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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단독주택】 자연과 함께 거닐며 사색하는 집, 소유정
- 높은 천장 아래 나뭇결이 살아 있는 마루에 앉으면 숲과 조화를 이루는 기둥들 사이로 마당과 연못이 보이고, 봉선화가 곱게 핀 담벼락을 따라 걸으면 감나무 가지 사이로 마을의 평화로운 풍경이 펼쳐지는 집. 시원한 산들바람을 맞으며 밭에 심은 상추와 고추를 따서 먹고 바로 옆 졸졸졸 물소리를 따라 헤엄치는 물고기를 바라본다…… 소유정은 도시를 떠나고 싶지만 떠날 수 없고, 편리하다고 생각했지만 편하지 않은 아파트에서 벗어나려는 가족을 위한 주택이다. 우리나라의 전통 마을과 훌륭한 고택들을 방문하면서 자연과 교감하며 쉬고 사색하는 집의 의미를 다시 생각했다. 채소와 꽃과 나무를 가꾸고 싶은 노모와 물리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부부 교수와 곤충을 기르고 수집하는 대학생 아들로 이뤄진 삼대 4명의 가족에게 어떤 주택이 필요할까?글 최준성(충남대학교 건축학과 교수)사진 이재성 사진작가 최준성(충남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기사 하단에 이 주택과 관련된 영상을 링크시켰습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이 알고 싶으시면 영상을 클릭해 주세요. HOUSE NOTE DATA 위치 대전 유성구 봉명동지역/지 도시지역, 제1종일반주거지역건축구조 경량목구조 + 나무 합성보 + 원형 강기둥대지면적 469.00㎡(142.12평)건축면적 116.90㎡(35.42평)연 면 적 176.30㎡(53.43평) 1층 108.50㎡(32.88평) 2층 67.80㎡(20.55평)건폐율 24.93%용적률 37.59%설계기간 2015년 2월 ~ 7월공사기간 2015년 11월 ~ 2016년 6월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라인징크패널 외벽 - 스타코플렉스 데크 - 울린데크 T19내부마감 천장 - 석고보드 벽지 내벽 - 자작나무합판(거실), 벽지(방) 바닥 - LG지아마루단열재 지붕 - 글라스울(R37, 25K) T235 외벽 - 글라스울 T140 + 네오폴 외단열 T50 내벽 - 글라스울 T140계단실 디딤판 - 물푸레나무 난간 - 오크창호 이건창호 AL프레임 로이삼중유리 T35, PVC시스템창호주방가구 한샘 유로 6000 프리미엄 화이트설계 최준성(충남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010-8979-7453협력설계 온고당시공 태건 LTD 042-286-5477 연령과 취미가 다른 가족 구성원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개인 공간들과 가족이 함께 모이고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주택의 기본적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주택의 내·외부 공간에서 만나는 나무, 흙, 바위, 물, 바람 등의 자연 요소들이 메마른 도시의 일상에 지친 가족 구성원을 위로하고 새 힘을 얻을 수 있는 주택을 설계하고자 했다. 소유정은 삼대 가족이 각자의 프라이버시를 유지하면서도 조경과 자연적인 재료로 이뤄진 공간에서 만나고 거닐며 사색하는 주택이다. 아파트 숲으로 둘러싸인 도시 한복판에서 과거 선비들의 전통 주택이 가졌던 삶의 품위를 현대적인 건축의 기능과 어휘로 구현하는 것이 설계의 주안점이라고 할 수 있다. 1.현관 2.어머니 방 3.