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짓기 정보Home >  집짓기 정보 >  특집기사
-
[HOUSE STORY] 조부모가 선물한 손녀들의 놀이터 부산 ‘조은가’
조부모가 선물한 손녀들의 놀이터 부산 ‘조은가’ 편리한 아파트 문화 속에 고질병이 있다. 적층으로 쌓인 주거 형태에 의해 위아래 층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이에 따라 어린 자녀를 둔 부모는 심리적 불안을 안고 산다. 한창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에게도 아파트는 자유롭지 못한 공간이다. 장두영(41), 심현아(36) 부부도 아이를 위한 편안하고 재미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아파트를 벗어날 계획을 세웠다. 글 사진 백홍기 기자 취재협조 ㈜청담건설 HOUSE NOTE DATA 위치 부산 진구 개금동 지역/지구 제2종 일반주거지역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414.40㎡(125.35평) 건축면적 100.82㎡(30.49평/주차장 미포함) 건폐율 24.32% 연면적 162.95㎡(49.29평) 1층 96.23㎡(29.11평) 2층 66.72㎡(20.18평) 용적률 39.32% 설계기간 3개월 시공기간 2021년 9월~2022년 5월 건축비용 평당 780만 원(토목공사비 별도) 설계 아키21 건축사사무소 051-317-8788 시공 ㈜청담건설 051-728-6449 https://blog.naver.com/chungdam0115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노출 우레탄 / 벽 - 인조대리석 라임스톤 내부마감 천장 - 실크벽지(LX하우시스) / 벽 - 실크벽지(LX하우시스) / 바닥 - 강마루(동화자연마루) 단열재 지붕 - T180 비드법 보온판 제2종1호 / 내단열 - T30, T50 비드법 보온판, 제2종1호 계단실 디딤판 - 집성목 / 난간 - 철골+백색 도장 창호 시스템창호(이건창호) 현관 제작 주방기구 제작 위생기구 대림, 계림 난방기구 가스보일러 밝고 심플한 현관 인테리어는 자연스럽게 실내 분위기로 이어져 편안한 첫인상을 준다. 현관 중문 옆에 가족사진 진열 공간을 기획했다. 테두리는 벤치로 이용하도록 넓고 깊게 만들어 아이들이 앉아 책을 읽거나 놀이 공간으로 이용하도록 했다. 인구 밀집 도시는 어디나 그렇듯 대지를 조밀하게 이용하려다 보니 건물들이 서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형태다. 이는 부산도 마찬가지다. 부산 시내를 가로지르는 백양대로에서 경사로로 이어진 주택 골목길을 따라 오르면, 진입로 초입에서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주택이 나타난다. 단독주택과 다세대주택, 상가건물이 뒤섞인 답답한 도심 속 동네에서 마당 넓은 전원주택이 들어서니 사람들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이끈다. 건물과 담장을 하나로 연결해 실제보다 더욱 웅장해 보이는 주택은 외벽과 담장에 은은한 라임스톤 마감재로 치장해 포근하면서 고급스러움까지 풍긴다. 깔끔한 외벽은 모던 스타일이 이국적인 멋을 자아내 오가는 젊은이들이 셀카 배경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이웃들의 반응이 어떤지 듣고 싶어 심현아 씨에게 물었다. “동네에서 예쁘고 멋지다고 유명해졌어요. 집 구경하러 다른 동네에서도 많은 사람이 찾아오다 보니까, 요 아래 새로 생긴 카페도 손님이 늘었데요. 사람들이 좋게 봐주니 기분 좋아요. 밖에서만 둘러보니까 외부 시선으로부터 생기는 불편한 점도 없어요.” 부산 시내에서 건물 두 채가 있던 자리에 젊은 부부가 고급스러운 2층 건물을 지었으니 이력이 궁금해졌다. “사실 부모님이 가족들하고 다 같이 살 집을 지으려고 수년 전에 단층 주택과 작은 가게가 있던 건물을 엄마 아빠가 각각 사두셨어요. 제가 아이들 때문에 아파트를 벗어나려고 하는데, 예산에 맞는 집을 찾을 수 없어서, 아빠에게 단독주택을 리모델링해서 살 수 없냐고 했어요. 손녀들을 워낙 좋아하셔서 흔쾌히 그러라고 하셨어요.” 1층 거실은 라운드 우물천장에 간접조명과 매입조명을 조합해 적절한 조도를 맞추면서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주방은 ㄴ 자 구조로 계획하고 거실을 향하도록 아일랜드 식탁을 설치해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조리하도록 반영했다. 다용도실은 1층과 2층에 마련해 세탁 및 수납공간으로 활용하게 했다. 거실 오른쪽에 배치한 안방과 계단실을 연결하는 복도다. 풍부한 빛과 마당을 연결하도록 안방을 건물 정면(오른쪽)에 배치하고 뒤편에(왼쪽) 계단실을 뒀다. 사진 정면으로 보이는 드레스룸은 안방 내부로도 연결돼 동선이 편리하다. 안방은 시원한 분위기로 벽을 마감하고 넓은 통창을 내 마당에서 노는 아이들을 바라보기 좋게 했다. 아이들이 함께 목욕할 수 있게 대형 욕조를 설치하고 건축주 취향에 맞춰 유니크한 공간으로 연출했다. 아이들이 욕조를 이용하기에 편하도록 작은 계단도 설치했다. 현관 옆에 배치한 게스트룸은 현재 아이들 방으로 사용하고 있다. 침대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귀여운 핑크색 제품을 골랐다. 아이들 중심의 공간 계획 리모델링하려던 주택은 70년대에 지은 25평 단층 건물이었다. 새로운 공간을 구성하면서 이것저것 알아보던 가운데 임신을 해 아이가 넷이 될 예정이었다. 여섯 명이 살기엔 공간이 좁았다. 게다가 오래된 주택이다 보니 낡고 단열이 취약해 전문가들이 신축을 추천했다. 또다시 고민에 빠졌다. 이때 구원에 나선 사람이 심씨의 어머니다. “엄마가 기왕 새로 지어야 한다면, 아이들이 뛰어놀게 마당을 넓히고 집도 규모 있게 계획해 가족이 모두 모이기 좋게 함께 지으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집은 아빠가 지어주셨어요. 부모님에게 정말 감사드려요.” 대지는 남저북고인 경사이며 고저 차는 2.5m 정도다. 대지 레벨은 편리한 마당 진입과 아이들 놀이마당 확보를 고려해 대문 위치에 맞춰 높이를 조정했다. 건물은 주변 건물들과 어우러지게 남서향으로 앉혔다. 마당에는 인조잔디를 깔아 아이들의 놀이마당을 만들었다. 놀이마당 끝에 생긴 단 차는 지하 주차장을 설치하면서 생겨난 것이다. 마당을 주차장 높이에 맞추면 진입 계단이 마당 중간까지 침범해야 하고 오르내리기도 힘들어 낮춘 것이다. 이것이 오히려 입체적인 놀이마당을 완성하면서 주택의 포인트가 됐다. 놀이 공간은 2층에도 있다. 자녀들의 전용 공간으로 만든 2층에 거실과 베란다 데크를 연계해 마당만큼 넓은 놀이 공간을 마련했다. 거실 한편에는 향후 아이들이 커서 간단한 조리도 할 수 있게 작은 주방도 준비했다. 아이들 방도 모두 2층에 배치했지만, 아직 따로 재우기엔 어리고 함께 자고 싶어 해 1층 게스트룸을 아이들 침실로 이용하고 있다. 아파트에서 살 때부터 아이들 중심으로 공간을 꾸민 부부는 이번 주택을 계획할 때도 같았다. 10년 뒤 리모델링이 필요해지더라도 중요한 건 아이들이 오늘 당장 뛰어놀 공간이었다. 또, 아이들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세심하게 공간을 연출했다. 예를 들면 벌레를 싫어하고 넘어져도 다치지 않게 인조잔디를 깔고, 어디서나 아이들을 살피고 돌볼 수 있게 시선을 놀이마당으로 모은 것 등이다. 계단실은 밝은 바탕에 짙은 멀바우 계단재를 조합해 차분한 분위기를 냈다. 향후 아이들이 2층에서 생활할 때 편의성을 고려해 작은 주방을 설치했다. 주방 옆으로 보이는 서재는 처음 계획 때 부부의 운동실로 계획했던 공간이다. 지금은 짐을 정리하면서 아이들의 서재가 됐다. 2층 방 앞에서 본 주방. 2층 거실은 천장을 높여 아이들의 창의성을 높여 주는 공간으로 계획했다. 메인 조명도 아기자기한 형태를 골라 아이들 취향에 맞췄다. 2층엔 아이들 방이 3개 있다. 현재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1층에서 잠을 자면서 2층 방을 손님방과 놀이방으로 이용하고 있다. 2층 욕실은 아이들이 선택한 타일을 사용해 컬러풀하게 연출했다. 2층 거실 앞에 베란다에 데크를 설치해 아이들이 2층에서도 뛰어놀기에 충분한 공간을 확보했다. 데크 양 끝에 배치한 방에도 파티오 도어를 설치해 쉽게 실내외를 드나들게 했다. 넓은 집을 새로 짓게 되면서 부부도 작은 욕심을 냈다. “아이 낳고 남편과 운동하면서 홈트레이닝에 관심을 가졌어요. 아파트에선 공간이 부족해 생각할 수 없었는데, 이 집을 지으면서 작더라도 우리만의 운동실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렇게 2층 한편에 작은 공간을 마련했는데, 짐을 정리하다 보니 아이들 서재가 돼버렸어요. 궁여지책으로 안방 앞 데크에 운동기구를 놓고 야외 운동실로 사용하고 있지만, 그래도 좋아요.” 이 집을 완공하는데, 1년 걸렸다. 이중 시공하는 데만 9개월이 소요됐다. 여섯 식구가 살 공간을 계획하다 보니 신경 쓸 게 한둘이 아니어서 변경 사항이 번번이 일어났다. 그러나 까다로운 요구와 공사 기간이 늘어나는 상황에도 업체와는 큰소리 한 번 오가지 않았다. “아키21 건축사사무소에서 소개한 곳이 청담건설이었어요. 사업가인 아버지는 좀처럼 남을 쉽게 믿지 않으시는데, 대표님이 준비해온 자료를 보고 첫눈에 신뢰가 간다고 했어요. 자녀 셋을 둔 아빠라 다둥이 부모 마음을 너무 이해해 주시고, 아이들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환경에 대해 함께 고민해 주셨어요,” 심씨는 집을 짓는데 부모님이 가장 큰 도움을 줬다면, 아이들이 행복한 환경을 완성해 준 1등 공신은 청담건설 대표님을 꼽았다. 집 짓는 동안 어려움이 많았지만, 아이들이 마당에서 뛰어노는 모습을 볼 때면, 힘들었던 지난 과정은 다 잊고 행복하기만 하다고 전한다. 마당은 아이들이 싫어하는 벌레가 생기지 않고, 넘어져도 다치지 않도록 부드러운 인조잔디를 깔았다. 이웃과 인접한 곳엔 키 높은 나무를 심어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화단으로 구성했다. 지하 주차장 연결 통로에서 바라본 모습. 외벽에 톤이 부드러운 라임스톤 마감재를 사용해 미적 요소를 충족시키면서 관리하기 편하게 했다. 입면은 단순한 형태에 재료 물성과 골드 톤 소품을 적절히 조합해 세련되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냈다.
-
[22년 07월 특집 1] 기준을 낮춰 가치를 끌어올리다, 못난이 땅 다듬고 집짓기 3-1
기준을 낮춰 가치를 끌어올리다, 못난이 땅 다듬고 집짓기 3-1 집을 짓기 위해 땅을 잘 고르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단독이나 전원주택을 짓고자 하는 이들은 땅 고르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로세로가 균등한 비율을 가진 사각 형태의 땅을 가장 선호한다. 군더더기 없이 공간을 알차게 활용할 수 있고 애매한 데드스페이스가 생길 우려도 훨씬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완벽한 땅을 찾다 보면 조금씩 지쳐가는 자신을 발견할지 모른다. 누구나 원하는 토지는 시세를 비교하는 것도 쉽지 않다. 꼭 이루고자 했던 주택의 꿈도 점차 멀어져 가는 듯하다. 바로 이때, 조금만 눈높이를 낮춰 ‘못난이 땅’도 고려해 보자. 일반적으로 선호하는 형태는 아니지만 설계를 통해 오히려 잠재된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어쩌면 반듯한 형태보다 집 짓기에 반영하고 싶었던 요소들을 더욱 명확하게 실현시킬 수 있는 좋은 땅일지도 모른다. 진행 남두진·김수진 기자 자료 제공 국토교통부,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진 제공 및 취재협조 건축 디자인연구소 인아크 PART 01 땅은 각양각색의 모양과 높낮이가 있다. 건축주라면 대부분 넓고 반듯한 부지에 집 짓기를 꿈꾼다. 하지만 좁은 대한민국에서 네모 반듯한 땅을 찾아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도심 속 낡은 집을 매입해 재건축하는 경우에도 이상적인 부지를 만나기는 더욱 어렵다. 결국 원하는 형태의 반듯한 부지가 아닌 ‘못난이 땅’을 개발해 가치 있는 땅으로 만드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특히, 주택은 아파트보다 환금성이나 수익성이 떨어진다. 저렴하게 구입한 못난이 땅을 개발해 집을 짓는다면 분명 부동산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요즘은 못난이 땅을 일부러 구하는 건축주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보통 도시에는 가로의 장방형 토지가 많고, 시골에는 개발이 되지 않은 다양한 형태의 토지들이 산재해 있다. 먼저 ‘정방형 토지’는 정사각형으로 세장비가 앞쪽과 안쪽 기장이 비슷한 정사각의 모양이다. ‘세장형’은 넓은 면이 도로에 접하거나 도로를 향하고 있는 토지다. ‘사다리형 토지’는 사다리꼴 모양에 긴 쪽 면이 도로에 접한다. ‘삼각형 토지’는 한 면이 보통 도로에 접하거나 도로를 향하는 모양이며, ‘역삼각형’은 한 면의 모서리가 도로에 접하거나 도로를 향한다. ‘부정형 토지’는 토지의 형상을 정의할 수 없고 모양이 일그러진 다각형이며 ‘자루형 토지’는 도로에 접한 면이 자루의 입구처럼 좁게 생긴 L자형 토지를 말한다. 반듯한 형태가 일반적으로 좋은 토지에 속하지만 특성과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형태뿐만 아니라 토지의 높낮이도 중요하다. 토지의 높낮이는 토지가 속한 지대의 전반적인 경사도를 기준으로 간선도로 및 주위 지형지세를 비교해 기재된다. 이에 대한 판단은 지자체와 협의해 결정된다. ‘저지’低地는 간선도로 또는 주의 지형지세보다 낮은 지대를 의미한다. ‘평지’는 경사도가 미미하거나 주변 지형지세와 높이가 비슷한 토지다. ‘완경사지’는 간선도로 또는 주위 지형지세보다는 높으면서 경사도가 15도 이하인 지대를 말한다. ‘급경사지’는 경사도 15도를 초과하고 지형지세보다 토지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끝으로 ‘고지’高地는 간선도로 혹은 주위 지형지세보다 현저히 높은 지대의 토지를 말한다. 단, 임야의 경우 높낮이 개념이 아닌 표고를 반영하는데 15도 미만은 완경사, 15~30도 미만은 중경사, 30도 이상은 급경사로 나뉜다. 토지가는 해당 토지가 위치한 지역의 ‘토지가격비준표’를 열람하면 확인할 수 있다.
-
[22년 07월 특집 2 ] 기준을 낮춰 가치를 끌어올리다, 못난이 땅 다듬고 집짓기 3-2
기준을 낮춰 가치를 끌어올리다, 못난이 땅 다듬고 집짓기 3-2 PART 02 예쁜 땅보다 활용가치 높은 못난이 땅 전문가들은 땅을 고를 때 먼저 도로에 많이 접한 부지를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상가주택이나 건축물의 수익성을 따져야 한다면 특히 이점을 유의하자. 감정가가 비싼 상업지보다는 여러 용도로 개발할 수 있는 일반주거지나 준주거지가 낫다. 도로 이면이나 주택가 입구변의 자투리땅은 개발 가능성이 높은 틈새 종목으로 수익형 건축물로도 개발이 가능하다. 진행 남두진·김수진 기자 사진 제공 및 취재협조 건축 디자인연구소 인아크 ▲상가주택 도담도담 하우스 | 사진제공 건축 디자인연구소 인아크 보통 토지의 60% 정도에 건축물을 지을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지 면적을 활용할 때는 건폐율뿐만 아니라 주차장법이나 그 외에 여러 가지 건축법 등 규제를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지가 어떤 환경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건폐율과 건축법 적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못난이 땅의 경우 잘라내야 하는 부분이 많다. 이 때문에 보기에는 작은 땅이 아닌데 막상 관련법을 적용하다 보면 실제 활용할 수 있는 면적이 급격히 작아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 경우엔 일반적으로 말하는 ‘협소 건축물’을 짓게 돼버린다. 잔여지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잔여지는 토지 중 일부를 공익사업 용지에 편입한 후 남은 토지를 말한다. 쉽게 말해 신도지, 재개발, 도로 등을 건설하기 위해 시행청이 매입할 때 편입되지는 않은 자투리땅이다. 특히, 잔여지는 대부분 도로에 접해있기 때문에 주변 부동산 소유자에 매각도 쉽고 반대로 건물을 지어 부동산 가치를 높이기에도 좋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토지 구매가 가능하기에 건축을 원하는 지역에 잔여지가 발생했는지 수시로 체크해 보는 것도 권장한다. 한편, 전문가들은 도심 속 자투리땅을 활용할 때 이들 땅을 하나로 합쳐 하나의 건축물을 짓는 것을 고려해 보라고 조언한다. 당사자 간 합의만 이뤄진다면 각각 필지에 건축하는 것보다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계단이나 화장실, 보일러실, 주차장 등을 원활히 사용할 수 있고 전용공간도 각각 건축할 때보다 훨씬 넓게 사용할 수 있다. ▲도심 속 부정형 토지에 지은 상가주택 도담도담 하우스는 1층에 근린생활시설을 두고 한쪽에 집으로 진입하는 별도의 입구를 계획했다. 토지 형태를 그대로 살린 내부는 개방감과 입체감이 공존해 시선이 재미있다. | 사진제공 건축 디자인연구소 인아크 <잠깐!> 못난이 땅, 경매로 살 때 못난이 땅에 관심 있는 건축주들은 경매를 자주 활용한다. 하지만 경매에 나오는 못난이 땅이나 자투리땅 모두가 사업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사전에 건축 전문가나 부동산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개발 및 건축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직접 가설계를 해 수익성을 분석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하자가 있는 땅이 경매에 나오는 경우가 많은 만큼 입찰할 때는 특히 신중해야 한다. 지자체마다 건축조례가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토지 관련 공무원 및 건축 설계 담당자로부터 자문을 받아 입찰해야 한다. 특히, 민원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나 자치구는 건축 허가가 나지 않을 수도 있으니 반드시 확인하자. 실제로 건축법 제50조 규정에 의하면 인접 대지와의 사이에 최소 50cm 이상 공지를 확보해야 하는데, 두 건물 사이는 최소 1m 이상을 거리를 둬야 한다. 하지만 공동 개발을 하거나 합벽 건축(대지 경계선에 양쪽 건축물 외벽을 붙여 건축하되 건물은 각각 소유함) 할 때는 1m 공간을 띄우지 않아도 된다. 물론 합벽 건축이 좋은 것만은 아니지만 대지 활용 차원에서는 고려해 볼 만한다. 마지막으로 부동산과 건축사사무소를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고 직접 관공서나 허가관청에 찾아가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미관지구는 지구에 따라 건축 허가 기준이 제각각이다. 또 개발부담금, 등록세, 양도세 등과 같은 세금도 고려해야 한다. 일례로 만약 토지가 비사업용 토지라면 일반 양도소득세보다 중과세 양도세율, 즉 일반 양도세보다 10%가 더 가중되는 세율을 적용받아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 특히, 주택의 경우 부속 토지를 거주 목적으로 사용한다고 보기 때문에 사업용 토지로 판단한다. 이 때문에 관공서에 찾아가 토지 활용 가능성과 발생 세금 등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언제 다른 사람에게 넘어갈지 모른다’는 말에 혹해 부가 비용 등을 확인하지 않은 계약에 피눈물을 흘리는 건축주들이 생각보다 적지 않다. 반드시 확인 또 확인하자. <잠깐!> 정확한 토지는 지적도로 확인 아무리 매의 눈으로 토지를 본다고 한들, 눈으로 보는 것과 실제 생김새는 다를 수 있다. 특히 못난 땅은 경계가 불분명하거나 다각형인 경우가 많아 매매 전 제대로 경계와 땅 모양을 확인하지 않으면 나중에 소유권 분쟁도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지적도 열람은 필수다. 지적도는 민원처리 사이트인 ‘정부 24’ 홈페이지를 통해 국토부 지적도를 무료로 열람할 수 있고 발급받을 수도 있다. 물론 ‘토지이음’ 사이트에서 토지이용계획을 열람해 토지의 경계를 확인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는 법적 효력이 없다. 정확한 경계를 확인하려면 지적도 발급을 권장한다.
