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보기
-
-
팬데믹 시대, 재택근무를 위한 집무실을 둔 마당 집 2-2
-
-
코로나19가 우리 일상에 침투한 지 어느덧 1년이 훌쩍 지나며 주거공간에 대한 관심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집이라는 공간이 일터로서의 역할까지 해내야 하는 장소로 변모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지하실을 집무실로 꾸미거나, 기존에 있던 서재를 활용하는 등 일터와 주거공간의 조화를 이루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글 홍만식(리슈건축 대표), 홍예지(건축 전문 작가) 사진 김용순(판교 햇살 깊은 마당 집), 이한울(별내 천변 풍경집) 참고 자료 『마당 있는 집을 지었습니다』 포북
홍만식 건축가에게 들었다재택근무를 위한 공간 설계 노하우 06 01 주거공간과 동선을 분리하라집무실을 꾸미기 위해서는 가족의 주 생활공간과 동선을 분리하는 것이 좋다. 동선을 분리하면 외부 손님의 잦은 출입에도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지킬 수 있고, 효율적으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다. 02 마당을 활용해 시선을 차단하라주거공간과 영역을 분리하기 위해 마당을 활용하는 것도 적극 권장한다. 마당을 중심에 두고 업무하는 작업실 혹은 집무실과 가족이 생활하는 주거공간을 분리 배치해 각 영역을 구분 짓는 것이다. 03 외부인 방문형 집무실은 가능한 현관 근처에 두자주거공간과의 동선을 통해 가족의 프라이버시를 확보했듯이, 보다 정확하게 동선을 나누기 위해서는 현관 근처의 공간을 확보해 집무실을 두면 좋다. 현관과 가장 근접한 방을 집무실로 꾸미게 되면, 안쪽의 주 생활공간과 겹치지 않아 가족들이 보다 편한 생활이 가능하다. 04 기존 서재 및 취미 공간을 활용하라넓은 평수의 주택은 별도의 공간을 집무실로 활용하면 되지만, 소형 평수의 주택은 업무공간을 별도로 두기에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기존에 사용하던 취미실이나 서재 공간 등을 개조해 집무실로 꾸밀 것을 추천한다. 05 집무실 내 편의시설을 설치하라집무실을 둘 경우, 생각보다 이곳에 머무는 시간이 많을 수 있다. 따라서 화장실이나 작은 바 Bar 공간, 프로젝트 시설 등을 두면 손님 방문 시 접대를 하거나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06 지하 공간을 활용한 집무실도 편리하다지하 공간에 별도의 집무실을 두는 경우에는 넓은 면적을 사용할 수 있어 좋다. 특히 마당이나 선큰을 통해 집을 통하지 않고 바로 동선을 분리해 진입할 수 있기에 편리하다.
마당과 서재의 콜라보 별내 천변 ‘풍경집’자녀 셋을 둔 맞벌이 부부가 마당과 천변 풍경을 즐기면서 살고자 지은 집이다. 또한 3세대가 거주하는 만큼 각각의 요구 조건에 맞춘 설계에 주안점을 두면서도, 프라이버시 확보까지 배려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 중, 재택근무를 위한 집무실 겸 서재의 경우에는 2층 거실 옆에 배치해 하부 마당을 공유하며 활용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공간 구성 특징-재택근무를 위한 집무실 겸 서재는 2층 거실 옆에 배치해 하부 마당을 공유하고 있다.-2층은 거실과 집무실을 가변적으로 연계해 사용하거나, 독립적으로 분리할 수 있어 공간 활용도가 높다.-마당과 천변 풍경이 일상 속에서 공유되며 풍부한 공간감을 선사하고 있다.-부모님의 침실은 1층에, 나머지 구성원이 주로 머무는 가족실과 거실은 각각 2, 3층에 배치해 프라이버시를 확보했다.
이곳은 3세대가 거주하는 만큼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기 위한 맞춤형 설계를 진행한 것이 특징이다.
이곳은 3세대가 거주하는 만큼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하기 위한 맞춤형 설계를 진행한 것이 특징이다.
2층 거실에서 바라본 마당.
HOUSING PLAN위치 경기 남양주시 별내동가족 구성 자녀 셋을 둔 젊은 맞벌이 부부, 부모님 건축규모 지상 3층건축 구성 1층 주방·식당, 손님방(부모님) 2층 거실, 서재, 안방 3층 자녀방, 가족실 다락층대지면적 188.10㎡(56.90평)건축면적 91.15㎡(27.57평)연면적 199.25㎡(60.27평)
코너 창을 통해 주변의 풍경을 내부로 끌어들인 천변 풍경집.
계단 동선과 연계되는 2층 서재는 마당과 진입구 쪽 풍경을 바라볼 수 있다.
서재에서 바라본 거실 측 전경으로, 멀리 천변 풍경이 보인다.
우수한 조망 품은 집무실 강릉 튼 ‘ㅁ’ 자 ‘마당 집’1층에 위치한 마당은 각각의 영역을 나눔과 동시에 내부와 연계되며 다양한 성격을 지니도록 돕고 있다. 손님을 맞이하는 ‘사랑마당’, 집의 대표 마당인 ‘안마당’ 등이 그 예다. 이 중 2층에 위치한 집무실은 업무자가 독립적으로 일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이곳은 테라스와 연계돼 있어 우수한 조망을 자랑하기에, 평소 집무실로 사용하지 않을 때는 건축주 가족의 특별한 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공간 구성 특징-마당은 공적/사적, 손님/가족 등의 영역을 나눔과 동시에 각 방과의 연계성을 만들어내는 건축적 장소다.-사랑마당과 안마당을 중심으로, 여러 사이 마당이 존재해 주변 풍경을 항상 누릴 수 있게 했다.-집과 담장이 일체화되어 집의 영역을 보호함과 동시에 방범 문제를 해결했다.-독립적으로 사용 가능한 2층 집무실은 테라스와 연계해 우수한 조망을 확보했다.
자녀 둘을 둔 젊은 부부가 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살기 위해지었다. 곳곳에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곳 마당들이 있다.
강릉 튼 ‘ㅁ’자 집의 조감도.
2층 집무실 마당에서 보이는 풍경.
HOUSING PLAN위치 강원 강릉시 구정면가족 구성 어린 자녀 둘을 둔 부부 건축규모 지상 2층건축 구성 1층 - 거실, 주방, 다용도실, 방, 드레스룸, 욕실, 안방 2층 - 집무실, 테라스 대지면적 990.18㎡(299.53평)건축면적 164.41㎡(49.73평)연면적 196.74㎡(59.51평)
대문을 들어서면 만날 수 있는 사랑마당으로, 우측으로는 안마당이 보인다.
집무실 조망.
안마당에서 바라본 식당.
홍만식(리슈건축 대표/건축사)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쳤다. 2006년 디자인과 디벨럽이 합쳐진 리슈 건축을 설립했다. 현재까지 ‘공존을 위한 병치’, ‘사이 존재로서의 건축’ 등의 질문을 던지며 설계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에서 겸임교수(2012~2017)로 역임했으며, 2013년 대한민국 신인건축사 대상, 최우수상(국토교통부 장관상) 등 다수 건축상을 수상했다. 02-790-6404 blog.naver.com/richuehong2
-
2021-05-12
-
-
[21년 05월 특집 1] 정원이 주는 특별한 선물 3가지
-
-
정원이 주는 특별한 선물 3가지
팬데믹 시대가 장기화되고 있다. 지친 마음을 달랠 수 있는 뭔가가 필요하다. 정원사와 정신과 의사, 심리치료사들은 정원을 가꾸기는 원예를 권장한다. 식물이 주는 치유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정원을 가꿀 때 ‘돌봄’의 자세로 임하기 때문에 마음을 진정키시고 에너지를 채워준다는 것. 그리고 정원을 가꾸다보면 특별한 선물을 경험하게 된다고 한다.
글 박창배 기자
사진 이성현(푸르네 대표), 전원주택라이프DB
참고도서
《정원사용설명서》, 이성현, 나무도시,
2012《정원의 쓸모》, 수 스튜어트 스미스(고정아 옮김), 월북,
2021《건축가의 정원, 정원사의 건축》, 정상오·이성현, 한숲, 2016
녹색 돌봄과 삶의 균형
스트레스 없는 삶이 있을까. 살다보면 누구나 안 좋은 일을 겪게 된다. 특히 요즘 같은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 시대에는 더더욱 그럴 수 있다.
현대인들에게 스트레스는 삶의 균형을 잃게 하는 주범이다. 완벽하게 스트레스 없이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그 스트레스를 일상생활에서 어떻게 다스리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달라진다.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우울증 역시 마찬가지다. 소통과 교감의 단절 역시 현대인들의 일상을 피폐하게 하는 원인이다. 이에 대한 다양한 해법이 제시되고 있는데, 자연을 삶의 공간 가까이에서 접하게 해주는 정원이 이러한 문제들을 치유할 수 있는 예방 공간이 될 수 있다.
‘정원’이라고 하면 여유가 있는 사람들의 호사스러운 문화 정도로 여기는 경향이 여전히 많다. 과거에 골프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그렇지만 정원은 우리의 일상과 언제나 연결돼 있다. 민들레 풀씨는 길가의 아주 작은 틈에서도 싹을 띄운다. 그 싹에 물을 주고 가꾼다면 그곳이 바로 나의 정원이 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땅의 유무가 아니라, 관심을 주고 무언가를 돌보고 가꾸는 행위이다. ‘돌봄’의 마음으로 임하게 되기 때문에 원예는 본질적으로 변화를 일으키는 행위라고 한다.
정원과 자연이 사람의 행복과 정신 질환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은 18세기 유럽에서 처음 조명을 받았다. 그러다 자연의 유익한 효과에 대한 증거가 늘면서, 원예를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녹색 돌봄’이 새로운 추진력을 얻고 있다.
정원이 주는 선물1 식물이 주는 치유.
“정원에 나가 한참 동안 일을 하다 보면 녹초가 될 수 있지만, 내면은 기이하게 새로워진다. 식물이 아니라 마치 나 자신을 돌본 듯 정화한 느낌과 새로운 에너지를 얻는다. 이것이 원예 카타르시스다.” 《정원의 쓸모》저자인 정신과 의사 겸 심리치료사인 수 스튜어트 스미스의 말이다.
치유 원예는 대개 유기적 경작을 원칙으로 한다. 영국 자선단체 ‘마인드’가 녹색체육과 원예를 포함한 다양한 녹색 활동에 참여한 경험에 대해 대규모 조사를 수행했는데, 응답자 94%가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되었다고 답했다.
