구리 됐네~♬한 오락 프로그램에서 귀여운 목소리의 꼬마가 부르는 동요가 요즘 화제가 되고 있다. 10대 학생들은 물론, 일반인의 핸드폰 벨소리로도 자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동요가 전화벨 소리로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어린시절 뛰놀던 개울가와 논두렁의 개구리를 그리워하는 마음 때문은 아닐까. 노래를 직접 부른 꼬마나, 어린아이들은 도심에서 팔딱거리는 개구리를 직접 보기란 쉽지 않다. 마당 한 편에 살아 있는 자연학습장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연못을 만드는 과정에 이어 그곳에 살 수 있는 수초식물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그 종류와 특징 등을 알아보도록 하자. 수면 위에서 가느다란 몸으로 뛰노는 소금쟁이와 연초록의 개구리밥, 그 옆에서 정말로 개구리 한 마리가 팔딱팔딱 뛰어나올 것 같은 연못을 상상하면서…….여린 분홍빛이 부끄러운 듯 둥근 초록잎 위에 얼굴을 내민 연꽃. '연못'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모습이다. 연못 위에서 서식하는 수초식물 중에 가장 대표적인 연꽃은 다년생의 부엽식물로 뿌리가 옆으로 길게 뻗는 특징이 있다. 원형에 가까운 잎은 물 위에 떠있고, 잎의 크기는 지름이 30∼50센티미터 정도 된다. 화려하면서도 단아한 모양의 꽃은 연한 분홍색 또는 백녹색을 띠며, 6∼7월에서 8∼9월까지 핀다.이와 더불어 연못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레옥잠도 대표적인 수초식물이다. 별다른 관리는 필요 없고, 충분한 햇빛만 받아도 번식이 잘 된다. 꽃은 연한 보라색을 띠며, 8∼9월에 그 모습을 볼 수 있다.다양한 종류의 수초식물이 같은 수초식물은 대부분이 수질을 자체적으로 정화하는 효과를 갖고 있으며 크게 정수식물, 부엽식물, 침수식물 세 가지로 나뉘어진다. 정수식물은 뿌리는 연못의 진흙에 내리고, 줄기와 잎은 물 위에 떠있는 것으로 연꽃과 갈대가 대표적인 식물이다. 부엽식물은 뿌리를 물 밑바닥에 고착하고, 잎이 물에 떠 있는 것으로 수련, 가래, 마름 등이 이에 속한다. 보통 1∼1.5미터의 물 속에서 자라며, 잎의 윗면에는 기공이 있고, 뒷면은 납질로 덮여 있어서 물에 젖지 않는다. 침수식물은 식물의 몸체 전체가 물속에 잠겨 자라는 것으로, 물수세미, 검정말, 붕어마름 등이 있다. 일반적으로 꽃은 수면 위에서 개화하지만, 붕어마름과 같이 물속에서 꽃을 피우고 수정하는 것도 있다. 붕어마름은 식물체가 절단되기 쉽고, 끊어진 조각이 그대로 생장해서 영양 번식을 하는 특징이 있다.수초식물 심기 가장 좋은 시기 이러한 수초식물을 심기에 가장 좋은 때는 언제일까?새로 만든 연못에 수초식물을 심는다면, 4월부터 8월 사이에 심는 것이 가장 좋다. 높은 수온 때문에 빠른 시간 안에 뿌리를 내릴 수 있고, 전문 꽃 상가나 조경 업체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철이기 때문이다. 적당한 햇빛만으로도 수초가 자라는 데 큰 문제는 없지만, 건강하게 수초가 자라나기 위해서 수초영양제를 뿌리 근처에 놓아주면 좋다. 수초영양제는 수초가 필요로 하는 각종 비타민, 미네랄 등을 함유하고 있어 수초에게 충분한 영양을 공급해 성장을 촉진시켜준다.연못 속의 수초 관리 뿐만 아니라, 주변을 좀 더 꾸미고 싶다면 양재화훼공판장과 같은 대형 꽃 상가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 곳에는 꽃뿐만 아니라, 조경과 관련된 업체들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못 위에서 돌아가는 물레방아, 어린 시절 동네 우물가에서 봤던 물펌프, 금방이라도 뛰어 오를 것 같은 개구리 모형 등 다양한 소품들을 구입할 수 있다. 田■ 글 조영옥 기자∴ 사진 자료 협조 한국수생식물연구회 (www.spond.net)<수생식물 정보 제공 사이트>>> 수생식물자원 정보은행과학기술부 유전자원지원활용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는 생물 유전자원 정보 통합 네트워크 구축 프로젝트로 운영되고 있는 곳이다. 수생식물의 정보 및 DB 구축을 한 뒤, 이를 거점으로 수생식물 자원정보센터의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수생식물의 이름만으로도 이미지와 정보 등의 검색이 가능하다. aqua.ajou.ac.kr>> HSM Enjoy Water 수경 전문 업체로 연못을 만드는 기초과정부터 수초식물까지 다양한 제품과 설명을 함께 볼 수 있다. 연못의 가장 기본이 되는 바닥의 라이너를 고르는 요령, 연못의 관리법, 관상어와 수상식물에 대한 정보를 얻는데도 도움이 된다. www.hsmenjoy.com>> 수생식물연구회수생식물을 연구하는 '작은 연못'의 홈페이지다. 수생식물의 종류와 관련 논문, 사진 자료 등이 매우 풍부하다. 자유게시판과 묻고 답하기를 통해 회원들간의 정보 공유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www.spond.net>> 산내식물원산내식물원은 조경용 지피식물 및 수생식물을 생산하는 전문업체로 조경 설계와 함께 정원을 꾸미는 데 있어 조화를 이루기 위해 꾸준히 개발을 하고 있다. 연못 속과 그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여러 종류의 식물들 사진을 싣고 있으며, 계절별로 개화하는 꽃의 색깔들도 표로 만들어 쉽게 찾아볼 수 있게 했다. www.sngp.co.kr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Home & Garden②] 연꽃 속에서 팔딱거리는 개구리를 찾아보자-연못 속 수중식물
-
-
[Home & Garden③] 여름철 잔디 관리-튼튼하고 아름다운 녹색 잔디를 위하여
- 지나칠 정도로 자주 잔디를 깎거나 물을 주는 것을 보곤 한다. 정도를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過猶不及)고 했던가! 정원의 잔디 관리가 그러하다. 잔디를 자주 깎으면 흙 속에 저장된 영양소의 심각한 손실을 초래한다. 물론 잔디가 자라는 초기에 정기적인 영양 공급은 필수다. 잔디를 자주 깎는 일이 귀찮으니까 비료 주는 일을 억제해야 한다는 주장은 억측에 지나지 않는다. 잔디가 영양 실조에 걸리면 잎이 얇아지고 듬성듬성 자라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럼 여름철 잔디 관리 요령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잔디가 왕성하게 자라는 여름철에는 일주일에 두 번씩 깎는 게 바람직하다. 만일, 휴가로 잔디가 너무 웃자랐다면 처음부터 너무 짧게 깎지 말고 가볍게 윗면만 친 다음 며칠 후 높이를 줄이면 된다.잔디 깎기의 비결은 뿌리가 말라서 죽지 않을 만큼 충분한 길이로, 또 미관상 아름답게 보일 정도로 짧게 깎는 것이다. 즉 자주 깎되 너무 바짝 치면은 안 된다. 비정기적으로 너무 바짝 깎으면 상태가 좋은 잔디도 급속히 상한다. 잔디가 약해진 상태에서는 이끼나 기타 여러 종류의 잡초가 쉬이 번식하기 마련이다.잔디는 가뭄에 의해서는 좀처럼 죽지 않는다. 일단 비가 오기 시작하면 서서히 회복된다. 그러나 여기에도 복병은 있다. 토끼풀(Clover)이나 서양톱풀(Yarrow) 같은 일부 잡초들은 잔디보다 가뭄에 잘 견디기 때문에 약해진 잔디 사이로 신속히 번진다.깎기 전 점검 사항- 날을 제 위치에 고정하고 기계 양쪽 위치를 똑같이 조정한다.- 잔디가 마른 뒤에 깎는다.- 잔디밭 표면을 깨끗이 한다(위험 요소인 부스러기, 돌, 와이어 등 제거).- 잔디밭이 젖어 있을 경우 솔(Brushing) 또는 갈퀴(Raking) 작업이 필요하다.- 기계에 대하여 잘 알아야 한다. 특히 최근 구입한 기계라면 사용 방법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잔디 깎을 때 주의 사항- 깎는 방향을 이전과 달리 한다.- 잔디 깎는 기계는 진공청소기처럼 앞뒤 방향으로 밀면서 조작하지 못한다. 일정한 속도로 지속적으로 전진하는 작업이다. (물론 코너의 경우는 예외다.)- 기계의 시동을 켠 상태로 방치한 채 이동하는 것은 위험하다.- 잔디를 깎을 때는 주위에 사람이나 애완동물을 접근시키지 말아야 한다.- 작업에 맞는 옷차림이 필요하다. 미끄럽거나 경사지일 경우, 장화나 부츠를 신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맨발로 작업을 하다가 사고를 당한 예가 비일비재하다.잔디에 물 주기물을 주기 전에 잔디밭의 상태를 살펴야 한다. 단단하거나 죽은 풀들이 마치 지푸라기처럼 지면을 덮고 있다면 먼저 솎아 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물을 주기에 가장 적당한 시기는 날씨가 서늘하여 수분 증발이 적은 밤이나 이른 아침이다.얼마나 자주 물을 줘야 하는가 하는 물음에 대한 답은 없다. 건조한 기후 조건 하에서는 주 1회면 적당하다. 만약 날씨가 매우 뜨겁거나 배수가 잘 되는 토양이라면 횟수를 늘려 주 2회씩 물을 주면 좋다. 반면 서늘한 날씨에서는 10일마다 1번씩 물주는 횟수를 줄이면 된다.원칙은 처음 물줄 때와 그 다음 사이의 간격을 적당히 유지하여 어느 정도 잔디밭이 마르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신선한 공기가 들어갈 수 있어 잔디 뿌리의 성장을 촉진시킨다. 매일 또는 자주 자동살수장치를 가동(Sprinkling)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렇게 하면 잔디 뿌리를 약화시키는 원인이 된다.