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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2
이오의 정원이야기 22 정원행동, 재미있는 장미 정원 만들기 필자는 이번에 한국장미회에서 주최한 세계장미대회에 참석했는데, 장미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을 실감한다. 장미가 주는 매력을 알고, 그중에서도 일부러 개성을 가진 장미를 찾아 식재할 정도로 그 인기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장미 정원을 만드는 방법은 각 나라마다 특징이 있는데, 하나의 장미로도 그 표현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필자도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 이번 호에서는 장미의 다양한 향기와 색감 그리고 화형을 활용해 화단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고민하는 것이 좋다. 스토리를 담아 독특하게 구성할 수도 있다. 특히, 식용 장미를 이용한 정원 만들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는 정원을 만드는 새로운 접근이 될 수 있다. 흔히 장미를 꽃 중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장미는 많은 사람의 기억과 삶에서 인상 깊은 꽃인 것은 분명하다. 주제가 된 장미 집 주변에 장미를 심어보자. 많지 않아도 충분히 화단을 만들 수 있는 곳이 있다. 때로는 한 송이로 집 전체를 덮도록 심을 수도 있다. 많지 않은 양에도 장미가 정원에서 중심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가을까지 핀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장미가 5월에 한 번 피고 나서 더 이상 피지 않았다면, 이제는 품종이 개량되면서 수명도 길어지게 됐다. 그만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니 중심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게 된 셈이다. 이처럼 적은 양으로도 향기 가득한 정원을 만들 수 있으니 그 매력에 빠지는 것도 당연하다. 아치와 담장에 핀 장미는 새로운 경관이 주는 신선함을 선사한다. 벽면과 마감재에 핀 장미는 정원에 입체감을 부여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치에 꾸민 장미 정미 정원에서 아치를 이용하는 것은 가장 쉬우면서 입체적인 형태로 구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입구나 정원 중심 등 각 영역에 마련한 아치는 정원에 리듬감을 부여한다. 먼저 출입구에 설치한 아치는 오가는 길에 만나는 장미로 기억하기 쉽다. 중심에 설치한 아치를 통해 동선을 따라 마주한 경관은 어느 곳보다도 특별하다. 아치는 크기와 재료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목재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고, 철재는 곡선 제작이 용이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로 연출할 수 있다. 벽돌은 제작은 어려워도 장미와의 조합이 편안해 장식성이 강하다. 아치 높이는 2.5m 이상으로 계획하길 권한다. 낮은 아치는 자칫 공간을 답답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색상도 양쪽에 같은 색상으로 하느냐, 다른 색상으로 하느냐 아니면 한쪽에만 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벽면을 이용한 장미 장미를 벽면에 이용할 때는 그림 그리듯이 연출하면 쉽다. 이것도 정해진 방법은 없고 개성을 담아 표현하면 된다. 필자는 장미가 13m 벽면 전체를 감싸도록 계획했다. 또, 벽면뿐만 아니라 담장에 이용해도 좋다. 단조로울 수 있는 담장도 장미로 색을 입히면 멀리서부터 집을 감싼 화려한 연출로 돋보인다. 색상도 흰색에서 시작해 분홍색, 노란색, 빨간색 순으로 나열하면 변화가 보이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때 단색만을 사용해 지루하게 연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자. 설치도 직접 고정 핀을 다는 방법과 별도 구조물을 이용하는 법으로 나눌 수 있다. 고정 핀을 다는 방법은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건축물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별도 구조물을 통해 설치하는 방법은 장식성을 살려 화려하게 보이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이 부담된다. 집 전체에 강한 인상을 주는 장미는 연출 방법에 따라 화려하거나 소박하다. 화분에 핀 장미 혹시 정원이 없다면 화분 몇 개로 연출해 보자. 현관 입구 또는 매장 앞에 둔 화분 장미는 오가는 사람들이 웃음꽃을 피울 이유일 것이다. 화분 장미에는 몇 개의 품종이 있는데, 그중 대표적으로 ‘레이디 오브 샬롯’, ‘프린세스 앤’, ‘프린세스 알렉산드라 오브 캔트’를 추천한다. 모양이 다른 여러 개의 화분을 모아 연출하는 것도 재미있다. 휴식 공간에 화분 장미를 놓으면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화분은 이동할 수 있기에 매번 그 위치를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화분은 충분한 토양으로 장미를 건강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20L 이상의 크기로 준비하면 좋다. 이렇게 화분 장미의 다양한 연출을 위해서는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장미회’라는 민간단체는 세계장미회에 소속되어 세계장미인들과 국제적인 교류 활동도 하고 있다.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을 일컫는 ‘로자리안’이라는 단어도 생겼다. 이러듯 여가 생활로 깊게 자리잡은 장미재배는 새로운 문화로 그 영역을 점차 넒혀가고 있다. 5월에 피웠던 장미꽃 몇 송이가 필자의 작업실 옆에 마른 꽃으로 매달려 있다. 이미 생명은 다했지만 아직 남은 색상이 그날, 5월의 기쁨을 이어가는 듯하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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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정원 행동, 장미 정원을 돌보는 방법 정원에서 장미가 주는 즐거움은 크다. 향기 또한 그 매력에 한 번 빠지면 어느새 정원에 장미를 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향기 이외에도 색과 화형花形 등 다양한 재미요소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장미는 5월에서 11월까지의 기간 동안 가장 돋보인다. 이에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정원 장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5월의 장미는 어느 꽃보다도 매력적인 모습이다. 화분에 핀 작은 장미부터 벽을 장식하는 장미 그리고 입구 아치를 감싼 장미는 정원에서 우리의 발걸음을 잡는다. 이런 장미를 몇 가지만 기억하면 누구든지 쉽고 건강하게 가꿀 수 있다. 그럼 장미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체크하면 좋을까. 이를 위해 필자는 정원에 110그루가 넘는 장미를 피워냈다. 작은 공간에 비교적 많이 있는 편인데, 이는 품종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을 관찰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주택에서 장미 정원을 조성하고 가꿀 때 필자가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장미 정원 조성 시 체크해야 할 사항 1 햇빛을 좋아하는 장미 장미는 하루 최소 6시간 햇빛이 들어오는 공간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햇빛은 장미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된다. 마치 우리가 매일 먹는 식사와 같다. 필자는 주택을 중심으로 사방에 장미를 심었다. 햇빛을 받는 시간에 따라 장미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기 위해서다. 물론 햇빛에 비교적 늦게 노출된 장미도 꽃은 피우지만 다른 곳보다 꽃송이가 적은 것을 볼 수 있었다. 2 바람을 좋아하는 장미 바람은 병충해로부터 장미를 보호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병충해는 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이 때문에 장미 정원에는 통풍이 잘 되게 물리적인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에 가지치기도 햇빛과 바람이 골고루 들어올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겨울철 지속되는 바람은 오히려 장미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바람이 식물을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바람이 너무 심한 곳은 피해 주어야 한다. 3 장미를 건강하게 만드는 적당한 거름 작년부터 필자는 장미에 특별한 거름을 주지 않고 있다. 퇴비함에서 나오는 거름 정도만 봄에 주고 있다. 퇴비장과 떨어진 장미는 이마저도 받지 못하고 있다. 보통 장미는 1년에 3번 거름을 주지만, 이 거름주기를 중지한 것은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장미 스스로 꽃의 양을 조절하며 피우길 바랐기 때문이다. 영양관리를 하면서 꽃을 피우도록 장미에게 선택권을 준 셈이다. 이런 정원 행동은 정원의 모든 식물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4 뿌리를 튼튼히 만들어 줄 멀칭 멀칭은 유기물로 토양을 덮어주는 것을 말한다. 흔히 텃밭에서 비닐로 덮어주는 것도 멀칭의 한 방법이다. 멀칭을 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토양의 습도를 유지하고 토양 속 미생물의 활동을 왕성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런 환경은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촉진한다. 식물에게 뿌리는 생리적 조건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미를 심고 나면 멀칭을 꼭 해주어야 한다. 5 농약 사용 없이 장미 키우기 농약은 개인 여건과 정원 형태에 따라서 선택해야 한다. 개인 정원이라면 농약 없이 장미를 키워보자. 장미가 각종 해충으로부터 견디어 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수 있다. 또, 상처를 남기고 겨우 이겨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시련을 거친 장미는 결국 스스로를 지켜낸다. 참고로 농약은 토양 속 미생물이 움직이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한다. 그 사실을 안다면 농약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친환경 제품조차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장미를 믿고 응원하기 때문이다. 요즘 정원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장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장미를 피워내기 위해 많은 노동과 화학제로 장미를 돌보는 방법은 잠시 접어두자. 우리에게는 건강한 물리적 환경과 정원 행동을 선택하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다음 세대도 건강한 장미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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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지속가능한 정원 만들기 정원 행동 두 번째 집인 정원에서 공간을 나누고 위치와 면적을 조정했다면, 이제는 마감재를 적용하듯 색을 입혀보자. 정원사에게는 자연의 색으로 정원을 채워나가는 일 또한 큰 즐거움이다. 이전 호에서는 식물을 배치하는 법에 대해 다뤘다면, 이번 호에서는 활기찬 자연의 색을 유지하기 위한 정원 관리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정원 식물은 사람의 손길로 가꾸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 현재 정원을 관리하고 있는 중이라면 혹시 사람에게 의존하도록 식물을 가꾸고 있지 않은지 돌이켜 생각해 보자. 그럼 정원에서 식물을 자연의 순리대로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우리는 어떤 ‘정원 행동’을 하면 좋을지 고민을 해보자. 나는 사람이 아닌 식물의 관점으로 방향을 옮겨보려고 한다. 가꾸는 정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정원이다. 그동안 땅바닥에 붙어 있는 작은 꽃을 보기 위해 허리를 숙이는 정도로 바라봤다면, 이제는 눈과 코 그리고 귀를 좀 더 땅 가까이에 대고 관찰해 보는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가 몰랐던 세상이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원에서 이들과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괜히 말을 걸어오는 자연의 말소리도 들리는 듯하다. 자연 숨소리가 살아있고 모든 식물이 건강한 야성野性을 잃어버리지 않아 힘찬 에너지로 꽉 찬듯한 그런 공간에 내 몸과 마음을 기대보려 한다. 정원 행동 1 건강한 식물은 멀칭 mulching에서 시작한다. 숲속을 거닐다 보면 다양한 유기물들이 토양을 덮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와 같이 정원도 속살이 보이는 토양이 아닌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해 멀칭을 해야 한다. *에다폰 edaphon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흔히 지력이라고 불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이해하고 있다. 휴작을 하거나 연작을 피하는 것처럼 땅의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토양이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도록 다양한 미생물을 돌봐야 한다. 이처럼 토양을 돌보는 것이 지속 가능한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기 때문에 멀칭은 중요한 것이다. 멀칭 재료 또한 가능하다면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 입장에서 관찰해 보면 일반적인 *바크 bark보다 토양 속 미생물을 사용하는 쪽이 좋은 서식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다폰 edaphon 토양 내 존재하는 유기체의 총칭 *바크 bark 목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 2 적절한 양분이 식물의 힘을 키운다. 우리는 식물들이 정원에서 꽃을 많이 피우길 기대하며 과한 양분을 주고 있다. 하지만 양분은 식물 스스로가 꽃의 양을 결정하도록 적절하게 공급하는 것이 좋다. 식물 건강을 챙기거나 열매를 좋게 하기 위해 비옥한 땅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장미는 보통 일 년에 3회 거름을 주어 꽃을 피우는데, 나는 작년에 전혀 거름을 주지 않았다. 식물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꽃은 조금 줄어들지 모르지만, 정원에 함께 식재 한 다른 꽃이 피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3 생태계에서 동반 식물은 기본 질서다. 정원에서는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기 때문에 병이 생기거나 벌레가 오더라도 한 작물 정도만 피해를 입는다. 즉, 한 품종이 대부분을 차지하지 않고 여러 품종이 서로 어우러지는 다양성을 만들어 줘야 전체적인 피해가 예방되는 것이다. 시각적인 감동이 있는 풍경을 넘어 건강한 생태 환경을 가진 식물 관계를 만들어 주자. 4 충분한 햇빛과 바람이 보약이다. ‘좋은 햇빛과 바람이 식물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정원에서도 적당한 장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태양을 필요로 하며 살아가는 식물에게 충분한 햇빛은 중요한 식량이다. 또, 햇빛과 마찬가지로 바람은 세균이나 병이 서식하기 싫어하는 생육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익혀야 한다. 5 ‘빗물 저금통’은 영양제다. 정원에서는 수돗물 사용도 줄여야 한다. 대신 빗물 저금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빗물은 수돗물보다 좋은 영양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 모아두면 식물에게 좋은 양분이 된다. 또한 식물에 물을 자주 주는 것보다는 정원에서 살아남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겠다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는 것도 좋은 정원 행동이다. 6 퇴비함이 있는 정원 앞으로는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에 우리는 자연의 방식을 존중하기 위해 정원에서 폐기물이 아닌 유기물을 발생시켜 멀칭 재료와 거름을 만들어야 한다. 가정이라면 미생물에게 음식물을 제공해 그것을 다시 정원에 사용할 수 있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퇴비통에서 미생물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때는 60℃에 가깝게 온도가 높아지며, 한겨울에도 미생물들은 계속해서 움직여 영상 20℃의 온도를 보인다. 정원문화에도 조금은 새로운 생각과 판단 그리고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준비해야 한다. 소비하고 없어져 버리는 환경이 아닌 계속해서 이어질 환경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정원 행동’을 통해 훗날 나와 가족 그리고 우리 사회에 건강한 자연환경을 돌려주고자 한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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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② ‘두 번째 집’은 어떤 공간이 필요할까. 그리고 검토한 공간 간의 관계를 파악해 보자. 마지막으로 위치와 면적은 자연조건을 반영해 구체화시켜 나간다. 정원 계획은 마치 정성을 들여 키워낸 맛있는 열매와도 같아 보인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을 짓기 위한 부지를 찾는데 몇 개월 혹은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열심히 찾는 이유는 훗날 행복한 일상을 가지고 싶어 하는 인간의 당연한 욕구라고 생각한다. 부지를 찾았으면 이제 전문가 도움을 받아 집 짓기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보통 예비 건축주는 집 짓기를 앞두고 건축가를 찾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원 전문가인 나를 먼저 찾아온 건축주가 있었다. 건축주가 되기에 앞서 정원주로 시작한 것이다. 정원주는 작은 펜션 두 채와 카페 한 채를 함께 지으려고 하는데, 정원이 예쁜 건축물을 짓기 위해 건축가보다 정원사를 먼저 찾게 되었다고 했다. 흔한 경우가 아니었지만 정원사 입장에서도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계 방향은 도면에서 보이는 것처럼 세 채의 건축물이 적당한 프라이버시와 유대를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정했다. 더불어 ‘두 번째 집’인 정원을 건축물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편리함과 미적 연결성을 가지는 장치로서 접근했다. 다음은 집 앞에 있는 작은 호수를 고려한 각 건축물의 배치 계획이다. 먼저 부지 북(서) 쪽에 두 채를, 남쪽에 한 채를 배치해 호수로 향한 시야를 열어 주었다. 그리고 각 건축물을 이리저리 회전시키며 사이에서 생기는 공간 형태를 파악했다. 정원에서 건축물은 오브제와 같은 역할로 정해봤다. 특별한 장치가 아니어도 충분히 훌륭한 장식물이다. 이렇게 주어진 부지에서 집을 배치하는 과정을 통해 정원은 좀 더 풍요로워질 준비가 된다. 배치 계획 1. 배치 계획 2. 배치 계획 3. 주택 정원에서 공간 찾기 처음 건축을 계획할 때 필요한 실, 위치 그리고 크기를 검토하는 것처럼 주택정원도 마찬가지로 필요한 공간과 위치, 면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조성될 정원 공간과 형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이다. 1 정원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메모하자 정원에도 쉼터, 텃밭, 꽃밭, 온실, 개인 공간, 수돗가, 창고 등 다양한 공간이 필요하다. 