수 십 년 동안 진행된 연구에서는, 원예가 기분을 풀어주고 자존감을 높이며 우울증과 불안을 완화한다는 강력한 결과를 얻어냈다. 그 연구 팀은 스트레스장애 진단을 받은 환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었다. 한 집단은 검증된 10주 과정의 인지행동치료CBT를 받고, 다른 한 집단은 같은 기간 동안 원예 활동에 참여했다. 10주 동안 일주일에 몇 시간 정도 식물을 돌보는, 대단할 것 없는 일이지만, 두 번째 집단은 짧은 기간에도 CBT 프로그램과 비슷한 수준의 효과를 보았다. 이 논문은 2018년 《영국 정신의학 저널》에 실렸는데, 원예치료 시험을 다룬 논문으로는 첫 학술지 게재였다.
정원의 회복력은 고대부터 인정받았고, 오늘날에도 원예는 많은 나라에서 지속적으로 인기 취미 10위 안에 든다. 정원 가꾸기는 본질적으로 돌보는 행위이며, 많은 사람이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과 함께 정원 가꾸기를 인생에서 중요한 일 중 하나로 여긴다. 물론 원예를 노동처럼 느끼는 사람, 원예보다는 다른 것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원예가 실외 운동과 몰입 활동을 결합해, 우리의 마음을 진정키시고 에너지를 채워준다고 인정한다.
자연과 관련된 다른 활동과 다른 분야의 창조적 활동도 그런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원예는 거기에 더해 식물, 땅과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자연과 접촉하면 우리는 여러 차원에서 영향을 받는다. 때로는 우리를 가득 채워서 자연의 영향을 곧장 의식하는 경우도 있지만, 때로는 느리고 잠재의식적으로도 작동해서 트라우마, 질병, 상실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도움을 주기도 한다.
정원이 주는 선물2 쉼과 안식처.
“정원을 생각하며 떠올리는 고요하고 평화로운 풍경들의 중심에는 바로 ‘쉼’이 있다. 정원은 몸과 마음이 참 쉼을 얻는 곳이기도 하고, 하루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회복의 공간이자 지친 마음을 다독여주는 안식처이자, 치유의 도량이다.” 《정원사용설명서》저자 이성현 푸르네 대표정원사의 말이다.
도시에서의 삶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쉽게 지치게 한다. 뒤돌아볼 여유를 갖기가 쉽지 않다. 너무 바쁘게만 몸을 움직이다 보니, 작지만 소중한 것들을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느끼지 못하면서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현대인은 갈수록 마켓과 쇼핑몰처럼 특징과 개성이 없는 기능적 장소에 둘러싸인 채 살아간다. 그런 장소들은 우리에게 식품이나 기타 유용한 것들을 제공해주지만, 감정적 유대를 형성할 대상은 아니다. 오히려 회복과는 반대되는 경우가 많다.
정원은 생명의 에너지가 가득한 녹색 맥박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다시 말해 정원에는 살아 있는 관계가 작동한다. 우리는 생물학적 욕구의 충족뿐 아니라 특정한 냄새, 촉감, 소리를 통해서 애착을 형성한다. 장소도 감정을 일으키고, 자연 환경은 특히 감각적 쾌감을 풍성하게 제공한다.
정원에서는 눈에 직접적으로 보이는 사물이 전부가 아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는 것들이 우리들의 마음의 눈을 유혹하는 곳이 정원이다. 그래서 정원은 유형의 것과 무형의 것 두 가지가 함께 공존하고 있고 이러한 것들을 담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작은 공간이라도 ‘정원은 크다’라고 말할 수 있다. 정원은 그 크기와 상관없이 크고 많은 것을 품고 있는 신비로운 공간이자 마음의 안식처가 된다.
정원이 제공하는 안식처로서의 공간은 정신적 공간 감각과 고요함을 안겨주어서, 그곳에서 자신의 생각을 들을 수 있게 된다. 손으로 일하는 데 몰두할수록, 내면에서는 더욱 자유롭게 감정을 정리하고 해결할 수 있다.
“요즘 나는 원예를 활용해서 마음을 진정시키고 긴장을 푼다. 잡초 양동이가 차오르면, 내 머릿속에서 시끄럽게 경쟁하던 생각들은 사라지고 가라앉는다. 잠들어 있던 생각들이 수면에 떠오르고, 때로는 엉성하던 생각들이 결합해서 그럴듯한 형체를 이룬다. 육체적 활동을 하면서 동시에 정신을 가꾸는 기분이다.”_ 출처《정원의 쓸모》
정원이 주는 선물3 즐거움.
도심 아파트에 살다가 시골에 간 이성현/노선례 부부. 이들은 정원을 가꾸는 일을 하다 보면 하루해가 어떻게 흘러갔는지 모를 정도로 몰입하게 된다고 한다. 아침식사를 한 후 정원을 가꾸다가 배가 고파서 시계를 보면 저녁이었던 적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고.
“그냥 정원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하지만, 하루하루 식물들의 변화와 성장을 살펴보는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에요. 할 일이 많지만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게 돼요. 잡초 뽑고, 해충 잡고, 정원에 물 주는 일을 마치고 나면 이상하게 내가 목욕을 한 것처럼 기분이 상쾌해요. 옷은 땀으로 흠뻑 젖었는데도 말이죠.”
정원 가꾸기는 일이자 노동임에도 불구하고 즐거움이 함께 한다. 그 즐거움을 나누어 보면 네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먼저 기르는 즐거움, 즉 생명을 키우는 즐거움이다. 기르기의 재미를 알다보면 어느새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기르는 참 즐거움을 알게 된다.
두 번째는 만들고 가꾸는 즐거움이다. 작은 마당이라도 있는 사람은 화훼시장을 그냥 지나쳐가기가 쉽지 않다. 예쁜 꽃이 보이면 작은 정원 어디에 심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하면서 사들이기 때문이다. 사온 꽃들을 여기 저기 심어보면서 스스로 만족하고 대견스럽게 생각하면서 만족감을 키워갈 수 있다. 정원은 두 손에 흙을 묻히고 만지면서 가꾸는 일의 즐거움이 크다.
세 번째는 알아가는 즐거움이다. 처음에는 물주는 방법도 몰라서 꽃들이 죽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하곤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감이 붙고 키우는 식물에 대한 애착이 커가면서, 그 식물에 대해 하나하나 알아가는 즐거움은 배가된다.
네 번째는 정원의 즐거움 중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는 나누는 즐거움이다. ‘돌봄’을 받은 정원은 결코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열매와 먹을거리로 보답하고, 이웃 또는 지인들과 나눌 수 있는 씨를 제공한다. 손에 흙을 묻혀가며 직접 가꿔서 수확한 채소는 마트에서 산 것과 달리 믿을 수 있기 때문에 소중하고 더욱 맛있다. 작은 수확물이지만 이웃과 나누는 즐거움은 정원이 선사하는 최고의 멋이자 즐거움이다.
정원은 나와 가족의 마음을 담는다
정원이 주는 특별한 선물 3가지 외에도 정원을 통해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요즘 가짜 뉴스와 형체가 없는 사이버 공간이 판을 치는 세상이지만 정원에는 가짜가 없다. 식물을 키울 때는 기본적으로 일을 약간 미룰 수는 있지만, 계절과 싸울 수는 없다. 다음 주에는 이 씨를 뿌리고 저 모종을 심어야 한다. 일을 미루면 기회를 놓치고 가능성을 박탈당하지만, 흐르는 강물에 뛰어들 듯 일단 씨앗을 심어놓으면 우리가 계절의 에너지에 실려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때가 온다.
그리고 정원 가꾸는 일은 미술이나 음악 같은 다른 창조적인 작업보다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다. 시작하기만 하면 이미 절반쯤 한 셈이다. 모든 씨앗은 잠재력을 품고 있다. 땅을 일구고 씨앗을 뿌리기만 하면 된다. 그래서 정원 일은 자연과 함께 하는 창조적인 활동이라 할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온 가족이 집에서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가족이 함께 일하며 정원을 통해 공감대가 형성되고 대화를 나누게 되고 기분 좋은 땀을 흘리게 된다. 가족의 성향에 따라 정원의 모습도 달라진다. 정원은 나와 가족의 마음을 담고, 그 마음을 다시 되돌려준다.
-
2021-05-12
-
-
[21년 05월 특집 2] 정원사가 말하는 정원이란?
-
-
정원사가 말하는 정원이란?
실용정원, 나와 가족에게 어울리는 정원이 좋다
정원을 처음 갖게 되면 누구나 매일 정원을 오가게 된다. 정원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서이기도 하고, 아침마다 조금씩 변화하는 자연의 움직임이 우리들의 눈과 마음을 사로잡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 새로 심은 식물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지 걱정되는 마음도 있기 마련이다. 어쨌거나 의도했건 안했건 정원을 가꾸고 나서는 정원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분주해지곤 한다.
그런데, 이렇게 정원을 가까이에서 자주 접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정원에서 얻게 되는 것 두 가지가 있다. 그 하나는 자신이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몸이 건강해진다는 점이다. 아무리 아파트가 크다고 해도 실내에서만 생활하는 것과, 아무리 공간이 작다고 하더라도 흙을 밟으며 정원을 거니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식물들의 신비로운 치유 효과가 아니더라도, 자연을 가까이에서 느끼며 생활하는 삶은 우리에게 건강을 선사해준다.
정원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정원을 더 마음에 들도록 가꾸기 위해서 정원 일을 하는 시간이 자연히 늘어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저절로 몸의 온도가 높아지고, 기분 좋은 땀방울의 의미를 실감하게 된다.
다른 하나는 생활에 여유를 갖고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는 점이다. 느린 변화와 기다림을 즐길 줄 알게 해주는 정원은 우리 삶의 템포를 한 박자 늦추어준다. 그렇게 정원에서 여유와 쉼을 만끽하게 되면 마음의 온도는 자연히 높아진다.
정원 만들기에 입문한 초보라면, 실용적인 정원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장한다. 보기에 으리으리하고 멋있는 정원보다는 소박한 텃밭 정원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정원 사용에 훨씬 더 도움이 된다. 또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어울리는 정원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가에게만 정원을 맡기기보다, 정말 자신이 원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공간 구성에 보다 공을 들일 필요가 있다. 보여주기 위한 정원이 아니라 꾸준히 잘 사용할 수 있는 정원이 무엇일까 고민해보는 게 좋다.
