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보기
-
-
정원의 매력, 자연과 교감하는 즐거운 노동
-
-
정원의 기능과 용도가 예전에 아름다운 화초를 보고 즐기는 관상觀賞 위주였다면, 요즈음 휴식과 치유, 소통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긴장을 완화하고 평온을 되찾는 힐링 여가가 확산되면서 정원 가꾸기가 주목을 받고 있다. 농촌이든 도시든 단독주택에서 사는 사람들 상당수는 작더라도 나무 한 그루, 채소 한 포기라도 손수 가꿀 수 있는 정원과 텃밭이 매력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썰렁한 계절에 주택을 방문하면 적잖은 건축주들이 “꽃이 활짝 피는 계절에 왔으면 훨씬 더 보기 좋은데 …, 예쁜 집은 집들이 때 잠깐뿐이고 손길을 준 만큼 답하는 정원에 애착이 더 간다”고 말한다. 정원이 즐거운 노동의 공간이자, 주택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요소임을 짐작할 수 있다.글 사진 윤홍로 기자참고 문헌 <한국 전통 정원 활성화를 위한 표준 모델 개발 및 지원 방안 연구>,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시민정원사 매뉴얼》, 경기농림진흥재단, 강정화 외. <정원가꾸기의 사회 경제학>, 농촌진흥청. 《농촌마을 정원 만들기》,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잘 가꾼 정원, 주거 만족도 높여정원의 어원을 보면 동양의 정庭은 건물 앞의 공간인 뜰, 즉 울타리로 둘러싸인 건물 앞의 공지를 일컫는다. 원園은 일정한 공간을 위요圍繞하는 행위 내지 그 공간을 뜻한다. 서양의 Garden(英美) 또는 Garten(獨)은 이스라엘어 Gan과 oden(또는 eden)의 합성어에서 유래했다. gan은 울타리 또는 둘러싼 공간을, oden은 즐거움이나 기쁨을 뜻한다.정원은 어떤 목적으로 만들까.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한다. 위요 공간으로 정원_울타리를 쳐서 만든 한정된 내부 공간을 자신만의 영역으로 만들려는 심리를 반영한다고 생각하는 공간이다. 생활환경으로 정원_실용적인 가사 작업 공간으로 채원菜園, 약초원, 과수원 등 생산 공간이다. 열락悅樂 장소로 정원_신체적 즐거움을 주는 공간이다. 보통 정원 하면 열락 정원[Pleasure Garden], 즉 정원을 유지관리하면서 교감을 추구하는 모든 활동을 말한다. 따라서 열락 정원은 정원의 시설물보다 실물을 중심으로 이뤄지며, 그 결과물보다 과정을 중시한다.정원의 기능은 첫째, 관망과 전망의 대상이다. 건강한 정원수, 푸른 잔디밭 그리고 아름다운 꽃밭으로 꾸민 정원은 집 안에서 즐길 수 있는 관망의 대상이다. 집 안에서 바깥을 내다보거나 전면에서 볼 때 조화롭게 펼쳐진 깨끗한 정원과 화단은 미적 만족감에다 안락함과 쾌적함도 준다. 둘째, 공간 확장 기능이다. 정원에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식사를 하고 여가를 즐길 수 있다. 집 안의 거실이나 주방의 문과 정원 사이를 효과적으로 연결해 수시로 드나들며 즐길 수 있다. 정원의 바닥을 목재나 석재로 깔아 생활공간 일부로 사용할 수도 있다. 셋째, 주변의 기후 조절이다. 정원의 잔디, 초화류, 정원수 등은 주택 주위의 온·습도를 조절하고 바람을 막아준다. 여름철에 그늘과 증산작용으로 기온을 내리고 습도를 조절해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 겨울철에 주·야간 온도 차를 감소시켜 주고 바람을 막는 보온 효과가 있다.
