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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펜션】 유려한 건축물로 지역 명소가 된 모켄 Moken
- 충남 태안군 남면 신온리, 언덕을 등지고 서해를 바라보는 곳, 황량해 보이기까지 하는 소금밭 위에 독특한 형상의 건물이 서 있다. 멀리서도 단박에 시선을 사로잡는 이 고급스러운 건물은 바다집시 모켄 족의 이름을 딴 펜션이다.글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취재협조 모켄 010-9293-4275 www.moken.co.kr 바다를 떠도는 바다집시 모켄Moken 족. 이들은 지구상에 유일하게 국적이 없는 종족이라고 한다. 기록에 따르면 약 4000년 전부터 말레이반도로부터 해안선을 따라 이동하며 미얀마 남부까지 이주해 지금의 활동 구역인 안다만해, 미얀마와 태국의 해상 국경지대에 이르렀다. 800개의 섬이 흩어져 있는 미얀마 남부 메르구이제도는 모켄 족의 본거지로 그 인구수는 고작 2000명이다. 홍대길씨는 사업 차 태국에 들렀다 태국 해안 수상가옥에 살던 모켄들이 쓰나미로 집을 잃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조상들이 예시를 주어 다행히 인명피해는 단 한 건도 없었으나 수상가옥들은 모조리 바다가 삼켜버렸다. 모켄은 다시 수상가옥 짓기를 고집하지만 자연재해를 우려하는 태국 정부에서 법적으로 이를 금지하고 있어 모켄과 갈등을 겪고 있다.모켄들이 수상가옥을 고집하는 것은 자연과 가장 가까이 사는 주거양식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우리에게 익숙한 문화라는 말조차 없으며 오직 자연과 사람만 있을 뿐이다. 건물 외형 못지 않게 내부 또한 이색적이다. 스킵플로어를 활용한 개방감 넘치는 공간을 완성했다 홍대길 씨도 건축에 참여했다. 카페 바닥의 감각적인 페인팅! 양쪽 커다란 창으로 자연과 채광이 한껏 들이친다. 콘 크리트 벽에서 연장된 미니멀한 테이블과 벤치가 재밌다. 천연 소재 라탄 가구와 볼드한 장식 소품들이 이국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현대 문명에 '바다집시'를 담다펜션 모켄이 태안에 세워지기 무섭게 유명세를 탄 것은 독특하고 유려한 건축물 때문이다. 전형적인 건축물 형태에서 벗어나 부정형의 노출콘크리트 덩어리들이 경사진 언덕을 타고 자유로이 놓여 있다. 마치 공중에 떠 있는 우주 정거장을 연상시키기도 하고 부지 뒤쪽에서 바라보면 서해안을 향한 건물 배치가 마치 지구를 바라보는 외계물체 같기도 하다. 아래에서 봤을 때 객실 각 동의 굴곡진 선은 모켄족이 벗으로 삼아 온 파도가 밀려오는 듯도 하다. 홍대길 씨가 건축가 곽희수(이뎀도시건축) 씨에게 건축을 의뢰한 까닭도 바로 이러한 이채로운 선 연출이 가능한 건축가라 느꼈기 때문이다. "곽희수 씨가 설계한 연예인 고소영 씨의 청담동 '테티스'나 원 빈 씨의 정선 '루트하우스'를 보고 건물 선이 아름답다고 느꼈어요. 내가 원하는 건물을 올릴 수 있겠구나 싶었지요." 홍 씨는 건축가에게 자신이 살던 호주 주택을 설명하면서 그 느낌을 담고 싶다고 했다. 들어가면 방이 있고 스킵플로어Skip floor(바닥면을 반 층 높인 구조) 위에 주방과 거실, 또 스킵플로어 위에 침실… 침실에 오르면 통유리창으로 파란 태평양을 시원스럽게 조망할 수 있는 곳. 그 외 나머지는 건축가 마음대로. 그렇게 해서 건축가가 가져온 설계안은 3개 층에 스킵플로어 구조로 된 지금 건물의 원형이었다. 축소 모형을 서른 번도 더 부수고 장장 1년 6개월이라는 꽤나 긴 공사기간이 걸렸지만 2011 한국공간디자인대상 특별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고 이용객들의 찬사가 쏟아져 수고한 보람을 느끼고 있다. 위층 침실에서도 발코니와 옥상 잔디밭으로 이동하는 문을 설치해 아웃도어 공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개별 노천탕에서 느긋한 휴식을~. 