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생활Home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2
이오의 정원이야기 22 정원행동, 재미있는 장미 정원 만들기 필자는 이번에 한국장미회에서 주최한 세계장미대회에 참석했는데, 장미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을 실감한다. 장미가 주는 매력을 알고, 그중에서도 일부러 개성을 가진 장미를 찾아 식재할 정도로 그 인기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장미 정원을 만드는 방법은 각 나라마다 특징이 있는데, 하나의 장미로도 그 표현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필자도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 이번 호에서는 장미의 다양한 향기와 색감 그리고 화형을 활용해 화단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고민하는 것이 좋다. 스토리를 담아 독특하게 구성할 수도 있다. 특히, 식용 장미를 이용한 정원 만들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는 정원을 만드는 새로운 접근이 될 수 있다. 흔히 장미를 꽃 중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장미는 많은 사람의 기억과 삶에서 인상 깊은 꽃인 것은 분명하다. 주제가 된 장미 집 주변에 장미를 심어보자. 많지 않아도 충분히 화단을 만들 수 있는 곳이 있다. 때로는 한 송이로 집 전체를 덮도록 심을 수도 있다. 많지 않은 양에도 장미가 정원에서 중심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가을까지 핀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장미가 5월에 한 번 피고 나서 더 이상 피지 않았다면, 이제는 품종이 개량되면서 수명도 길어지게 됐다. 그만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니 중심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게 된 셈이다. 이처럼 적은 양으로도 향기 가득한 정원을 만들 수 있으니 그 매력에 빠지는 것도 당연하다. 아치와 담장에 핀 장미는 새로운 경관이 주는 신선함을 선사한다. 벽면과 마감재에 핀 장미는 정원에 입체감을 부여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치에 꾸민 장미 정미 정원에서 아치를 이용하는 것은 가장 쉬우면서 입체적인 형태로 구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입구나 정원 중심 등 각 영역에 마련한 아치는 정원에 리듬감을 부여한다. 먼저 출입구에 설치한 아치는 오가는 길에 만나는 장미로 기억하기 쉽다. 중심에 설치한 아치를 통해 동선을 따라 마주한 경관은 어느 곳보다도 특별하다. 아치는 크기와 재료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목재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고, 철재는 곡선 제작이 용이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로 연출할 수 있다. 벽돌은 제작은 어려워도 장미와의 조합이 편안해 장식성이 강하다. 아치 높이는 2.5m 이상으로 계획하길 권한다. 낮은 아치는 자칫 공간을 답답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색상도 양쪽에 같은 색상으로 하느냐, 다른 색상으로 하느냐 아니면 한쪽에만 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벽면을 이용한 장미 장미를 벽면에 이용할 때는 그림 그리듯이 연출하면 쉽다. 이것도 정해진 방법은 없고 개성을 담아 표현하면 된다. 필자는 장미가 13m 벽면 전체를 감싸도록 계획했다. 또, 벽면뿐만 아니라 담장에 이용해도 좋다. 단조로울 수 있는 담장도 장미로 색을 입히면 멀리서부터 집을 감싼 화려한 연출로 돋보인다. 색상도 흰색에서 시작해 분홍색, 노란색, 빨간색 순으로 나열하면 변화가 보이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때 단색만을 사용해 지루하게 연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자. 설치도 직접 고정 핀을 다는 방법과 별도 구조물을 이용하는 법으로 나눌 수 있다. 고정 핀을 다는 방법은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건축물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별도 구조물을 통해 설치하는 방법은 장식성을 살려 화려하게 보이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이 부담된다. 집 전체에 강한 인상을 주는 장미는 연출 방법에 따라 화려하거나 소박하다. 화분에 핀 장미 혹시 정원이 없다면 화분 몇 개로 연출해 보자. 현관 입구 또는 매장 앞에 둔 화분 장미는 오가는 사람들이 웃음꽃을 피울 이유일 것이다. 화분 장미에는 몇 개의 품종이 있는데, 그중 대표적으로 ‘레이디 오브 샬롯’, ‘프린세스 앤’, ‘프린세스 알렉산드라 오브 캔트’를 추천한다. 모양이 다른 여러 개의 화분을 모아 연출하는 것도 재미있다. 휴식 공간에 화분 장미를 놓으면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화분은 이동할 수 있기에 매번 그 위치를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화분은 충분한 토양으로 장미를 건강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20L 이상의 크기로 준비하면 좋다. 이렇게 화분 장미의 다양한 연출을 위해서는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장미회’라는 민간단체는 세계장미회에 소속되어 세계장미인들과 국제적인 교류 활동도 하고 있다.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을 일컫는 ‘로자리안’이라는 단어도 생겼다. 이러듯 여가 생활로 깊게 자리잡은 장미재배는 새로운 문화로 그 영역을 점차 넒혀가고 있다. 5월에 피웠던 장미꽃 몇 송이가 필자의 작업실 옆에 마른 꽃으로 매달려 있다. 이미 생명은 다했지만 아직 남은 색상이 그날, 5월의 기쁨을 이어가는 듯하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정원 행동, 장미 정원을 돌보는 방법 정원에서 장미가 주는 즐거움은 크다. 향기 또한 그 매력에 한 번 빠지면 어느새 정원에 장미를 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향기 이외에도 색과 화형花形 등 다양한 재미요소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장미는 5월에서 11월까지의 기간 동안 가장 돋보인다. 이에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정원 장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5월의 장미는 어느 꽃보다도 매력적인 모습이다. 화분에 핀 작은 장미부터 벽을 장식하는 장미 그리고 입구 아치를 감싼 장미는 정원에서 우리의 발걸음을 잡는다. 이런 장미를 몇 가지만 기억하면 누구든지 쉽고 건강하게 가꿀 수 있다. 그럼 장미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체크하면 좋을까. 이를 위해 필자는 정원에 110그루가 넘는 장미를 피워냈다. 작은 공간에 비교적 많이 있는 편인데, 이는 품종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을 관찰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주택에서 장미 정원을 조성하고 가꿀 때 필자가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장미 정원 조성 시 체크해야 할 사항 1 햇빛을 좋아하는 장미 장미는 하루 최소 6시간 햇빛이 들어오는 공간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햇빛은 장미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된다. 마치 우리가 매일 먹는 식사와 같다. 필자는 주택을 중심으로 사방에 장미를 심었다. 햇빛을 받는 시간에 따라 장미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기 위해서다. 물론 햇빛에 비교적 늦게 노출된 장미도 꽃은 피우지만 다른 곳보다 꽃송이가 적은 것을 볼 수 있었다. 2 바람을 좋아하는 장미 바람은 병충해로부터 장미를 보호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병충해는 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이 때문에 장미 정원에는 통풍이 잘 되게 물리적인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에 가지치기도 햇빛과 바람이 골고루 들어올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겨울철 지속되는 바람은 오히려 장미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바람이 식물을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바람이 너무 심한 곳은 피해 주어야 한다. 3 장미를 건강하게 만드는 적당한 거름 작년부터 필자는 장미에 특별한 거름을 주지 않고 있다. 퇴비함에서 나오는 거름 정도만 봄에 주고 있다. 퇴비장과 떨어진 장미는 이마저도 받지 못하고 있다. 보통 장미는 1년에 3번 거름을 주지만, 이 거름주기를 중지한 것은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장미 스스로 꽃의 양을 조절하며 피우길 바랐기 때문이다. 영양관리를 하면서 꽃을 피우도록 장미에게 선택권을 준 셈이다. 이런 정원 행동은 정원의 모든 식물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4 뿌리를 튼튼히 만들어 줄 멀칭 멀칭은 유기물로 토양을 덮어주는 것을 말한다. 흔히 텃밭에서 비닐로 덮어주는 것도 멀칭의 한 방법이다. 멀칭을 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토양의 습도를 유지하고 토양 속 미생물의 활동을 왕성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런 환경은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촉진한다. 식물에게 뿌리는 생리적 조건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미를 심고 나면 멀칭을 꼭 해주어야 한다. 5 농약 사용 없이 장미 키우기 농약은 개인 여건과 정원 형태에 따라서 선택해야 한다. 개인 정원이라면 농약 없이 장미를 키워보자. 장미가 각종 해충으로부터 견디어 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수 있다. 또, 상처를 남기고 겨우 이겨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시련을 거친 장미는 결국 스스로를 지켜낸다. 참고로 농약은 토양 속 미생물이 움직이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한다. 그 사실을 안다면 농약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친환경 제품조차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장미를 믿고 응원하기 때문이다. 요즘 정원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장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장미를 피워내기 위해 많은 노동과 화학제로 장미를 돌보는 방법은 잠시 접어두자. 우리에게는 건강한 물리적 환경과 정원 행동을 선택하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다음 세대도 건강한 장미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지속가능한 정원 만들기 정원 행동 두 번째 집인 정원에서 공간을 나누고 위치와 면적을 조정했다면, 이제는 마감재를 적용하듯 색을 입혀보자. 정원사에게는 자연의 색으로 정원을 채워나가는 일 또한 큰 즐거움이다. 이전 호에서는 식물을 배치하는 법에 대해 다뤘다면, 이번 호에서는 활기찬 자연의 색을 유지하기 위한 정원 관리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정원 식물은 사람의 손길로 가꾸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 현재 정원을 관리하고 있는 중이라면 혹시 사람에게 의존하도록 식물을 가꾸고 있지 않은지 돌이켜 생각해 보자. 그럼 정원에서 식물을 자연의 순리대로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우리는 어떤 ‘정원 행동’을 하면 좋을지 고민을 해보자. 나는 사람이 아닌 식물의 관점으로 방향을 옮겨보려고 한다. 가꾸는 정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정원이다. 그동안 땅바닥에 붙어 있는 작은 꽃을 보기 위해 허리를 숙이는 정도로 바라봤다면, 이제는 눈과 코 그리고 귀를 좀 더 땅 가까이에 대고 관찰해 보는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가 몰랐던 세상이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원에서 이들과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괜히 말을 걸어오는 자연의 말소리도 들리는 듯하다. 자연 숨소리가 살아있고 모든 식물이 건강한 야성野性을 잃어버리지 않아 힘찬 에너지로 꽉 찬듯한 그런 공간에 내 몸과 마음을 기대보려 한다. 정원 행동 1 건강한 식물은 멀칭 mulching에서 시작한다. 숲속을 거닐다 보면 다양한 유기물들이 토양을 덮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와 같이 정원도 속살이 보이는 토양이 아닌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해 멀칭을 해야 한다. *에다폰 edaphon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흔히 지력이라고 불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이해하고 있다. 휴작을 하거나 연작을 피하는 것처럼 땅의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토양이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도록 다양한 미생물을 돌봐야 한다. 이처럼 토양을 돌보는 것이 지속 가능한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기 때문에 멀칭은 중요한 것이다. 멀칭 재료 또한 가능하다면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 입장에서 관찰해 보면 일반적인 *바크 bark보다 토양 속 미생물을 사용하는 쪽이 좋은 서식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다폰 edaphon 토양 내 존재하는 유기체의 총칭 *바크 bark 목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 2 적절한 양분이 식물의 힘을 키운다. 우리는 식물들이 정원에서 꽃을 많이 피우길 기대하며 과한 양분을 주고 있다. 하지만 양분은 식물 스스로가 꽃의 양을 결정하도록 적절하게 공급하는 것이 좋다. 식물 건강을 챙기거나 열매를 좋게 하기 위해 비옥한 땅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장미는 보통 일 년에 3회 거름을 주어 꽃을 피우는데, 나는 작년에 전혀 거름을 주지 않았다. 식물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꽃은 조금 줄어들지 모르지만, 정원에 함께 식재 한 다른 꽃이 피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3 생태계에서 동반 식물은 기본 질서다. 정원에서는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기 때문에 병이 생기거나 벌레가 오더라도 한 작물 정도만 피해를 입는다. 즉, 한 품종이 대부분을 차지하지 않고 여러 품종이 서로 어우러지는 다양성을 만들어 줘야 전체적인 피해가 예방되는 것이다. 시각적인 감동이 있는 풍경을 넘어 건강한 생태 환경을 가진 식물 관계를 만들어 주자. 4 충분한 햇빛과 바람이 보약이다. ‘좋은 햇빛과 바람이 식물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정원에서도 적당한 장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태양을 필요로 하며 살아가는 식물에게 충분한 햇빛은 중요한 식량이다. 또, 햇빛과 마찬가지로 바람은 세균이나 병이 서식하기 싫어하는 생육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익혀야 한다. 5 ‘빗물 저금통’은 영양제다. 정원에서는 수돗물 사용도 줄여야 한다. 대신 빗물 저금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빗물은 수돗물보다 좋은 영양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 모아두면 식물에게 좋은 양분이 된다. 또한 식물에 물을 자주 주는 것보다는 정원에서 살아남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겠다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는 것도 좋은 정원 행동이다. 6 퇴비함이 있는 정원 앞으로는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에 우리는 자연의 방식을 존중하기 위해 정원에서 폐기물이 아닌 유기물을 발생시켜 멀칭 재료와 거름을 만들어야 한다. 가정이라면 미생물에게 음식물을 제공해 그것을 다시 정원에 사용할 수 있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퇴비통에서 미생물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때는 60℃에 가깝게 온도가 높아지며, 한겨울에도 미생물들은 계속해서 움직여 영상 20℃의 온도를 보인다. 정원문화에도 조금은 새로운 생각과 판단 그리고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준비해야 한다. 소비하고 없어져 버리는 환경이 아닌 계속해서 이어질 환경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정원 행동’을 통해 훗날 나와 가족 그리고 우리 사회에 건강한 자연환경을 돌려주고자 한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② ‘두 번째 집’은 어떤 공간이 필요할까. 그리고 검토한 공간 간의 관계를 파악해 보자. 마지막으로 위치와 면적은 자연조건을 반영해 구체화시켜 나간다. 정원 계획은 마치 정성을 들여 키워낸 맛있는 열매와도 같아 보인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을 짓기 위한 부지를 찾는데 몇 개월 혹은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열심히 찾는 이유는 훗날 행복한 일상을 가지고 싶어 하는 인간의 당연한 욕구라고 생각한다. 부지를 찾았으면 이제 전문가 도움을 받아 집 짓기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보통 예비 건축주는 집 짓기를 앞두고 건축가를 찾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원 전문가인 나를 먼저 찾아온 건축주가 있었다. 건축주가 되기에 앞서 정원주로 시작한 것이다. 정원주는 작은 펜션 두 채와 카페 한 채를 함께 지으려고 하는데, 정원이 예쁜 건축물을 짓기 위해 건축가보다 정원사를 먼저 찾게 되었다고 했다. 흔한 경우가 아니었지만 정원사 입장에서도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계 방향은 도면에서 보이는 것처럼 세 채의 건축물이 적당한 프라이버시와 유대를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정했다. 더불어 ‘두 번째 집’인 정원을 건축물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편리함과 미적 연결성을 가지는 장치로서 접근했다. 다음은 집 앞에 있는 작은 호수를 고려한 각 건축물의 배치 계획이다. 먼저 부지 북(서) 쪽에 두 채를, 남쪽에 한 채를 배치해 호수로 향한 시야를 열어 주었다. 그리고 각 건축물을 이리저리 회전시키며 사이에서 생기는 공간 형태를 파악했다. 정원에서 건축물은 오브제와 같은 역할로 정해봤다. 특별한 장치가 아니어도 충분히 훌륭한 장식물이다. 이렇게 주어진 부지에서 집을 배치하는 과정을 통해 정원은 좀 더 풍요로워질 준비가 된다. 배치 계획 1. 배치 계획 2. 배치 계획 3. 