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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2
이오의 정원이야기 22 정원행동, 재미있는 장미 정원 만들기 필자는 이번에 한국장미회에서 주최한 세계장미대회에 참석했는데, 장미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을 실감한다. 장미가 주는 매력을 알고, 그중에서도 일부러 개성을 가진 장미를 찾아 식재할 정도로 그 인기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장미 정원을 만드는 방법은 각 나라마다 특징이 있는데, 하나의 장미로도 그 표현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필자도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 이번 호에서는 장미의 다양한 향기와 색감 그리고 화형을 활용해 화단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고민하는 것이 좋다. 스토리를 담아 독특하게 구성할 수도 있다. 특히, 식용 장미를 이용한 정원 만들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는 정원을 만드는 새로운 접근이 될 수 있다. 흔히 장미를 꽃 중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장미는 많은 사람의 기억과 삶에서 인상 깊은 꽃인 것은 분명하다. 주제가 된 장미 집 주변에 장미를 심어보자. 많지 않아도 충분히 화단을 만들 수 있는 곳이 있다. 때로는 한 송이로 집 전체를 덮도록 심을 수도 있다. 많지 않은 양에도 장미가 정원에서 중심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가을까지 핀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장미가 5월에 한 번 피고 나서 더 이상 피지 않았다면, 이제는 품종이 개량되면서 수명도 길어지게 됐다. 그만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니 중심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게 된 셈이다. 이처럼 적은 양으로도 향기 가득한 정원을 만들 수 있으니 그 매력에 빠지는 것도 당연하다. 아치와 담장에 핀 장미는 새로운 경관이 주는 신선함을 선사한다. 벽면과 마감재에 핀 장미는 정원에 입체감을 부여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치에 꾸민 장미 정미 정원에서 아치를 이용하는 것은 가장 쉬우면서 입체적인 형태로 구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입구나 정원 중심 등 각 영역에 마련한 아치는 정원에 리듬감을 부여한다. 먼저 출입구에 설치한 아치는 오가는 길에 만나는 장미로 기억하기 쉽다. 중심에 설치한 아치를 통해 동선을 따라 마주한 경관은 어느 곳보다도 특별하다. 아치는 크기와 재료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목재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고, 철재는 곡선 제작이 용이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로 연출할 수 있다. 벽돌은 제작은 어려워도 장미와의 조합이 편안해 장식성이 강하다. 아치 높이는 2.5m 이상으로 계획하길 권한다. 낮은 아치는 자칫 공간을 답답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색상도 양쪽에 같은 색상으로 하느냐, 다른 색상으로 하느냐 아니면 한쪽에만 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벽면을 이용한 장미 장미를 벽면에 이용할 때는 그림 그리듯이 연출하면 쉽다. 이것도 정해진 방법은 없고 개성을 담아 표현하면 된다. 필자는 장미가 13m 벽면 전체를 감싸도록 계획했다. 또, 벽면뿐만 아니라 담장에 이용해도 좋다. 단조로울 수 있는 담장도 장미로 색을 입히면 멀리서부터 집을 감싼 화려한 연출로 돋보인다. 색상도 흰색에서 시작해 분홍색, 노란색, 빨간색 순으로 나열하면 변화가 보이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때 단색만을 사용해 지루하게 연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자. 설치도 직접 고정 핀을 다는 방법과 별도 구조물을 이용하는 법으로 나눌 수 있다. 고정 핀을 다는 방법은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건축물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별도 구조물을 통해 설치하는 방법은 장식성을 살려 화려하게 보이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이 부담된다. 집 전체에 강한 인상을 주는 장미는 연출 방법에 따라 화려하거나 소박하다. 화분에 핀 장미 혹시 정원이 없다면 화분 몇 개로 연출해 보자. 현관 입구 또는 매장 앞에 둔 화분 장미는 오가는 사람들이 웃음꽃을 피울 이유일 것이다. 화분 장미에는 몇 개의 품종이 있는데, 그중 대표적으로 ‘레이디 오브 샬롯’, ‘프린세스 앤’, ‘프린세스 알렉산드라 오브 캔트’를 추천한다. 모양이 다른 여러 개의 화분을 모아 연출하는 것도 재미있다. 휴식 공간에 화분 장미를 놓으면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화분은 이동할 수 있기에 매번 그 위치를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화분은 충분한 토양으로 장미를 건강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20L 이상의 크기로 준비하면 좋다. 이렇게 화분 장미의 다양한 연출을 위해서는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장미회’라는 민간단체는 세계장미회에 소속되어 세계장미인들과 국제적인 교류 활동도 하고 있다.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을 일컫는 ‘로자리안’이라는 단어도 생겼다. 이러듯 여가 생활로 깊게 자리잡은 장미재배는 새로운 문화로 그 영역을 점차 넒혀가고 있다. 5월에 피웠던 장미꽃 몇 송이가 필자의 작업실 옆에 마른 꽃으로 매달려 있다. 이미 생명은 다했지만 아직 남은 색상이 그날, 5월의 기쁨을 이어가는 듯하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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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정원 행동, 장미 정원을 돌보는 방법 정원에서 장미가 주는 즐거움은 크다. 향기 또한 그 매력에 한 번 빠지면 어느새 정원에 장미를 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향기 이외에도 색과 화형花形 등 다양한 재미요소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장미는 5월에서 11월까지의 기간 동안 가장 돋보인다. 이에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정원 장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5월의 장미는 어느 꽃보다도 매력적인 모습이다. 화분에 핀 작은 장미부터 벽을 장식하는 장미 그리고 입구 아치를 감싼 장미는 정원에서 우리의 발걸음을 잡는다. 이런 장미를 몇 가지만 기억하면 누구든지 쉽고 건강하게 가꿀 수 있다. 그럼 장미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체크하면 좋을까. 이를 위해 필자는 정원에 110그루가 넘는 장미를 피워냈다. 작은 공간에 비교적 많이 있는 편인데, 이는 품종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을 관찰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주택에서 장미 정원을 조성하고 가꿀 때 필자가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장미 정원 조성 시 체크해야 할 사항 1 햇빛을 좋아하는 장미 장미는 하루 최소 6시간 햇빛이 들어오는 공간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햇빛은 장미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된다. 마치 우리가 매일 먹는 식사와 같다. 필자는 주택을 중심으로 사방에 장미를 심었다. 햇빛을 받는 시간에 따라 장미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기 위해서다. 물론 햇빛에 비교적 늦게 노출된 장미도 꽃은 피우지만 다른 곳보다 꽃송이가 적은 것을 볼 수 있었다. 2 바람을 좋아하는 장미 바람은 병충해로부터 장미를 보호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병충해는 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이 때문에 장미 정원에는 통풍이 잘 되게 물리적인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에 가지치기도 햇빛과 바람이 골고루 들어올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겨울철 지속되는 바람은 오히려 장미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바람이 식물을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바람이 너무 심한 곳은 피해 주어야 한다. 3 장미를 건강하게 만드는 적당한 거름 작년부터 필자는 장미에 특별한 거름을 주지 않고 있다. 퇴비함에서 나오는 거름 정도만 봄에 주고 있다. 퇴비장과 떨어진 장미는 이마저도 받지 못하고 있다. 보통 장미는 1년에 3번 거름을 주지만, 이 거름주기를 중지한 것은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장미 스스로 꽃의 양을 조절하며 피우길 바랐기 때문이다. 영양관리를 하면서 꽃을 피우도록 장미에게 선택권을 준 셈이다. 이런 정원 행동은 정원의 모든 식물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4 뿌리를 튼튼히 만들어 줄 멀칭 멀칭은 유기물로 토양을 덮어주는 것을 말한다. 흔히 텃밭에서 비닐로 덮어주는 것도 멀칭의 한 방법이다. 멀칭을 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토양의 습도를 유지하고 토양 속 미생물의 활동을 왕성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런 환경은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촉진한다. 식물에게 뿌리는 생리적 조건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미를 심고 나면 멀칭을 꼭 해주어야 한다. 5 농약 사용 없이 장미 키우기 농약은 개인 여건과 정원 형태에 따라서 선택해야 한다. 개인 정원이라면 농약 없이 장미를 키워보자. 장미가 각종 해충으로부터 견디어 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수 있다. 또, 상처를 남기고 겨우 이겨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시련을 거친 장미는 결국 스스로를 지켜낸다. 참고로 농약은 토양 속 미생물이 움직이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한다. 그 사실을 안다면 농약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친환경 제품조차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장미를 믿고 응원하기 때문이다. 요즘 정원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장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장미를 피워내기 위해 많은 노동과 화학제로 장미를 돌보는 방법은 잠시 접어두자. 우리에게는 건강한 물리적 환경과 정원 행동을 선택하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다음 세대도 건강한 장미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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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지속가능한 정원 만들기 정원 행동 두 번째 집인 정원에서 공간을 나누고 위치와 면적을 조정했다면, 이제는 마감재를 적용하듯 색을 입혀보자. 정원사에게는 자연의 색으로 정원을 채워나가는 일 또한 큰 즐거움이다. 이전 호에서는 식물을 배치하는 법에 대해 다뤘다면, 이번 호에서는 활기찬 자연의 색을 유지하기 위한 정원 관리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정원 식물은 사람의 손길로 가꾸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 현재 정원을 관리하고 있는 중이라면 혹시 사람에게 의존하도록 식물을 가꾸고 있지 않은지 돌이켜 생각해 보자. 그럼 정원에서 식물을 자연의 순리대로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우리는 어떤 ‘정원 행동’을 하면 좋을지 고민을 해보자. 나는 사람이 아닌 식물의 관점으로 방향을 옮겨보려고 한다. 가꾸는 정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정원이다. 그동안 땅바닥에 붙어 있는 작은 꽃을 보기 위해 허리를 숙이는 정도로 바라봤다면, 이제는 눈과 코 그리고 귀를 좀 더 땅 가까이에 대고 관찰해 보는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가 몰랐던 세상이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원에서 이들과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괜히 말을 걸어오는 자연의 말소리도 들리는 듯하다. 자연 숨소리가 살아있고 모든 식물이 건강한 야성野性을 잃어버리지 않아 힘찬 에너지로 꽉 찬듯한 그런 공간에 내 몸과 마음을 기대보려 한다. 정원 행동 1 건강한 식물은 멀칭 mulching에서 시작한다. 숲속을 거닐다 보면 다양한 유기물들이 토양을 덮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와 같이 정원도 속살이 보이는 토양이 아닌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해 멀칭을 해야 한다. *에다폰 edaphon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흔히 지력이라고 불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이해하고 있다. 휴작을 하거나 연작을 피하는 것처럼 땅의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토양이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도록 다양한 미생물을 돌봐야 한다. 이처럼 토양을 돌보는 것이 지속 가능한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기 때문에 멀칭은 중요한 것이다. 멀칭 재료 또한 가능하다면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 입장에서 관찰해 보면 일반적인 *바크 bark보다 토양 속 미생물을 사용하는 쪽이 좋은 서식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다폰 edaphon 토양 내 존재하는 유기체의 총칭 *바크 bark 목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 2 적절한 양분이 식물의 힘을 키운다. 우리는 식물들이 정원에서 꽃을 많이 피우길 기대하며 과한 양분을 주고 있다. 하지만 양분은 식물 스스로가 꽃의 양을 결정하도록 적절하게 공급하는 것이 좋다. 식물 건강을 챙기거나 열매를 좋게 하기 위해 비옥한 땅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장미는 보통 일 년에 3회 거름을 주어 꽃을 피우는데, 나는 작년에 전혀 거름을 주지 않았다. 식물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꽃은 조금 줄어들지 모르지만, 정원에 함께 식재 한 다른 꽃이 피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3 생태계에서 동반 식물은 기본 질서다. 정원에서는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기 때문에 병이 생기거나 벌레가 오더라도 한 작물 정도만 피해를 입는다. 즉, 한 품종이 대부분을 차지하지 않고 여러 품종이 서로 어우러지는 다양성을 만들어 줘야 전체적인 피해가 예방되는 것이다. 시각적인 감동이 있는 풍경을 넘어 건강한 생태 환경을 가진 식물 관계를 만들어 주자. 4 충분한 햇빛과 바람이 보약이다. ‘좋은 햇빛과 바람이 식물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정원에서도 적당한 장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태양을 필요로 하며 살아가는 식물에게 충분한 햇빛은 중요한 식량이다. 또, 햇빛과 마찬가지로 바람은 세균이나 병이 서식하기 싫어하는 생육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익혀야 한다. 5 ‘빗물 저금통’은 영양제다. 정원에서는 수돗물 사용도 줄여야 한다. 대신 빗물 저금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빗물은 수돗물보다 좋은 영양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 모아두면 식물에게 좋은 양분이 된다. 또한 식물에 물을 자주 주는 것보다는 정원에서 살아남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겠다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는 것도 좋은 정원 행동이다. 6 퇴비함이 있는 정원 앞으로는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에 우리는 자연의 방식을 존중하기 위해 정원에서 폐기물이 아닌 유기물을 발생시켜 멀칭 재료와 거름을 만들어야 한다. 가정이라면 미생물에게 음식물을 제공해 그것을 다시 정원에 사용할 수 있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퇴비통에서 미생물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때는 60℃에 가깝게 온도가 높아지며, 한겨울에도 미생물들은 계속해서 움직여 영상 20℃의 온도를 보인다. 정원문화에도 조금은 새로운 생각과 판단 그리고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준비해야 한다. 