모두 4개 동, 7개의 객실 그리고 1층 카페로 구성된 모켄은 가운데 덱으로 된 브리지이자 길이 좌우 각 객실로 안내하는 독특한 형태를 띤다. 스킵플로어 구조로 된 객실 내부는 층간 오픈 구조에 좌우 유리창을 과감히 걸어 개방감이 탁월하다. 객실 문을 열면 기다란 형태의 공간이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고 스킵플로어로 느껴지는 깊이감과 역동성이 이용객에게 호기심을 자극한다. 아래쪽은 주방과 거실과 욕실, 위쪽은 침실을 배치했다. 객실 전용 노천 욕조와 발코니, 옥상 잔디밭 또한 휴식에 휴식을 더하는 공간이다. 객실을 이채롭게 꾸미는 가구와 소품들 또한 세심하게 신경 쓴 모습이다. 홍 씨는 "현대 문명의 건물에 모켄 족의 자연이 주는 대로 살아가는 삶을 인테리어 콘셉트로 잡고, 자연 친화적 요소를 넣는 데 신경 썼습니다"라고 설명한다. 그 흔한 옷장과 옷걸이가 없으며 라탄 가구부터 비누까지 천연 소재와 핸드메이드 제품 등 소소한 것까지 놓치지 않았다. 애초 텔레비전도 없었으나 이용객의 편의를 고려해 타협적으로 들인 것이다. 뫼비우스의 띠를 떠올리게 하는 객실 동. 산책로 같은 브리지이자 길은 객실로 연결 하는 갈래길도 있지만 막다른 길도 있어 이곳에 잠시 서서 주변을 감상하도록 하는 여유를 준다. 영화‘타이타닉’의 유명한 장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의 뱃머리 로맨스처럼 광활한 자연에 도취된다. 곳곳에 우아한 자태로 쉴 수 있는 공간이~. 지역 명물이 된 건축물오픈한 이래 펜션 모켄은 숙박을 위한 손님 뿐 아니라 건축학도들처럼 건축물을 구경하기 위해, 혹은 건축이나 인테리어 조언을 구하기 위해 찾는 태안의 명소가 됐다. 펜션 운영을 함께하는 아내 신명주 씨는 "펜션업이 만만한 일도 아니지만 그렇게 힘들지는 않아요. 건물이 훌륭하게 완성됐고 손님들이 칭찬해 주시니까 훨씬 덜 힘든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정작 홍 씨는 펜션 숙박 경험이 단 한 번뿐이다. "만약 여러 펜션들을 둘러봤다면 지금의 모켄은 생기지 않았을지 몰라요. 펜션은 '응당 이래야지'라는 규칙을 만들어 상상의 날개를 펼치지 못하지 않았을까요?" 경기도 분당에 거주하던 부부는 펜션을 지으며 아예 태안으로 살림을 옮겼다. 펜션 건물은 화려하지만 그들이 사는 곳은 30년 된 전통 구조의 한옥을 개조한 집이다. 처마 아래 제비집이 그대로 남은. 홍 씨가 귀촌을 결심한 것은 다니던 직장을 휴직하고 건너간 호주에서 받은 문화충격이 계기가 됐다. 뒤에서 보면 서해를 조망하는 듯 건물이 배치돼 있다 경사지를 그대로 활용해 건물을 앉히고 옥상에는 잔디를 깔아 자연과 유기적 흐름을 꾀했다. 풀 앞에서 본 객실 모습. 모켄 족의 자연 친화적 삶에 감흥을 얻은 홍대길 씨는 그 이름을 자져오고 자연 친화적 소재와 수 공간을 적극 들였다 "우리나라는 집 지을 때 사용자의 '편의'에 맞추지만 호주는 '오늘을 우아하게 뜻 깊게' 사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거기서 친구처럼 지낸 아일랜드 출신 변호사 데이브는 바쁘게 일만 하며 달려온 나에게 '너 삶이 우리 아버지 삶 같다. 아버지는 내게 그랬다. 나처럼 살지 말라고'하는 거예요. 그런 새로운 환경에서 겪은 일들이 변화의 계기가 됐어요." 다시 직장에 돌아온 홍 씨는 되레 익숙하던 직장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직장을 그만두고 자동차 외장 디자인회사를 세웠다. 국내 및 태국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으며 태국 공장에서는 그가 좋아하는 카약도 생산한다. "어릴 적부터 집을 짓고 싶다는 꿈을 꿨어요. 남자라면 누구나 마음대로 주물러서 집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있을 거예요. 그 꿈을 이뤘으니 그것만으로도 만족해요." 