이때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검색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이와 같이 내가 필요한 공간을 찾아가며 메모해두면 공간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2 크기와 위치는 햇빛 방향을 고려하자 위에서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설정했다면 다음은 면적을 계획해야 한다. 면적을 정하는 방법은 첫째, 사용 인원과 빈도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쉼터의 경우 한곳이 아닌 여러 곳에 적절히 배치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편이 좋다. 기본적으로 ‘쉼’의 역할을 하지만 정원을 바라보는 조망 공간, 티타임을 가질 수 있는 취미 공간 등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참고로 다양한 쉼터 중 면적이 넓은 쉼터는 정원에서 중심이 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위치를 정해보자. 둘째, 집을 중심으로 햇빛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찰해 본다. 계절에 따라 들어온 햇빛은 머무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잘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다. 3 기타 공간을 배치하자 정원에서 중심 공간이 정해졌다면 이제 남은 공간을 차례로 배치한다. 수돗가는 쉼터 주변에 설치해 휴식 중 수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하거나 빈번한 사용이 예상된다면 주방에서 오고 가기 편리한 곳에 배치한다. 창고는 많이 사용하는 공간이지만 미관상 눈에 잘 들어오는 곳보다는 집 중심으로부터 조금 숨겨진 곳이나 많이 사용하지 않을 곳으로 배치한다. 또는 예쁘게 만들어 오브제와 같이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건강한 정원 환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퇴비함은 텃밭 주변에 배치해 편리한 동선을 가진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요즘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반려동물 공간은 집과 가까운 곳에 두어 반려동물이 사람들과 자주 마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나는 툇마루 아래에 계획했는데, 실제로 반려동물이 편안하게 자주 이용하고 있다. 정원은 ‘두 번째 집’이기 때문에 필요한 공간을 검토한 후 자연조건을 고려한 위치·면적을 계획해 편리하고 재미있는 모습으로 조성할 수 있다. 봄을 맞이하며 집 짓기를 시작하는 건축주들이 많다. 아름다운 집과 그에 어울리는 정원을 만들기 위해 이번 호에서 다룬 내용을 참고하고 적용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 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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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주택정원을 계획하기 전 살펴볼 사항 1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주택정원은 단순히 꽃과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닌 용도에 맞춰 공간을 설정하고 동선을 계획해 꾸며나가는 작업이다. 이는 언뜻 집 짓기와 비슷해 보인다. 여러 가지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고 정성껏 가꾼 정원은 계절과 함께 뿌듯함으로 돌아온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 짓기는 체력 소모와 함께 금전적인 여유도 사라지는 활동이다. 이는 집을 지어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땀 흘려 지은 집에 입주하게 되면 마치 여행을 온 듯한 들뜬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정원도 마찬가지다. 보통 1~2년 동안 스스로 고민하고 작업하는 과정을 거쳐 나름대로 완성하는데, 계절과 함께 바뀌어가는 모습에 더욱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것이 정원이 주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봄이면 주택정원을 준비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에게 내가 꼭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이번 호는 주택정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좀 더 짜임새 있는 모습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알짜 정보라고 생각해도 좋다. 더불어 시간과 예산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식재 전 고려해야 할 요소 첫째, 정원은 꽃과 나무를 가득 심어 완성하지 않는다. 정원 만들기를 집 짓기와 비교한다면 단순히 커튼을 달고 벽지를 붙이는 작업이 아닌 방을 몇 개로 구성하고, 크기는 얼마로 해야 하며, 공간끼리 어떻게 배치할지와 같은 구체적인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주택정원은 두 번째 집이라고 할 만큼 외부에 생활공간을 조성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둘째, 나에게 꼭 필요한 공간 찾기. 정원에 꽃과 식물을 식재하기 이전에 텃밭이 필요한지, 잔디 비중을 얼마나 설정할지, 쉼터는 몇 개로 구성할지, 주차장은 어디에 배치해야 할지 등 나에게 필요한 공간은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공간을 찾는 방법은 집 짓기에서 방을 배치할 때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햇빛이 잘 드는 곳은 어디인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볼 때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등을 생각해 보면 그 공간이 더 정확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셋째, 알맞은 동선이 예쁜 정원을 만든다. 동선은 정원의 축과 주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직선과 곡선 그리고 사용할 재료를 고민하면 좋다. 예컨대 동선을 따라 피어 있을 꽃을 생각한다면 자연스러운 질감과 색상을 가진 식물로 선택해 따뜻하고 세련미 있는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넷째, 꽃과 나무 선택하기. 정원에서 용도를 설정하고 공간을 구획했으니, 먼저 큰 나무를 어디에 식재할지 고민해 본다. 보통 큰 나무는 정원 중심에 두거나 시설물 주변에 놓아 경직된 선을 부드럽게 만들어 공간을 한층 멋스럽게 연출해 준다. 다음은 중간 나무 위치를 선정한다. 공간 구획이 뼈대를 세우는 작업이라면 중간 나무 위치 선정은 뼈대 주위에 살을 붙이는 작업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공간마다 포인트를 둔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 계절을 대표하는 꽃을 계획하는 작업이다. 꽃을 선택할 때는 높이와 컬러, 개화시기에 따른 형태 등을 함께 살펴본다. 이 작업은 식물 노트를 함께 준비하면 좋다. 추가로 음지에서 피는지 양지에서 피는지, 물이 필요한지 아닌지 등을 함께 고민한다면 이후 생육환경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식재 후 정원 관리하는 방법 첫째, 건강한 식물 만들기.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멀칭 mulching을 해주면 좋다. 멀칭이란 식물을 심고 흙이 보이지 않도록 소나무 껍질이나 다른 유기물로 주변을 덮어주는 작업을 말한다. 멀칭을 함으로써 토양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잡초가 자라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겉보기에도 정원이 정돈돼 보인다.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토양을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으로 조성해 식물이 스스로 건강하게 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퇴비함 만들기. 먹고 남은 음식물부터 식재료 부산물까지 퇴비함으로 보내면 이를 정원 식물도 함께 먹는다. 또한 정원에서 나오는 많은 부산물도 퇴비함으로 보내 건강한 양질 퇴비를 스스로 만들도록 한다. 발효 과정 중 퇴비함 속 온도는 최대 60℃까지 올라가거나 한겨울에도 영상 10℃를 유지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퇴비함에서 미생물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물 주기. 처음 정원을 만들고 나서 2~3년 동안 정성껏 물을 준다. 이 시간은 식물이 땅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물을 자주 주는 것도 좋지 않다. 나는 3년 차가 되는 시점에서 정원에 물을 주지 않았다. 작년 한 해 두 달가량 비가 내리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자연의 생명력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실제로 1년간 지켜본 결과,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물론 물을 잘 주는 정원보다는 메마른 느낌이 보였다). 물 주기는 선택사항이니 굳이 따라 할 필요 없다. 이번 호는 정원을 만드는 것부터 완성한 정원 속 식물을 가꾸는 과정까지 짧게 정리해 봤다. 무턱대고 꽃과 나무부터 심어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집 짓기처럼 공간을 구성해가는 작업부터가 주택정원을 만드는 시작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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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치유정원을 만드는 데는 여러 요소가 있다. 그중에서도 이번 호에는 치유의 공간을 만드는데 그 시작을 가능하게 하는 동선에 대한 이야기다. 많은 사람들이 정원을 스스로 만들어 보고 싶어 하지만 쉽지 않은 이유가 있다.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 동선을 나누는 것임을 잊기 때문이다. 그만큼 정원을 만드는데 있어 동선은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겨울의 중심에서 찬 기운을 견디고 있는 정원의 식물들을 보면서 하루를 보내는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연주자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의 연주로 베토벤 소나타 월광을 들으며 잠시 눈을 감고 어딘가 안내를 받듯이 정원의 한 쪽 오솔길을 따라가 걷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어두운 공간을 따라 들어가지만 평화로이 느껴지는 이곳은 자연의 숨결이 내 온몸의 세포를 두들겨 주기도 하고, 내 몸 깊숙이 들어와 내 영혼을 만져주어 자연의 기운이 채워지는 느낌이다. 오늘은 원고를 쓰기 전에 무작정 다니엘 바렌보임을 검색했는데, 그의 연주를 들으면 감성이 충만해져 원고 쓰는 시간이 한결 즐거워진다. 다니엘 바렌보임을 좋아하는 이유는 음악을 통해서 평화와 치유를 이야기하는 그의 흔적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정원에서 동선의 의미 치유정원에서 동선은 어떤 방법으로 만들며 진행해야 할까? 먼저 정원에서 걷는다는 것에 대한 영감을 많이 받은 책을 소개한다. 다비드 르 브르통(David Le Breton)의 『걷기 예찬』 이다. 걷는다는 것은 잠시 동안 혹은 오랫동안 자신의 몸으로 사는 것이다. 걷기는 시간과 공간을 새로운 환희로 바꾸어 놓은 고즈넉한 방법이다. 정원에서 걷는다는 것은 공간을 이동하는 개념을 넘어 그 시간을 걷는다는 것이다. 특히 맨발로 정원을 거닐 수 있다면 자연과 내가 가장 가깝게 만나는 기회가 된다. 이는 내가 자연과 하나가 되는 지점이며 긴장을 풀게 하고, 생각을 정리하게 하며 때로는 나를 깊이 만나는 장소로 동선이 이용된다. 이런 동선 계획이 되기 위해서는 부드럽지만 동시에 지루하지 않아야 한다. 동선을 의도한 사람의 생각이 의도적으로 개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동선을 계획한다는 것은 흥미롭다. 동선을 계획할 때 이오는 크게 세 가지를 생각한다. 첫째, 동선이 주는 경험이 각기 다르다. 곡선과 직선의 동선은 서로 전혀 다른 경험을 만들어낸다. 걷는 속도로 인해 보이는 경관도 다르다 보니 치유 동선에서는 그 특징을 파악하고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선적인 동선은 끝에 보이는 경관과 바로 마주하기에 지루해질 수 있지만 초점을 만들어내면서 집중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명상을 유도하는 계획으로 좋다. 또한 직선 마지막 부분에서 다시 방향을 변경했을 때 이전 동선과는 다른 극렬한 다른 색감의 경관을 만들어 내면 시각적 정보가 전혀 다른 데에서 오는 감탄이 있어 직선만이 주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지루해질 수 있는 단점도 있기 때문에 그 길이와 직선 동선의 개수를 잘 조합해야 한다. 곡선의 동선은 심리적으로 다음 경관이 계속해서 이어져 나오기 때문에 기대감을 갖고 걷게 된다. 부드럽게 안내받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정원 입구에서부터 이런 동선을 이용하는 것은 정원의 기대감을 높인다. 구간마다 조용한 쉼터를 만들어 주면 심리적으로 안정적이고 대화를 많이 유도하는 동선 계획이 된다. 직선이든 곡선이든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은 계획이 흥미롭고 다채로운 공간을 만들어보는 첫 시작이 된다. 공간과 재료에 따른 동선 계획 둘째, 동선은 공간을 나누는 동시에 공간을 이어준다. 정원 전체에 이야기를 만들어주는 스토리와 같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공간마다의 특징과 이야기를 이어주며 걷는 사람들에게 경험을 통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라고 하고 싶다. 그래서 동선을 계획할 때 어떤 느낌으로 첫 이야기로 시작을 할지 그리고 전체 이야기는 무엇이 될지 상상해 보는 것은 정원 디자인을 고민하는 사람의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특히 치유의 이야기로서는 식물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가지고 동선 상에 녹여내는 것만으로도 그 재미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전 공간에 대한 기억을 남겨둔 채 다시 새로운 공간으로 들어서는데 필요한 시간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공간을 이어주는 동선의 의미를 기억한다면 나만의 치유동선 만들기가 즐거울 것이다. 셋째, 재료에 따라서 정원의 느낌을 좌우한다. 치유 동선에는 재료가 주는 소재의 특징도 잘 살펴보면 재미가 있다. 물론 경제적인 선택에 따라 소재를 고민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동선 재료의 선택이다. 이는 식물을 선택하는 것만큼의 중요도가 있다. 맨발로 정원을 거닐 수 있다면 자연 그대로를 내 몸 안으로 깊숙이 들이는 경험을 만든다. 굳어져 있던 그 어디선가부터 자연의 생명력이 밀고 들어오는데 그 느낌은 정원을 거닐며 느껴보아야 공감이 된다. 특히, 조용한 시간에 자연과 마주하며 걷는 정원은 천국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소재가 가지는 중요도는 높다. 소재가 주는 고정된 느낌에 따라서 그 길은 부드러워지기도 하고 경직되기도 한다. 둘 다 정원에서는 필요한 부분이지만 내가 어느 정도의 길이와 주변 식물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느낌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소재에 대한 경험을 내 몸으로 경험해 놓는 것이 생각하는데 도움이 된다. 정원 동선에 상상의 나래를 펼쳐라 이오는 작곡가들의 섬세한 상상력과 표현력에 감탄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음악을 좋아한다. 이런 음악적 표현에 이오의 생각이 열려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정원을 상상하는 시간이 이와 비슷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오선지 위에 음표와 쉼표를 비롯한 기호가 모여서 음악이 되듯이 정원 위에 그려진 동선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작곡가처럼 동선의 흐름과 강약을 만들고, 쉼표를 만들어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듯이 치유의 경험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정원에 치유의 동선을 고민해 보자. 그리고 그 길을 거닐며 나의 마음과 영혼의 온도를 높이고 몸을 건강히 만들어 내보는 상상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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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2
- 이오의 정원이야기 22 정원행동, 재미있는 장미 정원 만들기 필자는 이번에 한국장미회에서 주최한 세계장미대회에 참석했는데, 장미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을 실감한다. 장미가 주는 매력을 알고, 그중에서도 일부러 개성을 가진 장미를 찾아 식재할 정도로 그 인기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장미 정원을 만드는 방법은 각 나라마다 특징이 있는데, 하나의 장미로도 그 표현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필자도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 이번 호에서는 장미의 다양한 향기와 색감 그리고 화형을 활용해 화단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고민하는 것이 좋다. 스토리를 담아 독특하게 구성할 수도 있다. 특히, 식용 장미를 이용한 정원 만들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는 정원을 만드는 새로운 접근이 될 수 있다. 흔히 장미를 꽃 중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장미는 많은 사람의 기억과 삶에서 인상 깊은 꽃인 것은 분명하다. 주제가 된 장미 집 주변에 장미를 심어보자. 많지 않아도 충분히 화단을 만들 수 있는 곳이 있다. 때로는 한 송이로 집 전체를 덮도록 심을 수도 있다. 많지 않은 양에도 장미가 정원에서 중심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가을까지 핀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장미가 5월에 한 번 피고 나서 더 이상 피지 않았다면, 이제는 품종이 개량되면서 수명도 길어지게 됐다. 그만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니 중심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게 된 셈이다. 이처럼 적은 양으로도 향기 가득한 정원을 만들 수 있으니 그 매력에 빠지는 것도 당연하다. 아치와 담장에 핀 장미는 새로운 경관이 주는 신선함을 선사한다. 벽면과 마감재에 핀 장미는 정원에 입체감을 부여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치에 꾸민 장미 정미 정원에서 아치를 이용하는 것은 가장 쉬우면서 입체적인 형태로 구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입구나 정원 중심 등 각 영역에 마련한 아치는 정원에 리듬감을 부여한다. 먼저 출입구에 설치한 아치는 오가는 길에 만나는 장미로 기억하기 쉽다. 중심에 설치한 아치를 통해 동선을 따라 마주한 경관은 어느 곳보다도 특별하다. 아치는 크기와 재료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목재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고, 철재는 곡선 제작이 용이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로 연출할 수 있다. 벽돌은 제작은 어려워도 장미와의 조합이 편안해 장식성이 강하다. 아치 높이는 2.5m 이상으로 계획하길 권한다. 