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보기
-
-
[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_횡성 목조주택_정예랑건축사무소
-
-
월간전원주택라이프
http://www.countryhome.co.kr
머물러 살 만한 곳
횡성 가거지지可居之地
머물러 살 만한 살기 좋은 주택(곳)이란 뜻의 횡성 가거지지可居之地. 상주하는 공간은 아니지만, 가족이 머무는 동안 가거지지가 지닌 의미를 함께 공감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당호堂號를 지었다. 그리고 그 이름의 뜻대로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글 정예랑 소장(정예랑건축사무소) | 사진 노경 작가
HOUSE NOTE
DATA
위치 강원도 횡성군 북천리
지역/지구 보전관리지역
용도 단독주택(세컨드 하우스)
건축규모 지상 2층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대지면적 700.00㎡(211.75평)
건축면적 131.26㎡(39.71평)
건폐율 18.75%
연면적 176.68㎡(53.44평)
1층 112.42㎡(34.00평)
2층 64.26㎡(19.44평)
용적률 25.24%
설계기간 2016년 7월∼2017년 2월
공사기간 2017년 3월∼8월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컬러강판
벽 - 스타코 플렉스, 청고벽돌
데크 - 방킬라이
내부마감
천장 - VP도장
벽 - VP도장
바닥 - 강마루, 타일
단열재 비드법 보온판 2종 3호(외단열 시스템)
창호 3중 유리 알루미늄 창호
현관 주문 제작
주방가구 우림퍼니처(주문 제작)
위생기구 대림바스
난방기구 지열 히트 펌프
설계 정예랑건축사무소 02-546-6162
yerangchung@gmail.com
시공 THE M Haus4
2015년 말 아틀리에에 다니던 중 지인을 통해 두 딸을 둔 젊은 건축주 부부를 만났다. 독립해서 건축사사무소를 내고 설계하는 첫 주택이자, 첫 건축주이다 보니 여러모로 의미가 남다른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도시의 아파트에 거주하는 건축주는 강원도 횡성에 휴양용 주택을 짓고자 했다. 가족에게 도시의 아파트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을 경험하게 만들어주는 전원 속 주택으로서, 언제든지 찾아와 자연스럽게 누릴 수 있는 두 번째 집[Second House]으로서 설계를 시작했다.
건축주에게 두 번째 주택은 어떤 의미일까. 스스로 ‘주거의 본질이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자연의 일부로 존재하는 생활’이야말로 주거의 본질이라고 생각했다. 아파트의 일상에서 경험하지 못한 다른 삶을 누리고 싶어 하는 젊은 부부. 조금은 번거롭고 불편하더라도, 집 안 곳곳의 움직임 속 머무를 만한 공간을 통해 비일상非日常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지형지세地形地勢에 순응한 공간 배치
대지가 자리한 강원도 횡성군 북천리 섬강 근처는 이미 상주용, 주말용, 휴양용 주택들이 들어서 마을을 이루고 있다. 처음 이 땅과 마주했을 때, 횡성 주택의 당호堂號인 ‘가거지지可居之地’가 떠올랐다. 머물러 살 만한, 살기 좋은 주택(곳)이란 뜻이다. 항상 거주하는 공간은 아니지만, 가족이 머무는 동안 가거지지가 지닌 의미를 함께 공감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지었다. 그리고 그 이름의 뜻대로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설계에 임했다.
가거지지는 사이트 전체를 주택으로 생각하는 데에서 출발해 사방으로 탁 트인 개방적인 대지를 이용해 중정형 외부 공간과 필요한 주거공간을 적절히 배치하고자 했다. 섬강이 흐르는 사이트인 데다 마을 내에서도 좋은 위치다 보니 우선적으로 뷰View를 고려해 주택을 배치했다. 가족에게 이곳에서만큼은 자연을 충분히 만끽하고 누리도록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또한, 주변의 도로나 주택을 의식하기보다 지형지세에 순응해 거실-주방-식당을 남향에 배치함으로써 풍부한 자연광과 시원스러운 조망을 끌어들였다. 기존의 땅이 가진 1.5m의 레벨 차를 활용해 도로에서 진입하기 쉬운 북쪽에 현관을 뒀다.