이성현(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 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
2021-05-12
-
-
[21년 05월 특집 3] 팬데믹 시대의 처방전, 힐링정원 가이드 (2-1)
-
-
팬데믹 시대의 처방전,
힐링정원 가이드 (2-1)
정원을 가꾸다 보면, 이리저리 얽힌 생각들이 스르르 풀려 가지런해진다. 이렇듯 자연을 섬세하게 보고, 만지고, 냄새 맡고, 직접 키운 채소를 맛보는 등의 정원 일을 하다 보면 내면이 더 크게 열리고 더 깊이 확장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건강과 행복의 지수를 모두 상승시키는 힐링정원 만드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글 이수민 기자
도움말 이명(울림가든디자인 대표)
취재협조
농촌진흥청 지식정보화실(www.rda.go.kr), 국립원예특작과학원(www.nihhs.go.kr)
자료출처
농촌진흥청(063-238-1000 www.rda.go.kr), 6차산업(농촌진흥청), 농업기술포털 농사로(www.nongsaro.go.kr), 농업기술길잡이 생활원예(농촌진흥청, 2013), 선인장도 말려 죽이는 그대에게(송한나 지음, 책밥, 2020), 정원생활자의 열두 달(오경아 지음, 궁리출판, 2018), 꽃 오래보고 화초 잘 키우기(이지영 지음, 도서출판 플로라, 2016), 집안에 숲을 들이다 힐링원예(김혜숙 지음, 2015), 정원의발견(오경아, 궁리출판, 2013), 풍수원리의 양기론에 입각한 치유정원 공간계획 방향에 대한 연구(영산대학교 부동산대학원, 이손선, 2013)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집콕에 지친 사람들은 일상생활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고 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정원에 관심을 가져보자. 정원은 규모와 관계없이 꾸준히 관리하게 되면, 일상생활에서 받는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방감을 주고, 개인적인 성취감과 만족감을 주는 효과가 있다. 일상 속에서 답답함을 날려버릴 수 있는 힐링정원 만들기에 도전해보자. 먼저 몇 가지 알아둬야 할 것들이 있다.
정원조성 전, 알아둬야할 것
주택 내 공간 자세히 살펴보기
주택 내 정원을 만들기 위한 첫 번째 준비로 ‘주변을 자세히 살펴볼 것’을 권한다. 단독주택의 경우 그 규모나 위치에 따라 구조가 달라질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공간구성은 앞뜰, 안뜰, 작업공간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앞뜰
공간 내 머무는 시간이 적지만, 이용 횟수가 잦은 곳으로 주택의 첫인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공간이다. 손질이 많이 필요하지 않아도 아름다운 모습이 유지될 수 있도록 디자인하도록 한다. 소재와 공간 구성은 자신이 원하는 것으로 선택하는데, 좌우에 시선을 끌 수 있는 관상수나 초화류를 식재해 자연감을 주는 것이 좋다.
■안뜰
정원이 가장 중심이 되는 곳으로 주변의 경관과 주택 내의 정원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거실이나 침실에서 조망할 수 있고 야외에서 다목적 활동이 가능한 공간이므로, 중앙 부분에 마당의 느낌을 주고, 주위는 수목이나 화단을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면적이 넓고 자연광 유입이 많아서 각종 초화류를 심고 연못 등의 물 요소를 도입하거나 탁자와 벤치 등 시설물이나 조명시설을 함께 배치하면 좋다.
■뒤뜰
우리나라 전통정원의 후원과 같은 공간으로 주로 침실과 같은 휴식 공간과 연결돼 있어 조용하고 정숙한 분위기로 조성하면 좋다.
정원 설계하기
정원은 크게 ‘계획→설계→시공→유지와 관리’ 단계로 이루어진다. 계획단계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정원에 대한 이미지를 구성하고, 대략적인 예산을 정하도록 한다. 전문가의 힘을 빌릴 계획이 아니라면, 모든 것을 한 번에 완성하려하기 보다 몇 년을 두고 조금씩 공사할 것을 계획한다. 정원은 생명이 있는 장소이므로 시간의 경과에 따라 꾸준히 변해가므로 환경과 생태조건을 고려해 준비하도록 한다.
조사와 분석하기
집과 정원을 시각적으로 연결시키며 통일되고 조화된 실용적인 아름다운 정원을 조성하고 싶다면, 공간을 정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반드시 다음 항목을 점검하도록 한다. 또 울타리 안의 공간도 중요하지만 경관을 차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의 정원과 이웃의 정원 사이에 담장 대신 나무나 화초로 경계를 나누면, 자연스레 사생활 보호 기능을 갖으며 두 정원은 훨씬 넓어 보이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 햇볕의 길이와 그늘이 지는 곳은 어디인가?
■ 경사도는 얼마나 되며 배수는 원활한가?
■ 현재 식재돼 있는 나무와 화초, 돌을 활용할 수 있는가?
■ 조망하고자 하는 곳과 시선을 차단할 부분은 어디인가?
■ 기존 건물이나 시설물의 모양이나 재료는 무엇인가?
기본구상과 계획하기
정원은 공간을 어떻게 나누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설계상의 주요 기능과 공간과의 적절한 관계를 가진 형태와 수종의 선택, 식재 위치, 정원 시설물 등이 결정돼야 한다. 정원의 기본 계획을 세울 때에 고려해야할 사항들은 다음과 같다.
■기본 구상 시 고려할 것들
첫째, 상록수와 낙엽수를 적절히 식재해 계절의 변화를 연출한다. 둘째, 대문에서 거실이 직접 보이지 않도록 식재에 의한 차폐 효과를 유도한다. 셋째, 전망이 좋은 곳의 시계는 차단하지 않는다. 넷째, 사람이나 차량의 통행이 많은 도로변은 방음식재를 한다. 다섯째, 건물의 서쪽에는 석양볕을 차단하기 위해 키가 큰 낙엽수를 식재하면 좋다.
■정원 식물 선정하기
농촌진흥청 농업기술길잡이의 조사에 따르면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이들은 실용적 목적으로 정원을 이용할 때 활용가치가 높은 식물을 선정하고,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이들은 시각적인 측면에서 식물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그늘을 제공할 수 있는 식물.
가장 선호도 높은 식재 유형으로 정원에서 휴식을 위한 그늘을 제공하며 미기후 측면에서 햇볕을 조절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식물을 식재한다.
교목 느티나무, 목련, 산벚나무, 겹벚나무, 왕벚나무, 이팝나무, 팥배나무, 은행나무, 회화나무, 계수나무, 칠엽수, 팽나무
항상 잎이 있는 식물.
사계절 항상 잎을 감상할 수 있는 식물로 관리 정도에 비해 정원에서의 경관적 가치가 매우 높은 유형이다.
교목 구상나무, 반송, 섬잣나무, 소나무, 스트로브잣나무, 잣나무, 전나무, 주목, 측백나무, 편백, 화백, 가시나무, 감탕나무, 굴거리나무, 녹나무, 동백나무, 먼나무, 아왜나무, 태산목, 후박나무
관목 광나무, 꽝꽝나무, 눈주목, 눈향, 피라칸사스, 호랑가시나무, 팔손이, 회양목, 남천, 사철나무
계절별 꽃을 감상할 수 있는 식물.
수목과 초장을 고려하여 계절별로 꽃을 감상할 수 있도록 식물을 선정 한다.
교목
봄 매화나무, 산수유, 이팝나무, 살구나무, 산딸나무, 벚나무, 목련, 돌배나무, 복숭아나무, 생강나무, 앵두나무, 자두나무
여름 자귀나무, 귀룽나무, 배롱나무, 노각나무, 백당나무, 수국류, 때죽나무, 함박꽃나무, 산사나무, 층층나무, 산딸나무
관목
봄 명자나무, 영산홍, 개나리, 다정큼나무, 라일락, 노린재나무, 진달래
여름 무궁화, 해당화, 조팝나무, 작살나무, 정향나무, 철쭉
가을 산초나무
초화류
봄 금낭화, 꽃잔디, 돌나물, 돌단풍, 동의나물, 맥문동, 뱀딸기, 복수초, 산마늘, 삼지구엽초, 수선화, 아주가, 애기나리, 앵초, 으름덩굴, 은방울꽃, 하늘매발톱, 할미꽃, 머위, 바위취
여름 개상사화, 금불초, 까치수영, 꽃창포, 노랑어린연꽃, 노루오줌, 도라지, 동자꽃, 두메부추, 둥근잎꿩의비름, 둥글레, 말나리, 매발톱꽃, 물싸리, 바위취, 백리향, 별노랑이, 범부채, 부들, 부처꽃, 붓꽃, 비비추, 산수국, 상사화, 섬기린초, 섬말나리, 섬초롱꽃, 수련, 술패랭이, 어리연꽃, 연꽃, 옥잠화, 우산나물, 원추리, 으아리, 인동, 일월비비추, 작약, 제비동자, 좀씀바귀, 함나리, 창포, 초롱꽃, 큰꿩의 비름, 맨드라미, 봉선화, 잇꽃
가을 감국, 구절초, 벌개미취, 산국, 석산, 용담, 층꽃, 곰취
열매를 제공하는 식물.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도시민들의 선호도가 높은 식물 유형으로 실용적 목적으로 정원을 이용할 때 활용 가치가 높은 식물을 선정한다.
교목 감나무, 배나무, 참다래, 살구나무, 복숭아나무, 앵두나무, 매실나무, 대추나무, 꽃사과, 마가목, 모과나무, 돌배나무, 자두나무
관목 무화과나무, 피라칸사스
형태가 아름다운 식물.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도시민들의 선호가 높은 식물 유형으로 관상, 휴식과 같은 정적인 형태로 정원을 이용할 때 활용가치가 높다.
교목 주목, 향나무, 소나무, 섬잣나무, 느티나무, 배롱나무, 자작나무, 소사나무
관목 반송, 회양목, 돈나무, 병꽃나무, 분꽃나무
시공하기
예산에 맞춰 정원을 꾸미려면, 먼저 구입할 품목들을 정리해보도록 한다. 설계도를 바탕으로 필요한 관목류와 초본류, 기타 부자재 등의 품목을 체크하고 수량을 계산해서 구입하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몸과 마음 건강해지는 힐링정원 만들기
정원은 자연 속에서 태양을 느끼며 꽃과 나무를 바라보고 물과 새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완화 효과를 낸다. 이런 정원의 치유효과는 식물을 직접 재배하고 관리하며 수확하는 등 식물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제대로 발현되고, 나아가 삶의 질을 향상시켜주는 결과까지 낳을 수 있다.