주택 정원에서 공간 찾기 처음 건축을 계획할 때 필요한 실, 위치 그리고 크기를 검토하는 것처럼 주택정원도 마찬가지로 필요한 공간과 위치, 면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조성될 정원 공간과 형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이다. 1 정원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메모하자 정원에도 쉼터, 텃밭, 꽃밭, 온실, 개인 공간, 수돗가, 창고 등 다양한 공간이 필요하다. 이때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검색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이와 같이 내가 필요한 공간을 찾아가며 메모해두면 공간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2 크기와 위치는 햇빛 방향을 고려하자 위에서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설정했다면 다음은 면적을 계획해야 한다. 면적을 정하는 방법은 첫째, 사용 인원과 빈도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쉼터의 경우 한곳이 아닌 여러 곳에 적절히 배치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편이 좋다. 기본적으로 ‘쉼’의 역할을 하지만 정원을 바라보는 조망 공간, 티타임을 가질 수 있는 취미 공간 등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참고로 다양한 쉼터 중 면적이 넓은 쉼터는 정원에서 중심이 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위치를 정해보자. 둘째, 집을 중심으로 햇빛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찰해 본다. 계절에 따라 들어온 햇빛은 머무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잘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다. 3 기타 공간을 배치하자 정원에서 중심 공간이 정해졌다면 이제 남은 공간을 차례로 배치한다. 수돗가는 쉼터 주변에 설치해 휴식 중 수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하거나 빈번한 사용이 예상된다면 주방에서 오고 가기 편리한 곳에 배치한다. 창고는 많이 사용하는 공간이지만 미관상 눈에 잘 들어오는 곳보다는 집 중심으로부터 조금 숨겨진 곳이나 많이 사용하지 않을 곳으로 배치한다. 또는 예쁘게 만들어 오브제와 같이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건강한 정원 환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퇴비함은 텃밭 주변에 배치해 편리한 동선을 가진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요즘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반려동물 공간은 집과 가까운 곳에 두어 반려동물이 사람들과 자주 마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나는 툇마루 아래에 계획했는데, 실제로 반려동물이 편안하게 자주 이용하고 있다. 정원은 ‘두 번째 집’이기 때문에 필요한 공간을 검토한 후 자연조건을 고려한 위치·면적을 계획해 편리하고 재미있는 모습으로 조성할 수 있다. 봄을 맞이하며 집 짓기를 시작하는 건축주들이 많다. 아름다운 집과 그에 어울리는 정원을 만들기 위해 이번 호에서 다룬 내용을 참고하고 적용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 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주택정원을 계획하기 전 살펴볼 사항 1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주택정원은 단순히 꽃과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닌 용도에 맞춰 공간을 설정하고 동선을 계획해 꾸며나가는 작업이다. 이는 언뜻 집 짓기와 비슷해 보인다. 여러 가지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고 정성껏 가꾼 정원은 계절과 함께 뿌듯함으로 돌아온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 짓기는 체력 소모와 함께 금전적인 여유도 사라지는 활동이다. 이는 집을 지어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땀 흘려 지은 집에 입주하게 되면 마치 여행을 온 듯한 들뜬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정원도 마찬가지다. 보통 1~2년 동안 스스로 고민하고 작업하는 과정을 거쳐 나름대로 완성하는데, 계절과 함께 바뀌어가는 모습에 더욱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것이 정원이 주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봄이면 주택정원을 준비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에게 내가 꼭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이번 호는 주택정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좀 더 짜임새 있는 모습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알짜 정보라고 생각해도 좋다. 더불어 시간과 예산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식재 전 고려해야 할 요소 첫째, 정원은 꽃과 나무를 가득 심어 완성하지 않는다. 정원 만들기를 집 짓기와 비교한다면 단순히 커튼을 달고 벽지를 붙이는 작업이 아닌 방을 몇 개로 구성하고, 크기는 얼마로 해야 하며, 공간끼리 어떻게 배치할지와 같은 구체적인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주택정원은 두 번째 집이라고 할 만큼 외부에 생활공간을 조성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둘째, 나에게 꼭 필요한 공간 찾기. 정원에 꽃과 식물을 식재하기 이전에 텃밭이 필요한지, 잔디 비중을 얼마나 설정할지, 쉼터는 몇 개로 구성할지, 주차장은 어디에 배치해야 할지 등 나에게 필요한 공간은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공간을 찾는 방법은 집 짓기에서 방을 배치할 때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햇빛이 잘 드는 곳은 어디인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볼 때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등을 생각해 보면 그 공간이 더 정확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셋째, 알맞은 동선이 예쁜 정원을 만든다. 동선은 정원의 축과 주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직선과 곡선 그리고 사용할 재료를 고민하면 좋다. 예컨대 동선을 따라 피어 있을 꽃을 생각한다면 자연스러운 질감과 색상을 가진 식물로 선택해 따뜻하고 세련미 있는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넷째, 꽃과 나무 선택하기. 정원에서 용도를 설정하고 공간을 구획했으니, 먼저 큰 나무를 어디에 식재할지 고민해 본다. 보통 큰 나무는 정원 중심에 두거나 시설물 주변에 놓아 경직된 선을 부드럽게 만들어 공간을 한층 멋스럽게 연출해 준다. 다음은 중간 나무 위치를 선정한다. 공간 구획이 뼈대를 세우는 작업이라면 중간 나무 위치 선정은 뼈대 주위에 살을 붙이는 작업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공간마다 포인트를 둔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 계절을 대표하는 꽃을 계획하는 작업이다. 꽃을 선택할 때는 높이와 컬러, 개화시기에 따른 형태 등을 함께 살펴본다. 이 작업은 식물 노트를 함께 준비하면 좋다. 추가로 음지에서 피는지 양지에서 피는지, 물이 필요한지 아닌지 등을 함께 고민한다면 이후 생육환경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식재 후 정원 관리하는 방법 첫째, 건강한 식물 만들기.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멀칭 mulching을 해주면 좋다. 멀칭이란 식물을 심고 흙이 보이지 않도록 소나무 껍질이나 다른 유기물로 주변을 덮어주는 작업을 말한다. 멀칭을 함으로써 토양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잡초가 자라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겉보기에도 정원이 정돈돼 보인다.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토양을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으로 조성해 식물이 스스로 건강하게 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퇴비함 만들기. 먹고 남은 음식물부터 식재료 부산물까지 퇴비함으로 보내면 이를 정원 식물도 함께 먹는다. 또한 정원에서 나오는 많은 부산물도 퇴비함으로 보내 건강한 양질 퇴비를 스스로 만들도록 한다. 발효 과정 중 퇴비함 속 온도는 최대 60℃까지 올라가거나 한겨울에도 영상 10℃를 유지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퇴비함에서 미생물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물 주기. 처음 정원을 만들고 나서 2~3년 동안 정성껏 물을 준다. 이 시간은 식물이 땅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물을 자주 주는 것도 좋지 않다. 나는 3년 차가 되는 시점에서 정원에 물을 주지 않았다. 작년 한 해 두 달가량 비가 내리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자연의 생명력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실제로 1년간 지켜본 결과,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물론 물을 잘 주는 정원보다는 메마른 느낌이 보였다). 물 주기는 선택사항이니 굳이 따라 할 필요 없다. 이번 호는 정원을 만드는 것부터 완성한 정원 속 식물을 가꾸는 과정까지 짧게 정리해 봤다. 무턱대고 꽃과 나무부터 심어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집 짓기처럼 공간을 구성해가는 작업부터가 주택정원을 만드는 시작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치유정원을 만드는 데는 여러 요소가 있다. 그중에서도 이번 호에는 치유의 공간을 만드는데 그 시작을 가능하게 하는 동선에 대한 이야기다. 많은 사람들이 정원을 스스로 만들어 보고 싶어 하지만 쉽지 않은 이유가 있다.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 동선을 나누는 것임을 잊기 때문이다. 그만큼 정원을 만드는데 있어 동선은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겨울의 중심에서 찬 기운을 견디고 있는 정원의 식물들을 보면서 하루를 보내는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연주자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의 연주로 베토벤 소나타 월광을 들으며 잠시 눈을 감고 어딘가 안내를 받듯이 정원의 한 쪽 오솔길을 따라가 걷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어두운 공간을 따라 들어가지만 평화로이 느껴지는 이곳은 자연의 숨결이 내 온몸의 세포를 두들겨 주기도 하고, 내 몸 깊숙이 들어와 내 영혼을 만져주어 자연의 기운이 채워지는 느낌이다. 오늘은 원고를 쓰기 전에 무작정 다니엘 바렌보임을 검색했는데, 그의 연주를 들으면 감성이 충만해져 원고 쓰는 시간이 한결 즐거워진다. 다니엘 바렌보임을 좋아하는 이유는 음악을 통해서 평화와 치유를 이야기하는 그의 흔적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정원에서 동선의 의미 치유정원에서 동선은 어떤 방법으로 만들며 진행해야 할까? 먼저 정원에서 걷는다는 것에 대한 영감을 많이 받은 책을 소개한다. 다비드 르 브르통(David Le Breton)의 『걷기 예찬』 이다. 걷는다는 것은 잠시 동안 혹은 오랫동안 자신의 몸으로 사는 것이다. 걷기는 시간과 공간을 새로운 환희로 바꾸어 놓은 고즈넉한 방법이다. 정원에서 걷는다는 것은 공간을 이동하는 개념을 넘어 그 시간을 걷는다는 것이다. 특히 맨발로 정원을 거닐 수 있다면 자연과 내가 가장 가깝게 만나는 기회가 된다. 이는 내가 자연과 하나가 되는 지점이며 긴장을 풀게 하고, 생각을 정리하게 하며 때로는 나를 깊이 만나는 장소로 동선이 이용된다. 이런 동선 계획이 되기 위해서는 부드럽지만 동시에 지루하지 않아야 한다. 동선을 의도한 사람의 생각이 의도적으로 개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동선을 계획한다는 것은 흥미롭다. 동선을 계획할 때 이오는 크게 세 가지를 생각한다. 첫째, 동선이 주는 경험이 각기 다르다. 곡선과 직선의 동선은 서로 전혀 다른 경험을 만들어낸다. 걷는 속도로 인해 보이는 경관도 다르다 보니 치유 동선에서는 그 특징을 파악하고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선적인 동선은 끝에 보이는 경관과 바로 마주하기에 지루해질 수 있지만 초점을 만들어내면서 집중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명상을 유도하는 계획으로 좋다. 또한 직선 마지막 부분에서 다시 방향을 변경했을 때 이전 동선과는 다른 극렬한 다른 색감의 경관을 만들어 내면 시각적 정보가 전혀 다른 데에서 오는 감탄이 있어 직선만이 주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지루해질 수 있는 단점도 있기 때문에 그 길이와 직선 동선의 개수를 잘 조합해야 한다. 곡선의 동선은 심리적으로 다음 경관이 계속해서 이어져 나오기 때문에 기대감을 갖고 걷게 된다. 부드럽게 안내받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정원 입구에서부터 이런 동선을 이용하는 것은 정원의 기대감을 높인다. 구간마다 조용한 쉼터를 만들어 주면 심리적으로 안정적이고 대화를 많이 유도하는 동선 계획이 된다. 직선이든 곡선이든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은 계획이 흥미롭고 다채로운 공간을 만들어보는 첫 시작이 된다. 공간과 재료에 따른 동선 계획 둘째, 동선은 공간을 나누는 동시에 공간을 이어준다. 정원 전체에 이야기를 만들어주는 스토리와 같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공간마다의 특징과 이야기를 이어주며 걷는 사람들에게 경험을 통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라고 하고 싶다. 그래서 동선을 계획할 때 어떤 느낌으로 첫 이야기로 시작을 할지 그리고 전체 이야기는 무엇이 될지 상상해 보는 것은 정원 디자인을 고민하는 사람의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특히 치유의 이야기로서는 식물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가지고 동선 상에 녹여내는 것만으로도 그 재미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전 공간에 대한 기억을 남겨둔 채 다시 새로운 공간으로 들어서는데 필요한 시간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공간을 이어주는 동선의 의미를 기억한다면 나만의 치유동선 만들기가 즐거울 것이다. 셋째, 재료에 따라서 정원의 느낌을 좌우한다. 치유 동선에는 재료가 주는 소재의 특징도 잘 살펴보면 재미가 있다. 물론 경제적인 선택에 따라 소재를 고민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동선 재료의 선택이다. 이는 식물을 선택하는 것만큼의 중요도가 있다. 맨발로 정원을 거닐 수 있다면 자연 그대로를 내 몸 안으로 깊숙이 들이는 경험을 만든다. 굳어져 있던 그 어디선가부터 자연의 생명력이 밀고 들어오는데 그 느낌은 정원을 거닐며 느껴보아야 공감이 된다. 특히, 조용한 시간에 자연과 마주하며 걷는 정원은 천국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소재가 가지는 중요도는 높다. 소재가 주는 고정된 느낌에 따라서 그 길은 부드러워지기도 하고 경직되기도 한다. 둘 다 정원에서는 필요한 부분이지만 내가 어느 정도의 길이와 주변 식물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느낌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소재에 대한 경험을 내 몸으로 경험해 놓는 것이 생각하는데 도움이 된다. 정원 동선에 상상의 나래를 펼쳐라 이오는 작곡가들의 섬세한 상상력과 표현력에 감탄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음악을 좋아한다. 이런 음악적 표현에 이오의 생각이 열려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정원을 상상하는 시간이 이와 비슷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오선지 위에 음표와 쉼표를 비롯한 기호가 모여서 음악이 되듯이 정원 위에 그려진 동선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작곡가처럼 동선의 흐름과 강약을 만들고, 쉼표를 만들어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듯이 치유의 경험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정원에 치유의 동선을 고민해 보자. 그리고 그 길을 거닐며 나의 마음과 영혼의 온도를 높이고 몸을 건강히 만들어 내보는 상상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2