낮은 아치는 자칫 공간을 답답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색상도 양쪽에 같은 색상으로 하느냐, 다른 색상으로 하느냐 아니면 한쪽에만 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벽면을 이용한 장미 장미를 벽면에 이용할 때는 그림 그리듯이 연출하면 쉽다. 이것도 정해진 방법은 없고 개성을 담아 표현하면 된다. 필자는 장미가 13m 벽면 전체를 감싸도록 계획했다. 또, 벽면뿐만 아니라 담장에 이용해도 좋다. 단조로울 수 있는 담장도 장미로 색을 입히면 멀리서부터 집을 감싼 화려한 연출로 돋보인다. 색상도 흰색에서 시작해 분홍색, 노란색, 빨간색 순으로 나열하면 변화가 보이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때 단색만을 사용해 지루하게 연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자. 설치도 직접 고정 핀을 다는 방법과 별도 구조물을 이용하는 법으로 나눌 수 있다. 고정 핀을 다는 방법은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건축물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별도 구조물을 통해 설치하는 방법은 장식성을 살려 화려하게 보이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이 부담된다. 집 전체에 강한 인상을 주는 장미는 연출 방법에 따라 화려하거나 소박하다. 화분에 핀 장미 혹시 정원이 없다면 화분 몇 개로 연출해 보자. 현관 입구 또는 매장 앞에 둔 화분 장미는 오가는 사람들이 웃음꽃을 피울 이유일 것이다. 화분 장미에는 몇 개의 품종이 있는데, 그중 대표적으로 ‘레이디 오브 샬롯’, ‘프린세스 앤’, ‘프린세스 알렉산드라 오브 캔트’를 추천한다. 모양이 다른 여러 개의 화분을 모아 연출하는 것도 재미있다. 휴식 공간에 화분 장미를 놓으면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화분은 이동할 수 있기에 매번 그 위치를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화분은 충분한 토양으로 장미를 건강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20L 이상의 크기로 준비하면 좋다. 이렇게 화분 장미의 다양한 연출을 위해서는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장미회’라는 민간단체는 세계장미회에 소속되어 세계장미인들과 국제적인 교류 활동도 하고 있다.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을 일컫는 ‘로자리안’이라는 단어도 생겼다. 이러듯 여가 생활로 깊게 자리잡은 장미재배는 새로운 문화로 그 영역을 점차 넒혀가고 있다. 5월에 피웠던 장미꽃 몇 송이가 필자의 작업실 옆에 마른 꽃으로 매달려 있다. 이미 생명은 다했지만 아직 남은 색상이 그날, 5월의 기쁨을 이어가는 듯하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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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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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정원 행동, 장미 정원을 돌보는 방법 정원에서 장미가 주는 즐거움은 크다. 향기 또한 그 매력에 한 번 빠지면 어느새 정원에 장미를 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향기 이외에도 색과 화형花形 등 다양한 재미요소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장미는 5월에서 11월까지의 기간 동안 가장 돋보인다. 이에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정원 장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5월의 장미는 어느 꽃보다도 매력적인 모습이다. 화분에 핀 작은 장미부터 벽을 장식하는 장미 그리고 입구 아치를 감싼 장미는 정원에서 우리의 발걸음을 잡는다. 이런 장미를 몇 가지만 기억하면 누구든지 쉽고 건강하게 가꿀 수 있다. 그럼 장미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체크하면 좋을까. 이를 위해 필자는 정원에 110그루가 넘는 장미를 피워냈다. 작은 공간에 비교적 많이 있는 편인데, 이는 품종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을 관찰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주택에서 장미 정원을 조성하고 가꿀 때 필자가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장미 정원 조성 시 체크해야 할 사항 1 햇빛을 좋아하는 장미 장미는 하루 최소 6시간 햇빛이 들어오는 공간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햇빛은 장미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된다. 마치 우리가 매일 먹는 식사와 같다. 필자는 주택을 중심으로 사방에 장미를 심었다. 햇빛을 받는 시간에 따라 장미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기 위해서다. 물론 햇빛에 비교적 늦게 노출된 장미도 꽃은 피우지만 다른 곳보다 꽃송이가 적은 것을 볼 수 있었다. 2 바람을 좋아하는 장미 바람은 병충해로부터 장미를 보호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병충해는 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이 때문에 장미 정원에는 통풍이 잘 되게 물리적인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에 가지치기도 햇빛과 바람이 골고루 들어올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겨울철 지속되는 바람은 오히려 장미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바람이 식물을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바람이 너무 심한 곳은 피해 주어야 한다. 3 장미를 건강하게 만드는 적당한 거름 작년부터 필자는 장미에 특별한 거름을 주지 않고 있다. 퇴비함에서 나오는 거름 정도만 봄에 주고 있다. 퇴비장과 떨어진 장미는 이마저도 받지 못하고 있다. 보통 장미는 1년에 3번 거름을 주지만, 이 거름주기를 중지한 것은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장미 스스로 꽃의 양을 조절하며 피우길 바랐기 때문이다. 영양관리를 하면서 꽃을 피우도록 장미에게 선택권을 준 셈이다. 이런 정원 행동은 정원의 모든 식물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4 뿌리를 튼튼히 만들어 줄 멀칭 멀칭은 유기물로 토양을 덮어주는 것을 말한다. 흔히 텃밭에서 비닐로 덮어주는 것도 멀칭의 한 방법이다. 멀칭을 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토양의 습도를 유지하고 토양 속 미생물의 활동을 왕성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런 환경은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촉진한다. 식물에게 뿌리는 생리적 조건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미를 심고 나면 멀칭을 꼭 해주어야 한다. 5 농약 사용 없이 장미 키우기 농약은 개인 여건과 정원 형태에 따라서 선택해야 한다. 개인 정원이라면 농약 없이 장미를 키워보자. 장미가 각종 해충으로부터 견디어 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수 있다. 또, 상처를 남기고 겨우 이겨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시련을 거친 장미는 결국 스스로를 지켜낸다. 참고로 농약은 토양 속 미생물이 움직이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한다. 그 사실을 안다면 농약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친환경 제품조차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장미를 믿고 응원하기 때문이다. 요즘 정원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장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장미를 피워내기 위해 많은 노동과 화학제로 장미를 돌보는 방법은 잠시 접어두자. 우리에게는 건강한 물리적 환경과 정원 행동을 선택하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다음 세대도 건강한 장미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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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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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지속가능한 정원 만들기 정원 행동 두 번째 집인 정원에서 공간을 나누고 위치와 면적을 조정했다면, 이제는 마감재를 적용하듯 색을 입혀보자. 정원사에게는 자연의 색으로 정원을 채워나가는 일 또한 큰 즐거움이다. 이전 호에서는 식물을 배치하는 법에 대해 다뤘다면, 이번 호에서는 활기찬 자연의 색을 유지하기 위한 정원 관리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정원 식물은 사람의 손길로 가꾸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 현재 정원을 관리하고 있는 중이라면 혹시 사람에게 의존하도록 식물을 가꾸고 있지 않은지 돌이켜 생각해 보자. 그럼 정원에서 식물을 자연의 순리대로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우리는 어떤 ‘정원 행동’을 하면 좋을지 고민을 해보자. 나는 사람이 아닌 식물의 관점으로 방향을 옮겨보려고 한다. 가꾸는 정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정원이다. 그동안 땅바닥에 붙어 있는 작은 꽃을 보기 위해 허리를 숙이는 정도로 바라봤다면, 이제는 눈과 코 그리고 귀를 좀 더 땅 가까이에 대고 관찰해 보는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가 몰랐던 세상이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원에서 이들과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괜히 말을 걸어오는 자연의 말소리도 들리는 듯하다. 자연 숨소리가 살아있고 모든 식물이 건강한 야성野性을 잃어버리지 않아 힘찬 에너지로 꽉 찬듯한 그런 공간에 내 몸과 마음을 기대보려 한다. 정원 행동 1 건강한 식물은 멀칭 mulching에서 시작한다. 숲속을 거닐다 보면 다양한 유기물들이 토양을 덮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와 같이 정원도 속살이 보이는 토양이 아닌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해 멀칭을 해야 한다. *에다폰 edaphon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흔히 지력이라고 불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이해하고 있다. 휴작을 하거나 연작을 피하는 것처럼 땅의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토양이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도록 다양한 미생물을 돌봐야 한다. 이처럼 토양을 돌보는 것이 지속 가능한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기 때문에 멀칭은 중요한 것이다. 멀칭 재료 또한 가능하다면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 입장에서 관찰해 보면 일반적인 *바크 bark보다 토양 속 미생물을 사용하는 쪽이 좋은 서식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다폰 edaphon 토양 내 존재하는 유기체의 총칭 *바크 bark 목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 2 적절한 양분이 식물의 힘을 키운다. 우리는 식물들이 정원에서 꽃을 많이 피우길 기대하며 과한 양분을 주고 있다. 하지만 양분은 식물 스스로가 꽃의 양을 결정하도록 적절하게 공급하는 것이 좋다. 식물 건강을 챙기거나 열매를 좋게 하기 위해 비옥한 땅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장미는 보통 일 년에 3회 거름을 주어 꽃을 피우는데, 나는 작년에 전혀 거름을 주지 않았다. 식물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꽃은 조금 줄어들지 모르지만, 정원에 함께 식재 한 다른 꽃이 피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3 생태계에서 동반 식물은 기본 질서다. 정원에서는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기 때문에 병이 생기거나 벌레가 오더라도 한 작물 정도만 피해를 입는다. 즉, 한 품종이 대부분을 차지하지 않고 여러 품종이 서로 어우러지는 다양성을 만들어 줘야 전체적인 피해가 예방되는 것이다. 시각적인 감동이 있는 풍경을 넘어 건강한 생태 환경을 가진 식물 관계를 만들어 주자. 4 충분한 햇빛과 바람이 보약이다. ‘좋은 햇빛과 바람이 식물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정원에서도 적당한 장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태양을 필요로 하며 살아가는 식물에게 충분한 햇빛은 중요한 식량이다. 또, 햇빛과 마찬가지로 바람은 세균이나 병이 서식하기 싫어하는 생육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익혀야 한다. 5 ‘빗물 저금통’은 영양제다. 정원에서는 수돗물 사용도 줄여야 한다. 대신 빗물 저금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빗물은 수돗물보다 좋은 영양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 모아두면 식물에게 좋은 양분이 된다. 또한 식물에 물을 자주 주는 것보다는 정원에서 살아남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겠다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는 것도 좋은 정원 행동이다. 6 퇴비함이 있는 정원 앞으로는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에 우리는 자연의 방식을 존중하기 위해 정원에서 폐기물이 아닌 유기물을 발생시켜 멀칭 재료와 거름을 만들어야 한다. 가정이라면 미생물에게 음식물을 제공해 그것을 다시 정원에 사용할 수 있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퇴비통에서 미생물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때는 60℃에 가깝게 온도가 높아지며, 한겨울에도 미생물들은 계속해서 움직여 영상 20℃의 온도를 보인다. 정원문화에도 조금은 새로운 생각과 판단 그리고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준비해야 한다. 소비하고 없어져 버리는 환경이 아닌 계속해서 이어질 환경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정원 행동’을 통해 훗날 나와 가족 그리고 우리 사회에 건강한 자연환경을 돌려주고자 한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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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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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② ‘두 번째 집’은 어떤 공간이 필요할까. 그리고 검토한 공간 간의 관계를 파악해 보자. 마지막으로 위치와 면적은 자연조건을 반영해 구체화시켜 나간다. 정원 계획은 마치 정성을 들여 키워낸 맛있는 열매와도 같아 보인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을 짓기 위한 부지를 찾는데 몇 개월 혹은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열심히 찾는 이유는 훗날 행복한 일상을 가지고 싶어 하는 인간의 당연한 욕구라고 생각한다. 부지를 찾았으면 이제 전문가 도움을 받아 집 짓기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보통 예비 건축주는 집 짓기를 앞두고 건축가를 찾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원 전문가인 나를 먼저 찾아온 건축주가 있었다. 건축주가 되기에 앞서 정원주로 시작한 것이다. 정원주는 작은 펜션 두 채와 카페 한 채를 함께 지으려고 하는데, 정원이 예쁜 건축물을 짓기 위해 건축가보다 정원사를 먼저 찾게 되었다고 했다. 흔한 경우가 아니었지만 정원사 입장에서도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계 방향은 도면에서 보이는 것처럼 세 채의 건축물이 적당한 프라이버시와 유대를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정했다. 더불어 ‘두 번째 집’인 정원을 건축물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편리함과 미적 연결성을 가지는 장치로서 접근했다. 다음은 집 앞에 있는 작은 호수를 고려한 각 건축물의 배치 계획이다. 먼저 부지 북(서) 쪽에 두 채를, 남쪽에 한 채를 배치해 호수로 향한 시야를 열어 주었다. 그리고 각 건축물을 이리저리 회전시키며 사이에서 생기는 공간 형태를 파악했다. 정원에서 건축물은 오브제와 같은 역할로 정해봤다. 특별한 장치가 아니어도 충분히 훌륭한 장식물이다. 이렇게 주어진 부지에서 집을 배치하는 과정을 통해 정원은 좀 더 풍요로워질 준비가 된다. 배치 계획 1. 배치 계획 2. 배치 계획 3. 주택 정원에서 공간 찾기 처음 건축을 계획할 때 필요한 실, 위치 그리고 크기를 검토하는 것처럼 주택정원도 마찬가지로 필요한 공간과 위치, 면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조성될 정원 공간과 형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이다. 1 정원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메모하자 정원에도 쉼터, 텃밭, 꽃밭, 온실, 개인 공간, 수돗가, 창고 등 다양한 공간이 필요하다. 이때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검색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이와 같이 내가 필요한 공간을 찾아가며 메모해두면 공간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2 크기와 위치는 햇빛 방향을 고려하자 위에서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설정했다면 다음은 면적을 계획해야 한다. 면적을 정하는 방법은 첫째, 사용 인원과 빈도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쉼터의 경우 한곳이 아닌 여러 곳에 적절히 배치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편이 좋다. 기본적으로 ‘쉼’의 역할을 하지만 정원을 바라보는 조망 공간, 티타임을 가질 수 있는 취미 공간 등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참고로 다양한 쉼터 중 면적이 넓은 쉼터는 정원에서 중심이 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위치를 정해보자. 둘째, 집을 중심으로 햇빛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찰해 본다. 계절에 따라 들어온 햇빛은 머무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잘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다. 3 기타 공간을 배치하자 정원에서 중심 공간이 정해졌다면 이제 남은 공간을 차례로 배치한다. 수돗가는 쉼터 주변에 설치해 휴식 중 수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하거나 빈번한 사용이 예상된다면 주방에서 오고 가기 편리한 곳에 배치한다. 창고는 많이 사용하는 공간이지만 미관상 눈에 잘 들어오는 곳보다는 집 중심으로부터 조금 숨겨진 곳이나 많이 사용하지 않을 곳으로 배치한다. 또는 예쁘게 만들어 오브제와 같이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건강한 정원 환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퇴비함은 텃밭 주변에 배치해 편리한 동선을 가진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요즘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반려동물 공간은 집과 가까운 곳에 두어 반려동물이 사람들과 자주 마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나는 툇마루 아래에 계획했는데, 실제로 반려동물이 편안하게 자주 이용하고 있다. 