생활에 생기를 불어넣는 꽃 테라피.
정원에 심겨진 화목류는 꽃이나 잎, 가지, 열매가 계절마다 변화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계절감을 제공하여 원예식물을 보는 즐거움을 더해 주며 더 나아가 일상생활에 활기를 불어넣는 효과가 있다. 화목류의 재배는 일반 초화류와는 달리 물주기나 빛, 온도 조절 등에 많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지만 처음에 환경조건이 적당한 위치를 잘 잡아서 심어 주지 않으면 생육이 불량해지며 다시 옮겨심기도 쉽지 않다는 어려운 점도 있다. 보통 수형을 아름답게 하고 충실한 꽃이나 열매를 맺게 하기 위해서는 전정 관리를 해야 한다. 지역에 따라서는 겨울을 정원에서 보낼 수 없는 화목류는 화분에 심어 실내에서 기르도록 한다.
■수국
봄에 뿌리에서 가지가 올라와 6~7월에 꽃이 핀다. 분화로 키운다면 5월부터 10월까지는 햇빛이 좋은 밖에 두고 키우는 것이 좋다. 11월 실내로 들여놓기 전에 가지의 밑을 바짝 자르고 0℃ 전후의 실내에 두어 겨울을 보낸다.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산수국은 중부지방의 실외에서도 키울 수 있고, 남부지방에서는 원예종 수국도 실외에서 기를 수 있다. 수국은 5월 중순에서 6월 상순 꺾꽂이로 번식시킨다.
수국은 물을 좋아하므로 특히 더운 여름철에는 물주기에 주의한다. 수국은 병해충의 발생이 거의 없어 정원이나 화분에서 비교적 쉽게 기를 수 있다.
■치자나무
남부지방에서는 실외의 정원에 심어 기르고 있는 상록성 화목류로, 추위에 비교적 약하므로 추운지방이라면 5~10월까지 햇빛이 좋은 밖에서 화분상태로 키우다가 11월부터 4월까지는 0℃ 이상의 실내에서 기른다. 분화로 기를 때에는 보통 겹꽃을 기르는데 달콤한 향기가 매력적이다.
분화로 기를 경우에는 꽃봉오리가 너무 많이 달린 상태에서 햇빛이 좋은 곳에 두면 잎맥 사이가 황화되는 경우가 있으므로 비료를 충분히 주어야 한다. 잎만 너무 무성하면 꽃이 잘 피지 않으므로 포기 안쪽으로 뻗은 가지나 잎들은 전정하여 충분히 햇빛을 받도록 한다. 번식은 주로 꺾꽂이로 한다.
■철쭉류
자생종인 산철쭉이나 철쭉나무, 진달래는 주로 정원에 심어서 봄철 화려한 꽃을 감상한다. 분화로 키우기도 적당해 햇빛이 좋은 실내에서 기른다. 일반적으로 4~5월 꽃이 피지만, 실내에서 키울 생각이라면 11월 실내에 들여놓고 따뜻한 곳에 두면 1~2월에 꽃을 볼 수 있다. 꽃 피는 시기 전후에 묽은 액체비료를 2주에 한 번 정도 주는 것이 좋다.
분화로 기를 때에는 봄가을에는 햇빛이 좋은 곳에, 여름철에는 반양지에서 두고 기른다. 꽃이 진 후 건조한 5월과 6월에 햇빛이 너무 강한 곳에서는 응애(진드기)의 발생이 심하다.
철쭉류는 주로 꺾꽂이나 포기나누기로 번식한다.
■장미
5~6월에 걸쳐 화려한 꽃이 피며, 화단용 장미는 꽃이 진 후 적절히 전정해 주면 9월에 다시 한 번 꽃이 핀다. 장미는 봄철 찔레에 접붙인 묘목을 구입해 양지바른 곳에서 기른다. 화단용 장미는 6월 꽃이 진 후 바로 밑의 눈에서 5㎝ 위를 잘라 새로 나온 가지를 충실히 키우면 9월에 다시 한 번 꽃을 볼 수 있다.
덩굴장미의 경우 웃자란 가지의 전정과 유인 작업 시 주의해야 한다. 장미는 병해충이 많은 편으로 다소 서늘하고 다습할 때에는 흰가루병, 고온다습한 여름에는 잎에 흑반병, 건조한 시기에는 진딧물과 응애가 발생하기 쉽다. 화단용 장미 중 일부 품종은 비교적 추위에 약한 식물이므로 겨울을 나기 전에 짚이나 흙으로 덮어 준다.
화목류 기르는 법
심는 시기 일반적으로 낙엽성 화목류는 잎이나 꽃이 없는 시기에 옮겨심는 것이 좋으므로 봄에 꽃이 피는 화목류는 잎이 떨어지고 난 뒤 가을에서 초겨울 사이나 초봄에 심는 것이 좋다.
위치 식물이 좋아하는 빛이나 수분, 토양과 같은 환경조건을 먼저 파악한 후에 정원에 적당한 위치를 선정하고 키가 큰 나무는 뒤쪽으로 심고 키가 작은 식물을 앞쪽에 심어 서로 가리지 않도록 한다.
심는 방법 나무의 뿌리분 크기보다 두 배 정도 넓게 구덩이를 판 뒤 먼저 바닥에 퇴비 등의 비료를 넣고 뿌리에 비료가 직접 닿지 않도록 그 위에 흙으로 살짝 덮은 다음, 나무를 심고 물을 충분히 준다.
① 나무를 심을 구덩이는 깊이나 넓이 모두 뿌리분의 두 배 정도로 판다.
② 복합비료와 퇴비, 부엽 등을 잘 섞는다.
③ 구입해 온 나무는 뿌리분을 싸고 있는 짚을 풀거나 또는 그냥 심는다. 비닐끈일 경우에는 뿌리에서 흙이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서 푼다.
④ 비료가 뿌리에 직접 닿지 않도록 사이에 흙을 넣고 너무 깊게 심지 않도록 한다.
⑤ 심은 뒤에는 물을 충분히 준다.
⑥ 흙으로 잘 덮는다. 건조한 봄에 나무를 심을 경우에는 물이 고여 있도록 홈을 만들어 둔다.
가지치기하는 법
가지치기는 ① 웃자란 가지 ② 병해충의 피해를 입은 가지 ③ 서로 얽히거나 겹쳐진 가지 ④ 안쪽으로 뻗은 가지 ⑤ 바닥에서 나온 가지 ⑥ 가지의 수가 너무 많을 때에 한다.
가지치기 방법은 위, 옆, 아래의 순서로 가지를 잘라내는 것이 좋다. 굵은 가지는 2~3번 나누어 자른다. 가지를 자른 후의 수형이나 꽃이 피고 열매 맺힐 것을 고려하여 가지치기를 한다. 꽃이나 잎이 지고 난 후에 가지를 치는 것이 좋으며 식물에 따라 늦가을에서 이른봄 사이나, 초가을에서 가을 사이에 한다.
-
2021-05-12
-
-
[21년 05월 특집 4] 팬데믹 시대의 처방전, 힐링정원 가이드 (2-2)
-
-
팬데믹 시대의 처방전,
힐링정원 가이드 (2-2)
정원을 가꾸다 보면, 이리저리 얽힌 생각들이 스르르 풀려 가지런해진다. 이렇듯 자연을 섬세하게 보고, 만지고, 냄새 맡고, 직접 키운 채소를 맛보는 등의 정원 일을 하다 보면 내면이 더 크게 열리고 더 깊이 확장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건강과 행복의 지수를 모두 상승시키는 힐링정원 만드는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글 이수민 기자
도움말 이명(울림가든디자인 대표)
취재협조
농촌진흥청 지식정보화실(www.rda.go.kr), 국립원예특작과학원(www.nihhs.go.kr)
자료출처
농촌진흥청(063-238-1000 www.rda.go.kr), 6차산업(농촌진흥청), 농업기술포털 농사로(www.nongsaro.go.kr), 농업기술길잡이 생활원예(농촌진흥청, 2013), 선인장도 말려 죽이는 그대에게(송한나 지음, 책밥, 2020), 정원생활자의 열두 달(오경아 지음, 궁리출판, 2018), 꽃 오래보고 화초 잘 키우기(이지영 지음, 도서출판 플로라, 2016), 집안에 숲을 들이다 힐링원예(김혜숙 지음, 2015), 정원의발견(오경아, 궁리출판, 2013), 풍수원리의 양기론에 입각한 치유정원 공간계획 방향에 대한 연구(영산대학교 부동산대학원, 이손선, 2013)
코로나 팬데믹 이후 집콕에 지친 사람들은 일상생활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고 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정원에 관심을 가져보자. 정원은 규모와 관계없이 꾸준히 관리하게 되면, 일상생활에서 받는 압박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방감을 주고, 개인적인 성취감과 만족감을 주는 효과가 있다. 일상 속에서 답답함을 날려버릴 수 있는 힐링정원 만들기에 도전해보자. 먼저 몇 가지 알아둬야 할 것들이 있다.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텃밭 테라피.
텃밭 가꾸기는 취미와 여가활동, 먹을거리 생산을 넘어서 마음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코로나19와 미세먼지로 외출이 쉽지 않아 우울감을 느끼는 요즘, 집안 텃밭을 가꾸면 자연이 주는 위로와 기쁨을 얻을 수 있다. 텃밭은 주거공간을 기준으로 실외와 실내 텃밭으로 나눌 수 있다. 실외 텃밭은 옥상, 화단 등 남는 공간을 활용한 텃밭과 공영·민영 도시농업농장에서 분양받는 텃밭 등이 있다. 실내 텃밭은 주거 공간안에서 즐기는 베란다 텃밭이 대표적이다.
실내 텃밭은 햇빛 양에 따라 작물 선택
실내 텃밭을 조성할 때는 실외보다 햇빛의 양이 20∼50% 떨어지므로 햇빛을 적게 받아도 잘 자라는 작물을 선택해야 한다. 실내 텃밭을 만드는 방법은 씨앗으로 심거나 모종을 사서 옮겨 심는 방법이 있다. 씨앗을 심을 경우, 모종을 이용하는 경우보다 한 달 정도 일찍 심어야 한다. 봄·가을철에는 동·남·서향 창문 방향 모두 가능하나, 여름철의 경우 태양의 고도가 높아져 낮에 투과되는 햇빛 양이 적고, 온도가 높아 잎이 연약해지고 웃자라기 쉬우니 주의한다. 봄과 가을에는 잎채소인 상추, 청경채, 겨자채 등과 당근, 적환무를 추천한다. 특히 서늘한 기온을 좋아하는 적환무는 파종한 뒤 20일이면 수확할 수 있어 키우는 재미를 느낄 수 있고, 여름에는 온도와 습도가 높으므로 더위에 강한 치커리, 근대, 엔다이브가 적당하다.