관수를 할 때는 지면만 적시면 오히려 해가 되므로 적어도 땅속 12센티미터 정도까지 적셔주어야 한다.잔디밭 관수용 수질은 대부분 사용하는 지하수나 수돗물이라면 큰 문제가 없다. 반면 염분이 지나칠 경우 잔디는 물론 다른 식물의 생육에도 큰 지장을 주므로 삼가야 한다.잔디밭 벌레 배설물 어떻게 할 것인가벌레(지렁이, 모충, 회충류 등)의 배설물을 보고도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된다. 뭉갤 경우 지면은 평평해지지 않고 잡초가 서식하기에 알맞은 상태로 변한다. 벌레의 배설물을 발견했을 때는 갈퀴를 이용해 긁어내고 깎은 잔디는 밀봉하여 배출해야 한다.지렁이는 직접적으로 잔디에 해를 주지는 않는다. 실제로 지렁이는 흙 속에 배수구를 내므로 유익하다. 여러 형태의 지렁이는 꽃이나 채소에 가치 있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잔디밭에서 배설하는 종류들은 흙 속의 통풍에는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꽈리처럼 쌓여 땅에 붙어있는 배설물은 미관상 안 좋을 뿐더러 더 많은 위험을 불러온다.배설물이 발이나 잔디 깎는 기계에 의해 흩어져 평평해지면 지면이 반듯해지지 않을 뿐더러 그 밑에 있는 양질의 잔디가 질식하고 만다. 지면이 진흙처럼 미끄러우면 잡초가 번식하는 길을 활짝 열어 놓은 셈이다. 만약 땅이 비옥하다면 지면은 쉬 지렁이의 활동으로 인해 손상을 입게 된다.항상 잔디를 깎기 전에 표면의 배설물을 제거하고, 잔디밭의 산도(酸度)를 높여 주어야 한다. 여기에는 매년 토탄(土炭)이나 비료와 제초제가 들어 있는 잔디용 모레(Lawn Sand)를 깔아 주는 방법도 있다.잡초와 이끼류 제거잡초로 인해 문제가 심각해질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 된다. 잡초 발생의 근본적인 이유는 잔디밭을 만들 때 땅의 부실, 좋지 않은 잔디의 선택, 적절한 관리를 안 했기 때문이다.잔디밭 내 잡초하면 먼저 토끼풀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외국에서는 일부러 심기도 한다는데…. 토끼풀을 제거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제초제가 있지만 지하수 오염과 직결되므로 차선책으로 미루는 편이 낫다. 최선책은 잔디를 자주 깎아 잡초의 발생과 성장에 타격을 입히는 일이다. 그리고 인력으로 제거하는 것인데 토끼풀 종류는 뿌리까지 완전히 캐내지 않으면 번식이 더 왕성해지는 특성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비가 보슬보슬 내릴 때 작업을 하면 효과적이다.차선책인 제초제 사용의 적기는 4월 중순에서 6월까지이다. 9월에 사용할 경우에는 질소질 비료가 섞이지 않은 액제로 된 선택성 제초제를 사용해야 한다. 잔디밭에 알뿌리(球根)가 있을 경우에는 그 잎이 완전히 시든 후에 제초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늦여름이 이 작업을 위한 적기이다. 제초제를 사용한 후, 적어도 4번 잔디를 깎을 때까지는 깎아 낸 잔디를 수목 주위에 덮어두어서는 안 된다. 田■ 정리 윤홍로 기자■ 자료제공 : 수목의료원잔디의 올바른 이해잔디의 세계로 떠나는 여행잔디란, 지표면을 뒤덮은 지피식물 가운데 낮은 깎기와 밟아도 잘 견디며 재생력이 강한 특성을 지닌 다년생 초본식물이다. 예전에는 목장 같은 데서 소나 말 등이 먹는 목초로 많이 이용되기도 했다. 그럼 지금부터 잔디의 세계로 함께 여행을 떠나보자.초록의 즐거움과 안전한 환경의 잔디밭잔디는 △초록색의 아름다운 경관을 보여줌은 물론 각종 운동과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빗물이나 바람에 의한 먼지의 발생을 억제하고 흙이 유실되는 것을 방지한다. △공기를 정화시키고 소음을 완화해 준다. 잔디는 탄산가스나 오존 등의 유해가스를 흡수해서 산소를 만들어 낸다. 25제곱미터의 잔디밭은 4명의 사람이 필요로 하는 산소를 생산한다. △여름에는 복사열을 흡수해서 시원하게 한다. 이처럼 잔디는 우리에게 매우 유익한 식물 가운데 하나이다.기후에 따른 잔디의 생육쪾온도 ― 토종잔디(생육적온 25∼35℃)는 여름철 장마기 생육이 왕성하나 동절기에는 살아남기 위해 휴면에 들어간다. 반면 한지형잔디(생육적온 15∼25℃)는 고온 다습한 여름철에 생육이 쇠퇴하며 봄가을에 왕성한 생육을 보인다.따라서 토종잔디는 4월경부터 11월초까지 초록색을 보이다가 11월부터 4월초까지 휴면에 들어가기 때문에 노랗게 변한다. 토종잔디는 우리나라의 기후에 잘 맞는 잔디라고 할 수 있다.한지형 잔디의 열에 대한 치사온도는 대기온도 55℃이며, 32℃ 이상에서 지상부의 생장이 정지된다. 또한 토양온도가 25℃ 이상이 되면 뿌리의 생장을 멈춘다. 저온에 대한 반응은 대기온도 5℃ 이하가 되면 지상부 생육이 멈추고 토양온도 0℃에서 뿌리의 생육이 정지된다.따라서 한지형잔디는 우리나라의 중부지방에서 12월부터 3월까지 휴면을 하여 지상부의 잎이 노랗게 퇴색된다. 하지만 토종잔디보다 초록색을 지니는 기간이 길다. 따뜻한 남부지방으로 갈수록 사계절잔디라는 이름에 걸맞게 사철 푸른색을 띤다. 반면 우리나라의 여름철 고온 다습한 기후에 쇠약해지고 병충해의 피해도 많기 때문에 이용하는데 있어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햇볕 ― 잔디는 정상적인 생육을 위해 하루 6시간 이상의 햇볕이 필요하며 한지형 잔디보다 난지형 잔디가 햇볕을 더 많이 요구한다. 따라서 반그늘 정도에서는 한지형 잔디를 심는 것이 토종잔디를 심는 것보다 낫다. 햇볕이 부족한 곳에서 자라는 잔디는 비실비실 웃자라며 병해충 및 답압(踏壓)에 피해를 쉽게 받고 내서성과 내한성도 약하게 되어 죽게 되는 것이다.습도 ― 습도는 강우 및 온도의 영향을 받으며 잔디의 병 발생 가능성을 예측하는 데 귀중한 자료가 된다. 우리나라와 같이 여름철이 다습한 지역에서는 증발산량과 관수 요구량이 적으나 병 발생 가능성은 높아진다. 특히 한지형 잔디는 평균 오후 상대습도가 70퍼센트 이상으로 과습하며 평균온도가 24℃이상이고 평균 최저온도가 20℃ 이상으로 야간 열대야 현상이 지속되면 하고현상(잎의 황화현상)이 발생한다.강수량 ― 강우는 잔디의 생육, 이용도 및 손상 정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우리나라의 연간 총 강수량은 1000∼1500밀리미터로 비교적 충분한 편이나 고온기인 6∼8월에 집중되고 12∼2월에는 건조하여 잔디를 키우는 데 매우 불리하다. 30일 이상 건조할 경우 온도가 0℃이상으로 올라가는 시기에 물을 주는 것이 좋다.잔디는 어떻게 번식할까잔디는 자세히 보면 가지도 줄기도 있는 보통의 식물이다. 계절이 되면 꽃이 피고 열매도 열린다. 토종잔디의 경우 종자로 번식하기보다는 땅속줄기와 지표면을 덮듯이 신장하는 가는줄기(匍匐莖)로 번식한다. 그래서 잔디를 띄어서 심어도 시간이 경과하면 지표면을 모두 덮는 것이다.한지형 잔디는 대부분 종자로 번식한다. 한지형 잔디는 종자로 파종할 경우 파종 후 7∼15일 정도면 대부분 발아되는데 발아율도 높다. 따라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토종잔디는 파종 후 20∼30일 정도가 돼야만 발아를 하며 발아율이 한지형 잔디에 비해 떨어진다. 그만큼 실패할 확률이 높다.잔디는 어떻게 자랄까잔디 줄기에는 성격이 다른 두 종류의 줄기, 즉 가는줄기(포복경)와 곧은줄기(직립경)가 있다. 포복경은 그 이름처럼 얕은 토양 속과 지표면을 옆으로 덮으면서 생장한다. 1∼3센티미터의 마디로 나누어져 있고, 그 마디에서부터 뿌리와 함께 곧은줄기가 한두 개 발생한다.곧은줄기는 열세 마디 전후이지만, 잎이 붙어 있는 것은 상위의 두세 마디이다. 따라서 한 개의 곧은줄기에 붙는 잎은 두세 개이다. 지면 위의 부분에서 가지로 나누어지고, 몇 개의 새로운 곧은줄기가 발생한다. 이렇게 해서 생긴 새로운 곧은줄기는 지표면을 피복하여 생육면적을 넓히는 선봉장이 된다.곧은줄기의 표피는 튼튼하여 물리적인 힘에 견딜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반복해서 심하게 밟혀도 최후까지 남는 부분은 곧은줄기이다. 사람이 많이 밟아 훼손된 잔디밭을 잘 관찰해 보면 이 곧은줄기를 쉽게 볼 수 있다. 그래서 소멸되어 보이는 잔디라도 다시 되살아날 수 있는 생명력의 원인이 된다.∴ 자료제공 : 미성잔디영농조합법인<02-382-5405∼6, www.miseong.co.kr>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Home & Garden③] 여름철 잔디 관리-튼튼하고 아름다운 녹색 잔디를 위하여
-
-
제주 펜션의 보석 ‘티파니에서 아침을’