정원은 ‘두 번째 집’이기 때문에 필요한 공간을 검토한 후 자연조건을 고려한 위치·면적을 계획해 편리하고 재미있는 모습으로 조성할 수 있다. 봄을 맞이하며 집 짓기를 시작하는 건축주들이 많다. 아름다운 집과 그에 어울리는 정원을 만들기 위해 이번 호에서 다룬 내용을 참고하고 적용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 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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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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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주택정원을 계획하기 전 살펴볼 사항 1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주택정원은 단순히 꽃과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닌 용도에 맞춰 공간을 설정하고 동선을 계획해 꾸며나가는 작업이다. 이는 언뜻 집 짓기와 비슷해 보인다. 여러 가지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고 정성껏 가꾼 정원은 계절과 함께 뿌듯함으로 돌아온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 짓기는 체력 소모와 함께 금전적인 여유도 사라지는 활동이다. 이는 집을 지어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땀 흘려 지은 집에 입주하게 되면 마치 여행을 온 듯한 들뜬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정원도 마찬가지다. 보통 1~2년 동안 스스로 고민하고 작업하는 과정을 거쳐 나름대로 완성하는데, 계절과 함께 바뀌어가는 모습에 더욱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것이 정원이 주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봄이면 주택정원을 준비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에게 내가 꼭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이번 호는 주택정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좀 더 짜임새 있는 모습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알짜 정보라고 생각해도 좋다. 더불어 시간과 예산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식재 전 고려해야 할 요소 첫째, 정원은 꽃과 나무를 가득 심어 완성하지 않는다. 정원 만들기를 집 짓기와 비교한다면 단순히 커튼을 달고 벽지를 붙이는 작업이 아닌 방을 몇 개로 구성하고, 크기는 얼마로 해야 하며, 공간끼리 어떻게 배치할지와 같은 구체적인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주택정원은 두 번째 집이라고 할 만큼 외부에 생활공간을 조성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둘째, 나에게 꼭 필요한 공간 찾기. 정원에 꽃과 식물을 식재하기 이전에 텃밭이 필요한지, 잔디 비중을 얼마나 설정할지, 쉼터는 몇 개로 구성할지, 주차장은 어디에 배치해야 할지 등 나에게 필요한 공간은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공간을 찾는 방법은 집 짓기에서 방을 배치할 때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햇빛이 잘 드는 곳은 어디인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볼 때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등을 생각해 보면 그 공간이 더 정확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셋째, 알맞은 동선이 예쁜 정원을 만든다. 동선은 정원의 축과 주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직선과 곡선 그리고 사용할 재료를 고민하면 좋다. 예컨대 동선을 따라 피어 있을 꽃을 생각한다면 자연스러운 질감과 색상을 가진 식물로 선택해 따뜻하고 세련미 있는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넷째, 꽃과 나무 선택하기. 정원에서 용도를 설정하고 공간을 구획했으니, 먼저 큰 나무를 어디에 식재할지 고민해 본다. 보통 큰 나무는 정원 중심에 두거나 시설물 주변에 놓아 경직된 선을 부드럽게 만들어 공간을 한층 멋스럽게 연출해 준다. 다음은 중간 나무 위치를 선정한다. 공간 구획이 뼈대를 세우는 작업이라면 중간 나무 위치 선정은 뼈대 주위에 살을 붙이는 작업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공간마다 포인트를 둔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 계절을 대표하는 꽃을 계획하는 작업이다. 꽃을 선택할 때는 높이와 컬러, 개화시기에 따른 형태 등을 함께 살펴본다. 이 작업은 식물 노트를 함께 준비하면 좋다. 추가로 음지에서 피는지 양지에서 피는지, 물이 필요한지 아닌지 등을 함께 고민한다면 이후 생육환경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식재 후 정원 관리하는 방법 첫째, 건강한 식물 만들기.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멀칭 mulching을 해주면 좋다. 멀칭이란 식물을 심고 흙이 보이지 않도록 소나무 껍질이나 다른 유기물로 주변을 덮어주는 작업을 말한다. 멀칭을 함으로써 토양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잡초가 자라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겉보기에도 정원이 정돈돼 보인다.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토양을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으로 조성해 식물이 스스로 건강하게 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퇴비함 만들기. 먹고 남은 음식물부터 식재료 부산물까지 퇴비함으로 보내면 이를 정원 식물도 함께 먹는다. 또한 정원에서 나오는 많은 부산물도 퇴비함으로 보내 건강한 양질 퇴비를 스스로 만들도록 한다. 발효 과정 중 퇴비함 속 온도는 최대 60℃까지 올라가거나 한겨울에도 영상 10℃를 유지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퇴비함에서 미생물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물 주기. 처음 정원을 만들고 나서 2~3년 동안 정성껏 물을 준다. 이 시간은 식물이 땅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물을 자주 주는 것도 좋지 않다. 나는 3년 차가 되는 시점에서 정원에 물을 주지 않았다. 작년 한 해 두 달가량 비가 내리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자연의 생명력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실제로 1년간 지켜본 결과,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물론 물을 잘 주는 정원보다는 메마른 느낌이 보였다). 물 주기는 선택사항이니 굳이 따라 할 필요 없다. 이번 호는 정원을 만드는 것부터 완성한 정원 속 식물을 가꾸는 과정까지 짧게 정리해 봤다. 무턱대고 꽃과 나무부터 심어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집 짓기처럼 공간을 구성해가는 작업부터가 주택정원을 만드는 시작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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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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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치유정원을 만드는 데는 여러 요소가 있다. 그중에서도 이번 호에는 치유의 공간을 만드는데 그 시작을 가능하게 하는 동선에 대한 이야기다. 많은 사람들이 정원을 스스로 만들어 보고 싶어 하지만 쉽지 않은 이유가 있다.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 동선을 나누는 것임을 잊기 때문이다. 그만큼 정원을 만드는데 있어 동선은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겨울의 중심에서 찬 기운을 견디고 있는 정원의 식물들을 보면서 하루를 보내는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연주자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의 연주로 베토벤 소나타 월광을 들으며 잠시 눈을 감고 어딘가 안내를 받듯이 정원의 한 쪽 오솔길을 따라가 걷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어두운 공간을 따라 들어가지만 평화로이 느껴지는 이곳은 자연의 숨결이 내 온몸의 세포를 두들겨 주기도 하고, 내 몸 깊숙이 들어와 내 영혼을 만져주어 자연의 기운이 채워지는 느낌이다. 오늘은 원고를 쓰기 전에 무작정 다니엘 바렌보임을 검색했는데, 그의 연주를 들으면 감성이 충만해져 원고 쓰는 시간이 한결 즐거워진다. 다니엘 바렌보임을 좋아하는 이유는 음악을 통해서 평화와 치유를 이야기하는 그의 흔적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정원에서 동선의 의미 치유정원에서 동선은 어떤 방법으로 만들며 진행해야 할까? 먼저 정원에서 걷는다는 것에 대한 영감을 많이 받은 책을 소개한다. 다비드 르 브르통(David Le Breton)의 『걷기 예찬』 이다. 걷는다는 것은 잠시 동안 혹은 오랫동안 자신의 몸으로 사는 것이다. 걷기는 시간과 공간을 새로운 환희로 바꾸어 놓은 고즈넉한 방법이다. 정원에서 걷는다는 것은 공간을 이동하는 개념을 넘어 그 시간을 걷는다는 것이다. 특히 맨발로 정원을 거닐 수 있다면 자연과 내가 가장 가깝게 만나는 기회가 된다. 이는 내가 자연과 하나가 되는 지점이며 긴장을 풀게 하고, 생각을 정리하게 하며 때로는 나를 깊이 만나는 장소로 동선이 이용된다. 이런 동선 계획이 되기 위해서는 부드럽지만 동시에 지루하지 않아야 한다. 동선을 의도한 사람의 생각이 의도적으로 개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동선을 계획한다는 것은 흥미롭다. 동선을 계획할 때 이오는 크게 세 가지를 생각한다. 첫째, 동선이 주는 경험이 각기 다르다. 곡선과 직선의 동선은 서로 전혀 다른 경험을 만들어낸다. 걷는 속도로 인해 보이는 경관도 다르다 보니 치유 동선에서는 그 특징을 파악하고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선적인 동선은 끝에 보이는 경관과 바로 마주하기에 지루해질 수 있지만 초점을 만들어내면서 집중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명상을 유도하는 계획으로 좋다. 또한 직선 마지막 부분에서 다시 방향을 변경했을 때 이전 동선과는 다른 극렬한 다른 색감의 경관을 만들어 내면 시각적 정보가 전혀 다른 데에서 오는 감탄이 있어 직선만이 주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지루해질 수 있는 단점도 있기 때문에 그 길이와 직선 동선의 개수를 잘 조합해야 한다. 곡선의 동선은 심리적으로 다음 경관이 계속해서 이어져 나오기 때문에 기대감을 갖고 걷게 된다. 부드럽게 안내받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정원 입구에서부터 이런 동선을 이용하는 것은 정원의 기대감을 높인다. 구간마다 조용한 쉼터를 만들어 주면 심리적으로 안정적이고 대화를 많이 유도하는 동선 계획이 된다. 직선이든 곡선이든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은 계획이 흥미롭고 다채로운 공간을 만들어보는 첫 시작이 된다. 공간과 재료에 따른 동선 계획 둘째, 동선은 공간을 나누는 동시에 공간을 이어준다. 정원 전체에 이야기를 만들어주는 스토리와 같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공간마다의 특징과 이야기를 이어주며 걷는 사람들에게 경험을 통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라고 하고 싶다. 그래서 동선을 계획할 때 어떤 느낌으로 첫 이야기로 시작을 할지 그리고 전체 이야기는 무엇이 될지 상상해 보는 것은 정원 디자인을 고민하는 사람의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특히 치유의 이야기로서는 식물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가지고 동선 상에 녹여내는 것만으로도 그 재미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전 공간에 대한 기억을 남겨둔 채 다시 새로운 공간으로 들어서는데 필요한 시간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공간을 이어주는 동선의 의미를 기억한다면 나만의 치유동선 만들기가 즐거울 것이다. 셋째, 재료에 따라서 정원의 느낌을 좌우한다. 치유 동선에는 재료가 주는 소재의 특징도 잘 살펴보면 재미가 있다. 물론 경제적인 선택에 따라 소재를 고민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동선 재료의 선택이다. 이는 식물을 선택하는 것만큼의 중요도가 있다. 맨발로 정원을 거닐 수 있다면 자연 그대로를 내 몸 안으로 깊숙이 들이는 경험을 만든다. 굳어져 있던 그 어디선가부터 자연의 생명력이 밀고 들어오는데 그 느낌은 정원을 거닐며 느껴보아야 공감이 된다. 특히, 조용한 시간에 자연과 마주하며 걷는 정원은 천국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소재가 가지는 중요도는 높다. 소재가 주는 고정된 느낌에 따라서 그 길은 부드러워지기도 하고 경직되기도 한다. 둘 다 정원에서는 필요한 부분이지만 내가 어느 정도의 길이와 주변 식물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느낌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소재에 대한 경험을 내 몸으로 경험해 놓는 것이 생각하는데 도움이 된다. 정원 동선에 상상의 나래를 펼쳐라 이오는 작곡가들의 섬세한 상상력과 표현력에 감탄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음악을 좋아한다. 이런 음악적 표현에 이오의 생각이 열려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정원을 상상하는 시간이 이와 비슷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오선지 위에 음표와 쉼표를 비롯한 기호가 모여서 음악이 되듯이 정원 위에 그려진 동선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작곡가처럼 동선의 흐름과 강약을 만들고, 쉼표를 만들어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듯이 치유의 경험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정원에 치유의 동선을 고민해 보자. 그리고 그 길을 거닐며 나의 마음과 영혼의 온도를 높이고 몸을 건강히 만들어 내보는 상상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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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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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꾸며주는 정원 (주)이노블록
- (주)이노블록 예쁘고 아름답게 집을 꾸며주는 정원 주택 건축에서 화룡점정畵龍點睛에 해당하는 정원. 아름다운 정원은 집을 돋보이게 해줄 뿐만 아니라 훌륭한 힐링 공간을 제공한다. 글과 사진 | 백홍기 취재협조 | (주)이노블록 031-358-4711 www.inoblock.co.kr 정원은 단순히 꽃밭이나 잔디밭을 말하는 게 아니다. 정원은 주거 공간에 이어 또 다른 안락함과 편안한 공간과 휴식을 제공하며, 오락과 유흥의 공간으로도 사용한다. 때론 심신을 위로하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고 화려하고 웅장해야 하는 건 아니다. 사용자의 성향과 용도에 맞게 계획되고 조성돼야 한다. 좁은 공간이라도 풍경과 어울리고 주택과 조화를 이루며, 사용자에게 충분한 휴식처를 제공하면 훌륭한 정원이라 하겠다. 이러한 정원을 만들기 위해선 처음부터 공간 구성과 주변 환경과의 조화, 활용도를 따져보고 계획해야 한다. 조경 계획에서 설계가 필요한 이유다. 설계부터 시공까지 원스톱 ‘조경 솔루션’ 1971년에 창업한 (주)이노블록은 각종 보도블록을 생산해온 기업이다. 보도블록 분야에서 각종 특허와 인증, 수상하며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 받아온 이노블록이 최근 조경에 관심을 두고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섰다. 자체 기술력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설계부터 시공까지 한 번에 해결하는 ‘조경 솔루션’을 준비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기 시작한 것이다. 보통 정원을 만들 때 건축주가 직접 조성하거나 조경업자 또는 건축 시공사에게 위탁하는데, 이때 구두로 진행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섬세함이 담긴 정원을 기대하기 힘든 이유다. 정원 3D 도면 이노블록은 고객과 상담하면서 건축 도면을 참고해 대지 형태에 맞게 정원 공간을 구성하고 자재와 식재까지 갖춘, 실제와 같은 3D 도면을 고객에게 제공한다. 이렇게 만든 3D 도면은 시뮬레이션으로 다양한 자재를 적용해볼 수 있어 고객이 원하는 스타일을 빠르고 쉽게 찾아낸다. 이노블록의 조경 솔루션은 이처럼 실제와 유사한 도면을 제공해 제 시공하는 실수를 줄이고, 그만큼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자연석 질감의 자재, 나만의 정원 만들어 정원은 창조의 공간이다. 호화스러운 장식 없이도 갖가지 꽃과 식재, 다양한 소재를 이용해 창의력을 발휘한다면 나만의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 수 있다. 이노블록은 자연석의 질감을 그대로 재현한 다양한 인공석재로 유럽풍의 정원, 인공폭포, 연못 등 창의적인 공간을 구현한다. 이노블록 모듈정원 MP_008 특히, 마당 전체를 꾸미는 조경 외에 ‘모듈정원’이라는 조립식 제품도 선보여 선택의 폭을 넓혔다는 게 이노블록만의 강점이다. 모듈정원이라는 것은 모듈형식으로 제품을 공급해 원하는 형태로 조합이 가능하면서 적은 비용으로 마당 한편에 독특한 공간을 만들 수 있게 한 것이다. 잘 꾸며진 정원은 걸음을 늦추고 한 발 한 발 내딛을 때 편안함을 제공하고, 또 다른 아름다운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이러한 정원을 만들기 위해선 세심하고 짜임새 있게 계획해야 한다. 이노블록은 주거문화와 함께 성장해온 정원이 한낱 잔디밭으로 전락하지 않고 또 다른 활동 공간으로써, 그리고 에너지가 넘치는 힐링 공간으로 그 역할을 하도록 늘 새로움을 지향하는 데 노력하는 기업이다. 올드미션 · 세월에 풍화된 멋스러운 자연석의 텍스처와 고풍스러운 가장자리 형태 구현 · 컬러 블렌딩을 통해 자연스러운 색감 구현 · 동일 색상 또는 다른 색상과 폭넓은 조합 가능 · 사용하는 줄눈 모래에 따라 틈새 투수 및 불투수 시공 · 가격 : 88,000원(㎡당) 그랜드플래그 스톤 · 자연스러운 슬레이트 석재의 텍스처 · 6개 형태로 이뤄진 24개의 독특한 자연석 질감 · 각 팔레트에 모든 크기가 포함돼 시공성 용이 · 50㎜의 일정한 두께와 정확한 크기로 빠른 시공 · 가격 : 77,000원(㎡당) 벨비디어 · 앞뒤 양면 자연석 질감 구현 · 매혹적인 프리스탠딩과 옹벽블록으로 사용 가능 · 정형화된 다양한 규격으로 시공이 빠르고 건설폐기물 최소화 · 자연스러운 천연석 질감 표현 · 벽, 기둥, 계단 외에 다양한 용도로 사용 가능 · 가격 : 199,000원(㎡당) 아웃크라핑 · 풍화된 듯한 아름다운 자연석의 텍스처, 다양한 자연색상 구현 · 립구조의 빠른 설치로 시공성 용이 · 시공 후 폐기물 발생하지 않음 · 자동화 설비로 균일한 품질확보 및 규격화와 정확한 소요량 예측 · 제품 후면에 hook 설치로 운반 및 시공성 우수 · 독일 바이엘 안료를 사용해 자연석 느낌의 색상 구현 · 백화방지 시스템 운영으로 우수한 백화 억제 · 가격 : 300,000원(㎡당) 하이랜드 스톤 · 특수 스플릿 가공으로 자연스러운 텍스처, 다양한 자연석 색상 구현 · 시공 편의를 위한 특수 돌기 설계로 빠르고 간편한 시공 · 7가지 형태와 3가지 색상 조합으로 다양한 공간 디자인 연출 · 자동화 설비로 균일한 품질 확보 및 규격화와 정확한 소요량 예측 · 조경용, 토목용으로 모두 사용 가능 · 독일 바이엘 안료를 사용해 자연석 느낌의 색상 구현 · 백화방지 시스템 운영으로 우수한 백화 억제 · 가격 : 110,000원(㎡당) IN SHORT (주)이노블록 한용택 대표 “고객 요구에 맞춰 발전하는 기업” Q (주)이노블록에 대한 간략한 소개 바랍니다. A 이노블록은 1971년에 설립해 토목, 건축, 조경분야 석재를 생산해온 기업입니다. 