- 이오의 정원이야기 22 정원행동, 재미있는 장미 정원 만들기 필자는 이번에 한국장미회에서 주최한 세계장미대회에 참석했는데, 장미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을 실감한다. 장미가 주는 매력을 알고, 그중에서도 일부러 개성을 가진 장미를 찾아 식재할 정도로 그 인기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장미 정원을 만드는 방법은 각 나라마다 특징이 있는데, 하나의 장미로도 그 표현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필자도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 이번 호에서는 장미의 다양한 향기와 색감 그리고 화형을 활용해 화단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고민하는 것이 좋다. 스토리를 담아 독특하게 구성할 수도 있다. 특히, 식용 장미를 이용한 정원 만들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는 정원을 만드는 새로운 접근이 될 수 있다. 흔히 장미를 꽃 중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장미는 많은 사람의 기억과 삶에서 인상 깊은 꽃인 것은 분명하다. 주제가 된 장미 집 주변에 장미를 심어보자. 많지 않아도 충분히 화단을 만들 수 있는 곳이 있다. 때로는 한 송이로 집 전체를 덮도록 심을 수도 있다. 많지 않은 양에도 장미가 정원에서 중심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가을까지 핀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장미가 5월에 한 번 피고 나서 더 이상 피지 않았다면, 이제는 품종이 개량되면서 수명도 길어지게 됐다. 그만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니 중심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게 된 셈이다. 이처럼 적은 양으로도 향기 가득한 정원을 만들 수 있으니 그 매력에 빠지는 것도 당연하다. 아치와 담장에 핀 장미는 새로운 경관이 주는 신선함을 선사한다. 벽면과 마감재에 핀 장미는 정원에 입체감을 부여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치에 꾸민 장미 정미 정원에서 아치를 이용하는 것은 가장 쉬우면서 입체적인 형태로 구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입구나 정원 중심 등 각 영역에 마련한 아치는 정원에 리듬감을 부여한다. 먼저 출입구에 설치한 아치는 오가는 길에 만나는 장미로 기억하기 쉽다. 중심에 설치한 아치를 통해 동선을 따라 마주한 경관은 어느 곳보다도 특별하다. 아치는 크기와 재료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목재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고, 철재는 곡선 제작이 용이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로 연출할 수 있다. 벽돌은 제작은 어려워도 장미와의 조합이 편안해 장식성이 강하다. 아치 높이는 2.5m 이상으로 계획하길 권한다. 낮은 아치는 자칫 공간을 답답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색상도 양쪽에 같은 색상으로 하느냐, 다른 색상으로 하느냐 아니면 한쪽에만 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벽면을 이용한 장미 장미를 벽면에 이용할 때는 그림 그리듯이 연출하면 쉽다. 이것도 정해진 방법은 없고 개성을 담아 표현하면 된다. 필자는 장미가 13m 벽면 전체를 감싸도록 계획했다. 또, 벽면뿐만 아니라 담장에 이용해도 좋다. 단조로울 수 있는 담장도 장미로 색을 입히면 멀리서부터 집을 감싼 화려한 연출로 돋보인다. 색상도 흰색에서 시작해 분홍색, 노란색, 빨간색 순으로 나열하면 변화가 보이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때 단색만을 사용해 지루하게 연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자. 설치도 직접 고정 핀을 다는 방법과 별도 구조물을 이용하는 법으로 나눌 수 있다. 고정 핀을 다는 방법은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건축물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별도 구조물을 통해 설치하는 방법은 장식성을 살려 화려하게 보이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이 부담된다. 집 전체에 강한 인상을 주는 장미는 연출 방법에 따라 화려하거나 소박하다. 화분에 핀 장미 혹시 정원이 없다면 화분 몇 개로 연출해 보자. 현관 입구 또는 매장 앞에 둔 화분 장미는 오가는 사람들이 웃음꽃을 피울 이유일 것이다. 화분 장미에는 몇 개의 품종이 있는데, 그중 대표적으로 ‘레이디 오브 샬롯’, ‘프린세스 앤’, ‘프린세스 알렉산드라 오브 캔트’를 추천한다. 모양이 다른 여러 개의 화분을 모아 연출하는 것도 재미있다. 휴식 공간에 화분 장미를 놓으면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화분은 이동할 수 있기에 매번 그 위치를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화분은 충분한 토양으로 장미를 건강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20L 이상의 크기로 준비하면 좋다. 이렇게 화분 장미의 다양한 연출을 위해서는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장미회’라는 민간단체는 세계장미회에 소속되어 세계장미인들과 국제적인 교류 활동도 하고 있다.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을 일컫는 ‘로자리안’이라는 단어도 생겼다. 이러듯 여가 생활로 깊게 자리잡은 장미재배는 새로운 문화로 그 영역을 점차 넒혀가고 있다. 5월에 피웠던 장미꽃 몇 송이가 필자의 작업실 옆에 마른 꽃으로 매달려 있다. 이미 생명은 다했지만 아직 남은 색상이 그날, 5월의 기쁨을 이어가는 듯하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2
-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정원 행동, 장미 정원을 돌보는 방법 정원에서 장미가 주는 즐거움은 크다. 향기 또한 그 매력에 한 번 빠지면 어느새 정원에 장미를 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향기 이외에도 색과 화형花形 등 다양한 재미요소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장미는 5월에서 11월까지의 기간 동안 가장 돋보인다. 이에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정원 장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5월의 장미는 어느 꽃보다도 매력적인 모습이다. 화분에 핀 작은 장미부터 벽을 장식하는 장미 그리고 입구 아치를 감싼 장미는 정원에서 우리의 발걸음을 잡는다. 이런 장미를 몇 가지만 기억하면 누구든지 쉽고 건강하게 가꿀 수 있다. 그럼 장미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체크하면 좋을까. 이를 위해 필자는 정원에 110그루가 넘는 장미를 피워냈다. 작은 공간에 비교적 많이 있는 편인데, 이는 품종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을 관찰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주택에서 장미 정원을 조성하고 가꿀 때 필자가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장미 정원 조성 시 체크해야 할 사항 1 햇빛을 좋아하는 장미 장미는 하루 최소 6시간 햇빛이 들어오는 공간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햇빛은 장미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된다. 마치 우리가 매일 먹는 식사와 같다. 필자는 주택을 중심으로 사방에 장미를 심었다. 햇빛을 받는 시간에 따라 장미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기 위해서다. 물론 햇빛에 비교적 늦게 노출된 장미도 꽃은 피우지만 다른 곳보다 꽃송이가 적은 것을 볼 수 있었다. 2 바람을 좋아하는 장미 바람은 병충해로부터 장미를 보호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병충해는 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이 때문에 장미 정원에는 통풍이 잘 되게 물리적인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에 가지치기도 햇빛과 바람이 골고루 들어올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겨울철 지속되는 바람은 오히려 장미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바람이 식물을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바람이 너무 심한 곳은 피해 주어야 한다. 3 장미를 건강하게 만드는 적당한 거름 작년부터 필자는 장미에 특별한 거름을 주지 않고 있다. 퇴비함에서 나오는 거름 정도만 봄에 주고 있다. 퇴비장과 떨어진 장미는 이마저도 받지 못하고 있다. 보통 장미는 1년에 3번 거름을 주지만, 이 거름주기를 중지한 것은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장미 스스로 꽃의 양을 조절하며 피우길 바랐기 때문이다. 영양관리를 하면서 꽃을 피우도록 장미에게 선택권을 준 셈이다. 이런 정원 행동은 정원의 모든 식물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4 뿌리를 튼튼히 만들어 줄 멀칭 멀칭은 유기물로 토양을 덮어주는 것을 말한다. 흔히 텃밭에서 비닐로 덮어주는 것도 멀칭의 한 방법이다. 멀칭을 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토양의 습도를 유지하고 토양 속 미생물의 활동을 왕성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런 환경은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촉진한다. 식물에게 뿌리는 생리적 조건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미를 심고 나면 멀칭을 꼭 해주어야 한다. 5 농약 사용 없이 장미 키우기 농약은 개인 여건과 정원 형태에 따라서 선택해야 한다. 개인 정원이라면 농약 없이 장미를 키워보자. 장미가 각종 해충으로부터 견디어 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수 있다. 또, 상처를 남기고 겨우 이겨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시련을 거친 장미는 결국 스스로를 지켜낸다. 참고로 농약은 토양 속 미생물이 움직이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한다. 그 사실을 안다면 농약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친환경 제품조차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장미를 믿고 응원하기 때문이다. 요즘 정원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장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장미를 피워내기 위해 많은 노동과 화학제로 장미를 돌보는 방법은 잠시 접어두자. 우리에게는 건강한 물리적 환경과 정원 행동을 선택하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다음 세대도 건강한 장미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지속가능한 정원 만들기 정원 행동 두 번째 집인 정원에서 공간을 나누고 위치와 면적을 조정했다면, 이제는 마감재를 적용하듯 색을 입혀보자. 정원사에게는 자연의 색으로 정원을 채워나가는 일 또한 큰 즐거움이다. 이전 호에서는 식물을 배치하는 법에 대해 다뤘다면, 이번 호에서는 활기찬 자연의 색을 유지하기 위한 정원 관리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정원 식물은 사람의 손길로 가꾸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 현재 정원을 관리하고 있는 중이라면 혹시 사람에게 의존하도록 식물을 가꾸고 있지 않은지 돌이켜 생각해 보자. 그럼 정원에서 식물을 자연의 순리대로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우리는 어떤 ‘정원 행동’을 하면 좋을지 고민을 해보자. 나는 사람이 아닌 식물의 관점으로 방향을 옮겨보려고 한다. 가꾸는 정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정원이다. 그동안 땅바닥에 붙어 있는 작은 꽃을 보기 위해 허리를 숙이는 정도로 바라봤다면, 이제는 눈과 코 그리고 귀를 좀 더 땅 가까이에 대고 관찰해 보는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가 몰랐던 세상이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원에서 이들과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괜히 말을 걸어오는 자연의 말소리도 들리는 듯하다. 자연 숨소리가 살아있고 모든 식물이 건강한 야성野性을 잃어버리지 않아 힘찬 에너지로 꽉 찬듯한 그런 공간에 내 몸과 마음을 기대보려 한다. 정원 행동 1 건강한 식물은 멀칭 mulching에서 시작한다. 숲속을 거닐다 보면 다양한 유기물들이 토양을 덮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와 같이 정원도 속살이 보이는 토양이 아닌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해 멀칭을 해야 한다. *에다폰 edaphon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흔히 지력이라고 불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이해하고 있다. 휴작을 하거나 연작을 피하는 것처럼 땅의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토양이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도록 다양한 미생물을 돌봐야 한다. 이처럼 토양을 돌보는 것이 지속 가능한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기 때문에 멀칭은 중요한 것이다. 멀칭 재료 또한 가능하다면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 입장에서 관찰해 보면 일반적인 *바크 bark보다 토양 속 미생물을 사용하는 쪽이 좋은 서식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다폰 edaphon 토양 내 존재하는 유기체의 총칭 *바크 bark 목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 2 적절한 양분이 식물의 힘을 키운다. 우리는 식물들이 정원에서 꽃을 많이 피우길 기대하며 과한 양분을 주고 있다. 하지만 양분은 식물 스스로가 꽃의 양을 결정하도록 적절하게 공급하는 것이 좋다. 식물 건강을 챙기거나 열매를 좋게 하기 위해 비옥한 땅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장미는 보통 일 년에 3회 거름을 주어 꽃을 피우는데, 나는 작년에 전혀 거름을 주지 않았다. 식물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꽃은 조금 줄어들지 모르지만, 정원에 함께 식재 한 다른 꽃이 피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3 생태계에서 동반 식물은 기본 질서다. 정원에서는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기 때문에 병이 생기거나 벌레가 오더라도 한 작물 정도만 피해를 입는다. 즉, 한 품종이 대부분을 차지하지 않고 여러 품종이 서로 어우러지는 다양성을 만들어 줘야 전체적인 피해가 예방되는 것이다. 시각적인 감동이 있는 풍경을 넘어 건강한 생태 환경을 가진 식물 관계를 만들어 주자. 4 충분한 햇빛과 바람이 보약이다. ‘좋은 햇빛과 바람이 식물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정원에서도 적당한 장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태양을 필요로 하며 살아가는 식물에게 충분한 햇빛은 중요한 식량이다. 또, 햇빛과 마찬가지로 바람은 세균이나 병이 서식하기 싫어하는 생육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익혀야 한다. 5 ‘빗물 저금통’은 영양제다. 정원에서는 수돗물 사용도 줄여야 한다. 대신 빗물 저금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빗물은 수돗물보다 좋은 영양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 모아두면 식물에게 좋은 양분이 된다. 또한 식물에 물을 자주 주는 것보다는 정원에서 살아남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겠다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는 것도 좋은 정원 행동이다. 6 퇴비함이 있는 정원 앞으로는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에 우리는 자연의 방식을 존중하기 위해 정원에서 폐기물이 아닌 유기물을 발생시켜 멀칭 재료와 거름을 만들어야 한다. 가정이라면 미생물에게 음식물을 제공해 그것을 다시 정원에 사용할 수 있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퇴비통에서 미생물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때는 60℃에 가깝게 온도가 높아지며, 한겨울에도 미생물들은 계속해서 움직여 영상 20℃의 온도를 보인다. 정원문화에도 조금은 새로운 생각과 판단 그리고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준비해야 한다. 소비하고 없어져 버리는 환경이 아닌 계속해서 이어질 환경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정원 행동’을 통해 훗날 나와 가족 그리고 우리 사회에 건강한 자연환경을 돌려주고자 한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② ‘두 번째 집’은 어떤 공간이 필요할까. 그리고 검토한 공간 간의 관계를 파악해 보자. 마지막으로 위치와 면적은 자연조건을 반영해 구체화시켜 나간다. 정원 계획은 마치 정성을 들여 키워낸 맛있는 열매와도 같아 보인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을 짓기 위한 부지를 찾는데 몇 개월 혹은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열심히 찾는 이유는 훗날 행복한 일상을 가지고 싶어 하는 인간의 당연한 욕구라고 생각한다. 부지를 찾았으면 이제 전문가 도움을 받아 집 짓기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보통 예비 건축주는 집 짓기를 앞두고 건축가를 찾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원 전문가인 나를 먼저 찾아온 건축주가 있었다. 건축주가 되기에 앞서 정원주로 시작한 것이다. 정원주는 작은 펜션 두 채와 카페 한 채를 함께 지으려고 하는데, 정원이 예쁜 건축물을 짓기 위해 건축가보다 정원사를 먼저 찾게 되었다고 했다. 흔한 경우가 아니었지만 정원사 입장에서도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계 방향은 도면에서 보이는 것처럼 세 채의 건축물이 적당한 프라이버시와 유대를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정했다. 더불어 ‘두 번째 집’인 정원을 건축물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편리함과 미적 연결성을 가지는 장치로서 접근했다. 다음은 집 앞에 있는 작은 호수를 고려한 각 건축물의 배치 계획이다. 먼저 부지 북(서) 쪽에 두 채를, 남쪽에 한 채를 배치해 호수로 향한 시야를 열어 주었다. 그리고 각 건축물을 이리저리 회전시키며 사이에서 생기는 공간 형태를 파악했다. 정원에서 건축물은 오브제와 같은 역할로 정해봤다. 특별한 장치가 아니어도 충분히 훌륭한 장식물이다. 이렇게 주어진 부지에서 집을 배치하는 과정을 통해 정원은 좀 더 풍요로워질 준비가 된다. 배치 계획 1. 배치 계획 2. 배치 계획 3. 주택 정원에서 공간 찾기 처음 건축을 계획할 때 필요한 실, 위치 그리고 크기를 검토하는 것처럼 주택정원도 마찬가지로 필요한 공간과 위치, 면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조성될 정원 공간과 형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이다. 1 정원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메모하자 정원에도 쉼터, 텃밭, 꽃밭, 온실, 개인 공간, 수돗가, 창고 등 다양한 공간이 필요하다. 이때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검색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이와 같이 내가 필요한 공간을 찾아가며 메모해두면 공간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2 크기와 위치는 햇빛 방향을 고려하자 위에서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설정했다면 다음은 면적을 계획해야 한다. 면적을 정하는 방법은 첫째, 사용 인원과 빈도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쉼터의 경우 한곳이 아닌 여러 곳에 적절히 배치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편이 좋다. 기본적으로 ‘쉼’의 역할을 하지만 정원을 바라보는 조망 공간, 티타임을 가질 수 있는 취미 공간 등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참고로 다양한 쉼터 중 면적이 넓은 쉼터는 정원에서 중심이 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위치를 정해보자. 둘째, 집을 중심으로 햇빛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찰해 본다. 계절에 따라 들어온 햇빛은 머무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잘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다. 3 기타 공간을 배치하자 정원에서 중심 공간이 정해졌다면 이제 남은 공간을 차례로 배치한다. 수돗가는 쉼터 주변에 설치해 휴식 중 수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하거나 빈번한 사용이 예상된다면 주방에서 오고 가기 편리한 곳에 배치한다. 창고는 많이 사용하는 공간이지만 미관상 눈에 잘 들어오는 곳보다는 집 중심으로부터 조금 숨겨진 곳이나 많이 사용하지 않을 곳으로 배치한다. 또는 예쁘게 만들어 오브제와 같이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건강한 정원 환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퇴비함은 텃밭 주변에 배치해 편리한 동선을 가진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요즘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반려동물 공간은 집과 가까운 곳에 두어 반려동물이 사람들과 자주 마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나는 툇마루 아래에 계획했는데, 실제로 반려동물이 편안하게 자주 이용하고 있다. 