다용도실 4.주방 5.식당 6.거실 7.창고 8.보일러실 자작나무합판으로 마감한 거실 따스하면서 현대적인 거실 풍경 도시의 건강한 주택Healthy Urban House건축주는 집과 직장 사이를 자전거로 오갈 수 있고 길 건너에 카페와 빵가게가 있는 도시의 주택가에 대지를 구입해 설계를 의뢰했다. 주택 규모는 당시 살던 42평 아파트를 크게 벗어나지 않기를 바랐으며 서재와 3개의 화장실, 드레스룸을 원했다. 대지는 1층 필로티를 층수로 산정하지 않는 지구단위계획의 맹점을 파고드는 다세대건물과 다가구주택이 혼재한 대전의 신개발 지역 주택단지에 위치한다. 동서로 긴 대지의 북측으로 인접 필지와 도로를 건너 25층 아파트들이 병풍처럼 서 있고 도로에 면한 대지 서측은 부정형 곡선으로 불쑥 튀어나왔으며 2~4층 주거 건물들과 마주하고 있다. 다행히 동측으로 10m 녹지가 대지의 경계를 확장시켜 주고 교통량이 적은 도로를 지나 수변공원과 진잠천이 흐르며 남측에는 가장 가까이 보이는 아파트가 약 200m 지나 몇 채 서 있고 대부분은 약 400m 너머에 있어 남측과 동측의 뷰와 일조 조건이 좋은 편이라 할 수 있다. 9.부부 침실 10.드레스 룸 11.서재 12.학자의 길 13.아들 방 2층 서재 서재에서 아들 방을 바라본 풍경 도시에서 보다 건강한 삶을 살도록 주택의 기술적인 계획을 다음과 같이 진행했다. 골조를 북미식 2″×6″목구조 시스템으로 구성했으며 부재 사이에 글라스울을 채운 후 외단열 시스템을 적용했다. 각 방들의 두 면에 중간 크기 창과 작은 창 하나씩을 설치해 바람이 잘 통하고 따뜻한 집이 되도록 했다. 폐열 회수 환기 시스템을 설치해 에너지를 절약하고 미세 먼지나 황사 등에 대비하도록 했다. 더불어 항상 물, 나무, 돌 등의 자연 요소들을 접하며 정서적인 안정과 사색을 하도록 실내·외 공간을 디자인했다. 다양한 흐름이 중첩되는 2층 2층 화장실 계단 끝에는 창문을 설치해 푸른 하늘과 별을 매일 볼 수 있도록 했다. 자연과의 프로미나드Prominade자연과 함께 거닐며 사색하는 정자 같은 집을 뜻하는 이름과 같이 건물의 내·외부에 자연 요소들을 도입하고, 이를 동선 축과 뷰로 연결시키는 것이 디자인 콘셉트다. 도로에서의 건물 입면은 단순한 세 개의 사각형 매스와 작은 창문들로 구성해 도시적이고 이지적인 이미지를 전달하며, 수피樹皮가 없는 듯 매끈해 선비를 상징하는 배롱나무 한 그루를 주택 입구의 주인공으로 심도록 했다.목재 패널로 마감한 대문과 현관문을 지나면 마주하는 사각형 창문은 동측 정원의 작은 둔덕 위 바위와 한 그루의 단풍나무 풍경을 담도록 계획한 것이다. 거실에 들어서면 정연한 자작나무 무늬의 벽면을 지나 정원 북측에 심은 실제 자작나무들로 시선이 이어진다. 가공한 나무 마감과 실제 나무들이 대문, 현관, 거실을 거쳐 동선과 시선의 움직임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연출되며 연속되도록 했다. 거실은 남측과 동측에 위치한 목재 데크를 통해 확장된다. 이것은 정원을 바라보며 가족과 친구들이 모여 담소하고 식사를 할 수 있는 우리의 대청마루와 같은 역할을 한다. 대문을 지나 현관에 들어서면 중문 앞 정원이 보이는 창과 어머니방이 자작나무로 이어지고 티파니블루의 화장실문이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목재 패널로 마감한 대문 데크 동측 끝에 물확을 계획해 여름철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발을 담그고 노니는 물고기들을 바라보도록 했다. 거실에서 2층에 이르는 직선형 계단실엔 오를 때는 푸른 하늘과 별을 바라보고, 내려갈 때는 서북측 화단을 바라보도록 창의 위치와 크기를 계획했다. 부부 교수의 영역과 아들의 영역은 2층까지 오픈된 거실에 면한 ‘학자의 길’로 분리되고 연결된다. 