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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속있는 집
아침에 일어나면 숲속 알밤 가득한 마을에 사는 재미

시공자를 월급제로 고용해 저렴하게 지은 집

고양시에 이런 동네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시골스런 대자동 외진 마을에 강덕원 서순자씨 부부는 51평 전원주택을 지어 올 9월 입주했다. 시공은 건축공사를 하는 후배를 월급제로 고용해 맡겼다. 자재도 주변의 지인들로부터 저렴하게 구입했다. 건축주의 마당발 덕분에 이렇듯 좋은 집을 실속있게 지을 수 있었다. 설계나 골조, 마감자재, 공간구성 집을 구석구석 살펴보면 상당한 건축비가 들었을 것같은데 이 집을 짓는데 들어간 총비용은 1억8천만원이다.

고양시는 다양한 얼굴을 하고 있다. 한켠에는 고층 아파트들이 숲을 이루고 있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강원도 오지의 외진 마을을 닮아 있는 곳들이 많다. 고양시 덕양구 대자동 일명 고골리 마을도 이런 마을 중 하나다. 번잡한 도로를 조금만 벗어나 산자락을 끼고 돌면 논밭이 어우러진 전형적인 농촌의 모습이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다. 강덕원 서순자씨 부부가 아파트에 살면서 전원주택 꿈을 키울 때 친구를 통해 이곳 마을을 처음으로 소개받았다. 그 때의 인상은 고양시에도 이런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시골이었고 너무 시골이기 때문에 막상 집을 짓고 살 것을 생각하니 썩 내키지 않았다. 그러나 한편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 이왕 전원생활을 할 것이라면 도시도 시골도 아닌 어정쩡한 분위기보다는 아예 시골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곳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곳 마을을 선택하게 되었고 집을 지어 지난 9월 4일 입주했다.

일단 마음을 정하자 집짓는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먼저 이곳에 집을 짓기 위해 사 두었던 친구의 땅 중 일부인 1백20평을 올 봄에 평당 55만원에 구입했다. 구입한 땅의 지목이 잡종지라 전용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철근콘크리트조로 짓기로 결정하고 고양시에 있는 건축사사무소 태원건축에 설계를 의뢰했다. 건축은 남편 강덕원씨의 후배에게 맡겼다. 시공계약도 특이하게 했다. 월급제로 일을 하는 조건이었다. 시공자가 현장에서 일을 하면서 매달 건축주로부터 월급을 받아가는 형식이었다.

시공자가 일을 하지만 건축주는 자신이 직접 구입할 수 있는 자재는 손수 구입해 시공자에게 공급했다. 특히 강덕원씨 주변에 건축자재를 취급하는 아는 사람들이 많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었다. 주방가구는 물론 바닥재, 심야보일러 등 거의 원가로 구입이 가능했다. 이렇게 하여 56평 주택을 완성하는데 들어간 총 비용은 1억8천만원정도다. 평당 3백25만원정도 든 셈이다. 그러나 설계나 골조, 내부 마감 등을 살펴보면 이런 건축비가 전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잘 지었다. 이 주택의 공간특징은 거실 오픈감을 극대화 하였다는 것이며 또 주방공간은 단차를 두어 주방과 거실이 오픈된 공간이면서 자연스럽게 분리되도록 하였다는 점이다. 거실쪽 2층 복도의 라우드 처리도 눈에 띈다. 또한 거실 천정에 3개의 천창을 만들어 전원주택의 개방감을 살려냈다. 안주인 서순자씨는 고양시내에 있는 초등학교 교사다. 그녀는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애들 때문에 전원생활을 꺼려하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그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말한다. 자연과 더불어 아이들은 자라야 한다는 것이 평소의 지론이며 실제로 현재의 전원행을 결심하게 된 것도 아이들의 교육에 대해 배려한 부분이 많다.

초등학교 4학년과 3살짜리 아이 등 둘을 두고 있는데 아파트에 살 때 악기를 좋아하는 큰 아이가 피아노나 바이올린을 연주하려고 하면 아래층과 윗층의 눈치를 보아야 했지만 이곳에서는 그럴 염려가 전혀 없으며 작은 애도 집 앞쪽에 흐르는 계곡물이 가장 즐거운 놀이터가 되었다. 게다가 가을을 맞으면서 자고 일어나면 굳이 나무를 털지 않아도 집주변에 알밤들이 떨어져 있어 그것들을 주워담는 재미는 느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를 것이라고 말한다. 이들 가족들은 그 알밤 줏는 재미로 전원생활의 즐거움이 알밤처럼 여물어 가고 있다.

글·사진 / 김경래

설계의도·임진성(건축사사무소 태원건축 소장)
기교를 억제한 남성적 공간구성

사회경제 여건이 개선되면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삶의 질 향상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70~80년대는 맨션 아파트가 90년대 중후반에는 전원주택이 새로운 주거유형으로 등장했다. 대자동 주택은 건축주의 직장과 멀지 않으면서도 주변경관이 수려하고 조용해 전원주택지로는 비교적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

건축주와 몇번의 만남과 대화를 통해 건축주는 틀에 박힌 일반적 건축규범과 방식으로부터 탈피와 변화를 원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과정에서 설계의 주안점을 잡아냈다.

첫째 배치의 유연성이다. 대지의 고저차를 이용해 보행, 차량진입과 정원을 분리했다.

둘째 공간의 볼륨감을 주어 호쾌한 남성적인 공간구성을 꾀했다.

셋째 자연스런 외관의 연출이다. 대지조건에 부합되며 과장하지않도록 기교는 가능한 억제했다.

넷째 마감재 선택을 통해 밝은 색조와 따스함을 강조했다. 이들 주안점을 기본으로 하여 평면구성을 하였는데 1층에는 거실과 안방을 비롯해 주방과 식당, 다용도실을 두어 생활의 편의성에 중점을 두었다. 2층은 자녀공간 및 테라스를 설치해 전면의 조망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건축정보

위치 :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대자동
지역지구 : 준농림지역
대지면적 : 120.3평
연면적 : 51.05평
건축면적 : 37.44평
건폐율 : 32.12%
용적률 : 42.43%
구조방식 : 철근콘크리트조
외벽마감 : 파벽돌
지붕 : 아스팔트싱글
창호 : 16㎜ 복층유리
천장마감 : 짚섬 보드위 락카 페인트
내벽 : 뿜칠마감 및 벽지마감
바닥 : 온돌마루 및 고급 장판지

■설계 : 건축사사무소 태원건축 0344-965-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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