정원은 ‘두 번째 집’이기 때문에 필요한 공간을 검토한 후 자연조건을 고려한 위치·면적을 계획해 편리하고 재미있는 모습으로 조성할 수 있다. 봄을 맞이하며 집 짓기를 시작하는 건축주들이 많다. 아름다운 집과 그에 어울리는 정원을 만들기 위해 이번 호에서 다룬 내용을 참고하고 적용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 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주택정원을 계획하기 전 살펴볼 사항 1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주택정원은 단순히 꽃과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닌 용도에 맞춰 공간을 설정하고 동선을 계획해 꾸며나가는 작업이다. 이는 언뜻 집 짓기와 비슷해 보인다. 여러 가지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고 정성껏 가꾼 정원은 계절과 함께 뿌듯함으로 돌아온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 짓기는 체력 소모와 함께 금전적인 여유도 사라지는 활동이다. 이는 집을 지어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땀 흘려 지은 집에 입주하게 되면 마치 여행을 온 듯한 들뜬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정원도 마찬가지다. 보통 1~2년 동안 스스로 고민하고 작업하는 과정을 거쳐 나름대로 완성하는데, 계절과 함께 바뀌어가는 모습에 더욱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것이 정원이 주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봄이면 주택정원을 준비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에게 내가 꼭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이번 호는 주택정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좀 더 짜임새 있는 모습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알짜 정보라고 생각해도 좋다. 더불어 시간과 예산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식재 전 고려해야 할 요소 첫째, 정원은 꽃과 나무를 가득 심어 완성하지 않는다. 정원 만들기를 집 짓기와 비교한다면 단순히 커튼을 달고 벽지를 붙이는 작업이 아닌 방을 몇 개로 구성하고, 크기는 얼마로 해야 하며, 공간끼리 어떻게 배치할지와 같은 구체적인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주택정원은 두 번째 집이라고 할 만큼 외부에 생활공간을 조성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둘째, 나에게 꼭 필요한 공간 찾기. 정원에 꽃과 식물을 식재하기 이전에 텃밭이 필요한지, 잔디 비중을 얼마나 설정할지, 쉼터는 몇 개로 구성할지, 주차장은 어디에 배치해야 할지 등 나에게 필요한 공간은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공간을 찾는 방법은 집 짓기에서 방을 배치할 때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햇빛이 잘 드는 곳은 어디인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볼 때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등을 생각해 보면 그 공간이 더 정확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셋째, 알맞은 동선이 예쁜 정원을 만든다. 동선은 정원의 축과 주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직선과 곡선 그리고 사용할 재료를 고민하면 좋다. 예컨대 동선을 따라 피어 있을 꽃을 생각한다면 자연스러운 질감과 색상을 가진 식물로 선택해 따뜻하고 세련미 있는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넷째, 꽃과 나무 선택하기. 정원에서 용도를 설정하고 공간을 구획했으니, 먼저 큰 나무를 어디에 식재할지 고민해 본다. 보통 큰 나무는 정원 중심에 두거나 시설물 주변에 놓아 경직된 선을 부드럽게 만들어 공간을 한층 멋스럽게 연출해 준다. 다음은 중간 나무 위치를 선정한다. 공간 구획이 뼈대를 세우는 작업이라면 중간 나무 위치 선정은 뼈대 주위에 살을 붙이는 작업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공간마다 포인트를 둔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 계절을 대표하는 꽃을 계획하는 작업이다. 꽃을 선택할 때는 높이와 컬러, 개화시기에 따른 형태 등을 함께 살펴본다. 이 작업은 식물 노트를 함께 준비하면 좋다. 추가로 음지에서 피는지 양지에서 피는지, 물이 필요한지 아닌지 등을 함께 고민한다면 이후 생육환경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식재 후 정원 관리하는 방법 첫째, 건강한 식물 만들기.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멀칭 mulching을 해주면 좋다. 멀칭이란 식물을 심고 흙이 보이지 않도록 소나무 껍질이나 다른 유기물로 주변을 덮어주는 작업을 말한다. 멀칭을 함으로써 토양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잡초가 자라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겉보기에도 정원이 정돈돼 보인다.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토양을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으로 조성해 식물이 스스로 건강하게 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퇴비함 만들기. 먹고 남은 음식물부터 식재료 부산물까지 퇴비함으로 보내면 이를 정원 식물도 함께 먹는다. 또한 정원에서 나오는 많은 부산물도 퇴비함으로 보내 건강한 양질 퇴비를 스스로 만들도록 한다. 발효 과정 중 퇴비함 속 온도는 최대 60℃까지 올라가거나 한겨울에도 영상 10℃를 유지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퇴비함에서 미생물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물 주기. 처음 정원을 만들고 나서 2~3년 동안 정성껏 물을 준다. 이 시간은 식물이 땅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물을 자주 주는 것도 좋지 않다. 나는 3년 차가 되는 시점에서 정원에 물을 주지 않았다. 작년 한 해 두 달가량 비가 내리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자연의 생명력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실제로 1년간 지켜본 결과,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물론 물을 잘 주는 정원보다는 메마른 느낌이 보였다). 물 주기는 선택사항이니 굳이 따라 할 필요 없다. 이번 호는 정원을 만드는 것부터 완성한 정원 속 식물을 가꾸는 과정까지 짧게 정리해 봤다. 무턱대고 꽃과 나무부터 심어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집 짓기처럼 공간을 구성해가는 작업부터가 주택정원을 만드는 시작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치유정원을 만드는 데는 여러 요소가 있다. 그중에서도 이번 호에는 치유의 공간을 만드는데 그 시작을 가능하게 하는 동선에 대한 이야기다. 많은 사람들이 정원을 스스로 만들어 보고 싶어 하지만 쉽지 않은 이유가 있다.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 동선을 나누는 것임을 잊기 때문이다. 그만큼 정원을 만드는데 있어 동선은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겨울의 중심에서 찬 기운을 견디고 있는 정원의 식물들을 보면서 하루를 보내는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연주자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의 연주로 베토벤 소나타 월광을 들으며 잠시 눈을 감고 어딘가 안내를 받듯이 정원의 한 쪽 오솔길을 따라가 걷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어두운 공간을 따라 들어가지만 평화로이 느껴지는 이곳은 자연의 숨결이 내 온몸의 세포를 두들겨 주기도 하고, 내 몸 깊숙이 들어와 내 영혼을 만져주어 자연의 기운이 채워지는 느낌이다. 오늘은 원고를 쓰기 전에 무작정 다니엘 바렌보임을 검색했는데, 그의 연주를 들으면 감성이 충만해져 원고 쓰는 시간이 한결 즐거워진다. 다니엘 바렌보임을 좋아하는 이유는 음악을 통해서 평화와 치유를 이야기하는 그의 흔적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정원에서 동선의 의미 치유정원에서 동선은 어떤 방법으로 만들며 진행해야 할까? 먼저 정원에서 걷는다는 것에 대한 영감을 많이 받은 책을 소개한다. 다비드 르 브르통(David Le Breton)의 『걷기 예찬』 이다. 걷는다는 것은 잠시 동안 혹은 오랫동안 자신의 몸으로 사는 것이다. 걷기는 시간과 공간을 새로운 환희로 바꾸어 놓은 고즈넉한 방법이다. 정원에서 걷는다는 것은 공간을 이동하는 개념을 넘어 그 시간을 걷는다는 것이다. 특히 맨발로 정원을 거닐 수 있다면 자연과 내가 가장 가깝게 만나는 기회가 된다. 이는 내가 자연과 하나가 되는 지점이며 긴장을 풀게 하고, 생각을 정리하게 하며 때로는 나를 깊이 만나는 장소로 동선이 이용된다. 이런 동선 계획이 되기 위해서는 부드럽지만 동시에 지루하지 않아야 한다. 동선을 의도한 사람의 생각이 의도적으로 개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동선을 계획한다는 것은 흥미롭다. 동선을 계획할 때 이오는 크게 세 가지를 생각한다. 첫째, 동선이 주는 경험이 각기 다르다. 곡선과 직선의 동선은 서로 전혀 다른 경험을 만들어낸다. 걷는 속도로 인해 보이는 경관도 다르다 보니 치유 동선에서는 그 특징을 파악하고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선적인 동선은 끝에 보이는 경관과 바로 마주하기에 지루해질 수 있지만 초점을 만들어내면서 집중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명상을 유도하는 계획으로 좋다. 또한 직선 마지막 부분에서 다시 방향을 변경했을 때 이전 동선과는 다른 극렬한 다른 색감의 경관을 만들어 내면 시각적 정보가 전혀 다른 데에서 오는 감탄이 있어 직선만이 주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지루해질 수 있는 단점도 있기 때문에 그 길이와 직선 동선의 개수를 잘 조합해야 한다. 곡선의 동선은 심리적으로 다음 경관이 계속해서 이어져 나오기 때문에 기대감을 갖고 걷게 된다. 부드럽게 안내받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정원 입구에서부터 이런 동선을 이용하는 것은 정원의 기대감을 높인다. 구간마다 조용한 쉼터를 만들어 주면 심리적으로 안정적이고 대화를 많이 유도하는 동선 계획이 된다. 직선이든 곡선이든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은 계획이 흥미롭고 다채로운 공간을 만들어보는 첫 시작이 된다. 공간과 재료에 따른 동선 계획 둘째, 동선은 공간을 나누는 동시에 공간을 이어준다. 정원 전체에 이야기를 만들어주는 스토리와 같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공간마다의 특징과 이야기를 이어주며 걷는 사람들에게 경험을 통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라고 하고 싶다. 그래서 동선을 계획할 때 어떤 느낌으로 첫 이야기로 시작을 할지 그리고 전체 이야기는 무엇이 될지 상상해 보는 것은 정원 디자인을 고민하는 사람의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특히 치유의 이야기로서는 식물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가지고 동선 상에 녹여내는 것만으로도 그 재미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전 공간에 대한 기억을 남겨둔 채 다시 새로운 공간으로 들어서는데 필요한 시간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공간을 이어주는 동선의 의미를 기억한다면 나만의 치유동선 만들기가 즐거울 것이다. 셋째, 재료에 따라서 정원의 느낌을 좌우한다. 치유 동선에는 재료가 주는 소재의 특징도 잘 살펴보면 재미가 있다. 물론 경제적인 선택에 따라 소재를 고민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동선 재료의 선택이다. 이는 식물을 선택하는 것만큼의 중요도가 있다. 맨발로 정원을 거닐 수 있다면 자연 그대로를 내 몸 안으로 깊숙이 들이는 경험을 만든다. 굳어져 있던 그 어디선가부터 자연의 생명력이 밀고 들어오는데 그 느낌은 정원을 거닐며 느껴보아야 공감이 된다. 특히, 조용한 시간에 자연과 마주하며 걷는 정원은 천국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소재가 가지는 중요도는 높다. 소재가 주는 고정된 느낌에 따라서 그 길은 부드러워지기도 하고 경직되기도 한다. 둘 다 정원에서는 필요한 부분이지만 내가 어느 정도의 길이와 주변 식물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느낌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소재에 대한 경험을 내 몸으로 경험해 놓는 것이 생각하는데 도움이 된다. 정원 동선에 상상의 나래를 펼쳐라 이오는 작곡가들의 섬세한 상상력과 표현력에 감탄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음악을 좋아한다. 이런 음악적 표현에 이오의 생각이 열려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정원을 상상하는 시간이 이와 비슷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오선지 위에 음표와 쉼표를 비롯한 기호가 모여서 음악이 되듯이 정원 위에 그려진 동선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작곡가처럼 동선의 흐름과 강약을 만들고, 쉼표를 만들어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듯이 치유의 경험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정원에 치유의 동선을 고민해 보자. 그리고 그 길을 거닐며 나의 마음과 영혼의 온도를 높이고 몸을 건강히 만들어 내보는 상상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정원.조경
-
-
정원 바닥에도 표정이 있다!
- 정원 길은 일상의 노곤함을 풀고 휴식처로 들어가는 정화와 치유가 일어나는 공간이다. 정원 바닥은 재료와 구성법에 따라 그 과정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 수 있다. 안전성과 내구성 그리고 침투성을 갖춘 바닥재 종류와 관리법에 대해 알아보자. 글·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자료협조 ㈔한국자생식물보존회 041-557-3834 www.jasaeng.or.kr 정원 한 부분을 여러 개의 사각형으로 나누어 모양과 크기가 다른 식물과 조약돌을 배치해 시각적인 흥미를 유도했다. 이끼와 석재 그리고 목재를 총동원하여 이야기 있는 정원을 완성했다. 바닥재를 선정할 때 먼저 고려해야 할 사항은 안정성과 내구성. 많은 사람이 이동하는 장소이기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안정적이며, 쉽게 부식되지 않도록 내구성을 지닌 자재를 선정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잔디와 같은 지피식물과 침투성도 고려한다면 적게나마 생태계 순환에 동참할 수 있다. 구멍이 뚫린 포장용 벽돌을 사용하거나 보도를 굳히기 전 자갈이나 지피식물을 고루 깔아주면 침투성을 높일 수 있다. 다른 자재와 마찬가지로 바닥재 역시 주택과 어울림을 고려하는 것이 필수다. 건축 형태가 현대적인 느낌이 들 때는 그와 잘 어울리는 오래된 벽돌, 보도블록, 화강암이나 대리석 등 얇은 석판으로 바닥을 장식한다. 바닥재가 건축 외벽과 일치하거나 잘 어울리면 공간이 훨씬 더 넓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중앙에 바닥재를 깔고, 그 주변으로 식물을 적당히 배치함으로써 자연친화적이고 시원한 느낌을 주는 생활공간으로 활용한다. 정원 바닥을 구성하는 몇 가지 방법 1 따뜻한 느낌의 목재 각재를 정원 계단이나 산책로에 가지런히 깔아 콘크리트로 굳혀 포장한다. 넓은 면적으로 시공할 경우 빗물의 침투성이 좋지 않으므로 목재 사이에 지피식물을 적절히 배치해 시각적인 변화를 유도한다. 목재의 수명을 연장시키기 위해서는 ▲단면이 큰 부재를 사용하고 ▲시공을 꼼꼼히 하며 ▲자른 단면에 보호용 도료를 입히고 ▲약제 처리한 자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2 안정성을 강조한 석재 정원 진입로를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바닥재는 바로 디딤돌. 자연스러운 멋과 안전성을 갖춘 석재는 보편적인 정원 바닥재로 쓰이는 자재이다. 특히 볕이 잘 들지 않아 습기가 많은 장소에는 이끼가 많이 생겨 미끄러지기 쉽다. 이럴 때 벽돌이나 타일을 부분적으로 깔면 사고를 예방할뿐더러 빗물의 침투성도 좋고 땅을 숨 쉬게 한다.3 우드플로링 - 덱 정원 바닥재로 덱을 활용하면 흥미로운 바닥 구성과 더불어 여러 가지 활동을 즐길 수 있다. 평면적인 느낌을 없애기 위해 높이에 변화를 주고 곳곳에 식물을 식재해 포인트를 주면 실내가 연장된 듯 실외가 들어온 듯 경계가 허물어진다. 덱을 시공할 때는 습기 방지를 위해 지면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볕이 잘드는 장소를 선택한다. 또한 덱 위로 화분을 놓으면 화분 바닥과 접한 부분이 늘 젖은 상태가 되므로 화분 위치를 자주 변경해 준다.4 지피식물로 연출한 녹색 카펫 클로버와 같이 풀의 키가 낮고 지면을 덮을 듯이 무성하게 자라는 식물을 지피식물이라 한다. 소엽맥문동, 아주가, 아이리스 등의 잡초가 바로 지피식물의 대표주자로 석·목재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지피식물로 채우게 된다. 현관이나 대문 앞에 넓게 퍼진 녹색 물결은 집의 이미지를 한층 밝게 만들어 준다. 그뿐만 아니라 덱 아래에 가득한 지피식물은 경관을 보다 아름답게 하고 흙이 흘러내리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캐모마일, 덩굴제비꽃, 꽃잔디, 원예종으로는 괭이밥 등이 있다. T.I.P침목을 정원 바닥재로 사용한다? NO!철도나 지하철의 선로 받침대 역할을 하는 침목은 탄성이 높고 방부처리까지 돼 있어 주택 정원의 산책로, 계단, 덱 등 재활용되는 예가 많다. 하지만 최근 침목을 사용한 지역의 토양이 일반 지역보다 무려 1000배나 높은 발암물질을 갖는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정원 바닥재는 물론이고 기타 자재에도 사용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 ◆지피식물 BEST 4◆ 캐모마일밟히거나 만지면 좋은 향을 내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는다.토질이 나쁜 곳에도 10~15㎝ 높이로 무성하게 잘 자란다.자잘하고 부드러운 잎이 사랑스러운 작은 꽃으로 사과처럼 달콤한 향이 장점이다. 눈향나무향나무 종류 중 하나로 잔디처럼 낮게 깔린다. 양지에서 잘 자라며 주로 잔디밭 중앙이나 원형 로터리 또는 경사지 등에 심는다. 음지에서는 수형이 어수선하게 되므로 반드시 양지에서 기른다. 생장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 비료를 4~5월에 살포하고 4~6월까지 가뭄 일수가 많으므로 반드시 물을 준다. 맥문동나무 그늘 아래서 잘 자라는 내음성 상록 다년초. 옆으로 뻗지 않고 굵고 딱딱하며 잎은 진녹색이다. 이식 시기는 가을이 좋으며 나무가 우거진 숲이나 음지의 비탈면에 식재하면 좋다. 비료가 따로 필요 없고 배수가 잘 되는 사질 토양에서 잘 자라나 토질을 크게 가리지 않는다. 꽃잔디봄 화단을 장식하는 난화 지피 식물로 4~5월경 자색, 분홍색, 흰색 꽃이 핀다. 생장 속도가 빠르고 공해에 강해 조경용으로 안성맞춤. 굼벵이, 땅강아지 등이 뿌리를 잘라먹으면 죽는데 마릭스 유제나 바랙스 분제를 살포하면 방제할 수 있다. 1년 2~3회 깎아 주면 깔끔한 외관을 유지할 수 있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정원 바닥에도 표정이 있다!
