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보기
-
-
우리 집을 맛있게 만들 수 있는 서재, 취미방, 가족실 공간 레시피
-
-
공간에 가구와 조명, 창을 갖춰야 비로소 거실이 되고 주방이 되며 침실이 된다. 이렇게 용도에 맞게 구성한 공간을 한데 모아 연결한 게 주택이다. 수많은 요소의 집합체인 주택을 하나의 음식으로 본다면 각 실을 형성하는 것은 식재료이며, 공간을 꾸미고 기능을 더하는 요소는 감칠맛을 내는 조미료다. 지역과 환경 그리고 집 안의 고유 레시피에 따라 다양한 맛과 향을 내는 음식처럼, 주택도 각 실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크기와 배치, 조화에 따라 화려하거나 단정하게, 경쾌하거나 아늑한 공간으로 꾸밀 수 있다. ‘우리 집을 맛있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는 앞으로 우리가 머물고 생활하는 공간을 어떻게 자신의 입맛에 맞게 구성하고 꾸밀 수 있는지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글 윤현규 실장 사진 및 자료 ㈜하우징팩토리 1670-6840www.housingfactory.co.kr
서재, 취미방, 가족실 공간 레시피취미 공간은 주거생활에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서재, 취미방, 가족실을 따로 분리하지 않고 한 번에 소개하는 이유는 공간 인테리어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명칭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개별 공간이나 복합 공간으로 표현할 수 있는 취미 공간은 우리 집을 한 층 더 유니크하게 만들어주는 요소다. 이러한 공간이 주택에 있어 “꼭 필요한 공간인가”라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고 하겠지만, 단독주택을 꿈꿨을 땐 한 번쯤 생각해봄 직한 로망의 공간이기에 여유가 된다면 계획해볼 만하다. 집 안에서의 생활을 즐기는 또 하나의 포인트 공간인 취미 공간은 ‘로망이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부지 형태나 공간 구성을 이용한 스킵플로어 형태의 서재는 디자인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바닥을 한 단 정도 높이면 같은 공간에 있어도 분리된 느낌을 줘 완전한 오픈이 아닌 독립적인 공간을 제공한다.
단독주택의 로망 ‘서재’우리가 주택에 대한 꿈을 꾸었을 때 한 번쯤 그려보는 책이 빼곡한 서재. 영화나 드라마를 볼 때 멋진 서재에서 자기만의 시간을 보내는 주인공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처럼 영화 속의 으리으리한 서재가 있으면 좋겠지만, 바쁜 현대인에게 약간의 휴식 공간을 더한 서재라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실용적인 형태로 가족 누구든지 언제 어디서나 쉽게 책을 접할 수 있는 서재를 상상해보자. 놀이 공간으로 사용하던 아이들이 크면 공부방이 되고, 때론 가족에게 사색의 공간이 될 수도 있는 매력 넘치는 서재. 이러한 서재를 만드는 건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 않다.
책 종류에 맞게 다양한 크기로 책장을 디자인하면 별다른 인테리어 포인트가 필요 없다.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2층에 아담한 서재를 만들면 자연스럽게 책을 읽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다.
우리 집에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단독주택의 설계를 의뢰하는 많은 사람이 공용 공간(거실, 식당)과 개인 공간(침실)에 대해 많이 고민하지만, 취미 공간에 대한 고민은 적은 편이다. 아무래도 아파트 생활에 익숙하다 보니 자기만의 공간이나 가족이 함께 어울리는 별도의 공간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보통 아파트에서 마음 편하게 악기를 연주하거나 큰 소리로 영화를 감상한다는 게 어렵다 보니 집 안에서 취미생활을 한다는 게 익숙지 않은 것도 한 이유일 것이다. 그러한 가족을 위해 단독주택을 지을 때 취미 공간 하나를 만든다는 건 공간 낭비가 아닌 삶의 풍요를 위한 필수 요소가 될 것이다.
빔프로젝터 공간만 확보하면 영화관처럼 AV룸을 만들 수 있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TV보다 사운드 시설을 잘 갖춘 AV룸만한 게 없다.
찜질방을 편백과 천연벽지, 한지장판과 같은 건강한 재료로 마감하면, 온도와 습도가 상승했을 때 자연의 향기가 퍼지는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
도자기가 취미인 건축주를 위해 만든 공방이다. 취미방은 용도에 맞춰 적절한 시설을 갖추는 게 좋다.
AV룸과 음악실처럼 방음 또는 차음이 필요한 공간은 스피커 공간을 미리 시공해 깔끔하게 마감하는 게 중요하다.