여름철의 경우 온도와 습도가 높으므로 더위에 강한 작물 재배를 추천한다. 케일, 다채, 부추, 쪽파는 계절에 상관없이 재배할 수 있으며, 허브 식물인 바질, 루꼴라, 민트도 키우기 쉽고 요리에 이용할 수 있어 좋다.
텃밭 조성하기
모종은 보통 봄철(4∼5월)과 가을철(8∼9월)에 구매할 수 있다. 씨앗을 직접 심을 때는 모종보다 한 달 정도 일찍 심는다. 플라스틱 포트 화분은 3단 선반을 이용하는 수직형과, 플라스틱 노란 박스, 플라스틱 텃밭 상자, 스티로폼 상자 등을 이용하는 상자형이 있고, 식물재배기를 활용하기도 한다. 실내 텃밭은 텃밭 조성 공간과 이용자의 편의, 재배작물의 특성을 고려해서 선택하는 것이 좋다.
텃밭 재배&관리하기
수분관리씨앗의 싹이 났을 때와 모종을 심은 후 뿌리가 충분히 내릴 때까지는 2~3일 간격으로 물뿌리개 등을 이용하여 주변의 흙이 쓸려나가거나 파인 부분이 없도록 비 오듯이 뿌려주는 것이 좋다.
양분관리원예용 상토를 사용할 경우 1개월 정도 키울 수 있는 양분이 있으나 이보다 재배 기간이 길어지면 완효성 비료, 입제형 고형비료, 양액 등 중에서 선택하여 상토에 주는 것이 좋다.
병해충관리높은 온도와 습도는 병 발생과 진딧물, 총채벌레 같은 해충이 많이 생기므로 적당한 환기로 관리가 필요하다. 병해충 발생 시 난황유, 베이킹소다, 미생물 농약 등을 이용해서 방제한다.
TIP 1 난황유 양액 만드는 법
준비물 달걀, 물, 식용유, 분무기, 종이컵, 페트병 500㎖와 2ℓ 크기 1개씩, 요구르트 병(65㎖), 알루미늄 호일, 저울
① 종이컵을 이용하여 페트병에 계란 노른자를 넣는다.
② 식용유 60㎖(요쿠르트 병(65㎖)을 이용)와 물을 넣어 100㎖가 되도록 한다.
③ 호일을 뭉쳐 만든 호일 구슬 5개를 페트병에 넣고, 내용물이 잘 섞이게 흔들어 준다.
④ 2ℓ 물통에 10㎖을 넣어 희석한 난황유 방제액을 분무기에 넣는다.
TIP 2 마요네즈 살충제 만드는 법
준비물 마요네즈, 물, 페트병(1.5ℓ), 깔때기, 분무기, 저울
① 물 1ℓ를 페트병에 담은 후 마요네즈 6g을 깔때기를 이용해서 페트병에 넣는다.
② 마요네즈와 물이 잘 섞일 수 있도록 충분히 흔들어 5~7일 간격으로 골고루 뿌려준다.
※ 마요네즈 살충제의 주원료는 기름(식용유)과 계란 노른자로 난황유 방제법을 적용한 것이다.
우울감과 무기력증 극복에 도움 되는 약초 테라피.
새싹작물은 다 자란 작물보다 비타민이나 무기질 같은 영양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는 약초다. 특히 새싹작물을 키우다 보면 수확의 정서적 안정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우울감·무기력증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여기에 새싹보리와 새싹밀에는 혈중 콜레스테롤 저하 및 간 건강 개선 효능 등 생활습관병 개선 효과가 탁월한 폴리코사놀·사포나린·이소오리엔틴 등이 함유되어 있고, 새싹귀리에는 아토피 피부염 개선에 효과가 있는 아베나코사이드와 플라본배당체가 들어있어 직접 재배해 식탁에 올리면 건강을 챙기여 수확의 즐거움까지 누릴 수 있다. 또 새싹작물에는 아이들 성장 발달에 도움이 되는 칼륨과 칼슘 같은 무기성분과 비타민C 등 영양성분이 풍부하다.
새싹보리·새싹밀·새싹귀리
건강 효능새싹보리·새싹밀에는 혈중 콜레스테롤 저하 및 간 건강 개선 효과가 탁월한 기능성 생리활성 성분인 폴리코사놀, 사포나린, 이소오리엔틴 등이 함유되어 있다. 새싹귀리에는 아토피 피부염 개선에 효과가 있는 아베나코사이드와 플라본배당체가 들어있다. 새싹작물에는 아이들 성장 발달에 도움이 되는 칼륨과 칼슘 같은 무기성분과 비타민C 등 영양성분이 풍부하다.
준비물 겉보리·밀·귀리 씨앗, 화분, 망, 흙, 물조리개 등
키우기
① 화분에 망을 깔고 흙을 채운다.
② 씨앗은 촘촘하지만 겹치지 않게 올려주고 가볍게 흙을 덮는다.
③ 물조리개로 물을 흠뻑 준다. 이후 키우면서 마르지 않을 정도의 수분을 유지시켜 준다.
④ 초록색 싹이 나오면 햇살이 잘 드는 곳에서 키워준다. 키우는 동안 흙이 마르지 않을 정도의 수분을 유지한다.
⑤ 새싹보리·새싹밀·새싹귀리는 씨앗을 뿌린 후 10∼14일쯤 지나면 15㎝ 정도 자라는데, 이때 수확해 주스·과자·부침개로 만들어 먹는다.
새싹삼
건강 효능 새싹삼은 뿌리·잎·줄기까지 모두 먹을 수 있는데, 면역력 증진에 좋은 진세노사이드가 뿌리에 2∼4mg, 잎과 줄기에 8∼11mg 들어 있다.
준비물 묘삼, 화분, 원예용 상토, 물조리개 등
키우기
① 구입한 묘삼을 냉장실(4℃)에 3∼4일 보관한다.
② 화분에 옮겨 심을 때 원예용 상토(피트모스 70%, 펄라이트 30%)를 채운다.
③ 화분은 베란다에서 50㎝ 안으로 둔다.
④ 물은 1주일에 한 번 정도 주는데, 상토 표면에 약간의 실금이 갈 정도면 충분하고, 만졌을 때 물이 흘러나오지 않으면 된다.
⑤ 새싹삼의 연한 잎을 먹으려면 묘삼을 심고 2∼3주 정도 됐을 때 수확한다. 뿌리를 먹으려면 3∼4개월 정도 키워야 한다.
TIP 3 새싹삼 심기 전 준비할 것
새싹삼을 키우려면 온라인 상점 등에서 묘삼을 구매한다. 구매한 묘삼은 심기 전 냉장실(4℃)에 3∼4일 정도 보관해야 뿌리 갈라짐 없이 잘 자란다. 화분에 원예용 상토(피트모스 70%, 펄라이트 30%)를 채워준 뒤 묘삼을 옮겨 심는다. 물은 1주일에 한 번 정도, 흙 표면에 약간의 실금이 갈 정도면 충분하다. 또, 화분은 직사광성을 피해 베란다에서 50㎝ 안으로 두는 게 좋다.
수확량 늘리고 해충 줄이는 텃밭 재배법
텃밭을 1년 내내 효율적으로 가꾸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밭을 연중 활용하려면 밭의 규모에 따라 작물을 골라야 하고, 재배순서도 짜임새 있게 세워야 하기 때문이다. 수확의 기쁨을 제대로 누리기 위해 텃밭에서 작물을 체계적으로 재배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밭 규모에 맞는 작물 선택이 중요
텃밭 재배 계획을 세울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텃밭 규모에 알맞은 작물을 선택하는 것이다. 소규모(7㎡) 텃밭의 경우 크기가 작고 생육기간이 짧은 작물이 적당하다. 또한 생산량이 많으며 이어짓기 피해가 적은 작물이 좋다. 대표적으로 상추, 쑥갓, 시금치, 잎들깨 등이 있다. 자라는 기간이 긴 작물을 재배할 수 있는 중규모(15㎡) 텃밭은 3~4개 구획으로 나눠 자라는 기간이 비슷한 것끼리 묶어서 재배하는 것이 좋다. 알맞은 채소로는 소규모 텃밭 작물을 포함해 배추, 고추, 토마토, 오이, 당근 등을 들 수 있다.
대규모(20㎡ 이상) 텃밭은 가꾸는 노력이 적게 드는 작물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마늘과 같은 겨울나기 작물도 재배가 가능하다. 대규모 텃밭에서는 중규모 텃밭 작물을 포함해 호박, 토란, 강낭콩, 감자, 마늘 등 다양한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
같은 면적이라 하더라도 채소 종류에 따라 수확량이 다르다. 따라서 수확량 정보를 알고 있어야 더 심거나 덜 심는 일이 없다. 3.3㎡를 기준으로 마늘·건고추·옥수수·콩 등은 2kg 이하의 수확량을 갖고 있다. 생강·시금치·열무·고구마 등은 3~5kg, 대파·당근·상추·오이·토마토·호박·참외 등은 5~10kg 정도 수확량을 예상한다. 또한 무·배추·양배추·부추 등은 10~20kg로 매우 높은 수확량을 갖고 있다.
제한된 면적에서 효과적으로 재배하는 법
텃밭을 유용하게 활용하기 위해서는 재배순서를 잘 세워야 한다. 또한 텃밭에서 나는 채소는 자주 먹는 채소나 가꾸기 쉬운 채소로 선택하는 것이 좋다.
여러 작물을 제한된 면적에서 가꾸는 방법을 섞어짓기라고 한다. 이는 입체적인 공간 활용과 작물간의 상호작용을 이용한 방법으로 매우 현명한 농사법이다.