소비하고 없어져 버리는 환경이 아닌 계속해서 이어질 환경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정원 행동’을 통해 훗날 나와 가족 그리고 우리 사회에 건강한 자연환경을 돌려주고자 한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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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② ‘두 번째 집’은 어떤 공간이 필요할까. 그리고 검토한 공간 간의 관계를 파악해 보자. 마지막으로 위치와 면적은 자연조건을 반영해 구체화시켜 나간다. 정원 계획은 마치 정성을 들여 키워낸 맛있는 열매와도 같아 보인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을 짓기 위한 부지를 찾는데 몇 개월 혹은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열심히 찾는 이유는 훗날 행복한 일상을 가지고 싶어 하는 인간의 당연한 욕구라고 생각한다. 부지를 찾았으면 이제 전문가 도움을 받아 집 짓기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보통 예비 건축주는 집 짓기를 앞두고 건축가를 찾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원 전문가인 나를 먼저 찾아온 건축주가 있었다. 건축주가 되기에 앞서 정원주로 시작한 것이다. 정원주는 작은 펜션 두 채와 카페 한 채를 함께 지으려고 하는데, 정원이 예쁜 건축물을 짓기 위해 건축가보다 정원사를 먼저 찾게 되었다고 했다. 흔한 경우가 아니었지만 정원사 입장에서도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계 방향은 도면에서 보이는 것처럼 세 채의 건축물이 적당한 프라이버시와 유대를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정했다. 더불어 ‘두 번째 집’인 정원을 건축물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편리함과 미적 연결성을 가지는 장치로서 접근했다. 다음은 집 앞에 있는 작은 호수를 고려한 각 건축물의 배치 계획이다. 먼저 부지 북(서) 쪽에 두 채를, 남쪽에 한 채를 배치해 호수로 향한 시야를 열어 주었다. 그리고 각 건축물을 이리저리 회전시키며 사이에서 생기는 공간 형태를 파악했다. 정원에서 건축물은 오브제와 같은 역할로 정해봤다. 특별한 장치가 아니어도 충분히 훌륭한 장식물이다. 이렇게 주어진 부지에서 집을 배치하는 과정을 통해 정원은 좀 더 풍요로워질 준비가 된다. 배치 계획 1. 배치 계획 2. 배치 계획 3. 주택 정원에서 공간 찾기 처음 건축을 계획할 때 필요한 실, 위치 그리고 크기를 검토하는 것처럼 주택정원도 마찬가지로 필요한 공간과 위치, 면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조성될 정원 공간과 형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이다. 1 정원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메모하자 정원에도 쉼터, 텃밭, 꽃밭, 온실, 개인 공간, 수돗가, 창고 등 다양한 공간이 필요하다. 이때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검색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이와 같이 내가 필요한 공간을 찾아가며 메모해두면 공간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2 크기와 위치는 햇빛 방향을 고려하자 위에서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설정했다면 다음은 면적을 계획해야 한다. 면적을 정하는 방법은 첫째, 사용 인원과 빈도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쉼터의 경우 한곳이 아닌 여러 곳에 적절히 배치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편이 좋다. 기본적으로 ‘쉼’의 역할을 하지만 정원을 바라보는 조망 공간, 티타임을 가질 수 있는 취미 공간 등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참고로 다양한 쉼터 중 면적이 넓은 쉼터는 정원에서 중심이 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위치를 정해보자. 둘째, 집을 중심으로 햇빛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찰해 본다. 계절에 따라 들어온 햇빛은 머무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잘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다. 3 기타 공간을 배치하자 정원에서 중심 공간이 정해졌다면 이제 남은 공간을 차례로 배치한다. 수돗가는 쉼터 주변에 설치해 휴식 중 수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하거나 빈번한 사용이 예상된다면 주방에서 오고 가기 편리한 곳에 배치한다. 창고는 많이 사용하는 공간이지만 미관상 눈에 잘 들어오는 곳보다는 집 중심으로부터 조금 숨겨진 곳이나 많이 사용하지 않을 곳으로 배치한다. 또는 예쁘게 만들어 오브제와 같이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건강한 정원 환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퇴비함은 텃밭 주변에 배치해 편리한 동선을 가진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요즘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반려동물 공간은 집과 가까운 곳에 두어 반려동물이 사람들과 자주 마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나는 툇마루 아래에 계획했는데, 실제로 반려동물이 편안하게 자주 이용하고 있다. 정원은 ‘두 번째 집’이기 때문에 필요한 공간을 검토한 후 자연조건을 고려한 위치·면적을 계획해 편리하고 재미있는 모습으로 조성할 수 있다. 봄을 맞이하며 집 짓기를 시작하는 건축주들이 많다. 아름다운 집과 그에 어울리는 정원을 만들기 위해 이번 호에서 다룬 내용을 참고하고 적용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 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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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주택정원을 계획하기 전 살펴볼 사항 1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주택정원은 단순히 꽃과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닌 용도에 맞춰 공간을 설정하고 동선을 계획해 꾸며나가는 작업이다. 이는 언뜻 집 짓기와 비슷해 보인다. 여러 가지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고 정성껏 가꾼 정원은 계절과 함께 뿌듯함으로 돌아온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 짓기는 체력 소모와 함께 금전적인 여유도 사라지는 활동이다. 이는 집을 지어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땀 흘려 지은 집에 입주하게 되면 마치 여행을 온 듯한 들뜬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정원도 마찬가지다. 보통 1~2년 동안 스스로 고민하고 작업하는 과정을 거쳐 나름대로 완성하는데, 계절과 함께 바뀌어가는 모습에 더욱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것이 정원이 주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봄이면 주택정원을 준비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에게 내가 꼭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이번 호는 주택정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좀 더 짜임새 있는 모습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알짜 정보라고 생각해도 좋다. 더불어 시간과 예산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식재 전 고려해야 할 요소 첫째, 정원은 꽃과 나무를 가득 심어 완성하지 않는다. 정원 만들기를 집 짓기와 비교한다면 단순히 커튼을 달고 벽지를 붙이는 작업이 아닌 방을 몇 개로 구성하고, 크기는 얼마로 해야 하며, 공간끼리 어떻게 배치할지와 같은 구체적인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주택정원은 두 번째 집이라고 할 만큼 외부에 생활공간을 조성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둘째, 나에게 꼭 필요한 공간 찾기. 정원에 꽃과 식물을 식재하기 이전에 텃밭이 필요한지, 잔디 비중을 얼마나 설정할지, 쉼터는 몇 개로 구성할지, 주차장은 어디에 배치해야 할지 등 나에게 필요한 공간은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공간을 찾는 방법은 집 짓기에서 방을 배치할 때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햇빛이 잘 드는 곳은 어디인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볼 때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등을 생각해 보면 그 공간이 더 정확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셋째, 알맞은 동선이 예쁜 정원을 만든다. 동선은 정원의 축과 주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직선과 곡선 그리고 사용할 재료를 고민하면 좋다. 예컨대 동선을 따라 피어 있을 꽃을 생각한다면 자연스러운 질감과 색상을 가진 식물로 선택해 따뜻하고 세련미 있는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넷째, 꽃과 나무 선택하기. 정원에서 용도를 설정하고 공간을 구획했으니, 먼저 큰 나무를 어디에 식재할지 고민해 본다. 보통 큰 나무는 정원 중심에 두거나 시설물 주변에 놓아 경직된 선을 부드럽게 만들어 공간을 한층 멋스럽게 연출해 준다. 다음은 중간 나무 위치를 선정한다. 공간 구획이 뼈대를 세우는 작업이라면 중간 나무 위치 선정은 뼈대 주위에 살을 붙이는 작업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공간마다 포인트를 둔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 계절을 대표하는 꽃을 계획하는 작업이다. 꽃을 선택할 때는 높이와 컬러, 개화시기에 따른 형태 등을 함께 살펴본다. 이 작업은 식물 노트를 함께 준비하면 좋다. 추가로 음지에서 피는지 양지에서 피는지, 물이 필요한지 아닌지 등을 함께 고민한다면 이후 생육환경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식재 후 정원 관리하는 방법 첫째, 건강한 식물 만들기.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멀칭 mulching을 해주면 좋다. 멀칭이란 식물을 심고 흙이 보이지 않도록 소나무 껍질이나 다른 유기물로 주변을 덮어주는 작업을 말한다. 멀칭을 함으로써 토양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잡초가 자라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겉보기에도 정원이 정돈돼 보인다.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토양을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으로 조성해 식물이 스스로 건강하게 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퇴비함 만들기. 먹고 남은 음식물부터 식재료 부산물까지 퇴비함으로 보내면 이를 정원 식물도 함께 먹는다. 또한 정원에서 나오는 많은 부산물도 퇴비함으로 보내 건강한 양질 퇴비를 스스로 만들도록 한다. 발효 과정 중 퇴비함 속 온도는 최대 60℃까지 올라가거나 한겨울에도 영상 10℃를 유지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퇴비함에서 미생물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물 주기. 처음 정원을 만들고 나서 2~3년 동안 정성껏 물을 준다. 이 시간은 식물이 땅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물을 자주 주는 것도 좋지 않다. 나는 3년 차가 되는 시점에서 정원에 물을 주지 않았다. 작년 한 해 두 달가량 비가 내리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자연의 생명력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실제로 1년간 지켜본 결과,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물론 물을 잘 주는 정원보다는 메마른 느낌이 보였다). 물 주기는 선택사항이니 굳이 따라 할 필요 없다. 이번 호는 정원을 만드는 것부터 완성한 정원 속 식물을 가꾸는 과정까지 짧게 정리해 봤다. 무턱대고 꽃과 나무부터 심어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집 짓기처럼 공간을 구성해가는 작업부터가 주택정원을 만드는 시작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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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치유정원을 만드는 데는 여러 요소가 있다. 그중에서도 이번 호에는 치유의 공간을 만드는데 그 시작을 가능하게 하는 동선에 대한 이야기다. 많은 사람들이 정원을 스스로 만들어 보고 싶어 하지만 쉽지 않은 이유가 있다.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 동선을 나누는 것임을 잊기 때문이다. 그만큼 정원을 만드는데 있어 동선은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겨울의 중심에서 찬 기운을 견디고 있는 정원의 식물들을 보면서 하루를 보내는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연주자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의 연주로 베토벤 소나타 월광을 들으며 잠시 눈을 감고 어딘가 안내를 받듯이 정원의 한 쪽 오솔길을 따라가 걷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어두운 공간을 따라 들어가지만 평화로이 느껴지는 이곳은 자연의 숨결이 내 온몸의 세포를 두들겨 주기도 하고, 내 몸 깊숙이 들어와 내 영혼을 만져주어 자연의 기운이 채워지는 느낌이다. 오늘은 원고를 쓰기 전에 무작정 다니엘 바렌보임을 검색했는데, 그의 연주를 들으면 감성이 충만해져 원고 쓰는 시간이 한결 즐거워진다. 다니엘 바렌보임을 좋아하는 이유는 음악을 통해서 평화와 치유를 이야기하는 그의 흔적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정원에서 동선의 의미 치유정원에서 동선은 어떤 방법으로 만들며 진행해야 할까? 먼저 정원에서 걷는다는 것에 대한 영감을 많이 받은 책을 소개한다. 다비드 르 브르통(David Le Breton)의 『걷기 예찬』 이다. 걷는다는 것은 잠시 동안 혹은 오랫동안 자신의 몸으로 사는 것이다. 걷기는 시간과 공간을 새로운 환희로 바꾸어 놓은 고즈넉한 방법이다. 정원에서 걷는다는 것은 공간을 이동하는 개념을 넘어 그 시간을 걷는다는 것이다. 특히 맨발로 정원을 거닐 수 있다면 자연과 내가 가장 가깝게 만나는 기회가 된다. 이는 내가 자연과 하나가 되는 지점이며 긴장을 풀게 하고, 생각을 정리하게 하며 때로는 나를 깊이 만나는 장소로 동선이 이용된다. 이런 동선 계획이 되기 위해서는 부드럽지만 동시에 지루하지 않아야 한다. 동선을 의도한 사람의 생각이 의도적으로 개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동선을 계획한다는 것은 흥미롭다. 동선을 계획할 때 이오는 크게 세 가지를 생각한다. 첫째, 동선이 주는 경험이 각기 다르다. 곡선과 직선의 동선은 서로 전혀 다른 경험을 만들어낸다. 걷는 속도로 인해 보이는 경관도 다르다 보니 치유 동선에서는 그 특징을 파악하고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선적인 동선은 끝에 보이는 경관과 바로 마주하기에 지루해질 수 있지만 초점을 만들어내면서 집중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명상을 유도하는 계획으로 좋다. 또한 직선 마지막 부분에서 다시 방향을 변경했을 때 이전 동선과는 다른 극렬한 다른 색감의 경관을 만들어 내면 시각적 정보가 전혀 다른 데에서 오는 감탄이 있어 직선만이 주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지루해질 수 있는 단점도 있기 때문에 그 길이와 직선 동선의 개수를 잘 조합해야 한다. 곡선의 동선은 심리적으로 다음 경관이 계속해서 이어져 나오기 때문에 기대감을 갖고 걷게 된다. 부드럽게 안내받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정원 입구에서부터 이런 동선을 이용하는 것은 정원의 기대감을 높인다. 구간마다 조용한 쉼터를 만들어 주면 심리적으로 안정적이고 대화를 많이 유도하는 동선 계획이 된다. 직선이든 곡선이든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은 계획이 흥미롭고 다채로운 공간을 만들어보는 첫 시작이 된다. 공간과 재료에 따른 동선 계획 둘째, 동선은 공간을 나누는 동시에 공간을 이어준다. 정원 전체에 이야기를 만들어주는 스토리와 같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공간마다의 특징과 이야기를 이어주며 걷는 사람들에게 경험을 통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라고 하고 싶다. 그래서 동선을 계획할 때 어떤 느낌으로 첫 이야기로 시작을 할지 그리고 전체 이야기는 무엇이 될지 상상해 보는 것은 정원 디자인을 고민하는 사람의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특히 치유의 이야기로서는 식물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가지고 동선 상에 녹여내는 것만으로도 그 재미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전 공간에 대한 기억을 남겨둔 채 다시 새로운 공간으로 들어서는데 필요한 시간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공간을 이어주는 동선의 의미를 기억한다면 나만의 치유동선 만들기가 즐거울 것이다. 셋째, 재료에 따라서 정원의 느낌을 좌우한다. 치유 동선에는 재료가 주는 소재의 특징도 잘 살펴보면 재미가 있다. 물론 경제적인 선택에 따라 소재를 고민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동선 재료의 선택이다. 이는 식물을 선택하는 것만큼의 중요도가 있다. 맨발로 정원을 거닐 수 있다면 자연 그대로를 내 몸 안으로 깊숙이 들이는 경험을 만든다. 굳어져 있던 그 어디선가부터 자연의 생명력이 밀고 들어오는데 그 느낌은 정원을 거닐며 느껴보아야 공감이 된다. 특히, 조용한 시간에 자연과 마주하며 걷는 정원은 천국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소재가 가지는 중요도는 높다. 소재가 주는 고정된 느낌에 따라서 그 길은 부드러워지기도 하고 경직되기도 한다. 둘 다 정원에서는 필요한 부분이지만 내가 어느 정도의 길이와 주변 식물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느낌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소재에 대한 경험을 내 몸으로 경험해 놓는 것이 생각하는데 도움이 된다. 정원 동선에 상상의 나래를 펼쳐라 이오는 작곡가들의 섬세한 상상력과 표현력에 감탄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음악을 좋아한다. 이런 음악적 표현에 이오의 생각이 열려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정원을 상상하는 시간이 이와 비슷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오선지 위에 음표와 쉼표를 비롯한 기호가 모여서 음악이 되듯이 정원 위에 그려진 동선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작곡가처럼 동선의 흐름과 강약을 만들고, 쉼표를 만들어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듯이 치유의 경험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정원에 치유의 동선을 고민해 보자. 그리고 그 길을 거닐며 나의 마음과 영혼의 온도를 높이고 몸을 건강히 만들어 내보는 상상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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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2