가족만의 공간 ‘가족실’가족실의 개념을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다. 특별하게 무언가를 하기 위한 공간이라기보다 통상적으로 1층의 거실이 손님을 맞이하는 공간이라면, 2층의 거실은 가족만을 위한 공간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공간 계획에 따라 복합적인 역할을 하는 가족실을 어떻게 꾸며야 좋을까. 예컨대 가족실을 2층에 마련한다면, 계단을 올라오자마자 정면에 홀을 배치하고 가족실을 거쳐 발코니로 통하는 동선을 확보해 답답하지 않은 공간을 갖출 수 있다. 또한, 피아노나 PC를 설치해 가족 모두 취미 공간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손님이 방문하면, 어른은 1층에서 아이들은 2층에서 각자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공간으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미니 주방을 설치하면 물 한 잔 마시거나 손님이 1층에 머물 때 신경 쓰며 1층까지 내려가지 않아도 된다.
발코니는 넓은 창과 외부로 통하는 창문을 설치하면 시야가 확장돼 탁 트인 개방감과 공간도 더욱 넓어 보인다.
1, 2층이 오픈된 공간을 배치하면 층간 소통과 개방감을 줄 수 있다.
2층 특징을 살려 배경이 괜찮은 곳에 가족실을 배치한 뒤 윈도시트를 설치해 편안한 공간으로 만들면 좋다.
가족실을 바닥보다 높게 설치하면 공간 분리 효과도 있고, 벽체에 선반을 디자인하면 실용성을 높이고 재미있는 공간으로 연출할 수 있다.
2층 가족실 지붕면을 오픈하면 훨씬 넓은 공간으로 연출할 수 있다. 지붕면에 천창을 설치하면 언제나 실내를 밝힐 수 있다. 시스템 에어컨 설치가 어려운 부분에 실링팬을 사용해 한결 쾌적한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
천장이 높은 것을 이용해 로프트를 만든다면 더욱 활용도 높은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 다락이 있다면 2층에서 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의 반 층을 활용해 공간을 아낄 수 있다.
인테리어 포인트마다 바뀌는 공간공간의 명칭은 사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다. 건축법상 모든 공간은 거실이지만, 우리 편의대로 거실, 침실로 나누어 부른다. 공간은 주로 용도에 따라 인테리어를 결정하고, 그에 맞게 명칭을 부여받는다. 오픈된 가족실에 책장을 설치해 서재처럼 만들어 ‘오픈 서재’라고 부르듯, 명칭도 건축주와 설계자가 용도에 맞춰 이해하기 편하도록 부르는 것이기 때문에 서재라고 해서 영화 보는 기능을 포함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한 공간에 하나의 기능을 담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려면 집도 그만큼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효율적인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한 공간에 복합적인 기능을 담은 디자인으로 계획해야 공간 활용도를 높이면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물론 집이 크면 좋겠지만, 청소할 생각하면 벌써 머리가 다 아프다. 살림하는 사람이 편해야 집안이 편안하다. 가족에게 필요한 적절한 공간을 찾아 인테리어를 계획하는 건 집안의 평화를 위한 옳은 선택이다.
공간은 인테리어에 따라 부르는 명칭이 달라진다. 설계하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공간에 맞춰 배치하는 게 중요하다.
취미 공간이 집 안에 있는 게 싫다면 밖에 별동으로 나만의 여유로운 공간을 만드는 것도 좋다.
오픈된 공간의 한쪽 벽을 이용하면 영화를 볼 수 있는 가족 영화관이 되고, 책장 기능의 계단을 제작하면 벤치 겸 서재로도 활용할 수 있다. 복합적인 공간은 면적을 줄이고 비용을 절감해 새로운 해법을 찾을 수 있다.
우리 집을 맛있게 만들 수 있는 레시피01 거실 공간 레시피02 주방 공간 레시피03 침실 공간 레시피 04 서재/취미방/가족실 공간 레시피 05 현관/주차장/지하 공간 레시피06 계단/복도 공간 레시피07 위생 공간/세탁실 공간 레시피08 다락/발코니/옥상 레시피09 다용도실/펜트리/수납공간 레시피10 데크/바비큐룸/선룸 공간 레시피11 스킵 플로어/다가구/오락 공간 레시피12 주택 동선 계획 레시피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
2018-08-11
-
-
【영국 정원】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선 Church Garden
-
-
St. Dunstan in the East Church Garden현지 직장인에게 점심을 먹고 휴식을 취하는 장소로 사랑받는 St. Dunstan in the East Church Garden을 찾았다. 수많은 관광객이 몰리는 런던에서 숨겨진 장소로 조용하고, 폐허 속에 느껴지는 여유와 낭만이 가을과 잘 어울리는 정원이다. 글 · 사진 서상신 영국 통신원 seobbio@naver.com
정원은 외딴 숲처럼 고요하다. 런던의 숨겨진 명소로 아는 사람만 찾는다
찰칵찰칵 카메라 셔터 소리가 정적을 깬다. 조용한 사유지를 침범하기라도 한 듯 따가운 시선이 느껴진다. 종일 시끄러운 런던의 중심에서 정원은 외딴 숲처럼 고요하기 그지없다. 지척에서 들리는 빌딩 공사 소음도 아랑곳하지 않고 사람들은 사색과 독서를 즐긴다.조용한 데는 이유가 있다. 먼저 정원을 사방으로 둘러싼 건물들 때문이다. 나무 높이만 한 주변 건물들은 소음을 차단하고 정원을 숨겨 외부 시선을 막는다. 그래서 이곳은 런던에서 아는 사람만 찾는 숨겨진 명소다.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벽과 푸른 잎이 정원의 가치를 더한다.