-
-
지속 가능한 키친 가든 라이프를 위한 퍼머컬처 원칙 2가지
- 퍼머컬처 Permaculture는 ‘영속적’이라는 의미의 퍼머넌트 Permanent와 농업이란 뜻의 애그리컬처 Agriculture가 결합된 단어다. 농약과 비료, 퇴비의 끊임없는 투입과 힘든 노동을 멈추고 우아한 키친 가드닝을 하기 위해서는 퍼머컬처의 기본 원리를 잘 이해하고 실천해야 한다. 이제부터 지속 가능한 키친 가든 라이프를 위한 12가지 원칙 중 가장 기본적인 원칙 2가지를 살펴보기로 하자. 기획&구성 이수민 기자글 이진호(하이원리조트 애플체인사업부 부장)자료제공 하이원리조트 애플체인 033-590-3732 원칙 1 관찰하라 정원이나 농장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지만 쉽게 간과하는 것이 관찰이다. 집을 지을 때 사계절에 걸쳐 집터와 주변 환경을 잘 관찰해야 하듯, 농장을 만들 때 긴 시간을 갖고 땅을 바라봐야 한다. 토양과 배수, 바람의 방향과 세기, 태양의 방향과 일조량, 서식하는 식물, 찾아오는 곤충과 동물들, 땅 주변의 주민들과 땅을 규제하는 법까지 잘 살펴봐야 한다. 단, 관찰할 때 선입견으로 섣불리 판단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보도록 한다. 강원 영월군 상동읍에 퍼머컬처 시험농장을 만들 때, 땅은 돌 반 흙 반이었다. 돌은 농장을 만들 때 모조리 골라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우리는 돌을 중요한 재료로 사용했다. 돌은 좋은 조경 재료가 됐고, 수분과 온기를 담아두고 공급하는 저장 장치기도 했다. 돌은 비가 올 때 수분을 머금고 있다가 건조한 시기에 식물의 뿌리에 물을 공급했고 낮에 내리쬐는 햇볕의 열을 잔뜩 품었다가 추운 밤에 온기를 땅속으로 불어넣는 역할을 했다. 화단 경계석으로도 안성맞춤이었다. 이렇게 주변 환경을 잘 살펴서 주변 요소들과 서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점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도록 한다.원칙 2 에너지를 저장하라 땅 주변에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에너지들이 있다. 이것을 볼 수 있는 지혜의 눈이 필요하다. 하늘에서 비가 내리면 높은 곳의 빗물은 낮은 곳으로 흐른다. 바람이 세게 불면 땅을 훑고 지나가기도 한다. 이 과정이 일어날 때 우리는 엄청난 에너지들을 그냥 흘려보낸다. 그 예로 빗물이 흘러갈 때 지표면 30㎝의 흙에 머금고 있던 영양분이 함께 쓸려 내려간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빗물이 값진 표토를 한순간에 수탈해 가도 우리는 안타까워하기는커녕 그 상황을 인지하지도 못한다. 따라서 자연이 주는 에너지를 저장해둘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퍼머컬처에서 추천하는 대표적인 장치는 스웨일과 후글컬처다. 물 저장 탱크 ‘스웨일’과 양분 저장 탱크 ‘후글컬처’ 퍼머컬처에서는 빗물이 표토의 양분을 용탈하지 않도록 하고 빗물을 저장하기 위해 스웨일 Swale을 만든다. 스웨일은 지형의 같은 높이인 등고선을 따라 전쟁터의 참호처럼 땅을 파서 만든 도랑이다. 비가 오면 빗물이 흘러 도랑에 고이고, 비가 그치면 고여 있던 빗물은 땅속으로 스민다. 건조한 시기에는 땅속에 저장된 빗물이 볼록렌즈 형태의 물탱크가 되어 식물에게 수분을 공급한다. 공기 중에는 식물 성장에 필요한 질소가 78% 나 있는데, 비가 올 때 번개가 내리치면 공기 중 질소 기체의 결합이 끊기며 식물이 흡수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질소는 빗방울과 함께 땅속에 스며들어 고품질의 영양분이 된다. 또, 스웨일은 빗물이 흐르는 것을 막거나 속도를 느리게 해 급류에 의한 실도랑이 생기는 것도 막는다. 후글컬처는 ‘물과 퇴비가 필요 없는 언덕’이다. 후글컬처 안에 나무와 나뭇잎 등을 쌓아두면 토양에게 양질의 유기물을 풍부하게 제공할 영양분이 된다. 스웨일과 후글컬처로 효과 극대화산지가 70%가 넘는 우리나라는 스웨일과 후글컬처 기술을 합치면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산지 경사면이 다랭이 논처럼 골(스웨일)과 두둑(후글컬처)으로 연속되면 지표면의 용탈 방지와 물 저장 효과 이외에도 다양한 장점을 누릴 수 있다. 01 지표면 용탈 방지 빗물에 의한 침식 방지로 지표면의 흙을 보호한다. 02 물 저장 양분이 빗물에 흘러가지 않도록 골을 통해 땅속에 저장한다. 03 냉해와 동해 방지 땅속 50~80㎝ 이하는 땅이 얼지 않으므로 땅속 깊이 뻗은 뿌리 덕택에 나무는 겨울에 냉해와 동해를 견디기 유리하고, 넓게 뻗은 뿌리만큼 식물은 많은 영양분을 빨아들이게 된다. 04 입체적 토지 활용 두둑의 단면을 잘라 보면 삼각형 모양이 된다. 즉 아랫면이 일반 밭이라면 두둑은 일반 밭보다 최대 2배 가까이 면적을 확장시킨다. 05 땅속에 산소 공급 용이 공기와 흙이 접하는 지표 면적이 넓어 공기 중의 산소가 흙 속으로 원활히 공급된다. 06 미세기후 생성으로 다양한 식생 가능 두둑을 만들면 햇빛을 받는 면적을 평면보다 최대 3배 가까이 증가시킬 수 있다. 한여름에 콧등이 빨리 그을리는 이치와 같다. 또한 비가 오면 두둑의 위쪽은 물이 빨리 스며들며 건조해지고 아래쪽은 물이 모여 습해진다. 평면의 경우 모든 면이 햇빛과 습도 양이 같다면 두둑을 만들면 모든 지점이 동일하지 않은 미세 기후가 만들어진다. 두둑의 위에는 햇빛을 많이 요구하고 내건성 식물을 심으면 좋고 그늘진 부분이나 아래쪽은 음지성으로 다습한 환경을 요구하는 식물이 적합하다. 이점은 퍼머컬처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자연은 다양한 미세 기후일수록 다양한 식물이 자랄 수 있어서 생태계가 풍요로워지고 건강해지기 때문이다. 07 편리한 작업성 두둑이 없으면 땅바닥에 쪼그려 앉아 밭일을 하지만, 스웨일과 후글컬처를 만들면 서서 우아하게 가드닝에 가까운 밭일을 할 수 있다. HOW TO 스웨일 만들기우리나라에서는 스웨일의 간격을 5m 이내로 권장한다. 지표면에 바위가 많아 등고선을 따라 길게 스웨일을 만들지 못할 경우에는 길이가 짧은 스웨일을 서로 엇갈리게 해서 비늘 모양이 되게끔 한다. 01 경사면에 깊이 30~90㎝, 너비 30~120㎝ 크기의 도랑을 판다. 02 파낸 도랑의 흙을 경사면 아래쪽에 쌓아 도랑과 비슷한 크기의 두둑을 만든다. 03 만든 두둑 위에 나무를 심으면 나무의 뿌리가 흙을 단단하게 붙잡는 역할을 해, 두둑을 단단하게 만들어 빗물에 침식되지 않도록 보호한다. HOW TO 후글컬처 만들기후글컬처는 스웨일을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돕는다. 그리고 두둑 위에 묘목을 심으면 완성된다. 어린 나무는 2~3년이 지나면 뿌리를 뻗어 두둑 속의 통나무까지 다다르게 된다. 이 기간 동안 통나무는 땅속의 미생물과 벌레들의 먹잇감이 되면서 잘 부숙되어 좋은 영양분이 되는 것이다. 땅속 깊은 곳의 통나무가 부숙되기까지 가장 오래 걸리고 그다음 순서가 나뭇가지, 나뭇잎, 풀이다. 01 스웨일을 만들 때 새로 쌓는 두둑 아래에는 주변에 버려진 통나무-나뭇가지-나뭇잎-건조한 잎이나 짚더미 순으로 쌓는다. 02 마지막으로 흙을 덮으면 후글컬처가 완성된다. 잔디를 깎고 나서 푸른 잎이 있다면 그 위에 깔면 된다. ※아름다운 텃밭, 실속 있는 정원 키친가든 세미나※ 일정 2020년 7월 3일(금요일) 1차 10:00~11:30 2차 13:00~14:30 3차 15:30~17:00장소 삼성 코엑스 3층 컨퍼런스룸 E3문의 하이원 애플체인 010-8585-3061http://koreabuild.co.kr/coex/event/kitchen_garden/ 이진호(하이원리조트 애플체인 사업부 부장) 키친 가든 전문 업체 ‘애플체인’에서 부장을 역임하고 있다. 애플체인은 하이원리조트를 운영하는 강원랜드의 사내벤처 1기로, 지속 가능한 농법이자 생태 조경이며, 자연이라는 큰 틀에서 식물을 돌보고 대지를 디자인하는 ‘퍼머컬처 전문 업체’다. 옥상이나 작은 앞마당, 학교, 카페 등에서 도시형 텃밭 가드닝은 물론, 귀농 귀촌인 대상의 소규모 땅과 농장, 정원을 퍼머컬처 디자인으로 설계·조성과 교육 및 컨설팅을 진행한다. 컨설팅&교육 문의 김지현 010-8585-3061 이 시리즈 더 보기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지속 가능한 키친 가든 라이프를 위한 퍼머컬처 원칙 2가지
-
-
아픔으로 가꾼 정원, 꽃으로 보답하다
- 경기 양평군 용문면에서 만난 주택 정원은 집주인 부부의 분신이자 동반자다. 경제적으로 어려웠을 때 위로가 되어준 것도, 아들딸 남부럽지 않게 뒷바라지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정원이 있기에 가능했다. 꽃 한 송이, 풀 한 포기 보는 눈에서 애틋함이 묻어나는 것도 그러한 까닭이다. 글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뒷산에서 내려다본 정원 전경. 그 경계가 모호해 자연미가 물씬하다. 거북이 언덕 위로 텃밭과 꽃밭이 있고 주택 맞은편 평화와 사랑의 의자 뒤로 연못 정원이 있다. 팔불출이라 할지 모르겠지만 내 보기에는 우리 집 정원이 참 아름다운데 구경 한 번 오지 않을래요?” 집주인 엄 씨는 전문가 도움 없이 200평 넘는 규모의 정원을 스스로 가꿨다며 본 지 편집부로 직접 취재 요청을 해왔다. 그러면서도 끝머리에는 ‘혹여나 실망하면 어쩌나’하는 의중을 비추었다. 내 자식이야 예쁜게 당연하지만 남 보기에는 초라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염려에서였다. 살림을 옮긴 곳에는 풀 한 포기는커녕 벌거숭이 민둥산에 초라하기 그지없는 흰색 목조주택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심리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가진 것 하나 없다고 생각되던 때였다. “아무 연고 없는 이곳에 왔을 때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인정해 주는 것은 오로지 나무밖에 없었어요. 내 존재를 증명이라도 하듯 날마다 나무를 심었지요. 갑자기 무료해진 생활에 아내가 우울증이라도 생기면 어쩌나 하는 염려도 있었고요.” 이주 후 2년까지 부부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바닥재와 벽지 등 인테리어를 보충했고 틈틈이 꽃과 나무를 샀다. 어느 날은 철쭉은 심고 어느 날은 잔디를 사와 조금씩 정원 바닥을 채워나갔다. 전문가가 아니기에 처음부터 울타리용 수목에는 무엇이 좋은지, 연못은 어디에 위치하는 것이 좋은지 알 수 없었지만 몸으로 부닥쳐가며 그 답을 찾아냈다. 65,000원 하는 향나무 한 그루를 심으며 마음에 위로를 얻었던 기억, 사시 합격 기념으로 딸아이가 소나무를 선물해 준 일 등 세월이 지남에 따라 정원은 소박하고 다양한 이야기로 점점 풍성해졌고 푸른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노란색, 주황색 나리꽃 위로 나비 한 마리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정원 조성 전부터 있던 거북이 형상의 바위는 그대로 보존해 등 후면에 텃밭을 전면에는 하트 모양 꽃밭을 만들었다. 뒷산을 정원으로 들인 집정원이 산에 안긴 듯 산이 정원으로 들어온 듯 자연미가 압권이다. 주택 부지 뒤편에 자리한 갈띠산은 인근 용문산과는 다르게 사람들에게 오픈되지 않아 훼손이 덜하고 순수한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부지와 산이 맞닿은 부분은 자연석으로 경계를 만들어 그 흐름이 최대한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했다. 정원을 하나로 아우르는 테마는 ‘키친 가든’. 텃밭을 정원 곳곳에 숨겨두었는데 단순히 열매를 거두는 것에 목적을 두지 않고 작물 역시 하나의 화초로 보고 꽃과 열매가 달리는 모습이 아름답게 연출되도록 터널형 지지대를 적극 활용했다. 화려한 색의 꽃들이 봄 정원을 한차례 어지럽히고 나면 싱그러운 오이와 청포도가 여름 정원을 풍요롭게 만들어 준다.“자연은 보는 것 자체도 기쁨을 주지만 생활에도 적지 않은 편리함을 줘요. 뒷산에서 거둔 나물과 장뇌삼을 상 위에 찬으로 올리기도 하는데 덕분에 몸까지 호사를 누려요. 먹을거리의 상당 부분을 정원과 산에서 얻고 있지요.” 사랑과 평화의 의자에서 본 연못 정원. 오이 넝쿨 터널 양 끝에서 텃밭을 손질하고 있는 부부. 터널형 지지대에 매달린 오이와 청포도가 싱그럽다. 정원에는 거북이 두 마리가 산다. 거대한 텃밭 동산을 이루는 큰 거북이와 연못 정원에 작은 돌을 쌓아 만든 작은 거북이가 바로 그 주인공. 사랑과 평화의 의자를 넘어 거북이 동산으로 정원 중앙, 집과 산 그리고 정원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자리에는 벤치를 놓고 누구든 와서 쉼을 얻고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사랑과 평화의 의자’로 명명했다. 벤치 위를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지지대에는 해마다 더욱 풍성해지는 흑장미 넝쿨이 강렬한 태양을 막아준다. 넝쿨과 지지대가 만든 사각형 프레임은 사진처럼 시원한 연못 정원의 풍경을 근사하게 담아낸다. 사랑과 평화의 의자 우측에는 거대한 거북이 동산이 자리 잡고 있다. 처음 이주했을 때부터 마당 한구석을 꿰차고 있던 거대한 바위는 이제 막 일어서려는 거북이를 연상시킨다. 부부는 바위를 그대로 살리고 거북이 등 부분을 텃밭으로 일궈 토마토, 고추, 고구마 등을 소담스럽게 심었다. 목덜미 부분에는 하트 모양의 꽃밭도 만들었다. 사랑과 평화의 의자 위를 지나는 흑장미 넝쿨. 사선으로 가로지르게 만들어 보일 듯 말 듯 신 비스러움을 연출했다. 연못을 수시로 드나드는 개구리. 아내에게 바치는 연못 정원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듯 정원 모든 생물체가 귀하지만 아내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것은 남편이 만들어준 연못이다. 뒷산 샘물을 끌어 만든 연못은 정원보다 단을 낮춰 아늑한 느낌으로 조성했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자연스럽게 굽이쳐 흐르도록 S자 모양으로 만들고 크고 작은 돌로 벽면을 채워 넣었다. 엄 씨 언니 내외가 구해다 준 돌절구와 부부가 돌로 만든 작은 거북이는 연못 정원에 또 하나의 볼거리. 거북이 입에서 발원한 샘물이 돌절구를 타고 졸졸졸 흘러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잠시 다른 세상에 온 듯 착각에 빠진다. 물 위를 가로지르는 청초한 흰색 꽃 으아리는 연못 정원의 클라이맥스로 그 모양이 ‘왕관’을 연상시킨다며 남편이 아내에게 선물로 주었다. “이곳에 오고 난 후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 많아요. 자연과 교감하며 남을 사랑하고 용서하는 법을 배우게 됐고요. 나무가 말을 거는 느낌, 혹시 아시나요?” 정원의 하이라이트 곡선형 연못에는 남편이 아내를 위해 만든 ‘으아리꽃 왕관’이 있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아픔으로 가꾼 정원, 꽃으로 보답하다