채소의 영원한 불청객 병해충 예방법
식물은 식물체나 뿌리에서 분비물을 내보내 나쁜 균이 붙지 못하게 하는 작용을 할 수 있다. 이 점을 활용해 강력한 분비물을 내는 작물을 재배작물과 섞어짓기하거나 사이짓기를 하면 병해충을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수박을 파·부추·양파·마늘 등의 파 종류와 함께 가꾸면 덩굴쪼김병이나 위황병을 예방할 수 있고, 상추, 쑥갓, 부추, 무 등은 결명자와 마리골드, 달리아, 보리, 옥수수 등과 함께 심으면 토양선충을 예방할 수 있다.
-
2021-05-12
-
-
[21년 05월 특집 5] 자연 끌어들인 치유 공간, 생활정원
-
-
자연 끌어들인 치유 공간,
생활정원
정원이 꼭 크고 멋져야만 유익한 환경을 제공하는 건 아니다. 작은 정원도 고단한 몸과 마음을 위로하는 휴식처로써 좋은 공간이 될 수 있다. 값비싼 수목을 심어야만 정원이 완성되는 것도 아니다. 식물에 대한 관심과 사물을 적절하게 이용할 아이디어 그리고 약간의 노력만 있다면, 얼마든지 좋은 정원을 만들 수 있다.
직접 조성하기 어렵다면,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도 좋다. 분명한 건 모든 정원은 들인 노력과 비용보다 더욱 많은 것을 되돌려 준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주거 공간에 적합하도록 꾸민 작은 정원을 생활정원이라 한다. 일상에서 나만의 힐링 공간을 제공하는 다양한 생활정원을 모았다.
글 백홍기 기자
자료출처 전원주택라이프 DB
사색과 휴식 제공하는 쉼터정원
정원은 목적에 맞게 처음부터 기획해서 연출하면 좋다. 차를 즐기기 좋아하는지, 자연의 소리를 음악 삼아 조용히 명상을 즐기는지, 아니면 가족과 함께 놀이를 위한 공간을 만들 것인지에 따라 정원 규모와 형태, 필요한 소품이 달라진다. 활용 목적이 분명해야 정원을 만든 뒤 어수선해지지 않는다. 정원을 조용한 쉼터로 계획한다면, 우선 햇빛을 고려하는 게 좋다. 햇빛이 강하면 오래 머물기 힘들기 때문에 그늘을 만들어주는 나무가 필요하다. 또, 쉼터로 꾸밀 땐 정적인 특징에 맞게 방해 요소를 최소로 하는 게 좋다.
도로와 이웃 등 신경 쓰이는 외부 시선을 식물이나 나무 구조물로 차단하면 아늑한 나만의 쉼터를 만들 수 있다. 정원을 꾸미는 소품이나 벤치도 따듯한 느낌과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목재를 사용하면 공간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목재 외에도 자연미와 친근감을 주는 돌이나 벽돌을 이용해도 좋다. 석재는 다른 재료보다 비싸지만, 무게감을 주고 시간이 켜켜이 쌓인 고유한 멋을 준다.
쉼터정원에 작은 의자나 테이블을 배치하면 편안하게 독서를 즐기거나 가족이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정원에 야외 거실을 만들어 가족 모임이나 파티, 조용한 휴식 공간으로 꾸몄다.
자연물 이용한 멋진 암석정원
꽃과 나무만 있는 정원에 자연석을 배치하면 깊은 맛을 준다. 자연석을 주인공으로 삼아 정원을 꾸미면 웅장한 멋과 무게감을 줘 정원의 중심 역할을 한다. 하지만, 큰 돌은 다루기 어렵고 비싸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소재다. 만약 암석정원에 관심이 있다면, 집 지을 때 나온 돌이나 바위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양한 크기와 모양을 조합해 산수를 표현하거나 계곡을 만들면 개성 넘치는 정원을 연출할 수 있다. 큰 돌을 이용해 멋진 암석정원을 만들 때 중요한 건 균형이다. 정원을 살펴 무게감이 쏠리지 않게 배치할 장소를 잘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자연석과 어울리는 식물은 주인공을 압도하지 않게 너무 풍성한 식물은 피하고 건조한 돌에서도 잘 자라는 다육식물 같이 조화를 맞춰 꾸미면 된다.
계곡처럼 물이 흐르는 암석정원은 습기를 고려해 집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게 좋다. 사진 속 암석정원은 집 지을 때 묻혀 있던 암석을 그대로 이용하고 계곡에서 물을 끌어와 작은 폭포를 만들었다. 건물 옆에 자리 잡은 암석정원이 전체 균형을 잡아 안정감을 준다.
집 지을 때 나온 암석을 그대로 이용해 폭로와 연못을 만들었다.
농장에 있던 돌을 옮겨와 집 지을 때 암석정원을 만들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배겨 있어 정원을 더욱 멋지게 꾸며주는 아이템이 됐다.
지하를 환한 힐링 공간으로 만든 선큰가든
지하는 은밀한 매력을 지녔다. 지상층과 다르게 벽으로 둘러싸여 집중이 필요한 작업이나 조용히 취미를 즐기기에 좋은 사적인 공간을 제공해 홈시어터나 서재 등으로 활용해도 좋다. 하지만, 토양과 벽이 맞닿아있기 때문에 관리가 소홀하거나 시공에 문제가 있다면, 습해지고 퀴퀴한 냄새를 유발해 애물단지가 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지하 외벽이나 내벽에 단열재를 덧대 결로를 방지한다. 또 좋은 방법은 선큰이나 드라이에어리어(Dry-Area)를 설치하는 것이다.
특히, 선큰은 외부 시선을 완벽하게 차단하면서 하늘이 열린 공간이라 이곳에 정원을 조성하면 자연스럽게 시크릿 가든을 형성해 최고의 휴식처를 얻을 수 있다. 이처럼 선큰가든은 지하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색다른 휴식 공간을 제공하기 때문에 지하의 기능을 최대로 활용할 좋은 아이디어다.
고요한 기운이 감돌아 사색 공간에 알맞게 대나무를 심어 정적인 느낌을 연출했다. 이 외에 화사한 공작단풍과 조팝나무, 낙엽교목인 노각나무로 장식했다.
0.5평에 나무 다섯 그루 심은 미니정원
정원을 가꾸려면 넓은 공간이 필요하다? 꼭 그렇지만 않다. 0.5평 정도만 있어도 충분하다. 만약 공간이 좁다고, 주립형 나무 한 그루만 심으면 개화 전후에는 공간이 심심해진다. 종류별로 다양한 나무를 심으면 일 년 내내 꽃과 단풍이 내려앉아 집 안에 계절을 관람하게 된다.
사진 속 미니정원(p.76)은 0.5평에 나무 다섯 그루를 심어 자연스럽게 자연의 변화를 담아냈다. 미니정원 식재는 기본적으로 교목, 소교목, 관목, 지피식물로 구성한다. 교목은 2층의 시선, 소교목은 1층 또는 지상을 걸을 때 시선, 관목은 앉아 있을 때 시선을 집중하게 한다. 그리고 하부에지피식물로 구성하면 더욱 조화로운 미니정원이 된다.
<0.5평에 심은 나무>
■ 대팻집나무(5~6월 개화)
■ 퍼진철쭉(5월 중순~6월 개화)
■ 단풍나무(4월 중순~5월 상순 개화)
■ 미르타케아 노린재나무(5월 개화)
■ 설구화(5월 초~6월 중순 개화)
미니정원. 높이가 다른 식물을 조합해 입체적으로 보인다. 이처럼 공간이 작아도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는 생각만 하면 가능성은 무궁무진해진다.
방치된 곳을 아늑한 휴식처로 만든 옥상정원
사실 주택 옥상도 면적과 햇빛이 충분해 마당만큼 정원을 가꾸기 좋다. 다만, 꼼꼼하게 물 빠짐과 방수 시공이 뒷받침돼야 한다. 사진의 옥상정원은 처음부터 아름답지 않았다. 시공자가 거주자를 고려하지 않고 형식적으로 만들어 보기에 좋지 않고 동선도 불편했다.
이를 거주자 삶에 맞게 옥상을 두 공간으로 나눠 야외 식탁을 배치하고 코티지 화단을 구성했다. 한편엔 텃밭도 만들어 야외 식사 시 옥상에서 바로 채소를 얻을 수 있게 했다. 처마 밑 흰 벽은 스크린으로 활용해 야외극장으로 만들었다.
옥상정원에 화단을 만들 때, 식재할 공간이 넉넉하지 않으면 얕고 긴 화단보다 깊고 짧은 화단을 만들어 풍성한 느낌을 내면 된다. 이 옥상도 화단 깊이를 깊게 해 단풍나무와 감나무, 꽃사과 등을 심고, 각종 꽃과 회양목으로 주변을 가꿔 사시사철 꽃이 지고 피는 아름다운 옥상정원을 만들었다.
옥상을 야외 거실처럼 만들어 건축주는 또 다른 별장 하나를 덤으로 얻은 듯한 행복감을 누리고 있다.
요즘처럼 외식이 부담스러울 땐 야외 식탁 공간이 더욱 빛을 발한다.
여름이 반가운 시원한 연못정원
정원을 한층 시원하게 만드는 연못은 예부터 정원에서 빠지지 않는 요소로 꼽혔다. 이러한 연못은 공기 중에 습도를 공급해 정원 식물을 건강하게 자라게 하고, 물에 서식하는 작은 생명은 아이들 정서에 좋은 영향을 준다. 하지만, 물만 가둔다고 연못이 완성되는 건 아니다. 세심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수생동물이 죽거나 여름에 모기가 들끓어 애물단지가 된다.
연못 형태는 자연석을 활용한 연못, 연못 가운데 섬을 만드는 중도식 연못, 하천이나 계곡·폭포를 연출한 계류형 연못, 비단잉어(koi)를 키우는 코이연못, 수생식물 위주로 만든 습지연못, 잔잔한 물결을 즐기는 정지연못이 있다. 모든 연못은 방수가 중요하기 때문에 시공 때 철저하게 방수 처리를 해야 한다. 깊이는 0.5~1.5m 사이가 좋다. 물고기를 키우려면 동사 방지를 위해 더 깊게 하고, 어린아이의 안전사고를 예방하려면 30㎝ 정도로 얕게 만들면 된다.
연못을 채우는 물은 계곡이나 지하수, 상수도를 이용하면 되지만, 정화 능력이 있는 수생식물을 심어 생활하수를 이용하는 방법도 좋다. 면적은 전체 정원 크기의 1/9 이상 넘지 않아야 균형을 이뤄 보기에 좋다.
분홍꽃이 매혹적으로 핀 수련 연못. 밤에 고라니가 수련을 뜯어먹어 연못 위에 그물을 쳤다.