소양호를 향해 주택을 배치하고 일사를 차단하고자 전면에 활엽수를 심은 인제 주택
정원의 기능 중 에너지 조절을 좀 더 살펴보자. 주택을 지을 대지에서 고려할 사항은 태양과 바람에 대한 것이며, 정원에 의해서도 에너지 성능을 조절할 수 있다. 바람을 막아주는 방풍림은 풍압을 감소시키므로 창으로 침입하는 공기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나무 그늘을 만들어 일사도 조절할 수 있다. 낙엽수는 여름에 그늘을 만들어 태양광선을 차단시키며, 겨울에 잎이 떨어지므로 태양광선을 그대로 통과시킨다. 또한, 지표면에서 건물에 반사하는 열은 지표면의 조건에 따라 상당히 조절된다. 즉, 밝은색의 지표면은 건물에 태양광선을 반사하며, 어두운색의 지표면은 일사를 흡수해 표면 온도를 높인다. 잔디 등으로 덮인 지표면은 일사를 흡수하지만, 식물의 증발 작용에 의한 냉각 효과 때문에 표면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한편, 정원은 주택의 경제적 가치를 끌어올리는 역할도 한다. 스웨덴 조경 기자재 회사인 허스크바나Husqvarna에서 9개국 44곳의 부동산업자, 120명의 정원 디자이너, 5천 명의 건축주를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다(12 Business Day).“잘 가꾼 정원이 있는 집은 평균 16%씩 가격이 상승하며, 정원을 조성하고 가꾸는 데 들어간 돈을 고려해도 1달러를 투자해 3달러를 벌 수 있다. 기존 집의 주방이나 욕실을 교체하는 것보다 잘 가꾼 정원이 가격 프리미엄이 더 높다. 반대로 잘 가꾸지 않은 정원이 있는 집은 상대적으로 5~15%가 차감된 거래가 형성된다.”_출처 www.husqvarna.com
자연에 순응하는 전통 정원정원의 역사는 수목을 신성시해 햇빛이 강하고 숲이 적은 환경 조건의 고대 이집트에서 발달한 원예와 관개灌漑 기술을 이용해 정원을 조성한 데에서 시작했다. 그리스·로마시대엔 신과 왕의 정원에서 서민의 정원으로 발달해 해안이나 구릉지에 위치한 자급자족형과 전원형, 도시형에 따라 텃밭, 취미, 관상 등의 목적에 맞는 정원이 등장했다. 우리나라는 고구려 동명왕 때부터 정원을 만들기 시작한 것으로 기록돼 있으며, 형태적 특징은 중국과 일본이 자연을 모방하고 인공적으로 재현했던 것에 비해 풍부한 자연환경을 충분히 이용해 자연을 그대로 즐겼다.
자연과의 조화를 원칙으로 집터를 잡은 논산 윤증 고택
우리나라의 전통적 정원을 특징짓는 양식은 산천이 수려한 조화를 이룬 자연 속에 터를 잡아 정자와 연못, 수석 등을 꾸민 임천林泉 정원이다. 고려 중기 이후 향리鄕里에 생활 기반을 두면서 왕도의 벼슬길에 나가 있는 학자적 관료인 사대부 계급이 등장함에 따라 이들이 관직을 물러난 뒤 경영한 별서別墅(농장이나 들 근처에 한적하게 지은 집) 정원은 그대로 전통 정원의 역사를 이뤘다. 권력과 인생의 함수관계를 초탈한 지성인의 입장을 택한 이들이 왕도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경영한 별서 정원들은 권력을 과시하는 화려함과는 다소 거리가 먼 정원 기법이 태어난 계기가 됐다. 이곳에 심어지는 수목들은 매화, 대나무, 소나무, 국화, 패랭이, 후박 등 화려하지 않되 고담한 수종들이었으며, 음양을 따짐으로써 식물의 생태학적 보전을 꾀한 치밀한 환경 구성이었다. 고려시대 이재현의 청평사 문수원(강원 춘천)과 조선시대 양산보의 소쇄원(전남 광주), 윤선도의 부용동(전남 보길도), 정약용의 다산 정원(전남 강진) 등이 대표적이다.우리나라 전통 정원의 큰 특징은 자연에 순응하는 것이다. 자연과의 조화를 원칙으로 건물을 지을 터를 잡았고, 정자나 누각도 자연과의 조화를 생각해 연못이나 강가, 산자락에 세워 경관을 감상하는 장소로 삼았다. 정원을 조성할 때 지형을 함부로 변형시키지 않았고, 물의 이용도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자연의 법칙에 충실할 뿐 인공적으로 하늘을 향하는 분수를 만들지 않았다. 꽃이나 나무는 스스로 자라는 관상수를 심고, 인공 수형을 만드는 가지치기도 피했다.