미국, 일본, 독일 기업과 기술제휴로 고객에게 최상의 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이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고객에 대한 깊은 신뢰와 고품질의 제품을 유지하기 위해 당사는 최신식 전자동설비와 보도블록 전문 설계 프로그램을 갖춰 늘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Q 이노블록 제품의 가장 큰 특징(장점)은 무엇인가요? A 뛰어난 자연석 질감의 제품이라 어떤 주택과도 잘 어울리고 내구성이 뛰어나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한번 시공하면 특별히 관리할 게 없고, 혹여나 보수해야 한다면 조립식 제품이라 손쉽게 손상된 부분만 교체하면 됩니다. Q 조경에 사용하는 블록제품은 어떠한 게 있나요? A 이노블록의 모든 제품을 조경자재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용도로 나누면 보도용, 차도용, 잔디용으로 사용하는 보도블록과 토목용 옹벽에 사용하는 경관옹벽블록 그리고 조경과 담장에 사용하는 프리스탠딩 블록이 있습니다. Q ‘이노가든’은 무엇인가요? A 이노가든은 작년에 확장한 ‘정원패키지’사업입니다. 기존에 자재만 판매하던 것을 설계부터 시공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Q 이노블록의 향후 계획은? A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늘 새로운 제품을 끊임없이 개발할 것입니다. 또한 전국에 가맹점 및 전시장을 구축해 고객과의 거리를 더욱 좁혀갈 예정입니다. IN SHORT (주)이노블록 한영미 과장 “조경하면 ‘이노블록’ 브랜드 떠올리게 하고파” Q 작년에 이어 꽃박람회에 두 번째 참여인데 올해 콘셉트는 무엇인가요? A ‘아이가 있는 집’의 정원을 표현했습니다. 어른을 위한 공간과 아이들만의 작은 놀이터를 마련해 가족이 함께 하는 공간을 구성하고 화단과 연못 사이로 산책로를 만들었습니다. Q 박람회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A 이노블록이라는 브랜드를 알리고 싶었습니다. 관련 업계에선 잘 알려져 있지만, 조경에 뛰어든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에겐 아직 생소한 기업이죠. 우선 소비자와 가까워지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이노블록을 알리기 위해 준비한 것은 무엇인가요? A 현재 자재업체가 조경시공까지 하는 곳은 저희가 유일합니다. 조경시공을 위해 고객이 의뢰하면 주택 도면을 바탕으로 대지 형태를 고려해 각 시설물을 배치하고 공간을 구성한 3D 도면 시안을 두 가지 정도 만들어 제공합니다. 또한, 3D 도면을 보면서 비용도 미리 예상할 수 있어 고객의 반응이 좋습니다. 이렇게 설계부터 시공까지 해주는 ‘조경 토털솔루션’을 준비했습니다. Q 고객이 주로 원하는 정원은 어떠한 공간인가요? A 보통 가족과 함께하는 공간을 원합니다. 그리고 파티, 차 한 잔 나누는 공간, 가족과 식사하기 위한 공간, 잠시 휴식을 취하는 공간 등 가족 구성원과 라이프스타일 등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보입니다. 그래서 정원을 계획하려면 우선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생각하고 계획해야 합니다. Q 앞으로 고객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계획이 있다면? A 현재 진행하고 있는 조경 토털솔루션은 완전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부족한 게 더 많습니다. 앞으로 조경에 필요한 모든 것을 이노블록 한 곳에서 준비할 수 있도록 만들어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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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꾸며주는 정원 (주)이노블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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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수 겨울철 관리① 나무들의 월동준비와 관리 방법
- 추위가 시작되는 11월 말에서 12월 초 사이엔 정원수의 월동준비를 끝내야 한다. 대부분의 나무는 기온이 내려가면 휴면기에 들어가지만, 겉으로 보기엔 큰 변화가 없어 관리에 소홀해지기 쉽다. 눈이 많이 오는 중북부 지역은 눈 피해를 대비한 준비도 필요하다. 정리 태흥F&G 남진아 팀장 자료 제공 국립수목원 식물보존과 이정호 일반적으로 식물의 월동준비 기간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11월 말에서 12월 초 사이가 적당하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기 전에 월동준비를 완료해야 나무가 얼어 죽는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겨울철 피해 현상을 동해凍害라고 부르며, 여기엔 서리에 의한 상해霜害, 눈에 의한 설해雪害, 저온에 의한 한해寒害 등이 있다. 멀칭 작업 후 관수하는 모습. 나무 주위에 못비료를 시비하는 모습. 정원수의 월동준비 보온과 건조 방지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는 멀칭 작업은 짚이나 말린 풀, 우드칩 등을 이용해 나무 아래에 두툼하게 깔아준다. 해빙기가 지나면 제거하는데, 그 시기는 지역마다 차이가 있다. 3월 중순 또는 그보다 늦은 시기에 제거하는 것이 좋다. 건조가 심한 곳이나 이전 해에 심은 나무는 아침 또는 해질 무렵에 관수해 준다. 겨울철 관수는 나무 뿌리 근처에 짚이나 낙엽, 우드칩 등으로 지표를 덮은 후, 그 위에 조금씩 관수해 토양에 스며들도록 한다. 관수량은 토양이 머금고 있는 수분의 양에 따라 달라지며, 정원수가 식재된 토양의 유기질 함량을 높이면, 토양 내 수분이 증가해 한발해旱魃害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늦가을과 겨울에 심은 나무는 2월 말에서 3월 말 전까지 반드시 관수해야 한다. 우드칩을 이용한 멀칭 작업으로 월동준비를 마친 나무. 전정은 끝낸 소나무와 가을국화로 만든 조형물. 설해를 예방하고자 지주목을 설치한 정원수. 정원수의 휴면기 전정 및 기타 관리 전정은 휴면기 전정과 생육기 전정으로 나눌 수 있는데, 대부분의 정원수는 휴면기 전정을 하며 12월에서 3월 사이에 가장 많이 한다. 상록 활엽수는 추위에 약하므로 강전정은 피하도록하고, 같은 종류의 정원수라도 일조량이 풍부한 곳과 반대인 곳은 개화 시기가 다르므로 전정 시기도 다르게 진행하는 것이 좋다. 개화 시기가 빠르면 전정 시기도 빨리 잡고 느리면 늦게 진행한다. 갯버들 등 가지를 늘어뜨리는 수양 품종은 전정하지 않고 방치하면, 지표면으로 낮게 퍼지므로 수고가 낮은 수형으로 자라게 된다. 선단에서 가까운 것 중 모양새가 좋은 가지 하나를 지주목에 끈으로 묶어 필요한 높이까지 올린다. 지면에 닿은 가지는 전체적인 수형을 생각하며 전정 작업을 한다. 화분갈이와 이식은 낙엽이 다 진 후 실시하며, 12월 초 전까지 마쳐야 한다. 화분갈이를 일찍할수록 이른 봄에 새 눈을 빨리 볼 수 있고, 새로운 뿌리가 많이 발생해 식재 후 나무가 약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어린 나무의 분갈이 및 이식, 제초 작업은 성목에 준해 작업한다. 또한, 어린 나무는 가지가 약해 눈으로 인한 설해를 받기 쉽다. 튼튼한 지주목을 세워 약한 가지를 위쪽으로 모아 끈으로 묶어 설해를 예방한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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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수 겨울철 관리① 나무들의 월동준비와 관리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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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례민의 정원 디자인, 시공 그리고 가드닝 ⑨
- 정원에 그리는 그림 화단 만들기 글·사진 주례민 오랑쥬리 대표 지피지기 백전불퇴! 화단의 특징을 알아야 답이 보인다 화단이 생기는 곳은 시선이 머무는 포인트가 되기도 하고, 산책로나 길을 따라 이어지기도 하고, 식물재배를 위한 곳이 되기도 한다. 쓰임새나 조성하려는 이유가 정해졌다면, 그 위치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게 그 다음 밟아야 할 스텝이다. 해가 잘 드는 양지바른 곳인지, 그늘이 지는 곳인지는 방위와 밀접하게 관련된다. 남향은 거의 하루 종일 해가 들어 일조량이 풍부하고, 서향이나 북향은 거의 그늘이 들어 있어 기온도 양지보다 낮아지기 쉽다. 양지라 해도 주변에 울타리나 교목, 건축물에 의해 생기는 그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방위와 더불어 주변 현황까지도 현장에서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그래서 정원을 계획할 때에는 어두워지기 전, 가능하면 아침, 점심, 저녁으로 조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양지와 음지를 파악하면 땅의 특성까지도 연결해서 유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해가 하루 종일 잘 드는 곳이라면 온도가 높고, 흙이 빠르게 건조되기 쉽다. 반대로 나무그늘이라면 수분증발량이 적어 다소 습할 수 있고 토양의 온도도 비교적 낮다. 지형도 화단을 조성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할 사항이다. 경사도에 따라 토양의 배수흐름을 알 수 있고 배수상태에 영향 준다. 토양의 배수는 식물이 살아가는데 비료보다 더 중요하다. 배수가 잘 되는 토양인지를 확인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겉흙의 건조함으로만은 판단하기 어렵다. 쉽게는 비가 온 직후를 피해 삽의 머리깊이 만큼 파서 그 안의 흙을 손으로 쥐었다 펴본다. 만약 쥐었던 흙이 떡처럼 뭉치거나 물이 짜인다면 배수 불량일 가능성이 많다. 이럴 때에는 그 부분의 토양을 가로×세로×깊이 30cm 정도의 구덩이를 파고 물을 채운 다음 고인물이 땅속으로 스며드는 속도를 체크하고 물이 빠지지 않는 부분을 확인한다. 앞서 이야기한 방위, 일조량, 지형, 배수는 이곳에서 잘 살 수 있는 식물을 선정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키포인트가 된다. 이 밖에도 토심의 깊이, 토양의 산성도, 성질 등도 미리 알아두어야 할 사항이다. 좋아하는 식물이기 전에 잘 살 수 있는 식물이어야 한다 화단의 위치적 특성이 파악 되었다면 그곳에서 잘 살 수 있는 식물의 특성이 자연적으로 뒤따라온다. 습하고 그늘진 곳이라면 맥문동, 털머위, 노루오줌, 옥잠화, 비비추, 금낭화, 휴체라, 개쉬땅나무, 산수국, 목수국 등이 적합할 것이다. 반면에 해가 잘 들고 건조하다면 큰잎꿩의비름, 톱풀, 참억새 종류, 기린초, 에키네시아, 에렌지움, 조팝나무, 병꽃나무, 배롱나무 등 양지에서 잘 살면서 건조에서도 잘 견디는 식물이 맞는 수종이다. 화단의 특성이 ‘도’ 아니면 ‘모’로 정확하게 나뉘지 않기 때문에 여러 가지 얽혀 있는 특징에 맞는 식물 리스트를 미리 작성한다. 이때 식물도감이나 농장의 카탈로그를 활용하면 도움이 된다. 같은 정원에서도 하루 종일 해가 드는 양지와 그늘이 져있는 음지에 적용하는 식물들이 다르다. 메인 사진과 위의 사진은 같은 정원인데도 하루 종일 해가 드는 양지와 그늘이 져있는 음지에 적용하는 식물들이 다르다. 머릿속으로 그리는 계획 대신 종이에 밑그림을 그려보자 식물 리스트가 정해졌다면 화단 안에 어떻게 배치하고, 몇 개의 포트가 심겨져야 하는지 계획도를 그리는데, 그 이전에 전체적인 정원의 콘셉트에 부합하는 화단의 콘셉트도 결정한다. 예를 들어 빨강, 노랑, 오렌지 색상의 꽃을 심는다면 따뜻한 느낌의 화단이 콘셉트가 된다. 또는 화단의 형태가 정형적이고 심는 식물의 종류가 몇 가지 안 된다면 모던한 콘셉트일 수 있다. 반대로 전원적인 느낌의 식물을 다양하게 혼식한다면 코티지풍으로 연출할 수 있다. 쌈채소나 허브 등 이용 가능한 식물을 재료로 사용한다면 먹거리 정원, 향기 화단 등으로 콘셉트를 정하기도 한다. 콘셉트는 명료하고 구체적일수록 좋다. 화단의 계획은 간단하게라도 종이에 표현하는 것이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는 것보다 몇 배는 도움이 된다. 이때, 정확한 축적(스케일)으로 그리기 어렵다면 화단의 가로, 세로, 한 식물이 심겨질 범위는 비율적으로 맞아야 한다. 이때, 식물이 다 자랐을 때의 형태나 크기 등을 고려해야 각각 식물이 심겨질 범위와 식재 수량이 결정될 수 있다. 식재평면도가 축적 또는 비율이 맞아야 하는 이유는 구매해야 하는 포트의 사이즈와 수량을 파악하기 위함도 있다. 예를 들어 1㎡에 노루오줌을 심는다고 가정하면, 포트크기 20cm일 경우, 16본 정도의 포트가 필요하다. 때에 따라서 식재 이후 완성된 모습을 상상해서 스케치로 그리면 계획 단계에서 시공 이후의 모습을 이해하기 쉬워진다. 하지만 이는 생략할 수 있다. 평면도를 바탕으로 필요한 품목과 수량을 정리되었다면 식재 할 식물을 구매한다. 이때, 원하는 식물이 시장이나 농장에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이때에는 콘셉트에서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대체식물을 선정해서 수급이 어려운 상황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 핸드드로잉으로 그린 러프한 화단 식재 평면도 핸드드로잉으로 그린 러프한 화단스케치 땅이 좋아야 농사가 잘 되듯 화단의 성패도 양질의 토양이다 작은 화단이라도 구획을 명확하게 구분지은 후 토양을 양질로 섞어준다. 이때에는 삽, 포크, 하프문, 레이크 등의 가드닝 도구들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실내에서 고민하고 자료를 정리했다면 본격적으로 정원에 나가 팔을 걷어 부칠 차례다. 가장 먼저 할 일은 화단의 테두리를 형성하는 일이다. 평면계획도에 표시된 대로 화단의 길이를 재고 각 점에 말뚝 또는 못을 박아 실로 연결해서 화단의 가장자리를 표시한다. 사각형이라면 쉽게 표시되지만 곡선일 경우에는 원의 중심에서 원형을 그려가는 식으로 되도록 정확하게 표시하는 것이 좋다. 기존에 잔디가 있던 곳이라면 잔디를 걷어내고 주변 잔디와 경계를 만들어준다. 토심이 부족하거나 화단의 높이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라면 조금 더 복잡한 공정이 필요하다. 목재나 석재, 벽돌 등의 재료를 이용하여 화단을 계획 된 높이에 맞게 설치한다. 화단의 경계를 재료분리 엣지로 나눈다. 특히 잔디와 맞닿아 있을 경우 잔디의 뿌리(Runner)가 화단을 침범하여 훼손하는 것을 막아준다. 화단의 구획이 정해진 후에는 토양을 채우거나, 양질의 토양으로 갈아주는 객토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기존 토양의 특성에 따라 토양의 배합 비율에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퇴비와 부엽토 또는 양질의 흙을 고루 섞어준다. 이때 삽의 머리가 들어갈 정도(최소 20cm 깊이, 가능하면30~50cm)정도 갈아엎으면 적당하다. 이는 좋은 흙이 잘 섞이게 하는 이유도 있지만 새로 심는 식물의 뿌리가 잘 뻗어 가는데 도움을 준다. 특히 우리나라 토양의 경우 경질화 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객토는 필수이다. 만약 객토 작업이 어렵다면 자연스럽게 마운딩을 만들어 토양을 확보해야 한다. 그 다음 레이크를 이용해 흙의 면을 고르게 정리한다. 화단의 경계를 따라 엣지를 설치하고 양질의 토양을 섞어 갈아 엎어준다. 객토를 했다면 흙을 누르거나 밟지 않은 상태에서 표면을 편편하게 레이크로 면을 잡는다. 식물의 뿌리가 잘 자리 잡도록 잘 심는다 화단을 만드는 일이 꽃만 심는 간단한 작업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사실 식물을 화단에 식재하기 전까지는 다소 힘든 작업이지만 앞의 과정들은 반드시 거쳐야 한다. 화단의 기반이 잘 조성된 다음에야 심을 식물을 구매할 때 화분에 심겨진 채로 평면계획도에 맞는 자리에 배치해본다. 배치하면서 위치가 바뀌기도 하고 수량이 조정 될 수도 있다. 이제 드디어 심을 단계이다. 각각의 식물을 포트에서 빼내서 뿌리볼이 유지된 형태로 식재한다. 이때, 포트의 크기나 뿌리볼 크기의 1.5배의 크기로 구덩을 파고 심는다. 때에 따라 유기질 비료를 파낸 흙에 정량을 섞어 그 흙을 다시 메운다. 화단에서 식재하는 순서는 가장 안쪽에 있는 식물부터, 관목이나 그라스 등 메인으로 키가 높은 식물부터 순서대로 심어나간다. 식재를 한 후에는 모종삽이나 핸드포크를 이용해 흙의 표면을 고슬고슬하게 정리해 준다. 평면계획도를 바탕으로 심겨질 화분을 위치에 배치하고 순서대로 식재한다. 식재할 때 자세는 아주 중요한데데, 니패드를 바닥에 깔고 무릎을 구부려 심어야 허리에 무리가 덜 간다. 멀칭과 관수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식재가 끝나면 후작업이 중요하다. 첫 번째는 멀칭(Mulching)이다. 이는 흙의 표면을 덮는 것으로 바크나 마사, 자갈 등을 멀칭재료로 사용한다. 멀칭이 필요한 이유는 몇 가지 있는데 1. 잡초의 씨앗이 날아와 자연 발아되는 것을 막아주고 2. 흙 표면을 고르게 유지하여 관수 시 물줄기에 의한 홈이 생기지 않게 하며 3. 흙 표면의 건조가 쉽게 되는 것을 방지한다. 4. 겨울 동안에는 급격한 토양의 온도 저하를 막아 월동에 도움이 되고, 여름에는 쉽게 건조되지 않게 한다. 따라서 멀칭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반드시 진행되어야 하는 필수 과정이다. 흙이 덮일 두께로 충분히 깔고 나면 물을 주는데, 약한 물주기나, 샤워기로 천천히 골고루 관수한다. 때에 따라 관목이나 교목일 경우에는 땅위에 물홈을 만들어 흙 위에 바로 주기도 한다. 식재직후 바크(bark)로 멀칭한 모습 마사토와 자갈로 멀칭한 화단 관수는 가장 마지막 단계이며 가장 중요한 과정이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관수하는 것이 좋다. 식재 이후 일주일에서 보름동안은 흙이 마르지 않게 수분을 지속적으로 공급해주는 것이 좋다. 화단을 조성한 후 이듬해에는 여름 건조기를 제외하고 자연관수로도 수분공급이 충분하다. 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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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례민의 정원 디자인, 시공 그리고 가드닝 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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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구의 정원 상식 3 - 도시민의 녹색 오아시스