벽체에는 그림들을 전시하고 벽에 설치한 낮은 책장들 위에는 조각이나 도자기 등을 놓도록 하여 부부 학자들이 예술을 감상하며 아래층 거실과 남측 풍경을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이다. 학자의 길을 지나면 서재와 부부 침실에 이른다. 서재에서 연구하다 남측 창문을 열면 남측, 동측, 서측 3면이 열린 2층 데크로 나갈 수 있다. 곤충을 수집하고 기르는 건축주의 아들을 위해 남측과 동측으로 열린 발코니와 수납공간을 마련했다. 여름철직사광선을 차단하는 개성적인 형태의 창문과 차양막을 설치했다. 대문과 현관 삶을 담아내는 기하학적 공간구성주택의 형태는 가족 구성원의 삶을 추상적으로 표상하도록 계획했다. 지붕의 형태는 물리학을 가르치는 건축주의 직업을 고려해 보다 기하학적인 도형과 비례 체계로 구성했다. 직사각형의 판을 남측과 북측에 위치한 두 개의 7.9m 정점을 기준으로 접어 지붕을 구성함으로써 단순하지만 보는 향과 위치에 따라 형태가 변화하도록 했다. 서측에서는 단순한 3개의 사각형이, 북측에서는 완만한 박공지붕의 저택이, 남측과 동측에서는 날렵한 지붕선의 미술관 같은 모습으로 표정을 달리한다. *훌륭한 주택은 건축주와 건축가, 시공사가 서로를 존중하며 열성을 다할 때 만들어질 수 있다. 지적이며 이해심 많은 건축주 가족을 만나 멋진 집을 구상했고 시공사가 책임감 있게 집을 지었다. 방마다 작은 창을 추가로 도입하고 마음에 꼭 맞는 천장 팬을 거실과 서재에 설치하는 등 바람이 잘 통하는 주택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것은 건축주에 따름이었다. 온고당과 설계를 마치고 구조체가 올라가는 과정에서 해외로 연구년을 떠나야 했지만, 시공 과정을 건축주가 열심히 사진으로 찍어 밴드에 올렸기에 현장 상황을 파악하고 문제들을 해결한 경우가 많았다. 소유정의 모습을 처음 구상하고 집이 자리를 잡아가며 실현되지 못한 일부 디테일들과 조경 요소들이 아쉬움으로 다가오지만, 계절이 바뀌고 꽃과 나무가 더 자라며 자연과 더불어 품위 있는 삶을 담아가는 소유정의 모습이 완성되길 기대한다. 남측에서 바라본 전경 동측 담벼락에서 바라본 마당과 주택 전경 추가 [목조, 통나무주택] 자연과 함께 거닐며 사색하는 집, 대전 소유정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잡지구독 신청 www.countryhome.co.kr:454/shop/subscription.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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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단독주택】 자연과 함께 거닐며 사색하는 집, 소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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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집의 현대화 실험