운치가 깃든 교회 정원에서의 낭만세계의 정원과 공원을 소개하는 인터넷 사이트 Gardenvisit.com은 St. Dunstan in the East Church Garden에 대한 설명과 함께 방문한 이들의 리뷰를 소개하고 있다. 정원 리뷰 중 특히 인상적인 대목은 "흥미로운 역설(Interesting Paradox)"이라고 표현한 글이다.전쟁과 평화라는 상충된 개념이 하나의 공간, 정원에 존재한다. 수백 년간 몇 차례 전쟁이 지나간 이곳에는 생명력 가득한 식물들이 자라며 생기를 불어넣는데, 이러한 역설적인 평화로움은 사람들에게 편안함으로 다가가 전쟁의 폐허에서 오래 머물고 싶은 장소로 거듭나게 했다.더욱 돋보이게 하는 것은 허물어질 듯한 교회 내벽이 주는 운치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곳은 교회에 속한 정원이었다. 1100년경 건립된 교회는 여러 역사적 사건을 거쳤는데 런던 대화재(The Great Fire)와 영국 대공습(The Blitz)이 대표적인 예다.
1100년경 조성된 이곳은 전쟁의 아픔을 딛고 1971년부터 대중에게 문을 열었다.
1666년 런던 대화재로 일부가 손실됐고 1940년대 영국 대공습으로 또다시 큰 상처를 경험했는데 제2차 세계대전 중 폭탄이 떨어져 일부 내벽과 탑을 제외한 대부분이 파괴됐다. 그러나 정부는 전쟁이 끝난 후 교회를 복구하지 않는 대신, 남겨진 북남 쪽 내벽은 그대로 두고 분위기를 고려해 정원을 만들었다.런던 건축가들과 공원 전문가들은 상처 난 교회에 이국적인 식물을 심기 시작했다. Christopher Wren 경은 이 작고 평화로운 공간에 고딕 스타일의 교회와 어울리는 첨탑, 워런 탑을 세웠다. 덕분에 지붕이 없는 내벽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넝쿨과 푸른 식물들은 신비롭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풍긴다.중심에 있는 워렌 탑은 처음 교회를 설계할 때부터 지금까지 정원을 나누는 기준이 된다.
정원은 간단히 요기를 하고 휴식을 취하려는 인근 직장인들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교회 내벽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넝쿨이 낭만적인 분위기를 낸다.
내벽으로 분리한 세 개의 공간정원은 상실과 생명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거듭나 1971년부터 대중에게 문을 열었고, 이후 대중적인 사랑을 받으면서 도심 속 한정된 공간과 자원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모범 사례로 꼽혀왔다. 특히 인근 직장인들은 도시락이나 샌드위치를 들고 나와 낭만적인 공간에서 여유로운 점심을 즐긴다. 세 개의 입구에서 정원으로 들어갈 수 있다. 공간도 입구에 따라 세 구역으로 나뉘는데 잔디와 커다란 나무가 있는 첫 번째 공간, 허물어진 모습 그대로를 간직한 벽을 배경으로 작은 분수가 있는 두 번째 공간 그리고 여러 개의 벤치와 포장된 도로가 있어 다소 공원 같은 느낌을 주는 세 번째 공간이 그것이다. 세 공간을 구분하는 내벽은 처음부터 교회 내부 벽으로 계획됐기에 일반 주택보다 창이 커 그 자체가 조형미를 발산하고, 외부 풍경을 훌륭히 담아낸다.
고딕 스타일의 교회가 지금까지 보존돼 현대인들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교회 안으로 들이치는 햇살이 눈부시다.
정원은 크게 세 공간으로 나뉜다. 포장된 도로와 여러 벤치가 있는 이곳은 세 번째 공간이다.
세월의 흔적이 가득한 벽과 푸른 잎의 조화는 정원의 가치를 생각하게 한다. 전쟁으로 인한 폐허는 모두에게 상처로 남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것을 허물지 않고 생명력 넘치는 새로운 공간으로 거듭나게 했다. 옛것이 주는 운치와 여유는 쉽게 얻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정원은 몇백 년 후에도 같은 자리에서 한층 나이 든 모습으로 많은 이의 사랑을 받을 것이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
2018-08-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