사랑채 후원을 수목과 수석, 연못으로 조성한 아산 건재 고택
전통 정원에서 정원수는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수종과 실용적인 유실수가 주종을 이룬다. 사계가 분명하기 때문에 상록수보다 활엽수를 심어 절기에 따라 변하는 초봄의 신록으로부터, 개화, 결실에 이르는 계절감을 즐겼다. 꽃이 좋거나 열매가 좋은 수목은 대개 담[울타리]이나 후원 가장자리에 심고, 앞마당 가운데에 나무를 심지 않았다.우리의 전통 정원과 현대 정원은 위치뿐만 아니라 수목, 구조물 등 여러 면에서 다르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정원을 조성하는 목적과 기능은 크게 다르지 않다. 신체적 즐거움을 주는 공간, 정원. 신록의 계절 5월, 마당에 꽃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심는 것은 어떨까.
우리 집을 더욱 아름답게… 정원 & 텃밭01Ⅰ정원의 매력, 자연과 교감하는 즐거운 노동02Ⅰ정원에 운치와 멋을 더하는 조경 수목 관리 매뉴얼03Ⅰ텃밭 준비부터 관리법까지!04Ⅰ마당 위의 가위손, 다양한 잔디 관리 용품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
2019-06-01
-
-
식물 이야기, 온실 속 작은 식물 이야기
-
-
온실을 만든 지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꽃들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고 느끼고 만질 수 있는 정겨운 곳입니다. 안방 앞 남쪽 벽면 전체를 허물고 유리 문을 달았습니다. 맨발로 바로 안방에서 걸어나가 꽃을 즐기도록 말입니다. 가장 아끼는 홑동백과 천리향을 위해 만들었는데 뜰에서는 월동이 되지 않거나 강한 햇볕에 아름다운 모습을 유지할 수 없는 식재들을 위한 곳으로 발전했습니다. 한겨울 붉은 동백꽃과 시클라멘부터 노루귀, 앵초, 물망초 등 사계절 꽃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온실은 앞뜰보다 먼저 봄이 오고 겨울은 늦게 옵니다.
이곳에 어릴 때 친구들과 창꽃을 따러 간 손골새라는 곳을 생각나게 하는 실개울과 작은 연못을 만들었습니다. 작은 연못 속에는 금붕어와 우렁이가 삽니다. 연못 속을 들여다보는 것을 좋아하는데 이참 많은 일이 일어납니다. 또 하나의 세상이 있습니다. 호시탐탐 금붕어를 노리는 밤 고양이와 밖에서 가끔 날아오는 새들부터 물과 공기, 바람, 햇살을 받아 작은 돌들에서 피어나는 아주 귀여운 이끼까지 많은 식구가 서로서로 연관돼 살아가고 있습니다. 물, 실바람, 작은 분수에서 떨어지는 물방울과 창틈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금붕어, 우렁이를 키우고 이끼를 만들면서 예쁜 세상을 창조해 갑니다. 이 작은 세상에도 세월은 흘러갑니다. 어느 날 귀여운 금붕어가 사라졌고 사랑스러운 이끼가 모습을 감췄습니다. 그 모습이 그리워 아무리 애를 써 봐도 다시 오지 않지만 이들은 분명 이전과는 다른 또 다른 세상을 만들 것입니다. 온실 속에서 살아가는 식구들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연못 주변 돌 위에서 자라는 이끼와 온실에서 가장 작은 식물들(물방울 풀, 빈카, 누운주름잎) 이야기입니다. 연못 주변 돌에서 자라는 이끼는 보기만 해도 귀엽고 신비롭습니다. 그런데 천사의 눈물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물방울 풀은 마냥 예쁘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이 아이는 연둣빛 눈물 덩이처럼 참으로 연약해 보이지만 온실에서는 강한 생명력을 보입니다. 처음 만난 곳은 양재동 어느 화원으로 한 귀퉁이 바닥에 잡초처럼 작은 풀이 나 있는 모습이 하도 귀여워 대려 왔습니다. 