- 흙집 이야기 흙집의 현대화 실험 -------------------------------------------------------------------------------- 흙집은 전통적인 우리의 건축 양식이다. 1970년대 까지만 해도 시골에선 흔히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막상 흙집을 시공하려고 보니 너무 낯설었다. 단순히 과거의 건축물에 대한 재현이 아니라 현대 건축의 눈으로 재구성해 보자니 어렵게만 느껴졌다. 산업화 사회와 아파트 문화를 거쳐 온 현대인들의 눈으로 흙집을 보자면 집의 평면이 단조롭고, 집 모양이 초라하며, 물에 약해 흙벽이 주저 앉기도 하는 폐기된 건축양식쯤으로 보였다. 하지만 흙집의 건강성, 아스라한 고향의 향수는 흙집을 현대 건축물로 계승·발전시키고자 하는 원동력으로 되살아 났다. 이번호에선 솟대전원마을의 시공 과정을 중심으로 흙집의 현대화 실험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 터잡기 집터는 사람이 보기에 ‘편안한 터’가 좋은터이다. 북쪽으로 산이 있어 겨울을 막아주고, 동쪽과 남쪽이 트여 있다면 더 할 나위 없다. 시골 동네의 한가운데로 들어가기는 부담스럽고 동네와 너무 외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었다. 흙집은 모름지기 농지와 어우러져 자연속에 묻혀야 한다. 높은 산을 까뭉개고 앉은 고압스런 모습이 아니라 야트막한 산자락에 둘러싸인 아늑한 정경이길 바랬다. 이천시 호법면 안평리 도두람산 인근의 지목은 답(논)이고 현황은 전(밭)인 7백50평의 부지에 전용 1백85평씩 4개의 집터로 전용허가를 받았다. 밑그림, 건축 설계 건축 설계는 설계사무소에 맡기지 않았다. 옛 한옥이 갖는 ㅡ,ㄱ,ㄷ,ㅁ집 형태의 한계를 극복하고 현대인들이 익숙한 아파트형 평면배치를 기본으로 건물의 향과 창호배치에 주안점을 두었다. 또한 전원의 단독주택은 외부와의 연결이 중요하다. 출입구와 현관문, 툇마루와 텃밭, 별채(사랑방)와 정자 등 자연과의 어울림에 많은 관심이 두어졌다. 그 과정에서 4개의 모델을 확정했다. 동쪽문에 남향집·정자가 있는 들국화동, 본채와 별채가 툇마루로 연결되는 개나리동, 다락과 독립된 별채가 있는 진달래동, 정원 넓은 복층집 형태의 민들레동으로 특성화시켜 모델화 작업에 들어갔다. 건축 기초 부지의 경계 뒷편에 휴경지인 농지(자연 습지)가 있었고, 그 뒤 산자락 아래로 웅덩이가 있어 건수의 흐름을 차단해 주어야 했다. 경계 지점에 약 1m 50cm정도를 파내고 2m 높이의 옹벽을 세웠다. 옹벽 뒤를 잡석으로 채우고 유공관을 묻어서 건수를 4동의 연못으로 흐르게 했다. 진입도로 보다 부지가 낮아 약 50∼80cm 높이로 성토를 하였다. 생땅이었다면 건축물의 기초는 줄기초방식을 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건수가 많은 암반층에다 성토한 땅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확대기초(줄기초 옹벽 아래 위를 메트 콘크리트로 쳐서 하나의 덩어리로 기초를 만드는 방식)를 하였다. 비용 상승이 많아 많은 고민 끝에 실행에 옮기게 되었다. 또한 일상적인 비를 피하기 위한 조치로 지표면에서 약 80cm 정도(기초 콘크리트 60cm+시멘벽돌20cm)를 높이고 노출면은 인조석으로 마감짓도록 했다. 뼈대(골조) 세우기 뼈대(골조) 문제는 흙집 신축에 있어 핵심적인 문제이다. 옛 흙집들이 폭이 좁은 ㅡ, ㄱ,ㄷ,ㅁ형 집을 지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골조’가 약하기 때문이었다. 주변 소나무를 벌목하여 다듬은 목재가 구조재로 쓰였으며 이를 기둥 삼아 심벽방식의 흙벽을 만들었던 것이다. 또한 흙벽돌을 찍어 벽체를 세운 집들은 그나마 목기둥 조차 없어 시간이 지나면 주저 앉기도 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원천적으로 극복하기 위하여 8치(약 25cm) 사각 목재를 구조재로 선택했다. 재질은 휨과 트는 것이 비교적 적은 소나무를 사용하였으며, 자재의 규격화가 용이한 사각 목재를 기본으로 하였다. 