-
[22년 07월 특집 3] 기준을 낮춰 가치를 끌어올리다, 못난이 땅 다듬고 집짓기 3-3
기준을 낮춰 가치를 끌어올리다, 못난이 땅 다듬고 집짓기 3-3 PART 03 못난이 땅 특성 살린 개성 있는 집 못난이 땅에 집 짓기, 형태가 주는 장점 이제 땅을 구했다면 그 모양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집 짓기에 나설 차례다. 모가 많고 모양이 들쭉날쭉한 못난이 땅에 집 짓기의 관건은 건폐율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다. 설계를 맡기는 업체의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건축주 본인도 부지 형태와 주택 활용도 등을 함께 고민해야 완공 후의 아쉬움을 줄일 수 있다. 일반적인 ‘못난이 땅’은 삼각형이나 비정형으로 압축된다. 최근 전국적으로 재개발과 지구 개발이 이뤄지면서 못난이 땅이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러다 보니 그간 선호하던 네모반듯한 건축물에서 벗어나 건폐율을 높이기 위해 부지를 그대로 살리는 집 짓기에 도전하는 건축주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지 형태를 그대로 살려 계획한 꼬꼬마하우스 입면 | 사진제공 건축 디자인연구소 인아크 삼각형 토지 삼각형 토지는 개발과정에서 남는 자투리땅인 경우가 많다. 불편하고 비좁은 공간으로 여겨지며 단점이 많아 건축하기 어렵다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평범한 직사각형 대지가 아니다 보니 오히려 색다른 공간감을 연출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도로에 인접한 경우가 많아 건축만 잘하면 땅과 주택 가치가 배가 된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부동산 전문가들은 삼각형 대지는 기왕이면 북쪽이 좁은 땅으로 선택해야 활용성이 높다고 조언한다. 요즘은 삼각형 땅에 일반적인 사각형 건물을 짓게 되면 잘라내야 하는 부지가 많다 보니 건폐율을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부지 형태 그대로 건축물을 세운다. 하지만 좁은 각도가 형성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보니 기성 가구는 실내 공간 활용성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처음 집을 지을 때부터 꼭 필요한 가구는 붙박이로 주문 제작하는 편이 낫다. 자루형(L자형) 토지 자루형(L자형)는 도심 개발 잔여지와 시골에서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다. 집 짓기에 좋은 형태는 아니지만 대지 모양에 따라 설계하면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집을 지을 수 있다. 생각보다 구도심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형태로 보통 앞 쪽을 주차장이나 전실로 활용한다. 앞쪽이 긴 구조 덕분에 집으로 들어가는 전실을 길게 뽑거나 아이들 놀이 공간 등 다양하고 창의적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만약 도심 속 부지라면 앞쪽 입구 부분은 간단한 물건이나 식음료를 파는 상가로 활용하고 뒷부분은 실제 거주지로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상업용 주택이 아니라면 앞쪽 긴 부분을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집 짓기 전 주택 부지 협소주택 꼬꼬마하우스의 부지는 삼각형 모양에 가까운 사각형으로 동쪽으로 6m 도로와 길게 접해 있고, 북쪽으로는 3m의 막다른 도로였다. 서쪽과 남쪽으로는 건물과 접해있었다. | 사진제공 건축 디자인연구소 인아크 모난 땅 다듬기 각이 뾰족하고 모가 많은 땅의 건폐율을 높이기 위해 일반적으로 건축가는 집의 구조를 변형해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려 한다. 하지만 이렇게 구조를 전체 땅에 맞추게 되면 일조권 사선제한 등으로 인해 정작 본인 집의 일조권이 나빠지기도 한다. 이 경우에는 중정을 활용하자. 중정은 실내 정원을 통해 채광뿐만 아니라 집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건축 장치다. 또 도심 속이라면 외부 조망이 어려울 수 있는데, 중정을 계획한 후 내부로 창을 내면 프라이버시와 조망권을 둘 다 확보할 수 있다. 자투리 공간을 아무리 활용한다고 해도 공간이 남을 수 있다. 또 법적 제한으로 건물을 지을 수 없는 공간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경우엔 주차장으로 활용하면 좋다. 이를테면 필로티 구조로 1층을 주차장과 넓은 마당으로 연결하는 방식이 있다. 또, 도심이라면 일조권 사선제한 등으로 집을 비스듬하게 건축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가뜩이나 공간 활용이 어려운 모난 땅인데 죽은 공간까지 추가로 발생하는 어려움이 발생해버리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죽은 공간에 다용도실이나 작은 화장실 등을 설치하거나 계단실, 수납장 등을 둬 수납 효율을 높일 것을 조언한다. 모난 벽 때문에 가구를 두기 어려운 곳에는 채광창을 설치할 수도 있다. ▲건축법들을 적용하니 토지보다 좁아진 건축면적 | 사진제공 건축 디자인연구소 인아크 못난이 땅 건축 사례 대구 남구 대명동, 긴 이등변삼각형 부지에 놓인 이른바 ‘세모집’이 있다. 작고 특이한 부지지만 건축주는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여기서 이루겠다는 생각으로 이를 매매하고 집 짓기를 결심했다. 부지는 삼각형 모양에 가까운 사각형으로, 동쪽으로 6m 도로와 길게 접해 있었고 북쪽은 3m의 막다른 도로였다. 서쪽과 남쪽도 건물과 접한 조건이었다. 설계·시공을 맡은 건축 디자인연구소 인아크는 최대한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대지에 순응하는 계획을 잡았다. 직삼각형 형태의 건물로 디자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장 긴 면인 동쪽 6m 도로 방향에 주 출입구를 계획했다. 북쪽은 폭이 아주 좁아서 정화조를 간신히 넣었다. 단독주택 하면 흔히 떠올리는 마당은 과감히 포기하고 대신 3층에 테라스를 배치했다. 누군가 “트럭 한대 주차하면 딱이다”라고 말할 정도의 좁은 부지였지만, 놀라울 정도로 완벽히 설계·시공했다. 해당 주택은 1층 면적 24.5m²의 3층 규모로 총면적은 73.5m²에 불과하다. 하지만 좁은 땅에 지어진 것을 감안하면 버려진 공간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짜임새 있게 계획했다. 계단 아래 빈 공간은 수납공간으로 활용하고 세면대를 화장실 밖에 설치했으며 서재를 계단에 두는 등 공간 하나라도 알뜰하게 활용해 삼각형 부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데드스페이스를 최소화했다. 건축 디자인연구소 인아크 황광수 대표는 “대지 모양이 단점일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 모양을 활용한 덕분에 더 멋진 집을 지을 수 있었다. 이처럼 부지가 일반적이지 않을 때는 건축주의 생각을 잘 해석한 건축가와 뛰어난 시공 기술을 가진 업체의 협력이 필수”라고 조언한다. ▲계단 하부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 사진제공 건축 디자인연구소 인아크 ▲디자인 난간을 사용해 공간에 입체감을 주었다. | 사진제공 건축 디자인연구소 인아크 진행 남두진·김수진 기자 사진 제공 및 취재협조 건축 디자인연구소 인아크
-
[22년 06월 특집 1] 도시를 벗어나 나답게 살다. M세대가 꾸민 교외 주택 3-1
도시를 벗어나 나답게 살다. M세대가 꾸민 교외 주택 치솟는 집값과 코로나19 팬데믹 등 여파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이 커지면서 주거 개념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가치가 크게 변하고 있다. 이런 흐름과 변화를 주도하는 세력은 기존 은퇴자들뿐만 아니라 새롭게 출현한 M세대가 주를 이룬다. 은퇴자의 주 선택지였던 단독주택 수요가 이젠 전원생활을 꿈꾸는 M세대에게까지 이동한 것이다.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각자의 색으로 교외 지역에 터를 잡은 M세대 주택을 엿보았다. 글 홍예지 기자 사진 더존하우징, 김종오 작가, 박종민 작가, 이충건 작가 최근 ‘MZ세대’는 소비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1980년 초에서 2000년 초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일컬어 MZ세대라 한다. 그들은 국내 최대 이슈였던 부동산 대란의 중심에 있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비 주체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M세대는 답답한 도심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위해 교외 지역 단독주택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부동산 가치에 집착해 아파트 거주만 고집하던 젊은 세대들이 이제는 다양한 색을 낼 수 있는 맞춤형 주택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들은 왜, 교외로 향했을까 대도시에서 좀처럼 움직이지 않을 것 같던 M세대가 교외 지역으로 새로운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이런 M세대를 겨냥하듯 교외 생활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어 선택의 폭은 점차 넓어지고 있다. 교외 생활 간접 체험하기 사실상 교외로 향하는 M세대의 행보를 가장 반기는 곳은 관계 부처와 지자체일 것이다. 저출산과 대도시로의 쏠림 현상으로 고민이 많은 지역에는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실제 귀농귀촌종합센터의 ‘2021년 귀농귀촌 실태조사’ 주요 결과에 따르면, 귀농 이유로 29.3%로 1위를 차지한 ‘자연환경이 좋아서’를 꼽았다. 귀촌의 경우에는 ‘농산업 분야 외 직장 취업’(27.2%)이 1위, ‘정서적으로 여유로운 생활을 위해서’가 그 뒤를 이었다. 이처럼 M세대를 포함해 귀농·귀촌을 꿈꾸는 이들은 적당히 생계를 유지하면서 뛰어난 자연환경을 만끽하고 여유로운 삶을 누리기 위해 교외로 이주하려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정부는 교외 생활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지난 4월 농림축산식품부는 2022년 ‘소규모 농촌체험 프로그램 개발 지원 사업’ 지원 대상 마을 100곳을 최종 선정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침체한 농촌관광 회복을 위해 추진하는 해당 사업은 요즘 유행하는 소규모·개별화 관광에 맞춰 올해 처음 시도하고 있다. 선정된 마을에는 소규모 농촌체험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및 시범 운영, 홍보와 마케팅, 마을 사업 관계자 역량 강화 교육 등을 위해 연간 총 18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귀농귀촌종합센터에서는 ‘청년농업인 육성정책’과 ‘농촌에서 살아보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정책들은 교외 생활에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M세대를 포함, 여러 세대의 귀농·귀촌 희망자에게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시공업체 더존하우징 관계자는 “‘농촌에서 한 달간 살아보기’는 실제 거주가 아닌 마을 체험이나 조금 긴 여행 정도가 될 것 같다. 다만, 사람마다 이에 대한 경험치와 느낌은 각각 다를 수 있다. 도시 생활에 지친 M세대라면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계기는 될 것 같다. 또한, 도시만이 정답은 아니며 교외에서 새 터전을 꾸리고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인식의 전환을 이끌어 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많은 관계자는 ‘얼마간의 교외생활은 매우 중요하지만 집을 짓고 생활하는 행위를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체험으로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조언한다. 동일한 지역이라도 어떤 형태의 집에서 어떤 삶을 꾸려 가느냐에 따라 해당 지역이나 주택에 대한 이미지는 크게 바뀔 수도 있다. 이와 같은 프로그램은 큰 기대를 갖고 접근하기보다는 막연하게나마 알고 있었던 교외 생활에 대한 간접 체험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충고한다. 단독주택의 새로운 소비층, M세대의 부상浮上 그동안 교외에 단독주택을 계획했던 주 연령층은 자녀들이 모두 출가하고 퇴직한 은퇴자들이 주를 이뤘다. 이들은 한적했던 고향에 대한 좋은 추억 때문에 다시 전원에서 살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고, 젊은 세대보다 경제적인 면에서 비교적 여유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에 새로 동참한 M세대는 부담스럽게 치솟은 집값과 포화된 도시에서 벗어나 교외에 자신들만의 집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업계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들은 단독주택을 지으려는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는 추세라고 말한다. 이타건축사사무소 김재경 소장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점차 나타나던 현상은 이후 더욱 강해진 것 같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부동산을 통한 재산 증식의 불편함’, ‘부의 대물림이 필요 없어진 가족 구성’, ‘기성세대와는 다른 다양한 삶의 형태’ 등이 주요 원인인 것 같다”라고 밝혔다. 더존하우징의 관계자 역시 “층간 소음과 거주자 밀집으로 인한 공동체 생활의 불편함은 물론, 아파트값 폭등으로 인해 기존 주택을 매매한 후 단독주택으로 주거를 전환하고 있다. 무주택자의 경우는 아파트 거주 장벽이 높아지자 단독주택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내 집 짓기’에 대한 M세대의 심리적 장벽이 낮아진 점도 교외 주택 거주 증가의 주요 요소로서 작용했다. 은퇴 이후 ‘내 삶의 마지막 집’이라는 개념으로 시도했던 ‘내 집 짓기’에 과거와 달리 ‘나이에 맞게 살 집’을 짓는다는 생각을 갖고 가볍게 접근하는 이들이 증가한 것이다. 더존하우징, L315 주택사진 더존하우징 주택은 울산에 위치한다. 건축주는 주택 설계를 위한 자료를 열정적으로 찾아보고 제안하는 등 능동적인 태도를 갖추고 요구 사항도 명확했던 젊은 신혼부부였다. 부부만 생활하게 될 공간이기에 큰 면적을 원하지는 않았지만, 칼로 자른 듯한 반듯한 면들로 이뤄진 형태에 대한 바람은 확실했다. 외관은 건축주의 확고한 취향만큼 곳곳에서 독특한 포인트를 찾아볼 수 있다. 집 앞 진입로에 작은 주차장이 있는 구조는 클래식카를 사랑하는 건축주의 요청을 반영한 결과다. 한편, 거실 천장을 열어 개방감을 높인 실내는 마치 카페에 온 듯한 아늑하고 감성적인 인테리어를 통해 젊은 건축주의 감각을 엿볼 수 있다.
-
[22년 06월 특집 2] M세대가 선호하는 교외 주택 모습 3-2
M세대가 선호하는 교외 주택 모습 3-2 그렇다면 일찍 교외 생활을 시작한 건축주들의 주택은 어떤 모습일까. 은퇴자에 비해 예산에 여유가 없는 M세대는 아담한 평수의 독창적인 설계를 원하는 경우가 주를 이뤘다. 글 홍예지 기자 사진 더존하우징, 김종오 작가, 박종민 작가, 이충건 작가 도시의 인근 지역 선호 높은 집값에도 불구하고 M세대가 대도시 인근에 주거 공간을 마련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직장과 거리가 가깝기 때문이다. 출퇴근이 편리하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직장인들에게 직주근접職住近接은 언제나 큰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출퇴근이 자유롭고 재택근무의 비중이 높은 직업을 가진 M세대일수록 꼭 이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최근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전히 해제돼 많은 직장인이 일터로 복귀하면서 이는 다시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M세대가 도시를 벗어나 교외 지역에 터를 잡는 일은 결코 가벼운 결정이 아니다. 따라서 한창 경제활동을 영위해야 하는 특성상 이들은 임야 개발보다는 신도시 택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큰다. 놀이터와 도로 등 시설이 잘 조성돼 있어 아이들 키우기가 훨씬 안전하고, 자녀 학업, 직장 출근, 방범 등을 고려했을 때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이타건축사사무소 김재경 소장은 “기반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고 상권이 형성된 신도시 지역의 단독 주택지를 가장 선호하지만 토지 비용 상승 부담을 무시할 수 없다. 대안으로 수도권 주변의 농촌 지역이 있는데 건축주마다 생활권에 따라서 대중없이 선택된다.” 또, “경제적 여유가 부족한 M세대는 교외 주택을 세컨드 하우스가 아니라 주된 거주 목적으로 짓는 추세다. 설령 세컨드 하우스로 짓고자 하더라도 평소에 본인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일터와 결합된 공간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SUP건축사사무소 선상희 소장은 “예를 들어 세종시 단독주택지는 직장, 학교와 인접해 있다. 따라서 사무소를 방문하는 M세대 건축주들은 평소 어린 자녀와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모든 예산을 한데 모아 주택 짓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라고 전했다. 가족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설계 M세대 건축주들은 본인들이 원하는 설계 구현을 중요시하며, 요구사항을 상세하게 정리해 관철시키려는 뚜렷한 주관을 갖고 있다. 특히 주변 시선이 차단된 프라이빗한 주택 설계 요청이 많다. 면적은 은퇴자들에 비해 평수가 큰 편은 아니며 4인 가족 기준으로 40~45평형을, 이층집인 경우는 47~55평형 정도 선호한다. 선 소장은 “M세대는 향후 재산 가치를 고려해 두루 선호하는 방식의 설계보다 자신만의 개성에 맞추려는 특성을 보인다. 가령 잠만 자는 공간으로 여기는 침실은 아주 작게 만들고 공용공간 거실은 되도록 넓게 만든다. 전망 좋은 2층에는 주방을 배치하는 등 전형적인 주택 구조에도 구애받지 않는다. 아울러 인터넷에서 맘에 드는 주택 사진을 검색하고 상세한 시공 방법 등을 공부해 집 짓기에 반영하는 등 집에 대한 애착이 크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수납 문제’도 은퇴자들과 M세대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젊은 세대일수록 살림이 많지 않고, 가벼운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고 단출한 인테리어를 선호한다. 또한 모든 일을 집에서 해결하지 않고 외식 비율도 높을 뿐만 아니라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이런 특성을 반영한 설계가 주를 이루고 있다. 관리는 용이하면서 인테리어는 군더더기 없이 M세대의 특성은 설계에 정해진 틀이 없고 주로 가족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담는다는 것이다. 이들이 선호하는 인테리어 트렌드도 딱히 정해진 패턴(형태)은 없다. 기성 아파트와 동일한 설계를 원하는 동시에 특이한 인테리어를 적용하려는 비율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나름의 경향성을 보이기도 한다. M세대는 모던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편인데, 몰딩이나 걸레받이가 없는 미니멀한 디자인이나, 벽지 대신 고급 페인트 마감을 원하기도 한다. 건축주가 교외 지역에 주택을 지을 때, 업체 관계자들이 주로 제안하는 건축 공법은 상이하다. 더존하우징 관계자는 “구조적인 부분은 친환경 자재로 습도 조절과 단열 기능이 우수한 목구조를 권하는 편이다. 고단열, 저탄소, 저에너지 주택을 추천하기도 한다. 유지관리가 용이한 세라믹 계열의 제품도 권하고 있다. 특히 해풍 및 염분에 의한 부식 우려가 있는 해안가 지역에는 알루미늄 제품을 권하는 등 지역특성을 고려하고 있다. 외장재도 건축주가 자연스러움을 원하면 벽돌을, 모던한 느낌을 바라면 세라믹 사이딩 타일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콘크리트구조를 추천하는 경우도 있다. 이타건축사사무소 김 소장은 “많은 분이 예산과 시간을 고려해 목조건물을 선호하지만 우리는 콘크리트구조를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다. 건축주 요구사항에 맞춰 설계를 진행하다 보면 가끔 목조건축물의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목을 활용한 고유의 공간감을 원한다면 굳이 콘크리트구조를 권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이 M세대의 주택 설계 콘셉트, 구조, 자재는 특별하게 정해진 형태나 방식이 없다. 전체적인 대지 형태와 설계 방향에 따라 자연스러운 결과물이 나온다. 하지만 단열, 방수, 창호, 설비같이 기능적인 자재는 건축가와 충분히 상의한 후에 결정할 것을 추천한다. 막연한 기대보다 가족에게 귀 기울인 선택의 중요성 M세대 교외 거주에 대해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 반응은 긍정적이다. 물론 도심에서 거주하는 것보다 감수해야 할 불편한 요소가 많다. 이 때문에 주변 조언이나 시선에 집중하기보다는 가족 구성원 요구에 귀를 기울여 거주지 이전을 결정하길 권한다. 막연한 전원생활에 대한 동경과 기대감으로 섣불리 교외로 진출한다면 여러 어려움에 부딪힐 수 있다. 장점 한, 두 개만을 보고 결정하지 말고 가족 구성원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해 전반적인 만족도, 불편한 점을 모두 고려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다. 소보건축사사무소 신현보 소장은 “신혼부부일 때와 자녀 육아, 성장기 등 단계별 생활환경에 맞는 주택 유형이 있다. 그런 점에서 ‘내 집 짓기’는 사실 은퇴 이 후보다는 오히려 젊을 때의 ‘첫 집’으로써 더 효용적이고 가치가 있다. 작은 집에 살아도 되는 젊은 시절에는 적은 비용으로 집을 지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오히려 은퇴 후에 인프라와 시설이 잘 갖춰진 도심 속 아파트에서 편안하게 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것 같다. 이런 이유로 과거의 일정했던 주거 형태를 역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더존하우징 관계자 역시 “교외에 단독주택을 짓고 싶은 건축주라면 가족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이루기 위한 우수 시공사 선정과 더불어 주택에 대한 지식 습득이 중요하다. 평소 건축 방법이나 진행과정, 건축용어 등을 익히고 가족의 니즈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제시하며 전문가와 소통한다면 집 짓는 과정은 즐겁고 설레는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이타건축사사무소, OUR FOREST 사진 건축주 주택은 신혼부부인 건축주가 전원 삶에 대한 로망을 빼곡하게 적은 손 편지 한 장에서 시작했다. 주변 자연환경을 해치지 않고 소박하게 자리 잡은 배치를 통해 ‘쉼’을 담아냈다. 남편과 아내의 취미 생활을 위한 1층의 수평 공간과 높은 거실 및 테라스를 통해 외부로 무한한 확장이 가능한 2층의 부부 공간을 계획했다. 모험을 즐기는 부부의 삶에 다양한 ‘가능성’의 여지를 주고자 한 집이다. SUP건축사사무소, 언덕 위의 바람 집 사진 김종오 작가 ‘언덕 위의 바람 집’은 SUP건축사사무소 선상희 소장이 직접 설계하고 시공한 주택으로 신인건축사대상 우수상을 받았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금강이 바라보이는 언덕에 위치한 대지 특성을 살려 외부 자연과 자연스러운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또한 건물로 마당을 감싸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마당의 경우 2층 누마루 공간과 은유적으로 공간을 연계할 수 있도록 의도했다. 특히 전통 한옥 공간에서 차용한 홑겹의 평면을 통해 빛과 경관을 끌어들이며 바람이 사방으로 잘 드나들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이 눈길을 끈다.