살던 환경이 온실과 비슷해 연못 주변 귀퉁이에 조금 심었습니다. 처음에는 잘 자라 기특해 바라보기만 해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두서너 해가 지나자 이 아이의 기세가 만만치 않았습니다. 서서히 다른 영역을 침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잎겨드랑이에서 초록색 꽃이 핀다고 했지만 아무리 고개 숙여 들여다보아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꽃이 보이지 않는 아쉬운 마음과 무성하게 자라는 기세를 제어하고자 이를 보완할 식재를 찾았습니다. 그러던 중 뜰 난간 용기에서 마음껏 긴 줄기를 늘어뜨리고 잘 자라고 있는, 연보랏빛 꽃을 피우는 빈카 Vinca가 생각났습니다. 빈카는 온실환경에 딱 맞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 6년 전 아주 멀리서 온 빈카는 한 줄기가 뿌리를 내리더니 어느새 많은 식구를 거느리게 됐습니다. 바로 가까이 용기 속에서 참으로 잘 자라고 있던 녀석이 그제야 눈에 들어왔습니다. 2010년 봄 물방울 풀이 자라는 곳에 심었습니다. 빈카 역시 잘 적응해 식구를 더 거느리게 됐고 몇몇의 아이들은 연보랏빛 꽃망울을 터트리기도 했습니다. 물방울 풀과 빈카는 좋아하는 환경이 비슷하지만 빈카가 좀 더 강인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두 녀석이 자라나는 기세를 보아하니 만만치 않습니다. 제발 서로 잘 어울리길 바라지만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일단 두고 봐야겠습니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지금까지 보지 못한 또 다른 전경을 만들어 낼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작은 바위 하나가 있는 실개울에서도 신비로운 광경을 자주 봅니다. 바위는 연약한 초록 생명의 강인함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추운 겨울이 끝날 무렵 봄이 오는 소식을 제일 먼저 알려주는 곳이기도 합니다. 따사로운 햇살이 느껴질 때 이곳으로 나와 초록빛 작은 생명을 찾아봅니다.생각지도 못한 반가운 아이를 만났습니다. 아무도 데려다주지 않았는데 언제 어떻게 왔는지 참으로 예쁘게 뻗어 나가고 있습니다. 바로 저 스스로 터를 잡아 탄생한 '누운 주름잎' 입니다. 오래전 이 녀석을 처음 만났을 때 나름 키워 보려고 무던히 애를 썼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녀석에 대한 애착이 없어진 지금, 온실 실개울 바위 주변에 나타난 것입니다. 누운 주름잎이 오기 전 이른 봄 이곳에는 원래 물망초와 콩제비꽃이 있었습니다. 이제는 누운 주름잎이 너무 잘 자라 아무도 이곳에 침범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작은 실개울에선 누운 주름잎과 천사의 눈물의 영역 다툼이 시작됐습니다. 보기에도 기싸움이 치열합니다. 조금씩 누운주름잎 편을 들어줬습니다. 물방울 풀이 누운 주름잎이 있는 곳에 더는 가지 못하게 한 것이지요. 키우려 아무리 애를 써도 잘 자라지 못했던 아이가 이곳에서 꿋꿋이 자라면서 개울 주변으로 펼쳐나가는 모습에 애틋함을 느꼈다고 할까요. 조그만 보랏빛 꽃을 품은 모습이 매우 연약해 보이지만 아주 당당하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이젠 누운 주름잎이 이기고 있습니다. 더 이상 도와주지 않아도 혼자 힘으로 물이 마른 실 개울가 작은 바위 위를 모두 차지했습니다. 어디까지 뻗어 가는지 두고 봐야겠습니다. 두 아이가 참 예쁘게 살고 있습니다.