가거지지의 전체 매스는 모두가 향유하는 중정을 두고 3개의 영역으로 나뉜다. 거실, 식당, 주방과 서가를 포함한 공용 공간, 가족을 위한 사적 공간, 복도와 계단의 이동 공간은 중정에 의해 나뉘고 또 합쳐진다. 중정은 자연의 일부가 실내로 들어와 자연스러운 배경이 되어 서로 통하되, 구분이 확실하도록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2층 중정을 옆에 둔 사이 복도는 바람길을 형성하는 동시에 지붕공간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사적 공간은 모두 4개로 건축주 부부의 방, 두 딸의 방, 그리고 건축주 누님(작가)의 서재와 방으로 이뤄져 있다. 처음부터 고려한 부분은 아닌데, 설계 과정 중에 건축주 누님의 시간이 날 때마다 이곳에 내려와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싶다는 바람을 전해 듣고 중정을 낀 사이 계단 한쪽 벽면을 서가로 계획했다(엄청난 양의 책을 보관할 공간이 필요했다). 현관에서 가장 가까우며 개별적으로 뒷마당을 누릴 수 있는 첫 번째 방이 건축주 누님의 침실이고, 2층으로 오르는 중간 계단참에 있는 방이 서재다. 2층 좌측에 두 딸의 방을, 화장실과 욕실을 사이에 두고 가장 끝에 부부의 방을 계획했다.
편리한 공간이 꼭 편안한 공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주거공간에 불편한 부분이 있어야 편안함이 더 극대화되며, 그것을 느끼고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족이 전원 속의 두 번째 주택에서 방에 머무는 시간보다 앞마당, 중정, 뒷마당, 그리고 사이 계단과 사이 복도를 통해 도시의 아파트에서 맛보지 못한 다양한 자연을 느끼며 즐기기를 바란다. 가거지지가 지닌 의미를 공감하면서 …….
-
2018-06-11
-
-
정읍 전원주택, 중정형 테라스가 돋보이는 주택
-
-
넓은 마당은 물론 아이들만의 전용 공간이 있으면서 가족 간에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는 주택. 하지만 한 가족임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주택은 없을까? 건축주는 이전에 살던 단독주택의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정읍 주택을 지었다.글 이상현 기자 | 사진 이상현 기자, 윤동규 작가
HOUSE NOTE▶DATA위치 전북 정읍시 구룡동지구/지역 계획관리지역건축구조 1층 철근콘크리트조 2층 경량 목구조대지면적 807.00㎡(244.11평)건축면적 164.83㎡(49.86평)건폐율 20.43%연면적 301.34㎡(91.15평) 1층 179.20㎡(54.20평) 2층 122.14㎡(36.95평)용적률 37.34%
전북 정읍시 구룡동 정읍북로 너머로 산과 들이 바라보이는 성황산 자락 끝에 모던하고 심플하게 디자인한 화이트 톤의 주택이 단박 눈에 띈다. 대지는 완만한 경사지에 계단식으로 조성한 소규모 주택단지 하단에 자리하며, 차로 10분 이내에 사회 기반시설과 생활 편의시설이 밀집한 도심으로 접근할 수 있다. 산 하나를 사이에 두고 도시의 편리함과 전원의 아름다움을 모두 즐길 수 있는 도시형 전원주택지다.대지는 북동에서 남서로 긴 형태이며, 우측에 단지 내 도로가 있고 좌측에 아담한 소나무 숲이 있다. 그리고 뒤쪽으로 단차를 두고 주택이 들어선 대지와 접하며, 앞쪽에 작은 택배 물류창고가 있다. 좌향을 남동향으로 잡고 우측 가까이 주택을 배치함으로써 좌측에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프라이빗한 마당이 만들어졌다.건축주에게 이곳은 두 번째 단독주택인 셈이다.“이 전에도 20여 년간 단독주택에 살았는데, 몇 년 전 도로확장으로 마당이 도로에 편입됐어요. 마당이 사라지다 보니 현관문을 대문처럼 사용하게 돼 프라이버시 문제도 그렇고 여간 답답한 게 아니었어요. 그래서 넓은 마당을 확보할 수 있는 곳에 집을 새로 지은 거예요.”