-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즈음, 쉼 없이 나무숲을 흔드는 산바람과 흰 포말을 일으키는 바닷바람이 그리워진다. 녹음이 짙게 드리운 산과 넓고 푸른 바다는 가히 여름철 청량제라 할 만하다. 이 모두를 함께 즐길 수 있는 휴양지를 찾는다면 지나친 욕심일까? 대답은 ‘NO’이다. 제주도 남원읍 의귀리에 산과 바다를 함께 조망할 수 있는 펜션, ‘티파니에서 아침을’이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통해 영원한 스타로 떠오른 배우 오드리 헵번이 세계 10대 자연미인으로 선정된 바 있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제주도에 금년 5월 모습을 드러낸 펜션, ‘티파니에서 아침을’이 그러하다. 제주 특유의 풍치를 감상하며 찾아가는 길 역시 즐거움 중 하나이다. 제주공항에서 동부관광도로로 따라가다가 제주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라 불리는 1118번 남조로로 들어서 계속 직진하면 나오는 의귀사거리에서 우회전하여 진물교를 건너 오른쪽으로 300여 미터 들어서면 오름 중턱에 ‘티파니에서 아침을’이 나온다. 두 채의 펜션동과 한 채의 관리동을 처음 본 순간 “한라산 토끼 모양”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연면적 130평(바닥면적 45평)의 3층 통나무집 두 채도 그러려니와 지면에서 2.5미터 떠서 좌우대칭을 이룬 모습에 그만 놀란 토끼처럼 눈이 동그래진다. 스위스 정통 통나무집의 진수를 한눈에 제주에는 주산(主山)인 한라산과 자그마한 기생화산인 오름이 모두 368개 있다. 멀찍이 한라산이 보이는 곳에 웅장하고 아름다운 두 채의 건물이 앉혀졌으니 오름이 두 개 더 늘어났다고 하면 과장일까?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설계·시공한 세계적인 통나무주택 공급사인 스위스 VALMIS SA와 핀란드의 STEUEROY의 ‘한국발미스’ 정인화 사장은 한라산과 오름에서 컨셉을 잡았다고 한다. “집의 배치는 지형과 어울리도록 하는 게 기본인데 ‘티파니에서 아침을’이 그렇습니다. 먼저 오름 중턱에 물고기처럼 생긴 지형을 살려 한라산과 바다를 함께 조망하도록 서남향으로 배치했습니다. 그리고 오름의 연장으로 보고 지붕 선을 살렸는데 3층이지만 실제 높이는 5층 건물에 해당합니다. 한라산이 주산이라면 두 채의 펜션이 큰 오름, 관리동이 작은 오름이라고 할까요.” 펜션지기 이정애 씨는 한국발미스 정인화 사장의 부인이다. 그러니 각종 인·허가에서 설계와 시공, 오픈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은 당연지사이다. 현 부지는 1년 전에 지목(地目)이 전(田)인 땅을 900여 평 매입하여 그 가운데 330평을 대지(垈地)로 전용했다. 많은 사람이 제주 하면 남한에서 가장 높은 한라산과 푸른 바다를 떠올린다. 하지만 제주에서도 ‘티파니에서 아침을’처럼 한라산과 바다를 모두 바라볼 수 있는 곳을 찾기란 드물다. 여기에 오름을 사이에 두고 펜션이 들어선 이곳은 귤밭만 있을 뿐 집이라곤 한 채도 없어 한적한 휴식처 그 자체다. 더욱이 오름의 녹음을 배경으로 앞에는 방품림이 둘러쳐 있어 숲에 들어 온 느낌마저 든다. 펜션지기가 현 부지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밤바다를 환하게 밝히는 고깃배의 물결, 산새 우짖는 소리에 잠에서 깨어 발코니로 나서면 한눈에 들어오는 한라산의 비경은 환상 그 자체입니다. 봄에는 밀감꽃과 가을에는 노랗게 익은 밀감 냄새가 코끝을 기분 좋게 간지럽힙니다.” 부지는 오름의 경사면을 살려 2단으로 조성했는데 전면 570평에는 제주에서만 즐길 수 있는 이국풍의 정원이, 후면 330평에는 펜션동과 관리동이 자리한다. 구조재에서 마감재, 인테리어에 이르기까지 자연친화적인 소재만을 선별하여 사용했다. 펜션이 자연에 자리하는 만큼 당연히 자연과 동화돼야 한다며 정 사장은 이렇게 말한다. “자연에서 살려면 건축주 자신이 자연과 하나가 되는 심성을 갖춰야 합니다. 건물도 예외는 아니어서 자연과 조화를 이뤄야 하는데 자연 속의 테마하우스라 불리는 펜션은 더욱 그러합니다. 이 집은 건물이 웅장하기에 아름답고 자연스러우며 너그러운 맛을 풍기도록 설계·시공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의 일부인 원주민들까지도 거부감 없이 좋아들 합니다.” 한라산과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펜션 ‘티파니에서 아침을’은 국내에선 보기 드물게 두 채 통나무집 바닥 전면이 지면에서 2.5미터 띄워져 있다. 오름 중턱이라 자연 경사면을 살려 뒷길하고의 높이를 맞췄기 때문이다. 또한 눈비가 많은 지역이라 습기로부터 보호하고 벌레가 꾀지 않도록 하는 효과까지도 염두에 둔 것이다. 그 하중을 100×200밀리미터 핑거조인트 구조재가 이중으로 45도 빗장걸이를 하여 떠받치고 있다. 단일 구조재만을 사용해 3층으로 쌓아올린 통나무집이라는 사실도 놀랄 만하다. 2층 이상의 통나무집은 대개 적재하중과 고정하중이 보를 통해 모여져서 기둥으로 전달되는 방식을 혼용한다. 그런데 ‘티파니에서 아침을’은 지붕 경사면이 서로 맞닿는 3층 천장까지 100밀리미터 핀란드산 홍송만을 사용해 쌓아올렸다. 나무는 살아서 숨을 쉬기에 맞닿은 면의 사이가 벌어지기 마련인데 자재에 대한 믿음과 치밀한 구조계산으로 이를 극복한 것이다. 정 사장은 “스위스 발미스의 통나무 구조재의 평균 함수율은 16퍼센트로 건축 후 시간이 흘러도 남쪽 벽체는 11퍼센트, 북쪽 벽체는 15퍼센트를 유지하기에 가능했다”고 한다. 생면부지인 사람이 머무는 펜션 건축에서는 무엇보다 방음 문제가 중요하다. ‘티파니에서 아침을’은 평면 설계 단계에서 방과 방 사이에 부엌과 욕실을 배치함으로써 일차적으로 극복했다. 다음으로 벽체와 층간에 나무하고 양모를 혼합하여 40밀리미터로 압축한 차음·흡음제를 이중으로 시공함으로써 극소화했다. 한편 전면에 1층 출입구를, 후면에 2·3층 출입구를 냄으로써 자연스럽게 프라이버시를 확보했다. 1층의 경우 바닥에서 2.5미터 떠 있어 정원이나 진입로에서 내부가 전혀 들여다보이지 않을뿐더러 조망권까지 갖췄다. 화산 불출암을 깔아 밟을 때 묘한 쿠션감을 주는 진입로와 한라산과 오름을 바라보면서 오르는 아기자기한 계단도 빼놓을 수 없다. 이처럼 사소하다고 생각되는 곳까지도 여행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려는 세심한 배려가 담겨 있다. 티파니 하면,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과 함께 미국 최고의 보석점인 티파니를 떠올린다. 펜션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는 보석처럼 귀중한 대우를 받으면서 영화처럼 값진 추억을 만드는 곳이다. 그래서 펜션의 보석이라 해도 손색이 없다. 상큼한 목향(木香)이 풍기는 객실로 들어서면 앤틱(Antique)풍의 가구와 화려한 인테리어에 마음을 뺏기고 만다. 신혼부부들이라면 로맨틱한 분위기 속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새록새록 쌓을 것이다. 동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경사면 천장의 묘미는 통나무집에서 즐길 수 있는 매력 가운데 하나다. 천장은 루바로, 통나무벽면 일부는 핸디코트로 심플하게 마감하여 안정감을 더한다. 방에는 주방과 욕실이 딸려 있으며 침대와 화장대, 테이블, 냉장고, 각종 주방기구와 욕실용품이 갖춰져 있어 편안하다. 또한 안전을 고려해 고급 호텔에서나 볼 수 있는 키텍을 설치했다. 우아하게 깔린 카펫을 밟으며 발코니에 이르면 밀감밭을 지나 더위를 날려버릴 한라산과 바다가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발 밑으로는 잔디정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데 왼쪽에는 이국적인 야자수 100여 그루가 숲을 이루고, 전면에는 140여 그루의 소철과 철쭉, 장미, 구상나무가 신선하게 다가온다. 특히 정원 한가운데 자리한 구상나무는 제주 토종으로 마을에서 기증한 것이기에 펜션지기는 더욱 값지게 생각한다. B&B를 추구하는 정통 유럽식 펜션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있다. 식품영영사이자 한식·양식 조리사인 펜션지기가 카페 문리버에서 무료로 내놓는 아침식사다. 메뉴는 전복죽, 조개죽과 한라산 물영아리 표고죽, 한방 영양닭죽 그리고 제주의 명물 보리빵, 맥반석 계란구이, 시리얼 등이다. 제주의 토속미 물씬한 메뉴와 함께 하는 향 그윽한 모닝커피를 곁들이면 스스로 선택받은 귀중한 존재임을 느끼게 된다. 田 ■ 티파니에서 아침을 : 064-764-9669, 064-764-9779. www.jejutiffany.com ■ 글·사진 윤홍로 기자 ■ 건축정보 ·위 치 : 제주도 남제주군 남원읍 의귀리 ·건축구조 : 3층 통나무주택(핀란드산 100㎜ 홍송) ·부지면적 : 900(330평 대지 전용) ·건축면적 : 45평(연면적 130평)-펜션 1동당 ·실내구조 : 원룸형(침실, 욕실, 주방) ·외벽마감 : 통나무 ·내벽마감 : 통나무(일부 핸디코트) ·천장마감 : 원목 루바 ·지붕마감 : 이중 그림자싱글 ·바 닥 재 : 원목마루 ·창 호 재 : 프랑스 BIEBER사 원목 시스템창호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수공급 : 상수도 ·건 축 비 : 평당 500만 원 ■ 설계·시공 : 한국발미스(054-975-1240, www.valmiskorea.com)
-
- 전원생활
- 펜션
-
제주 펜션의 보석 ‘티파니에서 아침을’
-
-
[전원카페] 전원 속으로 떠나는 추억여행-피자성 효인방&청암민속박물관