-
-
[HOUSE STORY] 조부모가 선물한 손녀들의 놀이터 부산 ‘조은가’
- 조부모가 선물한 손녀들의 놀이터 부산 ‘조은가’ 편리한 아파트 문화 속에 고질병이 있다. 적층으로 쌓인 주거 형태에 의해 위아래 층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이에 따라 어린 자녀를 둔 부모는 심리적 불안을 안고 산다. 한창 뛰어놀아야 할 아이들에게도 아파트는 자유롭지 못한 공간이다. 장두영(41), 심현아(36) 부부도 아이를 위한 편안하고 재미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아파트를 벗어날 계획을 세웠다. 글 사진 백홍기 기자 취재협조 ㈜청담건설 HOUSE NOTE DATA 위치 부산 진구 개금동 지역/지구 제2종 일반주거지역 건축구조 철근콘크리트조 대지면적 414.40㎡(125.35평) 건축면적 100.82㎡(30.49평/주차장 미포함) 건폐율 24.32% 연면적 162.95㎡(49.29평) 1층 96.23㎡(29.11평) 2층 66.72㎡(20.18평) 용적률 39.32% 설계기간 3개월 시공기간 2021년 9월~2022년 5월 건축비용 평당 780만 원(토목공사비 별도) 설계 아키21 건축사사무소 051-317-8788 시공 ㈜청담건설 051-728-6449 https://blog.naver.com/chungdam0115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노출 우레탄 / 벽 - 인조대리석 라임스톤 내부마감 천장 - 실크벽지(LX하우시스) / 벽 - 실크벽지(LX하우시스) / 바닥 - 강마루(동화자연마루) 단열재 지붕 - T180 비드법 보온판 제2종1호 / 내단열 - T30, T50 비드법 보온판, 제2종1호 계단실 디딤판 - 집성목 / 난간 - 철골+백색 도장 창호 시스템창호(이건창호) 현관 제작 주방기구 제작 위생기구 대림, 계림 난방기구 가스보일러 밝고 심플한 현관 인테리어는 자연스럽게 실내 분위기로 이어져 편안한 첫인상을 준다. 현관 중문 옆에 가족사진 진열 공간을 기획했다. 테두리는 벤치로 이용하도록 넓고 깊게 만들어 아이들이 앉아 책을 읽거나 놀이 공간으로 이용하도록 했다. 인구 밀집 도시는 어디나 그렇듯 대지를 조밀하게 이용하려다 보니 건물들이 서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형태다. 이는 부산도 마찬가지다. 부산 시내를 가로지르는 백양대로에서 경사로로 이어진 주택 골목길을 따라 오르면, 진입로 초입에서부터 눈길을 사로잡는 주택이 나타난다. 단독주택과 다세대주택, 상가건물이 뒤섞인 답답한 도심 속 동네에서 마당 넓은 전원주택이 들어서니 사람들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이끈다. 건물과 담장을 하나로 연결해 실제보다 더욱 웅장해 보이는 주택은 외벽과 담장에 은은한 라임스톤 마감재로 치장해 포근하면서 고급스러움까지 풍긴다. 깔끔한 외벽은 모던 스타일이 이국적인 멋을 자아내 오가는 젊은이들이 셀카 배경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이웃들의 반응이 어떤지 듣고 싶어 심현아 씨에게 물었다. “동네에서 예쁘고 멋지다고 유명해졌어요. 집 구경하러 다른 동네에서도 많은 사람이 찾아오다 보니까, 요 아래 새로 생긴 카페도 손님이 늘었데요. 사람들이 좋게 봐주니 기분 좋아요. 밖에서만 둘러보니까 외부 시선으로부터 생기는 불편한 점도 없어요.” 부산 시내에서 건물 두 채가 있던 자리에 젊은 부부가 고급스러운 2층 건물을 지었으니 이력이 궁금해졌다. “사실 부모님이 가족들하고 다 같이 살 집을 지으려고 수년 전에 단층 주택과 작은 가게가 있던 건물을 엄마 아빠가 각각 사두셨어요. 제가 아이들 때문에 아파트를 벗어나려고 하는데, 예산에 맞는 집을 찾을 수 없어서, 아빠에게 단독주택을 리모델링해서 살 수 없냐고 했어요. 손녀들을 워낙 좋아하셔서 흔쾌히 그러라고 하셨어요.” 1층 거실은 라운드 우물천장에 간접조명과 매입조명을 조합해 적절한 조도를 맞추면서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주방은 ㄴ 자 구조로 계획하고 거실을 향하도록 아일랜드 식탁을 설치해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조리하도록 반영했다. 다용도실은 1층과 2층에 마련해 세탁 및 수납공간으로 활용하게 했다. 거실 오른쪽에 배치한 안방과 계단실을 연결하는 복도다. 풍부한 빛과 마당을 연결하도록 안방을 건물 정면(오른쪽)에 배치하고 뒤편에(왼쪽) 계단실을 뒀다. 사진 정면으로 보이는 드레스룸은 안방 내부로도 연결돼 동선이 편리하다. 안방은 시원한 분위기로 벽을 마감하고 넓은 통창을 내 마당에서 노는 아이들을 바라보기 좋게 했다. 아이들이 함께 목욕할 수 있게 대형 욕조를 설치하고 건축주 취향에 맞춰 유니크한 공간으로 연출했다. 아이들이 욕조를 이용하기에 편하도록 작은 계단도 설치했다. 현관 옆에 배치한 게스트룸은 현재 아이들 방으로 사용하고 있다. 침대도 아이들이 좋아하는 귀여운 핑크색 제품을 골랐다. 아이들 중심의 공간 계획 리모델링하려던 주택은 70년대에 지은 25평 단층 건물이었다. 새로운 공간을 구성하면서 이것저것 알아보던 가운데 임신을 해 아이가 넷이 될 예정이었다. 여섯 명이 살기엔 공간이 좁았다. 게다가 오래된 주택이다 보니 낡고 단열이 취약해 전문가들이 신축을 추천했다. 또다시 고민에 빠졌다. 이때 구원에 나선 사람이 심씨의 어머니다. “엄마가 기왕 새로 지어야 한다면, 아이들이 뛰어놀게 마당을 넓히고 집도 규모 있게 계획해 가족이 모두 모이기 좋게 함께 지으라고 하셨어요. 그리고 집은 아빠가 지어주셨어요. 부모님에게 정말 감사드려요.” 대지는 남저북고인 경사이며 고저 차는 2.5m 정도다. 대지 레벨은 편리한 마당 진입과 아이들 놀이마당 확보를 고려해 대문 위치에 맞춰 높이를 조정했다. 건물은 주변 건물들과 어우러지게 남서향으로 앉혔다. 마당에는 인조잔디를 깔아 아이들의 놀이마당을 만들었다. 놀이마당 끝에 생긴 단 차는 지하 주차장을 설치하면서 생겨난 것이다. 마당을 주차장 높이에 맞추면 진입 계단이 마당 중간까지 침범해야 하고 오르내리기도 힘들어 낮춘 것이다. 이것이 오히려 입체적인 놀이마당을 완성하면서 주택의 포인트가 됐다. 놀이 공간은 2층에도 있다. 자녀들의 전용 공간으로 만든 2층에 거실과 베란다 데크를 연계해 마당만큼 넓은 놀이 공간을 마련했다. 거실 한편에는 향후 아이들이 커서 간단한 조리도 할 수 있게 작은 주방도 준비했다. 아이들 방도 모두 2층에 배치했지만, 아직 따로 재우기엔 어리고 함께 자고 싶어 해 1층 게스트룸을 아이들 침실로 이용하고 있다. 아파트에서 살 때부터 아이들 중심으로 공간을 꾸민 부부는 이번 주택을 계획할 때도 같았다. 10년 뒤 리모델링이 필요해지더라도 중요한 건 아이들이 오늘 당장 뛰어놀 공간이었다. 또, 아이들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세심하게 공간을 연출했다. 예를 들면 벌레를 싫어하고 넘어져도 다치지 않게 인조잔디를 깔고, 어디서나 아이들을 살피고 돌볼 수 있게 시선을 놀이마당으로 모은 것 등이다. 계단실은 밝은 바탕에 짙은 멀바우 계단재를 조합해 차분한 분위기를 냈다. 향후 아이들이 2층에서 생활할 때 편의성을 고려해 작은 주방을 설치했다. 주방 옆으로 보이는 서재는 처음 계획 때 부부의 운동실로 계획했던 공간이다. 지금은 짐을 정리하면서 아이들의 서재가 됐다. 2층 방 앞에서 본 주방. 2층 거실은 천장을 높여 아이들의 창의성을 높여 주는 공간으로 계획했다. 메인 조명도 아기자기한 형태를 골라 아이들 취향에 맞췄다. 2층엔 아이들 방이 3개 있다. 현재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1층에서 잠을 자면서 2층 방을 손님방과 놀이방으로 이용하고 있다. 2층 욕실은 아이들이 선택한 타일을 사용해 컬러풀하게 연출했다. 2층 거실 앞에 베란다에 데크를 설치해 아이들이 2층에서도 뛰어놀기에 충분한 공간을 확보했다. 데크 양 끝에 배치한 방에도 파티오 도어를 설치해 쉽게 실내외를 드나들게 했다. 넓은 집을 새로 짓게 되면서 부부도 작은 욕심을 냈다. “아이 낳고 남편과 운동하면서 홈트레이닝에 관심을 가졌어요. 아파트에선 공간이 부족해 생각할 수 없었는데, 이 집을 지으면서 작더라도 우리만의 운동실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렇게 2층 한편에 작은 공간을 마련했는데, 짐을 정리하다 보니 아이들 서재가 돼버렸어요. 궁여지책으로 안방 앞 데크에 운동기구를 놓고 야외 운동실로 사용하고 있지만, 그래도 좋아요.” 이 집을 완공하는데, 1년 걸렸다. 이중 시공하는 데만 9개월이 소요됐다. 여섯 식구가 살 공간을 계획하다 보니 신경 쓸 게 한둘이 아니어서 변경 사항이 번번이 일어났다. 그러나 까다로운 요구와 공사 기간이 늘어나는 상황에도 업체와는 큰소리 한 번 오가지 않았다. “아키21 건축사사무소에서 소개한 곳이 청담건설이었어요. 사업가인 아버지는 좀처럼 남을 쉽게 믿지 않으시는데, 대표님이 준비해온 자료를 보고 첫눈에 신뢰가 간다고 했어요. 자녀 셋을 둔 아빠라 다둥이 부모 마음을 너무 이해해 주시고, 아이들에게 편리하고 안전한 환경에 대해 함께 고민해 주셨어요,” 심씨는 집을 짓는데 부모님이 가장 큰 도움을 줬다면, 아이들이 행복한 환경을 완성해 준 1등 공신은 청담건설 대표님을 꼽았다. 집 짓는 동안 어려움이 많았지만, 아이들이 마당에서 뛰어노는 모습을 볼 때면, 힘들었던 지난 과정은 다 잊고 행복하기만 하다고 전한다. 마당은 아이들이 싫어하는 벌레가 생기지 않고, 넘어져도 다치지 않도록 부드러운 인조잔디를 깔았다. 이웃과 인접한 곳엔 키 높은 나무를 심어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화단으로 구성했다. 지하 주차장 연결 통로에서 바라본 모습. 외벽에 톤이 부드러운 라임스톤 마감재를 사용해 미적 요소를 충족시키면서 관리하기 편하게 했다. 입면은 단순한 형태에 재료 물성과 골드 톤 소품을 적절히 조합해 세련되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냈다.
-
- 집짓기 정보
- 특집기사
-
[HOUSE STORY] 조부모가 선물한 손녀들의 놀이터 부산 ‘조은가’
-
-
[22년 07월 특집 1] 기준을 낮춰 가치를 끌어올리다, 못난이 땅 다듬고 집짓기 3-1
- 기준을 낮춰 가치를 끌어올리다, 못난이 땅 다듬고 집짓기 3-1 집을 짓기 위해 땅을 잘 고르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단독이나 전원주택을 짓고자 하는 이들은 땅 고르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로세로가 균등한 비율을 가진 사각 형태의 땅을 가장 선호한다. 군더더기 없이 공간을 알차게 활용할 수 있고 애매한 데드스페이스가 생길 우려도 훨씬 적기 때문이다. 그러나 완벽한 땅을 찾다 보면 조금씩 지쳐가는 자신을 발견할지 모른다. 누구나 원하는 토지는 시세를 비교하는 것도 쉽지 않다. 꼭 이루고자 했던 주택의 꿈도 점차 멀어져 가는 듯하다. 바로 이때, 조금만 눈높이를 낮춰 ‘못난이 땅’도 고려해 보자. 일반적으로 선호하는 형태는 아니지만 설계를 통해 오히려 잠재된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어쩌면 반듯한 형태보다 집 짓기에 반영하고 싶었던 요소들을 더욱 명확하게 실현시킬 수 있는 좋은 땅일지도 모른다. 진행 남두진·김수진 기자 자료 제공 국토교통부,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진 제공 및 취재협조 건축 디자인연구소 인아크 PART 01 땅은 각양각색의 모양과 높낮이가 있다. 건축주라면 대부분 넓고 반듯한 부지에 집 짓기를 꿈꾼다. 하지만 좁은 대한민국에서 네모 반듯한 땅을 찾아내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도심 속 낡은 집을 매입해 재건축하는 경우에도 이상적인 부지를 만나기는 더욱 어렵다. 결국 원하는 형태의 반듯한 부지가 아닌 ‘못난이 땅’을 개발해 가치 있는 땅으로 만드는 것이 오히려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특히, 주택은 아파트보다 환금성이나 수익성이 떨어진다. 저렴하게 구입한 못난이 땅을 개발해 집을 짓는다면 분명 부동산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요즘은 못난이 땅을 일부러 구하는 건축주들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보통 도시에는 가로의 장방형 토지가 많고, 시골에는 개발이 되지 않은 다양한 형태의 토지들이 산재해 있다. 먼저 ‘정방형 토지’는 정사각형으로 세장비가 앞쪽과 안쪽 기장이 비슷한 정사각의 모양이다. ‘세장형’은 넓은 면이 도로에 접하거나 도로를 향하고 있는 토지다. ‘사다리형 토지’는 사다리꼴 모양에 긴 쪽 면이 도로에 접한다. ‘삼각형 토지’는 한 면이 보통 도로에 접하거나 도로를 향하는 모양이며, ‘역삼각형’은 한 면의 모서리가 도로에 접하거나 도로를 향한다. ‘부정형 토지’는 토지의 형상을 정의할 수 없고 모양이 일그러진 다각형이며 ‘자루형 토지’는 도로에 접한 면이 자루의 입구처럼 좁게 생긴 L자형 토지를 말한다. 반듯한 형태가 일반적으로 좋은 토지에 속하지만 특성과 여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형태뿐만 아니라 토지의 높낮이도 중요하다. 토지의 높낮이는 토지가 속한 지대의 전반적인 경사도를 기준으로 간선도로 및 주위 지형지세를 비교해 기재된다. 이에 대한 판단은 지자체와 협의해 결정된다. ‘저지’低地는 간선도로 또는 주의 지형지세보다 낮은 지대를 의미한다. ‘평지’는 경사도가 미미하거나 주변 지형지세와 높이가 비슷한 토지다. ‘완경사지’는 간선도로 또는 주위 지형지세보다는 높으면서 경사도가 15도 이하인 지대를 말한다. ‘급경사지’는 경사도 15도를 초과하고 지형지세보다 토지가 높은 것을 의미한다. 끝으로 ‘고지’高地는 간선도로 혹은 주위 지형지세보다 현저히 높은 지대의 토지를 말한다. 단, 임야의 경우 높낮이 개념이 아닌 표고를 반영하는데 15도 미만은 완경사, 15~30도 미만은 중경사, 30도 이상은 급경사로 나뉜다. 토지가는 해당 토지가 위치한 지역의 ‘토지가격비준표’를 열람하면 확인할 수 있다.
-
- 집짓기 정보
- 특집기사
-
[22년 07월 특집 1] 기준을 낮춰 가치를 끌어올리다, 못난이 땅 다듬고 집짓기 3-1
-
-
[22년 07월 특집 2 ] 기준을 낮춰 가치를 끌어올리다, 못난이 땅 다듬고 집짓기 3-2
- 기준을 낮춰 가치를 끌어올리다, 못난이 땅 다듬고 집짓기 3-2 PART 02 예쁜 땅보다 활용가치 높은 못난이 땅 전문가들은 땅을 고를 때 먼저 도로에 많이 접한 부지를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상가주택이나 건축물의 수익성을 따져야 한다면 특히 이점을 유의하자. 감정가가 비싼 상업지보다는 여러 용도로 개발할 수 있는 일반주거지나 준주거지가 낫다. 도로 이면이나 주택가 입구변의 자투리땅은 개발 가능성이 높은 틈새 종목으로 수익형 건축물로도 개발이 가능하다. 진행 남두진·김수진 기자 사진 제공 및 취재협조 건축 디자인연구소 인아크 ▲상가주택 도담도담 하우스 | 사진제공 건축 디자인연구소 인아크 보통 토지의 60% 정도에 건축물을 지을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지 면적을 활용할 때는 건폐율뿐만 아니라 주차장법이나 그 외에 여러 가지 건축법 등 규제를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지가 어떤 환경에 위치하느냐에 따라 건폐율과 건축법 적용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못난이 땅의 경우 잘라내야 하는 부분이 많다. 이 때문에 보기에는 작은 땅이 아닌데 막상 관련법을 적용하다 보면 실제 활용할 수 있는 면적이 급격히 작아지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 경우엔 일반적으로 말하는 ‘협소 건축물’을 짓게 돼버린다. 잔여지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잔여지는 토지 중 일부를 공익사업 용지에 편입한 후 남은 토지를 말한다. 쉽게 말해 신도지, 재개발, 도로 등을 건설하기 위해 시행청이 매입할 때 편입되지는 않은 자투리땅이다. 특히, 잔여지는 대부분 도로에 접해있기 때문에 주변 부동산 소유자에 매각도 쉽고 반대로 건물을 지어 부동산 가치를 높이기에도 좋다.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토지 구매가 가능하기에 건축을 원하는 지역에 잔여지가 발생했는지 수시로 체크해 보는 것도 권장한다. 한편, 전문가들은 도심 속 자투리땅을 활용할 때 이들 땅을 하나로 합쳐 하나의 건축물을 짓는 것을 고려해 보라고 조언한다. 당사자 간 합의만 이뤄진다면 각각 필지에 건축하는 것보다 활용도가 높기 때문이다. 계단이나 화장실, 보일러실, 주차장 등을 원활히 사용할 수 있고 전용공간도 각각 건축할 때보다 훨씬 넓게 사용할 수 있다. ▲도심 속 부정형 토지에 지은 상가주택 도담도담 하우스는 1층에 근린생활시설을 두고 한쪽에 집으로 진입하는 별도의 입구를 계획했다. 토지 형태를 그대로 살린 내부는 개방감과 입체감이 공존해 시선이 재미있다. | 사진제공 건축 디자인연구소 인아크 <잠깐!> 못난이 땅, 경매로 살 때 못난이 땅에 관심 있는 건축주들은 경매를 자주 활용한다. 하지만 경매에 나오는 못난이 땅이나 자투리땅 모두가 사업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사전에 건축 전문가나 부동산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개발 및 건축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직접 가설계를 해 수익성을 분석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또 하자가 있는 땅이 경매에 나오는 경우가 많은 만큼 입찰할 때는 특히 신중해야 한다. 지자체마다 건축조례가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토지 관련 공무원 및 건축 설계 담당자로부터 자문을 받아 입찰해야 한다. 특히, 민원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이나 자치구는 건축 허가가 나지 않을 수도 있으니 반드시 확인하자. 실제로 건축법 제50조 규정에 의하면 인접 대지와의 사이에 최소 50cm 이상 공지를 확보해야 하는데, 두 건물 사이는 최소 1m 이상을 거리를 둬야 한다. 하지만 공동 개발을 하거나 합벽 건축(대지 경계선에 양쪽 건축물 외벽을 붙여 건축하되 건물은 각각 소유함) 할 때는 1m 공간을 띄우지 않아도 된다. 물론 합벽 건축이 좋은 것만은 아니지만 대지 활용 차원에서는 고려해 볼 만한다. 마지막으로 부동산과 건축사사무소를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고 직접 관공서나 허가관청에 찾아가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미관지구는 지구에 따라 건축 허가 기준이 제각각이다. 또 개발부담금, 등록세, 양도세 등과 같은 세금도 고려해야 한다. 일례로 만약 토지가 비사업용 토지라면 일반 양도소득세보다 중과세 양도세율, 즉 일반 양도세보다 10%가 더 가중되는 세율을 적용받아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 특히, 주택의 경우 부속 토지를 거주 목적으로 사용한다고 보기 때문에 사업용 토지로 판단한다. 이 때문에 관공서에 찾아가 토지 활용 가능성과 발생 세금 등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언제 다른 사람에게 넘어갈지 모른다’는 말에 혹해 부가 비용 등을 확인하지 않은 계약에 피눈물을 흘리는 건축주들이 생각보다 적지 않다. 반드시 확인 또 확인하자. <잠깐!> 정확한 토지는 지적도로 확인 아무리 매의 눈으로 토지를 본다고 한들, 눈으로 보는 것과 실제 생김새는 다를 수 있다. 특히 못난 땅은 경계가 불분명하거나 다각형인 경우가 많아 매매 전 제대로 경계와 땅 모양을 확인하지 않으면 나중에 소유권 분쟁도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지적도 열람은 필수다. 지적도는 민원처리 사이트인 ‘정부 24’ 홈페이지를 통해 국토부 지적도를 무료로 열람할 수 있고 발급받을 수도 있다. 물론 ‘토지이음’ 사이트에서 토지이용계획을 열람해 토지의 경계를 확인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는 법적 효력이 없다. 정확한 경계를 확인하려면 지적도 발급을 권장한다.