- 이오의 정원이야기 22 정원행동, 재미있는 장미 정원 만들기 필자는 이번에 한국장미회에서 주최한 세계장미대회에 참석했는데, 장미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을 실감한다. 장미가 주는 매력을 알고, 그중에서도 일부러 개성을 가진 장미를 찾아 식재할 정도로 그 인기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장미 정원을 만드는 방법은 각 나라마다 특징이 있는데, 하나의 장미로도 그 표현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필자도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 이번 호에서는 장미의 다양한 향기와 색감 그리고 화형을 활용해 화단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고민하는 것이 좋다. 스토리를 담아 독특하게 구성할 수도 있다. 특히, 식용 장미를 이용한 정원 만들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는 정원을 만드는 새로운 접근이 될 수 있다. 흔히 장미를 꽃 중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장미는 많은 사람의 기억과 삶에서 인상 깊은 꽃인 것은 분명하다. 주제가 된 장미 집 주변에 장미를 심어보자. 많지 않아도 충분히 화단을 만들 수 있는 곳이 있다. 때로는 한 송이로 집 전체를 덮도록 심을 수도 있다. 많지 않은 양에도 장미가 정원에서 중심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가을까지 핀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장미가 5월에 한 번 피고 나서 더 이상 피지 않았다면, 이제는 품종이 개량되면서 수명도 길어지게 됐다. 그만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니 중심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게 된 셈이다. 이처럼 적은 양으로도 향기 가득한 정원을 만들 수 있으니 그 매력에 빠지는 것도 당연하다. 아치와 담장에 핀 장미는 새로운 경관이 주는 신선함을 선사한다. 벽면과 마감재에 핀 장미는 정원에 입체감을 부여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치에 꾸민 장미 정미 정원에서 아치를 이용하는 것은 가장 쉬우면서 입체적인 형태로 구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입구나 정원 중심 등 각 영역에 마련한 아치는 정원에 리듬감을 부여한다. 먼저 출입구에 설치한 아치는 오가는 길에 만나는 장미로 기억하기 쉽다. 중심에 설치한 아치를 통해 동선을 따라 마주한 경관은 어느 곳보다도 특별하다. 아치는 크기와 재료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목재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고, 철재는 곡선 제작이 용이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로 연출할 수 있다. 벽돌은 제작은 어려워도 장미와의 조합이 편안해 장식성이 강하다. 아치 높이는 2.5m 이상으로 계획하길 권한다. 낮은 아치는 자칫 공간을 답답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색상도 양쪽에 같은 색상으로 하느냐, 다른 색상으로 하느냐 아니면 한쪽에만 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벽면을 이용한 장미 장미를 벽면에 이용할 때는 그림 그리듯이 연출하면 쉽다. 이것도 정해진 방법은 없고 개성을 담아 표현하면 된다. 필자는 장미가 13m 벽면 전체를 감싸도록 계획했다. 또, 벽면뿐만 아니라 담장에 이용해도 좋다. 단조로울 수 있는 담장도 장미로 색을 입히면 멀리서부터 집을 감싼 화려한 연출로 돋보인다. 색상도 흰색에서 시작해 분홍색, 노란색, 빨간색 순으로 나열하면 변화가 보이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때 단색만을 사용해 지루하게 연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자. 설치도 직접 고정 핀을 다는 방법과 별도 구조물을 이용하는 법으로 나눌 수 있다. 고정 핀을 다는 방법은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건축물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별도 구조물을 통해 설치하는 방법은 장식성을 살려 화려하게 보이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이 부담된다. 집 전체에 강한 인상을 주는 장미는 연출 방법에 따라 화려하거나 소박하다. 화분에 핀 장미 혹시 정원이 없다면 화분 몇 개로 연출해 보자. 현관 입구 또는 매장 앞에 둔 화분 장미는 오가는 사람들이 웃음꽃을 피울 이유일 것이다. 화분 장미에는 몇 개의 품종이 있는데, 그중 대표적으로 ‘레이디 오브 샬롯’, ‘프린세스 앤’, ‘프린세스 알렉산드라 오브 캔트’를 추천한다. 모양이 다른 여러 개의 화분을 모아 연출하는 것도 재미있다. 휴식 공간에 화분 장미를 놓으면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화분은 이동할 수 있기에 매번 그 위치를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화분은 충분한 토양으로 장미를 건강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20L 이상의 크기로 준비하면 좋다. 이렇게 화분 장미의 다양한 연출을 위해서는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장미회’라는 민간단체는 세계장미회에 소속되어 세계장미인들과 국제적인 교류 활동도 하고 있다.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을 일컫는 ‘로자리안’이라는 단어도 생겼다. 이러듯 여가 생활로 깊게 자리잡은 장미재배는 새로운 문화로 그 영역을 점차 넒혀가고 있다. 5월에 피웠던 장미꽃 몇 송이가 필자의 작업실 옆에 마른 꽃으로 매달려 있다. 이미 생명은 다했지만 아직 남은 색상이 그날, 5월의 기쁨을 이어가는 듯하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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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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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정원 행동, 장미 정원을 돌보는 방법 정원에서 장미가 주는 즐거움은 크다. 향기 또한 그 매력에 한 번 빠지면 어느새 정원에 장미를 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향기 이외에도 색과 화형花形 등 다양한 재미요소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장미는 5월에서 11월까지의 기간 동안 가장 돋보인다. 이에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정원 장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5월의 장미는 어느 꽃보다도 매력적인 모습이다. 화분에 핀 작은 장미부터 벽을 장식하는 장미 그리고 입구 아치를 감싼 장미는 정원에서 우리의 발걸음을 잡는다. 이런 장미를 몇 가지만 기억하면 누구든지 쉽고 건강하게 가꿀 수 있다. 그럼 장미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체크하면 좋을까. 이를 위해 필자는 정원에 110그루가 넘는 장미를 피워냈다. 작은 공간에 비교적 많이 있는 편인데, 이는 품종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을 관찰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주택에서 장미 정원을 조성하고 가꿀 때 필자가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장미 정원 조성 시 체크해야 할 사항 1 햇빛을 좋아하는 장미 장미는 하루 최소 6시간 햇빛이 들어오는 공간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햇빛은 장미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된다. 마치 우리가 매일 먹는 식사와 같다. 필자는 주택을 중심으로 사방에 장미를 심었다. 햇빛을 받는 시간에 따라 장미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기 위해서다. 물론 햇빛에 비교적 늦게 노출된 장미도 꽃은 피우지만 다른 곳보다 꽃송이가 적은 것을 볼 수 있었다. 2 바람을 좋아하는 장미 바람은 병충해로부터 장미를 보호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병충해는 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이 때문에 장미 정원에는 통풍이 잘 되게 물리적인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에 가지치기도 햇빛과 바람이 골고루 들어올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겨울철 지속되는 바람은 오히려 장미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바람이 식물을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바람이 너무 심한 곳은 피해 주어야 한다. 3 장미를 건강하게 만드는 적당한 거름 작년부터 필자는 장미에 특별한 거름을 주지 않고 있다. 퇴비함에서 나오는 거름 정도만 봄에 주고 있다. 퇴비장과 떨어진 장미는 이마저도 받지 못하고 있다. 보통 장미는 1년에 3번 거름을 주지만, 이 거름주기를 중지한 것은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장미 스스로 꽃의 양을 조절하며 피우길 바랐기 때문이다. 영양관리를 하면서 꽃을 피우도록 장미에게 선택권을 준 셈이다. 이런 정원 행동은 정원의 모든 식물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4 뿌리를 튼튼히 만들어 줄 멀칭 멀칭은 유기물로 토양을 덮어주는 것을 말한다. 흔히 텃밭에서 비닐로 덮어주는 것도 멀칭의 한 방법이다. 멀칭을 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토양의 습도를 유지하고 토양 속 미생물의 활동을 왕성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런 환경은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촉진한다. 식물에게 뿌리는 생리적 조건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미를 심고 나면 멀칭을 꼭 해주어야 한다. 5 농약 사용 없이 장미 키우기 농약은 개인 여건과 정원 형태에 따라서 선택해야 한다. 개인 정원이라면 농약 없이 장미를 키워보자. 장미가 각종 해충으로부터 견디어 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수 있다. 또, 상처를 남기고 겨우 이겨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시련을 거친 장미는 결국 스스로를 지켜낸다. 참고로 농약은 토양 속 미생물이 움직이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한다. 그 사실을 안다면 농약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친환경 제품조차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장미를 믿고 응원하기 때문이다. 요즘 정원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장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장미를 피워내기 위해 많은 노동과 화학제로 장미를 돌보는 방법은 잠시 접어두자. 우리에게는 건강한 물리적 환경과 정원 행동을 선택하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다음 세대도 건강한 장미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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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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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지속가능한 정원 만들기 정원 행동 두 번째 집인 정원에서 공간을 나누고 위치와 면적을 조정했다면, 이제는 마감재를 적용하듯 색을 입혀보자. 정원사에게는 자연의 색으로 정원을 채워나가는 일 또한 큰 즐거움이다. 이전 호에서는 식물을 배치하는 법에 대해 다뤘다면, 이번 호에서는 활기찬 자연의 색을 유지하기 위한 정원 관리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정원 식물은 사람의 손길로 가꾸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 현재 정원을 관리하고 있는 중이라면 혹시 사람에게 의존하도록 식물을 가꾸고 있지 않은지 돌이켜 생각해 보자. 그럼 정원에서 식물을 자연의 순리대로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우리는 어떤 ‘정원 행동’을 하면 좋을지 고민을 해보자. 나는 사람이 아닌 식물의 관점으로 방향을 옮겨보려고 한다. 가꾸는 정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정원이다. 그동안 땅바닥에 붙어 있는 작은 꽃을 보기 위해 허리를 숙이는 정도로 바라봤다면, 이제는 눈과 코 그리고 귀를 좀 더 땅 가까이에 대고 관찰해 보는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가 몰랐던 세상이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원에서 이들과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괜히 말을 걸어오는 자연의 말소리도 들리는 듯하다. 자연 숨소리가 살아있고 모든 식물이 건강한 야성野性을 잃어버리지 않아 힘찬 에너지로 꽉 찬듯한 그런 공간에 내 몸과 마음을 기대보려 한다. 정원 행동 1 건강한 식물은 멀칭 mulching에서 시작한다. 숲속을 거닐다 보면 다양한 유기물들이 토양을 덮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와 같이 정원도 속살이 보이는 토양이 아닌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해 멀칭을 해야 한다. *에다폰 edaphon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흔히 지력이라고 불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이해하고 있다. 휴작을 하거나 연작을 피하는 것처럼 땅의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토양이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도록 다양한 미생물을 돌봐야 한다. 이처럼 토양을 돌보는 것이 지속 가능한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기 때문에 멀칭은 중요한 것이다. 멀칭 재료 또한 가능하다면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 입장에서 관찰해 보면 일반적인 *바크 bark보다 토양 속 미생물을 사용하는 쪽이 좋은 서식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다폰 edaphon 토양 내 존재하는 유기체의 총칭 *바크 bark 목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 2 적절한 양분이 식물의 힘을 키운다. 우리는 식물들이 정원에서 꽃을 많이 피우길 기대하며 과한 양분을 주고 있다. 하지만 양분은 식물 스스로가 꽃의 양을 결정하도록 적절하게 공급하는 것이 좋다. 식물 건강을 챙기거나 열매를 좋게 하기 위해 비옥한 땅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장미는 보통 일 년에 3회 거름을 주어 꽃을 피우는데, 나는 작년에 전혀 거름을 주지 않았다. 식물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꽃은 조금 줄어들지 모르지만, 정원에 함께 식재 한 다른 꽃이 피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3 생태계에서 동반 식물은 기본 질서다. 정원에서는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기 때문에 병이 생기거나 벌레가 오더라도 한 작물 정도만 피해를 입는다. 즉, 한 품종이 대부분을 차지하지 않고 여러 품종이 서로 어우러지는 다양성을 만들어 줘야 전체적인 피해가 예방되는 것이다. 