설계상 코너, 칸막이 위치에 기둥을 세웠으며 그 높이는 9자(2m 70cm)로 하였다. 기둥과 기둥의 연결은 암·수 홈을 판 보로 짜 맞추고 대못으로 고정했다. 지붕·처마 만들기 단아한 한옥형 지붕을 만들것인가? 아니면 미려한 서구형 목조주택 지붕선을 만들것인가? 고민에 빠졌다. 그 답은 ‘흙건축의 현대화’란 명제에서 찾았다. 흙집하면 으레 떠 올리는 기와집 또는 초가집이라는 등식을 깨고 현대인들에게 익숙한 목조주택의 지붕선을 응용했다. 즉 트러스 방식의 서구형 공법을 응용했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나타나는 몸체와 지붕의 부조화를 자연스럽게 연결시켜 주는 징검다리가 필요했다. 보 위의 지붕 마감선과 처마를 원형 서까래 노출로 시공함으로써 연결점을 찾았다. 일상적인 비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처마의 길이를 벽체 중앙에서 1m 길이로 뽑았으며, 서까래 위 처마 마감재는 대나무를 사용하였다. 대나무의 멋과 통풍효과를 고려한 배려였다. 단열재는 처마쪽에는 넣지 않고 본 건축물 지붕 OSB합판 아래쪽에 80mm 스치로폼을 상을 걸어 고정했다. 지붕 공사는 일반 아스팔트 싱글공사와 동일하게 방수쉬트를 깐 후 너와형 이중싱글로 마감했다. 하지만 공사를 완료한 후 가장 많은 문제제기를 받은 것이 지붕의 두께감이었다. 몸체는 육중한데 지붕은 날아갈 듯 하다는 것이다. 한복입고 기름바른 꼴이라는 지적은 가슴을 아프게 했다. 결국 방부판재로 띠장을 돌려 보완하는 것으로 두께감을 살렸다. 흙벽 만들기, 그리고 내장공사 기초 콘크리트 위에 외벽과 칸막이 벽 하단부에는 약 20cm의 시멘벽돌 쌓기를 하였다. 이는 바닥 단열재+난방배관+황토미장 높이로서 하단부의 흙벽을 보호하는 조치였다. 골조의 사각목재가 그러하듯 자재의 규격화와 시공의 용이함을 위하여 벽체는 흙벽돌 쌓기를 하였다. 흙집이 외관이 투박하여 외면 당하는 것을 극복하고자 문양이 들어간 미려한 흙벽돌을 주문자 생산방식으로 납품받았다. 기본 원칙은 흙벽돌의 순도를 지키는 것이다. 시멘트나 회를 섞지 않은 순수 황토만을 소재로 하여 기계압을 이용한 강도 높은 흙벽돌로 생산되었다. 외장은 방수줄눈만 시공하고 별도의 미장은 피하였다. 흙벽돌 쌓기와 동시에 창틀·문틀 공사가 병행되었다. 목창틀에 고정 철물로 흙벽돌과 맞물리게 하고 창문의 처짐을 방지하기 위하여 창틀을 철선으로 보에 매달았다. 천정공사와 전기 배선공사를 완료하고 내벽 흙미장 작업에 들어갔다. 황토미장의 자재 선택에서 많은 갈등이 있었다. 자재 시험 성적서와 시공 기술력을 갖춘 업체를 선정 하다 보니 흙미장 자재 40kg 1포가 시멘트 1포 가격의 6배에 이르렀다. 흙벽돌 벽면에 가는 철망(메쉬)을 잔못으로 고정하고 그 위에 1.5∼2cm정도의 황토로 미장 마감하였다. 황토방 공사는 일반 시공법과 동일했다. 80mm단열재를 바닥에 깐 후 난방호스를 고정하고, 콩자갈을 채운 뒤 황토몰탈로 40mm 미장하였다. 일반 순수 황토는 시공 후 논바닥처럼 갈라지는데 황토미분과 자연 섬유질이 혼합된 황토몰탈재는 이러한 우려를 불식했다. 화장실 등 물쓰는 공간의 마감 흙집의 성공여부는 물과의 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목골조라 집이 무너지진 않겠지만 물과 흙벽은 상극인 것이다. 화장실과 다용도실이 집 안으로 통합된 설계는 방수문제를 어떻게 해결 할 것인가가 관건이 된다. 그 고민은 흙벽의 기능을 최대한 살리되 물쓰는 공간에 별도의 내벽체를 만들어 미장 방수를 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즉 칸막이 흙벽을 세우고 화장실 안쪽으로 시멘벽돌 세워쌓기를 하였다. 미장 방수 후 타일로 마감하는 일반 건축공사 마감을 도입 한 것이다. 