-
- 집짓기 정보
- 특집기사
-
[22년 07월 특집 2 ] 기준을 낮춰 가치를 끌어올리다, 못난이 땅 다듬고 집짓기 3-2
-
-
[22년 07월 특집 3] 기준을 낮춰 가치를 끌어올리다, 못난이 땅 다듬고 집짓기 3-3
- 기준을 낮춰 가치를 끌어올리다, 못난이 땅 다듬고 집짓기 3-3 PART 03 못난이 땅 특성 살린 개성 있는 집 못난이 땅에 집 짓기, 형태가 주는 장점 이제 땅을 구했다면 그 모양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집 짓기에 나설 차례다. 모가 많고 모양이 들쭉날쭉한 못난이 땅에 집 짓기의 관건은 건폐율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다. 설계를 맡기는 업체의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건축주 본인도 부지 형태와 주택 활용도 등을 함께 고민해야 완공 후의 아쉬움을 줄일 수 있다. 일반적인 ‘못난이 땅’은 삼각형이나 비정형으로 압축된다. 최근 전국적으로 재개발과 지구 개발이 이뤄지면서 못난이 땅이 늘고 있는 추세다. 그러다 보니 그간 선호하던 네모반듯한 건축물에서 벗어나 건폐율을 높이기 위해 부지를 그대로 살리는 집 짓기에 도전하는 건축주들이 늘어나고 있다. ▲대지 형태를 그대로 살려 계획한 꼬꼬마하우스 입면 | 사진제공 건축 디자인연구소 인아크 삼각형 토지 삼각형 토지는 개발과정에서 남는 자투리땅인 경우가 많다. 불편하고 비좁은 공간으로 여겨지며 단점이 많아 건축하기 어렵다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평범한 직사각형 대지가 아니다 보니 오히려 색다른 공간감을 연출해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도로에 인접한 경우가 많아 건축만 잘하면 땅과 주택 가치가 배가 된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부동산 전문가들은 삼각형 대지는 기왕이면 북쪽이 좁은 땅으로 선택해야 활용성이 높다고 조언한다. 요즘은 삼각형 땅에 일반적인 사각형 건물을 짓게 되면 잘라내야 하는 부지가 많다 보니 건폐율을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부지 형태 그대로 건축물을 세운다. 하지만 좁은 각도가 형성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보니 기성 가구는 실내 공간 활용성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처음 집을 지을 때부터 꼭 필요한 가구는 붙박이로 주문 제작하는 편이 낫다. 자루형(L자형) 토지 자루형(L자형)는 도심 개발 잔여지와 시골에서 비교적 쉽게 만날 수 있다. 집 짓기에 좋은 형태는 아니지만 대지 모양에 따라 설계하면 어디에도 없는 나만의 집을 지을 수 있다. 생각보다 구도심에서 자주 찾아볼 수 있는 형태로 보통 앞 쪽을 주차장이나 전실로 활용한다. 앞쪽이 긴 구조 덕분에 집으로 들어가는 전실을 길게 뽑거나 아이들 놀이 공간 등 다양하고 창의적인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만약 도심 속 부지라면 앞쪽 입구 부분은 간단한 물건이나 식음료를 파는 상가로 활용하고 뒷부분은 실제 거주지로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상업용 주택이 아니라면 앞쪽 긴 부분을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집 짓기 전 주택 부지 협소주택 꼬꼬마하우스의 부지는 삼각형 모양에 가까운 사각형으로 동쪽으로 6m 도로와 길게 접해 있고, 북쪽으로는 3m의 막다른 도로였다. 서쪽과 남쪽으로는 건물과 접해있었다. | 사진제공 건축 디자인연구소 인아크 모난 땅 다듬기 각이 뾰족하고 모가 많은 땅의 건폐율을 높이기 위해 일반적으로 건축가는 집의 구조를 변형해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려 한다. 하지만 이렇게 구조를 전체 땅에 맞추게 되면 일조권 사선제한 등으로 인해 정작 본인 집의 일조권이 나빠지기도 한다. 이 경우에는 중정을 활용하자. 중정은 실내 정원을 통해 채광뿐만 아니라 집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건축 장치다. 또 도심 속이라면 외부 조망이 어려울 수 있는데, 중정을 계획한 후 내부로 창을 내면 프라이버시와 조망권을 둘 다 확보할 수 있다. 자투리 공간을 아무리 활용한다고 해도 공간이 남을 수 있다. 또 법적 제한으로 건물을 지을 수 없는 공간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 경우엔 주차장으로 활용하면 좋다. 이를테면 필로티 구조로 1층을 주차장과 넓은 마당으로 연결하는 방식이 있다. 또, 도심이라면 일조권 사선제한 등으로 집을 비스듬하게 건축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가뜩이나 공간 활용이 어려운 모난 땅인데 죽은 공간까지 추가로 발생하는 어려움이 발생해버리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죽은 공간에 다용도실이나 작은 화장실 등을 설치하거나 계단실, 수납장 등을 둬 수납 효율을 높일 것을 조언한다. 모난 벽 때문에 가구를 두기 어려운 곳에는 채광창을 설치할 수도 있다. ▲건축법들을 적용하니 토지보다 좁아진 건축면적 | 사진제공 건축 디자인연구소 인아크 못난이 땅 건축 사례 대구 남구 대명동, 긴 이등변삼각형 부지에 놓인 이른바 ‘세모집’이 있다. 작고 특이한 부지지만 건축주는 내 집 마련의 기회를 여기서 이루겠다는 생각으로 이를 매매하고 집 짓기를 결심했다. 부지는 삼각형 모양에 가까운 사각형으로, 동쪽으로 6m 도로와 길게 접해 있었고 북쪽은 3m의 막다른 도로였다. 서쪽과 남쪽도 건물과 접한 조건이었다. 설계·시공을 맡은 건축 디자인연구소 인아크는 최대한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대지에 순응하는 계획을 잡았다. 직삼각형 형태의 건물로 디자인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장 긴 면인 동쪽 6m 도로 방향에 주 출입구를 계획했다. 북쪽은 폭이 아주 좁아서 정화조를 간신히 넣었다. 단독주택 하면 흔히 떠올리는 마당은 과감히 포기하고 대신 3층에 테라스를 배치했다. 누군가 “트럭 한대 주차하면 딱이다”라고 말할 정도의 좁은 부지였지만, 놀라울 정도로 완벽히 설계·시공했다. 해당 주택은 1층 면적 24.5m²의 3층 규모로 총면적은 73.5m²에 불과하다. 하지만 좁은 땅에 지어진 것을 감안하면 버려진 공간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짜임새 있게 계획했다. 계단 아래 빈 공간은 수납공간으로 활용하고 세면대를 화장실 밖에 설치했으며 서재를 계단에 두는 등 공간 하나라도 알뜰하게 활용해 삼각형 부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데드스페이스를 최소화했다. 건축 디자인연구소 인아크 황광수 대표는 “대지 모양이 단점일수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 모양을 활용한 덕분에 더 멋진 집을 지을 수 있었다. 이처럼 부지가 일반적이지 않을 때는 건축주의 생각을 잘 해석한 건축가와 뛰어난 시공 기술을 가진 업체의 협력이 필수”라고 조언한다. ▲계단 하부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 사진제공 건축 디자인연구소 인아크 ▲디자인 난간을 사용해 공간에 입체감을 주었다. | 사진제공 건축 디자인연구소 인아크 진행 남두진·김수진 기자 사진 제공 및 취재협조 건축 디자인연구소 인아크
-
- 집짓기 정보
- 특집기사
-
[22년 07월 특집 3] 기준을 낮춰 가치를 끌어올리다, 못난이 땅 다듬고 집짓기 3-3
-
-
[22년 06월 특집 1] 도시를 벗어나 나답게 살다. M세대가 꾸민 교외 주택 3-1
- 도시를 벗어나 나답게 살다. M세대가 꾸민 교외 주택 치솟는 집값과 코로나19 팬데믹 등 여파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이 커지면서 주거 개념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가치가 크게 변하고 있다. 이런 흐름과 변화를 주도하는 세력은 기존 은퇴자들뿐만 아니라 새롭게 출현한 M세대가 주를 이룬다. 은퇴자의 주 선택지였던 단독주택 수요가 이젠 전원생활을 꿈꾸는 M세대에게까지 이동한 것이다.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각자의 색으로 교외 지역에 터를 잡은 M세대 주택을 엿보았다. 글 홍예지 기자 사진 더존하우징, 김종오 작가, 박종민 작가, 이충건 작가 최근 ‘MZ세대’는 소비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1980년 초에서 2000년 초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를 일컬어 MZ세대라 한다. 그들은 국내 최대 이슈였던 부동산 대란의 중심에 있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비 주체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M세대는 답답한 도심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삶을 위해 교외 지역 단독주택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부동산 가치에 집착해 아파트 거주만 고집하던 젊은 세대들이 이제는 다양한 색을 낼 수 있는 맞춤형 주택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들은 왜, 교외로 향했을까 대도시에서 좀처럼 움직이지 않을 것 같던 M세대가 교외 지역으로 새로운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이런 M세대를 겨냥하듯 교외 생활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어 선택의 폭은 점차 넓어지고 있다. 교외 생활 간접 체험하기 사실상 교외로 향하는 M세대의 행보를 가장 반기는 곳은 관계 부처와 지자체일 것이다. 저출산과 대도시로의 쏠림 현상으로 고민이 많은 지역에는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실제 귀농귀촌종합센터의 ‘2021년 귀농귀촌 실태조사’ 주요 결과에 따르면, 귀농 이유로 29.3%로 1위를 차지한 ‘자연환경이 좋아서’를 꼽았다. 귀촌의 경우에는 ‘농산업 분야 외 직장 취업’(27.2%)이 1위, ‘정서적으로 여유로운 생활을 위해서’가 그 뒤를 이었다. 이처럼 M세대를 포함해 귀농·귀촌을 꿈꾸는 이들은 적당히 생계를 유지하면서 뛰어난 자연환경을 만끽하고 여유로운 삶을 누리기 위해 교외로 이주하려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정부는 교외 생활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지난 4월 농림축산식품부는 2022년 ‘소규모 농촌체험 프로그램 개발 지원 사업’ 지원 대상 마을 100곳을 최종 선정하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침체한 농촌관광 회복을 위해 추진하는 해당 사업은 요즘 유행하는 소규모·개별화 관광에 맞춰 올해 처음 시도하고 있다. 선정된 마을에는 소규모 농촌체험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및 시범 운영, 홍보와 마케팅, 마을 사업 관계자 역량 강화 교육 등을 위해 연간 총 18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또 귀농귀촌종합센터에서는 ‘청년농업인 육성정책’과 ‘농촌에서 살아보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정책들은 교외 생활에 막연한 두려움을 느끼는 M세대를 포함, 여러 세대의 귀농·귀촌 희망자에게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시공업체 더존하우징 관계자는 “‘농촌에서 한 달간 살아보기’는 실제 거주가 아닌 마을 체험이나 조금 긴 여행 정도가 될 것 같다. 다만, 사람마다 이에 대한 경험치와 느낌은 각각 다를 수 있다. 도시 생활에 지친 M세대라면 그동안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계기는 될 것 같다. 또한, 도시만이 정답은 아니며 교외에서 새 터전을 꾸리고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인식의 전환을 이끌어 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많은 관계자는 ‘얼마간의 교외생활은 매우 중요하지만 집을 짓고 생활하는 행위를 한 달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체험으로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조언한다. 동일한 지역이라도 어떤 형태의 집에서 어떤 삶을 꾸려 가느냐에 따라 해당 지역이나 주택에 대한 이미지는 크게 바뀔 수도 있다. 이와 같은 프로그램은 큰 기대를 갖고 접근하기보다는 막연하게나마 알고 있었던 교외 생활에 대한 간접 체험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충고한다. 단독주택의 새로운 소비층, M세대의 부상浮上 그동안 교외에 단독주택을 계획했던 주 연령층은 자녀들이 모두 출가하고 퇴직한 은퇴자들이 주를 이뤘다. 이들은 한적했던 고향에 대한 좋은 추억 때문에 다시 전원에서 살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고, 젊은 세대보다 경제적인 면에서 비교적 여유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흐름에 새로 동참한 M세대는 부담스럽게 치솟은 집값과 포화된 도시에서 벗어나 교외에 자신들만의 집을 마련하기 위해 관련 업계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들은 단독주택을 지으려는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는 추세라고 말한다. 이타건축사사무소 김재경 소장은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점차 나타나던 현상은 이후 더욱 강해진 것 같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부동산을 통한 재산 증식의 불편함’, ‘부의 대물림이 필요 없어진 가족 구성’, ‘기성세대와는 다른 다양한 삶의 형태’ 등이 주요 원인인 것 같다”라고 밝혔다. 더존하우징의 관계자 역시 “층간 소음과 거주자 밀집으로 인한 공동체 생활의 불편함은 물론, 아파트값 폭등으로 인해 기존 주택을 매매한 후 단독주택으로 주거를 전환하고 있다. 무주택자의 경우는 아파트 거주 장벽이 높아지자 단독주택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내 집 짓기’에 대한 M세대의 심리적 장벽이 낮아진 점도 교외 주택 거주 증가의 주요 요소로서 작용했다. 은퇴 이후 ‘내 삶의 마지막 집’이라는 개념으로 시도했던 ‘내 집 짓기’에 과거와 달리 ‘나이에 맞게 살 집’을 짓는다는 생각을 갖고 가볍게 접근하는 이들이 증가한 것이다. 더존하우징, L315 주택사진 더존하우징 주택은 울산에 위치한다. 건축주는 주택 설계를 위한 자료를 열정적으로 찾아보고 제안하는 등 능동적인 태도를 갖추고 요구 사항도 명확했던 젊은 신혼부부였다. 부부만 생활하게 될 공간이기에 큰 면적을 원하지는 않았지만, 칼로 자른 듯한 반듯한 면들로 이뤄진 형태에 대한 바람은 확실했다. 외관은 건축주의 확고한 취향만큼 곳곳에서 독특한 포인트를 찾아볼 수 있다. 집 앞 진입로에 작은 주차장이 있는 구조는 클래식카를 사랑하는 건축주의 요청을 반영한 결과다. 한편, 거실 천장을 열어 개방감을 높인 실내는 마치 카페에 온 듯한 아늑하고 감성적인 인테리어를 통해 젊은 건축주의 감각을 엿볼 수 있다.
-
- 집짓기 정보
- 특집기사
-
[22년 06월 특집 1] 도시를 벗어나 나답게 살다. M세대가 꾸민 교외 주택 3-1
-
-
[22년 06월 특집 2] M세대가 선호하는 교외 주택 모습 3-2
- M세대가 선호하는 교외 주택 모습 3-2 그렇다면 일찍 교외 생활을 시작한 건축주들의 주택은 어떤 모습일까. 은퇴자에 비해 예산에 여유가 없는 M세대는 아담한 평수의 독창적인 설계를 원하는 경우가 주를 이뤘다. 글 홍예지 기자 사진 더존하우징, 김종오 작가, 박종민 작가, 이충건 작가 도시의 인근 지역 선호 높은 집값에도 불구하고 M세대가 대도시 인근에 주거 공간을 마련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직장과 거리가 가깝기 때문이다. 출퇴근이 편리하고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 직장인들에게 직주근접職住近接은 언제나 큰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출퇴근이 자유롭고 재택근무의 비중이 높은 직업을 가진 M세대일수록 꼭 이를 고집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최근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전히 해제돼 많은 직장인이 일터로 복귀하면서 이는 다시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M세대가 도시를 벗어나 교외 지역에 터를 잡는 일은 결코 가벼운 결정이 아니다. 따라서 한창 경제활동을 영위해야 하는 특성상 이들은 임야 개발보다는 신도시 택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큰다. 놀이터와 도로 등 시설이 잘 조성돼 있어 아이들 키우기가 훨씬 안전하고, 자녀 학업, 직장 출근, 방범 등을 고려했을 때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이타건축사사무소 김재경 소장은 “기반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고 상권이 형성된 신도시 지역의 단독 주택지를 가장 선호하지만 토지 비용 상승 부담을 무시할 수 없다. 대안으로 수도권 주변의 농촌 지역이 있는데 건축주마다 생활권에 따라서 대중없이 선택된다.” 또, “경제적 여유가 부족한 M세대는 교외 주택을 세컨드 하우스가 아니라 주된 거주 목적으로 짓는 추세다. 설령 세컨드 하우스로 짓고자 하더라도 평소에 본인이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일터와 결합된 공간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SUP건축사사무소 선상희 소장은 “예를 들어 세종시 단독주택지는 직장, 학교와 인접해 있다. 따라서 사무소를 방문하는 M세대 건축주들은 평소 어린 자녀와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모든 예산을 한데 모아 주택 짓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라고 전했다. 가족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담은 설계 M세대 건축주들은 본인들이 원하는 설계 구현을 중요시하며, 요구사항을 상세하게 정리해 관철시키려는 뚜렷한 주관을 갖고 있다. 특히 주변 시선이 차단된 프라이빗한 주택 설계 요청이 많다. 면적은 은퇴자들에 비해 평수가 큰 편은 아니며 4인 가족 기준으로 40~45평형을, 이층집인 경우는 47~55평형 정도 선호한다. 선 소장은 “M세대는 향후 재산 가치를 고려해 두루 선호하는 방식의 설계보다 자신만의 개성에 맞추려는 특성을 보인다. 가령 잠만 자는 공간으로 여기는 침실은 아주 작게 만들고 공용공간 거실은 되도록 넓게 만든다. 전망 좋은 2층에는 주방을 배치하는 등 전형적인 주택 구조에도 구애받지 않는다. 아울러 인터넷에서 맘에 드는 주택 사진을 검색하고 상세한 시공 방법 등을 공부해 집 짓기에 반영하는 등 집에 대한 애착이 크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수납 문제’도 은퇴자들과 M세대는 다소 차이를 보인다. 젊은 세대일수록 살림이 많지 않고, 가벼운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고 단출한 인테리어를 선호한다. 또한 모든 일을 집에서 해결하지 않고 외식 비율도 높을 뿐만 아니라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아 이런 특성을 반영한 설계가 주를 이루고 있다. 관리는 용이하면서 인테리어는 군더더기 없이 M세대의 특성은 설계에 정해진 틀이 없고 주로 가족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담는다는 것이다. 이들이 선호하는 인테리어 트렌드도 딱히 정해진 패턴(형태)은 없다. 기성 아파트와 동일한 설계를 원하는 동시에 특이한 인테리어를 적용하려는 비율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나름의 경향성을 보이기도 한다. M세대는 모던한 스타일을 선호하는 편인데, 몰딩이나 걸레받이가 없는 미니멀한 디자인이나, 벽지 대신 고급 페인트 마감을 원하기도 한다. 건축주가 교외 지역에 주택을 지을 때, 업체 관계자들이 주로 제안하는 건축 공법은 상이하다. 더존하우징 관계자는 “구조적인 부분은 친환경 자재로 습도 조절과 단열 기능이 우수한 목구조를 권하는 편이다. 고단열, 저탄소, 저에너지 주택을 추천하기도 한다. 유지관리가 용이한 세라믹 계열의 제품도 권하고 있다. 특히 해풍 및 염분에 의한 부식 우려가 있는 해안가 지역에는 알루미늄 제품을 권하는 등 지역특성을 고려하고 있다. 외장재도 건축주가 자연스러움을 원하면 벽돌을, 모던한 느낌을 바라면 세라믹 사이딩 타일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콘크리트구조를 추천하는 경우도 있다. 이타건축사사무소 김 소장은 “많은 분이 예산과 시간을 고려해 목조건물을 선호하지만 우리는 콘크리트구조를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다. 건축주 요구사항에 맞춰 설계를 진행하다 보면 가끔 목조건축물의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목을 활용한 고유의 공간감을 원한다면 굳이 콘크리트구조를 권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이 M세대의 주택 설계 콘셉트, 구조, 자재는 특별하게 정해진 형태나 방식이 없다. 전체적인 대지 형태와 설계 방향에 따라 자연스러운 결과물이 나온다. 하지만 단열, 방수, 창호, 설비같이 기능적인 자재는 건축가와 충분히 상의한 후에 결정할 것을 추천한다. 막연한 기대보다 가족에게 귀 기울인 선택의 중요성 M세대 교외 거주에 대해 대다수 업계 관계자들 반응은 긍정적이다. 물론 도심에서 거주하는 것보다 감수해야 할 불편한 요소가 많다. 이 때문에 주변 조언이나 시선에 집중하기보다는 가족 구성원 요구에 귀를 기울여 거주지 이전을 결정하길 권한다. 막연한 전원생활에 대한 동경과 기대감으로 섣불리 교외로 진출한다면 여러 어려움에 부딪힐 수 있다. 장점 한, 두 개만을 보고 결정하지 말고 가족 구성원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해 전반적인 만족도, 불편한 점을 모두 고려하는 것이 현명한 판단이다. 소보건축사사무소 신현보 소장은 “신혼부부일 때와 자녀 육아, 성장기 등 단계별 생활환경에 맞는 주택 유형이 있다. 그런 점에서 ‘내 집 짓기’는 사실 은퇴 이 후보다는 오히려 젊을 때의 ‘첫 집’으로써 더 효용적이고 가치가 있다. 작은 집에 살아도 되는 젊은 시절에는 적은 비용으로 집을 지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오히려 은퇴 후에 인프라와 시설이 잘 갖춰진 도심 속 아파트에서 편안하게 사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될 것 같다. 이런 이유로 과거의 일정했던 주거 형태를 역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더존하우징 관계자 역시 “교외에 단독주택을 짓고 싶은 건축주라면 가족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이루기 위한 우수 시공사 선정과 더불어 주택에 대한 지식 습득이 중요하다. 평소 건축 방법이나 진행과정, 건축용어 등을 익히고 가족의 니즈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제시하며 전문가와 소통한다면 집 짓는 과정은 즐겁고 설레는 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이타건축사사무소, OUR FOREST 사진 건축주 주택은 신혼부부인 건축주가 전원 삶에 대한 로망을 빼곡하게 적은 손 편지 한 장에서 시작했다. 주변 자연환경을 해치지 않고 소박하게 자리 잡은 배치를 통해 ‘쉼’을 담아냈다. 남편과 아내의 취미 생활을 위한 1층의 수평 공간과 높은 거실 및 테라스를 통해 외부로 무한한 확장이 가능한 2층의 부부 공간을 계획했다. 모험을 즐기는 부부의 삶에 다양한 ‘가능성’의 여지를 주고자 한 집이다. SUP건축사사무소, 언덕 위의 바람 집 사진 김종오 작가 ‘언덕 위의 바람 집’은 SUP건축사사무소 선상희 소장이 직접 설계하고 시공한 주택으로 신인건축사대상 우수상을 받았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금강이 바라보이는 언덕에 위치한 대지 특성을 살려 외부 자연과 자연스러운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또한 건물로 마당을 감싸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마당의 경우 2층 누마루 공간과 은유적으로 공간을 연계할 수 있도록 의도했다. 특히 전통 한옥 공간에서 차용한 홑겹의 평면을 통해 빛과 경관을 끌어들이며 바람이 사방으로 잘 드나들 수 있도록 설계한 점이 눈길을 끈다.