시각적인 감동이 있는 풍경을 넘어 건강한 생태 환경을 가진 식물 관계를 만들어 주자. 4 충분한 햇빛과 바람이 보약이다. ‘좋은 햇빛과 바람이 식물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정원에서도 적당한 장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태양을 필요로 하며 살아가는 식물에게 충분한 햇빛은 중요한 식량이다. 또, 햇빛과 마찬가지로 바람은 세균이나 병이 서식하기 싫어하는 생육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익혀야 한다. 5 ‘빗물 저금통’은 영양제다. 정원에서는 수돗물 사용도 줄여야 한다. 대신 빗물 저금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빗물은 수돗물보다 좋은 영양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 모아두면 식물에게 좋은 양분이 된다. 또한 식물에 물을 자주 주는 것보다는 정원에서 살아남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겠다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는 것도 좋은 정원 행동이다. 6 퇴비함이 있는 정원 앞으로는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에 우리는 자연의 방식을 존중하기 위해 정원에서 폐기물이 아닌 유기물을 발생시켜 멀칭 재료와 거름을 만들어야 한다. 가정이라면 미생물에게 음식물을 제공해 그것을 다시 정원에 사용할 수 있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퇴비통에서 미생물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때는 60℃에 가깝게 온도가 높아지며, 한겨울에도 미생물들은 계속해서 움직여 영상 20℃의 온도를 보인다. 정원문화에도 조금은 새로운 생각과 판단 그리고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준비해야 한다. 소비하고 없어져 버리는 환경이 아닌 계속해서 이어질 환경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정원 행동’을 통해 훗날 나와 가족 그리고 우리 사회에 건강한 자연환경을 돌려주고자 한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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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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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② ‘두 번째 집’은 어떤 공간이 필요할까. 그리고 검토한 공간 간의 관계를 파악해 보자. 마지막으로 위치와 면적은 자연조건을 반영해 구체화시켜 나간다. 정원 계획은 마치 정성을 들여 키워낸 맛있는 열매와도 같아 보인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을 짓기 위한 부지를 찾는데 몇 개월 혹은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열심히 찾는 이유는 훗날 행복한 일상을 가지고 싶어 하는 인간의 당연한 욕구라고 생각한다. 부지를 찾았으면 이제 전문가 도움을 받아 집 짓기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보통 예비 건축주는 집 짓기를 앞두고 건축가를 찾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원 전문가인 나를 먼저 찾아온 건축주가 있었다. 건축주가 되기에 앞서 정원주로 시작한 것이다. 정원주는 작은 펜션 두 채와 카페 한 채를 함께 지으려고 하는데, 정원이 예쁜 건축물을 짓기 위해 건축가보다 정원사를 먼저 찾게 되었다고 했다. 흔한 경우가 아니었지만 정원사 입장에서도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계 방향은 도면에서 보이는 것처럼 세 채의 건축물이 적당한 프라이버시와 유대를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정했다. 더불어 ‘두 번째 집’인 정원을 건축물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편리함과 미적 연결성을 가지는 장치로서 접근했다. 다음은 집 앞에 있는 작은 호수를 고려한 각 건축물의 배치 계획이다. 먼저 부지 북(서) 쪽에 두 채를, 남쪽에 한 채를 배치해 호수로 향한 시야를 열어 주었다. 그리고 각 건축물을 이리저리 회전시키며 사이에서 생기는 공간 형태를 파악했다. 정원에서 건축물은 오브제와 같은 역할로 정해봤다. 특별한 장치가 아니어도 충분히 훌륭한 장식물이다. 이렇게 주어진 부지에서 집을 배치하는 과정을 통해 정원은 좀 더 풍요로워질 준비가 된다. 배치 계획 1. 배치 계획 2. 배치 계획 3. 주택 정원에서 공간 찾기 처음 건축을 계획할 때 필요한 실, 위치 그리고 크기를 검토하는 것처럼 주택정원도 마찬가지로 필요한 공간과 위치, 면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조성될 정원 공간과 형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이다. 1 정원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메모하자 정원에도 쉼터, 텃밭, 꽃밭, 온실, 개인 공간, 수돗가, 창고 등 다양한 공간이 필요하다. 이때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검색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이와 같이 내가 필요한 공간을 찾아가며 메모해두면 공간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2 크기와 위치는 햇빛 방향을 고려하자 위에서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설정했다면 다음은 면적을 계획해야 한다. 면적을 정하는 방법은 첫째, 사용 인원과 빈도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쉼터의 경우 한곳이 아닌 여러 곳에 적절히 배치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편이 좋다. 기본적으로 ‘쉼’의 역할을 하지만 정원을 바라보는 조망 공간, 티타임을 가질 수 있는 취미 공간 등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참고로 다양한 쉼터 중 면적이 넓은 쉼터는 정원에서 중심이 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위치를 정해보자. 둘째, 집을 중심으로 햇빛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찰해 본다. 계절에 따라 들어온 햇빛은 머무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잘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다. 3 기타 공간을 배치하자 정원에서 중심 공간이 정해졌다면 이제 남은 공간을 차례로 배치한다. 수돗가는 쉼터 주변에 설치해 휴식 중 수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하거나 빈번한 사용이 예상된다면 주방에서 오고 가기 편리한 곳에 배치한다. 창고는 많이 사용하는 공간이지만 미관상 눈에 잘 들어오는 곳보다는 집 중심으로부터 조금 숨겨진 곳이나 많이 사용하지 않을 곳으로 배치한다. 또는 예쁘게 만들어 오브제와 같이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건강한 정원 환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퇴비함은 텃밭 주변에 배치해 편리한 동선을 가진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요즘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반려동물 공간은 집과 가까운 곳에 두어 반려동물이 사람들과 자주 마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나는 툇마루 아래에 계획했는데, 실제로 반려동물이 편안하게 자주 이용하고 있다. 정원은 ‘두 번째 집’이기 때문에 필요한 공간을 검토한 후 자연조건을 고려한 위치·면적을 계획해 편리하고 재미있는 모습으로 조성할 수 있다. 봄을 맞이하며 집 짓기를 시작하는 건축주들이 많다. 아름다운 집과 그에 어울리는 정원을 만들기 위해 이번 호에서 다룬 내용을 참고하고 적용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 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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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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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주택정원을 계획하기 전 살펴볼 사항 1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주택정원은 단순히 꽃과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닌 용도에 맞춰 공간을 설정하고 동선을 계획해 꾸며나가는 작업이다. 이는 언뜻 집 짓기와 비슷해 보인다. 여러 가지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고 정성껏 가꾼 정원은 계절과 함께 뿌듯함으로 돌아온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 짓기는 체력 소모와 함께 금전적인 여유도 사라지는 활동이다. 이는 집을 지어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땀 흘려 지은 집에 입주하게 되면 마치 여행을 온 듯한 들뜬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정원도 마찬가지다. 보통 1~2년 동안 스스로 고민하고 작업하는 과정을 거쳐 나름대로 완성하는데, 계절과 함께 바뀌어가는 모습에 더욱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것이 정원이 주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봄이면 주택정원을 준비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에게 내가 꼭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이번 호는 주택정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좀 더 짜임새 있는 모습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알짜 정보라고 생각해도 좋다. 더불어 시간과 예산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식재 전 고려해야 할 요소 첫째, 정원은 꽃과 나무를 가득 심어 완성하지 않는다. 정원 만들기를 집 짓기와 비교한다면 단순히 커튼을 달고 벽지를 붙이는 작업이 아닌 방을 몇 개로 구성하고, 크기는 얼마로 해야 하며, 공간끼리 어떻게 배치할지와 같은 구체적인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주택정원은 두 번째 집이라고 할 만큼 외부에 생활공간을 조성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둘째, 나에게 꼭 필요한 공간 찾기. 정원에 꽃과 식물을 식재하기 이전에 텃밭이 필요한지, 잔디 비중을 얼마나 설정할지, 쉼터는 몇 개로 구성할지, 주차장은 어디에 배치해야 할지 등 나에게 필요한 공간은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공간을 찾는 방법은 집 짓기에서 방을 배치할 때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햇빛이 잘 드는 곳은 어디인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볼 때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등을 생각해 보면 그 공간이 더 정확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셋째, 알맞은 동선이 예쁜 정원을 만든다. 동선은 정원의 축과 주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직선과 곡선 그리고 사용할 재료를 고민하면 좋다. 예컨대 동선을 따라 피어 있을 꽃을 생각한다면 자연스러운 질감과 색상을 가진 식물로 선택해 따뜻하고 세련미 있는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넷째, 꽃과 나무 선택하기. 정원에서 용도를 설정하고 공간을 구획했으니, 먼저 큰 나무를 어디에 식재할지 고민해 본다. 보통 큰 나무는 정원 중심에 두거나 시설물 주변에 놓아 경직된 선을 부드럽게 만들어 공간을 한층 멋스럽게 연출해 준다. 다음은 중간 나무 위치를 선정한다. 공간 구획이 뼈대를 세우는 작업이라면 중간 나무 위치 선정은 뼈대 주위에 살을 붙이는 작업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공간마다 포인트를 둔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 계절을 대표하는 꽃을 계획하는 작업이다. 꽃을 선택할 때는 높이와 컬러, 개화시기에 따른 형태 등을 함께 살펴본다. 이 작업은 식물 노트를 함께 준비하면 좋다. 추가로 음지에서 피는지 양지에서 피는지, 물이 필요한지 아닌지 등을 함께 고민한다면 이후 생육환경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식재 후 정원 관리하는 방법 첫째, 건강한 식물 만들기.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멀칭 mulching을 해주면 좋다. 멀칭이란 식물을 심고 흙이 보이지 않도록 소나무 껍질이나 다른 유기물로 주변을 덮어주는 작업을 말한다. 멀칭을 함으로써 토양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잡초가 자라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겉보기에도 정원이 정돈돼 보인다.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토양을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으로 조성해 식물이 스스로 건강하게 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퇴비함 만들기. 먹고 남은 음식물부터 식재료 부산물까지 퇴비함으로 보내면 이를 정원 식물도 함께 먹는다. 또한 정원에서 나오는 많은 부산물도 퇴비함으로 보내 건강한 양질 퇴비를 스스로 만들도록 한다. 발효 과정 중 퇴비함 속 온도는 최대 60℃까지 올라가거나 한겨울에도 영상 10℃를 유지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퇴비함에서 미생물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물 주기. 처음 정원을 만들고 나서 2~3년 동안 정성껏 물을 준다. 이 시간은 식물이 땅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물을 자주 주는 것도 좋지 않다. 나는 3년 차가 되는 시점에서 정원에 물을 주지 않았다. 작년 한 해 두 달가량 비가 내리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자연의 생명력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실제로 1년간 지켜본 결과,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물론 물을 잘 주는 정원보다는 메마른 느낌이 보였다). 물 주기는 선택사항이니 굳이 따라 할 필요 없다. 이번 호는 정원을 만드는 것부터 완성한 정원 속 식물을 가꾸는 과정까지 짧게 정리해 봤다. 무턱대고 꽃과 나무부터 심어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집 짓기처럼 공간을 구성해가는 작업부터가 주택정원을 만드는 시작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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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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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치유정원을 만드는 데는 여러 요소가 있다. 그중에서도 이번 호에는 치유의 공간을 만드는데 그 시작을 가능하게 하는 동선에 대한 이야기다. 많은 사람들이 정원을 스스로 만들어 보고 싶어 하지만 쉽지 않은 이유가 있다.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 동선을 나누는 것임을 잊기 때문이다. 그만큼 정원을 만드는데 있어 동선은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겨울의 중심에서 찬 기운을 견디고 있는 정원의 식물들을 보면서 하루를 보내는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연주자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의 연주로 베토벤 소나타 월광을 들으며 잠시 눈을 감고 어딘가 안내를 받듯이 정원의 한 쪽 오솔길을 따라가 걷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어두운 공간을 따라 들어가지만 평화로이 느껴지는 이곳은 자연의 숨결이 내 온몸의 세포를 두들겨 주기도 하고, 내 몸 깊숙이 들어와 내 영혼을 만져주어 자연의 기운이 채워지는 느낌이다. 오늘은 원고를 쓰기 전에 무작정 다니엘 바렌보임을 검색했는데, 그의 연주를 들으면 감성이 충만해져 원고 쓰는 시간이 한결 즐거워진다. 다니엘 바렌보임을 좋아하는 이유는 음악을 통해서 평화와 치유를 이야기하는 그의 흔적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정원에서 동선의 의미 치유정원에서 동선은 어떤 방법으로 만들며 진행해야 할까? 먼저 정원에서 걷는다는 것에 대한 영감을 많이 받은 책을 소개한다. 다비드 르 브르통(David Le Breton)의 『걷기 예찬』 이다. 걷는다는 것은 잠시 동안 혹은 오랫동안 자신의 몸으로 사는 것이다. 걷기는 시간과 공간을 새로운 환희로 바꾸어 놓은 고즈넉한 방법이다. 정원에서 걷는다는 것은 공간을 이동하는 개념을 넘어 그 시간을 걷는다는 것이다. 특히 맨발로 정원을 거닐 수 있다면 자연과 내가 가장 가깝게 만나는 기회가 된다. 이는 내가 자연과 하나가 되는 지점이며 긴장을 풀게 하고, 생각을 정리하게 하며 때로는 나를 깊이 만나는 장소로 동선이 이용된다. 이런 동선 계획이 되기 위해서는 부드럽지만 동시에 지루하지 않아야 한다. 동선을 의도한 사람의 생각이 의도적으로 개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동선을 계획한다는 것은 흥미롭다. 동선을 계획할 때 이오는 크게 세 가지를 생각한다. 첫째, 동선이 주는 경험이 각기 다르다. 곡선과 직선의 동선은 서로 전혀 다른 경험을 만들어낸다. 