카페 지붕에도 잔디를 깔았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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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 펜션】 유려한 건축물로 지역 명소가 된 모켄 Mok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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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단독주택 기획전
- 최신 주택 트렌드를 제시하다! - 단독주택 기획전 - 집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집을 ‘투자’의 개념으로 생각해 어떻게 하면 돈으로 환산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이제 사람들은 삶의 여유를 즐기고 건강을 챙기는 ‘거주’의 개념으로 집을 인식한다. 기획전시 <단독주택: 나의 삶을 짓다>는 최근 단독주택 트렌드를 한눈에 보여줌으로써, 최근 변화된 집에 대한 개념을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리 김경한 자료협조 김중업박물관 www.ayac.or.kr/museum/main/main.asp 사진 윤준환(전시회 및 주택) / Hélène Binet(김현진 혼신지집) 긍정적 삶의 공간으로 ‘집=아파트’라는 인식이 사라지고 있다. 사람들은 획일적인 공간을 만들고 그 안에 사람을 욱여넣는 아파트의 강제성에 지쳐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제 주택에 대한 개념은 건축주의 개성과 바람, 삶의 패턴을 반영하는 긍정적인 삶의 공간으로 인식이 전환되고 있다. ‘단독주택’은 건축주의 요구와 아이디어에 따라 공간을 변화시키기 쉽기 때문에 최근에 변화된 주택의 개념에 부합한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회의 주요 테마로 선택됐다. 주거문화를 되짚어보는 시간 총 2부로 구성된 이번 전시회는 국내 유일의 건축전문 박물관인 김중업박물관에서 5월 21일부터 7월 3일까지 진행했다. 단독주택이라는 주제를 통해 아파트로 대변되는 한국의 주거문화를 넘어 ‘집’이라는 근원적 장소를 되돌아보고자 ㈔한국건축설계교수회와 김중업박물관이 공동주최했다. 제1부 전시는 「단독주택 : 누가, 어디서, 어떻게」를 주제로 단독주택을 매개로 건축가와 건축주가 어떻게 소통하며 합의점을 찾아 거주에 필요한 주택을 지었는지를 보여줬다. 전시에는 총 9팀의 주택 작품을 전시했으며, 각 주택 안에 담긴 공간 구성의 의미와 실제 완성 주택의 쓰임에 대해 다뤘다. 김중업박물관 고은미 학예연구사는 “아파트와 같은 획일화된 집이 아닌 건축주의 삶에 맞는 집이 어떻게 탄생하는지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제1부 전시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제2부 전시는 「단독주택: 시간과 공간을 넘어」를 주제로 ㈔한국건축설계교수회 소속 건축가들의 다양한 단독주택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이 시점, 여기’에서 지어지고 있는 주택들을 돌아볼 뿐만 아니라, 우리 시대 주거문화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론과 연구자료로 보여줬다. Part 1. 누가, 어디서, 어떻게 김중업박물관 문화누리관에서 진행한 제1부 전시는 현재 주목받고 있는 건축가 9팀의 주택 작품을 전시했다. 전시물은 모형과 사진을 선보였으며, 필요에 따라서 멀티미디어 자료나 조형물로 작품의 이해를 도왔다. - 누가 Who - 첫 번째 전시실에서 다루는 ‘누가’는 건축가와 건축주 모두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건축가는 건축주의 요구사항을 듣고 합리적이며 미적으로 풀어내기 위해 애를 쓰고, 건축주는 완성된 집에서 새로운 경험과 즐거움을 얻게 된다. 