-
- 집짓기 정보
- 특집기사
-
[22년 06월 특집 2] M세대가 선호하는 교외 주택 모습 3-2
특집기사
-
-
['18년 9월호 특집1 살아 숨쉬는 건강 주택 한옥] 우리의 살림집, 한옥의 뿌리를 찾아서
- 우리의 살림집, 한옥의 뿌리를 찾아서 최근 한옥韓屋, 즉 우리 집의 뿌리 찾기에 한창이다. 조선이 근대국가로 발전하지 못한 채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고, 해방 후엔 미국 중심의 서구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잃어버린 우리 집인 ‘한옥의 정체성 회복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그동안 한옥이 널리 보급되지 않는 이유는 춥고 불편하며 비싸다는 인식 때문이다. 따라서 보존해야 할 문화재 전통 한옥과 달리 한옥 고유의 아름다움과 현대인의 생활양식을 접목한 고성능 저비용 보급형 한옥 개발이 필요하다. 글 윤홍로 기자 한옥과 양옥은 이란성 쌍둥이 “우리나라 고유의 형식으로 지은 집을 양식 건물에 상대하여 이르는 말(조선집·한식집)”_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일제 강점기 이후 양식과 일본식 건축과 구별하여 전래된 전통적인 집을 한옥이라 부르기도 한다.”_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사전적 정의를 보면 한옥은 양옥洋屋이나 일본식 주택과 상대되는 용어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한옥이란 용어가 언제 어떻게 등장했는지 알려면, 먼저 한옥과 상대되는 양옥과 일본식 주택이 이 땅에 지어지게 된 배경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옥과 양옥은 한날한시에 태어난 이란성 쌍둥이이기 때문이다. 1873년 통상수교거부정책을 강력하게 표방해온 흥선대원군이 실각하자, 1875년 이 틈을 타서 일본 군함 운요호가 강화해협에 불법 침입함으로써 조선과 일본 간 포격 사건이 발생(운요호 사건)한다. 1876년 일본은 이 사건을 트집 잡아 조선에 군대를 보내 조선 정부를 무력으로 압박해 부산항과 원산항, 제물포항을 개항해 통상을 허용한다는 내용의 조일수호조규(강화도조약)를 체결한다. 그 후 개항장에 외국인의 거류지가 정비되고 서양풍의 주택이 들어서기 시작한다. 바로 한옥과 상대되는 양옥이다. 당시 조선에 지어진 양옥은 서양 본토의 건축물과는 모양이나 형식이 달랐다. 바로 식민지 콜로니얼Colonial 양식이었기 때문이다. 개항 초기에 제물포를 중심으로 양옥이 유입되기 시작했다. 이후 서양인들뿐만 아니라 일본인들 또한 조선과의 마찰을 고려해 도시지역을 중심으로 개화 초기에 ‘서양풍’ 주택을 건립했는데, 이를 ‘양옥’이라 할 수 있다. 서양식주택의 구조는 기본적으로 조적식 구조이다. 따라서 전통 가구식架構式 목구조와는 크게 달랐다. 양옥은 대부분 벽돌조 건물로 식민지 양식 주택의 일반적인 특징인 중복도 형식을 취했으며, 접객 공간, 홀, 계단의 위치 등에서 건물 주인이나 기술공의 출신국별로 독특한 형식을 보여주었다. 형태상으로 전면의 베란다, 회랑과 포치, 아르누보식 실내장식, 권위를 상징하는 화려한 장식이 주류를 이루었다. 양옥은 이후 조선, 대한제국, 일제 강점기까지 우리나라 주택의 기능·구조·재료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1) 콜로니얼Colonial 양식_17~18세기에 영국, 에스파냐, 네덜란드 등이 정복한 식민지에서 유행한 건축 양식. 본국의 양식을 반영하면서 각지의 풍토에 맞는 독자적인 양식을 추구했다. 데크, 베란다, 포치, 퍼걸러, 뾰족지붕과, 뻐꾸기창 등 우리가 알고 있는 양옥의 특징은 엄밀히 말해 18세기 식민지 양식이자, 조선에 지어진 양옥의 모습이다. 당시 이 땅에 많은 양옥이 지어지면서 이것과 우리 고유의 전통 가옥과 구별하기 위해 한옥이란 용어가 등장한다. 한옥이라는 단어는 융희2년(1907)년에 작성된「가사家舍에 관한 소복문서照覆文書」에도 등장하는 꽤 오래된 이름이다. 돈의문에서 배재학당에 이르는 정동길 주변을 기록한 약도에 영관領館 교당敎堂 학당學堂 등의 용어와 함께 한옥韓屋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영관이나 학당이나 교당이라는 용어는 개항 이후 새롭게 등장한 건물을 가리키는 이름이다. 이 건물들은 외국인들에 의하여 설립된 기관으로, 그 이름에 건물의 주체와 용도와 성격이 함축되어 있다. 당시에는 ‘주가住家’나 ‘제택第宅’등과 같은 용어가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었는데, 한옥이라는 단어는 정동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새롭게 등장한 건축물을 가리키는 용어들과 같은 맥락에서 사용되고 있다. 대한제국의 ‘한韓’과 집을 뜻하는 ‘옥屋’으로 이루어진, ‘대한사람의 살림집’이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뜻에서 사용되었음을 유추할 수 있다. 2) 그러면 당시 누가, 왜 양옥을 지은 것일까. 일제 강점기가 시작되면서 일본은 조선 왕실을 회유하기 위해 종친과 측근들에게 귀족 작위를 부여했다. 새로운 작위를 받은 사람들은 유럽이나 일본의 귀족과 마찬가지로 머리도 단발을 하고 옷도 양복을 입었다. 그렇게 겉모습은 서양식으로 꾸몄는데 온돌방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 생활하려니 아무래도 어색했다. 그래서 처음에는 우선 사랑방만 양식으로 바꾸었다가 나중에는 아예 양옥을 지었는데 신분이 귀족이었으니 주택도 유럽의 귀족 주택을 모방하여 지었다. 3) 문화주택의 또 다른 이름 개량 한옥 양옥이 확산되면서 한옥은 비위생적이고 불편한 건축 양식으로 전락한다. 1921년 제중원 의사인 홍석후 씨가 동아일보에 쓴 글이다. 조선 사람이 고칠 것은 조선의 가옥 제도이다. 제일로 폐지할 것은 조선의 행랑방이니 손님이 찾아오더라도 그 불결한 행랑방이 있는 것이 비상히 불쾌할 것이며, 행랑방을 지나서 들어서면 안마당에서 안부엌이 보이고, 또는 수채가 보이며 뒷간도 보인다. 이것도 위생에 좋지 못하고, 또 조선 부엌은 매양 안방에 달려있음으로써 안방 뒷문 밖이 부엌이 된다. 그래서 내버린 더러운 것이 그곳에서 썩어 악취를 발할뿐 아니라 겨울이면 그것이 얼어붙었다가 봄이 되면 풀리어 그 습기는 전부 방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조선 사람들은 이 습기로 인하여 류머티즘 같은 병에 걸리는 일이 많다. 4) 일제 강점기에 건강한 삶에 대한 사회적 욕구 해결을 위해 등장한 위생을 매개로 문화주택이 한인 지식인과 일인 중심으로 보급된다. 조선사회가 해체되고 일제 치하에 들어가면서 일반 사가에서도 왕족이 누렸던 호사를 누리게 된 사회상을 반영한 충남 예산의 개량 한옥 일제 강점기 개량 한옥인 문화주택 설계도 문화주택은 화양절충和洋折衷 주택이었다. 즉, 일본식 화和와 서양식 양洋을 절충했다는 뜻으로, 1층은 거실과 서재, 식당으로 구성해 소파와 테이블, 식탁을 놓아 서양식으로 꾸미고 2층에는 침실을 두어 일본식 다다미방으로 꾸몄다. 그런데 메이지시대의 일본 역시 서양의 제국주의를 모방하고 있었기 때문에 서양식이라기보다 식민지 양식, 즉 콜로니얼 양식에 가까웠다. 5) 당시 건강하고 편리한 삶은 한옥의 개량을 통해서도 가능하다고 인식한 한인 주택업자에 의해 개량 한옥이 대량으로 공급되면서, 도시 한옥이 일제 강점기에 문화주택의 한 유형으로 자리를 잡게 됐다. 서울에서는 주택개발업자들이 개발한 한옥을 일반적으로 ‘개량 한옥’이라 불렀다. 개량 한옥은 전통 한옥과 비슷하지만, 도시의 새로운 주거 생활에 맞도록 개량됐다. 개량 한옥에는 벽돌, 유리, 함석 같은 외국의 건축 자재들을 활용하고, 철근콘크리트 기초를 도입하거나 지붕 아래 현대식 단열재를 넣고 공조 설비를 매립하기도 했다. 당시 유행한 개량 한옥의 설계도 해설이다. 가족 수가 많은 중류 주택이다. 건평 26평 6홉, 가족은 부부 2명, 노인 1명, 아동 1명, 학생 2명, 식모 1명이다. 구조는 기초 콘크리트, 요대부腰帶部는 기와로 하고 주요부는 나무로 한 기와집이다. 서재 겸 응접실은 양풍으로 취급하여 벽과 천장은 양회로 칠한다. 그 외 각 방은 온돌, 내부는 순조선식 현관, 주방, 목욕실엔 콘크리트로 바른다. 중요한 각 방은 남향으로 하여 일광을 충분히 들어오게 하고 노인실은 아동실을 겸한다. 주방은 선반과 음식을 만드는 선반을 설치한다. 6) 콘크리트 숲에 둘러싸인 한옥 문화주택은 해방 후 점점 더 대중화됐다. 1950년 한국전쟁이 끝난 뒤 많은 주택이 손실됐고, 1960년대부터 재건의 바람이 급격히 불었다. 급격한 경제 성장으로 농촌을 떠나 서울로 몰려드는 이촌향도의 물결이 치던 시기였다. 갑자기 인구가 불어나자 주택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문화주택을 지어 파는 집장사가 생겨났다. 이렇게 새로 지어진 문화주택은 대부분 고유의 한옥이 아니라 한옥과 양옥의 절충식 주택이다. 해방 후 서구 물결과 함께 달라진 생활양식은 실용적이면서 심플한 주택 구조를 요구했다. 그 때문에 일부에서 고유의 한옥을 극히 귀족적이며, 유교의 도덕적 냄새가 물씬 풍기는 비과학적이고 비기능적이라고 보았다. 절충식 주택은 서양식에다 로컬 컬러라 하여 고유 한옥의 아름다움을 가미한 형태였다. 한 지붕 밑에 응접실과 거실, 화장실, 목욕탕 등을 함께 설계해 동선을 단축하고, 벽돌과 완자창, 흰돌 등을 사용하고 마루와 온돌을 놓았던 것이다. 토담만 쌓아 그 위에 지붕을 덮은 토담집 통나무를 우물 정井자 모양으로 얹고 귀를 맞추어 층층이 얹고, 그 틈을 흙으로 메운 귀틀집 일정 간격으로 자른 원목과 흙으로 쌓아 올린 목심집 1970년대 전국적으로 불어 닥친 새마을운동의 각종 사업 가운데서 주거 문화 개선의 일환인 주택 개량 사업은, 우리 고유의 살림집인 한옥을 허물어 사라지게 하고, 대신 정체불명의 철근콘크리트 아파트로 뒤덮어 버렸다. 또 인구의 도시 집중과 주택난으로 아파트 신축 경향이 부쩍 늘어났다. 이러한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과 복부인의 투기에 힘입어 아파트 붐이 일면서 아파트 공화국이니 아파트 문화니 하는 말이 생겨났다. 당시 한옥이 콘크리트 숲에 밀려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워한 건축가도 적잖았다. 우리의 주생활은 수천 년 동안 이어 내려온 조상의 혈통과 맥박을 느낄 수 있는 민족의 슬기와 마음가짐의 표상이다. 비록 벽촌의 모옥삼간茅屋三間이라도 소박하고 자연과 합일되는 민간 건축의 아름다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근래에 서구 기계문명의 무비판적인 애용과 경제발전의 세찬 물결 때문에 한옥의 가치가 경시되고 있고 심지어 멀지 않아 자취마저 찾아보기 어렵게 될 것이라는 기우마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_윤장섭 건축가, 경향신문, 1978 한민족이 알뜰히 가꾸어온 주생활 양식엔 민족의 얼이 간직돼 있다. 더욱이 온돌문화란 세계에 유례없는 주생활 방식이어서 시간에 따라 공간의 성격을 달리하고 계절감에 민감한 삶의 즐거움을 안겨다 준다. 대청의 대들보와 서까래가 연출하는 공간 구성은 우리만이 간직한 격조 높은 예술의 극치이며 민화와 사군자 등을 문틀에 배접하여 완자창과 겹창으로 흘러내리는 곡면을 사뿐히 받힌 초가지붕의 운치는 그 위에 올린 박이나 고추의 색을 빼고도 전 세계에 으뜸가는 것이다. 따라서 이의 보존 내지는 복원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다뤄져야 할 민족 숙원사업이라 하겠다. _김중업 건축가, 동아일보, 1981 한옥 당대 새 지평을 열다 한옥은 1990년대 들어 삶의 질이 나아지면서 가족의 건강을 위한 자연과 어우러진 생태적인 주거 공간으로 황토집, 개량 한옥, 현대 한옥 등 다양한 이름으로 지어지기 시작했다. 당시 생태 건축이라 하여 구조체(뼈대) 없이 황토벽돌로만 지은 집, 또 귀틀집이나 목심집 등도 지어졌다. 이러한 구조의 집은 나무와 흙이 수축하면서 틈새가 발생해 단열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로 인해 현대 한옥, 즉 황토집은 으레 그런 것이거니 하는 편견이 자리했다. 2000년대 들어서 한스타일韓Style 바람이 불면서 전통 한옥을 고집하는 사람이 늘어났다. 하지만, 이 한옥은 전통 한옥이라기보다 한식韓式과 양식洋式을 접목한 개량 또는 절충 한옥에 가까웠다. 이들 한옥은 뼈대와 지붕을 짜는 방식은 전통에 근접하지만, 시대의 변화 속에서 현대인의 삶을 담기엔 분명한 한계가 존재했다. 무거운 지붕으로 인해 부담스러워 보이는 외양, 기능성과 실용성이 떨어지는 공간구성, 나무기둥과 흙벽 사이의 틈, 전망 및 단열과 관계된 창호, 난방 방식, 주방과 화장실의 기능적인 마감 문제 등 현대인의 요구를 담아내기엔 부적합한 요소들이 많았다. 7) 민간 중심으로 현대인의 생활양식에 맞춰 지어진 현대 한옥 정부 주도로 전통적인 목구조 방식과 외관을 기본으로 하되, 복합적인 구조 방식과 혁신적인 시공 방식, 성능 향상된 재료 등으로 구축된 신한옥 2010년대 들어 한옥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나면서 많은 사람이 한옥을 살림집으로 선호했다. 하지만, 한옥은 춥고 불편하다는 인식으로 보급에 한계가 있었다. 이에 정부는 국가한옥센터를 중심으로 한옥 활성화를 위한 신한옥 모델을 연구하고, 한옥 등 건축 자산을 보전·활용하거나 미래의 건축 자산을 조성하기 위한「한옥 등 건축 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국가한옥센터는 “신한옥을 한국의 전통적인 목구조 방식과 외관을 기본으로 하되, 복합적인 구조 방식과 혁신적인 시공 방식, 성능 향상된 재료 등으로 구축된 건물”로 정의한다. 그리고 신한옥의 필수 조건으로 “현재 한옥이 널리 사용되지 않는 이유로 설비로 인한 생활의 불편, 유지 관리의 어려움, 신축에 필요한 높은 비용으로 조사됐다”면서 “현대의 새로운 한옥은 이를 반영해 한옥의 설계 및 시공을 현대화, 산업화, 대중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한다. 최근 신도시와 뉴타운에도 한옥마을을 건립하는 등 신한옥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처럼 신한옥이 기존의 한옥이 가진 장점을 살리면서 현대 생활에 필요한 요구를 계속 수용해 간다면, 신한옥에 대한 높은 관심과 좋은 반응은 더욱 증대될 전망이다. 참고문헌: 1) 《한국의 주택, 그 유형과 변천사》, 2) 임창복, 돌베개. 〈한옥의 정의와 개념 정립〉, 송인호.) 3) 5)《집에 들어온 인문학》, 서운영, 들녘. 4) 홍석후, 동아일보 1921. 6) 김윤기, 동아일보, 1930. 7) 《황토집 바로 짓기》, 이동일, 전우문화사
-
- 집짓기 정보
- 특집기사
-
['18년 9월호 특집1 살아 숨쉬는 건강 주택 한옥] 우리의 살림집, 한옥의 뿌리를 찾아서
-
-
['18년 9월호 특집2 살아 숨쉬는 건강 주택 한옥] 옛 전통 마을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은평한옥마을
- 옛 전통 마을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은평한옥마을 춥고 불편하고 비싸다는 이유로 외면을 받았던 한옥이 살림집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친환경 건강 주거로 인식되면서 공간 구조 및 설비의 현대화로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옥의 멋은 조화다. 바로 자연과 한옥의 조화, 한옥과 사람의 조화다. 북한산자락 빼어난 자연환경에 둘러싸인 서울 은평구 진관동 은평뉴타운 내 은평한옥마을이 그러하다. 글 윤홍로 기자 | 사진 백홍기 기자 천년고찰 진관사로 이어지는 은평한옥마을의 주된 도로 북한산자락 천년고찰인 진관사와 삼천사 진입로에 위치한 은평한옥마을은 서울시와 은평구가 2011년부터 마스터플랜을 가지고 은평뉴타운 내 단독주택 부지 약 2만 평(65,500㎡)에 156필지(40∼120평)로 조성하는 곳이다. 마을은 단독형(141), 근린형(14), 공익용(1), 주차장(3), 커뮤니티시설(2), 소공원(2)으로 이뤄져 있다. 그동안 거의 시도되지 않던 2층 한옥이 많고, 또 같은 구역 내에 일반 단독주택단지가 같이 조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2013년 시범 한옥인 화경당和敬堂 준공식 때만 해도 마을은 황량하기만 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현재 한옥이 빼곡하게 들어서면서 제법 한옥마을다운 면모를 갖췄다. 일용품을 판매하는 근린생활시설 한옥이 늘어선 주 진입로에서 시골 마을의 고샅을 떠올리게 하는 골목길로 들어서면 배치와 구조, 형태 면에서 다양한 한옥이 즐비하다. 순수한 살림집뿐만 아니라 드문드문 미술관, 공방, 문학관 등도 눈에 띈다. 하지만 협소한 대지에 용적률 100%, 건폐율 50%로 한옥을 지은 데다 마당이 좁아서인지 몇몇 한옥을 제외하고 대부분 답답한 느낌이 든다. 은평한옥마을박물관 전시실 은평한옥체험관(화경당)을 리모델링한 셋이서문학관. 기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천상병, 중광, 이외수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한옥을 통한 마을공동체문화 찾기 은평한옥마을 주민은 40, 50, 60대가 고르게 구성돼 있고 40, 50대는 주로 상주용으로, 60대는 상주용 또는 세컨드하우스로 한옥을 소유하고 있다. 마을엔 잊고 지내던 옛 마을의 공동체문화를 회복하고자 조직한 주민 간 활발하게 소통하는 주민자치회가 있다. 마을 자치회에서 이뤄낸 성과는 국비 지원으로 한옥 마을회관 건립, 조경과 소음 차단을 위한 마을 외곽 담장 설치, 한옥과 어울리는 보도블록 및 소공원 등 주민 의견 반영, 한옥 신축 지원금 확보, 진관사 입구 공영주차장 설치 등이다. 한옥 신축 지원금의 경우 서울시와 은평구는 한옥 건축의 진흥 및 장려를 위해 한옥지정구역 시행지침에 따라 신축하는 한옥에 1억 원(보조금 8천만 원+융자금 2천 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자치회에선 또 건축 전 인근 대지 사용 시 이웃에게 양해를 구한다, 공휴일에 건축하지 않는다, 옆집이 공사할 때 선입주 세대는 비계 설치 시 경계를 조금 넘더라도 양해해 준다 등 이웃과 화합을 통한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 사업을 펼치고 있다. 자치회 관계자는 “마을 전체 조성이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는데, 특히 기반시설물들을 은평구가 SH공사로부터 인수인계를 받지 않고 있어서 불편하다”면서도 “주민 대부분은 북한산자락의 은혜로운 자연환경과 좋은 이웃이 어우러져 살기 좋은 서울시 내 실험적인 대단위 한옥마을로 발전할 것으로 믿고 힐링하는 기분으로 살고 있다”고 한다. 한옥 건축의 품질은 설계가 좌우 은평한옥마을 자치회 관계자는 다른 구조의 주택도 마찬가지겠지만, 한옥은 설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전문가에게 충분한 비용을 지불하고 설계 용역을 맡긴 경우 시공 때 시행착오(재공사 등)가 적고, 이로 인한 공사비 증가도 낮아요. 그러나 전통 한옥 시공업체에 설계를 저렴하게 의뢰한 경우 살면서 낭패를 보는 사례가 적잖은 편이에요. 시공 때도 시행착오가 많이 발생하고요. 특히 지하 공간이 있는 경우 지하수 처리가, 2층 한옥일 경우 정교한 공법 적용이 중요해요.” 그는 또 공사비에 1, 2년간의 하자보수비용도 고려할 것을 권한다. “한옥은 특히 하자가 자주 발생하는 편이라 꾸준한 수선작업이 필요해요. 이에 따른 공사비 발생이 상당하기에 시공업체와 하자공사에 대한 비용(통상 건축비의 10%)을 포함해 공사 계약을 하는 게 좋아요.” 옛 전통 한옥의 대청격인 거실. 공간과 공간을 구분한 다양한 창살 문양의 세살 목창이 운치를 더한다. 누구를 위한 반값 한옥인가 은평한옥마을엔 반값 한옥이라 불리는 시범 한옥 화경당和敬堂(현 셋이서문학관)이 있다. 화경당은 2013년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의 지원으로 국토교통기술연구개발사업(한옥기술개발연구단)을 통해 지은 것이다. 2009년 12월부터 2013년 9월까지 연구 개발비 총 177억 원(정부 출연금 133억 원, 민간 44억 원)을 들여 한옥을 국민에게 보급 확산하고자 건축비 절감과 거주 성능 향상을 위해 설계 기술, 시공 기술, 성능 기술, 한옥 DB 등 4개 분야에서 연구를 진행한 결과물이다. 