-
-
흙, 작물, 사람에게 생명력 불어넣는 자연 농약 만들기
- 텃밭을 가꾸는 이들에게 해충, 잡초는 골칫거리다. 정성껏 기른 농작물의 모양을 흉하게 만들뿐더러 농약을 쳐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게 만든다. 이럴 때 좋은 방범은 민간요법을 이용하는 것. 식초, 우유, 설탕, 계란으로 만든 농약은 농작물은 물론, 그 근본인 흙에도 이롭다. 지연 농약 종류와 만드는 법에 대해 소개한다.정리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자료협조 농촌진흥청 유기농업과 가장 안전하고 바른 먹을거리는 건강한 토양에서 나온다. 살아 숨 쉬는 토양은 농약, 제초제, 화학 비료 등을 일절 사용하지 않은, 박테리아와 각종 진균류가 활발히 활동하는 흙을 말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친환경적인 텃밭 가꾸기를 할 수 있을까. 텃밭이나 온실 속을 유심히 관찰해 보면 해충과 해균이 기피하는 냄새, 맛, 습성을 알아낼 수 있다. 그러한 성질을 갖는 음식 혹은 사물을 찾아보고 이를 농약으로 대체해 보자. 유기농 재배법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식초식초는 사람의 건강에 좋을 뿐 아니라 곰팡이류 예방·방제에도 효과가 있다. 특유의 신맛이 벌레를 쫓아내거나 살충 역할을 한다. 원액은 독하므로 100배로 희석해 쓰고, 병이 나기 쉬운 시기에 분무기로 뿌린다. 담배와 맥주담배와 맥주의 혼합액은 민달팽이 방제에 효과적. 민달팽이는 채소와 화훼류 재배 시 고온다습한 여름철에 많이 발생해 꽃순이나 새잎·뿌리 등을 갉아먹는 해충이다. 저녁 무렵 작은 용기에 맥주를 50㎖ 정도 따르고 담배 한 개비를 뜯어 그 가루를 맥주에 섞어 흙에 반쯤 묻어두면 민달팽이가 꾀여 다음날 아침 제거하면 된다. 마늘먼저 마늘액은 마늘 한 통을 까서 잘 찧은 후 물 1ℓ와 섞는다. 그리고 가는 천으로 걸러서 5배 액으로 희석해 살포한다. 살충력은 없지만 벌레가 모여들지 않는다. 마늘을 석유와 섞어 사용하기도 하는데 마늘 80g을 잘 찧은 후 그 액에 석유 2스푼(티스푼)을 넣어 24시간 담가둔다. 그리고 물 1ℓ에 비누 10g을 녹인 것과 잘 혼합하여 천으로 거른 후 살포할 때는 100배의 물에 희석해 사용한다. 해충 방제에 효과가 있는데 특히 굵은 줄기에 구멍을 뚫고 들어가는 하늘소는 그 구멍에 이 액을 넣고 솜으로 구멍을 막아두면 죽는다. 설탕과 우유설탕과 우유는 애벌레와 진딧물 방제에 효과가 높다. 둘 다 녹으면서 형성된 막이 방제 기능을 하는데 먼저 설탕은 물에 희석해 벌레에게 직접 분사하면 마르면서 벌레를 도포해 숨 막혀 죽게 하고 죽지 않더라도 끈적거려 활동이 매우 둔감해진다. 햇빛이 잘 드는 맑은 날 아침에 뿌려야 효과가 있다. 약간의 끈기만 있어도 효과가 있으므로 물에 녹여가며 끈기를 재본다. 약간 진하다 싶게 만든 물을 원액이라 보고, 10배로 희석해 쓴다. 우유는 특별히 희석하지 않고 원액 그대로 맑은 날 오전 중에 진딧물이 낀 가지에 살포하면 건조하면서 막이 생겨 진딧물을 질식해 죽게 만든다. 신선한 것일수록 효과가 있으나 오래 두어 상한 것도 상관없다. 고무테이프진딧물이나 개각충은 개미에 의하여 나무와 나무 사이로 이동하므로 끈끈이 테이프를 중간 부분에 감아두면 개미나 점박이응애 등이 테이프의 끈끈이에 붙어 올라가지 못한다. 빨래 비눗물비눗물은 코팅 역할을 하여 효과를 오래도록 유지시킨다. 한 번에 효과를 보려고 하지 말고 효과가 드러날 때까지(2~3일에 한 번씩) 뿌리는 게 좋다. 난황유난황유는 식용유(채용유, 해바라기유 등)를 계란 노른자에 섞은 현탁액으로 거의 모든 작물에 발생하는 흰가루병, 노균병, 응애 등의 예방 및 치료를 위해 사용하는 유기농 작물보호제이다. 방제뿐 아니라 작물의 수량과 품질을 향상시키는 장점이 있다. 만드는 방법은 1) 소량의 물에 계란 노른자를 넣고 2~3분간 믹서기로 갈아준 후 2) 계란 노른자 물에 식용유를 첨가하여 다시 믹서기로 2~3분간 혼합한다. 그리고 3) 만들어진 난황유를 사용할 만큼의 물에 타서 식물에 골고루 살포한다. 난황유는 식용유, 계란, 믹서기만 있으면 만들 수 있고 재배작물 외에 가정용 화초 가꾸기에도 활용할 수 있다. ▲유기농 작물보호제 난황유 만들기▲ T.I.P진딧물 진딧물과의 곤충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풀이나 나무의 잎 또는 가지에 붙어 진을 빨아먹는다.개각충 깍지벌레의 한 종류로 몸을 보호하는 밀랍으로 싸여있다. 날개가 없고 거의 움직임 없이 잎이나 줄기, 뿌리에 붙어 즙액을 빨아먹는다. 특히 벤자민류에 잘 생긴다. 점박이응애 0.3~04㎜ 크기의 해충으로 담황색 또는 황록색을 띤다. 한 해 10회 이상 발생하고 각종 과수·채소에 기생하며 해를 끼치는 잡식성 해충으로 보통 잡초에서 농작물로 옮겨 다닌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흙, 작물, 사람에게 생명력 불어넣는 자연 농약 만들기
-
-
하트 모양의 열매가 독특한 나무 고추나무
- 분류학적 위치와 형태적 특징 및 자생지고추나무는 고추나무과에 속하는 낙엽관목으로 학명은 Staphylea bumalda이다. 속명 Staphylea는 그리스어로 ‘방’ 또는 ‘포도송이’라는 의미로 꽃은 원추화서로 모여 피는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이 속의 식물은 전 세계적으로 11종이 알려져 있다. 종명 bumalda는 사람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고추나무란 이름은 잎이 밭에서 재배하는 채소인 고춧잎을 닮아 붙은 이름이다. 높이 3~5m 정도까지 자라는 낙엽관목 내지 소교목이다. 잎은 마주나는데 3개의 소엽으로 된 복엽이며 소엽 길이는 4.5~8㎝이고 가장자리에 잔톱니가 있다. 꽃은 5월에 가지 끝에 길이 5~8㎝ 원추화서로 피며 화관은 흰색이다. 열매는 거꾸로 된 하트 모양으로 윗부분이 2개로 갈라지고 길이는 1.5~2.5㎝로 10월에 익는다. 전국 해발 100~500m 사이 산지 계곡 부근과 산록에 자생한다. 우리나라 외에 일본, 만주, 중국에도 분포한다. ● 성상 낙엽관목● 음양 양수~중용수● 수형 덤불형● 개화 5월● 결실 10월● 꽃 흰색● 열매 황록색● 단풍 갈색● 식재 가능 지역 전국● 식재 시기 봄, 가을 낙엽 후● 번식법 실생, 삽목, 휘묻이 관상 포인트 및 이용5월에 원추화서로 피는 하얀 꽃은 아름답고 향기 또한 좋다. 거꾸로 된 하트 모양을 닮은 특이한 열매는 여름에는 녹색이지만 가을에 익으면 황록색으로 변한다. 약간 광택이 나는 잎은 어릴 때 채취해 나물로 이용하기도 한다. 성질과 재배추위에도 강하고 적응성이 강해 전국적으로 재배 및 식재 가능하다. 번식은 주로 실생법을 이용하는데, 가을에 종자를 채취하여 모래 속에 묻어 두었다가 이듬해 봄에 파종한다. 녹지삽과 숙지삽도 가능한데 발근율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고추나무의 해충으로 새순이 자랄 때 진딧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예찰과 적당한 방제가 필요하다. 조경수로서의 특성과 배식소교목으로 자라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줄기가 여러 대 자라는 관목형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정원의 주목으로 심기에는 적당하지 않으며 가정 정원, 공원이나 생태공원에서 큰 나무 주위에 몇 그루씩 심으면 잘 어울린다. 야성이 강하고 다양한 환경에 적응성이 강하므로 토목 공사로 생겨난 절개지나 매립지 조경 등에 이용할 수도 있다. 조경에 거의 이용하지 않지만, 꽃과 열매가 좋아 활용 가치가 높은 나무다. 이식에는 잘 견디는 편이며 이식 적기는 가을에 낙엽이 진 후부터 봄 싹트기 전까지다. ※본 원고는 경상대학교 명예교수인 정계준 박사(전 경상대학교 사범대학 생물교육과 교수)가 지은 《정원수로 좋은 우리 나무 252》의 일부분을 김영사 출판사 제공으로 게재한 것입니다. 자료제공 김영사 www.gimmyoung.com 정원수로 좋은 우리 나무 더 보기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하트 모양의 열매가 독특한 나무 고추나무
-
-
[HOME & GARDEN] 하트 모양의 열매가 독특한 나무 고추나무
- 정원수로 좋은 우리 나무 252 하트 모양의 열매가 독특한 나무 고추나무 자료제공 김영사 www.gimmyoung.com ※본 원고는 경상대학교 명예교수인 정계준 박사(전 경상대학교 사범대학 생물교육과 교수)가 지은 《정원수로 좋은 우리 나무 252》의 일부분을 김영사 출판사 제공으로 게재한 것입니다. ※《정원수로 좋은 우리 나무 252》는 연재를 마칩니다. 연재에 도움 준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정계준 박사, ㈜김영사 이승환 과장님 감사합니다. ● 성상 낙엽관목 ● 음양 양수~중용수 ● 수형 덤불형 ● 개화 5월 ● 결실 10월 ● 꽃 흰색 ● 열매 황록색 ● 단풍 갈색 ● 식재 가능 지역 전국 ● 식재 시기 봄, 가을 낙엽 후 ● 번식법 실생, 삽목, 휘묻이 분류학적 위치와 형태적 특징 및 자생지 고추나무는 고추나무과에 속하는 낙엽관목으로 학명은 Staphylea bumalda이다. 속명 Staphylea는 그리스어로 ‘방’ 또는 ‘포도송이’라는 의미로 꽃은 원추화서로 모여 피는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이 속의 식물은 전 세계적으로 11종이 알려져 있다. 종명 bumalda는 사람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고추나무란 이름은 잎이 밭에서 재배하는 채소인 고춧잎을 닮아 붙은 이름이다. 높이 3~5m 정도까지 자라는 낙엽관목 내지 소교목이다. 잎은 마주나는데 3개의 소엽으로 된 복엽이며 소엽 길이는 4.5~8㎝이고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있다. 꽃은 5월에 가지 끝에 길이 5~8㎝ 원추화서로 피며 화관은 흰색이다. 열매는 거꾸로 된 하트 모양으로 윗부분이 2개로 갈라지고 길이는 1.5~2.5㎝로 10월에 익는다. 전국 해발 100~500m 사이 산지 계곡 부근과 산록에 자생한다. 우리나라 외에 일본, 만주, 중국에도 분포한다.관상 포인트 및 이용 5월에 원추화서로 피는 하얀 꽃은 아름답고 향기 또한 좋다. 거꾸로 된 하트 모양을 닮은 특이한 열매는 여름에는 녹색이지만 가을에 익으면 황록색으로 변한다. 약간 광택이 나는 잎은 어릴 때 채취해 나물로 이용하기도 한다. 성질과 재배 추위에도 강하고 적응성이 강해 전국적으로 재배 및 식재 가능하다. 번식은 주로 실생법을 이용하는데, 가을에 종자를 채취하여 모래 속에 묻어두었다가 이듬해 봄에 파종한다. 녹지삽과 숙지삽도 가능한데 발근율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고추나무의 해충으로 새순이 자랄 때 진딧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예찰과 적당한 방제가 필요하다.조경수로서의 특성과 배식 소교목으로 자라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줄기가 여러 대 자라는 관목형이 일반적이다. 따라서 정원의 주목으로 심기에는 적당하지 않으며 가정 정원, 공원이나 생태공원에서 큰 나무 주위에 몇 그루씩 심으면 잘 어울린다. 야성이 강하고 다양한 환경에 적응성이 강하므로 토목 공사로 생겨난 절개지나 매립지 조경 등에 이용할 수도 있다. 조경에 거의 이용하지 않지만, 꽃과 열매가 좋아 활용 가치가 높은 나무다. 이식에는 잘 견디는 편이며 이식 적기는 가을에 낙엽이 진 후부터 봄 싹트기 전까지다. 가막살나무에서 히어리까지, 우리 나무 252종의 특성과 재배법 정계준 지음 / 김영사 출판 / 2019년 3월 27일 발행 / 분야: 원예, 조경‘식물학자보다 나무에 대해 더 잘 아는 동물학자’정계준 교수는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수목 중 조경수로 가치가 있는 나무를 총망라했다. 희귀한 나무와 실제 조경에 많이 이용하는 외래종도 대부분 수록했다. 불필요한 설명은 과감히 덜어내고, 수종의 특성과 재배법 등 꼭 필요한 정보와 저자만이 아는 노하우를 나무 한 종씩 보기 좋게 담았다. 유전학과 곤충학을 전공한 저자는 식물학자보다 나무를 더 잘 아는 동물학자로 통한다. 동료 식물학 교수들도 나무를 키우는 일에 대해서라면 그를 찾아와 조언을 구하는 일이 잦다. 20년 넘게 묘목을 구해 심은 것은 물론, 포기 나누기, 접붙이기, 휘묻이, 씨앗 발아시켜 심기 등 온갖 방법을 시험하면서 시행착오를 거쳐 노하우를 얻었다. 책에 소개된 나무의 90%는 저자가 직접 심고 키웠다. 이 같은 경험을 여러 매체와 블로그 ‘왕바다리의 생태정원(blog.naver.com/prothneyi)’을 통해 독자들과 나누었으며, 〈한국조경신문〉에 4년 가까이 연재되는 동안, 전문가와 관련 분야 종사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HOME & GARDEN] 하트 모양의 열매가 독특한 나무 고추나무
-
-
병충해로부터 SOS! 건강한 화초로 거듭나기