걷는 속도로 인해 보이는 경관도 다르다 보니 치유 동선에서는 그 특징을 파악하고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선적인 동선은 끝에 보이는 경관과 바로 마주하기에 지루해질 수 있지만 초점을 만들어내면서 집중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명상을 유도하는 계획으로 좋다. 또한 직선 마지막 부분에서 다시 방향을 변경했을 때 이전 동선과는 다른 극렬한 다른 색감의 경관을 만들어 내면 시각적 정보가 전혀 다른 데에서 오는 감탄이 있어 직선만이 주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지루해질 수 있는 단점도 있기 때문에 그 길이와 직선 동선의 개수를 잘 조합해야 한다. 곡선의 동선은 심리적으로 다음 경관이 계속해서 이어져 나오기 때문에 기대감을 갖고 걷게 된다. 부드럽게 안내받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정원 입구에서부터 이런 동선을 이용하는 것은 정원의 기대감을 높인다. 구간마다 조용한 쉼터를 만들어 주면 심리적으로 안정적이고 대화를 많이 유도하는 동선 계획이 된다. 직선이든 곡선이든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은 계획이 흥미롭고 다채로운 공간을 만들어보는 첫 시작이 된다. 공간과 재료에 따른 동선 계획 둘째, 동선은 공간을 나누는 동시에 공간을 이어준다. 정원 전체에 이야기를 만들어주는 스토리와 같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공간마다의 특징과 이야기를 이어주며 걷는 사람들에게 경험을 통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라고 하고 싶다. 그래서 동선을 계획할 때 어떤 느낌으로 첫 이야기로 시작을 할지 그리고 전체 이야기는 무엇이 될지 상상해 보는 것은 정원 디자인을 고민하는 사람의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특히 치유의 이야기로서는 식물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가지고 동선 상에 녹여내는 것만으로도 그 재미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전 공간에 대한 기억을 남겨둔 채 다시 새로운 공간으로 들어서는데 필요한 시간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공간을 이어주는 동선의 의미를 기억한다면 나만의 치유동선 만들기가 즐거울 것이다. 셋째, 재료에 따라서 정원의 느낌을 좌우한다. 치유 동선에는 재료가 주는 소재의 특징도 잘 살펴보면 재미가 있다. 물론 경제적인 선택에 따라 소재를 고민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동선 재료의 선택이다. 이는 식물을 선택하는 것만큼의 중요도가 있다. 맨발로 정원을 거닐 수 있다면 자연 그대로를 내 몸 안으로 깊숙이 들이는 경험을 만든다. 굳어져 있던 그 어디선가부터 자연의 생명력이 밀고 들어오는데 그 느낌은 정원을 거닐며 느껴보아야 공감이 된다. 특히, 조용한 시간에 자연과 마주하며 걷는 정원은 천국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소재가 가지는 중요도는 높다. 소재가 주는 고정된 느낌에 따라서 그 길은 부드러워지기도 하고 경직되기도 한다. 둘 다 정원에서는 필요한 부분이지만 내가 어느 정도의 길이와 주변 식물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느낌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소재에 대한 경험을 내 몸으로 경험해 놓는 것이 생각하는데 도움이 된다. 정원 동선에 상상의 나래를 펼쳐라 이오는 작곡가들의 섬세한 상상력과 표현력에 감탄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음악을 좋아한다. 이런 음악적 표현에 이오의 생각이 열려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정원을 상상하는 시간이 이와 비슷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오선지 위에 음표와 쉼표를 비롯한 기호가 모여서 음악이 되듯이 정원 위에 그려진 동선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작곡가처럼 동선의 흐름과 강약을 만들고, 쉼표를 만들어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듯이 치유의 경험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정원에 치유의 동선을 고민해 보자. 그리고 그 길을 거닐며 나의 마음과 영혼의 온도를 높이고 몸을 건강히 만들어 내보는 상상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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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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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주택정원을 계획하기 전 살펴볼 사항 1
- 주택정원은 단순히 꽃과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닌 용도에 맞춰 공간을 설정하고 동선을 계획해 꾸며나가는 작업이다. 이는 언뜻 집 짓기와 비슷해 보인다. 여러 가지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고 정성껏 가꾼 정원은 계절과 함께 뿌듯함으로 돌아온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 짓기는 체력 소모와 함께 금전적인 여유도 사라지는 활동이다. 이는 집을 지어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땀 흘려 지은 집에 입주하게 되면 마치 여행을 온 듯한 들뜬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정원도 마찬가지다. 보통 1~2년 동안 스스로 고민하고 작업하는 과정을 거쳐 나름대로 완성하는데, 계절과 함께 바뀌어가는 모습에 더욱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것이 정원이 주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봄이면 주택정원을 준비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에게 내가 꼭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이번 호는 주택정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좀 더 짜임새 있는 모습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알짜 정보라고 생각해도 좋다. 더불어 시간과 예산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식재 전 고려해야 할 요소첫째, 정원은 꽃과 나무를 가득 심어 완성하지 않는다. 정원 만들기를 집 짓기와 비교한다면 단순히 커튼을 달고 벽지를 붙이는 작업이 아닌 방을 몇 개로 구성하고, 크기는 얼마로 해야 하며, 공간끼리 어떻게 배치할지와 같은 구체적인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주택정원은 두 번째 집이라고 할 만큼 외부에 생활공간을 조성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둘째, 나에게 꼭 필요한 공간 찾기. 정원에 꽃과 식물을 식재하기 이전에 텃밭이 필요한지, 잔디 비중을 얼마나 설정할지, 쉼터는 몇 개로 구성할지, 주차장은 어디에 배치해야 할지 등 나에게 필요한 공간은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공간을 찾는 방법은 집 짓기에서 방을 배치할 때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햇빛이 잘 드는 곳은 어디인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볼 때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등을 생각해 보면 그 공간이 더 정확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셋째, 알맞은 동선이 예쁜 정원을 만든다. 동선은 정원의 축과 주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직선과 곡선 그리고 사용할 재료를 고민하면 좋다. 예컨대 동선을 따라 피어 있을 꽃을 생각한다면 자연스러운 질감과 색상을 가진 식물로 선택해 따뜻하고 세련미 있는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넷째, 꽃과 나무 선택하기. 정원에서 용도를 설정하고 공간을 구획했으니, 먼저 큰 나무를 어디에 식재할지 고민해 본다. 보통 큰 나무는 정원 중심에 두거나 시설물 주변에 놓아 경직된 선을 부드럽게 만들어 공간을 한층 멋스럽게 연출해 준다. 다음은 중간 나무 위치를 선정한다. 공간 구획이 뼈대를 세우는 작업이라면 중간 나무 위치 선정은 뼈대 주위에 살을 붙이는 작업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공간마다 포인트를 둔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 계절을 대표하는 꽃을 계획하는 작업이다. 꽃을 선택할 때는 높이와 컬러, 개화시기에 따른 형태 등을 함께 살펴본다. 이 작업은 식물 노트를 함께 준비하면 좋다. 추가로 음지에서 피는지 양지에서 피는지, 물이 필요한지 아닌지 등을 함께 고민한다면 이후 생육환경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식재 후 정원 관리하는 방법첫째, 건강한 식물 만들기.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멀칭 mulching을 해주면 좋다. 멀칭이란 식물을 심고 흙이 보이지 않도록 소나무 껍질이나 다른 유기물로 주변을 덮어주는 작업을 말한다. 멀칭을 함으로써 토양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잡초가 자라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겉보기에도 정원이 정돈돼 보인다.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토양을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으로 조성해 식물이 스스로 건강하게 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퇴비함 만들기. 먹고 남은 음식물부터 식재료 부산물까지 퇴비함으로 보내면 이를 정원 식물도 함께 먹는다. 또한 정원에서 나오는 많은 부산물도 퇴비함으로 보내 건강한 양질 퇴비를 스스로 만들도록 한다. 발효 과정 중 퇴비함 속 온도는 최대 60℃까지 올라가거나 한겨울에도 영상 10℃를 유지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퇴비함에서 미생물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물 주기. 처음 정원을 만들고 나서 2~3년 동안 정성껏 물을 준다. 이 시간은 식물이 땅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물을 자주 주는 것도 좋지 않다. 나는 3년 차가 되는 시점에서 정원에 물을 주지 않았다. 작년 한 해 두 달가량 비가 내리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자연의 생명력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실제로 1년간 지켜본 결과,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물론 물을 잘 주는 정원보다는 메마른 느낌이 보였다). 물 주기는 선택사항이니 굳이 따라 할 필요 없다. 이번 호는 정원을 만드는 것부터 완성한 정원 속 식물을 가꾸는 과정까지 짧게 정리해 봤다. 무턱대고 꽃과 나무부터 심어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집 짓기처럼 공간을 구성해가는 작업부터가 주택정원을 만드는 시작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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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주택정원을 계획하기 전 살펴볼 사항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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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화단용 야생화 선택 요령
- 겨우내 움츠렸던 우리의 마음을 털어 버리고 활기찬 생명이 가득 찬 환경을 만들기에는 화사한 야생화가 제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이번 주말 사랑하는 사람과 꽃이 있는 화원을 찾아 데이트도 하고 예쁜 야생화도 심으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어떠할지! 이번에는 이러한 분들을 위해서 봄철 화단에 심을 수 있는 야생화를 쉽게 선택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겠다.글 사진 유병열<삼육대학교 환경그린디자인학과 교수> 야생화 선택, 주변에서 많이 보이는 것으로화단에 심을 야생화는 예쁘고 보기 좋은 종류보다는 주변에서 많이 보이고 기르기 쉬운 종류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에서 쉽게 접한다는 것은 그 지역 환경에 잘 적응해서 살아가는 종류들이다. 그러한 종류를 선택하여 심으면 초보자라 할지라도 쉽게 기르고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일반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고 기르기 쉬운 꽃이어야 한다. 달력이나 책에서 소개하는 야생화 중 어떤 것들은 이름도 특이하고 모양도 매우 예뻐서 누구나 구입해서 기르고 싶어 한다. 그러나 특이한 종류들은 초보자들이 가꾸고 즐기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산과 들에 많이 자라는 자생화(自生花)의 종류는 지역이나 계절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그러므로 우선 손쉽게 재배하고 기를 수 있는 종류를 다양하게 선택해 길러 보자. 그러한 가운데 기술이 늘면 희귀한 종류들을 조금씩 추가로 선택해 가는 것이 좋다. 그리고 선택한 화종(花種)의 정확한 명칭이나 학명(學名), 재배 특성, 번식(繁殖) 법 등 주의 사항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알아두어야 한다. 건조한 지역 산지의 바위 곁에서 서식하는 바위채송화. 다년생으로 돌담이나 정원석 위에 약간의 흙을 얹고 심어 경관을 만들어도 좋은 꽃이다. 슬픈 사랑을 뜻하는 부처꽃은 냇가 등지의 습한 지역에 심어 관상한다. 지혈(止血)과 양혈(養血), 청혈(淸血)의 효능을 가지므로 약재로도 사용한다. 4~5월에 적자색으로 피는 할미꽃은 다년생 초본으로 산지의 건조한 지역에서 자란다. 두통, 위염, 위궤양, 이질 등의 병에 효과가 있지만 한 번에 많은 양을 복용하면 독이 되기도 한다. 해변 국화라고 불리기도 하는 해국(海菊)은 모래밭이나 바위가 많은 해안가에 자생한다. 바닷가에서 피는 국화로 풀 전체를 말려 지사제나 이뇨제로 사용하기도 한다. 피나물은 양귀비과의 다년초 음지식물이다. 봄에 나물로 먹기도 하고 전초는 관절염과 타박상 등에 효과를 보인다. 생육환경이 비슷한 야생화로야생화는 화종별 품종이 많지 않기에 팬지(Pansy), 페츄니아(Petunia) 등 일반 화단용 화훼류(花卉類)처럼 한 가지 꽃만 기를 수는 없다. 화색을 갖추고 아름답게 화단을 꾸미려면 여러 종류를 심어야 한다. 이때 각 화종의 자생지 환경이 너무 다르면 한곳에 모아 놓고 기르기가 까다롭다. 즉 양지를 좋아하는 것과 음지를 좋아하는 것을 동시에 한 장소에서 재배하는 것은 어느 한쪽에겐 치명적으로 해롭다. 건조한 장소를 좋아하는 것과 습한 곳을 좋아하는 것을 같이 기르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기후나 병해충 등도 감안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 집 환경(토양, 광선, 수분, 바람 등)을 고려해서 생육 환경이 비슷한 종류들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위와 모래가 많아 건조한 지역 돌나물, 큰꿩의비름, 둥 연잎꿩의 비름, 기린초, 섬 기린초, 아기 기린초, 바위솔, 둥근 바위솔, 좀 바위솔, 바위채송화, 땅채송화, 까치수염, 술패랭이 등 건조에 강한 종류. 지대가 낮거나 습한 지역 동의나물, 미나리, 부처꽃, 노랑꽃창포, 꽃창포, 창포 등 습지에서 잘 자라는 종류. 모래와 양토가 적당하고 비옥한 토양 금낭화, 노루귀, 둥굴레, 매발톱, 벌개미취, 복수초, 붓꽃류, 비비추류, 삼지구엽초, 섬초롱꽃, 용담, 용머리, 원추리, 윤판나물, 은방울꽃, 패랭이, 할미꽃 등. 햇볕이 잘 드는 양지 지역 양지꽃, 금낭화, 섬기린초, 애기기린초, 큰꿩의비름, 꿀풀 등. 자연적인 음지, 건축물의 북측, 큰 나무 아래 등 음지 지역 옥잠화, 맥문동, 수호초, 앵초, 피나물, 우산나물, 고사리, 고비, 노루귀, 둥굴레, 피나물, 바위취, 복수초, 삼지구엽초, 비비추, 솔나리, 애기나리, 일월비비추 등. 해안가에 적합한 식물 갯기름나물, 갯쑥부쟁이, 털머위, 참나리, 해국, 층꽃나무, 원추리, 감국, 패랭이꽃, 땅채송화, 섬기린초, 섬초롱꽃, 순비기나무, 도깨비고비 등화단용, 다년생으로화단용으로는 키가 작은 것에서부터 큰 것까지 다 이용할 수 있다. 혼합 시에는 키가 작은 것부터 앞쪽에 심고 큰 것이 뒤로 가게 심어서 앞쪽에서 전체를 보도록 배치하는 것이 좋다. 특히 다년생으로 심어 놓으면 매년 다시 심지 않고 관상할 수 있기에 화종 선택이 중요하다. 돌단풍은 물가의 바위틈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로 돌나리라고도 부른다. 어린잎은 식용하기도 한다. 정원의 테마 정하기우리 집 정원에 알맞은 테마는 무엇인가? 아름다움보다는 가족이 좋아할 만한 것으로 정하는 편이 더 맞겠다. 하지만 어떤 테마든지 보기 좋은 것을 들여오는 과정이 수월치만은 않다. 아무리 좋은 테마라고 할지라도 정원 부지가 갖는 경관과 위치적 특징을 배려해 선정해야 한다. 그렇지 못한 경우, 자칫 못난 정원이 될 수 있다. 즉, 공간의 특징을 살펴 테마를 선정해야 한다. 테마를 선정했다면, 여기에 사용할 소재를 다양하게 알아보자. 하나의 소재를 좀 더 가공해서 사용하면 우리 정원만의 테마로 자리한다. 하지만 멋진 테마라고 할지라도 소재나 그 크기의 선택을 못하면 정원과 어울리지 않으므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 우산나물은 산지의 나무 그늘 밑에서 자라는 음지식물로 삿갓나물이라고도 한다. 어린순은 나물로 먹고 관상용으로 심는다. 기능성 야생화를 찾아서단순히 야생화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꽃이나 잎에서 향이 나는 식물은 그 자체로 사람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주며, 또한 그것을 말려 허브(Herb) 또는 차(茶)로 활용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희귀, 멸종 위기의 식물과 보호식물은 제외환경부에서 지정한 희귀 및 멸종 위기 식물과 보호 야생식물은 법으로 채집이 금지돼 있다. 