새로운 경험을 하는 공간_곽희수 곽희수 건축가는 제22회 세계건축상을 받은 고소영·장동건의 신천리주택 모형과 사진을 선보였다. 곽희수 건축가의 건축은 노출콘크리트를 주재료로 하는데, 이는 건물의 외피도 피부조직과 같이 하나로 이어져야 한다는 그의 생각에서 출발한다. 또한, 그는 노출콘크리트 재료를 사용해 벽을 접거나 꺾고, 박스 공간을 중력에 거슬러 공중에 띄워 독특한 공간을 구성한다. 살림집과 기념관의 공존_정재헌 정재헌 건축가의 도천 라일락집은 한국 서양화 1세대 작가 도삼봉 화백의 집터에 세웠으며 그 후손들이 4대째 살아가는 곳이다. 이 집은 살림집과 도삼봉 화백의 기념관을 겸하는 공간을 함께 배치했다. 살림집은 ‘ㄱ’자로 배치해 배경의 역할을 하며, 화백의 기념관은 O형의 작은 오브제로 세워 입체적 공간을 연출했다. 정재헌 건축가는 자극적이고 강렬한 이미지보다는 변함없이 묵묵히 존재하면서 빛을 내는 건축을 추구한다. 삼대가 사는 집_이중원·이경아 이중원·이경아 건축가의 삼대헌은 문자 그대로 삼대가 사는 집이다. 건축가 부부인 이중원·이경아는 부모님과 자녀들이 함께 머무는 공간을 설계하며 동네와 막힘없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설계했다. 이를 위해 공적 공간은 유리로 된 투명한 매스로 구성해 개방하고, 사적 공간은 전벽돌과 스테인리스의 불투명한 매스로 구성해 사생활을 보호했다. 두 건축가는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동문으로 미국 MIT 건축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 어디서 Where - 두 번째 전시실인 ‘어디서’는 단독주택이 위치한 장소의 문제를 다룬다. 풍성한 자연경관 속에 놓인 집에 자연을 끌어들이거나, 빽빽한 도심지에서 알차게 집을 구성하는 건축가의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다. 5×17 대청동 협소주택_윤재민 윤재민 건축가의 대청동 협소주택은 5m의 폭과 17m의 높이를 지닌 도심 속 주택으로, 주거의 새로운 가능성과 확장성을 보여준다. 1층은 건축주가 직접 운영하는 상업 매장, 2층은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인 사랑방, 3층부터 5층을 주거 공간으로 시공했다. 윤재민 건축가는 건축 공간을 단단한 재료로 확정된 것이 아니라 유기적이고 생명력을 지닌 것으로 여긴다. 자연을 끌어들인 공간_김현진 김현진 건축가의 혼신지집은 풍성한 자연을 집 안으로 어떻게 들여올 지에 대한 건축가의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주택이다. 마치 거실 창이 지면과 맞닿은 듯 한쪽 벽면을 충분히 개방해, 혼신지 호수면이 보는 이의 마음속에 다가올 수 있도록 했다. 김현진 건축가는 2001년 세 명의 파트너와 SPLK 건축사사무소를 개설했다. 이들은 작가적 언어만을 강조하지 않고 상황과 조건에 따라 변화하는 건축을 추구한다. 삶을 형상화한 주택의 전형_김승회 김승회 건축가는 이번 전시회에서 주택의 전형을 제시했다. 또한, 주택은 삶이 형상화된 공간이며, 그가 속한 시대 속에서 일종의 전형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건축이란 근본적으로 ‘세계와의 경계이며 관계’라고 정의한다. 그의 건축은 도시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삶과 환경,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에 대한 탐구와 이해를 바탕으로 도시 공간의 진화를 제안한다. - 어떻게 How - 세 번째로 풀어놓는 ‘어떻게’ 전시에서는 단독주택을 나의 삶에 맞춰 어떻게 지을 것인지에 대한 현실적 고민을 다룬다. 재구성의 가능성을 열어둔 공간_김동진 김동진 건축가가 선보이는 커스토마이집은 건축주의 라이프스타일을 연구하고 그에 적합한 형태로 공간을 나누고 합하고 넓혀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공간을 보여준다. 