- 경기도 양주시에 위치한 장흥국민관광지는 다양하고 개성 있는 카페가 많아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 유명한 곳이다. 이와 더불어 장흥을 대표하는 토털 야외미술관, 놀이공원 두리랜드와 밤나무숲 공원 등이 있어 가족단위의 방문객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이곳에 위치한 ‘피자성 효인방’의 정복모 사장은 가족단위의 손님들을 위한 메뉴를 개발하고, 추억이 깃든 실내 분위기를 가꾸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정 사장은 민속박물관인 청암민속박물관의 관장을 겸하고 있다. 정 사장이 직접 수집한 옛 생활용품들을 전시하고 있는 ‘청암민속박물관’은 피자를 먹는 즐거움 외에 또 다른 선물을 주고 있다. 빨강, 초록의 알록달록한 테이블과 화려한 조명, 먹음직스러운 과일과 갖가지 피자 토핑이 한쪽 벽면 가득히 그려진 모습. 이러한 실내 인테리어 분위기는 대형 피자 체인점의 대표적인 풍경이다. 하지만 전원 속의 푸른 나무 그늘 아래서 까까머리에 검정 교복을 입었던 때를 아이들에게 이야기하며 피자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 경기도 양주시 장흥국민관광지 입구에 위치한 ‘피자성 효인방’은 언뜻 보면 고풍스러운 외관과 실내 풍경이 한식당이나 전통 찻집이 아닐까 하는 착각을 일으키게 하지만, 피자성 효인방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피자를 파는 곳이다. 피자를 먹기 위해 이곳에 들어온 손님들은 이 같은 실내 분위기에 조금 낯설어 할 수도 있지만, 동양과 서양을 조화시킨 ‘퓨전 스타일’이 생긴 것처럼 한국식 피자집을 만난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다.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출연했는지, 맛있게 피자를 먹고 있는 진행자와 정복모 사장의 사진을 시작으로 카페 내부에는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오래된 한옥의 대문으로 만든 테이블, 까까머리에 검은색 교복을 입고 친구들과 나란히 서서 웃고 있는 학생들 사진, 한옥의 창틀 등은 여느 피자집과 다른 모습으로 많은 사람들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키워드 역할을 한다. 농가 리모델링으로 새롭게 태어나 피자성 효인방은 입구부터 한국적인 느낌이 드는 곳이다. 맷돌로 들어오고 나가는 출입구를 마련해 동그라미 모양의 돌을 보고 걷는 재미를 주었고, 지붕 위에는 여러 가지 동물인형이 초록색 나무와 어울려 있다. 입구 왼편에는 1000여 개의 맷돌로 쌓은 돌탑과 하르방 등이 자리하고 있어 작은 민속촌에 들어온 듯 색다른 느낌이 든다. 40여 평의 실내는 목재 테이블과 의자와 전체적인 통일감을 주기 위해 목재로 마감했다. 중앙의 샐러드 바를 중심으로 오른편의 메인홀과 왼편에 나란히 두 개의 작은 홀이 자리하고 있다. 그 중 한 곳은 한정식집과 같은 분위기로, 신을 벗고 바닥에 앉아 마당 전경을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게 했다. 방 한쪽에 보이는 나무는 으레 조화로 생각하지만, 실제로 살아 있는 단풍나무다. 일반 농가를 리모델링을 한 이곳은 마당을 방으로 꾸미면서 단풍나무를 벨 수 없어 그대로 살린 것이 이 집의 큰 구경거리가 됐다. 실내에서는 단풍나무의 몸체를, 지붕 위로는 단풍나무의 잎을 구경할 수 있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호기심이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적인 토핑을 얹은 피자 피자성 효인방을 오픈하기 전까지 정복모 씨는 ‘효인방’이라는 들꽃 농원을 운영했다. 들꽃을 구경하러 온 사람들이 물 한 잔을 찾고, 커피를 찾고, 간단한 요기라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는 바람이 늘었고, 그럴 바엔 차라리 꽃을 구경 온 사람들이 모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메뉴를 만드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피자성 효인방이 생겨났다. 처음 메뉴를 선택하는 데 있어 많은 고민을 했지만, 가족들과 함께 찾는 손님들이 많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주로 좋아하는 피자를 선택하게 됐다. 하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성인들의 입맛에 맞게 우리나라 식으로 양념을 더하고, 토핑을 얹는 등 많은 노력 끝에 지금의 다양한 피자가 완성됐다. 쑥을 반죽에 넣고 잣과 호두 등의 토핑을 얹어 어린 시절 쑥떡을 먹고 자란 어른들의 입맛에 맞는 쑥피자를 만들었고, 치즈와 쌀떡볶이를 조화시킨 미니폴 등의 메뉴는 어른과 아이 할 것 없이 다양한 층으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철길 따라 추억을 만나는 곳 피자를 먹은 후에는 철길을 따라 추억여행을 떠날 수 있다. 피자성 효인방의 왼쪽에 위치한 ‘청암민속박물관’ 을 들러보는 것이다. 박물관으로 이어진 철길 양옆에는 이름도 낯선 갖가지 꽃과 풀들이 자리하고 있으며 앵초, 구절초, 1년 내내 노란꽃을 피우고 있는 애기똥풀 등이 초록 잔디와 어울려 어느 대저택의 정원을 걷고 있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오래 전부터 뭔가를 모으는 취미가 있었고,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구할 수 없게 되고, 볼 수 없게 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하나둘 수집하게 된 것이 지금의 청암민속박물관이 생기게 된 이유”라고 정 사장은 박물관을 개관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 박물관을 관람하는 데는 별도의 관람료가 필요하지 않다. 언제든 이 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늘 문을 열어놓고 있는 정 사장의 여유로움 때문에 가까운 동네에 사는 아이들의 놀이터가 되기도 하지만, 일반 박물관에서 느끼는 딱딱하고 약간의 긴장된 마음은 조금 풀어놔도 좋을 듯하다. 피자성 효인방에서는 이처럼 철길을 따라 박물관을 관람하며 옛 추억을 구경할 수도 있지만, 먼 훗날 지금을 떠올리며 웃을 수 있는 추억거리를 만들 수도 있다. 덜컹거리며 금방이라도 기차가 지나갈 것 같은 철길을 비롯해 돌탑과 푸른 나무가 시원스레 정원에 펼쳐져 있고, 돌하르방과 사자상, 다정한 모습의 부부상을 배경으로 웨딩촬영을 하는 예비 신랑, 신부들이 종종 찾아오기 때문이다. 카페 한 쪽 벽에 걸린 한 예비 부부의 다정한 모습이 보는 이로 하여금, 이곳 정원을 다시 둘러보고 싶게 한다. 황토로 예스러운 분위기 더해 청암민속박물관의 메인홀인 종합박물관과 테마박물관은 내부 계단 등이 모두 목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외부는 황토로 마감을 했다. 종합박물관 안에는 훈장님의 회초리와 함께 서당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 구들장과 다듬이돌, 탈곡기, 뒤웅박 등의 옛 생활용품이 어우러져 있다. 테마박물관은 시골장터, 대장간, 안방, 교실 풍경 등 다양한 주제로 꾸며져 있다. 안방에서 바느질 하는 어머니 옆에는 여러명의 자녀들이 옹기종기 모여 숙제를 하고, 나무바닥의 교실에서 웃고 떠드는 어린 학생들의 모습이 정겨워 보인다. 일반적으로 박물관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전시품은 유리벽 안에 있어 직접 만져볼 수 없다. 이곳에 전시된 물품들도 역시 만져보는 것은 사양하고 있지만, 유리벽 없이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것이 큰 특징이다. 단순히 옛 생활용품을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잊혀져 가는 우리들의 생활모습을 남겨놓기 위한 정복모 사장의 노력이 박물관 구석구석에서 느껴진다. 이러한 풍경은 황토로 마감한 박물관의 외관과 어울려 예스러운 분위기를 더하고 있으며,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외부의 화장실까지 박물관과 동일한 소재로 마감해 통일감을 주고 있다. 이와 함께 사계절 내내 푸른 대나무와 200여 그루의 소나무 분재 등으로 꾸며진 정원에서는 정 사장의 부지런한 손길도 느낄 수 있다. 田 ■ 글·사진 조영옥 기자 ■ 건축 정보 ·주 소 :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일영리 ·건축구조 : 황토집 ·대지면적 : 2000평 ·건축면적 : 카페-40평, 박물관-150평 ·외부마감 : 황토 ·내부마감 : 황토 ■ 설계·시공 : 피자성 효인방(031-855-5220)
-
- 전원생활
- 전원카페
-
[전원카페] 전원 속으로 떠나는 추억여행-피자성 효인방&청암민속박물관
-
-
축령산 정기에 음악과 그림과 도예를 담은, 전통 한옥펜션, ‘취옹예술관’