주택 전면에 작은 택배 물류창고가 있어 주거 공간을 2층으로 올렸다. 시야가 확보돼 시원하게 맞은편 산을 조망할 수 있다.
대지 앞에 택배 물류창고가 버티고 있어 시원한 뷰를 확보하고자 성토한 후 1층 철근콘크리트 필로티구조 위에 2층 경량 목구조 주거공간을 계획했다. 2층 매스는 위에서 보면 ‘H’자 형태의 모던한 스타일이며, 주조 색인 화이트와 포인트 색인 그레이로 단순함 속에서 변화미를 느끼게 했다. 주택의 전면에선 ‘一’자형 매스처럼 보이지만, 좌·우측에선 두 개의 매스 사이에 ‘凹’자 형태로 쏙 들어간 부분이 보인다. 필로티와 캔틸레버 구조를 활용해 2층 매스를 1층보다 더 길게 빼 현관 앞에 포치가 생겼다. 데크에는 방부목, 천장에는 적삼목을 설치해 주택 입면에 따듯한 느낌을 더했다.
현관에 들어서면 전면에 바비큐장 입구가 보이며, 좌측에 계단실, 우측에 붙박이장이 있다.
▶MATERIAL외부마감 지붕 - 노출형 방수시트(한경희 시트방수), 강판 징크 외벽 - 그래뉼(테라코사) 데크 - 방부목내부마감 천장 - 실크벽지(LG하우시스) 내벽 - 실크벽지(LG하우시스) 바닥 - 강마루 화이트골드(풍산마루), 폴리싱 타일단열재 지붕 - 수성 연질폼 180T 외단열 - 비드법 1종 1호 50T 내단열 - 수성 연질폼 160T계단실 디딤판 - 애쉬 오크 난간 - 평철창호 로이 3중 유리 독일식 시스템 창호(살라만더), 폴딩 도어(이지폴딩)현관 빅하우스조명 비츠주방가구 한샘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난방기구 경동 나비엔설계 POA건축사사무소 010-9439-5709시공 ㈜홈스토리하우스 1544-1553 www.homestoryhouse.com
필로티 구조지만 폴딩 도어를 설치해 날씨에 상관없이 사계절 내내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따로 또 같이, 중정 같은 테라스현관에 들어서면 좌측에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고, 전면에 바비큐장으로 통하는 문이 보인다. 애초 1층을 필로티구조 주차장으로 계획했지만, 주택 우측면에 2대분의 주차장이 있기에 주차장을 또 만드는 것이 아까워 폴딩 도어를 설치해 바비큐장으로 변경했다. 건축주는 “강풍이 불거나 눈비가 내리더라도 지인을 초청해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말한다.
1층과 2층을 잇는 계단실. 수직으로 긴 창을 내 채광을 확보했다.
화이트 대리석 타일과 실크벽지로 마감한 거실. 주방과는 낮은 가벽을 설치해 공간을 구분하면서도 답답함이 없다.
상부장을 없애고 숲을 향해 큰 창문을 내 시야가 시원하다. 냉장고 크기에 맞춰 제작한 붙박이장이 깔끔함을 더한다.
계단실을 따라 중문을 열고 2층 주거공간으로 들어서면 홀 좌측의 긴 통창으로 눈길이 간다. 배면의 거실과 주방/식당, 전면에 자녀들의 침실과 욕실을 잇는 복도 사이에 중정 같은 테라스를 설치했기 때문이다. 테라스는 물리적으로 전·후면의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을 구분하고 집 안 깊숙이 자연광을 끌어들이며, 시지각적으로 공간을 확장해 개방감을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한다. 거실과 주방/식당 사이에 만든 낮은 가벽은 두 개의 공간을 부분적으로 구분하면서 쌍방향으로 시선이 교차하도록 한 장치다. 안방은 가족 간 프라이버시를 확보하면서 모든 실을 관리하기 편한 홀 오른편 북쪽 매스 끝에 있다. 안방을 포함해 자녀의 침실 모두 동남향이기에 채광이 풍부하며, 거실과 주방/식당은 중앙 테라스를 통해 자연광을 끌어들여 분위기가 밝고 화사하다. 이런 배치는 건축주의 고민이 담긴 결과다.