창호(창문, 방문, 대문) 문을 어떤 소재로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집의 모양과 기능성이 바뀐다. 전통 가옥의 맛을 살리면서도 현대 건축의 기능성을 살릴 수 있는 창호,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실험적인 요소들을 도입했다. 옛날 흙집은 단열과 처짐 등의 문제로 창을 작게 내고 최근에는 고정창을 많이 사용하는 바, 과감히 창의 크기를 현대주택의 크기로 확대하고 이중창으로 단열을 보완했다. 외창은 흙벽돌과 어울리게 우드샷시에 5mm 그린유리로, 내창은 목창에 이중 유리(3mm 투명유리+조선살+3mm불투명유리)로 구성했다. 안방은 동쪽 창과 남쪽 창 을 내는 욕심을 부렸다. 아침 햇살과 한낮의 햇살 모두를 담고 싶어서였다. 그러다보니 단열에는 약간의 문제가 나타났다. 아무리 이중창이라고 해도 창틈으로 들어오는 냉기를 막을 순 없는가보다. 보완이 필요한 대목이다. 또한 외부 창틀과 흙벽돌 사이의 줄눈이 창의 울림으로 인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는 목기둥과 흙벽돌 사이에서도 발생되는 문제이다. 이 문제는 보완 시공법과 보수 작업을 위한 연구작업이 진행중이다. 방문은 처음에는 미닫이 문의 느낌을 주기 위한 살 모양을 넣어 제작 시공하였으나 이후에는 방음 문제로 기성문을 사용하였다. 현관문은 약 10cm 폭의 판재를 홈을 파 짜 맞추고 옛날 장식을 이용하여 멋을 냈다. 이후 틀어짐을 방지하기 위하여 사선으로 판재를 짜맞추는 형태로 보완했다. 마감공사 집 전체의 느낌은 은은한 흙집의 향기를 뿜어야 하지만 실내는 실용적이며 세련된 마감이길 바랬다. 흙벽의 숨쉬는 기능을 살리기 위하여 한지벽지와 한지장판을 사용하되, 거실만은 현대인들의 선호도가 높은 온돌마루로 시공했다. 하지만 황토바닥의 자연습도 조절기능이 온돌마루 시공시 사용되는 접착제에 막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였다. 또한 보수공사시 흙 바닥 자체가 떨어져 나오는 점이 문제가 되어 이후에는 거실 바닥 시공시 시멘트 미장 후 온돌마루 시공으로 공법을 바꾸었다. 황토빛의 차분한 느낌을 실내에서는 바꿔주기 위하여 목창, 목문을 연녹색 페인트로 마감하였는데 전체적으로 촌스러운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결국 무난한 질감의 아이보리 색으로 바꾸는 큰 보수공사를 치뤄야 했다. 이후에는 나무질감을 그대로 살리는 투명락카 시공으로 마감지었다. 주방의 씽크대는 별도 제작을 고민하였으나 기능성 문제로 포기하였다. 일반 씽크대 공장의 제품 중 흙집과 잘어울리는 원목 체리톤으로 구성했다. 일반 주택과 다르게 흙벽에다가 장을 설치하여야 하기 때문에 뒷판을 보와 연결시켜 고정하는 것이 필요했다. 등은 원목등을 제작 판매하는 공장의 카다록을 보고 신중히 선택했다. 한지벽지와 창살, 원목등의 조화는 마감공사의 포인트다. 주의할 점은 한지장판의 시공 및 관리이다. 충분한 건조 과정이 없으면 곰팡이가 쉽게 피고, 재시공시 흙바닥이 들어날 수 있기 때문에 시공 관리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벽난로, 툇마루, 정자 전원주택 겨우살이의 꽃은 역시 벽난로다. 보조 난방으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삶의 풍요로움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다. 화재 예방과 내구성을 고려해 기성제품을 사용하였다. 열효율을 높이기 위하여 노출형을 선택하였으며 공간의 효용성을 높이기 위하여 매립 형태의 공간(굴뚝모양)을 만들었다. 