- 경춘국도(46번) 청평검문소 삼거리에서 현리 방면(37번)으로 꺾어 들어서면 조종천 맑은 물이 축령산 계곡을 따라 시원스럽게 흐른다. 5월 초인데도 숲은 어느새 녹색으로 우거져 그늘이 시원하게 다가온다. 여기저기에서 유원지들이 기지개를 켜고 있는 이 길은 그 유명한 ‘아침고요수목원’으로 이어진다. 이정표를 따라 경기도 가평군 상면 행현리 고개를 넘으면 축령산이 마주 보이는 곳에 아흔아홉 칸(間)은 족히 되는 기와집의 높고 낮은 지붕들이 가지런히 내려다보인다. 그곳이 취옹예술관이다. 이 일대는 지금 신작로(新作路)를 내느라 어지럽혀져 있고, 또 온갖 모양의 요란스런 민박과 펜션이 들어서고 있어 아쉽게도 옛 정취는 찾기 힘들어졌다. 그러나 다행이라고 할까! 취옹예술관이라고 새겨진 나무 현판이 달린 문으로 들어서면 별세계(別世界)가 펼쳐진다. 높은 돌담 위로 올려다 보이는 팔각정인 청류정(淸流亭)이 가장 먼저 일행을 맞는다. 그리고 작은 내를 끼고 잣나무 숲 기슭에 걸쳐 지은 취옹산방이 멀리서 부른다. 마치 숨겨진 비밀의 정원처럼 취옹예술관은 감춰놓은 풍경들을 하나둘 펼치고 있다. 무엇보다도 한눈에 들어오는 한옥의 규모와 품격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주인장인 도예가 김 호 관장이 넓은 마당을 가로질러 석이당(石二堂)으로 안내한다. 작은 강의실로 쓰인다는 이 기다란 마루방은 한옥의 맛을 유감없이 전해 준다. 대들보와 서까래 그리고 기둥의 어울림이 예사롭지 않다. 천장 아래 매달린 목어등(木魚燈)은 한옥의 분위기를 한층 고조시킨다. 금년에 따왔다는 작설차를 따르는 김 관장의 어깨 너머로 내려다보이는 풍경은 또 어떤가! 별채 한옥들의 기와지붕이 멀리 축령산 줄기에 걸쳐 있어 감탄을 절로 일으키게 한다. 장인의 혼을 담아 한옥 향기 짙게 드리우고 도예가인 스승 이희전 선생이 붙여주었다는 ‘취옹’이라는 아호(雅號)의 의미대로 스스로 ‘도자기를 굽는 화부(火夫)’라고 소개하는 김 호 관장. 그가 이곳에 자리잡은 것은 5년 전, 1999년의 일이다. 10여 년을 변함없이 도자기를 굽고 문화예술마당으로 운영하던 포천의 취옹예술관을 수해로 모두 잃었다. 그후 재기의 결단으로 이곳 축령산 기슭에 둥지를 튼 것이다. 경기도 일대를 다 다녔지만 축령산처럼 마음을 편안히 하는 곳도 없었다고 한다. 조용하고 물이 맑고 게다가 석재(石材)도 풍부해서 그것을 캐어내 석축을 쌓으면 마음먹고 한옥을 지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땅을 사들였다. 그래서 2000여 평의 땅에 평생 소원인 전통 한옥을 세우는 일을 시작했다. 김 관장이 전통 한옥에 관심을 가진 것은 무척 오랜 일이다. 중학교 2학년 때쯤 충주시 상모면 미륵리의 미륵사지를 방문한 후, 전통 한옥에 관심을 가졌다. 물론 집터만 남았지만, 망초꽃으로 뒤덮인 사적지에서 받은 인상은 조상들의 집에 대한 그리움이라고나 할까. 우리만의 아름다운 집을 짓고 보존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갖게 했다. 그후 웬만한 기와집은 다 둘러보면서 미학은 물론, 대목(大木)의 안목까지 익혔다고 하니, 취옹예술관의 한옥들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그는 수십 년을 가슴에 쌓아 온 한옥의 꿈을 한 채, 두 채 이곳에 펼치고 있다. 그래서 일본식 건축술에 고유한 영역을 상실한 우리네 한옥을 원래대로 살리고 지켜가려는 꿈을 이루어 가는 것이다. 터를 잡는 일과 조경을 준비하는 일에 2년의 공을 들였고, 집을 짓는 데만 3년이 걸렸다. 경내는 3단의 터를 조성하여 첫 단 중심에는 청류정(淸流亭)을 앉혔다. 그 좌우에는 ‘미술관’과 ‘다석지실(茶石地室)’이라는 전시실이 나란히 있다. 장차 전시실을 공방이나 아틀리에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한다. 둘째 단에는 ‘수향헌(垂鄕軒)’과 ‘백송제(白松齊)’라는 객사(客舍)를 두고, 식당과 세미나 장으로 쓰는 ‘석이당(石二堂)’을 앉혔다. 그리고 맨 상단에는 주 전시실 두 동을 한참 짓고 있다. 김 관장은 조경과 터 조성을 먼저 한 셈이다. 현재 일곱 동의 건물에 상단 전시실 두 동을 더 지으면 모두 아홉 동으로 대궐 규모의 한옥 단지가 조성된다. 개인이 감당하기에는 재정이나 건축 면에서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묵묵히 인내하며 기다리며 추진해 온 김 관장의 열정에는 그 누구도 혀를 차지 않을 수 없다. 결국에는 이 엄청난 일을 해냈기 때문이다. 전통 문화예술이 살아 숨쉬는 곳 더구나 문화 낙후지역의 경기도민에게 문화예술 체험 기회를 제공하자는 생각으로, 장르별 문화학교를 개설하여 각종 공연도 쉬지 않고 있다. 김 관장만의 이 독특한 주장과 철학은 이미 오래 전 포천에서부터 시작해 온 일이다. 양악에서 국악까지 다양한 음악을 들려주고 사물놀이를 가르침은 물론, 동양화를 그리고 도자기를 굽는 등의 이 모두는 농사짓는 시골 사람들로서는 감히 접근하기 어려운 고급 문화예술이다. 이와 함께 경기도 내의 문화예술집단이 서로 협력하여 운영하는 ‘기전문화대학’의 경기 북부지역 캠퍼스로도 내놓고 있다. 바로 이곳에 ‘한국 문화예술 체험’이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펜션을 개설했다. 마당을 중심으로 기역자로 놓인 ‘수향헌’과 ‘백송제’라는 두 채의 객사가 취옹예술관의 펜션이다. 수향헌에는 7평에서 10평 남짓한 방이 모두 3개 있다. 장작불을 때 한옥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그런가 하면 백송제는 같은 크기의 방을 6개 갖추고 있다. 보일러로 난방을 하게 한 다소 현대식 방들이다. 모두 최신 화장실과 샤워시설을 갖추고 있어 전혀 불편하지 않다. 단 취사시설은 갖춰져 있지 않아 석이당 식당을 이용해야 한다. 공연히 음식을 만든다고 부산을 떨지 않아 좋다. 주변을 조용히 산책하거나 마주 건너다 보이는 ‘취옹산방’ 마루에 걸터앉아 축령산을 바라보는 여유는, 값을 매기기 어려운 즐거움일 것이다. 김 관장의 개인 사저로 사용하는 이곳은 한옥의 걸작품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하다. 며느리서까래를 달아 지붕을 쳐 올린 솜씨가 한옥의 멋을 한껏 보여주기 때문이다. 달랑 방 하나에 누마루를 들였는데 현대에 지었다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다. 그래서 누마루에서 예술관 전체를 조망하는 즐거움은 또 다른 수확이라고 할까. 조용히 흘러내리는 골짜기 물을 내려다보며 청류정과 마주하여 주인장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면 신선의 풍류를 달리 논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펜션의 새 지평을 여는 취옹예술관 주인장 김 호 관장은 당초 수향헌과 백송제를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 작가들의 숙소로 제공하기 위해 지었다고 한다. 그러나 도시인의 발길이 잦아지면서 지금은 그들을 위한 펜션으로 제공하고 있다. 펜션이 지나치게 상업화되면서 펜션 본래의 문화적 의미가 퇴색되는 것을 우려하는 김 관장. 그는 취옹예술관을 통해서라도 펜션의 모습이 제대로 살아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가족이 함께 머물며 우리의 전통 문화예술을 체험하고 배우는 즐거움이 이 펜션이 제시하는 테마이다. 김 관장은 보다 많은 사람이 이러한 즐거움에 참여하도록 다양한 기획 이벤트를 펼칠 계획이다. 그래서 도회에서도 만나기 힘든 독특한 음악회와 미술전시회 등을 계속 준비하고 있다. 특히 젊은 작가들에게 창작 의욕을 높여 주고 작품을 무료로 전시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제공하기 위해, 전시실 관람자들이 더 많이 찾아오기를 바라고 있다. 또 작가들의 고객인 예술 애호가들의 참여 폭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펜션은 중요한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한다. 다행히 우리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일반 애호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아 이제 취옹예술관 펜션은 요즈음 침체된 펜션 비즈니스에 활기를 불어넣는 어떤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예술의 생산자와 수요자들이 즐겁게 만날 수 있는 공간으로 취옹예술관 펜션은 축령산 기슭에서 새로운 차원의 펜션 문화 작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서양화된 펜션으로부터 한국화된 펜션으로 발전되는 우리 펜션의 새로운 가능성과 그 미래를 보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田 ■ 취옹예술관 (031)585-8649, www.chi-ong.co.kr ■ 글 김창범(월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위원, ‘펜션으로 성공하기’ 저자) ■ 사진 권지혜 기자 ■ 인터뷰 * 농촌 지역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하여 취옹예술관은 가평을 중심으로 한 경기 동북부 지역을 대상으로 주민의 문화적인 여가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재능 있는 청소년 및 역량 있는 지역 작가를 육성하며 여러 분야의 예술인의 활동을 지원하고자 설립됐다. 나아가 세계의 유수한 미술관과 교류 및 협력을 통하여 국내의 유망한 작가가 국제 무대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여 외국작가들을 초청하여 전시회 및 워크숍 등을 열어 국내외 작가들 간의 교류를 활성화하는데 목적이 있다. 문화활동은 이제 더 이상 특정 지역이나 일부 계층 혹은, 전문인들의 영역이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여 주는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의 현실은 일부 계층이나 대도시 위주로 편중화 현상이 깊어지고 있다. 굳이 외국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도시와 농촌이 함께 할 수 있는 공간 특히, 소외된 농촌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공간을 더욱 많이 마련하여 균형 있는 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이 시대의 의무일 것이다. 비록 역량은 부족하더라도 ‘취옹예술관’은 문화예술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다.