- 급격한 현대화의 진행으로 이제 도시는 푸른 공간을 찾아보기 힘든 환경으로 변했습니다. 그래서 전 세계적으로 도심에 환경을 복원하고 녹색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을 여러 방면으로 시도합니다. 이 중에서 요즘 이슈로 떠오른 도심 속 텃밭과 옥상 녹화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글·사진 박윤구 도심 속 텃밭과 옥상 녹화 녹색 공간을 만들려면, 먼저 조경 공간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고층 건물이 밀집하고 딱딱한 아스팔트 바닥으로 가득한 도시에선 여건이 마땅치 않습니다. 건물 옥상에 조경을 도입하는 옥상 조경과 옥상 녹화가 이슈로 떠오른 이유입니다. 옥상 녹화의 주된 목적은 건물 옥상에 수목을 식재해 그로 말미암아 단열 성능을 확보하고, 도심의 열섬 현상을 완화해 건물의 실내 온도를 줄이며, 이를 옥상 정원으로 활용해 재실자의 쾌적성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옥상조경 사례] 옥상 녹화는 강한 자외선과 열, 산성비로부터 건물을 보호하는 구조물의 외피 역할을 하고, 외곽지보다 2~3℃ 높은 도시의 열섬 현상을 완화하며, 빗물을 일시적으로 저장해 홍수를 예방합니다. 토양과 수목이 소리의 파장을 흡수·분쇄해 소음을 줄이며, 쾌적한 녹지 공간은 건물 이용자에게 휴식을 제공하고 도시 경관을 향상합니다. 녹화 식물을 통해 산소를 공급하고 대기 오염을 완화하며, 인공 지반 녹화로 생물의 서식 공간을 조성함으로써 녹지와 생태계를 복원합니다. [상록수와 낙엽수를 혼합 식재해 계절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초화류 및 지피 식물을 식재했고 바크 멀칭을 통해 토양의 수분 유지 및 잡초 억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실내조경 사례이다.] 옥상 녹화는 효과가 큰 반면, 수목을 땅에 식재하는 것이 아니기에 몇 가지 고려할 사항이 있습니다. 크게 보면 건축물의 하중과 방수, 관수, 배수, 토양입니다. 먼저 하중 부분은 안전한 구조 설계를 바탕으로 적정 토심을 적용하고 시스템 하중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방수는 내구성, 내근성耐根性, 내부패성, 친환경성 재질을 사용해야 합니다. 관수와 배수는 적정한 수분을 공급하고, 충분한 저수 기능을 확보해야 합니다. 토양은 경량 토양을 사용하고 보습성과 보비력을 확보하며, 시비를 최소화하고 통기성이 좋아야 합니다. 급속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한 공해가 사회 문제로 떠오른 중국의 경우 도심 속 녹지율을 확보하기 위한 공공 건축물, 상업용 건축물, 주거 건축물 등 옥상 녹화 프로그램에 경제적·기술적 지원을 아끼지 않습니다. 특히, 주거 건축물 부분에서 60세 이상 노인층이 직접 자신의 집 옥상에 채소를 재배하는 등 옥상 녹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합니다. 옥상 녹화와 도시 농업의 융합 그리고 노인층의 문화 활동으로 승화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정원 한 공간에 텃밭을 조성한 사례. 아주 작은 공간을 실용적으로 사용했다.] 옥상에 수목을 식재할 뿐만 아니라 작은 텃밭을 조성하기도 합니. 작은 면적을 녹화할 때 실용적인 텃밭이 적절한 방법의 하나입니다. 바쁜 도시인이 건강과 여유, 안전한 먹을거리에 관심을 가지면서 부쩍 도시 농업, 옥상 텃밭, 주말농장을 이용하는 추세입니다. 이처럼 농업 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전문가가 아닌 일반 시민이라는 점에서 텃밭은 다방면으로 무한히 발전할 것입니다. 도심 외곽으로 나가야지 농업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은 이제 옛말입니다. 일반 주택의 정원에도 작은 텃밭을 가꾸도록 정원 안에 텃밭을 요구하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심지어 아파트에도 베란다 텃밭을 조성할 정도입니다. 해가 잘 들고 바람이 통하는 베란다는 작은 텃밭을 만들기에 매우 적절한 공간입니다. 화분을 이용하거나 플랜트를 만들어 텃밭을 가꿀 수 있습니다. 직접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거름을 주며 유기농으로 키운 야채와 채소를 내 손으로 수확할 때의 기쁨은 겪어 보지 못한 사람은 모를 것입니다. 텃밭에 관한 몇몇 사례를 보면, 경기도 용인에는 실내 식물 공장에서 직접 기른 채소를 샐러드와 비빔밥에 이용하는 카페가 있고, 일본 오사카에는 옥상과 테라스 정원을 설치해 식량 자급과 생태계 복원 기능을 가진 미래형 주택을 구현한 사례가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는 슬럼가에 텃밭을 경작해 수확물을 주변 빈민가에 저가로 공급하는 단체가 있습니다. 미국 뉴욕에는 옥상에 텃밭을 둔 빌딩만 6백여 개이고, 캐나다 몬트리올에는 텃밭이 8천여 개 있습니다. 이처럼 세계 곳곳의 도시에서 텃밭과 옥상, 베란다 등의 공간에 다양한 형태의 도시 농업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햇빛이 잘 드는 공간을 선택해 텃밭을 조성해야 채소가 잘 자라기 때문에 텃밭의 위치 선정도 중요하다.] [텃밭을 정원에 조성한 양평 문호리 현장이다. 텃밭 옆에 정자를 설치해 휴식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텃밭 가꾸기는 참여자에게 많은 매력을 안겨줍니다. 농사는 농작물을 지속해서 돌보는 작업이므로 규칙적인 운동으로 항상 건강을 유지해줍니다. 무엇보다 생명체와 교감함으로써 생명에 대한 존중감이 커집니다. 집 안의 정원과 채소는 공기 청정기 역할도 합니다. 최근 호주조경가협회(AILA)는 조경 설계의 새로운 흐름으로 ‘푸드스케이프Foodscape’를 제시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공공장소에서 ‘경작’이라는 행위에 미적·공간적 맥락을 디자인에 적용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앞으로 조경가는 관상식물뿐만 아니라 야채와 과일 등 작물까지 미학적 연구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도시 속 공간도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경관 작물로 새로운 디자인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도시 텃밭 곳곳의 다양한 조경 시설물은 혼잡한 도시 일상에 지친 도시민에게 휴식을 전하는 녹색 오아시스입니다. 이제는 단순하게 텃밭과 농장을 조성하는 것이 아닌 디자인적인 요소를 적용해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켜야 합니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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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구의 정원 상식 3 - 도시민의 녹색 오아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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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례민의 정원 디자인, 시공 그리고 가드닝 ⑧ 유럽 정원 여행
- [프랑스 파리의 오랑쥬리 미술관 내 수련 방. 모네가 정원의 해질녘을 그린 대형 화폭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The Water Lilies - Setting Sun, 1920?1926, Musee de l′Orangerie.] 일을 하는 사람에게 계절은 너무도 중요하다. 봄에서 여름은 정원을 만드느라 바쁘고, 가을은 다음 해를 준비하는 타이밍이 중요한 때이다. 겨울에는 정원사에게 휴식 같지만, 잔잔한 일들이 이어진다. 봄에서 여름으로 이어지는 몇 달은 일정이 바쁘기에 사실 연재물인 본고本稿도 쓰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든다. 이달의 내용은 지난여름, 바쁜 기간 중에 유럽으로 날아가 정원을 여행하며 한숨 고르고 온 이야기이다. 물론 큰 타이틀이 ‘정원 디자인, 시공 그리고 가드닝’이라 실제 도움이 되는 정보가 아닐 수도 있겠다. 하지만 실제 정보에 못지않게 정원을 보고 즐기는 것도 정원을 만들어가는 연장선이라 생각하면, 독자들도 여행 이야기를 들으며 유럽의 정원을 상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글·사진 주례민<오랑쥬리 대표> 여행을 준비하는 설렘 지난겨울, 서울여대 플로라아카데미의 유 교수님과 정원에 관해 이런저런 대화를 하던 중 정원 여행 이야기가 툭 튀어나왔다. ‘그래, 한번 떠나 보자’며 준비를 시작한 지 7개월이 지나서야 드디어 여행길에 올랐다. 여행 당일인 7월 8일 오전까지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더욱이 그 전날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로 비행기가 연착되다 보니 출발 전의 기다림이 실감을 늦췄다. 지난 7년간 가 보지 못했는데 아름다운 정원은 그대로 있을까, 어떤 모습으로 나의 추억을 이어가게 될까, 함께하는 일행은 정원만으로 일정을 채운 여행을 즐겁게 보낼 수 있을까? 여행에 대한 기대와 함께 정원을 테마로 한 특별한 여행의 인솔자로서 걱정이 다가왔다. 하지만 여행의 묘미는 출발 직전의 설렘이라 하지 않았나. 걱정 반 기대 반의 설렘까지도 실제 정원이 눈에 펼쳐지는 순간까지 즐기리라 마음먹었다. 프랑스 정원_모네 정원에서 감동 인천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프랑스 파리 샤를드골 공항에 착륙했다. 저녁 공기는 시원하지만, 시곗바늘이 밤 10시를 향하는 데도 태양이 머리 위에서 끓어 눈이 부셨다. 다시 찾은 유럽은 한밤중에도 우리를 밝게 반기는 것 같았다. 첫날에 쇼몽 가든 페스티벌을 방문하고, 둘째 날에 베르사유 궁전의 정원과 지베르니에 있는 ‘모네의 정원’에 들렀다. 쇼몽 가든과 베르사유 궁전 정원보다 마음에 깊이 남은 곳은 모네의 생활이 여전히 숨쉬고, 그의 작품의 실제가 그려져 있는 모네의 정원이다. 모네의 정원, 지베르니! 영국에 살면서 눈앞에 두고도 가 보지 못해 마음속으로 그리던 곳이다. 정원을 보기 전까지 얼마나 많이 모네의 수련을 보며 연못의 다리를 지나기를 꿈꿨는지 모른다. [모네의 연못 정원에는 여섯 개의 다리가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모네가 심은 등나무가 다리를 덮고 있는 재페니스 브릿지Japanese Bridge] 모네의 정원에 들어서면 관람 동선에 따라 움직여야 하기에 연못 정원(Water Garden)과 주택 정원(The clos Normand)으로 구분해서 볼 수밖에 없다. 우리는 우선 연못 정원으로 발길을 정하고 실개천이 흐르며 안내하는 대로 좁은 산책로를 따라 걸었다. 대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숲은 프랑스의 강한 여름 햇살을 시원하게 걸러줬다. 그리고 길옆으로, 나뭇잎 틈새로, 꽃 틈새로 나타나기도 하고 숨겨지기도 하며 연못이 펼쳐지는 걸 감지하니 발걸음이 나도 모르게 빨라졌다. 그리고 만나는 넓은 연못! 순간 바쁜 발걸음은 갈 길에 대한 방향을 잃고 시선은 연못으로 고정됐다. 잔잔한 물 위에 뜬 수련과 싱그러운 자연 색으로 연못을 둘러싼 버드나무와 붓꽃을 비롯한 여러 꽃에 매료됐다. 모네가 연못에 반사되는 정원 모습에 푹 빠져 화폭을 채웠을 상상에 빠져 보았다. 아마 나뿐만 아니라 이곳을 보는 많은 사람이 그러했을까? 그 많은 방문객의 숨소리만이 새소리, 물소리와 함께 이 아름다운 공간을 채웠다. [노루오줌 종류인 아스틸베Astilbe, 우리나라 머위와 비슷한 종류인 페타시테스 자포니쿠스Petasites japonicus와 그 뒤로 보이는 모네의 연못.] 모네의 정원은 연못 정원과 주택 정원으로 공간이 반으로 자른 듯 나뉜다. 연못 정원의 잔상을 마음에 간직하고 발길을 모네가 살던 집 쪽으로 돌렸다. 1883년 모네는 가족과 함께 이곳 지베르니로 건너와 새 터전을 만들어간다. 그 속에서 정원을 좋아하고 가드닝을 즐기던 그는 장미를 심고 나무를 다듬으며 그만의 정원을 만들어간다. 그의 그림을 보면 따뜻한 미소가 절로 나며 편안한 기분이 드는 것은 아마도 정원을 곁에 두고 살던 그의 행복이 전해지기 때문은 아닐까? [2층 모네의 침실에서 바라본 정원 모습. 시선 바로 아래 장미가 피어 있다. 주택 벽면을 덮은 장미는 실내에서 정원을 바라보는 시선까지도 사로잡는다.] [오랜 세월 나무를 감고 있는 덩굴장미 로사 라벨르스와즈Rosa‘ la belle vichyssoise’] 영국 정원_풍경식 정원에 서서 아쉬운 프랑스에서의 짧은 일정을 뒤로하고 우리 일행은 영국으로 이동했다. 영국에서 또 어떤 정원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를 가슴에 안고 해저 터널을 지나 가깝지만, 또 다른 세계로 입성했다. 영국에서 버킹험Buckingham지역에 위치한 스토우 랜드스케이프 가든Stowe Landscape Garden을 첫 번째로 방문했다. 영국의 자연 풍경식 정원을 이끈 세 명의 디자이너 찰스 브리지먼Charles Bridgeman(1690~1738), 윌리엄 켄트William Kent(1685~1748), 캐퍼빌리티 브라운Capability Brown; Lancelot Brown(1716~1783)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정원에 대한 기대로 가득했다. 입구에서 본격적인 정원의 문으로 들어서려면 드라이브 패스Drive Path를 지나야 했다. 목가적인 풍경이 옆으로 펼쳐지는 이 길은 아침 산책을 하기에 전혀 손색이 없었다. 너무도 상쾌한 공기가 나무가 우거진 풀 내음과 어울려 주변에 감돌았다. 이른 시간, 첫 방문객인 우리 일행은 조용한 정원의 문을 여는 듯 그곳으로 향했다. 풍경식 정원은 ‘한 폭의 풍경화를 그대로 옮겼다’하여 픽쳐레스크 가든Picturesque garden이라고 하는데, 이 정원을 사진 한 프레임에 담기엔 불가능했다. 어떻게 찍어도 그때의 감탄과 자연의 편안함이 사진에 담기길 않았다. 프레임에 담긴 경치보다 파노라마를 그리듯 눈으로 따라가는 경관이 우리에게 편안함을 주고 또 감탄하게 했다. [양이 풀을 뜯고 파란 하늘에 구름이 떠다니는 목가적 영국 초원의 풍경이 산책을 즐겁게 한다.] 영국인은 이곳에서 골프를 치고 낚시를 하고 피크닉을 즐긴다. 우리 일행도 먼 곳에서 단숨에 정원을 보고 위해 넘어왔지만, 이곳의 편안함을 더 느끼고 싶어 잔디밭에 모여 앉아 피크닉을 즐겼다. 바쁜 여행 일정에서 쉬어가는 여유가 마치 달콤하게 빠지는 낮잠 같았다. 정원 여행의 시간이 지날수록 카메라 셔터 횟수는 줄어드는 대신 우리는 정원 곳곳을 마음속으로 음미하며 새겼다. [연못과 언덕과 사이사이 보이는 다리와 모뉴먼트는 계획에 의해 조성된 작품이다. 자연스러움을 만들어내기 위한 계산들이 막상 그곳에 서 있을 때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자연스럽다.] 정원을 즐기는 문화 이번 여행은 잘 조성되고 아름다운 꽃이 만발한 유럽의 정원을 돌아보는 견학에서 끝나지 않는다. 우리가 정원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정원에서 어떤 즐거움을 누려야 하는지 직접 경험한 문화 체험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문화가 없다면 정원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정원 안에서 문화는 중요한 부분이다. 해마다 대규모 가든 쇼를 하고 완성도 있는 정원을 만드는 것 못지않게 그곳에 서 있는 또는 머물러 있는 우리가 무엇을 하는가 하는 점이 더 중요하다. 이점에 대한 고민에서 정원이 발전하고 좋은 정원이 많이 생길 길이 열릴 것이다. [도시 내 시티 팜과 공원의 정원에서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이 가지각색이다.] 여행하며 이동하는 차 안에서 우리 일행은 그때그때 느낀 생각과 의견들을 서로 공유했다. 같은 시공간에서 같은 것을 보기 위해 모인 사람들과의 여행은 평생 잊지 못할 진한 추억이 된다. 여행을 함께한 사람들은 그때의 추억이 아쉬워 모임을 갖는다. 여행 중 일행 한 분이 이런 말을 한 게 기억에 남는다. “우리나라에선 꽃 심고 잔디 심고 관리하는 사람이 나이 지긋한 어른들인데, 유럽 정원에서 일하는 사람은 젊은 친구들이 많더라.” 그 대신 정원을 보러 온 사람들은 노인이나 아이와 함께 온 가족이 대부분이었다. 그룹을 지어 온 사람들은 몇 보이지 않았다. 우리가 정원을 만들고, 잘 만들어진 정원에 구경을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름답게 만들고 가꾼 자연에서 진정 그곳을 즐기는 여유가 좀 더 찾아오길 바란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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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례민의 정원 디자인, 시공 그리고 가드닝 ⑧ 유럽 정원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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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의 정원 식물 이야기 19
- 나의 가을 정원 이야기 연분홍빛 구절초가 한두 송이 피기 시작했습니다. 쑥부쟁이가 고운 모습으로 꽃을 활짝 피우자 이 아이들도 연이어 정갈한 시골 아낙네 모습으로 한 송이, 두 송이 피어 어느 화창한 아침 밖으로 나와 보니 연 분홍빛 하얀빛의 구절초가 뜰을 가득 채웠습니다. 맑은 가을 햇살 아래 무리 지어 핀 구절초들의 모습은 황홀하고 찬란합니다. 고운 꽃 한 아름 선물을 받은 듯 행복한 순간입니다. 한동안 이 아름다움에 푹 빠져 지냅니다. 10여 년 전, 설악산 가는 길의 어느 화원에서 맑고 고운 모습의 이 아이들을 보았습니다.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하늘거리며 핀 하얀 구절초가 하도 예뻐 그 고운 모습 행여 다칠까 조심조심 데려와 우리 집 앞뜰에 심었습니다. 해를 지나며 예쁘게 잘 자라는 이 아이들 모습이 마냥 흐뭇하고, 고운 꽃들로 가득 찬 가을 뜰을 상상하며 이 아이들 마음대로 뻗어 가게 두었더니 뜰 이곳저곳을 덮어가며 마음껏 자라나 올가을에 그 아름다움을 마음껏 뽐냅니다. 하지만 이번 가을을 마지막으로 내년부터는 조금씩 관리하며 키워야겠습니다. 다른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자라기엔 나의 정원이 너무 작습니다. 특히 봄에는 앞뜰 동산 돌 틈에서 예쁘게 태어나는 용담이 이 아이들 때문에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고 도와주었지만, 구절초를 감당하기에는 너무 허약하였습니다. 청보랏빛 고운 용담 꽃을 가까이 다가가 들여다 보아야만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구절초에 가려서 어렴풋이 보이는 청보랏빛 용담은 분홍빛 꽃을 피우는 키다리 아네모네Anemone랑 여름 내내 꽃을 피운 보랏빛 안젤로니아Angelonia와 함께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이룹니다. [꽃들의 가을 잔치] 꽃을 찾아온 작은 나비들과 꿀을 찾아 날아온 벌들이 윙윙거리며 이꽃 저꽃으로 옮겨 다니는 이 작은 정원은 보랏빛, 연보랏빛, 분홍빛, 연분홍빛, 하얀 꽃들의 가을 잔치가 한창입니다. 여름 내내 억지를 부리듯 현관 계단 아래 드러누워 사계 패랭이를 못살게 굴던 보랏빛 쑥부쟁이가 9월 중순의 어느 아침 마법처럼 한 아름 피어 늦게 핀 구절초들과 함께 어우러져있는 모습이 참 예쁩니다. 무더위와 긴 장마, 나의 실수로 힘없이 축 처져 있는 모습이 안쓰럽고 보기 싫어 몇 번인가 이 아이를 포기할까 망설이기도 했지만 이 아이의 아름다움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포기하지 못했는데, 이렇게 예쁘게 피어날 줄 몰랐습니다. 누런 잎들을 달고 허약하게 누워 있는 모습에서 이런 모습은 기대할 수가 없었습니다. [여름내내 더위와 장마를 견뎌내고 꽃을 피운 쑥부쟁이] [정갈하고 고운 시골 아낙네의 모습으로 피어난 구절초] 가을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꽃, 청초한 청보랏빛 용담이 예쁘게 피지 못하였습니다. 그나마 조금 핀 용담도 구절초에 가려 그 아름다움을 발휘하지 못합니다. 아쉬운 마음에 화원을 찾았지만, 긴 장마로 이 아이들 대부분이 죽거나 예쁜 모습은 찾기 힘들고 매우 비싸게 팔리고 있었습니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힘들게 살아남아 꽃을 피워 준 것에 대견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래층 뜰에서는 잘 자라지 못한 용담이 이 층 용기 정원에선 고맙게도 예쁘게 피었습니다. 나는 이 보랏빛 용담이 왜 이렇게 좋은지 모릅니다. 한 송이 한 송이 다 예쁘고 정겨워 보입니다. [구절초 틈에서 청초하게 핀 보라빛용담] 분홍, 진분홍, 주홍, 주황, 노란빛의 다양한 색을 지닌 란타나Lantana 꽃이 오늘 아침 유난히 아름답게 보입니다. 여름에 핀 란타나와 가을 아침 햇살에 비친 란타나의 모습은 참 많이 다르게 보입니다. 하루에도 수없이 변하는 그 빛과 내 마음이 정원 속 식구들의 모습을 바꿔갑니다. 이 층 서재 앞 용기 정원 작은 탁자 위에는 탐스러운 고운 꽃을 많이 피우기 위해 온종일 햇볕이 드는 이곳으로 이사 온 연꽃, 수련, 물양귀 등과 본래 이곳에서 살아가는 쑥부쟁이, 숫잔대, 용담 등이 아직도 서로 좀 어색한 분위기로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이들 곁에서 함께 꽃을 피우고 있는 플루메리아Plumeria가 긴 장마에 이끼만 살아남은 작은 용기 속으로 살며시 내려와 떠나간 아이들의 빈자리를 이끼들과 함께 예쁜 모습으로 채웁니다. 플루메리아와 보랏빛 쑥부쟁이, 청보랏빛 용담, 분홍빛 구절초가 서서히 사라져 갈 무렵, 멀리서 데려온 또 한 그루 작은 플루메리아Plumeria가 이제야 꽃망울을 맺기 시작했습니다. 내년에는 이 아이들이 서로 서로 어우러져 살아갈 수 있도록 더 고민해야겠습니다. [아침 햇살을 머금은 란타나] [이끼만 살아남은 작은 용기 속에서 예쁜 모습으로 피어난 플루메리아] [아네모네, 구절초, 용담, 안젤로니아가 핀 앞뜰 동산] 깊숙이 드리워진 가을 아침 햇살은 온실 속 식구들을 눈부시도록 아름답게 보이게 합니다. 온실 전경이 하도 고와 사진기를 들고 나와서 이 순간을 담아봅니다. 그러나 마냥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습니다. 이 온실을 태어나게 한, 내 아끼는 천리향이 이유도 없이 서서히 한두 그루 사라지더니 이제는 겨우 한그루만 남았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아주 건강하게 잘 있던 아이들이 이유도 없이 죽어가는 것을 보고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아쉬움과 답답함뿐이었습니다. 이 생각 저 생각 아무리 궁리해 보아도 알 수 없었지만, 이제는 어렴풋이 알 것 같습니다. 그 아이들이 왜 그렇게 힘없이 사라져 갔는지를... [꽃들의 가을 잔치가 한창인 온실 전경] 언양 석남사에서 만난 건강하게 자라던 천리향이 생각났습니다. 그리고 연이어 그 아이들이 사는 주변 환경이 떠올랐습니다. 그 아이는 산속이지만 법당 주변 아주 건조한 뜰에서 살았습니다. 아무래도 지금의 생각으로는 나의 온실 속 천리향은 주변 용기에 사는 아이들이 많아 그 아이들에게 물을 줄 때마다 그 물들이 천리향이 심겨진 곳으로 들어가 너무 습한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특히 올해는 천리향 바로 곁에 흰 동백나무 한그루가 심어진 용기를 놓아뒀는데 한여름 무더위에 잠시 돌보지 못해 겨우 몇몇만 살아남은 이 아이들과 주변 물방울 풀들과 씨름하고 있는 귀여운 누운주름, 함소화에게 물 주는 것이 늦어져 나도 모르게 주변 용기들에 물을 많이 주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지금 나는 이 온실을 바라보면서 나의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을 후회하고 또 후회하지만 이미 내 사랑하는 천리향은 사라졌습니다. 난 고향 같은 천리향을 나의 온실에 다시 데려오기 위해 천리향이 있는 여러 곳을 찾아다닐 것 같습니다. "많은 애착이 독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천리향에 대한 나의 사랑은 끝이 없습니다. [꽃들의 가을 잔치가 한창인 온실 전경] 집 정원은 옆집 뜰과 어우러져 한층 더 아름답습니다. 옆집 뜰에 흐드러지게 핀 구절초와 분홍빛 국화는 우리 집에서 데려간 아이들인데, 햇볕과 건조한 곳을 좋아해 우리 집보다 양지바른 옆집 뜰에서 더 많은 꽃을 피웁니다. 아름다운 마을에 산다는 것은 행복입니다. 내 정원이 주는 즐거움보다 더 많은 행복과 여유 있는 삶을 즐길 수 있게 해줍니다. 아름다운 마을을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단지 우리의 마음입니다. 작은 나무 한 그루, 꽃 한 포기라도 심을 여유는 각박한 삶을 풍요롭게 합니다. 정원을 만들기엔 부적합 땅이나 공간은 없습니다. 우리가 가진 작은 공간, 어둡고 쓸모없는 공간이라도 즐길 수 있는 감각과 감성을 가진다면 잘 활용해 아름다운 정원으로 만들어 즐길 수 있습니다.田 Tip. 가을철 정원 관리------------------------------------------------------------------- 10월은 나무와 관엽식물, 초본식물을 심기 시작하는 좋은 달이다. 정원이나 화단에서 예쁜 꽃을 피워준 추위에 약한 라벤더Lavender, 세이지Sage, 제라늄Geranium, 동백 등을 추위가 오기 전에 용기에 옮겨 심어 온실 등에 둔다. 10월은 나무, 관목, 다년생 들을 심기에 알맞은 달이다. 아직 땅속 기온이 따뜻하기 때문이다. - 병충해와 셀프 씨딩Self-Seeding(스스로 씨 뿌리는 것)을 방지해 깨끗함을 유지하기 다년생 식물의 가지를 자른다. 추운 지역에선 가지 줄기를 5∼10㎝ 남겨 두고 자른다. 남은 가지에 눈이 쌓여 뿌리를 보호하기 때문이다. - 과도하게 자란 다년생 덩이를 분리해 필요한 장소에 옮겨 심거나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준다. - 다년생을 원하는 장소에 심거나 옮긴다. - 서리가 두세 번 내린 후 다년생이 자라는 정원에는 거름을 준다. 뿌리가 겨울 동안 영 양분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 튤립, 수선화, 히아신스, 크로커스와 같은 봄에 꽃을 피우는 구근을 심는다. - 다알리아, 글라디올러스와 같은 여름용 구근을 파내 얼지 않는 서늘한 곳에서 둔다. - 화단에서 마지막 잡초를 제거한다. 돌아오는 봄철에 일거리를 줄이기 위함이다. ※ 참고 문헌| 《Gardening through the year》, Royal Horticultural Society 著. 《The Flower Gardener′s Bible》, LEWIS and NANCY HILL 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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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의 정원 식물 이야기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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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구의 정원 상식 2 - 우리 집 정원 스스로 꾸미기