프라이빗 힐링 공간 중정
중정은 건물 안이나 안채 바깥채 사이의 뜰을 말한다. 한옥은 안채와 바깥채 사이에 있는 작은 뜰을 중정이라고 하고, 현대식 주택에서는 건물 안에 있는 뜰을 말한다. 건물 안에 있기 때문에 마당보다 사생활 보호가 뛰어나 도심이나 단독주택단지 내에 집을 지을 때 가족만을 위한 공간으로 중정을 만들기도 한다.
중정은 주로 공간이 작기 때문에 균형과 조화를 맞추는 게 좋다. 그리고 실내 어디서나 자연을 느끼도록 창문 크기와 배치를 꼼꼼하게 계획하면 좋다. 식물로 가득한 중정은 실내에서 이동할 때 어디서나 녹음을 즐길 수 있어 편안함을 제공한다.
이 주택은 중정을 중심으로 주방과 조리대, 거실, 침실, 접견실이 이어지도록 배치하고, 소파와 커다란 다이닝 테이블을 병렬식으로 구성했다. 중정은 3m가 넘는 본채 건물이 감싸 주변 시선을 완벽하게 차단해 부부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휴식처로 활용한다.
아담한 중정은 주택 구심점이자 독립된 공간을 하나로 이어주는 상징적인 장소다.
주택을 ‘ㅁ’ 자 형으로 구성하고 중심에 중정을 만들어 집 안 어디서나 자연을 바라보고 감상할 수 있다. 각 실은 중정을 거쳐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사계절 푸른 온실정원
온실은 칼바람이 몰아치는 매서운 겨울에도 파릇파릇한 정원을 제공한다. 또한, 한겨울 온실은 생태 보일러 역할도 한다. 온실을 설치할 땐 양지바르고 통풍과 배수가 잘되는 곳이 좋다.
형태는 동서 또는 남북으로 길게 만든다. 동서로 긴 형태는 겨울철에 태양열을 모으기 좋다. 남북으로 긴 형태는 겨울과 여름 모두 환기와 냉방에 유리해 사계절 내내 일정한 환경을 유지하기 좋다. 따라서 대형 온실은 남북으로 길게 앉히는 게 빛을 골고루 받아서 좋고, 소형 온실은 동서 방향으로 길게 만들어도 작물에 미치는 영향이 적어 주택과 잘 어울리는 형태다.
온실을 남쪽에 설치하면 겨울철에도 한낮에 30℃ 이상 따뜻한 공기를 실내로 끌어들일 수 있다. 창은 천창과 벽 하부에 각각 설치해 여름에 더운 공기가 위로 빠져나가고 하부로 찬 공기를 끌어들이는 구조로 만드는 게 좋다. 이렇게 창을 설치하면 겨울에는 보온효과를, 여름에는 시원하고 상쾌한 자연의 향기를 실내로 끌어들일 수 있다.
온실 바닥에 석재를 깔고 크고 작은 화분을 배치해 깔끔하게 만들었다. 상부엔 여름철 뜨거운 햇빛을 가리는 흰 천을 달았다.
건물 상부를 온실과 연결해 겨울에 풍경을 감상하면서 반신욕을 즐기는 힐링 공간을 만들었다.
넓은 야외 활동 공간 제공하는 잔디정원
잔디는 정원을 만들 때 가장 기본적인 아이템이다. 잔디가 깔린 넓고 푸른 마당은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푸른 마당을 전원주택의 상징으로 여기는 이유기도 하다. 또, 포근하고 폭신한 잔디는 아이들에겐 안전한 놀이터가 되고 어른에겐 시원한 야외 파티 공간을 제공해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하지만, 잔디의 질긴 생명력만 믿고 관리를 소홀히 하면 봄철에 누런빛 잔디로 변해 황량하고 쓸쓸해진다.
국내에 유통되는 잔디는 들잔디, 금잔디, 갯잔디, 비단잔디 등 10여 종이 넘고 생장 환경과 밀도, 자라는 키가 달라 마당 활용 목적에 따라 적절한 잔디를 선택한 뒤 잔디 특성에 맞게 관리해야 한다. 잔디만 있는 마당이 밋밋해서 싫다면 담 아래나 마당 주변을 꽃과 나무로 적절하게 가꾸면 된다.
사진은 넓은 원형 잔디마당을 배치하고 주변에 각종 꽃과 교목, 관목을 심어 계절마다 색다른 풍경을 제공하도록 만들었다. 원형마당에 깐 잔디는 밀도가 높고 부드러워 가벼운 산책이나 골프 연습하기에 좋다.
건축주 요청에 따라 넓은 잔디마당을 먼저 확보하고, 주변과 어울리도록 예쁜 꽃을 심었다.
잔디마당 주변에 만든 정원은 산과 자연스럽게 이어져 하나의 멋진 자연환경을 연출한다.
자연을 입은 듯 편안한 대문과 울타리
소통의 시작은 첫인상이다. 한번 각인된 첫인상은 쉽게 지워지지 않아 이후에도 깊은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작은 장점 여러 개를 강조하는 것보다 한 가지 장점을 돋보이게 강조하면 더 좋은 인상을 진하게 남길 수 있다. 대문과 울타리는 기능을 우선하는 설치물이다. 여기에 살짝 변화를 주면, 주택 첫인상을 좌우하는 좋은 공간이 된다.
중요한 건 기존 정원이나 건물과의 조화다. 먼저 소재는 본채 건물과 정원과 어울리도록 벽돌이나 목재, 철재, 바위 등을 사용한다. 소재에 의한 일관성을 갖췄다면, 여기에 과하지 않게 자연을 살짝 입힌다. 자연을 덧입힐 땐 전체 분위기를 ‘따뜻함’, ‘시원함’, ‘아름다운 색’, ‘아기자기함’ 등 한 가지 주제를 강조하면 원하는 분위기를 맞출 수 있다.
울타리 역시 기능에 충실하되 심리적 위안이나 시각적 즐거움을 주도록 꽃이나 넝쿨, 나무 등을 이용한다. 특히, 울타리는 외부에서 보이는 면이 넓어 잘만 꾸미면, 오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다. 나무나 철 등 서로 다른 소재를 섞거나 키 높은 나무를 조화롭게 배치해도 좋고, 키 작은 관목이나 예쁜 꽃을 피우는 식물을 이용해도 좋다. 이렇게 꾸민 울타리는 내부에선 가족들만의 시크릿 가든을 제공하기도 한다. 중요한 건 대문이나 울타리를 너무 과하게 장식하지 않는 것이다.
대문에서 현관까지 이어지는 동선에 예쁜 꽃과 소품을 배치해 멋진 풍경을 만들었다.
다양한 측백나무로 자연 울타리를 만들었다. 울타리 아래에 토분과 철제 의자가 조화를 이뤄 근사한 풍경을 제공한다. 외부에선 정갈한 측백나무 울타리가 부드러운 인상을 줄 것이다.
여름 산책이 즐거운 그늘정원
정원이 모두 밝은 햇빛으로 가득한 건 아니다. 좌향, 건물, 산, 나무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 불가피하게 그늘이 생긴다. 그런데 이러한 그늘을 의도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여름철 뜨거운 빛을 피하는 쉼터나 가벼운 산책길을 제공하는 그늘정원이다.
그늘정원은 보통 키 큰 교목을 이용하지만, 교목만 심으면 지루해질 수 있다. 여기에 다양한 음지식물을 배치하면 더욱 시원하고 아름다운 그늘정원을 완성할 수 있다. 음지식물은 보통 꽃이 없거나, 있더라도 화려하지 않다. 대신, 잎이 크고 질감과 형태가 독특해 드라마틱한 느낌을 낼 수 있다.
<멋진 그늘화단 만드는 방법>
▲풍지초, 황금색 호스타 등 잎 색이 화려한 식물이나, 지피용 식물처럼 잎이 크고 질감이 두드러진 식물을 이용하면 화단을 돋보이게 꾸밀 수 있다.
▲그늘에서 잘 자라는 철쭉이나 만병초, 홍단풍, 공작단풍 등은 화단을 계절 따라 아름다운 꽃이나 단풍으로 풍성하게 물들게 한다.
키 큰 관목을 심어 자연스럽게 산책길을 만들었다. 나무 주변에 다양한 관목과 꽃을 심어 즐겁고 아름다운 길을 연출했다.
나무 그늘 아래 심은 산수국이 시원한 느낌을 준다.
눈은 즐겁게 몸은 건강하게, 키친가든
텃밭은 주거 생활을 더욱 즐겁게 해주지만, 필요 이상으로 넓으면 관리가 힘들고 피로함을 준다. 그래서 텃밭 면적을 늘리기보다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하는 게 좋다.
키친가든은 다양한 식물과 먹거리 채소를 조합해 정원의 아름다움과 텃밭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유익한 공간이다. 키친가든을 만들 때 핵심은 동반 식물 조합이다. 사진 속 단독주택은 기존 정원에 관목 몇 그루만 있었고 관리하지 않아 몰골이 흉했다. 이곳에 퍼머컬처 원리를 이용해 키친가든을 만들었다.
기존에 있던 소나무와 향나무, 자작나무는 그대로 두고 동반 식물을 이용해 군락을 만들었다. 그늘이라 음지식물 위주로 심고 사철나무를 이용해 적절한 차폐 기능을 더했다. 그리고 봄철 나물을 제공하는 엄나무와 정원 사이사이에 파와 상추 등을 심고 감나무를 심었다. 봄에는 엄나무 나물무침을, 평소엔 싱싱한 채소를, 가을엔 달콤한 감을 채취해 사계절 먹거리가 끊이지 않아 건강하고 즐거운 환경을 완성했다.
기존 나무에 어울리는 동반식물과 다양한 채소를 사이사이에 심어 녹음과 먹거리 풍성한 키친가든으로 만들었다.
-
2021-05-12
-
-
[EXPERT COLUMN] 김남형 세무사의 부동산과 세무 1. 부동산 거래 단계별 세금의 이해
-
-
김남형 세무사의 부동산과 세무 1.
부동산 거래 단계별 세금의 이해
부동산 거래의 단계는 크게 취득, 보유, 처분 세 가지로 나뉜다. 단계마다 세금이 발생하는데 해가 거듭될수록 부동산에 대한 세금구조는 복잡해지고 있다. 하지만 복잡하고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포기한다면 부동산의 가치를 지켜낼 수 없고 그릇된 의사결정을 할 수도 있다. 부동산 세금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자 이번 호부터 연재를 시작한다.