-
- 전원생활
- 펜션
-
축령산 정기에 음악과 그림과 도예를 담은, 전통 한옥펜션, ‘취옹예술관’
-
-
[Home & Garden] 수목의 신음소리에 귀기울이자
- 직장인 치고 스트레스를 안 받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요즘은 주부와 학생들은 물론, 심지어 어린이들까지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간다. 스트레스는 인체의 면역계를 약화시키고 외관을 손상시킨다. 그럼 말없이 서 있는 나무는 어떨까? 온갖 오염물질은 잎의 숨구멍을 막아버리고 뿌리를 썩게 한다. 그것도 모자라 나무에다 갖가지 인테리어(?)를 하기까지 한다. 설상가상으로 이상 기온 현상은 생태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만약에 나무가 말을 한다면, 그 고통 소리로 우리는 귀가먹었을 것이다.수분과 온도 변화에 따른 스트레스토양 내에 수분과 산소가 부족하면 수목의 뿌리는 노화(老化)하고 세포는 부풀지 않는다. 그것이 과실수인 경우에 입는 해는 치명적이다.장마철에 배수 관리를 못하면 토양의 수분 과잉으로 뿌리가 썩기도 한다. 그러면 나무는 시들 뿐만 아니라 각종 병균이 들끓는다. 특히, 다습한 상태에서 건조한 상태로의 변화가 급격할 때, 수목의 뿌리와 줄기, 열매가 받는 스트레스는 매우 크다. 토양의 용액이 높을수록 비온 후에 그 피해는 더욱 심해진다.대형 수목을 옮겨 심을 때는 수분과 온도 차이를 극복하도록 돕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질소 성분 비료의 지나친 사용과 저온 다습은 강한 병원균이 생기는 원인이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처럼 물과 온도를 관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기술이다.농약으로 인한 스트레스알다시피 정원에 농약을 많이 치면 암 발생률이 매우 높다. 그럼 수목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잎은 공장에 비할 수 있다. 잎이 피로하고 노화하면 모든 기능이 느리고 무뎌진다. 농약을 정기적으로 살포하면 광합성을 방해하여 수목의 수명을 단축시킨다.벌레가 꾀면 기겁을 하고 약을 치려는 사람이 많은데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다. 벌레를 다 죽이면 어떻게 하자는 건지 모르겠다. 생태계에는 해충(害蟲)이 있는가 하면 그것을 잡아먹는 천적(天敵)도 있다. 그것이 해충처럼 보여도 우리가 알지 못하는 작용을 하고 자연의 일부로 공존하면서 자연계를 유지해 간다. 벌레를 다 없애면 좋아 보일 것 같지만 결국, 인간에게 재앙을 가져다 준다. 그것이 자연의 법칙이다.농약을 치면 해충은 물론, 천적인 곤충과 익충(益蟲)까지도 죽는다. 여기서 살아남은 해충은 후손에게 더욱 강력한 유전자를 전해 주어 기존 농약에 내성(耐性)을 가진 슈퍼 벌레로 탄생한다. 그러다 보니 점점 더 강한 농약을 사용해야만 하는 악순환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다.벌레도 살아 남으려고 엄청난 노력과 투쟁을 한다. 눈물겨운 살아있는 한 편의 드라마다.그 피해를 입는 건 벌레만이 아니다. 나무와 인간도 치명상을 입는다. 인간은 먹이사슬에서 최종 소비자인데 농약으로 입는 해는 후기로 갈수록 더욱 심각해진다. 다시 말해 농약을 친 식물을 일부 동물이 섭취하고, 그 다음엔 조금 더 큰 동물이 그것을 잡아먹고, 마지막으로 인간이 그 동물을 잡아먹는다. 문제는 그러는 동안 전해지는 농약의 잔류 농도는 최종 소비자인 인간에게 이르러 극에 달한다. 그러니 인간이 건강하겠는가?농약에는 살충제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세균 등을 죽이려고 개발된 살균제도 있다. 사실 그 해는 살충제보다 더욱 파괴적이다. '탄저균'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겁도 없이 농약을 마구 치는 사람을 보면 '참,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현실적으로 농약을 안 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꼭 쳐야 한다면 그 횟수를 극히 제한하고 발병 전에는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 생물학적 농약이 개발되고 있으나 사실, 그 값이 비싼데도 효과는 빠르지 않다. 그래서 아직도 대부분이 기존 농약을 사용하는 실정이다.그런데 식물을 건강하게 키워 저항력을 길러주면 문제는 쉬워진다. 우리도 아프면 약을 먹지만 근본적으로 몸을 튼튼하게 하고 체질을 강화시키면 밥만 잘 먹어도 병은 자연히 줄기 마련이다.벌레가 있으면 또 어떤가. 우리도 그들처럼 자연의 일부인데……. 같이 더불어 살자. 이제 자연을 그만 좀 망가뜨리자.토양이 받는 스트레스땅 속에는 무엇이든 마구 집어넣어도 다 잘될 거라고 착각하는 사람이 더러 있다. 가슴을 칠 일이다. 흙을 자꾸 밟아 다지면 토양 내 공기층이 없어지고 뿌리가 호흡하는 데 지장을 주기 마련이다.산성 비료를 자꾸 주면 땅의 성질이 나빠지고 수목의 뿌리에 쇼크를 주어 모근이 타들어 간다. 그러면 필수 영양소와 수분을 흡수할 수 없어 식물은 심각한 해를 입는다.화학비료의 정기적 사용은 토양을 산성화시키고 대기오염과 결합되어 내리는 산성비는 토양의 산성화를 더욱 가중시킨다. 결국 뿌리 끝이 단단하게 굳어져 필수영양소를 흡수할 수 없게 되어 쇠퇴의 길로 들어선다.완전 발효되지 않은 퇴비를 주면, 토양 내 가스가 충만하게 되고 토양 중 산소 결핍을 일으켜 뿌리에 해를 준다.그밖에도 토양의 수질이 부패되어 뿌리가 썩는 현상, 제초제의 사용으로 토양오염과 농도 장애로 인한 피해, 농약의 사용으로 토양 내 뿌리의 활성화를 돕는 미생물들이 죽어버리는 등을 이야기하면 슬픈 일들이 너무 많다.나무를 이해한다는 것, 그 고통을 생각한다는 것은 자연을 이해하는 일이고 우리 자신을 치료하는 일이다.수목 살리기와 치료 - 올바른 물 주기관수(灌注)가 지나치면 뿌리의 성장이 빈약해질 뿐만 아니라 뿌리가 썩는 병이 생기고 식물이 헛 자라기까지 한다. 물론, 지나치게 건조해도 뿌리와 식물 생장에 장해가 된다. 따라서 식물에 맞는 물 주기가(관수법) 필요한데 계절과 기후에 따라 달리해야 한다.소나무류는 무엇보다 배수가 중요하지만 적절한 수분이 없으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사실, 물 주기는 감각으로 익혀야 하는 기술이다. 특히 옮겨 심은 나무는 지상과 지하부 간의 수분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목의 뿌리를 보호하고 땅의 온도를 유지하는 멀칭(mulching) 효과도 무시하면 안 된다. 비 오기 전후의 관리도 중요한데 특히, 이상기후 시 적절한 물 관리는 수목의 생명을 좌우한다. 田■ 자료제공 : 수목의료원(02-359-4133, www.gnsall.com)6월, 수목별 병충해 예방법♣ 소나무, 해송쪾병·해충명 : 소나무재선충병쪾피해 증상 : 우리나라에서는 1989년 10월 부산지역에서 처음 발견됐다. 매개충인 해송수염치레하늘소가 재선충을 옮긴다. 6∼7월부터 쇠약하기 시작하여 8∼10월경에 급속히 말라죽는다. 이듬해 봄까지 거의 100퍼센트가 죽는다.쪾방제법 : 피해 수목은 매개충이 우화하기 전, 소각하거나 칩으로 파쇄한다. 우화시기인 5∼7월에 매개충을 구제한다.♣ 밤나무류쪾병·해충명 : 밤나무줄기마름병쪾피해 증상 : 동양의 풍토병으로 미국과 유럽의 밤나무림을 황폐화시켰다. 가지 및 줄기에 발생한다. 수피와 형성층이 급속히 죽었을 때는 병 환부의 표면은 약간 들어가지만, 서서히 죽었을 때는 부풀어오르고 길이 방향으로 찢어지거나 균열이 생긴다. 병 환부에는 황색, 등황색의 돌기가 다수 형성된다.쪾방제법 : 배수 불량한 곳과 수세가 약한 경우에 피해가 심하므로 이 점을 유의한다. 인위적, 자연적 상처를 통해 병원균이 감염되므로 상처가 생기지 않도록 유의하고 절단면에는 도포제를 발라준다.♣침·활엽수, 과수쪾병·해충명 : 아밀라리아뿌리썩음병쪾피해 증상 : 6월경부터 가을에 걸쳐서 잎 전체가 서서히 노랗게 변하고 갈색으로 말라죽는다. 병든 나무의 뿌리목 부위를 벗겨보면 부채꼴 모양의 흰색균사층이 나타난다. 8∼10월에는 병든 나무 뿌리목에 병원균의 자실체(子實體)인 뽕나무버섯이 발생한다.쪾방제법 : 버섯은 발견 즉시 제거하고 병든 나무는 뽑아서 태운다. 토양 소독을 실시하고 석회를 시용하여 토양을 가급적 알카리성으로 개량한다.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Home & Garden] 수목의 신음소리에 귀기울이자
-
-
[Home & Garden] 낮은 울타리로 자연과 가까이, 눈비에 강한 방부목 사용