화경당을 두고 정부는 “건축비가 전통 한옥의 60% 수준(3.3㎡당 685만 원)으로 저렴하면서 성능이 우수한 현대적 스타일의 시범 한옥”이라 했고, 한옥기술개발연구단은 “춥고 불편한 한옥이라는 기존 인식에서 벗어나 ‘건강 주택’인 한옥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돕고, 대중적인 한옥의 보급에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작 반값 한옥 화경당이 있는 은평한옥마을에 신축한 한옥의 평당 건축비는 대부분 1,200만∼1,500만 원이다. 마을에서 만난 한 주민은 “화경당에 쓰인 신자재를 개발 생산한 업체에다 문의하면, ‘우리는 관급 공사에만 자재를 공급한다’는 공허한 소리만 듣는다”면서, “화경당은 업체에서 자재 협찬을 받았기에 평당 700만 원선에 지은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한다. 한옥의 대중화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연구 개발한 반값 한옥, 과연 누구를 위해 개발한 것인지 의문이다. 한편 화경당은 은평한옥마을 주민 사이에서 현대건축이란 내용에 한옥이란 형식을 씌운 한옥 아닌 한옥의 모습으로 인식되고 있다. ‘건축비 절감에만 치중해 시대보다 너무 앞서 갔다’, ‘무늬만 한옥이다’, ‘자연스럽지 못한 게 마치 일본 집 같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2층 시범 한옥 화경당은 집성목을 차치하고 1층과 2층 사이에 기와걸이 처마가 없다. 핸디코트로 마감한 외벽으로 인해 벽을 보호할 기와걸이 (눈썹)처마 없이 곧바로 2층을 올렸다. 때문에 일본 집 같다는 느낌이 든다.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으로 농산어촌뿐만 아니라 신도시나 뉴타운을 중심으로 한옥마을이 생겨나고 있다. 중앙정부의 한옥 진흥정책의 시작은 2007년 마련한 ‘한스타일 종합육성계획’이다. 한옥 분야에선 전통 한옥 원형 보존, 한옥 건축 국내 기반 구축, 한옥 건축의 세계화를 세부 추진 전략으로 마련해 각각 필요한 사업을 진행해 왔다. 한옥 진흥정책이 마무리될 시점엔 국가건축정책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부처에서 2014년 국격 향상을 위한 신한옥 플랜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2020년 한옥 보급 확산, 체계적인 보전 및 활용으로 국가 품격을 높이고 녹색 성장을 선도하기 위한 세부 사업도 마련했다. 이를 통해 국민의 관심 밖 주거 유형이던 한옥을 관심 영역으로 끌어들이게 됐다. 하지만 한옥을 살림집으로 국민에게 보급 확산하기엔 걸림돌이 적잖다. 한옥 건축의 세계화 이전에 이론과 실제가 따로 노는 한옥이 아닌 국민의 시각에서 현실적으로 보편타당한 보급형 한옥 필요한 시점이다. 법규로 살펴본 ‘한옥 건축 기준’국토교통부 고시 제2015 - 977호 길을 가다 보면, 또는 여행하다 보면 한옥 같은 한옥 같지 않은 건축물을 자주 접한다. 한옥의 느낌은 들지만,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스러운 모습에 거부감까지 든다. 그렇다면 한옥의 기준은 무엇인가.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는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 27조에 따라 ‘한옥 건축 기준’을 제시했다. 정리 백홍기 기자 출처 국토교통부 | 문의 국토교통부 건축문화경관과 044-201-3779 「한옥 등 건축자산의 진흥에 관한 법률」 제27조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장관은 한옥 및 한옥마을의 정체성 제고를 위하여 다음 각 호의 기준을 정하여 고시할 수 있다’고 나왔다. 각 호의 내용은 ▲한옥의 성능, 재료, 형태 등에 관한 사항’, ▲한옥마을의 규모, 밀도, 도로·공공 공간·건축물 등의 배치와 경관 등에 관한 사항’, ▲그밖에 한옥 건축 및 한옥마을 조성 사업의 시행 등에 필요한 사항’으로 나눴다. 이를 근거로 국토교통부는 한옥의 형태, 재료, 성능 등의 기준을 발표했다. 먼저 한옥의 정의는 “▲‘한식지붕틀이란’ 보, 도리, 서까래 순서로 시공하는 우리나라 전통양식의 지붕구조를 말한다. ▲‘처마선’은 처마의 가장 바깥부분으로 이루어지는 선을 말한다. ▲‘처마깊이’란 외벽 기둥들의 중심을 이은 선으로부터 처마선에 이르는 수평거리를 말한다. 이 기준에서 따로 정하지 않는 용어의 뜻은「건축법」 제2조 및「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제15조 제1항에 따라 고시한「건축물의 에너지절약설계기준」제5조에서 정한 바를 따른다.”고 정의했다. 한옥의 주요 구조부에 대한 기준은 다음과 같이 마련했다. ▲바닥 및 주계단 외의 지상층 주요 구조부에는 목재 사용을 원칙으로 한다. ▲제1호에도 불구하고 바닥 및 주계단 외의 지상층 주요 구조부에 목재 이외의 재료를 사용하는 경우 해당 부재의 개수는 15개 이내로 하되, 바닥 및 주계단 외 지상층 주요 구조부에 사용된 전체 부재 수의 절반을 초과할 수 없다. ▲구조부재로 사용하는 목재는 품질 및 성능 확보를 위해「목재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법률」제20조 제1항에 따라 산림청장이 고시한 규격과 품질기준에 부합해야 한다. 다만, 기존 한옥의 철거 등을 통해 얻은 목재를 재활용하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 ▲외부에 노출되는 목재 기둥은 부식·부패를 방지하기 위하여, 기단 및 주춧돌 없이 지면 위에 직접 세우지 아니한다. ▲외기에 접하는 목재에는 방습·방부·방염 등을 위하여 오일스테인 및 우드스테인 등을 도포하거나, 그 이상의 효과를 가진 조치해야 한다. ▲제2호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한옥의 용도 및 지역의 현황 등을 고려한 별도의 기준을 정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사용 가능한 목재 이외 재료의 개수는 바닥 및 주계단 외 지상층 주요 구조부에 사용된 전체 부재 수의 절반을 초과할 수 없다. 한옥 지붕에 대해서도 세분화했다. ▲지붕에 설치하는 기와는 암키와와 수키와의 형상을 이루는 한식 기와의 사용을 원칙으로 한다. ▲한옥의 정체성 제고, 목재 부식 방지 및 일사 조절 등을 위해 처마 깊이는 최소 90㎝ 이상으로 한다. ▲처마물 등으로 인접 대지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한다. ▲눈썹지붕을 시공하는 경우, 사용자 안전 확보 등을 위해 지지대나 철물 등으로 보강하여 견고하게 설치해야 한다. ▲제1호 및 제2호에도 불구하고 지역적, 경관적 특성상 필요한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별도의 기준을 정할 수 있다. 창호와 외벽에 대해서도 한옥에 적합한 기준과 단열재 적용에 따른 벽체에 대해서도 기준을 마련했다. ▲기둥, 인방, 창틀 등 건축물 외벽을 함께 이루는 목재 부재는 잘 보이도록 설치하고, 이를 인위적으로 가리지 않도록 한다. ▲외벽 면은 좌우 기둥의 바깥 면보다 안으로 들여 설치하도록 한다. 다만, 사괴석四塊石이나 벽돌 등으로 화방벽火防壁(방화장)을 쌓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 ▲단열재를 설치하는 경우 이음부는 최대한 밀착하여 시공하거나, 2장을 엇갈리게 시공하여 이음부를 통한 단열성능 저하를 최소화해야 한다. 최근 건축물 에너지 정책에 맞춰 한옥도 단열재 사용과 에너지소비효율 등급이 높은 전기기기를 사용해야 한다는 기준도 제시했다. ▲바닥 난방 부위에 단열재를 설치하는 경우, 바닥 난방의 열이 슬래브 하부 및 측벽으로 손실되는 것을 막을 수 있도록 단열재의 위치를 적절히 계획해야 한다. ▲난방기기, 냉방기기 및 조명기기 등은 에너지소비효율 등급이 높은 제품을 설치해야 한다. 위와 같이 ‘한옥 건축 기준’을 제정하고 2016년 1월 1일부터 고시한 국토교통부는 고시한 날로부터 매3년이 되는 시점을 기준으로 현실성과 타당성을 검토하는 ‘재검토 기한’을 마련해 개선 및 조치에 대해서도 능동적인 대책을 마련했다.
-
- 집짓기 정보
- 특집기사
-
['18년 9월호 특집2 살아 숨쉬는 건강 주택 한옥] 옛 전통 마을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은평한옥마을
-
-
['18년 9월호 특집3 살아 숨쉬는 건강 주택 한옥] 단아한 멋과 품위를 즐기다! 강릉오죽한옥마을
- 단아한 멋과 품위를 즐기다! 강릉오죽한옥마을 우리의 역사와 함께 변화하고 발전해온 한옥. 그런데 경제발전과 함께 현대 건축물은 꾸준히 성장해왔지만, 한옥은 언제부턴가 우리에게서 멀어져 갔다. 건축물의 제로에너지 정책에 발맞춰 나아가지 못한다면, 미래엔 민속촌에서나 한옥을 볼 수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정부와 산·학·연이 뜻을 모아 한옥의 미래를 위해 조성한 강릉오죽한옥마을이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온다. 글 사진 백홍기 기자 취재협조 강릉오죽한옥마을 033-655-1117 www.ojuk.or.kr 한옥은 작위적인 형태가 아닌 자연을 관찰하고 형태를 거스르지 않으며 주변에서 얻기 쉬운 재료를 사용해 환경과 어울리도록 지었다. 혹자는 초가의 선은 뒷산 모양을 닮았고 기와의 선은 자연스럽게 늘어진 새끼줄의 선을 표현했다고 한다. 처마의 후림(안허리)과 조로(추녀와 사래 위에 거는 휘어 오른 평고대)를 두고 용마루 가운데를 처지게 해 자연스러운 형태로 유연함을 품는다. 이렇게 나무와 돌, 흙 그리고 한지로 빚어낸 한옥은 처마를 따라 부드럽게 흐르는 곡선과 기와를 얹은 단아함 모습이 ‘기품’이란 단어와 잘 어울린다. 강릉오죽한옥마을(이하 강릉한옥마을)은 조선시대 대학자 율곡 이이와 그의 어머니 신사임당이 태어난 오죽헌을 바라보고 있다. 강릉한옥마을의 모든 가옥은 전통 공법으로 지어 한옥의 특징을 최대한 살려 자연스럽고 정겨운 느낌이 흐른다. 기교와 화려함은 덜어내고 재료 본연의 장점을 최대한 살려 담백하고 순수한 한국 고유의 절제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마을 곳곳에 심은 대나무는 보는 이들의 마음이 차분해지고 심신의 안정을 제공한다. 권혁문 담당자는 “강릉한옥마을은 오죽헌과 연계해 율곡의 사상을 전파하는 인성 교육장으로 운영하며, 다양한 전통문화체험을 통해 한옥의 우수성과 전통성을 세계에 알리는 매개체가 될 것”이라며, “작은 보급형 객실부터 누마루가 있는 일반실과 6인실인 대형 객실, 고급형 독채와 2층, 장애인을 위한 객실 등 다양한 크기와 형태를 갖췄으며, 전통과 현대 생활시설을 접목해 누구나 편안하고 아늑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전한다. 광명에 거주하는 임효정(40) 씨는 “얼마 전 어머니와 단둘이 이곳에 묵었는데 저렴하면서 깨끗하고 편리한 시설이 좋아, 이번에 형제 가족들과 함께 7명이 단체로 여름여행을 왔다”고 한다. 임 씨는 “아름다운 한옥을 편안하게 즐기면서 접해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곳을 추천한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강릉한옥마을은 대청, 툇마루, 누마루, 팔작지붕 등 한옥의 전통 기술과 현대 기술을 접목했다. 율곡 이이 선생의 뜻을 담은 강릉한옥마을 강릉한옥마을 객실명은 율곡 이이 선생이 1577년(선조10)에 저술한 《격몽요결》을 토대로 했다.《격몽요결》은 어린이에게 뜻을 세워 부모를 봉양하고 남을 대접할 줄 알며, 몸을 닦고 학문하는 방법을 교육하기 위해 저술한 것이다. ‘독서장’은 배우고 학문하는 방법을, ‘입지장’은 뜻을 세우고 정진하는 방법을, ‘지신관’은 배우는 자의 자세를, ‘접인장’은 대인관계에 대한 예절을, ‘사친장’은 부모를 섬기는 법을, ‘거가장’은 집안을 이끄는 법에 대한 내용이다. 그리고 ‘구용재’는 마음을 가다듬고 몸가짐을 바르게 하는 아홉 가지 용모를, ‘구사재’는 학문을 진보시키고 지혜를 더하는 아홉 가지 생각을, ‘애일재’는 부모님이 살아계실 때 효도를 다 한다는 의미를, ‘거경재’는 예가 아닌 것은 보지 말고 듣지 말고 말하지 말고 행동하지 말라는 의미를, ‘맹성재’는 지난 잘못을 맹렬히 반성함을, ‘세심재’는 더러운 마음을 깨끗이 씻어 냄에 대해 알려준다. 또한, 예가 아닌 것은 보지 말고[非禮勿視], 예가 아닌 것은 듣지 말고[非禮勿聽], 예가 아닌 것은 말하지 말고[非禮勿言], 예가 아닌 것은 행동하지 말라[非禮勿動]는 뜻의 사물재는 선비가 몸을 닦는 요체라는 율곡 선생의 뜻이 담겨있다. 강릉한옥마을 중앙에 있는 사물재는 회의, 강의, 세미나 등 다목적 공간을 제공하며, 누마루를 갖춘 대형 한옥이다. 한옥의 미래를 예고하는 신한옥 시범 마을 강릉한옥마을은 국토교통부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지원하는 도시건축연구사업(한옥기술개발-한옥마을 및 신한옥형 공공건축물 최적화 모델 개발 및 구축)의 일환으로 한옥기술개발연구단(명지대학교, 전남대학교)과 유치 기관인 강원도 강릉시와 협업을 통해 한옥기술개발 연구 성과물을 검증하기 위해 구축한 것이다. 전체 31개 동 51개 객실로 조성된 강릉한옥마을은 ‘신한옥 시범 마을’ 30개 동 49객실과 ‘에너지절약형 실험한옥(한옥형 패시브하우스)’ 1개 동 2개의 객실로 나뉜다. 신한옥 시범 마을 국내 최초로 진행된 신한옥형 체험마을로 시공법 및 공정관리 개선을 통한 건축비 절감, 창호 및 벽체 기밀성능 개선을 통한 거주 성능 향상 등 현대 주거 수준의 편리함을 접목한 것이다. 이는 향후 한옥의 전통미 구현과 현대화를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공하고 나아가 한옥의 보급 및 확산에 기여할 것이다. 각각의 객실은 전통 한옥을 재현하면서, 현대 편의시설과 냉난방 기능을 갖춰 편안함을 제공한다. ● 공사명: 강릉 신한옥 시범 마을 ● 공사기간: 2015년 7월 23일~2016년 9월 30일 ● 공사개요 - 위치: 강원도 강릉시 죽헌동 885외 5필지 - 대지면적: 12,300㎡ - 규모: 건축면적 1,397.70㎡ -연면적: 1,498.14㎡ -건폐율: 11.36% -용적률: 12.18% -지상 1~2층 ● 추진기관: 국토교통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강원도 강릉시, 명지대학교 한옥기술개발연구단,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 ● 설계: 금성건축사사무소 ● 시공: ㈜현영종합건설 에너지절약형 실험한옥 ‘한옥형 패시브하우스’의 초기 구상으로 한옥기술개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건식구성 응용과 성능 개선을 위해 재료를 대체하고 열적 성능 강화와 더불어 에너지 사용의 효율 개선 및 신재생에너지 활용으로 에너지 절감 대책을 위해 계획한 주택이다. 에너지절약형 실험한옥은 미래 주택의 대안으로 한옥의 입지를 더욱 굳히고, 지속 가능한 주거 양식 정착에 기여할 것이다. 거가관은 자체 전력을 충당하기 위해 태양광 시설과 진동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장치를 설치한 실험한옥이다.지붕에 기와 형태로 개발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모습 ● 공사명 : 강릉 에너지절약형 실험한옥 ● 공사기간 : 2015년 7월 23일~2016년 9월 30일 ● 공사개요 - 위치: 강원도 강릉시 죽헌동 885외 5필지 - 규모: 건축면적 81.00㎡ -연면적: 81.00㎡ -지상 1층 ● 추진기관: 국토교통부,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 강원도 강릉시, 명지대학교 한옥기술개발연구단,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 ● 설계: (주)청어람알앤씨건축사사무소 ● 시공: 다경목조건축
-
- 집짓기 정보
- 특집기사
-
['18년 9월호 특집3 살아 숨쉬는 건강 주택 한옥] 단아한 멋과 품위를 즐기다! 강릉오죽한옥마을
-
-
['18년 9월호 특집4 살아 숨쉬는 건강 주택 한옥] 북촌 근대한옥과 사랑에 빠진 데이비드 킬번
- 북촌 근대한옥과 사랑에 빠진 데이비드 킬번 경복궁 앞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삼청동주민센터에서 내려 북촌8경인 돌계단을 올랐다. 몸에서 산소 부족을 알릴 때쯤 언덕 뒤에 숨은 북촌 한옥마을 골목이 나타났다. 과거와 현대가 공존하는 북촌의 모습을 감상하면서 31번지 골목으로 들어섰다. 새 모습으로 단장한 한옥 사이로 나무그늘이 드리워진 한옥이 한 채 눈에 들어왔다. 담 너머로 세월이 쌓인 지붕이 살짝 보인다. 약 100년 전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데이비드 킬번 씨의 한옥이다. 글 백홍기 기자 | 사진 이상현 기자 북촌은 단순한 마을 아닌‘유산’ 우리나라에 건축왕이라 불리는 사람이 있었다. 익선동, 혜화동, 북촌 등 서울 주요 한옥 밀집 지역을 만든 정세권(1888~1965)이다. 그는 특히 종로로 진출하려는 일본인을 막기 위해 이곳에 대규모 한옥마을을 조성한 뒤 조선인들에게 팔았다. 그 가운데 현재 서울을 대표하는 한옥마을이 북촌이다. 북촌에서 근대한옥의 원형이 잘 보존되고 있는 건 데이비드 킬번 씨의 한옥이다. 점잖고 예의가 몸에 밴 그는 1988년에 이 한옥의 세 번째 주인이 됐다. “첫 번째 주인은 북촌 한옥마을을 만든 정세권 씨입니다. 이 집은 초기의 모습을 거의 보존하고 있죠. 당시 한옥에 전기와 수도를 설치한 건 파격이었고, 한옥에 유리문을 사용한 것도 획기적인 발상이었습니다. 제가 살면서 고친 건 현대식 난방 시설과 화장실 정도입니다.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려고 했으니까요.” 30년간 줄곧 북촌에 살고 있는 데이비드 킬번에게 북촌은 어떤 의미일까? “한옥은 한국의 전통문화이며 주거의 정체성을 상징합니다. 북촌 한옥은 1920~1930년대 지어진 근대한옥의 역사를 지닌 건축물입니다. 북촌은 단순한 마을이 아닌 유산입니다.” 푸근한 이웃 할아버지 모습의 그는 평소 독서를 즐기는 조용한 성품이지만, 한옥을 말할 땐 눈에서 빛이 났다. 애정과 사랑 충만한 눈빛 너머엔 분노의 빛도 어른거렸다. “북촌은 한옥보존지역입니다. 그런데 보존되고 있지 않아요. 1985년 약 1,600채였던 한옥이 지금은 절반 가까이 줄었어요. 무분별하게 보수하면서 그나마 근대한옥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건 몇 채 되지 않아요. 옛 한옥을 허물고 2층으로 짓기도 해요.” 분노에 이어 절망의 빛이 이어졌다. 2층 한옥에 대한 원망이 아닌 북촌과 어울리지 않는 한옥이 점점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유재산을 침해할 순 없다. 그나마 역사 가치가 있는 건축물만 정책적으로 개발 행위를 제한해 보존할 뿐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제한할 수도 없다. 그래서 적당한 타협안으로 일부 개량을 허용한다. 정부의 한옥 보존 정책과 권리를 주장하는 국민과의 갈등은 늘 외줄타기와 같다. “한옥은 한국의 문화입니다. 세계적으로도 소중한 자산이죠. 우리가 한옥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으면 누가 하겠어요. 한옥은 한옥 자체로 보존 가치가 충분합니다.” ‘ㄱ’자 구조에 작은 마당, 함석 차양, 유리문 등 근대한옥의 원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툇마루에 설치한 계자난간은 데이비드 킬번 씨가 궁궐에서 본 양식을 적용한 것이다. 늘어진 나뭇가지가 붉은 담장과 잘 어울린다. 한옥 지킴이 아냐! 생존과 보존을 위한 투쟁! 2000년대 들어서 서울시는 대대적인 ‘북촌가꾸기 사업’을 진행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서울시는 2009년 종로구 계동 인촌기념관에서 유네스코 아·태문화유산상 수상식에서 한국 최초로 우수상을 받았다. “무분별한 개발과 무관심 속에서 사라져갈 위기에 처한 북촌을 보존·복원하는 데 탁월한 성과를 보여 상을 받은 것”이라는 게 당시 시의 설명이다. 한편, 2000년대 초부터 북촌에 새로운 바람이 몰아닥쳤다. 북촌 원주민의 수가 급격히 줄고, 국내 대기업 총수 일가들과 부유층 인사들이 그 자리를 채웠다. 