거실에서 본 테라스. 거실과 주방에 채광까지 책임지는 정읍 주택의 핵심 공간이다.
북쪽과 남쪽 2개 매스 사이를 띄워 생긴 중정 같은 테라스다. 잠시 바람을 쐬는 휴게공간이면서 건축주가 골프 퍼팅 연습도 하는 곳이다.
“처음에 여타 집처럼 1층에 안방과 주방/식당, 거실을 두고 2층에 아이들 방을 배치하려고 했어요.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자기들만의 공간을 원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가족이 집에서 떨어져 지낸다는 느낌이 들것 같았어요. 홈스토리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한 가족이 세대별로 따로 또 같이 지낼 수 있는 이런 공간 배치가 나온 거예요.”
안방에는 드레스룸과 전용 욕실이 있다.
침실에는 코너창을 설치해 앞산 뷰를 집 안으로 끌어들였다.
천장과 벽, 바닥까지 화이트 톤으로 일체화한 인테리어는 각각의 공간이 마치 하나의 넓은 공간처럼 보이게 만든다. 바닥은 관리하기 쉽도록 대리석 타일로, 벽과 천장은 실크 벽지로 마감했다. 자칫 차갑게 보일 수 있는 모던함에 창틀과 선반에 따듯한 질감의 애쉬 오크를 대고 간접 조명으로 포인트를 줘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주방 전면 싱크대 위에는 소나무 숲을 바라보도록 주부들의 로망인 큰 창을 설치하고 그레이 헥사곤 타일로 마감했다. 건축주는 예전 주택의 아쉬움을 개선한 인테리어라고 한다.“예전에 살던 집의 인테리어가 브라운 색상으로 분위기가 어둡고 탁했어요. 그러다 보니 축 늘어지는 분위기가 없잖아 있었죠. 그래서 집을 새로 지으면서 무조건 밝고 화사하게 꾸미자고 했어요. 벽지나 조명을 화이트 톤으로 선택하고, 창호도 단열과 기밀을 염두에 두고 로이 3중유리 독일식(살라만더) 시스템창호로 시원스럽게 낸 거예요.”
남쪽 매스에 복도를 두고 자녀 방과 욕실을 배치했다.
자녀 방. 모든 창틀엔 원목을 덧대 공간에 따듯함을 더했다.
건축주는 “주택이 시내와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아서 좋고, 예전 주택의 아쉬움을 모두 보완해 만족스럽다”면서, “아이들도 주택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주말이면 친구들을 초대해 온종일 지낼 정도”라고 한다. 대지가 지닌 단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최대로 부각시킨 디자인이 돋보이는 정읍 주택. 테라스를 통해 집 안으로 끌어들인 소나무 숲처럼 늘 푸른 기운이 넘치기 기대한다.
2층 매스를 길게 빼 만들어진 포치. 주랑 같은 느낌도 든다.
입면은 화이트 톤 베이스에 그레이 톤으로 포인트를 줘 모던한 느낌을 자아낸다. 여기에 현관은 방부목 바닥과 적삼목으로 따듯함을 더했다.