김동진 건축가는 집이라는 공간을 구성원들이 각자 삶의 방식에 맞춰 재구성할 수 있는 곳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한다. 그는 다양한 사회현상 속에서 변화를 거듭하는 현대 도시와 그 속에서 숨 쉬는 건축, 그리고 이들을 아우르는 환경의 상호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숨은 재료의 가치에 주목_조장희·원유민 조장희·원유민 건축가는 그동안 건축에서 간과되고 쉽게 지나쳐온 재료들의 가치를 보여준다. 그뿐만 아니라 건축에서 비용의 문제를 생각하고, 적정 기술에 의한 적정주택이 무엇인지를 고민할 수 있도록 했다. 두 건축가는 모든 프로젝트의 과정마다 최선을 다하는 것에 가치를 두며, 건축이 건축가와 건축주 모두에게 ‘재미’를 줄 수 있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작업에 임해왔다. 신혼부부 위한 50㎡ 하우스_이소정·곽상준 이소정·곽상준 건축가는 신혼부부를 위해 가파른 경사의 자투리땅에 지은 50㎡ 하우스를 소개했다. 또한, 서울시 아파트 전세금 및 주택 공급 현황을 보여주는 조형물을 설치해 과연 어떤 장소에 무슨 집을 지을 것인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졌다. 두 건축가가 설립한 OBBA는 비판적 시각을 바탕으로 당면한 주거 현실 문제를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연은 건축 설계의 영원한 기준점! SPLK 건축사사무소 김현진 건축가 혼신지집을 지은 김현진 건축가는 경북대학교와 프랑스 파리 라빌레트 건축학교를 졸업했다. 2001년부터 설계, 시공, 구조 분야 네 명의 파트너가 모여 만든 SPLK에서 대표 건축가로 활동하고 있다. 2014년에는 혼신지집으로 한국 건축문화대상 주거 부분 본상과 신진건축사 대상을 받았다. Q. 이번 전시회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A. 요즘 아파트 생활로 빼앗겼던 공간에 대한 주도권과 주거문화를 되찾고자 하는 보통 사람들의 관심이 단독주택에 맞춰져 있다.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서 이번 전시회가 다양한 삶의 스토리와 공간적 잠재력을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뜻깊은 행사라고 생각해 참여했다. Q. 혼신지집의 콘셉트는? A. 아름다운 자연 풍광 속에서 두드러지지 않도록 단순하면서도 시공의 완성도를 최대한 높일 수 있는 콘셉트를 추구했다. 또한, 건축물의 섬세함을 통해 계절과 시간의 변화를 담아내고자 했다. Q. 혼신지집을 설계할 때 고려한 사항은? A. 세계적 건축가였던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건축가는 어떤 주제theme를 바탕으로 그에 적합한 소재motif를 찾아 그것으로 집을 짓는다build”라고 말했다. 건축에서는 자연이 설계의 영원한 주제이다. 따라서 혼신지집을 설계할 당시, 어느 곳에 벽을 세워 공간을 여닫을지, 어떤 재료를 어떤 방식으로 느끼고 만지게 할지, 건축주가 어떻게 움직이고 무엇을 보게 할지를 결정하기 위해 주변 자연환경을 기준으로 삼았다. Q. 시공 상담 시 건축가에게 필요한 자세는? A. 최고의 과학 저술가이자 의사인 아툴 가완디는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저서에서 환자와 상담하는 임상의의 유형을 세 가지로 말한다. 첫째는 가부장적 관계로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치료와 약물을 결정해주는 유형이다. 둘째는 정보를 주는 관계로 수치와 방법을 설명하고 환자에게 선택하도록 하는 유형이다. 세 번째는 해석적 관계로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스스로 이해하도록 돕는 유형이다. 