- 목재 및 금속, 철제 등으로 만든 울타리 모두를 일컬어 휀스(Fence)라고 한다. 테니스장의 초록색 그물망을 비롯, 휀스의 다양한 용도는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전원주택과 가장 잘 어울리는 울타리는 단연 목조울타리이다. 하지만 목조 휀스의 경우 자재의 선택과 관리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휀스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목조의 특징과 관리요령에 대해 알아보았다.휀스(Fence)의 기본적인 기능은 외부로부터 건축물이나 내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대부분의 보호막이 여기에 속한다. 휀스라는 말이 낯설게 느껴진다면, 군부대 주위에 설치된 철조망이나, 차도와 인도를 분리해주는 가드레일, 전원주택의 낮은 울타리 등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이처럼 휀스는 우리 생활에서 다양한 형태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그 종류와 자재 또한 다양하다. 가장 대표적인 소재는 목재로, 전원주택에서 담장 대용의 울타리로 많이 사용된다. 높은 담벼락 대신, 낮은 울타리로 들여다보이는 정원 풍경은 전원생활을 그리는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한번쯤 떠올려 본 모습일 것이다.하지만 이렇게 평화로워 보이는 울타리는 대부분 집 밖에 설치하므로 눈비와 같은 자연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그중 방부목은 잦은 날씨 변화에도 쉽게 영향을 받지 않아 울타리용 소재로 가장 적합하다.방부목재의 특징 휀스는 물론 덱(Deck)공간에도 가장 널리 쓰이는 방부목은 눈비로 인한 습기에 약한 목재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방충약제 등을 처리한 목재다. 방부목은 고압 탱크 안에 목재를 넣은 후 목재 내의 공기, 수분 등을 진공법으로 뽑아낸 다음 수용성 약제인 크롬, 구리, 비소화합물(CCA)을 채운 후 4~6시간 동안 압력을 가해 목재 내부로 약제를 밀어넣는 순서로 가공된다. 이렇게 가공된 목재는 약제의 정착을 위해 상온에서 3주 이상 양생 과정을 거쳐 방부, 방충력이 극대화 된 새로운 건축 자재로 사용된다. 눈비와 같은 자연환경은 물론 흰개미와 같은 각종 해충들로부터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부목재는 휀스에서부터 목조주택의 기초와 접하는 토대, 발코니, 파고라, 덱과 같은 공간을 설치하는 데도 사용된다. 이 외에도 야외 식탁, 평상, 벤치, 화분박스 등 생활에서 손쉽게 사용하는 가구 등에도 널리 쓰이고 있다. 부속 철물은 스테인리스 제품 사용 아무리 약제 처리가 잘 된 방부목을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기초 기둥이 좋지 않으면 휀스의 수명이 오래가지 못한다. 휀스의 기초 기둥은 스테인리스 스틸의 재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백송우드휀스사에서는 휀스를 만드는데 기초가 되는 앵커블록을 선보였다. 원통 모양의 콘크리트에 2밀리미터, 2.5밀리미터 두께의 스테인리스판을 심은 블록으로, 기둥을 볼트로 고정하도록 고안됐다. 이 블록은 담장 기둥과 덱 기둥의 독립기초로 사용되는데, 목재의 기둥을 수분과 흰개미로부터 보호하고 목재의 수명을 배로 늘려준다. 뿐만 아니라, 시공할 때 정확한 위치와 높이 잡기, 수평 맞추기 등을 통해 누구나 손쉽게 시공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田■ 정리 조영옥 기자■ 자료협조 백송우드휀스(031-987-9710, www.bswood.co.kr)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Home & Garden] 낮은 울타리로 자연과 가까이, 눈비에 강한 방부목 사용
-
-
[Home & Garden] 목재 휀스(Fence) 만들기
- 정원을 만드는 데 있어 그 출발점은 울타리(휀스-Fence) 만들기부터라고 할 수 있다. 도심의 경우, 울타리는 외부로부터 내부를 보호하는 기능을 우선으로 하지만, 전원주택에서는 낮은 높이로 주변 환경과 소통하는 장(場)의 역할을 겸하게 된다. 외부 환경으로부터 보호의 기능과 심미적인 기능을 갖고 있는 휀스의 종류와 함께 시공사례를 살펴본다.■ 글 싣는 순서·스스로 만들어보는 정원이야기 ·정원만들기 준비하기 ·진입로 만들기 ·목재덱(Deck) 만들기 ·목재 휀스 만들기 ·연못 만들기 ·장미정원 만들기 ·바위정원 만들기 ·정원만들기의 수확 ·겨울정원 만들기 ·어린이를 위한 정원 만들기 ·정원예산 짜기 울타리를 세우는 일이 곧 정원일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정원이라는 의미에는 둘러싸인 땅이라는 뜻이 담겨져 있기 때문이다. 도심에서라면 경계와 보호의 의미를 강조하여 높은 담장을 쌓을 것이지만, 전원주택의 경우라면 햇빛이 골고루 들고 통풍이 잘 되도록 울타리의 높이를 낮게 조절하고(대개는 90~120cm), 폐쇄형보다는 개방형으로 하여 이웃과 터놓고 지내며 즐길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울타리를 경계와 영역표시의 단순한 의미만 가지고 설치한다면 자칫 동네 분위기가 경직되기 쉽다. 아름다운 울타리를 가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웃간의 의사소통에 장애가 되도록 하지 않게 해야 된다. 울타리를 어떤 식으로 만들었는가를 보면 그 지역이 얼마나 살기 좋은 곳인지 직감할 수 있게 된다.목재 휀스 만들기 : 전원주택에서 많이 사용되는 휀스의 자재는 목재이다. 손쉽게 만들 수 있으면서도 전원주택 분위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그럼 목재 휀스 만드는 과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먼저 기둥을 세우기 위한 기초를 설치한다. 기초는 휀스가 튼튼하도록 고정시키는 역할을 하지만 목재 부분이 지면에 닿아서 썩지 않도록 살짝 띄워주는 것이 좋다. 기둥이 세워지면 가로대를 위아래로 두 줄을 스크류 볼트로 단단하게 고정시키고 판자로 만든 널을 가로대에 붙여나간다. 칠마감은 흰색을 쓰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지만 완전 백색을 쓰는 것보다는 다른 색소를 약간(몇 방울 정도) 섞어서 색감이 은은하게 배어 나오도록 하는 것도 좋다. 널은 사진처럼 끝 모양을 동글게 할 수도 있고 다이아몬드 모양을 만들 수도 있다. 또 널의 폭을 두껍게 하는 대신 일일이 재미있는 모양을 새겨 넣는 것도 있다. 휀스의 모양은 울타리의 의미 외에도 정원주인의 심성을 볼 수 있는 안내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봄직하다.휀스에 사용되는 목재도 다양하다. 햄록, 더글라스퍼(미송), 레드우드, 적삼목 등이 있으며, 가격은 적삼목 쪽이 비싸지만 어떤 식으로 재재를 하는가에 따라 달라지므로 나무 이름에 집착하지 말고 실제 목재를 보고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식적으로 목재의 결이 잘 살아있고 옹이가 없는 것이 좋은 것이고 색이 진한 것일수록 잘 썩지 않고 오랜 수명을 유지한다.생울타리 : 살아있는 나무 또는 식물로 만든 것이 생울타리이다. 즉, 장미, 명자나무, 서양병꽃나무, 철쭉류, 박태기나무, 무궁화, 조팝나무를 조밀하게 심어서 울타리를 만드는 것이다. 남쪽지방이라면 더욱 다양하고 아름다운 나무를 사용할 수 있다. 동백나무, 애기동백, 치자나무, 서향, 철쭉류, 차나무 등도 이용 가능하다.높다란 생울타리를 만들려면 주목, 측백나무, 향나무, 사철나무, 스트로브잣나무 등을 사용하면 된다. 예전에는 향나무나 주목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았는데, 성장속도가 느리고 가격이 비싼 편이어서 요즘에는 서양측백, 사철나무, 스트로브잣나무를 주로 이용한다. 서양의 정형식 정원에서는 생울타리 자체를 잘 다듬어 조형적 요소로 가꾸기도 한다.격자울타리(트렐리스-trellis) : 널판을 이용해서 만드는 간단한 휀스 외에 정원에서 자주 사용되는 것은 격자형 울타리이다. 격자울타리를 만드는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첫째, 만들어진 격자를 구입한다. 둘째, 적당한 높이의 기둥을 세운다. 셋째로 가로대를 설치하고 U형 캡을 이용하여 기둥과 가로대에 고정시켜주면 되는 것이다. 사진의 경우에는 보다 단순한 디자인을 위해서 기둥이 돌출되지 않도록 수평선을 만들어 준 것이 특징이지만 기둥에 여러 가지 장식을 고정하면 보다 색다른 효과를 볼 수 있다. 사진의 트렐리스에는 사계절 장미를 심어주었다. 田■ 글 이진규 (네이처조경디자인 대표, www. flower-wolf.com)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Home & Garden] 목재 휀스(Fence) 만들기
-
-
[전원카페] 꽃과 나비, 그리고 시(詩)가 있는, 작은 알프스, ‘하이디하우스’