안쪽 마당에서 바라본 정읍 주택. 전면 1층에 필로티 구조를 이용한 바비큐장이 보이며 좌측 2층엔 분절된 매스 사이로 중정형 테라스가 있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
2018-06-11
-
-
【전원주택 짓기】 이것만은 꼭 알고 짓자 ⑦ 우리집 건축구조
-
-
우리 집에 맞는 건축구조는?건축의 첫걸음은 구조를 결정하는 것이다. 구조에 따라 공간 계획과 인테리어가 결정되기에 집 짓기를 계획할 때는 무엇보다 구조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최근 추세를 보면 목구조와 철근콘크리트 구조가 많은 건축주의 선택을 받고 있다. 경제성과 효율(목구조), 디자인(철근콘크리트 구조)을 중시하는 이들이 증가한 결과다.글·사진 윤세상 ㈜하우징팩토리 대표이사 T 1670-6840 www.housingfactory.co.kr
시간이 지날수록 거주에 큰 불편을 초래하는 벽돌집은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
예전에는 벽돌로 벽체를 쌓고 그 위에 나무나 슬래브를 얹혀 지붕을 덮어 완성하는 벽돌집이 많았다. 건축비가 저렴하고 시공이 간편해 빨리 어렵지 않게 집을 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벽돌집은 방수와 단열에 치명적인 약점을 지녀 거주에 적지 않은 불편을 준 게 사실이다. ‘단독주택은 춥다’라는 인식이 만연하게 된 이유가 이러한 벽돌집의 난립과 무관하지 않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렇다면 벽돌집이 왜 문제인가. 벽돌집은 레고처럼 벽돌을 한 개씩 쌓아 짓는다. 아무리 잘 쌓는다 해도 시간이 지나면 크랙이 발생하고, 단열재와 벽돌(마감재) 사이가 벌어지면서 단열 성능이 떨어지고, 벽돌 줄눈 사이로 물이 스며들어 항상 습한 집이 된다. 내구성을 높이고자 외부에 18㎜ 미장을 하더라도, 이 역시 시간이 갈수록 급격하게 강도가 떨어져 결국 집은 하자 투성이가 되고 마는 것이다. 필연적으로 하자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벽돌집을 대체한 것이 철근콘크리트 주택이다. 우리나라에 아파트가 유행처럼 급속도로 번지면서 단독주택도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짓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그러나 사실 콘크리트는 엄청난 하중을 견디도록 개발된 고층 건물을 위한 건축 재료로, 저층 단독주택에 철근콘크리트 구조를 적용하면 공사비가 증가하고 공간 활용도가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저층에 상대적으로 건축비가 저렴한 목구조가, 고층에는 철근콘크리트 구조가 주로 쓰인다. 1990년대 후반 우리나라에 북미식 경량 목구조가 소개되면서 지금은 적지 않은 단독주택에 목구조 공법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전원주택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데 경제성, 친환경성, 관리의 편리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단독주택에서 철근콘크리트 구조는 안 되고, 목구조만 해야 한다는 건 아니다. 두 구조의 장단점을 생각해 우리 집에 적당한 공법을 고르면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양한 층간 공간을 만들고 모던한 디자인을 선호한다면 철근콘크리트 구조를, 단열성과 공간 효율성 그리고 경제성을 고려한다면 목구조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디자인은 철근콘크리트, 효율은 목구조먼저, 철근콘크리트 구조는 옥상정원이나 옥탑방 등 옥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거나 넓은 발코니를 내는 데 적당하다. 옥상정원이나 옥탑방을 위해서는 평지붕을 계획해야 하는데 이때 철저한 방수 대책이 필요하다. 방수에 효과적이고 구조적으로도 이들의 무게를 감당하기에는 목구조보다 철근콘크리트 구조가 낫다. 그리고 건축물의 규모와 형상에 관계없이 자유로운 디자인이 가능하고, 마감재가 되는 콘크리트가 주는 모던한 이미지는 건축물을 더욱 감각적으로 만든다. 내화성이 좋고 진동과 소음에 강한 것도 장점이다. 문제는 목구조보다 단열 성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콘크리트는 열 손실을 발생시키는 주범이다. 철저한 단열과 기밀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운 집이 되기 십상이다. 면적 활용 면에서도 불리하다. 흔히 사용하는 스티로폼 단열재를 적용해 벽체를 구성한다고 가정하면(중부지방 기준)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벽체 두께는 스티로폼 140㎜(나 등급) + 콘크리트 200㎜ + 내부 각재상 30㎜ + 석고보드 19㎜(2장)를 합쳐 총 389㎜(38.9㎝)로, 40㎝ 가까이 된다. 반면, 목구조는 스티로폼 50㎜ + 목구조 140㎜(목구조 사이에 글라스울 단열재) + 석고보드 19㎜(2장)로 총 209㎜(20.9㎝)에 불과해 벽체 두께가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1/2에 불과하다. 따라서 같은 규모라도 목구조의 공간 활용도가 더 높다. 그러나 목구조는 디자인 면에서 한계가 있다. 박스 형태 건축물을 짓거나 주택에 옥상정원과 넓은 베란다를 구성하는 것이 목구조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방수와 내구성에서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다. 공간에 확장성을 부여해 개선된 디자인을 얻으려면 공학목재(글루램)를 써야 하는데 문제는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아 건축비가 크게 올라가게 된다.