물망울 풀, 빈카, 누운주름잎 습성과 재배 환경학명이 솔레이 롤리에 Soleirolia, Soleirolii인 물방울풀은 천사의 눈물이라고도 불리며 서지중해 섬지역에서 자라고 습하고 그늘진 장소를 좋아합니다. 덩굴성 키 작은 초본성 상록 다년생으로 둥근 연둣빛 작은 잎은 매우 촘촘하게 자라며 실처럼 생긴 가는 줄기에서 나옵니다. 겨울에도 온실에서는 초록빛을 유지해 사철 지면을 덮는데 햇볕과 부분 그늘이 있는 곳에서 잘 자라고 마사와 자갈과 흙이 섞인 땅, 즉 배수가 잘 되는 곳을 좋아합니다. 밖에서는 햇볕이 있거나 그늘진 곳이라면 어떤 흙에서도 잘 자랍니다. 추위에 약해 밖에선 월동이 되지 않습니다만 시원하게 키우는 것이 좋습니다. 일부 원예 식물 사전에는 0℃ 이상에서 가능하다지만 내 경우에는 영하 5℃에서도 무난히 잘 견딥니다. 가벼운 이슬에 손상되기도 하지만 봄에는 회복이 빠르기에 큰 걱정 하지 않아도 됩니다. 병 속에서도 잘 자라 고운 초록 잎을 관상하고자 테라리엄 Terrarium으로 또는 용기에 심어 관상용으로 활용하기도 합니다. 따듯한 지역에서는 지면을 덮는 용(지피식물)으로 쓰이고 매우 공격적이어서 한 번 심으면 뿌리째 제거하기 어렵습니다. 번식은 늦봄에 포기나누기로 합니다. 빈카는 유럽과 북아프리카, 아시아 등 산림 지역에서 자라고 7종류의 가느다란 줄기를 가진 상록 진 관목(Subshrub)과 상록 초본 다년생이 있습니다. 속명 Vinca는 라틴어 Vincire에서 유래했는데 '매다' 또는 '연결하다'라는 뜻으로, 줄기가 구부러지는 성질을 가졌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땅 위로 덮어가는 긴 줄기 각 마디에서 뿌리가 나와 뻗어 나갑니다. 우리 집 빈카(Vinca minor L)는 잎에 광택이 있고 봄부터 여름까지 연보랏빛 꽃을 피우는 덩굴성 상록 초본 다년생입니다. 반그늘, 다습한 곳을 좋아하지만 어떤 환경에서도 잘 자라 매우 건조한 환경에서도 건강을 유지합니다. 나무 아래에서도 잘 자라고 있습니다. 부분적으로 그늘진 곳도 좋아하나 꽃을 잘 피우기 위해서는 햇볕이 잘 드는 양지바른 곳이 좋습니다. 대체로 추위에는 강해 어느 원예사 전엔 영하 10℃, 다른 사전엔 영하 4℃까지 견딜 수 있다지만 우리 집 온실에서는 영하 5℃에도 잎이 상하지 않고 잘 견디고 있습니다. 새봄에는 연둣빛 새순들을 많이 데리고 나옵니다. 실내 조경용이나 지피식물로도 활용하며 이 또한 매우 공격적이어서 성장을 제어하기 위해서는 봄에 강하게 잘라줘야 합니다. 이른 봄이나 늦가을에 잘라 번식하며 포기를 나눠 심어도 잘 번식합니다. 이 아이의 어떤 부분이라도 섭취하면 위를 상하게 할 수 있다고 하니 식용은 주의합니다.
Mazus라는 학명을 지닌 누운 주름잎은 30여 종류의 일 년생과 다년생이 있으며 매트 형태를 만들면서 누운 채로 길게 뻗어 나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낮은 지역에서부터 히말라야, 인도, 파키스탄, 중국, 타이완, 일본 등 아시아와 호주 고산지대 습한 곳에서 서식합니다.햇볕이 들고 적절한 영양분과 습기가 있으며 배수가 잘 되는 곳에서 잘 자랍니다. Encyclopedia of Garden Plants(The American horticultural society)에 간단히 소개돼 있긴 하지만 이 아이에 대한 정보는 더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독일 마을 길 돌담 틈에서 누운 주름잎이 무리 지어 자라 담을 타고 흘러내리는 모습을 보고는 참으로 반가웠습니다. 내가 그렇게도 잘 키워보려고 애를 썼던 아이가 이곳에서는 그냥 길옆 흔한 잡초로 귀여운 꽃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햇볕도 흙도 거의 없는 돌 틈에서 말이지요. 제가 키운 경험으로는 밖(서울)에서는 월동이 되지 않으며 겨울 온실에서는 영하 5℃까지는 잘 견딥니다. 특별한 거름이 없는 얕은 마사토와 바위에서도 잘 자라고 여름철 햇볕이 강할 땐 옅은 회색빛을 지닌 녹색의 귀엽고 아주 작은 보랏빛 꽃을 피웁니다. 그리고 겨울에는 아주 연한 연둣빛을 띄웁니다. 나의 온실에서는 5월부터 꽃이 피었습니다. 참고문헌 Encyclopedia of Garden Plants(The American horticultural society)
글. 사진 이명희 숙명여자대학교 가정 대학 졸업 후 평소 관심 분야인 정원 공부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 입학. 졸업논문'서민주택 정원 활성화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 취득. 평생 꽃을 가까이하여 얻은 경험과 대학원에서 연구한 이론적 체계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담장 허물기 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버려진 공간 속에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라도 심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데 노력 연구하고 있다.
-
2019-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