- 화초들 틈에서 정체불명의 벌레 발견! 어찌나 빠른지 잡히지도 않는다. 속을 끓이다 보면 어느새 해충으로부터 초토화되고 만다. 어디 해충뿐인가. 지난여름 장마와 관리 소홀로 곰팡이나 바이러스에 걸려 시름시름 앓는 화초들. 이들을 건강하게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 각종 병충해로부터 화초를 보호하는 방법에 대해서 살펴보자. 정리·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자료협조 플러스가든 031-774-5340 www.plusgarden.com 병해病害의 침투로 시들시들 병원균만으로 식물이 병드는 것은 아니다. 재배 환경이 병원균의 활동에 맞지 않거나 식물체가 병에 견디는 힘이 강하면 병은 쉽게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번 병해에 걸리면 전염성이 강하기에 방제하지 않으면 큰 피해를 보기 마련이다. 병에 걸린 식물체 부위는 치료 방법이 없으므로 병해 방제는 병이 더 이상 번지지 않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시중에는 약제를 이용한 방제가 많다. 그러나 약제의 독성으로 식물 자체의 건강 상태까지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병의 발생 시기를 예측하기 어렵기에 초기에 주의를 기울여 이를 발견하면 약재 사용을 최소로 줄일 수 있다. 묘잘록병(Damping off) 온실묘 재배 시 많이 발생하는 병이다. 종자에서부터 유묘기와 성묘기까지 발생한다. 일반적인 재배자들은 충해에 걸렸거나 종자가 부실한 것으로 생각해 그냥 지나치곤 한다. 하지만 새싹이 썩거나 식물 기부(흙과 인접한 줄기와 뿌리가 부패하는 증상을 보인다면 종자부터 소독해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묘잘록병은 저온 다습한 시기인 2∼4월에 주로 발생하고 세균성으로 물에 의한 전염이 많다. 균은 토양에서 월동하고 발생이 심하면 모든 식물이 죽기도 한다. 방제법으로 종자 소독을 철저히 하고 가능한 무균질 토양을 사용한다. 파종상의 관리에서 온도와 습도의 적절한 조절로 방제가 가능하다.무름병 일반적으로 고온 장애로 알려졌으며 고온 다습한(발생 적온은 30∼40℃ 정도로 장마가 끝난 다음) 환경에서 발생한다. 세균성 병이라 전염 속도도 빠르고 한번 전염되면 약을 살포해도 잘 죽지 않으므로 예방을 철저히 해야 한다. 뿌리나 기부에 주로 발생하며 나중에는 물러져 썩고 액체처럼 흐물흐물해진다. 이 병균은 토양에서 월동하며 해충과 오염된 흙, 식물에 난 상처 나 물구멍 등으로 전염된다. 바람이 잘 통하고 물이 잘 빠지는 땅에서 재배해 방제한다. 또한 식물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조심하고 무름병이 생긴 식물에는 다이센, 베노밀, 부라마이신 수화제 등을 살포하고 무름병이 발생한 땅은 토양 소독(포르말린) 한다.흰가루병 주로 장미에서 나타나는 흰가루병은 곰팡이에 의한 것으로 생육이나 미관상 문제를 일으킨다. 이름에서처럼 잎에 흰 가루를 덮는 증상을 보이며 심한 경우 잎이 고사하고 만다. 이 병은 저온 다습한 5월이나 10월경 온실에서 주로 발생하는데 가온하지 않은 온실에서 야간 저온과 다습이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때는 야간에도 온실의 문과 창을 열어 환기시키고 습도를 올리면 방지할 수 있다. 또한 식물 위로부터 물을 주지 말고 병든 곳은 바로 잘라내는 것이 좋다.탄저병 잎 끝에서부터 불규칙한 흑갈색의 반점이 생기고 점차 시들어 말라죽는다. 새 촉에는 발병하지 않고 어미 촉에만 주로 발생하는데 벌브(Bulb)의 표면에 검은 반점이 나타나다 점차 어두운 적갈색으로 변하면서 나중에는 썩어 버린다. 탄저병은 콜렉토트리춤 글로에스포리오데스(Collectotrichum Gloesporides)라는 곰팡이가 일으키는 것으로 검은 반점이 나타나며 식물을 죽게 만들 만큼 치명적이지 않지만 치료가 어렵다. 주로 고온 건조한 환경에서 발생하며 검은 반점 부위가 곰보 자국처럼 움푹 생긴다. 약제로는 디치수화제, 타로닐수화제, 프로피수화제(트라콜) 등이 있으며 발생 초기에 살포해야 방제 효과가 높다. 식물을 갉아먹는 해충害蟲 식물을 키우다 보면 벌레가 따라다니기 마련이다. 공생 관계인 벌레는 식물에게 도움이 되는데 거미, 지렁이, 무당벌레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벌레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식물의 성장은 물론 식물의 생명까지도 위협하는 해충이 더 많다. 이런 해충은 눈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아 완전 박멸까지 쉽지도 않다. 그 종류와 적절한 퇴치법에 대해서 알아보자.무당벌레 빨간색 바탕에 검은색 점 또는 검은색 바탕에 붉은 무늬를 가진 칠성무당벌레와 남생이무당벌레는 진딧물을 잡아먹고 사는 익충이다. 반면 노란색 바탕에 검은 점이 있는 28점박이무당벌레는 잎을 갉아먹는 해충에 속한다. 주로 가지와 잎을 가해하며 이른 봄부터 늦가을에 걸쳐 유충과 성충이 잎의 뒷면에 서식하면서 잎맥과 표피만 남기고 먹어치우며 낮에 나와 잎을 갉아먹고 밤에 월동 장소에 숨는다. 성충이 눈에 띄는 것은 보통 5월 중이며 이때는 밤낮없이 활동하기에 발견하기 쉽다. 월동성충이 발생하는 5월 초부터 주의 깊은 관찰이 필요하다. 유충과 성충이 다량 보이면 전용 약제인 카바릴수화제(세빈)를 살포한다.민달팽이 집 없는 달팽이로 불리며 잎을 갉아먹고 약제에 내성이 강하다. 또 약제가 닿으면 탈피하고 땅속으로 숨는다. 화분 밑의 구멍을 통해 들어올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비교적 습하고 어두운 환경을 좋아하므로 통풍이 잘 되면 살지 못한다. 무리가 많은 식물을 좋아하며 퇴치가 매우 까다로운 편이다. 수분이 많은 오이로 유인해서 밤에 잡거나 전용 약제를 사용한다. 초저녁에 화초에 물을 주면 수분을 공급받으러 기어 나온다. 그때 집게로 잡고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으로 끝내지 말아야 한다. 살아서 기어 나오거나 탈피해 다시 화초 속으로 숨어버리기 때문이다. 민달팽이를 잡으면 바로 간장이 든 빈병에 넣는다. 그리고 민달팽이알에는 보호막이 있어 약제가 침투하지 못하며 약제는 물에 닿으면 효력을 상실하므로 매우 까다롭다. 카루호스 1000배액을 분에 뿌려주면 지렁이와 함께 박멸할 수 있다.애벌레류 검은애벌레(텐트모충), 초록애벌레, 자벌레 등 일반적으로 이런 애벌레 부류들은 나비, 나방 등의 애벌레인 경우가 많으며 잎을 갉아먹으며 산다. 살충제로 박멸하거나 친환경 스프레이로 식물에 뿌려 예방할 수 있다.깍지벌레류 발생 당시에는 눈에 잘 띄지 않으나 점차 자라 잎자루, 잎의 기부 등에 붙어 즙액을 빨아먹는다. 식물의 생장력을 약화시키고 빨아먹은 자리는 반점으로 보기 싫게 남는다. 이후 잎 전체에 퍼지면 검게 그을린 것과 같이 되면서 죽고 만다. 깍지벌레는 배설물이 솜털을 뭉쳐 놓은 듯이 보이며 새순 등에 주로 붙어 기생한다. 통풍이 잘 되면 자연 퇴치가 가능하지만, 일단 발생하면 못 쓰는 칫솔에 물을 묻혀 문질러 씻은 후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놓는다. 너무 습할 때 자연 발생하며 깍지벌레 전용 약제로 퇴치할 수도 있다. 실내 환기를 가능한 많이 해줘 해충 발생을 막는 방법이 선행돼야 한다.진딧물 전체적으로 몸이 둥글고 다리가 달렸으며 보호색을 가지고 있어 초록 갈색 등으로 색을 바꾼다. 어린 순이나 꽃줄기 등에 붙어서 진액을 빨아먹고 산다. 배설물로 인해 잎이 끈적거리고 그을음병이 생긴다. 진딧물은 꽃과 새싹의 성장을 불량하게 하고 기형을 만들기도 한다. 습한 환경에서 자연 발생되며 약제 살포는 스프라사이드, 스미치온을 사용한다.응애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우 작은 절지동물(거미류)로 나무나 잎의 진액을 빨아먹는다. 붉은 갈색 등을 띠며 자세히 보면 잎 뒷면 등에 아주 작은 실과 같은 거미줄이 보인다. 전용약제를 사용해 퇴치할 수 있으며, 일반 약제에는 내성이 강하므로 구제가 까다롭다. 일반적으로 건조하고 통풍이 안 되는 곳에서 발생할 확률이 높다. 지페트, 오마이트, 아크라마이트, 켈센, 살비왕 등을 1개월 간격으로 약종을 바꾸어 가면서 살포한다. 쥐며느리 소수일 때는 위협적이지 않지만 많은 쥐며느리는 뿌리를 갉아먹어 위협적이다. 전용 약제를 사용하거나 분갈이로 퇴치 가능하다. 알이 비교적 큰 편이라 육안으로도 구분할 정도여서 그때 분갈이하면 알과 벌레 모두 퇴치할 수 있다. Tip 달팽이와 나방류 유충 구분 달팽이와 나방류 유충은 해충으로 식물을 가해하는 형태가 비슷해 확인하지 않고서는 구별하기 어려운 편이다. 방재 부분에서는 달팽이는 달팽이 약이 따로 있고 유충은 살충제로 죽여야 하는 관계로 방제를 달리해야 한다. 하나, 달팽이는 야행성으로 낮에는 식물 기부나 화분 아래에서 이동하므로 가해 부위는 식물의 아래쪽이다. 나방 유충은 주로 주행성이고 식물체에 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둘, 달팽이는 활동 시 끈적끈적한 물질을 내므로 이동한 곳은 끈적끈적한 것이 있거나 말라서 하얗게 된 자국이 있다. 셋, 입이 특이하게 생긴 달팽이는 식물 잎 가장자리에서 먹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서 먹기에 구멍 뚫린 자국이 생긴다. 반면 나방 유충은 잎의 가장자리를 가해하고 잎 끝에서부터 먹기 시작한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병충해로부터 SOS! 건강한 화초로 거듭나기
-
-
베란다에서 키우는 앙증맞은 새싹채소
- 새싹채소가 작다고 얕봤다가는 큰코다친다. 10cm 미만의 크기인 새싹채소는 일반 채소에 비해 셀레늄, 미네랄, 효소, 비타민, 단백질 함량 등이 월등히 높다. 무공해 채소를 찾는 추세에 힘입어 가정에서도 기르는 사람이 많아졌는데 특별한 기술 없이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새싹채소의 다양한 종류와 함께 맛도 특징도 살펴보고, 물과 흙을 통한 재배 방법에 대해서도 알아보자. 정리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자료협조 유서영 '올빼미 화원' http://blog.naver.com/manwha21 싹이 튼지 1주일 남짓 된 아기 채소가 바로 '새싹채소'다. 싹을 틔우기 위해 소요된 에너지가 최대한 간직되어 있는 시기의 새싹채소는 전 세계적으로 의학적 효능이 밝혀지면서 이미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채소시장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일반화되어 있다. 국내도 예외는 아니어서 포털사이트에서 '새싹채소' 단어를 치면 동호회만도 50여 개가 넘게 검색된다. 유기농산물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그것이 정말 무공해 제품인지 의심스러워 천연 무공해 채소를 기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증거이다. 새싹채소는 재배과정 중 농약을 사용하지 않기에 친환경적인 청정채소로 볼 수 있다. 게다가 추운 겨울에도 실내에서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사시사철 신선한 채소를 필요한 만큼 먹을 수 있기도 하다. 키우는 요령도 약간의 정성만 있으면 될 정도로 어렵지 않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무, 순무, 알팔파, 케일, 양상추 등 다양한 기능성 새싹채소를 선택할 수 있고, 좁은 면적에서도 재배 가능하다. 이렇게 재배한 새싹채소는 세포벽이 얇은 어린 식물로 효소를 충분히 함유하고 있어 소화가 잘 되는 특징이 있다. 수경재배로 키우는 새싹채소 집에서 쉽게 기를 수 있는 방법으로 많이 알려진 것은 수경재배이다. 토양재배의 경우 흙을 세세히 털어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는 반면 수경재배의 경우는 다 자란 새싹채소를 잘라 간단히 씻어내기만 하면 된다. 새싹채소 전문 온라인 매장에서는 온실효과를 볼 수 있는 중소형 재배 용기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일반 소독용 씨앗과는 달리 새싹 전용 씨앗은 소독 처리되지 않은 것이며, 50~500ml까지 다양한 용량으로 구입할 수 있다. 1. 소형 재배 용기에 물에 적신 거즈를 깔고 그 위에 하루 정도 물에 불린 새싹채소(발아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를 올려놓는다. 2. 발아하기까지 하루 정도가 걸리는데 뚜껑(공기가 통할 수 있도록 공기구멍이 있다)을 닫아둔다. 뚜껑 대신 종이 또는 신문지로 덮어두어도 된다. 3. 홍빛열무가 발아한 모습. 4. 발아한 검정 해바라기 씨앗. 5. 갈색 껍질을 벗고 발아한 무. 얼핏 보면 곰팡이가 핀 것처럼 보이는 잔뿌리들. 6. 일주일 정도가 지나면 부쩍 자란 하얀 뿌리가 보이고 바로 물에 씻어 맛볼 수 있다. 배양토로 키우는 새싹채소 물에서 기르는 것보다 빠른 성장을 자랑하는 흙에서 키우는 새싹채소는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새싹채소는 일반 화분에 기르자니 너무 작고, 큰 화분은 너무 깊어 맞지 않다. 실내에 두고 사용할 수 있도록 적당한 크기의 투명한 용기를 택하는 것이 좋으며 배수를 위한 구멍을 뚫지 않아도 된다. 흙을 두텁게 깔수록 성장 속도는 빠르지만 최소한의 양인 1cm 깔아도 충분하다. 그리고 배양토를 용기에 물과 섞어 흙 비빔밥이 되도록 섞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준비한 배양토에 씨앗을 뿌린 후 채소를 때처럼 흙을 덮을 수도 있지만 굳이 덮지 않아도 하루 사이에 발아하고 자연스럽게 잘 자라난다. 배양토로 키우는 방법 1. 배양토를 용기의 바닥에 1cm 두께로 얇게 깐다. 2. 흙이 축축해질 정도로 물을 붓는다. 3. 흙 사이사이로 물이 스며들도록 숟가락으로 흙 비빔밥이 되도록 비빈다. 4. 배양토 위로 씨앗을 촘촘하게 뿌려준다. 5. 용기별로 다른 종류의 새싹채소를 키우면 다양한 종류의 새싹채소를 먹을 수 있다. 6. 가장 빨리 자란다는 무순이 제일 먼저 발아를 시작한 모습이다.[주의] 처음 새싹이 발아할 때 솜털이 많이 나와 자칫 곰팡이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때 착각하고 버리면 큰일! 7. 토양재배에서 다 자란 무순과 적양배추의 뿌리. 8. 얼마나 자랐는지 확인해보면 같은 기간 수경재배보다 훨씬 많이 자란 새싹채소를 확인할 수 있다. 9. 다 자란 보리를 잡아당기면 흙에 엉켜있는 뿌리까지 따라 올라온다. 발아한 새싹채소들 Tip 새싹채소, 토양재배 시 배양토 선택 새싹채소에는 수분 함량이 많은 흙이 좋다. 일반 화초를 위한 배양토는 맞지 않으니 새싹채소를 위한 배양토를 구입하도록 한다. 그런 면에서 새싹채소 파종부터 새싹채소 키우기에 많이 사용되는 흙이 ‘슈퍼 배양토’이다. 인터넷으로만 판매하고 있으며 토룡토와 피트모스, 펄라이트가 혼합되어 있다. 3kg 단위로 판매하며 저렴하게 구입 가능하다.문의 에덴바이오 그린 031-904-7857 http://www.eden-biogreen.co.kr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베란다에서 키우는 앙증맞은 새싹채소
-
-
생울타리 나무로 많이 이용되는 탱자나무