더 이상 마감재 차이로 구조를 결정하지 않는다목조주택이 우리나라에 소개된 초창기만 하더라도 목구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빌더들이 집을 지으면서 적지 않은 하자가 발생했다. 그래서 목조주택은 춥고 물이 새고 곰팡이가 생기는 집이라고 인식하는 이들이 있었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콘크리트 주택을 짓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캐나다, 미국, 일본 등과 활발한 기술 교류가 이뤄지고, 이를 통해 공법이 발달함에 따라 이제는 시공 기술이 안정적인 단계에 들어섰다고 할 수 있다.
위 사진에서 콘크리트 주택과 목조주택을 구분할 수 있는가? 전문가가 직접 가서 봐야 알 수 있을 정도로 사진으로만 이를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왼쪽이 콘크리트 주택이고 오른쪽이 목조주택이다. 콘크리트 질감을 그대로 잘 표현하는 패널 형식 마감재의 등장 등으로 모든 마감재의 혼용이 가능해지면서 이와 같이 목조주택과 철근콘크리트 주택의 경계가 허물어진 것이다.
목구조와 철근콘크리트 구조에 대한 오해와 진실
철근콘크리트 주택을 양단열 공법으로 시공 중이다.
철근콘크리트 주택은 춥다? 이는 단열을 부족하게 시공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철근콘크리트 주택은 외부에 열반사 단열재 1겹을 붙이는 게 전부인데, 이렇게 하면 단열성이 좋을 리 없다.사진과 같이 양단열 공법을 적용하면 월등히 향상된 단열 성능을 기대할 수 있는데 철근콘크리트 구조의 양단열 공법을 이해하고 적절하게 시공할 업체가 많지 않다. 따라서 철근콘크리트 주택을 계획하고 있다면 반드시 시공 업체의 단열재 시공 능력을 확인해야 한다.
목구조 공사가 진행 중이다.
목조주택은 쉽게 무너진다? 목구조의 내구성을 의심하는 건축주들이 있다. 목재는 외부 물리적 충격에 매우 유연하다는특징이 있다. 유연한 경량의 부재를 반복적으로 사용하기에 목구조는 구조적 중복(Redundancy)이 발생하는데, 이는 건축물의 주된 하중 외에도 예기치 않은 외부 충격 등에도 충분히 버틸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유로 목구조는 갑작스러운 건축물 붕괴가 일어나지 않으며 지진 하중이나 풍 하중에 저항성이 뛰어난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
2018-06-11
-
-
[횡성 목조주택] 머물러 살 만한 곳, 횡성 가거지지
-
-
머물러 살 만한 곳, 횡성 가거지지可居之地
머물러 살 만한 살기 좋은 주택(곳)이란 뜻의 횡성 가거지지可居之地. 상주하는 공간은 아니지만, 가족이 머무는 동안 가거지지가 지닌 의미를 함께 공감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당호堂號를 지었다. 그리고 그 이름의 뜻대로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글 정예랑 소장(정예랑건축사무소) | 사진 노경 작가
<기사 전문 보기>
-
2018-0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