아무런 치장을 하지 않아서인지 전체적으로 조화롭지 못했다. 매립 공간을 넓게 확보해 장작 저장소의 기능을 갖추고 치장 벽돌 등으로 마감을 짓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아파트의 발코니나 목조주택의 데크와 맛이 다른 툇마루는 욕심을 많이 부렸다. 집과 자연과의 징검다리 역할에 툇마루 만한 것이 있겠는가? 처음에는 툇마루 위에 처마를 하지 않았으나 비를 피하기 위하여 처마를 내 달았다. 이후에는 툇마루 일체형 시공으로 보다 깔끔한 마감을 볼 수 있었다. 부지의 특성상 비어 있는 듯한 자리에 정자 하나는 포인트다. 6치(약 18cm) 목재 기둥과 보로 뼈대를 세우고 본채보다 낮게 지붕선을 만들면 여백의 미를 넘어선다. 흙집의 현대화 많은 고민 끝에 첫 실험의 결과물이 모습을 드러냈고 세인의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도 가장 의미있는 일은 흙집의 현대화 실험을 통해 우리의 흙집을 건축 시장의 한 유형으로 진입시켰다는 점이다. 더 이상 개인의 취향으로 지어지는 집이 아닌 당당한 건축 상품으로 등장했다는 의미이다. 끊임없는 보완과 연구를 통해 하나의 바람이 아닌 현실적 실체로서 흙집의 현대화를 이루어 가야 한다.田 글 이동일(행인흙건축 대표 031-335-8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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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전원주택라이프] 전원주택, 대전 목조주택_최준성(충남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 월간전원주택라이프 http://www.countryhome.co.kr 자연과 함께 거닐며 사색하는 집 높은 천장 아래 나뭇결이 살아 있는 마루에 앉으면 숲과 조화를 이루는 기둥들 사이로 마당과 연못이 보이고, 봉선화가 곱게 핀 담벼락을 따라 걸으면 감나무 가지 사이로 마을의 평화로운 풍경이 펼쳐지는 집. 시원한 산들바람을 맞으며 밭에 심은 상추와 고추를 따서 먹고 바로 옆 졸졸졸 물소리를 따라 헤엄치는 물고기를 바라본다…… 소유정은 도시를 떠나고 싶지만 떠날 수 없고, 편리하다고 생각했지만 편하지 않은 아파트에서 벗어나려는 가족을 위한 주택이다. 우리나라의 전통 마을과 훌륭한 고택들을 방문하면서 자연과 교감하며 쉬고 사색하는 집의 의미를 다시 생각했다. 채소와 꽃과 나무를 가꾸고 싶은 노모와 물리학을 연구하고 가르치는 부부 교수와 곤충을 기르고 수집하는 대학생 아들로 이뤄진 삼대 4명의 가족에게 어떤 주택이 필요할까? 글 최준성(충남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사진 이재성 사진작가 최준성(충남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HOUSE NOTE DATA 위치 대전 유성구 봉명동 지역/지구 도시지역, 제1종일반주거지역 건축구조 경량목구조 + 나무 합성보 + 원형 강기둥 대지면적 469.00㎡(142.12평) 건축면적 116.90㎡(35.42평) 연 면 적 176.30㎡(53.43평) 1층 108.50㎡(32.88평) 2층 67.80㎡(20.55평) 건폐율 24.93% 용적률 37.59% 설계기간 2015년 2월 ~ 7월 공사기간 2015년 11월 ~ 2016년 6월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라인징크패널 외벽 - 스타코플렉스 데크 - 울린데크 T19 내부마감 천장 - 석고보드 벽지 내벽 - 자작나무합판(거실), 벽지(방) 