북촌가꾸기사업 전만 해도 대로변은 평당 7백만 원, 골목 안은 4백만 원 정도였던 게 지금은 7천만~1억 원, 좁은 골목길에 있는 한옥도 평당 4천만~5천만 원을 호가한다. 여기에 한옥을 리뉴얼하면, 20평대의 작은 한옥도 10억을 뛰어넘는다. 데이비드 킬번 씨는 외국 차茶 전문 티뮤지엄 대표이자 아내인 최금옥 씨와 같이 차 전문가로 통한다. 평소 차를 즐기는 그는 늘 고요하다. 그런 그가 개발업자와 투기꾼들에 의해 자신의 집은 물론 마을이 파괴되는 현실과 마주하며, 2000년대 초 60대 후반에 활동가로 변신했다. 상대는 당시 서울시 시장과 공무원이었다. 데이비드 킬번 “영국에선 오래된 집에 산다고 해서 무조건 새로 지으라거나 개발하려고 하지 않아요. 내가 불편하지 않은데 왜, 한옥을 새로 지으라고 하죠? 그 속내엔 이해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냥 살고 있었을 뿐이고 정부와 몇몇 이해관계자들이 우리의 모습을 바꾸려고 한 거죠. 그래서 정부와 싸웠고, 많은 것을 잃으며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 겁니다. 버티지 못하고 대다수 사람이 떠났어요. 이젠 원주민도 몇 남지 않았어요.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1729~1765년 영국에서 활동한 화가 발터사르 네보트Balthasar Nebot의 작품 ‘코벤트가든 시장(1737)’이다. 데이비드 킬번 씨는 ‘어린 시절 그림 속 건물에서 왕립학교 교육을 받았고 아직도 그 모습 그대로 있다’고 했다. 그는 2006년 한옥을 불법 철거하는 현장을 촬영하는 도중 용역업체에 밀려 머리를 심하게 다쳐 한 달간 병원에 입원했다. 폭행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오히려 몸을 다친 데이비드 킬번 씨였다. 당시(지금도 변화를 노리고 있는 몇몇 이해관계자들) 정부는 왜 집요하게 북촌 한옥마을 개발하려고 했을까? “한옥으로 등록된 집은 함부로 변형하지 못해요. 당연히 거래가가 떨어지죠. 그런데 그곳에 한옥을 새로 짓거나 높은 건물을 세우면 임대수익이 늘어나죠. 그래서 한옥을 일부러 파괴하는 거예요. 한옥보존지역에 있는 한옥을 훼손해 봐야 벌금 30만 원만 내면 끝입니다.” 그의 고향인 영국은 어떨까. 영국은 문화적 가치가 있는 건물이라고 판단하면, 고유문화유산으로 등록하고 건물 주인이 관리를 못해 훼손되면 징역 2년 또는 2만 파운드(약 2,9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 30만 원으로 우리가 지킬 수 있는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한옥마을 파괴와 난개발을 향한 그는 분노를 참지 못한다. “한옥을 흉내 낸 집들이 들어서는 것은 참을 수가 없어요. 겉은 그럴듯하지만, 속은 한옥이 아닌 것들이 많아요. 아무렇지 않게 콘크리트를 여기저기에 사용하고, 내부를 뜯어고치죠. 마을도 예전 같지 않아요. 여기도 여름엔 마을 사람들이 골목에 나와 얘기를 나누고 아이들이 뛰어놀았어요. 이젠 아무도 남지 않았어요.” 한국의 한옥보존정책 실패에 대해 그는 한국이 아직 선진국 간판을 달기엔 부족하다고 경고한다. 낡은 집을 현실에 맞게 새로 고치는 것. 즉 ‘현대적인 것’에 대한 그의 입장은 한옥의 순수함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 고치는 게 좋다면, 경복궁도 다시 새로 짓지 그래요. 모든 나라가 궁궐과 화려한 건축물을 보존하려고 합니다. 한국도 그렇죠. 그런데 서민들의 삶과 그들이 살았던 일반 주택도 보존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그 나라의 삶의 흔적을 보존하는 건 정체성을 잃지 않는 것과 같아요. 북촌 한옥마을을 파괴하는 건 정체성을 파괴하는 것과 같은 겁니다.” 역사는 지난 과거를 통해 우리의 현재 모습을 이해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준다. 또한, 역사를 통해 통찰력과 비판적 사고와 판단력을 배우며 정체성을 유지한다. 특히, 건축물은 그 시대의 과학과 기술, 미술, 철학, 종교를 담고 있기 때문에 건축물에 대한 공부만으로 한 나라의 역사와 문화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그러한 관점에서 일제 강점기에 이어 한국전쟁을 거친 우리나라는 수많은 건축물을 잃었다. 그래도 서울에 한옥마을이 10곳이나 남았다. 하지만, 1920~1930년 지어진 근대한옥의 원형을 간직한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알게 모르게 우리 주변에서 서민의 삶이 담긴 근대한옥이 사라지고 있다. 그 가운데 데이비드 킬번 씨는 아직도 외로운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
- 집짓기 정보
- 특집기사
-
['18년 9월호 특집4 살아 숨쉬는 건강 주택 한옥] 북촌 근대한옥과 사랑에 빠진 데이비드 킬번
-
-
['18년 9월호 특집5 살아 숨쉬는 건강 주택 한옥] 한옥 대중화를 위해 앞서가는 ‘기라성한옥’
- 한옥 대중화를 위해 앞서가는 ‘기라성한옥’ 과거 전통 한옥은 현대인의 거주 생활에 필요한 요구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한옥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면서 대중이 거주 공간으로 쉽게 다가갈 방법은 현실에 맞게 수정과 보완을 거쳐야 할 것이다. 기라성한옥은 한옥의 현대화, 표준화를 통해 과다한 건축비 부담을 줄이면서 고유의 멋을 유지하는 데 힘쓰고 있다. 한옥 대중화를 위한 기라성한옥의 노력은 세 가지다. 첫째, 내구성과 안전성을 보장하는 부재를 공학화했다. 둘째, 지붕 무게 때문에 지진에 의한 모멘트가 큰 구조적인 문제를 내진보강으로 해결했다. 셋째, 시간과 비용을 줄이며, 균일한 시공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프리 컷 시스템Pre cut system을 구축했다. 이 시스템의 또 다른 장점은 숙련공이 현장에서 하나하나 제작하는 부재를 공장에서 가공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부재 결합이나 처마 시공 등에 집중하면서 시간을 대폭 절약하고, 나아가 숙련된 인력수급에 대한 문제도 해결했다는 것이다. 글 백홍기 기자 자료협조 ㈜기라성한옥 1670-3151 www.girasung.co.kr 기라성한옥 제작 과정 기획 및 설계 전문가에 의한 3D 모델링을 제작해 건축주의 이해를 돕고, 프리 컷 가공을 위한 기초 데이터를 구축하는 데 이용한다. 프리 컷 공법 정밀한 자동화 기계 가공으로 대들보와 도리, 기둥, 서까래, 소로 등 복잡한 부재도 오차 없이 신속하게 제작한다. 공학 목재(글루램)와 건조목 사용 균일한 구조 성능 확보와 목재 변형 방지를 위한 함수율 19% 이하의 목재만 사용한다. 기둥, 도리 주요 구조부에 공학 목재를 사용함으로써 부재에 의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내진설계 및 시공 국내 최초로 한옥에 내진 시공의 기본 3요소인 기둥 고정(홀다운 앵커볼트 고정), 가세 설치, 보강철물을 부착하고 내진설계 전문가가 감수를 진행한다. 자연 소재로 건강한 주택 환경 구현 기라성한옥에서 사용하는 황토패널은 대나무로 외를 엮고 짚을 곱게 썰어 넣은 뒤 황토 맞벽치기라는 전통 방식으로 제작한 친환경 벽체다. 튼튼한 구조로 지진과 화재에 취약한 건축물에 적합하고 이중 패널로 단열 보강에서도 자유롭다. 기라성한옥 인테리어 천장_서까래를 프리 컷으로 가공해 수려한 미관을 완성하면서 시공비를 대폭 줄였다. 창호_한옥 창호의 모습을 재현한 시스템창호를 적용해 한옥의 느낌을 살리면서 열손실을 줄였다. 벽체_내부에 습도 조절과 공기 정화, 탈취 기능이 뛰어난 규조토 모르타르를 사용해 건강한 환경을 구현했다. 거실, 주방_천장에 편백 루버를 사용해 더욱 자연에 가까운 환경을 연출했다. 오픈천장_화장실의 개방감과 습도 제거를 위해 지붕에 천창을 설치했다. 계단_한옥에 걸맞게 홍송으로 계단을 수작업했다.
-
- 집짓기 정보
- 특집기사
-
['18년 9월호 특집5 살아 숨쉬는 건강 주택 한옥] 한옥 대중화를 위해 앞서가는 ‘기라성한옥’
-
-
['18년 8월호 특집 1] 알쏭달쏭 창호, 그 정체를 찾아서
- 기능과 멋으로 승부하는 '창호' 춘주전국시대 알쏭달쏭 창호, 그 정체를 찾아서 주택에서 사람이나 물건이 드나들도록 하기 위한 것을 ‘문’이라 하며, 주로 채광과 환기, 조망 등의 기능을 하는 것을 ‘창’이라 한다. 하지만, 우리의 전통 가옥에서 창과 문을 아울러 ‘창호’라고 하는데, 그 크기와 형태, 기능이 서로 비슷해 이를 구분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현재도 동·서양을 막론하고 주택에서 유리가 발달하고 개구부가 커지면서 창과 문의 기능이 복잡하고 모호해져 ‘창과 문은 이것이다’라고 딱히 정의하기가 어려워졌다. 글 윤홍로 기자 참고문헌: 《표준국어대사전》, 국립국어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조선왕조실록》, 국사편찬위원회, 《브리태니커백과사전》, 한국브리태니커. 《산수 간에 집을 짓고》, 돌베개. 《한옥으로 다시 읽는 집 이야기》, 전우문화사 | 도움말: 한글라스 www.hanglas.co.kr 창문과 문을 아우르는 창호 창窓, 창문窓門, 문門, 창호窓戶……. 같은 듯 다른 듯한 이들의 의미는 무엇일까. 국립국어원《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창은 “창 = 창문”으로, 또 창문을 “공기나 햇빛을 받을 수 있고, 밖을 내다볼 수 있도록 벽이나 지붕에 낸 문”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문은 “드나들거나 물건을 넣었다 꺼냈다 하기 위하여 틔워 놓은 곳. 또는 그곳에 달아 놓고 여닫게 만든 시설”로, 창호를 “온갖 창과 문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정의한다. 이로 보아 창과 창문은 같은 의미이고, 창문[창]과 문은 다른 의미이며, 창호는 창문[창]과 문을 아우르는 의미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의《육서정온六書精蘊》과 한국학중앙연구원의《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서는 다음과 같이 창과 호의 의미를 엄격하게 구분하고 있다. “호는 실에 드나드는 개구부이고, 문은 집에 드나드는 개구부이다. 또 안에 있는 것과 한 짝으로 된 것이 호고, 밖에 있는 것과 두 짝으로 된 것이 문이다[室之口曰戶 堂之口曰門 內曰戶 一扉曰戶 外曰門 兩扉曰門]. 한편,《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세종 때 이후부터 창호라는 말이 줄곧 쓰이다가 중종 때 이르러서야 창문이란 말이 처음 등장한다. “들보와 기둥은 군부요, 창호는 신자인 것입니다. 차라리 창호를 상할지언정 어찌 동량을 보호하지 않겠습니까[棟樑, 君父也 窓戶 臣子也 與其傷窓戶 孰若護棟樑哉]”_<세종실록 9권>, 세종 2년 9월 4일 “창문을 부수고 소 세 마리를 빼앗아갔다[打被窓門 奪牛三頭]”_<중종실록 16권>, 중종 7년 윤5월 28일 이처럼 창과 호의 의미를 구분하는 기록물도 있지만, 우리의 전통 가옥에서 지게 창과 지게 호의 복합어인 창호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아마도 창과 호를 같은 크기와 형태로 만들었기에 딱히 구분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으로 본다. 반면, 서양에서는 주택의 창문[Window]과 문[Door]을 명확하게 구분한다. 일반적으로 주택에 드나들기 위해 설치한 시설물이 문이고, 주택의 내부 공간에 빛과 공기를 받아들이고 또 조망하기 위해 설치한 시설물이 창문이다. 윈도우의 어원은 윈드 아이 홀Wind Eye Hole로, 직역하면 ‘바람의 눈’ 또는 ‘바람구멍’이다. 즉, 환기 구멍에서 유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윈도우의 유래를《브리태니커백과사전》에서 찾아보면 ‘연기의 아들’이란 말이 나오는데, 집 안에서 난방과 취사를 겸하던 모닥불과 관련이 깊다. 예전 서양에는 삼거지악三去之惡이 있었다. 세 가지 악은 새는 지붕과 바가지 긁는 마누라 그리고 집 속의 연기였다. 서양인들은 18세기 전후로 굴뚝이 등장하기 전까지 연기와 함께 생활한 것이다. 굴뚝이 없었을 때는 집 안의 모닥불 연기가 처마 밑의 틈이나 출입구로 빠져나갔기에 고통을 받았다. 그 후 벽이나 천장에 조그만 구멍을 냈는데, 이것이 중세 게르만 어로 빈트아우게Windauge, 즉 연기의 아들이다. 이처럼 연기 배출구를 초기 형태의 창문으로 볼 수 있다. 난방과 취사 중 생긴 연기를 벽이나 천장에 낸 구멍을 통해 배출함으로써 공기의 질을 확보하고, 비록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이를 통해 햇볕을 끌어들인 것이다. 현대에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주택을 포함한 대부분의 건축물에서 마치 우리나라 전통 가옥의 창호처럼 창문과 문의 기능이 복잡해지고 모호해지고 있다. 좀 더 넓은 유리창을 지향하는 경향으로 벽과 창문과 문의 기능이 서로 중복되면서, 이것들의 정의 자체가 흐려졌기 때문이다. 창호의 개념을 바꿔놓은 유리 유리는 창호의 개념뿐만 아니라 주택의 전체 이미지를 바꿔놓는 역할을 한다. 유리를 끼우기 이전 창호지를 바른 우리나라 전통 가옥의 창호는 채광이 어렵기에 별도의 영창映窓이 필요했다. 조선 실학자 서유구가 짓고 안대희가 엮은《산수 간에 집을 짓고》에 나오는 창호 제도다. “우리나라의 창호는 모두 크기가 작고 창살을 빽빽하게 짜며 살의 깊이가 깊다. 또한 창호의 안쪽에 창호지를 바른다. 따라서 햇빛을 받아들이는 데 방해가 된다. 이 때문에 근래 가옥에서는 영창을 설치하는데, 바람을 막고 햇빛을 잘 받아들이는 점에서 중국의 겹창과 아무 차이가 없다.” ※ 영창: 채광창. 방이 밝도록 방과 마루 사이에 낸 두 장 달이 미닫이문이다. 조선 영조 때 제상이자, 거부인 이은이 처음 만들어 사용했다고 전한다. 그는 당시 서울에서 가장 넓고 비싼 집을 소유하고 있었다. ‘창’ 하면 이젠 유리를 낀 유리창을 떠올린다. 이처럼 유리는 창호의 개념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유리는 고대에 처음 만들어졌으나, 기원이 분명치 않다. 유리창이 처음 등장한 것은 로마 시대다. 그 흔적은 폼페이를 비롯한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당시 유리창보다 대리석, 운모, 조개껍질 등을 흔히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 그리스도교와 비잔틴 교회에서 창의 수가 더욱 많아졌고 종종 유리를 사용했다. 그래서 콘스탄티노플(지금의 이스탄불)에 있는 하기아 소피아의 창문에는 유리창과 대리석 창틀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 유리가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1876년(고종 13년) 근대적 문호를 개방한 이후로, 서울과 부산, 인천 등지에 일본인을 비롯한 외국인이 창유리를 들여와 주택을 지으면서부터다. 이러한 창유리는 현대에 이르러 주택 전체의 이미지를 바꾼 것 가운데 하나다. 최성호 소장(산솔도시건축연구소)은《한옥으로 다시 읽는 집 이야기》에서 유리가 창(창호)의 개념을 바꿨다고 설명한다. 창호의 안쪽에 바른 창호지를 통해 스며드는 빛은 부드럽고 은은하지만, 광량이 부족해 실내 분위기가 다소 어두운 편이다. 동·서양 주택 모두 더 넓은 유리창을 지향하는 경향으로 벽과 창문과 문의 기능이 서로 중복되고 있다. “유리 제조기술이 발달하면서 이제는 어두운 집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과거에 창을 크게 내지 못한 것은 단지 유리 제조기술상의 한계 때문만은 아니다. 유리는 열전도율이 매우 높은 반면, 창문의 기밀성이 낮아 창의 면적을 넓게 할수록 추위에 견디기 힘들었다. 이러한 문제도 단열성능이 높은 복층유리의 개발과 창틀의 단열성과 기밀성을 높여서 대부분 해결했다. 이렇게 발전한 유리는 실내를 밝게 하고 조망권 확보를 위해 창문을 점점 크게 하는 방향으로 집을 변화시켰다. 창의 크기가 달라지는 것은 외관의 변화를 뜻하며, 결국은 집 전체의 이미지를 바꾼다.” 다양한 기능성 유리 창호의 80% 정도를 차지하는 유리. 품질이 좋지 않은 유리를 적용한 창호는 장기적으로 내구성뿐만 아니라 단열성도 떨어져 가계비 부담으로 이어진다. 창호는 성능 외에도 프라이버시, 안전 등 쾌적하고 안락한 생활 유지에 중요하므로 유리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복층유리_단판유리의 열적 취약점을 극복하고자 최소 두 장의 판유리와 스페이서Spacer를 이용해 건조한 공기층을 갖도록 밀봉함으로써 열관류율을 낮춘 것이다. 24㎜(6㎜ 유리 + 12㎜ 공기층 + 6㎜ 유리) 복층유리를 많이 사용하고, 최근에 단열성을 더욱 강화한 삼중유리 사용도 늘어나는 추세다. 창호를 통해 빠져나가는 열에너지의 양을 줄이며 차음, 단열, 결로 방지 효과가 있다. 냉난방비 절약과 단열성을 위해 주로 거실 전면창(발코니)으로 사용한다. 로이Low-E 유리_복층유리에서 열전달은 온도가 높은 유리와 온도가 낮은 유리 사이의 복사열 교환으로 이뤄진다. 로이유리는 복층유리 내측 면에 얇은 은[Ag] 등의 투명 금속 피막을 코팅해 만든 것으로, 피막은 복사열을 감소시켜 유리를 통한 열 흐름을 억제한다. 즉, 코팅 위치에 따라 여름철엔 일사열이 실내로 입사되는 것을 차단하므로 냉방 부하를 줄이고, 겨울철엔 실내 열이 실외로 빠져나가지 않게 하므로 난방 에너지를 줄인다. 또한, 일반 복층유리에 비해 30% 정도 단열성이 높아 겨울철 유리 표면의 결로를 방지하며, 불쾌한 냉복사를 차단해 쾌적한 실내 환경을 제공한다. 강화유리_판유리를 열처리한 후 급랭시켜 강도와 내열성을 높인 유리이다. 일반 유리에 비해 충격이 5배 정도, 무게에 3~4배 정도 강하다. 내열성은 200℃까지 견딜 수 있다. 파손 시 작은 입자로 변하며 모서리가 날카롭지 않아 일반 유리에 비해 위험성이 적다. 주로 테라스 창호, 출입문, 외벽용으로 사용한다. 접합유리_두 장 또는 그 이상의 판유리 사이에 투명한 필름(폴리비닐부틸렌)을 삽입해 고온·고압으로 접착시킨 안전유리이다. 깨지더라도 필름 때문에 쏟아지지 않는다. 안전사고, 도난, 소음 방지,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다. 파편의 비산飛散이나 낙하 방지 등 안전성을 요구하는 장소에 사용한다. 단열 스페이서건축물의 에너지 절감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창호와 유리업계에선 단열성 향상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고기능성 창호와 로이유리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어떤 스페이서Spacer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단열성의 차이는 천차만별이다. 스페이서_복층 또는 삼중유리에서 두 장 또는 그 이상의 판유리 사이에 공기층을 만드는 데 사용한다. 이 공간에 불활성 기체나 공기를 채워 넣어 단열성을 조절한다. 스페이서는 공기층의 두께를 결정하고 수증기를 차단하며 흡습제를 담는 용기의 기계적인 강도를 유지해준다. 특히 실란트Sealant와 화학적으로 결합해 외부로부터 습기 유입을 막는다. 단열 스페이서는 구성 재료에 따라 플라스틱 스페이서, 폼 스페이서, 플라스틱/메탈 하이브리드 스페이서, 메탈 스페이서 등으로 구분하는데 단열 특성, 작업성, 생산성, 가격 등의 요인에 따라서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추세이다. 최근 기능성 유리로 주목받는 로이유리에 단열 스페이서 적용은 필수이다. 스페이서 역할_단순히 복층유리를 구조적으로 잡아주는 것에만 한정하지 않는다. 스페이서가 결로 방지와 열 손실에 취약한 엣지 부분의 단열 효과를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복층유리에 열 전도성이 높은 알루미늄 등 메탈 스페이서를 적용하면 겨울철 찬 외부 면의 유리 온도가 이를 통해 내부 면의 유리에 전도돼 실내 쪽 유리 모서리에 습기가 차 쾌적함을 떨어뜨린다. 열관류율이 떨어진 유리창은 겨울엔 낮은 유리 표면 온도로부터 냉복사 현상을 일으켜 쾌적함을 감소시키며, 여름엔 반대 현상이 나타난다. 이를 해결하려면 열전도성이 낮은 재료로 만든 단열 스페이서를 써야한다.