- 수종 선택과 배치 방법 누구나 한 번쯤 푸른 잔디에서 가족과 이야기하며 바비큐 파티를 즐기는 전원생활을 머릿속에 그려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아름다운 정원에 대한 막연한 환상만을 갖고 있을 뿐, 막상 정원을 만들려면 어떻게 꾸밀지, 무엇부터 할지 막연할 것입니다. 이달에는 정원을 직접 꾸미려는 분들을 위해 정원에 알맞은 수종樹種 선택과 배치 방법 등 알아두면 유익한 정보를 소개합니다. [배추모양을 닮은 물배추가 수반에 자리하고 있다.] 정원을 꾸밀 때 수종의 선택과 배치가 매우 중요합니다. 먼저, 정원을 전체적으로 살펴보고 어디에 어떤 나무를 심으면 좋을지 생각합니다. 정원을 전체적으로 새롭게 꾸밀 예정이라면, 업체에 문의해 설계도를 받아 큰 윤곽을 잡는 것도 괜찮은 방법입니다. 그 후에 원하는 나무와 야생화를 사다 심습니다. 비교적 저렴하고 운반하기 쉬운 묘목 위주로 심으면, 성목이 된 후 공간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묘목은 크기가 작기에 공간을 채우고자 촘촘하게 심곤 합니다. 이 경우 묘목이 성목이 됐을 때, 나무 간격이 빽빽해져 관리하기 어렵고 미관상 좋지 않습니다. [주정에 홀로 심어 요점식재를 해도 아름답고, 상록수 사이에 식재해도 잘 어우러지는 공작 단풍] ■활엽수와 침엽수를 적절한 비율로 나무를 선택하기에 앞서 어떤 종류의 나무가 있는지 분류하겠습니다. 기본적으로 수목은 활엽수와 침엽수로 나눕니다. 정원용 활엽수로 단풍나무, 매실나무, 왕벚나무 등이 있습니다. 활엽수는 잎이 넓어 여름에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기에 나무그늘 아래에 테이블을 두고 여유로운 티타임Tea Time을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겨울로 접어들면서 활엽수는 잎이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남기에 허전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반면, 침엽수는 잎이 가늘어 그늘을 만들기 힘들지만, 잎이 사철 푸르기에 겨울에도 푸른 잎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주택 정원에 주로 사용하는 침엽수로 소나무, 주목, 미측백(서양 측백) 등이 있습니다. 이렇듯 정원에 활엽수와 침엽수를 적절한 비율 로 심어야 봄부터 겨울까지 정원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주목으로 경계부에 열식을 하면 방풍에도 효과적이고 차폐할 수 있다] ■나무에도 상극이 서로 상극相剋인 나무를 심으면, 잦은 병해충으로 수목의 수세樹勢(나무가 자라는 기세나 상태) 약화나 경관 훼손 등 피해를 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활엽수인 사과나무와 배나무를 침엽수인 향나무와 같이 심으면 ‘적성병赤星病’에 걸립니다. 적성병을 붉은별무늬병이라고도 하는데 병원균이 중간 기주寄主(숙주宿主)인 향나무류에 기생하므로 사과나무와 배나무에 병을 일으킵니다. 보통 4월에서 7월에 발생하는데 잎에 작은 황색 얼룩점 무늬가 생기고, 이것이 차차 커져 적갈색 얼룩점으로 변합니다. 증세가 나빠지면 조기 낙엽 증상을 지속하다가 심한 경우 말라 죽습니다. 이렇듯 상극인 나무들이 있기에 잘 알아보고 심어야 합니다. ■나무 구매는 직접 나무시장에서 정원에 어떤 나무를 심을지 정한 후 직접 적절한 크기의 나무를 사러 나무시장을 찾아갑니다. 직접 나무시장에 방문해 나무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나무의 상태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관리나 식재 방법 등을 현장 전문가에게 전해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무시장에서 묘목과 관상수, 유실수, 꽃나무 등 다양한 종류를 살 수 있습니다. [꽃향기가 백리를 간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섬백리향'] 나무시장은 서울에는 청계산, 양재, 헌인릉, 상일동, 과천, 자곡동 등에 많이 분포합니다. 조합원이 생산한 우수한 품질의 나무를 중간 유통 과정 없이 직접 판매하기에 시중가보다 저렴하고 품질도 믿을 만합니다. 지방의 경우 각 도청 소재지 중앙회나 도지회, 시·군청 소재지 산림조합에서 운영하는 나무시장에서 살 수 있습니다. 야생화는 양재꽃시장과 강남고속터미널꽃시장 등에서 살 수 있습니다. 소량은 바로 사고 대량은 주문하면 며칠 내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맥문동은 반음지에서도 잘 자라며 꽃은 연한 자주색으로 한마디에 여러 송이의 꽃이 핀다.] ■주변 환경을 고려한 나무 심기 나무를 어떻게 심을지 생각해 보겠습니다. 우선, 햇빛이 잘 드는 주택 남쪽에 대부분 주정主庭(전정前庭)이 위치합니다. 주정에 교목과 관목, 지피식물을 알맞은 비율로 심으면 좋습니다. 예를 들면 사철 잎이 푸른 늘어진 가지의 소나무와 붉은 잎이 매력적인 공작단풍을 같이 심으면 초록과 붉은 색상이 어우러져 아름답습니다. 또한, 남쪽으로 향한 거실 창 앞에 높이가 일정한 낙엽 교목을 심으면 여름철에 강한 햇빛을 차단하고, 겨울철에 잎이 떨어져 안쪽까지 따사로운 햇살이 들어옵니다. 사생활 보호를 위해 차폐하는 다른 주택과 인접한 주택 측면에 주로 미측백, 주목, 사철나무 등을 심습니다. [지면을 덮으며 자라는 지피식물로 흰색, 진홍색, 자색의 꽃이 피어 아름다움을 뽐낸다.] 일조日照 조건이 좋지 않은 주택 북쪽에 반음지에서도 잘 자라는 미측백과 같은 나무를 심고, 그밖에 나무를 심기 어려운 곳에 초화나 지피식물 등을 심어 공간을 안정시킵니다. 주택 주변, 특히 도로와 인접한 부분에 차음과 차폐를 위해 사철나무와 미측백 등으로 생울타리를 만듭니다. 키가 큰 교목을 심어 큰 틀을 만들었다면, 다음은 관목과 지피식물로 작은 틀, 즉 공간을 아기자기하게 만들 차례입니다. 사철 잎이 푸른 소나무와 주목 등 상록수를 심었다면, 그 아래에 겨울철 잎이 떨어지는 활엽 관목 등 특성이 다른 나무를 심습니다. 특성이 같은 나무를 심으면 공간의 조화가 부족해지며 식물들의 건강에도 좋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상록수 밑에 활엽 관목을, 활엽수 밑에 상록 관목을 심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나무의 지하고가 너무 낮다면, 맥문동이나 수호초와 같은 지피류 등을 심으면 좋습니다. ■잔디와 첨경물 배치 정원에는 나무뿐만 아니라 잔디, 디딤석, 정원등, 석물 등 다양한 소재가 들어갑니다. 잔디_잔디는 서양잔디와 한국잔디로 나눕니다. 서양잔디는 사계절 푸른 잔디를 볼 수 있지만, 더위에 약하고 자라는 속도가 빨라 여름철 일주일에 한두 번 깎아야 하고 아침저녁으로 물을 주는 번거로움이 따릅니다. 우리나라 기후에 적합한 한국잔디는 겨울철 휴면기에 접어들어 푸름을 볼 수 없지만, 한 달에 한두 번 깎으면 되고 저녁에만 물을 주기에 관리하기 쉬습니다. [정원에 필수적인 잔디는 빗물의 저수 기능 및 토양 침식 방지 등 다양한 역할을 한다.] 디딤석_화강암 디딤석, 현무암 디딤석, 장대석 등 종류가 다양합니다. 모양이 일괄적이며 비슷한 정형으로 된 판석이 있는 반면, 크기와 모양이 전부 다른 부정형 판석도 있습니다. [주택의 입구까지 디딤석을 놓았다.] 정원등_옥외등으로 시각 효과와 방범, 안전 등을 위해 설치합니다. 일반적으로 전선을 연결하는 등과 태양광을 이용한 무전선 등이 있으며, 높이 1.5∼2m 정도 ‘정원등’과 초화류와 잔디 등을 비추는 높이 1m 이하 ‘잔디등’을 주로 사용합니다. [석등과 잔디등을 같이 배치하여 정원의 운치를 더하고 있다.] 나만의 정원을 만들고자 하는 분들을 위해 지금까지 설명한 내용이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田 글·사진 박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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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구의 정원 상식 2 - 우리 집 정원 스스로 꾸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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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의 정원 식물 이야기 18 - 서재 앞 용기容器 정원 이야기
- 연蓮이 맺어준 따듯한 인연 서재 앞 ‘용기容器 정원’ 중앙의 매화나무 고목 한 그루. 다양한 형태의 용기들로 자칫 어수선할 수 있는 여건임에도 의젓하고 안정적인 모습으로 앉아 고고한 기품과 고풍스러운 분위기로 언제나 나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하지만 내가 없는 사이에 이 아이의 아름다운 수형은 모두 사라지고 귀신처럼 머리를 풀고 서 있는 모습이 기가 막혔습니다. 매실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아뿔싸 40일 만에 어쩌면 이렇게 이상한 모습으로 변했는지, 오월의 푸름은 이 아이를 비켜간 듯 아니면 푸름을 넘치게 받아서 감당을 못하고 나만을 기다린 듯합니다. 이 아이의 무성한 가지를 하나하나 정리하다 보니 탐스러운 매실이 하나둘씩 예쁘게 달린 귀여운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멋스러운 수형도 나타나기 시작했고요. 아∼, 이 아이들조차 넘치고 무성한 가지들을 하나둘 적절하게 잘라내고 제대로 돌보지 않으면 이렇게 망가져 가는데, 우리도 분수에 맞지 않는 쓸데없는 욕심들 하나하나 버리지 못하고 모두 끌어안고 살아간다면 이 아이처럼 되지 않는다는 보장은 없겠지요. 과연 나의 삶은 어떤 모습으로 변해갈지 두렵기도 하고 조심스러워집니다. [고고한 기품과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매화나무 고목] [여름 햇살 가득 받아 예쁘게 익은 매실] 뜨거운 여름 햇살 가득 받고 매실이 참 고운 색으로 예쁘게 익었습니다. 너무 탐스러워 감히 따지 못하고 그냥 두었습니다. 하루는 물을 주러 올라갔더니 모두 떨어져 용기 주변에서 뒹굴었습니다. 너무 아까워 매실 나뭇가지에 콕콕 찔려가며 머리 숙이고 무릎을 굽혀 손을 뻗어 가며 주었습니다. 이 아이들의 예쁜 모습을 좀 더 오래 두고 싶어 잘 보이는 예쁜 병에 담아 설탕을 넣어 두었습니다. 햇볕과 건조한 환경을 좋아하는 이 패랭이는 참 오랫동안 나와 함께 살면서 긴 장마에도 건강하게 틈틈이 오는 햇살에 한두 송이 꽃피우는 모습이 참 대견하고 예쁘기도 합니다. 누운 숫잔대(Lobelia sessilifolia)가 예쁘게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이 아이를 보면 큰아이가 사는 멀고 먼 스위스 델레몽 마을 성당 입구의 커다란 용기에서 다른 아이들과 어우러져 예쁘게 핀 그 모습이 떠오릅니다. 큰아이 결혼식 날 아침, 그곳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그래서 이 아이한테 유난히 애착이 가고 잘 키우고도 싶지만, 추운 겨울을 넘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남부지방에서는 밖에서도 월동한다지만, 서울에서는 만나기 힘들고 키우기도 쉽지 않습니다. 한여름에는 예쁜 모습을 보여주는데 겨울이면 거실로 옮겨두지만 예쁘게 자라지 못해 봄에는 참 미운 모습으로 견뎌야 하는, 나에게는 아직도 어려운 아이입니다. [한여름 예쁜 모습을 보여주는 숫잔대] 이 아이를 처음 만났던 순간을 잊을 수 없습니다. 고풍스런 독특한 수형과 통통한 줄기들 끝에서 우아하게 핀 연한 미색 꽃 몇 송이에서 순수함과 성스러움이 감도는 듯한 향기로 나를 완전히 매료시켰던 저 멀리 더운 나라에서 온 플루메리아Plumeria란 아이입니다. 꽃샘추위에 몸이 얼었는데 아직 그 여파가 남아 겨우 버티며 새순을 피워내고 있습니다. 다른 가지는 이미 죽어 하얀 버섯이 태어났고요. 작년 겨울이 시작될 무렵 용기는 커다란 데다 가지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 너무 무거워진 이 아이를 피신시키기 힘들다고 투덜거리며 가지를 좀 자르려다 이 아이의 고목 같은 수형이 아름다워 감히 가위를 들 수 없었습니다. 한겨울 물 한 방울 먹지도 않은 채 지내던 아이를 따뜻한 봄날 고운 햇살 좀 더 빨리 받으라고 데려 나왔다가 이내 찾아온 꽃샘추위에 너무 무거워 다시 방으로 데려가지 못하고 신문지와 비닐로 감싸고 이불도 덮어주며 열심히 보호했지만, 결국 그 추위에 견디지 못하고 이렇게 상해버렸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도 내 마음을 알아줄 것입니다. 얼마나 사랑하는지… 좀 더 지켜보다가 죽은 가지를 잘라내고 살아 있는 가지를 잘 다듬어 예쁜 모습으로 새롭게 아담하게 키워주리라는 것을……. [활짝 핀 플루메리아] 플루메리아가 사는 커다란 용기에서 함께 살아가는 아직 이름도 모르는 이 아이. 건조함과 햇볕을 참 좋아해 장마철에는 피신시켜야 하지만, 플루메리아 덕분에 커다란 용기 속 배수가 잘되는 곳에 살면서 장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예쁜 꽃 피우며 신나게 잘살고 있습니다. [고귀한 모습의 새햐얀 꽃을 피운 백련] 올해도 고귀한 모습으로 새하얀 백련이 피었습니다. 나의 용기정원에 이렇게 우아한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옛사람들은 연꽃의 정취를 잘 알지 못하면 고아한 경지에 이를 수 없다고 여겼습니다. 연꽃은 진흙에서 나왔지만 진흙에 물들지 않고, 맑은 물에 씻겨도 요염하지 않고 맑은 향기는 멀리까지 넘쳐흐르며, 꼿꼿하고 단정하게 서 있는 모습은 멀리서도 바라볼 수 있지만 멋대로 가지고 놀 수는 없다고. 이렇게 고귀한 모습의 아름다운 꽃을 피우기 위해 참 오랜 시간을 기다려왔습니다. [무성한 잎들 속에 모습을 드러낸 연분홍빛 수련 한 송이] 나의 ‘물정원’에서 처음 핀 아름답고 고귀한 모습을 너무나 반갑게 가슴 벅찬 기쁨으로 맞이했지만, 올해는 이 아이를 쳐다보는 나의 마음이 그냥 자꾸만 아쉬워집니다. 이 우아한 모습에도 좀 더 많은 꽃을 한 아름 피워주길 기다렸기에 자꾸만 서운해집니다. 아직도 홍연은 소식이 없습니다. 틈틈이 연통 속을 들여다보며 혹시나 작은 꽃봉오리가 보일까 찾지만, 커다란 연잎만 무성할 뿐입니다. 키가 크고 무성한 연잎과 귀여운 보랏빛 꽃을 피우는 잡초들을 제거해 보았지만 소식이 없습니다. 올해도 귀한 모습의 하얀 연꽃과 붉은 연꽃, 아름다운 수련이 한 아름 핀 아름다운 전경에 대한 기대는 포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아이들 고귀하고 탐스러운 꽃을 한껏 피우려고 햇볕이 온종일 드는 이곳으로 힘들게 이사했건만 주변 아이들과 아름답게 어울리지 못하고 겨우 한 송이 두 송이 드문드문 피어나는 모습에 자꾸만 서운한 생각이 듭니다. [예쁜 꽃을 피운 초대하지 않은 수생초] 무성하게 자라난 수련과 연들이 사는 용기 속에 예쁜 수생초가 가득합니다.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지만 부지런히 예쁜 녹색 잎들을 가득 보내더니 이제는 아주 조그만 보랏빛 귀여운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고개 숙여 용기 속을 들여다보아야만 만날 수 있습니다. 초대하지 않은 꽃이지만 참 예쁘게 피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제거하지 않으면 수련과 연꽃들이 햇빛을 충분히 받지 못해 꽃을 잘 피우지 못한다고 하니 이 아이들 보는 모습이 편하지 않습니다. 이 예쁜 모습을 보자니 수련과 연들에게 미안합니다. 물론 수련과 연꽃을 위한 곳이니 이 아이들을 제거해야겠지만, 그 마음 쉽지 않아 내려다보고 또 내려다봅니다. 두 아이 모두 살리려고 이 작은 아이들 모두 뽑아내 용기 하나를 더 만들었지만, 이 아이들이 자꾸만 수련과 연들이 사는 곳으로 가려고 합니다. 이 아이들 잘 있나 보러 갔더니 참 반갑게도 처음 보는 연분홍빛 수련 한 송이가 빗속에 피어납니다. 그동안 전혀 보이지 않던 아이가 갑자기 나타난 듯 매우 반가워 가까이 다가가 보니 바로 옆의 용기에서도 무성한 잎들 속에서 작년에 피었던 수련 한 송이가 함께 피고 있습니다. 이 반가운 소식을 이 아이들이 피기까지 도와준 선생님에게 전해야겠습니다. 수련도 백련도 피었다고. 이렇듯 기쁨과 서운함을 매년 안겨주는 연과 수련을 인연으로 참 소중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고귀하고 우아한 모습의 연꽃과 아름다운 수련꽃을 피우기 위해 애를 태우던 중 때마침 <농민신문사>에 근무하는 기자 소개로 연꽃 전문가인 연꽃 이야기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지금 나의 정원에 처음으로 핀 이 연분홍빛 꽃을 피우는 수련 세 포기를 데리고 우리 집에 왔습니다. 고맙게도 물정원을 보자마자 오후에 서향 빛이 모자라 연꽃이 피지 않는 것이라며, 그 자리에서 고무장갑을 끼고 그 큰 연통에 손을 넣어 연과 수련이 연통 흙 속에서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연을 관리하는 법과 겨울나기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무겁고 큰 연 용기들과 수련 용기 속의 진흙을 거리낌 없이 들어내 햇볕이 충분한 서재 앞 용기정원으로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부부는 고마움에 안절부절못하면서 함께 온몸에 진흙을 묻혀가며 토요일 내내 보냈습니다. 꼭 온종일 논에서 일하듯이… 바로 이날 이 순간에 10여 년간 가꿔 온 나의 물정원과 서재 앞 용기정원의 모습이 바뀌었습니다. 나는 오랜 시간 책과 화원에서 얻은 지식으로 수생식물을 가꿨습니다. 빛이 조금 아쉬운 장소였지만, 어리연이 잘 자라고 꽃도 잘 피우는 물정원이기에 연과 수련도 환경상의 문제는 없을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연과 수련이 잎만 무성하고 꽃이 피지 않는 까닭을 다른 이유 때문이라 생각하고, 그 해결 방법을 찾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책을 보고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다니면서 오랜 시간 고민하고 아쉬워했는데, 그날 나는 고민을 해결한 듯했습니다. 비록 10여 년 다듬고 생각하고 만든 정원의 모습은 사라졌지만 참으로 고맙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소중한 만남이 시작됐습니다. 다시 한 번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에 감사드리며 연을 사랑하듯이 연꽃처럼 맑고 순수한 선생님에게 소식을 전해야겠습니다. 바쁘고 각박한 우리네 삶 속에 연꽃으로 만난 마음 따뜻한 인연을 맺어 준 연꽃에게 감사해야겠습니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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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의 정원 식물 이야기 18 - 서재 앞 용기容器 정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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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의 정원 식물 이야기 17 - 화려한 꽃빛으로 물든 여름 정원 이야기