- **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청학리에 위치한 ‘하이디하우스’는 차홍렬 촌장이 손수 가꾼 야생화 카페다. 그가 도시에서 지친 이들이 잠시라도 쉬었다 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7년 동안 지은 통나무 귀틀집이 완성된 지 올해로 4년째. 집 전체를 감싸고 있는 칡덩굴이 그 푸르름을 더하고 있다. 120여 종의 야생화가 가득한 카페에는 예정 없는 시인, 묵객, 예술인들의 발걸음이 성시를 이룬다. 또 주말이면 음악회가 열리고 시낭송회, 시화전, 그림전 등 각종 문화 행사로 꾸며진다. ** 남양주시 별내면 청학리 한적한 숲길을 따라가다 보면 마치 알프스 산을 축소시켜 놓은 것처럼 보이는 작은 산이 나온다. 그 작은 알프스 앞에는 전원카페 ‘하이디하우스’가 자리하고 있다. 평일 정오임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이곳의 정원에는 그들에게 정성스레 야생화를 소개하는 이가 있다. 푹 눌러쓴 모자와 편해 보이는 복장, 둥근 안경을 콧등 위로 밀어 올리는 그는 한눈에 봐도 차홍렬 촌장(60세)이 확실했다. 순간 누군가의 어깨위로 아름다운 나비가 스쳐 지나갔는지 아! 하는 감탄사에 고개를 돌린 촌장과 눈이 마주쳤다. 그와의 만남은 이렇게 시작됐다. 대구의 작은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차홍렬 촌장은 오래 전부터 강가에서 멀지 않은 곳에 통나무집을 짓고 전원생활을 하는 게 꿈이었다. 하지만 그 꿈은 쉽사리 이뤄지지 않았다. 가난한 젊은 시절을 보내야 했던 그는 셋방에서 봉은사 석정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듣는 것으로 전원의 꿈을 달래야 했다. 생계를 위해 무려 스물두 번이나 직업을 바꿔야 했고 그러던 중 그는 카페 운영을 결심하게 됐다. 10여 년 동안 조경관련 일을 한 경험을 살려 정원을 테마로 한 노천카페 운영을 결심하게 된 것이다. 1988년 2평 남짓한 서구식 역마차 카페‘사랑 실은 역마차’를 열었는데, 그 이듬해 여러 방송매체에 소개되면서부터 많은 이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인내와 사랑의 길 안내자 ‘도심에서 지친 이들이 잠시라도 쉬었다 갈 수 있는 곳을 만들겠다’는 그의 노력은 전원카페 ‘하이디하우스’로 이어졌다. 1992년 청학리 소재 포도밭 천여 평 매입을 시작으로 여유가 생기는 대로 목재를 사다가 한단 한단 쌓아 올린 통나무 귀틀집 짓기는 근 7년만인 지난 2000년 완성할 수 있었다. 선친이 목수였던지라 어린 시절부터 어깨너머로 배운 기술이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카페 내부는 웨스턴 분위기로 꾸며졌다. 각종 와인이 전시돼 있고, 빛나는 샹들리에와 고풍스런 조명, 통나무를 소재로 한 테이블과 ‘손조심’이라는 커다란 충고를 잊지 않은 주물난로가 친숙함을 더한다. 그는 휀스나 집 짓는 데 필요한 재료는 가급적이면 가공하지 않은 자연 친화적인 목재 그대로를 사용했다. 물론 목재의 부식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으나, 자연의 순리대로 나무가 썩으면 바꾸면 된다는 게 촌장의 생각이다. 산길을 따라 오솔길로 굽이굽이 접어드는 하이디하우스는 인내와 사랑이 있어야만 찾을 수 있는 곳이다. 반대 방향에서 오는 차와 마주치면 어느 한쪽의 양보 없이는 더 이상 나아가기 어려울 정도로 좁다란 외길의 연속이기 때문. 이곳 광릉수목원 뒷 터로 옮겨 자리 잡은 지는 올해로 11년째다. 애기붓꽃, 나리꽃, 매발톱, 금낭화, 꽃창포, 괭이눈, 큰꽃으아리 등 흔히 볼 수 없는 야생화들이 많다. 70퍼센트는 모두 광릉수목원 주변에서 자생하는 것들이고, 나머지는 상일동 꽃시장이나 강원도에서 옮겨왔다. 120여 종의 야생화가 가득한 카페에는 예정 없는 시인, 묵객, 예술인들의 발걸음으로 성시를 이룬다. 또 매 주말이면 클래식 음악회와 시낭송회, 시화전, 그림전 등 각종 문화 행사로 꾸며진다. 복된 삶을 나눌 수 있는 계기 “1년에 약 10만 명, 하루 평균 300명 정도가 다녀가는 이곳에서 기억에 남는 손님이 어떻게 없을 수가 있겠습니까. 위암수술을 받고 부산에서 찾아온 한 도예가 선생이 있었어요. 도자기를 테마로 한 카페를 운영하고 싶다며 상담 차 이곳을 방문했죠. 약 3000여 평의 그곳에는 도예가마뿐 아니라 선생의 작품과 정성까지 가득한 곳이었습니다. 저의 조언은 손님들이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모닥불을 설치하라는 것 정도였어요. 대변항구가 내려다보이는 그곳을 문화공간으로 꾸미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으니까요. 반대로 상업성에 목말라 하며 투자얘길 꺼내는 주인도 만난 적이 있지만, 너무 실망스러워서 연장을 내려놓고 돌아서 나와 버리기도 했죠.” 특히 하이디하우스를 찾는 손님 중에 정서적으로 맞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면 눈물이 쏙 빠질 만큼 혼이 나기도 한다.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카페 내부를 질주하는 아이가 있으면 어김없이 부모가 야단을 맞고는 부끄럽게도 발길을 돌려 나가야 한다고. ‘호랑이 촌장님’이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닌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모두가 친구다. 옆자리 사람과 눈인사도 나누고 꽃에 대해서도 자연스레 이야기한다. 단지 식사하는 데만 급급한 일부 유명 음식점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일회용 용기의 사용은 일절 금하고 시간의 제약 없이 야외 테이블에 앉아 풍족한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또 그는 음식문화의 선도에 앞장서고 있다. 여느 식당주인과 다름 없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안전한 음식, 신선한 음식을 대접해야 하며 자신의 복된 삶을 충분히 나눌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어린 시절 의협심이 강했던 그는 12월의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가난한 지게꾼에게 양말을 벗어주고 돌아와 집에서 혼이 났던 기억을 회상하며 미소를 짓는다. 지금도 해마다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 장애인을 돕기 위한 행사를 개최할 뿐 아니라 알핀로제 요들송 합창단공연, 백일장, 사진전시회를 열기도 한다. 6월엔 장다리꽃 축제를 만끽할 수 있다. 시(詩)는 자연의 일부 자연의 일부를 틀에 넣지 않은 자연 액자로 꾸민 이곳은 시와 음악이 함께 한다. 해마다 시집을 발간하고 시낭송회를 하고 판매대금 일부를 불우이웃 돕기에 사용하고 있다. “행복은 가까이 있습니다. 마른 풀잎아래서 제비꽃 하나만 발견해도 종일 기뻐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항상 기쁨과 행복이 충만한 탓인지 주례를 요청하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서울에서 불과 15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곳이지만,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는 이곳은 반복해서 찾아오는 이들이 많다. 인근 야산에서 채취한 나물로 정성스레 빚은 산채 비빔밥과 옥수수로 빚은 계명주, 바비큐, 칵테일, 여러 가지 전통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식이 준비돼 있다. 특히 바람의 향기와 산뜻한 나물의 신선함이 입안에 감도는 산채비빔밥과 쫄깃한 도토리묵이 별미다. 그는 전원카페 운영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나름대로의 테마를 가져야 하고, 그 컬러가 확실해야 하며, 그리고 일부가 아닌 모든 이가 기쁨을 누릴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탄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꾸며진 정원보다는 황폐한 뜰, 자연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가꿔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모두가 즐거워하는 오늘이 오랫동안 기억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죠.” 라며 끝맺음하는 촌장의 이야기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 졌다. 그것이 바로 너와 나, 그리고 모두가 바라는 전원카페의 근본적인 이유가 아닐까. 田 ■ 글 김혜영 기자 / 사진 권지혜 기자 소망이 있소 - 차홍렬 행여 당신께서 관용이 있으시다면 나를 부르실 땐 풀꽃 피는 계절을 택해 주시구려 천한 몸 그곳에 찾아가 당신의 맹신이 되어 한 포기 풀꽃으로 뿌리 내리 우고 비탈진 바위틈에 외로이 기대어 찬이슬 내리는 한 밤중 별들의 연애소리 듣는 홀아비바람꽃이 되어도 좋겠소 실개천 풀섶에 송사리 동무 삼아 놀다가 궁노루 방뇨 뒤집어쓰고 얼굴 붉게 덴 노루오줌 풀도 좋소 정의 그러시다면 노을녘 외갓집 담밑에 너불어진 애기똥풀도 괜찮소 칠월 그믐밤 당신 오시는 길 등불 밝히는 초롱꽃은 허락지 않으시겠죠. ■ 건축 정보 ·주 소 :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 용암리 ·건축구조 : 목구조 흙집(귀틀집) ·대지면적 : 300평 ·건축면적 : 60평 ·외부마감 : 통나무, 황토 ·내부마감 : 통나무 ·지붕마감 : 아스팔트 슁글 ·식수공급 : 120미터 천연 암반수 ■ 설계·시공 : 직영 하이디하우스(031-841-8803, www.heidihaus.com)
-
- 전원생활
- 전원카페
-
[전원카페] 꽃과 나비, 그리고 시(詩)가 있는, 작은 알프스, ‘하이디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