개인적으로는 세 번째 유형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건축가는 건축주가 주택을 왜 짓고 싶어 하고 어떤 주택을 기대했는지를 스스로 깨닫게 해야 한다. 이는 건축가와 건축주 사이에 원활한 의사소통을 이끌어 건축주에게 꼭 필요한 주택을 시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준다. 경상북도 청도군에 있는 혼신지 호수 전경 혼신지집은 어느 곳에서 보더라도 자연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Part 2. 시간과 공간을 넘어 김중업박물관 안양사지관에서 진행한 제2부 전시는 우리나라의 현재의 실험적 단독주택과 미래 주거생활에서 나타날 단독주택을 소개했다. 전시물들은 설계 교수 그룹이 제시하는 단독주택에 대한 세 가지 관점을 바탕으로 배치됐다. 즉 전원적 단독주택, 도시적 단독주택, 집합적 단독주택으로 섹션을 나누고 각 주택에 대한 조형물이나 사진 자료를 전시했다. 주최 측은 관람객들에게 다소 실험적인 전시물들을 선보이며 현재를 넘어 미래의 주거 형태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해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연계 답사_‘집’을 다시 생각하다 주최 측은 단독주택 기획전 연계 프로그램으로 서울 근대 주택 및 판교 주택단지 답사를 진행했다. 프로그램을 맡은 김중업박물관 박은수 학예연구사는 “답사 프로그램이 더운 날씨에 야외에서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정원이 조기에 마감됐을 뿐만 아니라 신청자 전원이 참석할 정도로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참석자들이 타인의 주택에 실제로 들어가서 그 건물을 설계한 건축가에게 세세한 부분까지 설명을 듣는 점에 크게 만족해 했다”고 덧붙였다. 답사 프로그램 참석자들은 북촌로 한옥부터 주상복합주택까지 다양한 주택을 둘러보며 나만의 집짓기에 대해 구체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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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 이야기] 유려한 건축물로 지역 명소가 된 태안모켄Moken
- 충남 태안군 남면 신온리, 언덕을 등지고 서해를 바라보는 곳, 황량해 보이기까지 하는 소금밭 위에 독특한 형상의 건물이 서 있다. 멀리서도 단박에 시선을 사로잡는 이 고급스러운 건물은 바다집시 모켄 족의 이름을 딴 펜션이다. 바다를 떠도는 바다집시 모켄Moken 족. 이들은 지구상에 유일하게 국적이 없는 종족이라고 한다. 기록에 따르면 약 4000년 전부터 말레이반도로부터 해안선을 따라 이동하며 미얀마 남부까지 이주해 지금의 활동 구역인 안다만해, 미얀마와 태국의 해상 국경지대에 이르렀다. 800개의 섬이 흩어져 있는 미얀마 남부 메르구이제도는 모켄 족의 본거지로 그 인구수는 고작 2000명이다.홍대길(44세) 씨는 사업 차 태국에 들렀다 태국 해안 수상가옥에 살던 모켄들이 쓰나미로 집을 잃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조상들이 예시를 주어 다행히 인명피해는 단 한 건도 없었으나 수상가옥들은 모조리 바다가 삼켜버렸다. 모켄은 다시 수상가옥 짓기를 고집하지만 자연재해를 우려하는 태국 정부에서 법적으로 이를 금지하고 있어 모켄과 갈등을 겪고 있다.모켄들이 수상가옥을 고집하는 것은 자연과 가장 가까이 사는 주거양식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우리에게 익숙한 문화라는 말조차 없으며 오직 자연과 사람만 있을 뿐이다. 현대 문명에 '바다집시'를 담다펜션 모켄이 태안에 세워지기 무섭게 유명세를 탄 것은 독특하고 유려한 건축물 때문이다. 