자연환경은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재산이다. 이것은 자연을 사랑하고 농업을 하는 사람들이 당연히 지켜야 할 의무다. 깊은 산속 물가나 습한 곳에서 서식하는 노루오줌은 뿌리에서 나는 역겨운 냄새가 노루가 싼 오줌과 갔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포기 전체는 약용하고 어린 뿌리는 나물로 먹는다. 좋은 모종을 선택해야△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중간 정도의 크기에 좋은 모종을 고른다. 좋은 모종이란 반드시 잎이 많으며 잎의 크기도 균형이 잡혀 있고, 그루나 줄기의 굵기도 튼튼해야 한다. △뿌리는 긴 것보다는 잔뿌리가 많은 것을 선택한다. 뿌리는 짧아도 옆으로 퍼지고, 뿌리가 많은 것이 좋은 모종이다. △꽃이나 꽃봉오리에 현혹되지 말 것. 꽃이나 꽃봉오리가 달린 모종에 손이 가기 쉽지만 꽃이 달린 모종일수록 가지나 곁눈이 적으므로 좋은 모종이 못 된다. 꽃이 없어도 가지나 곁눈이 많은 모종을 선택해야 한다. 어린 그루에 꽃이 달려 있는 것은 뿌리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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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화단용 야생화 선택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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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 치유정원을 만드는 데는 여러 요소가 있다. 그중에서도 이번 호에는 치유의 공간을 만드는데 그 시작을 가능하게 하는 동선에 대한 이야기다. 많은 사람들이 정원을 스스로 만들어 보고 싶어 하지만 쉽지 않은 이유가 있다.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 동선을 나누는 것임을 잊기 때문이다. 그만큼 정원을 만드는데 있어 동선은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겨울의 중심에서 찬 기운을 견디고 있는 정원의 식물들을 보면서 하루를 보내는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연주자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의 연주로 베토벤 소나타 월광을 들으며 잠시 눈을 감고 어딘가 안내를 받듯이 정원의 한 쪽 오솔길을 따라가 걷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어두운 공간을 따라 들어가지만 평화로이 느껴지는 이곳은 자연의 숨결이 내 온몸의 세포를 두들겨 주기도 하고, 내 몸 깊숙이 들어와 내 영혼을 만져주어 자연의 기운이 채워지는 느낌이다. 오늘은 원고를 쓰기 전에 무작정 다니엘 바렌보임을 검색했는데, 그의 연주를 들으면 감성이 충만해져 원고 쓰는 시간이 한결 즐거워진다. 다니엘 바렌보임을 좋아하는 이유는 음악을 통해서 평화와 치유를 이야기하는 그의 흔적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정원에서 동선의 의미치유정원에서 동선은 어떤 방법으로 만들며 진행해야 할까?먼저 정원에서 걷는다는 것에 대한 영감을 많이 받은 책을 소개한다. 다비드 르 브르통(David Le Breton)의 『걷기 예찬』 이다. 걷는다는 것은 잠시 동안 혹은 오랫동안 자신의 몸으로 사는 것이다. 걷기는 시간과 공간을 새로운 환희로 바꾸어 놓은 고즈넉한 방법이다. 정원에서 걷는다는 것은 공간을 이동하는 개념을 넘어 그 시간을 걷는다는 것이다. 특히 맨발로 정원을 거닐 수 있다면 자연과 내가 가장 가깝게 만나는 기회가 된다. 이는 내가 자연과 하나가 되는 지점이며 긴장을 풀게 하고, 생각을 정리하게 하며 때로는 나를 깊이 만나는 장소로 동선이 이용된다. 이런 동선 계획이 되기 위해서는 부드럽지만 동시에 지루하지 않아야 한다. 동선을 의도한 사람의 생각이 의도적으로 개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동선을 계획한다는 것은 흥미롭다. 동선을 계획할 때 이오는 크게 세 가지를 생각한다. 첫째, 동선이 주는 경험이 각기 다르다. 곡선과 직선의 동선은 서로 전혀 다른 경험을 만들어낸다. 걷는 속도로 인해 보이는 경관도 다르다 보니 치유 동선에서는 그 특징을 파악하고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선적인 동선은 끝에 보이는 경관과 바로 마주하기에 지루해질 수 있지만 초점을 만들어내면서 집중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명상을 유도하는 계획으로 좋다. 또한 직선 마지막 부분에서 다시 방향을 변경했을 때 이전 동선과는 다른 극렬한 다른 색감의 경관을 만들어 내면 시각적 정보가 전혀 다른 데에서 오는 감탄이 있어 직선만이 주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지루해질 수 있는 단점도 있기 때문에 그 길이와 직선 동선의 개수를 잘 조합해야 한다. 곡선의 동선은 심리적으로 다음 경관이 계속해서 이어져 나오기 때문에 기대감을 갖고 걷게 된다. 부드럽게 안내받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정원 입구에서부터 이런 동선을 이용하는 것은 정원의 기대감을 높인다. 구간마다 조용한 쉼터를 만들어 주면 심리적으로 안정적이고 대화를 많이 유도하는 동선 계획이 된다. 직선이든 곡선이든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은 계획이 흥미롭고 다채로운 공간을 만들어보는 첫 시작이 된다. 공간과 재료에 따른 동선 계획 둘째, 동선은 공간을 나누는 동시에 공간을 이어준다. 정원 전체에 이야기를 만들어주는 스토리와 같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공간마다의 특징과 이야기를 이어주며 걷는 사람들에게 경험을 통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라고 하고 싶다. 그래서 동선을 계획할 때 어떤 느낌으로 첫 이야기로 시작을 할지 그리고 전체 이야기는 무엇이 될지 상상해 보는 것은 정원 디자인을 고민하는 사람의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특히 치유의 이야기로서는 식물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가지고 동선 상에 녹여내는 것만으로도 그 재미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전 공간에 대한 기억을 남겨둔 채 다시 새로운 공간으로 들어서는데 필요한 시간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공간을 이어주는 동선의 의미를 기억한다면 나만의 치유동선 만들기가 즐거울 것이다. 셋째, 재료에 따라서 정원의 느낌을 좌우한다. 치유 동선에는 재료가 주는 소재의 특징도 잘 살펴보면 재미가 있다. 물론 경제적인 선택에 따라 소재를 고민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동선 재료의 선택이다. 이는 식물을 선택하는 것만큼의 중요도가 있다. 맨발로 정원을 거닐 수 있다면 자연 그대로를 내 몸 안으로 깊숙이 들이는 경험을 만든다. 굳어져 있던 그 어디선가부터 자연의 생명력이 밀고 들어오는데 그 느낌은 정원을 거닐며 느껴보아야 공감이 된다. 특히, 조용한 시간에 자연과 마주하며 걷는 정원은 천국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소재가 가지는 중요도는 높다. 소재가 주는 고정된 느낌에 따라서 그 길은 부드러워지기도 하고 경직되기도 한다. 둘 다 정원에서는 필요한 부분이지만 내가 어느 정도의 길이와 주변 식물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느낌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소재에 대한 경험을 내 몸으로 경험해 놓는 것이 생각하는데 도움이 된다. 정원 동선에 상상의 나래를 펼쳐라이오는 작곡가들의 섬세한 상상력과 표현력에 감탄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음악을 좋아한다. 이런 음악적 표현에 이오의 생각이 열려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정원을 상상하는 시간이 이와 비슷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오선지 위에 음표와 쉼표를 비롯한 기호가 모여서 음악이 되듯이 정원 위에 그려진 동선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작곡가처럼 동선의 흐름과 강약을 만들고, 쉼표를 만들어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듯이 치유의 경험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정원에 치유의 동선을 고민해 보자. 그리고 그 길을 거닐며 나의 마음과 영혼의 온도를 높이고 몸을 건강히 만들어 내보는 상상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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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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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주택정원을 계획하기 전 살펴볼 사항 1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주택정원은 단순히 꽃과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닌 용도에 맞춰 공간을 설정하고 동선을 계획해 꾸며나가는 작업이다. 이는 언뜻 집 짓기와 비슷해 보인다. 여러 가지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고 정성껏 가꾼 정원은 계절과 함께 뿌듯함으로 돌아온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 짓기는 체력 소모와 함께 금전적인 여유도 사라지는 활동이다. 이는 집을 지어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땀 흘려 지은 집에 입주하게 되면 마치 여행을 온 듯한 들뜬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정원도 마찬가지다. 보통 1~2년 동안 스스로 고민하고 작업하는 과정을 거쳐 나름대로 완성하는데, 계절과 함께 바뀌어가는 모습에 더욱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것이 정원이 주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봄이면 주택정원을 준비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에게 내가 꼭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이번 호는 주택정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좀 더 짜임새 있는 모습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알짜 정보라고 생각해도 좋다. 더불어 시간과 예산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식재 전 고려해야 할 요소 첫째, 정원은 꽃과 나무를 가득 심어 완성하지 않는다. 정원 만들기를 집 짓기와 비교한다면 단순히 커튼을 달고 벽지를 붙이는 작업이 아닌 방을 몇 개로 구성하고, 크기는 얼마로 해야 하며, 공간끼리 어떻게 배치할지와 같은 구체적인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주택정원은 두 번째 집이라고 할 만큼 외부에 생활공간을 조성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둘째, 나에게 꼭 필요한 공간 찾기. 정원에 꽃과 식물을 식재하기 이전에 텃밭이 필요한지, 잔디 비중을 얼마나 설정할지, 쉼터는 몇 개로 구성할지, 주차장은 어디에 배치해야 할지 등 나에게 필요한 공간은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공간을 찾는 방법은 집 짓기에서 방을 배치할 때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햇빛이 잘 드는 곳은 어디인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볼 때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등을 생각해 보면 그 공간이 더 정확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셋째, 알맞은 동선이 예쁜 정원을 만든다. 동선은 정원의 축과 주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직선과 곡선 그리고 사용할 재료를 고민하면 좋다. 예컨대 동선을 따라 피어 있을 꽃을 생각한다면 자연스러운 질감과 색상을 가진 식물로 선택해 따뜻하고 세련미 있는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넷째, 꽃과 나무 선택하기. 정원에서 용도를 설정하고 공간을 구획했으니, 먼저 큰 나무를 어디에 식재할지 고민해 본다. 보통 큰 나무는 정원 중심에 두거나 시설물 주변에 놓아 경직된 선을 부드럽게 만들어 공간을 한층 멋스럽게 연출해 준다. 다음은 중간 나무 위치를 선정한다. 공간 구획이 뼈대를 세우는 작업이라면 중간 나무 위치 선정은 뼈대 주위에 살을 붙이는 작업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공간마다 포인트를 둔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 계절을 대표하는 꽃을 계획하는 작업이다. 꽃을 선택할 때는 높이와 컬러, 개화시기에 따른 형태 등을 함께 살펴본다. 이 작업은 식물 노트를 함께 준비하면 좋다. 추가로 음지에서 피는지 양지에서 피는지, 물이 필요한지 아닌지 등을 함께 고민한다면 이후 생육환경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식재 후 정원 관리하는 방법 첫째, 건강한 식물 만들기.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멀칭 mulching을 해주면 좋다. 멀칭이란 식물을 심고 흙이 보이지 않도록 소나무 껍질이나 다른 유기물로 주변을 덮어주는 작업을 말한다. 멀칭을 함으로써 토양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잡초가 자라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겉보기에도 정원이 정돈돼 보인다.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토양을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으로 조성해 식물이 스스로 건강하게 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퇴비함 만들기. 먹고 남은 음식물부터 식재료 부산물까지 퇴비함으로 보내면 이를 정원 식물도 함께 먹는다. 또한 정원에서 나오는 많은 부산물도 퇴비함으로 보내 건강한 양질 퇴비를 스스로 만들도록 한다. 발효 과정 중 퇴비함 속 온도는 최대 60℃까지 올라가거나 한겨울에도 영상 10℃를 유지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퇴비함에서 미생물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물 주기. 처음 정원을 만들고 나서 2~3년 동안 정성껏 물을 준다. 이 시간은 식물이 땅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물을 자주 주는 것도 좋지 않다. 나는 3년 차가 되는 시점에서 정원에 물을 주지 않았다. 작년 한 해 두 달가량 비가 내리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자연의 생명력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실제로 1년간 지켜본 결과,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물론 물을 잘 주는 정원보다는 메마른 느낌이 보였다). 물 주기는 선택사항이니 굳이 따라 할 필요 없다. 이번 호는 정원을 만드는 것부터 완성한 정원 속 식물을 가꾸는 과정까지 짧게 정리해 봤다. 무턱대고 꽃과 나무부터 심어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집 짓기처럼 공간을 구성해가는 작업부터가 주택정원을 만드는 시작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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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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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실내 정원을 더욱 빛나게, 점경물 무엇을 어떻게 고를까