글 김남형(김남형 세무회계 대표세무사)
누구나 한 번쯤은 내 집 마련의 꿈을 꾸거나 복잡한 도심 생활을 벗어나 평화로운 시골에 전원주택을 갖는 것을 꿈 꿔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한 꿈을 벗어나 현실에서 부동산을 구입 할 때 꼭 신경 써야할 것이 있다. ‘세금’이다. 우리나라의 세율구조는 크게 국세와 지방세로 구분돼 있다. 세금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는 국세와 지방세를 정확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부동산 거래의 단계는 크게 취득, 보유, 처분 세 가지로 나뉜다. 단계마다 세금이 발생하는데 크게 취득단계에서는 취득세, 보유단계에서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처분 단계에서는 양도소득세가 발생한다.
1단계 취득
① 취득세
모든 부동산 거래의 시작은 취득이다. 이에 따라 부과되는 취득세는 지방세에 해당된다. 지방세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부동산 취득의 종류는 토지와 건축물 두 가지다. 여기에서 건축물이란 「건축법」에 따른 건축물(건축법 제2조제1항제2호 : 건축물이란 토지에 정착하는 공작물 중 지붕과 기둥 또는 벽이 있는 것과 이에 딸린 시설물 등)과 토지에 정착하거나 지하 또는 다른 구조물에 설치하는 레저시설, 저장시설 등 및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시설을 말한다.
취득세는 취득 행위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취득 행위란 민법 등 관계법에 따라 등기·등록 등을 하지 않은 경우라도 사실상 취득한 것을 말한다. 오히려 미등기자산에 대해서는 세제상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취득세는 취득의 원인, 취득하는 자산의 종류, 취득시기, 취득시기에 보유중인 부동산의 개수 등에 따라 세율이 달라지기 때문에 자세한 세율 등은 다음 호에 집중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취득세는 해당 과세물건을 취득한 날부터 60일 이내에 신고·납부하여야 한다. 단, 상속을 원인으로 취득한 경우에는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달의 말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신고·납부해야 한다.
② 부가가치세
부가가치세란 재화 또는 용역의 생산 또는 유통되는 모든 단계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에 과세하는 세금을 말한다. 따라서 <표2>의 구분에 따라 과세에 해당되는 부동산을 구입하는 경우에는 구입 시 과세부분 가액의 10%에 상당하는 부가가치세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다만, 추가로 부담한 부가가치세가 사업용 고정자산의 취득에 해당한다면 부가가치세 조기환급 신청이 가능하다.
③ 증여세
타인(증여인)에게 부동산을 대가 없이 무상으로 취득(증여)한 수증인은 증여재산가액에 10~50%의 차등세율을 곱하여 산출된 세액을 증여세로 부담한다.
④ 상속세
피상속인의 사망을 원인으로 부동산을 취득하는 상속인은 피상속인의 상속재산가액에 10~50%의 차등세율을 곱하여 산출된 세액 중 본인이 취득한 상속재산가액에 해당하는 비율만큼 상속세를 부담한다.
2단계 보유
1) 단순 보유 시
부동산을 단순히 보유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세금이 발생한다. 흔히들 ‘보유세’라고 한다. 보유세의 종류는 지방세에 해당하는 ‘재산세’, 국세에 해당하는 ‘종합부동산세’가 있다.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모두 과세기준일은 매 년 6월 1일이다. 즉, 6월 1일에 해당 재산을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 자에게 해당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다. 따라서 보유세를 부담하고 싶지 않다면 매매시기를 6월 1일을 기준으로 조절하면 된다. 여기에서는 개인이 부동산(토지, 건축물,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 발생하는 보유세에 대해서만 다루고자 한다.
① 재산세
재산세는 일정금액을 초과해야 세금이 부과되는 종합부동산세와는 다르게 재산의 가격과 관계없이 부과가 된다. 재산세는 자산별 과세표준에 세율을 곱하여 산출되는 금액을 부과한다.
재산세의 납부시기는 각 재산 종류별로 다르다. 토지는 매년 9월 16일부터 9월 30일까지, 건축물은 매년 7월 16일부터 7월 31일까지, 주택은 전체 세액의 2분의 1은 매년 7월 16일부터 7월 31일까지, 나머지 2분의 1은 9월 16일부터 9월 30일까지 납부한다.
재산세는 시가표준액 상승으로 인해 급격한 세부담 증가를 방지하기 위해서 세부담 상한이라는 제도를 두고 있다. 세부담 상한이란 직전연도 해당 재산세액 상당액에 일정비율을 곱한 금액을 한도로 재산세를 부과하는 것을 말한다. 토지는 150%, 건축물은 150%, 주택은 주택공시가격별로 105%~130%의 비율을 정하고 있다.
②종합부동산세 (이하 ‘종부세’)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이고 공시가격 현실화를 정책으로 내놓고 있기 때문에 종부세는 취득이나 처분의 의사결정 시에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세목으로 바뀌었다. 따라서 이번 호에서는 주택에 대한 종부세에 대해서만 간략하게 소개하고 종부세 전체에 대해서는 따로 다루고자 한다.
종부세는 과세기준일인 6월 1일 현재 인별로 소유한 주택의 공시가격 합계액이 일정금액을 초과하는 경우 부과하는 세금을 말한다. 6월 1일 기준으로 납세자가 보유중인 개별주택가격의 합계액 중 6억 원(1세대 1주택자의 경우에는 9억 원)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 공정시장가액비율(2021년 95%)을 곱한 금액에 차등세율을 곱하여 산출된 세액에 각종 공제항목(재산세 부담액, 1세대 1주택자 세액공제-고령자, 장기 보유자)을 차감한 금액과 세부담 상한액(150~300%) 중 작은 금액을 그 세액으로 한다.
종부세의 납부기한은 매년 12월 15일까지이며 납부해야 할 세액이 25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 다음과 같이 분납을 신청할 수 있다.
2) 임대 보유 시
부동산을 보유하면서 임대하는 경우에는 앞에서 말한 보유세 외에 임대사업에 대한 부가가치세, 종합소득세도 부담하게 된다. 세목별 과세방법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부가가치세
부가가치세란 재화 또는 용역의 생산 또는 유통되는 모든 단계에서 발생하는 부가가치에 과세하는 세금을 말한다. 따라서 <표4>의 구분에 따라 과세에 해당된다면 임대용역의 대가로 받는 월세 및 간주임대료(전세금에 대한 예금 상당액)에 대해서 1년에 한 번(간이과세자) 또는 두 번(일반과세자) 부가가치세 신고·납부 의무가 있다. 반면에 면세에 해당한다면 1년에 한 번 ‘사업장현황신고’의무가 있다.
② 종합소득세
부동산에 대한 권리를 대여함으로써 발생하는 소득은 사업소득으로 본다. 예외적으로 지역권, 지상권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기타소득으로 분류한다. 이러한 소득이 있는 경우 타소득과 합산해 소득발생일의 다음 연도 5월 31일까지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 한다.
2019년 이전 귀속분까지는 2,000만 원 이하의 주택임대소득에 대해서는 과세를 하지 않았지만 2019년 귀속분부터는 2,000만 원 이하의 임대소득에 대해서도 종합소득세 신고를 해야 한다.
3단계 처분
부동산을 취득할 때와 마찬가지로 처분할 때에도 세금이 발생한다. 처분 시 발생하는 세금은 어떤 게 있는지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부가가치세
취득 시에 부가가치세를 부담했던 부동산은 처분 시에도 부가가치세를 부담할 가능성이 높다. <표6>의 과세 여부에서 과세대상에 해당하는 부동산은 과세대상 처분가액의 10%에 해당하는 부가가치세를 매수인에게 받아서 세무서에 신고·납부해야 한다. 여기에서 주의할 점은 만약 해당 부동산이 과세대상이고 취득 당시에 부가가치세 환급을 받은 경우 취득일로부터 10년 이내에 처분 시 환급받았던 부가가치세 중 일부를 뱉어내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② 양도소득세
부동산의 처분 방법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대표적으로 ‘양도’의 방법이 있다. 양도란 자산에 대한 등기 또는 등록과 관계없이 매도·교환·현물출자 등으로 인해 그 자산이 유상으로 사실상 이전하는 것을 말한다.
양도소득세는 기본적으로 양도가액에서 취득가액과 기타필요경비를 차감한 양도차익에 해당 부동산을 장기간 보유한 것에 대한 혜택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차감한 양도소득금액에 양도소득기본공제 250만원을 차감한 양도소득과세표준이 속하는 구간별로 6%~45%까지의 차등세율을 적용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양도소득세 계산 시에는 고려해야 할 법률 규정이 많다. 여기에서는 대표적으로 알아야 할 규정에 대해서만 살펴본다.
▶장기보유특별공제
장기보유특별공제는 다년간 발생한 양도소득을 일시에 누진세율로 과세함에 따른 과도한 세부담을 완화하고 물가상승분 조정차원에서 도입된 제도이다. <표7>에 따라 차등적으로 공제율을 적용한다. 2021년 1월 1일 이후 양도하는 주택 중 1세대 1주택의 공제율을 적용받고자 할 경우 반드시 보유기간 중 2년 이상 거주를 해야 연도별 4%의 공제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다만, 미등기자산, 다주택자의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받을 수 없다.
▶양도소득기본공제
양도소득세는 부동산, 주식, 파생상품을 각 그룹별로 구분하여 그룹별로 연 250만 원의 공제를 적용한다. 토지, 건물, 주택 등은 부동산 그룹에 속하므로 같은 해에 여러 부동산을 처분하는 경우에는 250만 원까지 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다만, 미등기자산에 대해서는 기본공제를 적용받을 수 없다.
▶세율
양도소득세의 세율은 자산별, 보유기간별, 양도 시 보유주택 수별로 세율이 다양하게 이뤄져 있고 2021년 6월 1일 이후 양도하는 자산부터 세율이 변동되므로 주의깊게 봐야 한다.
추가로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기본세율에 10%~20% (2021년 6월 1일 이후 양도분에 대해서는 20%~30%)의 세율을 더하여 세율을 적용한다.
김남형(김남형 세무회계 대표세무사)
홍익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세무법인 세광 등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현재는 김남형 세무회계의 대표세무사 겸 서울시 쌍문4동 마을세무사로 활동하고 있다.
031-8027-4747 tax_bro@naver.com
-
2021-05-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