-
- 집짓기 정보
- 특집기사
-
['18년 8월호 특집 1] 알쏭달쏭 창호, 그 정체를 찾아서
-
-
['18년 8월호 특집 2] 미국식 vs 유럽식 시스템창호, 무엇이 다른가
- 미국식 vs 유럽식 시스템창호, 무엇이 다른가 채광과 조망, 환기를 목적으로 설치하는 창호. 브랜드만 믿고 고르는 것도 좋은 방법일 수 있지만, 디자인뿐만 아니라 시공성과 경제성, 그리고 단열, 기밀, 채광 등 에너지 효율적인 측면도 두루두루 살펴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글 조민구 대표(해家패시브건축사사무소) 043-232-4547 www.haegapassive.com 단독주택용 창호의 종류 단독주택에서 주로 사용하는 창호는 먼저 창틀의 소재에 따라 크게 목재(WW/WD), 알루미늄(AW/AD), 플라스틱(PW/PD)으로 분류한다. 형태에 따라 일반 창호와 시스템창호로, 구조에 따라 단창과 단열을 보강한 이중창으로 분류한다. 또한 편의성과 사용 목적을 고려한 개폐 방식에 따라 미세기 창, 틸트 & 턴 창, 오르내리기 창, 틸트 창, 프로젝트 창, 고정 창 등으로 분류한다. -창호의 작동방식에 따른 분류- 알루미늄 창호 vs PVC 창호 알루미늄 창호는 가볍고 부식에 강하며 PVC 창호에 비해 구조가 강하다. 특히 다양한 색상으로 마감할 수 있어 미려하고 고급스럽다. 반면, 열전도율이 극히 좋지 않아 단열성이 많이 떨어지며 결로 발생 빈도가 높다. 근래에 직접적인 열전달을 막기 위해 아존이나 폴리아미드 단열 소재를 알루미늄 창틀 중간에 삽입한 제품을 주로 사용하고 있으며, 가격은 PVC 창호보다 고가다. PVC 창호는 알루미늄 창호에 비해 값싸고 내구성이 좋아서 거의 보수가 필요 없으며, 가볍고 단열성이 우수해 단독주택에 주로 사용한다. 하지만 온도에 따른 열팽창 때문에 사이즈에 제약이 따르며, 이로 인한 하자 발생 위험이 높다. 따라서 여러 가지 색상으로 생산되지만, 흰색 PVC 창호를 주로 사용한다. 일반 창호 vs 시스템창호 우리나라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일반 창호는 창틀 에 롤러를 설치해 옆으로 미는 형식의 창호를 통칭한다. 가격이 저렴하고 시공 및 사용이 편리하며 우리에게 익숙한 방식이라 대부분 단독주택에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시스템창호에 비해 창틀과 창문의 틈이 많아 기밀성과 수밀성이 떨어지며 단열성도 좋지 않다. 시스템창호는 일반 창호에 비해 단열성, 기밀성, 내압성, 수밀성 등을 대폭 향상한 제품이다. 가격은 일반 창호에 비해 상대적으로 고가를 형성한다. 소비자를 유혹하는 창호의 매력 우리나라에서 다양한 형태와 기능의 미국식과 유럽식 시스템창호가 서로 보완하고 경쟁하며 단독주택 창호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식과 유럽식 시스템창호를 선택할 때 장단점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조금 불편해도 단열성과 기밀성을 우선시한다면 유럽식 시스템창호를 선택하고, 그보다 편리하고 익숙한 것이 좋다면 미국식 시스템창호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미국식 시스템창호의 장단점 - 우리나라에는 주로 완성된 창호 형태로 수입되기에 유럽식 시스템창호에 비해 저렴하지만, 원하는 사이즈를 선택하기 어렵다. 물론 일부에서 창틀을 수입해 제작하기도 한다. - 완성 창호라 사이즈가 특정 규격 이상으로 커지면 운송비가 대폭 상승하기 때문에 가격적인 장점이 사라질 수 있다. - 일반적으로 시공이 간편한 네일핀nail-pin 구조로 현장에서 목수가 직접 시공하므로 시공비 절감 효과가 있다. - 주로 간결한 부품들이 사용되기 때문에 고장률이 적지만, 기밀성과 단열성은 상대적으로 좋지 않다. - 사이즈가 규격화돼 있어 재고를 쌓아놓고 유통하므로 현장 반입 기간을 줄일 수 있지만, 재고가 없을 경우 수급이 어렵다. - 제조사가 많은 만큼 적용한 부품 규격도 다양해 공급처가 사라지면 A/S가 어려워질 수 있다. - 주로 우리나라 방식에 맞는 미닫이 형식이기 때문에 사용하기 편리하다. 미국식 시스템창호 유럽식 시스템창호의 장단점 - 복잡하고 정교한 하드웨어가 사용되고, 틈새와 열교를 최소화한 디테일 적용으로 특히 기밀성과 단열성이 뛰어나며, 방범에도 유리하다. 성능이 높아짐에 따라 가격이 상승하는데, 그에 따라 제품 등급이 명확하고 가격대도 다양하다. - 유럽의 표준 하드웨어를 사용하기에 고장이 나더라도 타사 제품으로 대체해 수리할 수 있다. - 대부분 창틀만 수입해 국내 업체에서 제작하기에 사이즈 선택에 제약이 덜하지만 가격은 상승한다. - 다양한 컬러를 입힐 수 있지만, PVC 창틀의 특성상 열팽창에 취약하기에 사이즈에 제약이 따른다. 일반적으로 제조사에서 본연의 흰색을 그대로 사용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쉽게 말해 뜨거운 햇빛이 PVC 창틀에 닿을 때 어두운색일수록 열을 더 잘 흡수해 더 큰 폭으로 수축과 팽창을 반복한다. 따라서 사이즈가 클수록 신축으로 인한 하자 발생 우려가 커진다. - PVC 창호는 알루미늄 창호에 비해 강도가 약하기에 높이를 2.2m 이상으로 제작하는 데 상당한 제약이 따른다. 물론 제작할 수 있지만, 처지거나 잘 닫히는 않는 등의 하자 발생률이 높아진다. - 특정 하드웨어를 사용해 미닫이 방식으로 제작할 경우, 열리는 창호의 폭이 1m 이상도 가능하다. 하지만 삼중유리의 경우, 그 무게가 상당하기 때문에 전문가의 검토가 필요하다. - 일반적으로 TILT & TURN(윗열기 & 여닫이) 방식의 내부로 열리는 구조로, 여기에 익숙지 않은 우리 정서상 불편이 따를 수 있다. - 창호 시공 시 구조가 복잡하며 기밀과 단열에 유의해야 한다. 따라서 전문가가 시공하므로 시공비가 상승한다. 유럽식 시스템창호 근래에는 창호를 포함한 건축 자재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주택의 기밀성도 좋아지고 있다. 반면, 단열이 잘 되고 기밀이 거의 완벽한 유럽식 시스템창호가 거주자에게 치명적인 독이 될 수도 있다. 그 이유는 기밀이 잘 됨으로써 외기의 공급이 어려워져 실내 공기질의 악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필자는 환기장치 없이 기밀성이 우수한 유럽식 시스템창호만 설치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만류한다. 환기장치를 설치하지 않겠다면 유럽식 시스템창호보다 흔히 사용하는 복층유리 이중창호를 설치하는 편이 오히려 건강을 지키는 길일 것이다.
-
- 집짓기 정보
- 특집기사
-
['18년 8월호 특집 2] 미국식 vs 유럽식 시스템창호, 무엇이 다른가
-
-
['18년 8월호 특집 3] 창호, 기능과 성능으로 말한다
- 창호, 기능과 성능으로 말한다 창호, 특히 창문 하면 예전엔 공기나 햇빛을 받고, 밖을 내다볼 수 있도록 벽이나 지붕에 낸 문 정도로 인식했다. 단열과 기밀에는 신경 쓰지 않다 보니 창문으로 들어오는 외풍에 벽에 건 달력이 펄럭일 정도였다. 그러던 창문을 고유의 기능인 통풍과 채광, 조망뿐만 아니라 쾌적한 실내 공기의 질과 냉난방비 절감, 그리고 방범 면에서도 중시하고 있다. 이젠 창문을 말할 땐, 기능과 성능을 빼놓을 수 없다. 글 백홍기 기자 참고자료 국토교통부 <건축물 에너지 절약을 위한 창호 설계 가이드라인> 도움말 ㈔한국패시브건축협회 www.phiko.kr 창호 성능 요소 열관류율[U-factor 또는 U-value]_전도, 대류, 복사에 의한 열전달의 모든 요인을 하나의 값으로 나타낸 것이다. 열관류율은 표면적이 1㎡인 물체를 사이에 두고 온도 차가 1℃일 때 물체를 통한 열류량을 W(와트)로 측정한 값으로 정의한다. 단위는 W/㎡·K로 표시한다. 창호의 열관류율 기준은 <건축물의 에너지절약 설계기준> ‘제2조 건축물의 열손실 방지 등’ 조항 관련 별표1에 지역별 열관류율이 제시돼 있다. 일사획득계수[SHGC, Solar Heat Gain Coefficient]_창호를 통한 일사획득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직접 투과된 일사량과 유리에서 흡수된 후 실내로 유입된 일사량의 합으로 계산한다. 유리창을 통한 일사량을 나타내는 데는 일사획득계수와 차폐계수[SC, Shading Coefficient]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차폐계수는 일반적으로 3㎜ 투명 유리를 통한 일사획득에 대한 해당 창호의 일사획득 비율로 계산한다. 반면, 일사획득계수는 입사각의 영향을 반영하고 창호 시스템 전체에 관한 성능 표현이 가능하므로 일사획득에 관한 정확한 지표라 할 수 있어 차폐계수를 대신해 사용한다. 일사획득계수는 0부터 1까지 수치로 표현하며, 높은 일사획득계수 값은 창호를 통한 일사획득이 많음을, 낮은 일사획득계수 값은 일사획득이 적음을 의미한다. 가시광선투과율[VT, Visible Light Transmittance]_태양의 복사에너지 가운데 파장 영역 380~780㎚인 가시광선이 유리를 투과할 때 투과되는 비율을 표현한 값으로 0부터 1까지 무차원 수치로 표현한다. 가시광선 투과율이 낮을수록 일사획득계수도 낮아져 좀 더 많은 일사량이 차단된다. 또한, 가시광선 투과율이 낮아지면 눈부심 감소율이 높아져 눈부심 감소에 보다 효과적이다. 기밀성능[Air Tightness]_실내외에 온도 차 또는 풍압에 의해 일정한 압력 차가 발생하면, 창호 틈새를 통해 공기가 빠져나가게 되므로 원하지 않는 열획득 또는 열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 창호의 기밀성능은 이와 같이 압력 차가 발생하는 조건에서 공기 흐름을 억제하는 성능을 말한다. 건축물 전체 기밀성능을 결정하는 주요 인자로 냉난방 에너지 소비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창호의 기밀성능은 창의 내외 압력 차에 따른 통기량으로 나타내며, 단위는 ㎥/㎡·h로 표시한다. 창호 설계 요소 일반적인 남·북향 창호는 차양에 의한 일사 차단이 쉬우며, 동·서향 창호에 비해 여름철 일사 획득과 눈부심이 적다. 향_향에 따라 건축물 외피를 통해 유입되는 일사에너지의 양이 달라지므로, 냉·난방에너지 절약을 위해 향에 따라 창호 면적을 줄이거나 차양을 계획하는 등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남향은 태양 고도가 낮은 겨울에 다량의 일사 획득을 유도해 난방에너지 절감에 유리하다. 일반적인 남·북향 창호는 차양에 의한 일사 차단이 쉬우며, 동·서향 창호에 비해 여름철 일사 획득과 눈부심이 적다. 반면, 동·서향은 여름철에 과도하게 일사 획득한다. 특히, 서향은 가장 더운 오후 시간에 최대 일사량이 유입돼 가능한 창 면적을 제한하는 게 좋다. 우리나라 5월부터 12월까지 매월 15일 오후 2시 남향 창 일사 시뮬레이션 창 면적비[WWR, Window-to-Wall Ratio]_창 면적비란 세대 내 전용 부분에 설치하는 창의 면적을 천장과 바닥 면적을 제외한 전용 부분 모든 벽과 창호 면적을 합한 값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창호는 재실자에게 조망과 자연 환기, 햇빛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유리를 통한 건물 열손실의 가장 큰 요인이다. 이와 같이 창호의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냉·난방 및 조명에너지 절약 측면에서 종합해서 고려해 에너지 효율적인 창 면적비를 ‘지붕과 바닥을 제외한 건축물 전체 외피 면적에 대한 창 면적비’(창면적비 = [창 면적/(외벽 면적+창 면적)]×100)로 정의한다. 차양_차양은 태양 일사의 실내 유입을 차단하는 장치다. 차양 위치에 따라 외부 차양과 내부 차양 그리고 유리 사이 차양으로 구분하고 가동 유무에 따라 고정식과 가변식으로 나뉜다. 가변식은 수동식과 전동식, 센서 또는 프로그램에 의해 가변 작동된다. 외부 차양은 방위별 실내 유입 일사량이 최대인 시간에 외부 직사 일사량 70% 이상을 차단해야 한다. 가장 이상적인 차양은 조망과 환기를 최대한 허용하면서 적절한 일사 차단 또는 취득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내부 차양은 일사에 의한 열이 건물 내로 입사된 후에 차단되기 때문에 일사가 창에 도달하기 전에 차단하는 외부 차양이 더 효과적이다. 내부 차양보다 외부 차양이 일사가 창에 도달하기 전에 차단하기에 효과적이다.
-
- 집짓기 정보
- 특집기사
-
['18년 8월호 특집 3] 창호, 기능과 성능으로 말한다
-
-
['18년 8월호 특집 4] 빛을 담고 열을 차단하다
- 빛을 담고 열을 차단하다 주택에서 창호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으면 냉·난방이나 빛 차단, 어린이 안전사고, 사생활 보호 기능이 떨어진다. 블라인드는 이러한 점을 보완하며 집 안 분위기를 변화시키고 인테리어 효과까지 준다. 또한, 한국건설연구원 그린빌딩연구실에 따르면 여름철에 블라인드를 사용하면 실내 온도가 평균 3℃ 정도 떨어진다고 한다. 1℃에 에너지 7%를 절약할 수 있는데, 햇볕이 강한 오후만이라도 블라인드나 커튼을 치면 선풍기 15대를 돌릴 수 있는 전기를 아낄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블라인드도 진화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을 이용해 통신사와 융·복합적인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글 이상현 기자 | 자료협조 준쉐이드 02-323-8181 www.junshade.co.kr 차양 ‘차양’의 사전적 의미는 ‘햇볕을 가리기 위해 개구부의 상부 벽이나 지붕 끝에 내밀어 만든 지붕’이다(현재 캐노피 또는 어닝과 흡사). 현장에서는 일사량을 조절하는 모든 방식·제품을 통칭한다. 차양은 현재보다 복잡한 기능성과 디자인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를 아우르고 있다. 차양은 근대화 이전부터 중요성이 부각됐으며, 현재는 블라인드 및 커튼과 같이 창문의 내·외부에 설치하는 형태가 일반적인 모습이다. 한옥의 처마는 미적으로도 빼어나며, 훌륭한 차양 역할을 한다. 차양이란 단어를 처음 사용한 시기는 고려 후기에서 조선 전기 즈음으로 추정된다.《조선왕조실록》에는 차양이란 단어가 수차례 등장한다. 이것으로 보아 당시 차양이 건축에서 주요 부분 중 하나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신윤복의 풍속도를 보면 일반 백성이 일상생활 속에서 창호에 걸어 설치하는 ‘발’을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오늘날 차양의 블라인드, 커튼과 가장 흡사한 방식임을 고려하면 발 역시 전통 차양의 한 형태로 보아도 무방할 듯하다. 블라인드 블라인드는 1980년대 말, 1990년 초부터 널리 사용했다. 다양한 디자인이 등장했고, 커튼 대용으로 사용한다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했다. 1990년대 후반에 블라인드, 어닝 등 현대식 차양 시스템을 도입한 경쟁 업체들이 늘어났다. 국가 정책의 일환으로 대규모 신도시가 형성되어 블라인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기업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저마다 다양한 소재와 기능의 블라인드를 만들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차양의 르네상스시대’가 열렸다. 인터넷은 마케팅의 변화(쇼핑몰)를 가져왔고 유통망을 증가시켰다. 현재는 치열한 무한 경쟁시대를 지나고 있다. 커튼을 대체하고 있는 블라인드 태양광 블라인드 오래전부터 태양광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다. 전동 차양 기업들도 태양광으로 충전하고 제어하는 제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그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남아 있다. 태양광 충전 방식 배터리, 조도 센서와 같은 내부 부품들이 외부 환경에 따라 전력 효율이 급격하게 달라지는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 것이다. 태양광 충전 방식 제품들의 상승세가 한풀 꺾인 이유다. 정부에서 패시브하우스 수준의 건축을 지향하기에 태양광 기술과 함께 전동 차양의 기술력 향상이 숙제로 남아 있다. 기술력 향상이 숙제인 태양광 블라인드 전동 차양 제어 기술 전동 블라인드나 커튼의 기본 컨트롤러인 유선 스위치 연결 방식은 기본 제어 시스템이다. 그다음이 무선 제어 방식인데 리모컨 활성화로 전동 차양 제어 시스템의 방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현재는 기존 스위치 방식과 리모컨 방식을 동시에 가져가는 추세다. 리모컨 초창기 시스템보다 더욱 발전했다. 기존에는 한두 개의 창을 제어하는 데 그쳤다면, 여러 공간의 차양 제품을 한 번에 컨트롤할 수 있는 그룹 제어 기술이 개발됐다. 최근 몇 년 사이 건물의 구조 및 면적이 다양해짐에 따라 전동 차양 제어 기술도 높아졌다. 지정한 위치만큼 차양이 열리도록 설정하는 기능의 리모컨도 있다. 자신의 집 안 구성에 맞게 리모컨을 고르도록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리모컨으로 컨트롤하는 전동 블라인드 사물 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차양 시스템 국내 통신사는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인 IoT를 이용해 빠르게 스마트홈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가정 내부의 모든 전자기기 제품을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제어하는 시스템이다. 차양 업계도 스마트폰으로 제어하는 IoT 커튼, IoT 블라인드를 국내 통신사들과 협약을 통해 출시할 예정이다. 소비자는 기존 통신사에 가입돼 있고 IoT 제품을 가지고 있다면 스마트폰으로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아 스마트홈 시스템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전동 차양 제품을 제어하는 것이 미래형 스마트홈 시스템이다. 스마트폰으로 제어하는 IoT 블라인드
-
- 집짓기 정보
- 특집기사
-
['18년 8월호 특집 4] 빛을 담고 열을 차단하다
-
-
['18년 8월호 특집 5] IoT 기술 접목 스마트 창문과 도어락
- IoT 기술 접목 스마트 창문과 도어락 아침에 눈을 뜨자 집 안 전등이 켜지고 커피포트가 때맞춰 물을 끓인다. 집을 나서면 모든 문이 자동으로 잠기고 전기 기기들은 알아서 꺼진다. 자동차에 올라 스마트폰으로 스케줄을 확인하는 동안 자동차는 스스로 목적지까지 이동한다. 이처럼 인터넷 환경에서 사물이 서로 데이터를 주고받고 스스로 판단해 동작하는 이것이 바로 4차 산업혁명의 시작인 ‘사물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이다. IoT란 인터넷을 기반으로 모든 사물을 연결해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의 정보를 상호 소통하는 지능형 기술 및 서비스를 말한다. 요즘 주택에서 IoT 기술을 접목한 창문과 현관문 도어락이 관심을 끌고 있다. 글 최은지 기자 자료협조 특허청, LG하우시스 080-005-4000 www.z-in.com 주거생활의 질을 높인 스마트 창호 창문이 단순한 채광과 환기의 기능을 넘어 생활의 질을 높이는 스마트 창문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IoT와 자동제어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창문의 특허는 2000년 이후 총 172건이 출원됐으나, 이 중에서 최근 5년간(2013년~2017년 11월) 출원이 전체의 45.9%(79건)에 달할 정도로 그 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 창문과 관련한 주요 세부 기술의 출원 동향을 살펴보면 ▲자동 환기 기술이 12.8% ▲유무선 통신 기술 14.0% ▲스마트 유리 기술이 14.0% ▲ 방범 시스템 기술이 11.0% ▲햇빛의 유도 조절 기술이 16.3%를 차지하고 있다. 자동 환기 기술 적용 스마트 창문_온습도 센서와 환기장치가 부착돼 있어 스스로 실내외의 온습도 변화와 미세먼지와 같은 공기오염을 감지하고 이를 제거하여 쾌적한 주거환경으로 만들어준다. 최근에는 스마트 창문의 통합제어를 위한 IoT 기술이 결합돼 사용자는 스마트폰을 통해 각 방의 실내 정보를 쉽게 확인하고 공간별로 적합한 공기 조건을 설정한다. 예를 들면 아기가 자고 있는 방에는 수면에 적합한 온습도 환경을 조성하고, 청소년의 공부방에는 실내 공기가 탁해지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환기하여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준다. 스마트 유리는 투명 또는 불투명하게 변경되는 창문으로 블라인드를 사용하지 않고도 실내로 들어오는 빛의 세기를 자유롭게 조절한다. 이러한 기능을 이용하면 강한 햇빛을 차단해 여름철 냉방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고, 필요시 외부 시선을 차단해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다. 또한 인터넷을 통해 수집한 일기예보 등의 정보를 표시하는 디스플레이 기능을 구비한 창문이 개발되고 있어 바쁜 아침시간에 하루의 날씨 변화를 빠르게 알 수 있다. 집에 도둑이 침입하면 알림문자와 영상을 스마트폰으로 보내주는 방범 창문도 출원되어 안심하고 휴가를 떠날 수 있다. IoT 기술을 접목한 창호 핸들_날씨예보와 미세먼지, 실내공기질 등의 생활 정보를 파악해 핸들에 내장된 디스플레이에 표시해주는 미래형 창호 손잡이다. 눈이나 비, 미세먼지 등으로 창호 개폐에 주의를 요하는 경우, 실내 공기가 좋지 않아 환기가 필요한 경우, 기상 및 실내공기가 좋지 않아 청정기를 가동해야 하는 경우 등 날씨와 실내 공기질에 따른 맞춤 정보를 알려주고, 외출 중에도 모바일 앱을 통해 창호 개폐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히든 디스플레이 핸들_LG하우시스
-
- 집짓기 정보
- 특집기사
-
['18년 8월호 특집 5] IoT 기술 접목 스마트 창문과 도어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