- '굴곡을 이용해 작은 산을 만들고 계곡을 놓는다. 계곡 사이로 흐르는 물은 물줄기를 타고 물레방아를 거쳐 호수에 떨어진다. 주위에는 소나무 한 그루가 자태를 뽐내고 각종 식물이 주변을 감싼다.' 최근 실내 정원의 화두는 자연이다. 따라서 실내 조경도 야생의 자연을 실내에서도 그대로 접하도록 하는 데 맞춰져 있다. 하나의 작은 자연을 감상할 수 있는 조경 소품들을 모아봤다. 제품 협조 가든뷰 원형 수반 물을 담는 용도로 사용되며 선녀 수반, 사각 수반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초가집 시골 자연의 향취를 느끼도록 다양한 소재들이 이용되는데 초가집도 그중 하나다. 이외에 원두막, 정자, 기와집 등도 시중에서 접할 수 있다. 석등 자연의 풍취를 표현하기 위한 소품으로 있는 그대로 사용하거나 안에 등을 넣어 조명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맷돌 분수맷돌 모양으로 된 분수 모터를 통해 물을 위로 올리면 자연스럽게 물이 입구 쪽으로 모여 떨어진다. 표주박입구가 꺾인 것, 그렇지 않은 것 등 형태는 다양하다. 나무 물줄기 물레방아, 분수 등으로 물이 흐르도록 하는 수경 제품. 물의 흐름을 유도하고 계곡과 유사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물레방아 방아 지름이 20㎝부터 2m까지 다양하다. 만약 물을 담을 수 있는 물건이 있다면 5∼10㎝ 되는 높이에 물레방아를 담고 속에 투명 호스로 모터와 연결하면 사용할 수 있다. 돌, 나무 등의 재질로 구성된 제품이 있다. 개울 소(65×23×12㎝), 중(85×40×18㎝), 대(130×60×24㎝)로 나누며 우레탄 재질로 되어 있다. 개울과 함께 물과 관련된 제품은 포터와 물확(수반)이 필수다. 울타리 화단이 없는 경우 그 경계용으로 이용한다. 형태는 라운드와 일자형 두 가지로 원하는 모양으로 정원을 만들 수 있다. 나무로 된 울타리의 경우 원기둥 사이마다 줄로 연결되어 있다. 세울 때 기댈 수 있는 벽이 있으면 좋으며, 화단을 만들어 나무 울타리를 설치하면 더욱 튼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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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치유정원을 만드는 데는 여러 요소가 있다. 그중에서도 이번 호에는 치유의 공간을 만드는데 그 시작을 가능하게 하는 동선에 대한 이야기다. 많은 사람들이 정원을 스스로 만들어 보고 싶어 하지만 쉽지 않은 이유가 있다.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 동선을 나누는 것임을 잊기 때문이다. 그만큼 정원을 만드는데 있어 동선은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겨울의 중심에서 찬 기운을 견디고 있는 정원의 식물들을 보면서 하루를 보내는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연주자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의 연주로 베토벤 소나타 월광을 들으며 잠시 눈을 감고 어딘가 안내를 받듯이 정원의 한 쪽 오솔길을 따라가 걷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어두운 공간을 따라 들어가지만 평화로이 느껴지는 이곳은 자연의 숨결이 내 온몸의 세포를 두들겨 주기도 하고, 내 몸 깊숙이 들어와 내 영혼을 만져주어 자연의 기운이 채워지는 느낌이다. 오늘은 원고를 쓰기 전에 무작정 다니엘 바렌보임을 검색했는데, 그의 연주를 들으면 감성이 충만해져 원고 쓰는 시간이 한결 즐거워진다. 다니엘 바렌보임을 좋아하는 이유는 음악을 통해서 평화와 치유를 이야기하는 그의 흔적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정원에서 동선의 의미 치유정원에서 동선은 어떤 방법으로 만들며 진행해야 할까? 먼저 정원에서 걷는다는 것에 대한 영감을 많이 받은 책을 소개한다. 다비드 르 브르통(David Le Breton)의 『걷기 예찬』 이다. 걷는다는 것은 잠시 동안 혹은 오랫동안 자신의 몸으로 사는 것이다. 걷기는 시간과 공간을 새로운 환희로 바꾸어 놓은 고즈넉한 방법이다. 정원에서 걷는다는 것은 공간을 이동하는 개념을 넘어 그 시간을 걷는다는 것이다. 특히 맨발로 정원을 거닐 수 있다면 자연과 내가 가장 가깝게 만나는 기회가 된다. 이는 내가 자연과 하나가 되는 지점이며 긴장을 풀게 하고, 생각을 정리하게 하며 때로는 나를 깊이 만나는 장소로 동선이 이용된다. 이런 동선 계획이 되기 위해서는 부드럽지만 동시에 지루하지 않아야 한다. 동선을 의도한 사람의 생각이 의도적으로 개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동선을 계획한다는 것은 흥미롭다. 동선을 계획할 때 이오는 크게 세 가지를 생각한다. 첫째, 동선이 주는 경험이 각기 다르다. 곡선과 직선의 동선은 서로 전혀 다른 경험을 만들어낸다. 걷는 속도로 인해 보이는 경관도 다르다 보니 치유 동선에서는 그 특징을 파악하고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선적인 동선은 끝에 보이는 경관과 바로 마주하기에 지루해질 수 있지만 초점을 만들어내면서 집중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명상을 유도하는 계획으로 좋다. 또한 직선 마지막 부분에서 다시 방향을 변경했을 때 이전 동선과는 다른 극렬한 다른 색감의 경관을 만들어 내면 시각적 정보가 전혀 다른 데에서 오는 감탄이 있어 직선만이 주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지루해질 수 있는 단점도 있기 때문에 그 길이와 직선 동선의 개수를 잘 조합해야 한다. 곡선의 동선은 심리적으로 다음 경관이 계속해서 이어져 나오기 때문에 기대감을 갖고 걷게 된다. 부드럽게 안내받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정원 입구에서부터 이런 동선을 이용하는 것은 정원의 기대감을 높인다. 구간마다 조용한 쉼터를 만들어 주면 심리적으로 안정적이고 대화를 많이 유도하는 동선 계획이 된다. 직선이든 곡선이든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은 계획이 흥미롭고 다채로운 공간을 만들어보는 첫 시작이 된다. 공간과 재료에 따른 동선 계획 둘째, 동선은 공간을 나누는 동시에 공간을 이어준다. 정원 전체에 이야기를 만들어주는 스토리와 같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공간마다의 특징과 이야기를 이어주며 걷는 사람들에게 경험을 통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라고 하고 싶다. 그래서 동선을 계획할 때 어떤 느낌으로 첫 이야기로 시작을 할지 그리고 전체 이야기는 무엇이 될지 상상해 보는 것은 정원 디자인을 고민하는 사람의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특히 치유의 이야기로서는 식물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가지고 동선 상에 녹여내는 것만으로도 그 재미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전 공간에 대한 기억을 남겨둔 채 다시 새로운 공간으로 들어서는데 필요한 시간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공간을 이어주는 동선의 의미를 기억한다면 나만의 치유동선 만들기가 즐거울 것이다. 셋째, 재료에 따라서 정원의 느낌을 좌우한다. 치유 동선에는 재료가 주는 소재의 특징도 잘 살펴보면 재미가 있다. 물론 경제적인 선택에 따라 소재를 고민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동선 재료의 선택이다. 이는 식물을 선택하는 것만큼의 중요도가 있다. 맨발로 정원을 거닐 수 있다면 자연 그대로를 내 몸 안으로 깊숙이 들이는 경험을 만든다. 굳어져 있던 그 어디선가부터 자연의 생명력이 밀고 들어오는데 그 느낌은 정원을 거닐며 느껴보아야 공감이 된다. 특히, 조용한 시간에 자연과 마주하며 걷는 정원은 천국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소재가 가지는 중요도는 높다. 소재가 주는 고정된 느낌에 따라서 그 길은 부드러워지기도 하고 경직되기도 한다. 둘 다 정원에서는 필요한 부분이지만 내가 어느 정도의 길이와 주변 식물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느낌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소재에 대한 경험을 내 몸으로 경험해 놓는 것이 생각하는데 도움이 된다. 정원 동선에 상상의 나래를 펼쳐라 이오는 작곡가들의 섬세한 상상력과 표현력에 감탄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음악을 좋아한다. 이런 음악적 표현에 이오의 생각이 열려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정원을 상상하는 시간이 이와 비슷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오선지 위에 음표와 쉼표를 비롯한 기호가 모여서 음악이 되듯이 정원 위에 그려진 동선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작곡가처럼 동선의 흐름과 강약을 만들고, 쉼표를 만들어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듯이 치유의 경험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정원에 치유의 동선을 고민해 보자. 그리고 그 길을 거닐며 나의 마음과 영혼의 온도를 높이고 몸을 건강히 만들어 내보는 상상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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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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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정원 이야기, 작은 생각이 만들어 낸 정원들
- 마당이나 작은 텃밭을 갖고 있는 이들에게, 바쁜 일손을 잠시 멈추고 변화하는 자연에서 연출을 즐길 수 있는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정원을 만들 때, 그 안에서 새로운 형태나 시도들이 늘 이루어지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잘 만들어진 다른 정원들을 볼 때면, 눈과 마음이 이끌려 흥분되는 것을 느낀다. 다양한 정원을 보면서 눈과 마음에 색다른 감흥을 일으켜 우리 정원에도 새로운 시도를 해 보자.글 사진 이성현(푸르네 대표) 02-529-2030 www.ipurune.com 동서양을 막론하고 정원에서의 수경은 그 양식은 달라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대표적인 연못에는 사람을 앉게 만들고 또 명상하게 만드는 신비한 힘이 있다. 단지 모양과 크기가 다를 뿐이다. 사진은 영국 위슬리 가든 전경. 이런 정원을 우리 마당 한 쪽에 만들어 보면 어떨까?’ 누구나 갖는 일반적인 생각이라고 본다. 여기에서는 몇 해 전에 유럽의 정원을 둘러보면서 촬영한 몇 장의 사진을 나눠 보고자 한다. 사진들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은 위험한 시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 이유는 그들이 사용하는 식물과, 그들과 우리가 만들려는 공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즉, 우리 형편에 맞게 수정해서 적용하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너무 모방만 하다 보면, 우리가 갖고 있는 소재들의 가치를 잊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우리의 전통 소재들을 적절히 사용하는 나름대로의 아이디어도 끊임없이 연구해서 적용하는 연출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소개하는 사진들은 꼭 정원에서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만들어 보려는 정원들의 다양한 현장에서 여러분의 상상력을 더하여 더 좋은 사진을 만들기를 기대한다. 정원 속의 아이디어는 생활 주변에 많이 있다. 그냥 지나치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것뿐이다. 이제 좀 더 다양한 컬러와 형태로 우리 집을 꾸미고, 마을을 가꾸고, 생활 공간을 만들어 가는 정원사가 됐으면 한다. 그 공간 안에서 이루어지는 여러 가지 활동을 ‘정원 문화’라고 한다면, 우리가 삶 속에서 그러한 활동을 만들어 갈 때에 우리나라도 삶의 질이 높아져 더 멋지게 변하리라 생각한다. 여러분의 작은 활동을 기대해 본다. 블루버드 사이에 보이는 수로를 통해 자연스레 흘러가고 파피루스와 마주친 물은 수반을 통해 잔잔한 물결을 만들어 낸다. 우리가 물을 만나고 싶어 하는 것은 이런 평온함 때문일지도 모른다. 사진은 '푸르네'에서 시공한 판교 중앙하이츠 빌라 정원중 일부 모습. 1 양지바른 창가에 매단 ‘행잉 바스켓((Hanging Basket)’ 유럽에 가면 누구나 말하는 것이 창가에 매달려 있는 ‘행잉 바스켓(Hanging Basket)’일 것이다. 매달린 꽃들도 다양하지만, 참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본인의 집을 아름답게 꾸밀 뿐만 아니라 마을과 거리를 지나가는 이들의 마음까지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 2 조형물과 패턴의 조화 정원 디자인 중 많은 식물이 아닌, 간단한 조형물과 패턴의 반복 사용으로 멋을 살린 정원이다. 3 멋스러움을 살린 계단 실내에서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따라 식물들이 심어 놓아 계단의 멋을 살려 주고 있다. 4 자동차를 삼킨 정원 정원 전시회에서나 연출이 가능한 표현이다. 자동차를 꽃으로 장식한 시도가 우리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5 감각적인 텃밭 정원이 있으면 누구나 텃밭도 함께 가꾼다. 텃밭을 만들더라도 좀 더 미적인 부분을 고려해 각종 야채들을 심어 보면 어떨까? 6 정원 가꾸기 정원에서 물을 주거나, 가지를 자르거나, 청소하는 일은 식물들에게 너무나도 소중한 일이다. 물론 스스로에게도 나를 가꾸는 귀중한 시간이다. 7 돌로 멀칭 하기 하나의 화분에 나무를 심고, 그 나머지 공간에 자연스럽게 몇 개의 돌을 올려놓았다. 흔히 하는 화분의 멀칭(Mulching : 농작물을 재배할 때 경지 토양의 표면을 덮어 주는 일) 작업을 꼭 수태(水苔)나 작은 식물이 아니더라도 돌을 이용하니 나무의 멋을 더 살릴 수 있는 연출이다. 8 자연스러운 정원 경계 만들기 정원을 만들다 보면 잔디와 경계를 이루는 부분의 연출이 부자연스럽게 끝날 때가 있다. 이때 자연 소재를 사용해 경계 지어 주면 정원에 들어서는 이들에게 좀 더 포근하게 정원에 안기는 느낌을 받게 할 수가 있다. 9 조명 기구를 점경물로 정원의 자연 소재 속에 인공적인 조명이 들어갈 때, 주변을 밝게 만들어 주는 조명 기구다. 조명 기구의 단순한 기능만 보지 않고, 기구 하나마다 선의 점경물(點景物)로 이용한 연출이다. 10 느림의 미학 재미난 아이들이다. 자연 속에서 편히 쉬는 이들의 모습처럼 그동안 생활 속에서 마음의 여유를 잊고 있었다면, 정원 안에 들어와 서로 기대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느린 삶의 모습을 자연에서 배워 보자. 11 자연을 담은 울타리 울타리를 만들어 정원을 꾸민 경우를 많이 본다. 그때마다 너무 집 울타리만 보이게 함으로써 스스로 울타리 안에서 갇혀 답답하게 살아가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는다. 12 분위기에 맞는 용기 선택 건물 주변에 여러 그루의 나무를 심기도 하지만, 이런 다양한 용기들에 심어 건물의 멋도 살리고 주변도 더 깔끔하게 만들어 주는 연출이 좋은 것 같다. 이때 용기의 반복적인 사용이나, 건물과 하나가 될 수 있는 용기들을 잘 선택하는 것도 나무를 선택하는 것만큼 중요하다. 13 자유로운 시도 작은 공간에서 더 다양한 식물들을 사용해 심거나 포인트가 될 만한 연출을 하고 싶을 때, 이처럼 몇 개의 용기들을 자유롭게 배치해 나만의 공간들을 만들어 보자. 14 계단 정원으로 넓게 연출 작은 공간 안에서 좀 더 변화된 공간으로 보이거나 큰 정원으로 보이게 하고 싶을 때, 이런 계단 형태의 정원을 만들어 보자. 15 정리된 느낌의 정원 회양목(黃楊, Korean box tree : 회양목과의 상록관목)으로 테두리를 만들고, 그 안에 몇 그루의 나무들이 자유롭게 심어져 있다. 일반적으로 경계를 만들기 위해 회양목을 식재하며 기존 나무 모양 그대로의 둥근 모양으로 것이 식재하는 것이 보편적이다. 이런 연출은 정원을 좀 더 정리된 것처럼 보이게 한다. 16 시각적인 즐거움을 주는 구조물 텃밭에 사용한 지주(支柱)도 색을 가지고 있거나 모양을 가진 구조물을 사용해 보자. 구조물의 색이 주는 즐거움과 식물들이 구조물을 따라 올라가며 자랄 때 보이는 멋이 더 좋은 것 같다. 건물 앞으로 펼쳐진 넓은 연못은 전체 공간에 시원함을 주며 사람들에게 휴식공간을 제공한다. 울타리를 만들더라도 그 주위에 여러 종류의 식물을 심어 집을 자연 안에 담아 지은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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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정원 이야기, 작은 생각이 만들어 낸 정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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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의 정원 이야기 16 치유정원 만들기(4)
- 치유정원의 필수, 나만의 안식처 만들기코로나19의 장기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2022년을 시작하면서 정원사로서 떠 올리는 단어가 있다. 회복과 위로다. 코로나19로 지치고 힘든 일상이 지속되면서 나만의 안식처나 피난처가 있다면 삶에 적잖은 위안이 될 수 있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치유정원에서 가장 필수 요소라고 생각되는 안식처로서의 정원 또는 피난처로서의 정원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해 본다. 일상 공간에서 나만의 안식처와 피난처 공간을 갖고 있으면 좋다. 꼭 정원 속이 아니더라도 이 공간이 주는 위로와 회복력은 매우 크다. 공간에 대한 안식처만이 아니라 친구와 수다를 떨거나 음악을 듣고 책을 읽거나 핸드폰을 가지고 노는 시간도 안식처가 될 수 있다. 작은 차이가 있다면 자연만이 주는 평안함과 에너지가 둘러싸고 있는 공간에 나의 온몸을 맡길 수 있다는 것은 행운처럼 스스로에게 큰 만족감을 주기 때문에 꼭 자연을 찾아서 발걸음을 옮겨 보기를 추천한다. 그럼, 정원에서 이런 공간을 만들고 가져본다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정원은 일상생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다는 차이점이다. 어디론가 떠나야 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그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작은 공간과 몇 개의 식물을 키워보면서 자신만의 안식처 공간을 만들어 보기를 바란다. 나만의 공간을 즐기는 소소한 사치치유정원에서 안식처는 일상적인 생활로부터의 휴식을 제공하면서 긴장 이완과 기분전환 기회를 제공해 준다. 하루 종일 긴장하고 스트레스 받았던 몸의 상태를 다시 원위치로 돌려보내주는 기회를 가지면서 쌓여가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안식처를 만드는 장점이다. 이런 공간을 만들 때 생각해 볼 몇 가지를 정리해 본다. 먼저 평화롭고 아름다운 공간이면 좋다. 평화롭다는 것은 일상의 혼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조금 떨어진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일상의 잔상이 계속해서 남아있는 시선 처리보다는 차단된 공간이 제일 좋다. 만약 이런 물리적인 분리가 어렵다면 서로 바라보는 지점을 달리하는 것도 차선책이 될 수 있다. 특히 건축물과는 떨어진 공간이어야 공간적인 분리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런 공간을 여러 장소에 가져보는 소박한 사치를 즐겨보는 것도 좋다. 어느 공간이든지 공간이 가지는 특징이 있다. 간단한 의자 하나만으로도 안식처를 만들 수 있다. 스스로에게 공간적인 아늑함을 느낄 수 있는 장소가 어디가 좋은지를 가벼운 의자 하나를 들고 다니면서 여러 장소에 앉아 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장소를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 이는 정원에서 안식처를 가져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하루의 열기를 식히면서 다양한 공간에서 느끼는 위로는 심리적 안정감을 높이게 된다. 