바닥 - LG지아마루 단열재 지붕 - 글라스울(R37, 25K) T235 외벽 - 글라스울 T140 + 네오폴 외단열 T50 내벽 - 글라스울 T140 계단실 디딤판 - 물푸레나무 난간 - 오크 창호 이건창호 AL프레임 로이삼중유리 T35, PVC시스템창호 주방가구 한샘 유로 6000 프리미엄 화이트 설계 최준성(충남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010-8979-7453 협력설계 온고당 시공 태건 LTD 042-286-5477 연령과 취미가 다른 가족 구성원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개인 공간들과 가족이 함께 모이고 편리하게 생활할 수 있는 주택의 기본적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주택의 내·외부 공간에서 만나는 나무, 흙, 바위, 물, 바람 등의 자연 요소들이 메마른 도시의 일상에 지친 가족 구성원을 위로하고 새 힘을 얻을 수 있는 주택을 설계하고자 했다. 소유정은 삼대 가족이 각자의 프라이버시를 유지하면서도 조경과 자연적인 재료로 이뤄진 공간에서 만나고 거닐며 사색하는 주택이다. 아파트 숲으로 둘러싸인 도시 한복판에서 과거 선비들의 전통 주택이 가졌던 삶의 품위를 현대적인 건축의 기능과 어휘로 구현하는 것이 설계의 주안점이라고 할 수 있다. 도시의 건강한 주택Healthy Urban House 건축주는 집과 직장 사이를 자전거로 오갈 수 있고 길 건너에 카페와 빵가게가 있는 도시의 주택가에 대지를 구입해 설계를 의뢰했다. 주택 규모는 당시 살던 42평 아파트를 크게 벗어나지 않기를 바랐으며 서재와 3개의 화장실, 드레스룸을 원했다. 대지는 1층 필로티를 층수로 산정하지 않는 지구단위계획의 맹점을 파고드는 다세대건물과 다가구주택이 혼재한 대전의 신개발 지역 주택단지에 위치한다. 동서로 긴 대지의 북측으로 인접 필지와 도로를 건너 25층 아파트들이 병풍처럼 서 있고 도로에 면한 대지 서측은 부정형 곡선으로 불쑥 튀어나왔으며 2~4층 주거 건물들과 마주하고 있다. 다행히 동측으로 10m 녹지가 대지의 경계를 확장시켜 주고 교통량이 적은 도로를 지나 수변공원과 진잠천이 흐르며 남측에는 가장 가까이 보이는 아파트가 약 200m 지나 몇 채 서 있고 대부분은 약 400m 너머에 있어 남측과 동측의 뷰와 일조 조건이 좋은 편이라 할 수 있다. 배치의 기본 방향은 도시와의 프라이버시 정도에 따라 영역성이 다른 외부 공간과 내부 공간들을 구성하는 것이다. 낮은 노출콘크리트 담, 자갈 노출콘크리트 마감 주차장, 석재 진입로, 화단으로 구성된 서측 마당은 도시를 향해 열려 있어 이웃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담과 대지 경계를 처리했다. 주택 남측에 담을 따라 화단을 조성했으며 거실 동측으로 물확과 잔디마당, 채소밭 그리고 작은 언덕으로 가족을 위한 정원을 계획했다. 남측 마당에 섰을 때 북측 아파트에서 시선을 차단하는 2층 지붕선을 계획했으며 자작나무숲을 북측 담을 따라 조성했다. 삼대가 모였을 때 각자의 프라이버시를 확실히 확보하고자 2층까지 오픈시킨 거실을 중심으로 ‘T’형 건물의 각 정점에 침실들을 배치했으며, 전이 공간을 거쳐 개인 공간에 이르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후략 * 본 기사는 네이버 TV캐스트의 글자수 제한으로 일부 내용을 생략했습니다. 더 자세한 기사 내용을 알고 싶으시면, 하단의 ‘전원주택라이프’ 버튼을 클릭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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