- 분류학적 위치와 형태적 특징 및 자생지 탱자나무는 운향과의 낙엽관목으로 학명은 Poncirus trifoliata이다. 속명 Poncirus는 이 속과 유사한 프랑스산 귤나무 종류인 poncire에서 유래되었다. 종명 trifoliata는 ‘3엽’이란 뜻으로 3개의 소엽으로 된 복엽을 나타낸다. 높이 3m까지 자라며, 녹색의 가지는 약간 편평하고 길이 3~5㎝ 정도의 굳센 가시가 난다. 잎은 어긋매껴 나고 3출엽이며, 소엽은 두껍고 타원형으로 길이 3~6㎝이고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다. 꽃은 5~6월에 흰색으로 피고 가지 끝 또는 잎겨드랑이에 1개 또는 2개씩 달린다. 꽃받침 조각과 꽃잎은 각 5개가 떨어져 있다. 열매는 장과로 둥글고 지름 3㎝로 표면에 부드러운 털이 많이 나 있고, 향기가 좋으며 10월에 황색으로 성숙한다. 경기도 이남에서 자생하며 중국에도 분포한다. ● 성상 낙엽관목● 음양 양수● 수형 덤불형● 개화 5월● 결실 10월● 꽃 흰색● 열매 황색● 단풍 황색● 식재 가능 지역 경기도 이남● 식재 시기 봄, 가을 낙엽 후● 번식법 실생 관상 포인트꽃은 5~6월에 피는데 향기가 좋으나 꽃이 작아 관상 가치가 높지는 않다. 둥글고 큰 열매는 가을에 황색으로 익는데 아름답다. 한방에서는 미성숙 열매를 말린 것을 지실枳實이라 하여 약재로 이용한다. 성질과 재배양수로 내한성이 상당히 강한 편으로 강원도와 중부 내륙 지방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재배 가능하다. 재배지는 비옥하고 물이 잘 빠지는 곳이 좋다. 번식은 실생법으로 한다. 종자는 가을에 채취하여 젖은 모래와 섞어 노천매장했다가 이듬해 봄에 파종한다. 종자 저장 때 너무 건조하여 씨앗이 마르면 발아하지 않으므로 주의한다. 조경수로서의 특성과 배식탱자나무는 강한 가시가 있어 다루기 불편하므로 조경용으로는 거의 이용하지 않으며 과수원이나 경작지 및 주택의 생울타리용으로 많이 이용한다. 생울타리로 심을 때는 나무 사이 간격을 30㎝ 정도로 하여 적당히 주간을 잘라 3~4년 기르면 가지를 많이 치면서 점차 울밀한 울타리가 된다. 전정에 강하므로 줄기를 자를수록 더 치밀한 울타리로 만들 수 있다. 어릴 때는 이식이 쉬우나 가시가 강하고 많은 특성상 크게 자란 나무의 이식은 다루기 매우 어려우므로 가급적 작은 나무를 심어 가꾸는 게 좋다. ※본 원고는 경상대학교 명예교수인 정계준 박사(전 경상대학교 사범대학 생물교육과 교수)가 지은 《정원수로 좋은 우리 나무 252》의 일부분을 김영사 출판사 제공으로 게재한 것입니다. 자료제공 김영사 www.gimmyoung.com 정원수로 좋은 우리 나무 더 보기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생울타리 나무로 많이 이용되는 탱자나무
-
-
화초의 안식처, 화분花盆
- 새로 지은 건축물이 사람에게 해를 입히듯이 화초花草도 화분이 어떤 것이냐에 따라서 성장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작은 변화에도 민감한 화초는 화원에서 분갈이 후 집 안으로 들였을 때도 갑작스러운 온도, 습도, 광량 등의 변화로 몸살을 앓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환경에 대한 적응력은 점점 나아지지만 화분이 뿌리가 숨쉬기 어렵게 하거나, 화분 표면에 처리한 납 성분 등 유해한 중금속에 노출되면 성장에 방해를 받는다. 그렇기에 아무리 몸에 좋다는 공기 정화 식물을 집 안에 들여놓아도 화분을 잘못 선택했다면 신선한 공기 가득한 실내와는 거리가 먼 생활을 할지도 모른다. 정리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사진협조 자연과 사람 031-701-6761 www.plantsman.co.kr도움말 서울야생화 042-826-5766 www.seoulflora.com 튼튼한 화초, 비결은 화분! 학명도 어려운 산세베리아가 공기 정화 효과가 탁월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에코 플랜트(Eco Plant)가 크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크고 작은 관엽식물을 집 안으로 들여 자연의 기운을 가까이에서 느낄 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효과까지 얻으면서 그 인기는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이다. 하지만 정작 식물이 사는 울타리인 화분에 대한 이해는 충분치 못하다. 가장 튼실한 식물로 골랐다며 기대에 들뜬 마음으로 정성껏 기르지만 종종 처음의 윤기를 잃고 시름시름 앓기도 한다. 이때 주원인으로 화분을 지목해 보자. 화분 안쪽 바닥 면에 아무런 틈새도 없다면 통기성이 원활치 못해 습기로 가득 차 화초의 뿌리에 해를 입히기 마련이다. 또한 가볍고 저렴해 가정에서 많이 찾는 마블이나 세라믹 화분도 화초에 해를 입힌다. 이러한 화분은 대부분 중국산으로 금형틀 작업으로 대량 생산되는데 낮은 가격에 맞추다 보니 질 낮은 납과 아연 성분의 안료를 사용하기에 화초가 중금속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화초를 집 안에서 가꾸는 사람들 중에는 "처음에는 하얗고 예쁜 화분에 심으면 그만인 줄 알았는데 화초를 이해하고 애정을 쏟으면서 투박하지만 편안해 보이는 화분으로 옮겨 심고 싶어졌다"라고 말한다. 사람이 새집증후군을 예방하고자 친환경 자재를 찾듯이 식물도 예민하기에 집에 해당하는 화분이 좋지 못하다면 무럭무럭 자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식물 건강의 밑바탕이 친환경 화분이냐, 아니냐에 따라서 달라진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가마에서 구운 수제 화분으로 작은 묘목을 키우기에 알맞다. 수제 화분은 가마의 온도차로 같은 유약을 쓰더라도 색이 모두 같지 않다. 화초의 뿌리를 숨 쉬게 하는 토분들 은은한 색이 매력적인 토분을 판매하는 '자연과 사람' 매장 모습 화초와 어울리는 화분 찾기 화원에서 맘에 드는 화초를 구입할 때, 대부분 화분까지 세트로 구입한다. 화분이 화초의 색상과 크기와 잘 어울리고, 분갈이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러한 화분은 대개 마블 재질이 많고, 큰 화분은 뿌리 정착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기에 포트묘(화분에 기른 묘목)이거나 뿌리 자체를 묶어 넣은 채로 판매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분갈이할 때까지 알 수 없으니 구입할 때 잘 확인해야 한다. 성장이 더디다고 거름과 약을 주면 엉뚱한 치료만 한 셈이 된다. 이제부터 기르려는 식물에 맞는 화분을 소재와 모양별로 다양하게 살펴서 직접 선택해 보자. 플라스틱 화분 가격이 저렴하고 무게가 가벼운 데다 잘 깨지지 않는다. 하지만 장기간 사용하면 색이 변하고 백색 계통의 화분은 내부에 이끼도 낀다. 직사광선을 받으면 화분의 토양 온도가 급격히 올라가고 통기성이 전혀 없어 뿌리 성장에 해를 입힌다. 대개 농장과 화원에서 편리하다는 이유로 많이 사용하는데 집 안에 놓아두기에는 미관상 뒤처지는 느낌을 준다. 마블 화분 값이 비싸면 수제품, 저렴하면 대부분이 중국산이다. 대량 유통되는 마블 화분은 가마에서 제대로 구운 것은 거의 없다. 모양이 다양해 선택의 폭은 넓지만 배수 불량인 제품이 많다. 또한 잘 깨지므로 화분을 옮길 때에 조심해야 하며, 직사광선에서 종종 틈이 갈라지므로 주의해야 한다. 나무 화분 아직도 구입하기 쉬운 나무 화분은 대개 방부목으로 만들어진다. 비소와 크롬, 구리가 주성분인 방부목은 그 유해성 문제로 사용 자체가 금지됐다. 그만큼 독성이 강한 화분이기에 식물도 중금속 오염으로 생장이 불안정해진다. 그러므로 인체에 무해한 천연 방부목(이페, 말라스, 티크, 멀바우, 울린, 적삼목 등)으로 만든 화분인지 확인하고 구입해야 한다. 옹기 화분 통기성 면에서 세라믹 화분과 토분의 중간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옹기 화분은 외부에만 유약을 바른 것을 선택해야 한다. 보관성을 높이고자 내부에도 유약을 바른 것이 있는데 오히려 통기성을 방해한다. 전에는 크기에 비해 무거워 집 안에 들이기 어려웠지만 요즘은 작은 크기의 화분용도 만들어지고 있다. 토 분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으나 저렴한 마블 화분에 밀려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요즘에는 황토 초벌구이로 만든 토분은 통풍성이 좋다는 점이 부각돼 다시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이다. 여기에 수분을 외부로 배출하면서 기화열까지 방출하므로 화분 자체가 뜨거워지지 않는다. 가끔 토분에 석회 자국과 이끼가 생기는데 오히려 이러한 자연스러움을 선호하는 사람이 즐겨 찾는다. 단, 재질의 입자가 크면 빠르게 건조하므로 표면이 너무 거칠다 싶으면 피해야 한다. 커다란 관엽식물을 심기에 적당한 대형 토분. 은은한 보라색 유약 처리로 먼지 쌓인 골동품 같은 느낌을 주는 반현애분. 여러 색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어 한 가지 색 화분보다는 싫증이 덜 날 수 잇는 토분. 나무 화분의 경우는 천연 방부목을 사용한 것이라야 한다. 물레를 돌리면서 생긴 선을 그대로 살려 가마에 구운 휘몰리 모양의 화분 화분을 채우는 흙부터 제대로 섞자 화분을 채우는 흙을 용토라고 하는데 화초 각각의 특성을 고려해 여러 가지 흙을 혼합 사용해야 한다. 물론 크기와 성장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아래 표와 같이 혼합 사용한다. 우선 보수력, 통기성, 배수성이 좋아야 하고 식물에 따라 유기질이 함유된 용토를 사용해야 하는데 어떤 것을 선택하더라도 배수는 기본이다. 화원에서 판매하는 포트묘는 대부분 피트모스로 심어진 것을 볼 수 있다. 식물의 보비력保肥力이 좋아 관리가 편하기 때문이다. 가정에서는 포트묘를 구입해 그대로 두면 화초가 얼마 지나지 않아 성장이 나빠진다. 포트묘는 화초를 상품으로 만드는 기간을 앞당기지만 물 빠짐이 나쁘기에 뿌리 생장을 더디게 만든다. 분갈이할 때 화분 바닥 배수층에 배양토 입자보다 큰 용토를 1/3 정도 깔아주면 틈새가 넓어 배수와 통기에 효과적이다. ·황토 소나무 분재에 일부 섞어 쓰기도 하며 입자가 굵은 황토를 주로 사용한다. 밭 흙이나 강모래와 섞어 쓴다.·밭 흙 밭 흙과 다른 흙을 30% 정도만 섞어서 사용한다.·강모래 강 상류에서 채취한 깨끗한 모래로 배수성이 좋으며 식물을 번식시킬 때 삽목용으로 사용한다. 특히 소나무류, 관음죽, 동양란 등의 용토로 혼합 사용한다.·산모래 보수력이 강하므로 야생화를 심을 때 좋다. 만년청, 난, 선인장 등 다육식물의 용토나 황토를 섞어서 소나무류의 용토로 사용하기도 한다.·수태 시중에서 물이끼를 건조 상태로 고압축해서 판매한다. 보수력이 좋고 공기도 잘 통하고 식물에 유용한 미생물이 많아 재배 및 화훼 자재로 널리 사용한다.·피트모스 연못 하층에서 나오는 흑색단립성 흙으로 수태, 양치류, 사초 등이 습지에서 퇴적 변질된 것이다. 산성이므로 사용할 때 석회를 가할 필요가 있다(석회질은 산성토를 중성으로 개량시킨다). 보습력이 뛰어나지만 건조한 상태에서 수분을 흡수하지 못하므로 물을 충분히 흡수시켜 사용한다.·오스만다 고비과(양치식물 고사리목木의 한 과科) 식물의 뿌리로 만든 것으로 배수성과 통기성이 좋다.·부엽토 썩은 낙엽을 모은 것으로 흙과 같이 발효시켜 부엽토로 사용한다. 침엽수보다 상수리나무, 졸참나무, 밤나무, 메밀잣나무, 떡갈나무 등에 좋다. 다른 용토와 섞으면 흙 개량에 좋고 분해 시 비료로도 사용할 수 있다.·퇴비 짚, 잡초, 낙엽 등을 퇴적해 썩게 만든 비료이다. 부식원腐植源의 퇴비로 흙의 보수성과 물리성을 좋게 한다.·석회질 산성 토양을 중성으로 개량해 작물의 영양 흡수를 돕고 중금속 흡수를 억제한다. 토양 구조를 좋게 하고 공기와 물의 이동을 원활하게 하는 토양 개량제로 다른 용토와 혼합 사용한다. 헌 분盆 줄게 새 분盆 다오 분재 식물은 주기적인 분갈이가 필요하다. 하지만 분갈이 기간을 정해 놓고 하는 것이 아니라 식물의 생장 속도에 맞춰야 한다. 예로 식물의 뿌리가 화분 속 가득 찰 정도로 잘 자라났거나, 흙이 오래돼 거름기가 없거나 산성으로 변했을 때, 배수가 안 될 때는 분갈이가 필요하다. 뿌리가 가득 찬 상태로 방치하면 새로운 뿌리가 내릴 여지가 없어 물이나 양분이 뿌리 속까지 흡수되지 않아 쇠약해지거나 고사하고 만다. 자연소재인 흙을 구워서 만든 토기 화분. 유약을 바른 후 초벌구이를 하기 때문에 통풍성이 좋아 식물들의 뿌리가 숨을 쉴 수 있다. 키가 높은 화분들은 물을 좋아하고 뿌리가 강한 식물을 심기 적당하다. 청동 느낌이 나는 화분에 거친 흙을 메우고 다육식물을 심었다. 분갈이 시 화분에서 식물을 꺼내면 엉킨 뿌리를 발견하게 된다. 이때는 엉킨 뿌리를 무리하게 풀지 말고 칼이나 가위로 엉킨 뿌리의 1/3 정도를 잘라낸다. 그리고 젓가락으로 바깥 방향으로 풀어나가면서 정리한다. 몸통 뿌리는 짧게 자르고 굵은 뿌리나 썩은 뿌리를 솎아낸다. 지나치게 많은 뿌리를 적당하게 자르면 뿌리가 젊어져 건강하게 장수한다. 새 화분은 기존 화분에 비해 5∼6㎝ 큰 것이 좋다. 너무 큰 화분은 과습으로 뿌리에 무리가 간다. 분갈이 후 선인장이나 다육식물을 제외하고 물을 화분 밑까지 흐르도록 듬뿍 준다. 토양이 지나치게 말랐을 때는 물을 담은 양동이에 담가 충분히 스며들도록 한다. 식물과 조화로운 화분 선인장이나 다육식물 화분이 낮고 크기도 작은 화분구근식물 화분이 낮고 구근 양의 3배 이상을 초과하지 않는 크기의 화분넝쿨식물 중간 키 높이에 깊지 않고 넓은 화분야생화 화분 되도록 낮고 넓은 화분 Tip. 화분에 달걀 껍질 왜 놓을까 달걀 껍질을 둘러싸고 있는 얇은 막 성분은 단백질이다. 이것이 곰팡이(효소)의 작용으로 분해가 되면 식물에 좋은 질소 비료가 된다. 비료를 많이 줄 경우 땅은 산성으로 변하기 쉬운데 달걀 껍질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이 녹게 되면 산성인 흙을 중화시켜 중성으로 만들어 화분에 심어진 식물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이와 같은 중화 작용은 아주 천천히 일어나는 현상이므로 비료를 거의 주지 않는 화분에 처음부터 달걀 껍질을 덮어 주거나 가루로 만들어 뿌려주면 식물에 도움이 된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
- 전원생활
- 정원.조경
-
화초의 안식처, 화분花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