이때 마음이 가는 이야기가 있는 장식물을 이용한다면 공간에 대한 색다른 애착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정원은 어떤 목표를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을 즐기는 것이 정말 멋스러운 정원 생활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햇빛과 향기가 주는 편안한 위로햇빛을 들이는 공간도 좋다. 이오는 툇마루에 누워서 머리는 차갑게 그늘에 두고 햇볕에 온몸을 맡겨보는 시간을 가장 좋아하는 정원 생활 중 한 가지로 꼽는다. 누워서 몸을 자연에 맡기고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따사로운 햇볕은 뼈 깊숙이 들어와 몸의 온도를 높여주는데, 이때의 행복함은 어떤 마사지보다도 큰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눈을 감으면 자연의 소리가 서서히 들려오기 시작하고, 어느새 짧은 숙면의 상태로 접어들게 되는데, 안식처로서는 최고의 시간으로 기억된다. 햇볕은 마음의 상태도 조절한다. 정원에서 햇볕이 하루 중에 어디서 시작하고한낮에는 어디에 머물고 어디로 지는지 잘 살펴보자. 정원에서 햇볕은 식물에게도 중요한 영양분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요소지만 병원균을 살균하는 쾌적한 장소를 만들기 때문에 햇볕을 잘 이용하는 것은 안식처 장소를 선택하는 것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다. 향기가 있는 식물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향기 식물을 안식처 주변에 식재하는 것이다. 편한 자세로 쉬고 있는데 슬며시 코를 자극하며 느껴지는 자연의 향기는 공간에 대한 편안함을 더 많이 느끼게 한다. 이때 식물로는 장미, 라벤더, 로즈마리 그리고 이오가 좋아하는 분꽃도 좋은 식물이다. 덩굴장미가 공간을 덮고 있고, 주변에는 라벤더가 피어서 바람과 함께 공간을 채워주면 상상만 해도 편안함이 느껴지지 않는가? 향기를 이용할 수 있는 식물과 안식처는 치유정원에서 맛볼 수 있는 최고의 순간이 될 것이다. 특히 햇볕이 없는 날이라도 향기 하나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끼고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자연의 소리가 전해주는 힐링끝으로 물, 바람, 자연의 소리를 섬세하게 찾아보고 계획하면 좋다. 자연재료가 주는 시각적 친숙함은 완성도를 높이는 공간이 된다. 물이라는 요소는 그 자체로 생명력을 느끼는 요소다. 물이 흐르는 소리나, 물이 담겨있는 소박한 수반 위로 뭉게구름이 보이거나 달빛이 보여도 좋고, 새들이 날아와서 목욕을 하고 가도 좋다. 물소리는 생명력의 소리가 될 것이고, 평화로움을 안겨주는 자연 속에서 새가 노는 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어도 치유가 될 것이다. 바람도 그렇다. 바람을 느껴 본적이 있는가? 시원한 바람부터 따뜻한 바람까지 자연의 바람도 특징이 있다. 얼굴의 볼살을 스치며 지나가는 바람을 느낄 수 있는 여유로움의 상태에 이른다는 것은 내 몸과 마음이 평온한 상태에 이르렀다는 상태를 이야기할 것이다. 치유정원에서 안식처, 피난처는 일상의 공간에서 조금 떨어진 공간에서 나를 온전히 자연과 접촉해 보는 시간을 의미한다. 그리고 편안함을 더 느끼기 위해 자연의 흥미로운 색감과 계절감 그리고 자연의 소재가 주는 과하지 않은 디자인과 자연미는 나의 마음 구석까지 들어와 어느새 나를 만져주고 있을 것이다. 이런 상상력을 하면서 크든 작든 나만의 안식처를 만들어 보면서 새해를 맞이해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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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원생활
- 정원.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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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의 정원 이야기 16 치유정원 만들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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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16 치유정원 만들기(4) 치유정원의 필수, 나만의 안식처 만들기
- 이오의 정원 이야기 16 치유정원 만들기(4) 치유정원의 필수, 나만의 안식처 만들기 코로나19의 장기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2022년을 시작하면서 정원사로서 떠 올리는 단어가 있다. 회복과 위로다. 코로나19로 지치고 힘든 일상이 지속되면서 나만의 안식처나 피난처가 있다면 삶에 적잖은 위안이 될 수 있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치유정원에서 가장 필수 요소라고 생각되는 안식처로서의 정원 또는 피난처로서의 정원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해 본다. 일상 공간에서 나만의 안식처와 피난처 공간을 갖고 있으면 좋다. 꼭 정원 속이 아니더라도 이 공간이 주는 위로와 회복력은 매우 크다. 공간에 대한 안식처만이 아니라 친구와 수다를 떨거나 음악을 듣고 책을 읽거나 핸드폰을 가지고 노는 시간도 안식처가 될 수 있다. 작은 차이가 있다면 자연만이 주는 평안함과 에너지가 둘러싸고 있는 공간에 나의 온몸을 맡길 수 있다는 것은 행운처럼 스스로에게 큰 만족감을 주기 때문에 꼭 자연을 찾아서 발걸음을 옮겨 보기를 추천한다. 그럼, 정원에서 이런 공간을 만들고 가져본다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정원은 일상생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다는 차이점이다. 어디론가 떠나야 하는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그 공간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기에 작은 공간과 몇 개의 식물을 키워보면서 자신만의 안식처 공간을 만들어 보기를 바란다. 나만의 공간을 즐기는 소소한 사치 치유정원에서 안식처는 일상적인 생활로부터의 휴식을 제공하면서 긴장 이완과 기분전환 기회를 제공해 준다. 하루 종일 긴장하고 스트레스 받았던 몸의 상태를 다시 원위치로 돌려보내주는 기회를 가지면서 쌓여가는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안식처를 만드는 장점이다. 이런 공간을 만들 때 생각해 볼 몇 가지를 정리해 본다. 먼저 평화롭고 아름다운 공간이면 좋다. 평화롭다는 것은 일상의 혼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조금 떨어진 공간이라 할 수 있다. 일상의 잔상이 계속해서 남아있는 시선 처리보다는 차단된 공간이 제일 좋다. 만약 이런 물리적인 분리가 어렵다면 서로 바라보는 지점을 달리하는 것도 차선책이 될 수 있다. 특히 건축물과는 떨어진 공간이어야 공간적인 분리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런 공간을 여러 장소에 가져보는 소박한 사치를 즐겨보는 것도 좋다. 어느 공간이든지 공간이 가지는 특징이 있다. 간단한 의자 하나만으로도 안식처를 만들 수 있다. 스스로에게 공간적인 아늑함을 느낄 수 있는 장소가 어디가 좋은지를 가벼운 의자 하나를 들고 다니면서 여러 장소에 앉아 보면 예상하지 못했던 장소를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 이는 정원에서 안식처를 가져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하루의 열기를 식히면서 다양한 공간에서 느끼는 위로는 심리적 안정감을 높이게 된다. 이때 마음이 가는 이야기가 있는 장식물을 이용한다면 공간에 대한 색다른 애착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정원은 어떤 목표를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과정을 즐기는 것이 정말 멋스러운 정원 생활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햇빛과 향기가 주는 편안한 위로 햇빛을 들이는 공간도 좋다. 이오는 툇마루에 누워서 머리는 차갑게 그늘에 두고 햇볕에 온몸을 맡겨보는 시간을 가장 좋아하는 정원 생활 중 한 가지로 꼽는다. 누워서 몸을 자연에 맡기고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따사로운 햇볕은 뼈 깊숙이 들어와 몸의 온도를 높여주는데, 이때의 행복함은 어떤 마사지보다도 큰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눈을 감으면 자연의 소리가 서서히 들려오기 시작하고, 어느새 짧은 숙면의 상태로 접어들게 되는데, 안식처로서는 최고의 시간으로 기억된다. 햇볕은 마음의 상태도 조절한다. 정원에서 햇볕이 하루 중에 어디서 시작하고 한낮에는 어디에 머물고 어디로 지는지 잘 살펴보자. 정원에서 햇볕은 식물에게도 중요한 영양분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요소지만 병원균을 살균하는 쾌적한 장소를 만들기 때문에 햇볕을 잘 이용하는 것은 안식처 장소를 선택하는 것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다. 향기가 있는 식물을 이용하는 것도 좋다. 향기 식물을 안식처 주변에 식재하는 것이다. 편한 자세로 쉬고 있는데 슬며시 코를 자극하며 느껴지는 자연의 향기는 공간에 대한 편안함을 더 많이 느끼게 한다. 이때 식물로는 장미, 라벤더, 로즈마리 그리고 이오가 좋아하는 분꽃도 좋은 식물이다. 덩굴장미가 공간을 덮고 있고, 주변에는 라벤더가 피어서 바람과 함께 공간을 채워주면 상상만 해도 편안함이 느껴지지 않는가? 향기를 이용할 수 있는 식물과 안식처는 치유정원에서 맛볼 수 있는 최고의 순간이 될 것이다. 특히 햇볕이 없는 날이라도 향기 하나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끼고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자연의 소리가 전해주는 힐링 끝으로 물, 바람, 자연의 소리를 섬세하게 찾아보고 계획하면 좋다. 자연재료가 주는 시각적 친숙함은 완성도를 높이는 공간이 된다. 물이라는 요소는 그 자체로 생명력을 느끼는 요소다. 물이 흐르는 소리나, 물이 담겨있는 소박한 수반 위로 뭉게구름이 보이거나 달빛이 보여도 좋고, 새들이 날아와서 목욕을 하고 가도 좋다. 물소리는 생명력의 소리가 될 것이고, 평화로움을 안겨주는 자연 속에서 새가 노는 모습을 바라만 보고 있어도 치유가 될 것이다. 바람도 그렇다. 바람을 느껴 본적이 있는가? 시원한 바람부터 따뜻한 바람까지 자연의 바람도 특징이 있다. 얼굴의 볼살을 스치며 지나가는 바람을 느낄 수 있는 여유로움의 상태에 이른다는 것은 내 몸과 마음이 평온한 상태에 이르렀다는 상태를 이야기할 것이다. 치유정원에서 안식처, 피난처는 일상의 공간에서 조금 떨어진 공간에서 나를 온전히 자연과 접촉해 보는 시간을 의미한다. 그리고 편안함을 더 느끼기 위해 자연의 흥미로운 색감과 계절감 그리고 자연의 소재가 주는 과하지 않은 디자인과 자연미는 나의 마음 구석까지 들어와 어느새 나를 만져주고 있을 것이다. 이런 상상력을 하면서 크든 작든 나만의 안식처를 만들어 보면서 새해를 맞이해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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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16 치유정원 만들기(4) 치유정원의 필수, 나만의 안식처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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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의 정원이야기 15 치유정원 만들기 (3)
- 자연의 색에서 치유 에너지를 받다치유정원을 만들기 위해서 어떤 재료를 사용하면 좋을까? 맛깔나는 요리도 재료가 신선하고 좋아야 하고, 또 어떤 조리법을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것처럼 치유정원의 재료와 조합의 순서도 중요하다. 여기에서 좋은 재료라는 것은 치유의 기대치를 높일 수 있는 재료라 하겠다. 사람의 몸과 마음, 정신세계를 움직이게 하는 치유 정원의 재료에 대해 살펴보자.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 정원사) 정원 재료인 만큼 식물이 당연히 중요하다. 식물 재료도 그 쓰임에 따라서 달라진다. 시각적인 에너지를 전달해 주는 색감에서 받는 식물과 마음 밑바닥까지 편안하게 하는 향기 식물, 그리고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식물의 움직임을 통해 느끼는 여유로움 등 식물 재료의 구분은 다양하다. 자연의 색감과 인위적인 색감과는 차이가 있다. 정확하게 설명을 할 수는 없지만 자연의 색에서 받는 에너지는 느낌이 다르다. 특히 야생의 정원에서 자라고 있는 자연 그대로의 색감은 화려하면서도 풍성하고 폭넓은 감성을 갖게 한다. 식물이 주는 색감은 우리에게 친숙하면서 때로는 위로를 선사한다. 식물 그 자체의 색도 좋지만 태양의 비추임에 따라서도 자연 색은 새로운 생명력을 가진다. 이른 새벽에 어둠을 물리며 비추기 시작하는 태양의 강한 비추임이 정원에 가득 내려앉을 때 이오는 자연의 충만한 에너지를 느낀다. 내가 살아있다는 감사가 절로 나오는 시점이기도 하다. 색감이 주는 에너지와 치유식물의 색감과 에너지 속에서도 치유 색을 찾아보자. 무엇보다 시각적 정보가 가장 크게 차지한다. 따라서 식물을 통한 시각적 치유 방법은 치유정원에서 큰 영역이라 할 수 있다. 다채로운 식물의 색채는 우리의 사고에 영향을 미치고 행동에 변화를 주기도 한다. 심지어 대인 관계에도 많은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에 공간의 특성에 맞는 식물의 색채를 선택하는 것은 중요한 부분이다. 색채가 주는 중요도가 높기 때문에 정원에서 식물을 배치할 때도 초점이 되는 식물을 잘 선택하면 시각적 정보로 몰입을 유도할 수 있고, 관심을 불러오거나 유도하는 역할을 가능하게 한다. 또는 공간적으로 넓거나 좁게 또는 아늑하거나 산만하게 느낄 수 있는 식재 표현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식물의 특성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각적인 식물에서 색채만이 아니라 식물의 질감을 통해 우리의 마음과 생각을 자극하게 하는 방법도 활용할 수 있다. 손가락 끝에서부터 내 안으로 전달되어 들어오는 자연의 질감은 때로는 아기의 피부를 만지는 것 같기도 하고 때로는 엄마의 사랑처럼 부드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시각적인 정보와 촉감적인 정보가 동시에 일어나면 굳어있고 상처받았던 영역이 눈 녹듯이 녹아내리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생명력이 살아있는 자연의 진한 향기를 맡아보자. 오랜 기억을 불러오기도 하고 진한 기억으로 저장되기도 하면서 아주 짧은 순간의 경험이지만 자연과 하나가 되었다는 행복감에 여기가 바로 천국인가 하는 착각을 불러오기도 한다. 이처럼 치유정원에서 식물을 보고, 만지고 향기로 내 몸과 마음을 채우는 경험은 큰 행운이 될 것이다. 자연 생명력의 맛과 치유식물을 통해 자연의 생명력을 맛으로도 경험해 보자. ‘맛’이라고는 하지만 생명의 에너지를 내 몸에 가득히 그리고 온전히 채우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따라서 단순히 먹거나 요리의 수준을 넘어 자연의 생명력으로 우리의 생명력을 살리는 시간이 된다. 그래서 치유정원을 만들 때는 스스로 양육해서 기르는 정원 텃밭이 꼭 있어야 한다. 내가 키운 식물을 먹어 본다는 것은 경제의 원리를 넘어 자연을 대하는 자세를 알아차리게 하는 소중한 경험이다. 땅의 소산물을 스스로 길러본다는 것은 누구나 경험할 수는 있지만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 중요성을 알지 못하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깨닫는 것이 치유정원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될 수도 있다. 자연의 미각을 내 몸이 읽어내고 잠자던 미각을 새로이 깨워주는 자연 맛에 빠져보면서 생명의 기운을 채우는 과정 자체가 치유정원이다. 이오의 치유정원 이야기에서는 특별히 장미를 넣었다. 장미라고 하면 그 색감의 화려함과 향기 그리고 장미잎의 활용까지 치유정원이라는 영역에서 좋은 소재로 접목해 볼 만한 소재라고 본다. 오월부터 늦은 가을 서리가 내리지까지 꽃을 피우면서 정원에서 우리의 시선을 매혹하니 어찌 좋은 소재가 아닌가. 오월의 장미는 풍성한 색과 향기로 우리를 압도한다면 가을의 장미는 많지 않더라도 어느 때보다도 진한 색상이 가을의 넉넉함을 대신 표현해 주기까지 하니 이렇게 긴 시간을 즐겁게 하는 꽃이 있겠는가? 그러니 치유정원을 만들어 본다면 꼭 장미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면 좋겠다. 장미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설명하기로 하고 여기서 줄인다. 식물의 색과 효능정원에 활력이 넘치는 색을 꼽는다면 빨간색이 되겠다. 사랑과 비옥함을 나타내는 색으로 사람을 민첩하게 만들고, 소극적인 성격을 이끌어 내주고 용기를 북돋아주는 느낌을 준다. 물론 정원에서 과하게 사용하면 압박을 줄 수 있고 스트레스를 악화시켜서 분노를 표면화시킬 수도 있기에 적당한 면적을 사용해야 한다. 정원에서 가장 담대한 색으로 튀어나오고 도드라지게 보이는 성질로 공간을 좁게 보이게 하기도 한다. 주황색은 낙천적인 색으로 기쁨을 주고 일상의 활력을 주는 색이다. 행복감을 증진시킨다고도 한다. 그래서일까. 이오가 가장 좋아하는 색이 주황색이기도 하다. 따뜻한 환영, 사교적이면서 동시에 슬픔, 이별, 충격의 아픔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주는 색이라고 하니 정원에서 식물 또는 구조물을 이용해서 색을 표현해 보면 좋겠다. 정원에서 오락 또는 식사하는 장소에 배색하면 좋다고 하니 아침 햇살을 받으면서 커피나 차를 마실 수 있는 구역에 표현해 보자. 노란색은 만족감을 준다고 한다. 집중력과 영감을 주기도 하니, 조용한 장소에서 내성적인 성격이나 외로움을 잘 타는 사람들에게 노출되도록 해보자. 또한 시선을 부드럽게 유인하는 색이기도 하니 흐린 날에도 행복감을 부르도록 적용해 보자. 치유정원 만들기에서 식물이 가지고 있는 재료의 특징은 큰 영역을 담당한다. 그 조합을 어떻게 할지 또는 어느 공간에서 표현할지에 따라서 전체적인 정원의 느낌은 많이 달라진다. 그래서 치유정원의 동선 계획과 자연의 색 배합은 중요하다. 자연의 생명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편안한 공간과 편리함이 제공되는 치유정원을 만들어보자. 이오(푸르네 대표 정원사)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 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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