- Home & GardenⅠ 이명희의 정원 식물 이야기 17 화려한 꽃빛으로 물든 여름 정원 이야기 글·사진 이명희 주황빛 꽃잎에 주근깨를 가득 머금고 검자줏빛 긴 꽃술 쭉 내밀은 참나리꽃이 한여름 초록빛으로 물든 정원 속에 화려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피었습니다. 어릴 적 여름날, 녹음이 무성한 산자락에서 가끔 만났던 주황빛 참나리꽃은 한두 송이만 피우고 수줍게 고개 숙인 다소곳한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지금 우리 집에 사는 산나리는 어릴 때 봤던 그 다소곳함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건강하게 자라 주변 아이들을 무척이나 짓궂게 괴롭혀 나에게 종종 구박을 받으면서도 초여름이 시작될 즈음 기다란 꽃대 쭉 내밀어 꽃망울 가득 달고 장마가 시작되면 꽃을 피우기 시작합니다. 올해는 건강하게 크지 못하고 멀대처럼 커 뭐가 못마땅한지 바닥에 누울 자세입니다. 그 키에 몇 송이 꽃망울도 견디지 못해 앞으로 엎어지면서도 장맛비에 아랑곳하지 않고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다 자란 아이들 모두 일으켜 세우기도 어렵고 억지로 세운다고 예뻐 보이지도 않을 것 같아 그냥 보여주는 그대로 보자 생각하고 다시 보니 이 모습 또한 올해만 볼 수 있는 풍경인 듯 싶다 여겨지고 아름답게 보입니다. 비록 어릴 때 만났던 그 모습은 아니지만 이 아이들을 보고 있으니 멀리 떠나간 아버지의 젊은 날 모습과 이젠 다리가 아파서 오래 걷지 못하는 어머니와의 아름다웠던 추억들이 생각납니다. 이 말썽꾸러기 참나리꽃이 앞뜰, 2층 뜰, 물 정원, 가리는 곳 없이 온 정원 가득 주황빛으로 신나게 물들이는 모습이 나는 참 좋습니다. 비록 잠시 왔다 떠나가는 아이지만, 고운 추억 빛과 더불어 그리운 시절 떠오르게 해주는 이 아이들이 고마워 함부로 다루지 못하고 그냥 두렵니다. 정원을 주황빛으로 물들이는 참나리꽃. 고고한 자태로 홀로 핀 하얀 도라지꽃. 연하늘빛 고운 꽃 피운 아메리칸 블루. 흙 없이 물만으로 건강하게 자라는 아주과. 탐스러운 열매 두 개를 품은 장수매화. 바람이라도 조금 불면 쓰러질 듯 하늘거리는 가는 꽃대 쭉 내밀고, 오랜 시간 꽃망울을 품고 있던 도라지 한 포기가 쏟아지는 빗속에서 드디어 하얀 꽃잎 하나를 열었습니다. 오래전 아버지가 꽃이 참 예쁘다며 도라지 한 뿌리 들고 와 앞뜰 햇살이 가장 잘 드는 곳에 심었던 아이입니다. 난 이 아이가 보랏빛인 줄 알았었습니다. 제가 착각을 하고 있었나 봅니다. 꽃이 별로 없는 뜰에 홀로 핀 모습은 많은 꽃무리 속에서 느낄 수 없는 우아함과 고고함이 있습니다. 때마침 대문 옆 자두나무와 담장 사이에 살고 있는 늦게 핀 분홍빛 철쭉이 하얀 도라지꽃의 배경이 되어 멀리서 바라보는 대문 밖 풍경도 참 예쁩니다. 여행에서 돌아와 보니 무성하게 자란 나무들과 잡초 속에서 그동안 나에게 까다롭게 굴던 아메리칸 블루가 건강하게 자라 연하늘빛 고운 꽃을 피웠습니다. 한겨울 거실에서 비실비실하면서도 한두 송이 꽃을 피우던 이 아이는 연약해 보이지만 당찬 구석이 있습니다. 대부분 연회색빛 잎을 지닌 아이들은 햇살을 좋아하고 물은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이 아이는 물을 무척 좋아합니다. 나 없는 사이에 물이 마르지 않도록 이 아이의 덩치보다 좀 과하게 큰 용기에 흙과 거름을 넉넉히 담아 옮긴 후 종일 햇살이 드는 앞뜰에 뒀더니, 무럭무럭 자라 이제는 용기를 가득 채우고 자그만 연하늘빛 꽃을 소담스럽게 피워냅니다. 이제야 이 아이의 까다로운 성격을 파악한 것 같습니다. 현관 입구 하얀 용기 속에 살던 로벨리아는 거의 사라지고 몇몇 아이들만 가냘프게 꽃을 피우고, 용기 주변 타일 바닥에서는 놀랍게도 흙 없이 물만으로 건강하게 자라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조개나물이라고 부르는 아주과Ajuga라는 식물인데 하얀 용기도 이 아주과 잎들의 색을 닮아 가고 있습니다. 예상 밖의 아름다움과 즐거움을 주는 이 아이가 이렇게 물을 좋아하는지 몰랐습니다. 올해는 나 없는 사이 로벨리아는 사라졌지만 이 아이들이 그 빈자리를 대신해줍니다. 이 못생긴 아이 좀 봐 주세요. 못생겼지만 참 탐스럽고 귀엽지요. 향기 또한 기가 막히게 좋습니다. 오랜만에 탐스러운 열매 두 개를 품은 이 아이는 앞뜰 동산 화단 밑돌 틈에 사는 장수매화랍니다. 철쭉, 구절초 수풀 사이 잡초를 제거하고, 조그만 장수매화가 편히 숨 쉬도록 주변 아이들 정리하다 만나서인지 보물을 만난 듯 참 반갑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두 아이입니다. 몇 해 전, 이 아이한테서 태어난 열매 하나가 노랗게 익어 얼마나 향기롭고 귀엽던지 데리고 놀다가 잃어버린 뒤 찾지 못해 한참을 애석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거실 앞뜰에 사는 마타피아에게 반가운 일이 생겼습니다. 올해 초, 죽어가는 고목에서 아주 빈약하게 새순을 내밀어 오월 초순까지도 연약한 모습으로 힘들게 버티던 마타피아가 나 없는 사이 꽃망울 맺고 제법 건강한 모습으로 반깁니다. 반갑고 고마운 마음에 고개 숙여 찬찬히 들여다보니 죽어가던 두어 줄기에서도 조그만 새순이 곧 터져 나올 듯한 낌새가 보입니다. 주변을 정리해 햇살과 바람을 좀 더 받도록 도와주고 이 아이가 좋아하는 쌀 씻은 물을 틈틈이 줬더니 드디어 건강한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오랜 시간 곱지 않은 모습으로 힘들게 버텨 온 마타피아에게는 ‘세월이 약이다’란 말처럼 기다림과 시간이 약이 되었습니다. 비록 3주 동안이었지만 건강한 새순들이 무럭무럭 자라고 고운 꽃들이 피는 모습을 볼 수 있어 행복합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꽃을 피우는 마타피아. 보기 드문 새빨간 꽃빛의 유도화. 정원 친구들의 아늑한 쉼터가 되어준 연둣빛 앵초. 여러 아이가 어울려 살아가는 거실 앞뜰 전경. 이 예쁜 아이도 좀 봐주세요. 이 아이 이름은 협죽도(Nerium indicum)라 부르기도 하는 유도화랍니다. 하얀 꽃, 분홍 꽃의 아이는 자주 만날 수 있지만, 이 아이처럼 새빨간 꽃은 드뭅니다. 처음 본 것은 15년 전, 레옹베르그Leonberg 라는 독일의 작은 마을에서입니다. 그 리고 6년 후, 그랜드 캐니언Grand Canyoun으로 가는 도중 다시 만났습니다. 새빨간 꽃빛, 고운 자태에 반해 아주 조심스럽게 데려와 예쁜 모습 다시 보고자 오랫동안 기다렸습니다. 이 아이 역시 나 없는 사이 주변의 무성한 가지와 잎들에 가려 햇볕을 충분히 받지 못했나봅니다. 멀쑥하게 자라 하늘거리는 가지마다 고운 꽃 한 아름 달고 고개 숙인 채 땅만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이른 봄 거실에서 꽃망울 맺어 이 예쁜 꽃 제대로 피우지 못할까 얼른 거실 밖으로 데려나와 꽃샘추위 찬바람에 꽃망울이 말라가는 모습이 안쓰럽던, 제시기에 꽃 못 피울까 걱정했던 아이인데 지금 꽃은 활짝 피웠지만 그 모습이 참으로 불쌍하고 힘들어 보였습니다. 이 아이를 햇살 좋은 곳으로 데려 나와 지지대를 세워주고 쓰러져가는 줄기는 난간에 붙들어 매주고 나니 서서히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고맙게도 자리를 이동하고 약 3주 만에 지지대 없이도 홀로 서 있게 됐습니다. 이 아이에게는 햇살이 바로 보약이었나 봅니다. 그래도 올가을 서늘한 바람이 불면 지금 사는 용기에 알맞게 무성한 가지를 정리해 다른 작은 아이들이 사는 이곳에서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도록 도와야겠습니다. 포근한 봄의 양지바른 언덕 전경을 연상하고 심은 용기 속 앵초는 물을 너무 많이 먹어 잎들이 용기 밖으로 넘쳐나 정글처럼 돼버렸습니다. 무성한 잎을 모두 잘라줬더니 일주일 만에 연둣빛 새잎들이 다시 나와 정원 친구들의 아늑한 쉼터가 되었습니다. 거실 앞뜰에도 변화하는 계절의 바람과 햇살이 들어와 마타피아, 유도화, 산수국, 찔레, 로벨리아, 바람꽃과 같은 아이들이 꽃을 피우고 예쁜 전경 만들어 갑니다. 하지만 이곳에도 작은 보살핌이 필요한 아이, 혼자서 조용히 살아가는 아이, 자라면서 주변 친구들을 괴롭히는 아이 등 참 다양한 아이들이 함께 살아갑니다. 햇살, 바람 등의 기후와 주변 환경 변화에 따라 다양한 꽃 빛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산수국과 같이 아이들 대부분은 자신에게 주어진 관심과 환경에 따라 다양하게 반응하고 표현하며 살아갑니다. 나와 함께 인연을 맺고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갖고 보살피다 보면 결국 아이들이 주는 생명의 신비와 감동으로 마음과 정신이 맑고 행복해집니다.田 여름철 정원 관리 * 늦봄부터 여름까지는 잡초가 수없이 많이 나는 계절이기에 잡초를 꾸준히 제거해야 하고, 꽃을 오랫동안 피우는 일년생인 백일초, 페츄니아와 여름꽃을 피우는 다년생인 플록스phlox와 같은 아이의 시든 꽃은 꾸준히 제거해 계속 꽃 피울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기온이 상승함에 따라 병충해의 활동이 잦아지는데 조치가 빠를수록 효과적이며, 틈날 때 마다 잘 돌봐야 합니다. * 활발하게 자라는 다년생(여러해살이풀)과 일년초에게 영양분(거름)을 충분히 공급합니다. 그러나 무더운 날씨에는 식물들도 잘 자라지 못해 그 영양분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기에 영양분을 주지 않습니다. * 꽃이 피고 진 아이들은 잘라내면 식물이 넓게 퍼지는 것을 통제하고 정원을 깔끔하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봄에 꽃이 피고 진 앵초, 깽깽이 풀, 뿌리와 씨로도 번식하는 낙동강 구절초라고 부르는 사스타 데이지shasta daisy나 패랭이 같은 다년생은 너무 과하게 자라거나 퍼져 나가면 포기를 나눠 원하는 곳으로 옮겨 심고, 너무 잘 자라 원하지 않는 곳으로 뻗어 나가는 제라늄과 같은 경우 가지를 꺾어 번식하기도 시킵니다. * 동백나무, 함소화, 철쭉 등은 원하는 수형으로 만들고, 바람이 잘 통할 수 있도록 원하지 않는 가지와 빽빽하게 태어난 새순들을 적절히 제거해 나무가 잘 자라도록 가지치기를 해줍니다. 특히 가을에 꽃망울을 맺고 겨울 지나 봄에 꽃 피우는 동백과 철쭉 같은 나무는 꽃이 진 후부터가 가지치기에 적합한 시기이며 햇가지가 다 자란 8월 상순에서 8월 말까지는 가지치기를 마쳐야 합니다. 그 이후는 꽃눈이 형성되므로 가지치기를 해서는 안 됩니다. 이처럼 가지치기는 정원 일 중 식물학적 지식을 요구하는 것이지만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키우는 나무나 여러해살이풀은 기초적인 상식만 갖추면, 적합한 장소에 원하는 크기와 모양으로 잘 자라도록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어린나무를 어떻게 가지치기하느냐에 따라 다 자란 나무는 그 형태에서 기품과 품위가 달라집니다. 가지치기할 때 유의해야 하는 것은 먼저, 식물의 형태를 결정한 후 그 형태에 따라 잘라주며 반드시 식물의 눈을 확인하는 것입니다. 눈의 방향을 살펴 가지가 뻗어 나가길 원하는 방향으로, 반드시 눈 바로 윗부분을 잘라주며 눈 반대방향으로 자릅니다. 가장 좋은 가지치기는 가지치기를 한 뒤에도 티가 나지 않는 것입니다. * 비가 계속 내리는 장마철에는 건조하고 척박한 환경을 좋아하는 용기에 심은 선인장류와 물을 좋아하지 않는 제라늄 등의 식물을 비 피할 수 있는 곳으로 옮기고 흙이 건조해질 때까지 물을 주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연못, 또는 용기에 수생식물을 키우고 있다면 물속 잡초들을 방지하기 위해 염료를 풀어 물빛을 검게 해주고 자라는 잡초를 꾸준히 제거해야 합니다. 또한, 용기가 큰 경우나 연못은 모기 서식지가 될 수 있으므로 모기 유충을 잡아먹는 미꾸라지 몇 마리를 넣어두면 효과적입니다. * 휴가철, 집을 비울 때에는 가능한 시원하고 그늘진 장소로 용기를 옮기거나 가능하다면 땅에다 용기 채로 묻어 수분을 쉽게 증발하지 않도록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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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희의 정원 식물 이야기 17 - 화려한 꽃빛으로 물든 여름 정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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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꿈 자락을 닮은 하늘빛 물망초
- 이명희의 정원 식물 이야기 스무 살 꿈 자락을 닮은 하늘빛 물망초 글·사진 이명희 이른 봄, 온실 가득 푸른 잎사귀 사이로 올망졸망 수줍게 고개 내민 물망초는 내 스무 살 적 꿈을 이야기하듯 푸른 안개를 뿜어내며 황홀한 봄맞이를 하는 것 같습니다. 그것도 잠시, 여기저기 진분홍색 봉오리가 여린 나뭇가지 사이로 고개를 내밉니다. 내 스무 살 꿈의 자락은 하늘 닮은 물빛 안개가 되어 떠나가 버리고 온통 진분홍 철쭉으로 가득 메워진 뜨락을 보니 짙어가는 내 삶의 무게감과 억척스러움이 닮아 보입니다.” 이 아름다운 글은 오랫동안 병마와 싸우면서도 꿋꿋이 열심히 살아가는 형님이 우리 집 정원을 보고 간 후 보낸 글입니다. 고운 빛을 띤 물망초 꽃이 가득 피어 작은 숲 속을 온통 하늘빛으로 물들였습니다. 만발한 꽃들을 보며 나는 한동안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에 마냥 모든 것이 고맙고 감사했습니다. 아주 곱고 예쁜 모습의 이 아이는 ‘나를 잊지 마세요’라는 애틋한 꽃말을 지닌 그 유명한 물망초 꽃이랍니다. 물망초는 무척 연약해 보이지만, 생명력이 아주 강인한 꽃입니다. 이 고운 아이 물망초는 언제 심었는지 아니면 제 스스로 날아와 터를 잡았는지 알 수 없지만, 무성한 천사의 눈물과 빈카가 자라는 온실 바닥 곳곳에서 해마다 여름이 끝날 무렵 제 스스로 태어나 혹독한 한겨울에도 건강한 연둣빛 모습을 유지하며 살아갑니다. 봄기운이 서성일 즈음 이 작은 물망초는 하루가 다르게 소담스러운 모습으로 자라 온실 바닥에 엉성한 초록 융단을 깔아놓습니다. 4월에 이르면 포근한 봄 햇살을 한가득 받고 줄기 사이로 아주 작은 꽃 봉우리를 한 아름 안고 있다가 고운 하늘빛 꽃들을 옹기종기 피우는 물망초는 연보랏빛 꽃의 빈카와 오랫동안 봄의 향기를 전하는 아이입니다. 앞으로 옆으로 위로 사방으로 쑥쑥 자라며 꽃을 흐드러지게 피워 하늘빛 물감을 풀어놓은 듯 온실을 물들이고 있습니다. 하늘 빛 물망초가 온실 속에서 작은 꽃동산을 이뤘다. 마사만 얕게 깔아 놓은 작은 연못가 주변에서도 지난해 여름 태어난 조그만 물망초가 무럭무럭 자라 초록빛 고목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소담스럽게 자라 어느새 꽃망울을 맺고, 따사로운 봄 햇살을 조금이라도 더 받으려 긴 꽃대 쭉 내밀고서 조그맣고 귀여운 꽃들을 올망졸망 피우며 뻗어 나가고 있습니다. 살며시 만져도 터질 것 같이 연약해 보이던 이 아이가 이렇게 건강하게 잘 자라 예쁜 꽃을 피울 줄 몰랐습니다. 아주 반가운 작은 아이를 만났습니다. 올해 초 심은 석류나무가 잎눈을 열었는지 궁금해 들어가 보니, 누운주름이 고운 보랏빛 꽃을 피우며 나를 맞이합니다. 너무 반가워 조그만 실개울 가에 쪼그리고 앉아 한참동안을 그 아이와 이야기 나눕니다. 작년 이맘때에 이곳에서 군락을 이뤘던 이 아이들이 한여름 무더위에 모두 말라 죽은 줄로만 알았는데, 작년 가을 서늘한 바람에 한두 아이가 겨우 다시 살아났습니다. 실 같은 연약한 줄기로는 도저히 무성한 천사의 눈물 속에서 제자리를 차지하고 이겨낼 여력이 없어 보였던 아이가 생각과 달리 이렇게 잘 견디며 건강하게 살아 보랏빛 꽃을 피웁니다. 세상의 모든 아이가 연약해 보이지만, 참으로 건강하게 살아난 이 아이의 강인함을 닮기 소망합니다. 물망초는 어느새 그 아련한 아름다움을 잃고 무성히 자라 흐드러진 모습으로 온실 속을 어수선하게 만들어버렸습니다. 어쩐지 걷어내기 미안해 참을 때까지 참고 더는 버티지 못해 한두 그루 남겨 놓고 모두 용기에 옮겨 심어 온실보다 넓고 햇빛이 가득한 앞뜰로 데려 나왔습니다. 때마침 피어나는 분홍빛 앵초, 매발톱꽃, 연둣빛 어린잎들과 함께 새로운 봄빛 정원을 만듭니다. 물망초가 사라진 온실에는 어김없이 철쭉꽃이 한 송이, 두 송이 피어나더니 하루 이틀 지나 어느 날, 자고 일어나 보니 연못 주변으로 한가득 피었습니다. 해마다 보여주는 그 모습이 비슷한 것 같지만, 내게는 항상 반갑고 새롭습니다. 벌써 여름이 시작된 듯합니다. 이른 아침 새들의 맑은 노랫소리에 눈을 떠 창밖을 보니 초여름이 느껴지는 따사로운 아침 햇살이 온실에 스밉니다. 앞뜰 감나무에 놀러 온 새소리, 이웃집 아줌마, 아저씨 꽃 가꾸는 소리가 나를 깨웁니다. 철쭉이 활짝 핀 온실은 눈이 부시도록 아름답습니다. 정원 일이 힘들어 아픈 데도 있고, 해야 할 일들도 많지만, 이 시간만큼은 참으로 행복하고 뿌듯합니다. 진분홍빛 철쭉으로 가득 메워진 뜨락. 하얀 철쭉도 피었습니다. 물방울 풀과 누운주름 사이에 편안히 드러누웠습니다. 소박한 함소화도 고운 향기 품고서 얼굴을 내밉니다. 한겨울 거실에서 다 피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나 봅니다. 화려한 철쭉꽃들에 묻혀 그 고운 모습 보이지 않고 있다가 상큼한 풋사과 향기로 “나 여기 있노라” 반가운 소식을 알립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고운 자태와 향기가 다른 꽃에 조금도 뒤지지 않지만, 온실 속 많은 식구 사이에선 그 고운 모습 잘 보이지 않아 모르고 지나갈 뻔했을지도 모릅니다. 호랑나비 한 마리가 놀러 와 동백나무에 앉았습니다. 의외여서 더욱 반가운 녀석입니다. 자동차, 사람이 가득한 이곳에 놀러 오기 쉽지 않았을 텐데 아마도 화려한 으아리 꽃 빛을 따라왔나 봅니다. 며칠 전에도 검푸른 제비나비 한 마리가 정원에서 하늘하늘 놀고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 시냇가에서 신비롭게 바라보던 그 제비나비가 정원에 놀러왔다 갔습니다. 연보랏빛 으아리(클레마티스)가 온실 창을 타고 하늘로 올라갑니다. 은은한 빛 수놓으며 올라가는 모습이 보고 싶어 계속해서 쳐다보지만, 무심히도 얼굴 한번 보여주지 않습니다. 화려한 꽃 빛으로 잘 뻗어 나가는 습성 때문에 온실 속 식구들과 함께 살아가는데 무리는 있지 않을까 내심 걱정했지만 참 다행입니다. 예상 밖으로 이곳 환경과 공간에 어울려 아름다운 조화를 보여주는 아이에게 고마운 마음이 듭니다. 내 마음을 알아차린 듯, 화려하고 커다란 보랏빛 꽃을 피웠지만, 온실 아이들과 어울리지 않고 밖으로 나와 해만 바라보고 뻗어나가 고운 뒷모습만 보여 주니 말입니다. 산수국이 사는 실개울 가에는 아주 소중한 나무 한 그루가 이제야 잎눈을 열고 조그만 이파리를 내밀며 새로운 터전이 될 곳을 조심스럽게 살피고 있습니다. 올해 초, 고향 집 뜰 앞 담장에 놓인 커다란 석류나무에 대한 그리움을 꺼내 한 그루를 심었습니다. 추위에 약해 중부지방에서는 성장이 어렵고 전라북도·경상북도 아래 노지에서만 가능해 나의 정원에서는 추억 속 아름다웠던 모습으로 자라지 못할 거 같아 마음속에만 담아두었던 아이인데, 어디에선가 유리 온실 속에서도 잘 자란다는 이야기를 듣고 용기를 내보았습니다. 그렇게 심은 석류나무를 희망 섞인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오늘도 들여다봅니다. 과연 이 온실 속에서 잘 살아갈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고 조금 걱정되기도 합니다. 매력적인 붉은 꽃봉오리와 호로병 속에서 피어오르는 주홍빛 레이스를 입은 꽃, 가을에는 붉은 호로병이 점점 자라나 커다란 열매로 주렁주렁 달린 풍성한 모습을 그려봅니다. 운치 있는 나무 수형, 수피까지 상상해보니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석류는 물기가 많은 다습지나 토심이 깊고 햇볕이 잘 들며 배수와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잘 자라며, 산성흙을 싫어합니다. 남향의 온실에서 종일 햇볕을 누릴 수 있고 위아래로 창문이 있어 통풍에 문제가 없는 장소가 바로 실개울가, 산수국이 자라는 곳이었습니다. 하지만 물 빠짐이 좋은 반그늘이나 양지 바른 곳에서도 잘 자라고 토양의 산성도에 따라 꽃 색이 변하는 산수국의 특성과 서로 잘 맞지 않을까 걱정이 앞서 막상 이곳에 석류나무를 심으려 하니 마음이 썩 내키지 않았습니다. 산수국은 키가 많이 자라지 않고 옆으로 꽃을 피어나가는 반면, 석류나무는 위로 자라는 아이라 서로 위아래 균형을 잡아가며 예쁘게 자라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그곳에 석류나무의 보금자리를 만들어주기로 하였습니다. 모든 생명이 강인한 생명력으로 환경에 적응해가듯이 이 석류나무도 이곳에서 편안하고 아름답게 자라길 부탁해봅니다. 오색의 꽃들과 꽃향기 맡고 놀러 온 새들이 조화를 이루는 앞뜰. 정원 세 번째 공간, 작은 용기들과 화단으로 만든 거실 앞뜰에서 거실과 연결되는 작은 베란다 정원에는 아직도 새순을 힘차게 쑥 내밀지 못해 애를 태우는 마타피아와 이른 봄 너무 일찍 꽃망울을 내민 탓에 아직 꽃을 피우지 못해 힘들어하는 유도화가 있습니다. 안쓰럽고 허전한 마음에 새침한 모습으로 분홍빛 꽃 피우는 줄기장구채와 초록 융단 속에서 고개를 쏙쏙 내밀며 올망졸망 아름다운 모습을 뽐내는 로벨리아를 데려와 용기에 심어 놓았습니다. 이 아이들이 보여주는 예쁜 모습에 반한 작은 새들이 놀러 와 정원은 종일 새소리로 가득합니다. 오늘은 우리 예쁜 헤빈이 온다기에 새들이 노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머리를 좀 썼습니다. 동생 집에서 오래돼 먹기 어려운 쌀을 가지고 와선 새 먹이 그릇에 잔뜩 넣어 물과 함께 두었습니다. 이내 새 한 마리가 와 모이를 보고선 순식간에 많은 친구를 데리고 와서 함께 나눠 먹었습니다. 좋은 것을 함께 사이좋게 나눠먹는 걸 보다 보니 새들의 나누는 마음이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가는 우리네 삶보다 따뜻하고 정겹다는 생각이 듭니다. 떠나간 새들의 빈자리에서 시선을 거둬 앞뜰을 둘러보다 보니 귀여운 아주가(조개나물)도 보랏빛 꽃을 피워 빨강, 노랑, 분홍빛의 여러 아이와 함께 어우러져 있었습니다. 우리 삶도 이처럼 자신 본연의 모습 그대로 빛을 발하며 서로 어울려 정답게 살면 참 좋겠습니다. 이곳에 살아가는 소중한 생명이 만들어 준 축복의 시간, 아름다운 날에 나는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이 아름다움 또한 지나가리라는 것을. 지나간 것에 대한 아쉬움은 고이 접고 사사로운 욕심 하나둘 버리고 나면 비움으로 얻게 되는 순수한 삶의 기쁨에 감사해하며, 그 안에서 나 자신다운 삶을 살아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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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 꿈 자락을 닮은 하늘빛 물망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