전형적인 건축물 형태에서 벗어나 부정형의 노출콘크리트 덩어리들이 경사진 언덕을 타고 자유로이 놓여 있다.마치 공중에 떠 있는 우주 정거장을 연상시키기도 하고 부지 뒤쪽에서 바라보면 서해안을 향한 건물 배치가 마치 지구를 바라보는 외계물체 같기도 하다. 아래에서 봤을 때 객실 각 동의 굴곡진 선은 모켄족이 벗으로 삼아 온 파도가 밀려오는 듯도 하다.홍대길 씨가 건축가 곽희수(이뎀도시건축) 씨에게 건축을 의뢰한 까닭도 바로 이러한 이채로운 선 연출이 가능한 건축가라 느꼈기 때문이다. "곽희수 씨가 설계한 연예인 고소영 씨의 청담동 '테티스'나 원 빈 씨의 정선 '루트하우스'를 보고 건물 선이 아름답다고 느꼈어요. 내가 원하는 건물을 올릴 수 있겠구나 싶었지요." 홍 씨는 건축가에게 자신이 살던 호주 주택을 설명하면서 그 느낌을 담고 싶다고 했다. 들어가면 방이 있고 스킵플로어Skip floor(바닥면을 반 층 높인 구조) 위에 주방과 거실, 또 스킵플로어 위에 침실… 침실에 오르면 통유리창으로 파란 태평양을 시원스럽게 조망할 수 있는 곳. 그 외 나머지는 건축가 마음대로. 그렇게 해서 건축가가 가져온 설계안은 3개 층에 스킵플로어 구조로 된 지금 건물의 원형이었다.축소 모형을 서른 번도 더 부수고 장장 1년 6개월이라는 꽤나 긴 공사기간이 걸렸지만 2011 한국공간디자인대상 특별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고 이용객들의 찬사가 쏟아져 수고한 보람을 느끼고 있다.모두 4개 동, 7개의 객실 그리고 1층 카페로 구성된 모켄은 가운데 덱으로 된 브리지이자 길이 좌우 각 객실로 안내하는 독특한 형태를 띤다. 스킵플로어 구조로 된 객실 내부는 층간 오픈 구조에 좌우 유리창을 과감히 걸어 개방감이 탁월하다. 객실 문을 열면 기다란 형태의 공간이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고 스킵플로어로 느껴지는 깊이감과 역동성이 이용객에게 호기심을 자극한다. 아래쪽은 주방과 거실과 욕실, 위쪽은 침실을 배치했다. 객실 전용 노천 욕조와 발코니, 옥상 잔디밭 또한 휴식에 휴식을 더하는 공간이다. 객실을 이채롭게 꾸미는 가구와 소품들 또한 세심하게 신경 쓴 모습이다.홍 씨는 "현대 문명의 건물에 모켄 족의 자연이 주는 대로 살아가는 삶을 인테리어 콘셉트로 잡고, 자연 친화적 요소를 넣는 데 신경 썼습니다"라고 설명한다. 그 흔한 옷장과 옷걸이가 없으며 라탄 가구부터 비누까지 천연 소재와 핸드메이드 제품 등 소소한 것까지 놓치지 않았다. 애초 텔레비전도 없었으나 이용객의 편의를 고려해 타협적으로 들인 것이다. 지역 명물이 된 건축물지난해 9월 오픈한 이래 펜션 모켄은 숙박을 위한 손님 뿐 아니라 건축학도들처럼 건축물을 구경하기 위해, 혹은 건축이나 인테리어 조언을 구하기 위해 찾는 태안의 명소가 됐다. 펜션 운영을 함께하는 아내 신명주(41세) 씨는 "펜션업이 만만한 일도 아니지만 그렇게 힘들지는 않아요. 건물이 훌륭하게 완성됐고 손님들이 칭찬해 주시니까 훨씬 덜 힘든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정작 홍 씨는 펜션 숙박 경험이 단 한 번뿐이다. "만약 여러 펜션들을 둘러봤다면 지금의 모켄은 생기지 않았을지 몰라요. 펜션은 '응당 이래야지'라는 규칙을 만들어 상상의 날개를 펼치지 못하지 않았을까요?"경기도 분당에 거주하던 부부는 펜션을 지으며 아예 태안으로 살림을 옮겼다. 펜션 건물은 화려하지만 그들이 사는 곳은 30년 된 전통 구조의 한옥을 개조한 집이다. 처마 아래 제비집이 그대로 남은. 홍 씨가 귀촌을 결심한 것은 다니던 직장을 휴직하고 건너간 호주에서 받은 문화충격이 계기가 됐다."우리나라는 집 지을 때 사용자의 '편의'에 맞추지만 호주는 '오늘을 우아하게 뜻 깊게' 사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거기서 친구처럼 지낸 아일랜드 출신 변호사 데이브는 바쁘게 일만 하며 달려온 나에게 '너 삶이 우리 아버지 삶 같다. 아버지는 내게 그랬다. 나처럼 살지 말라고'하는 거예요. 그런 새로운 환경에서 겪은 일들이 변화의 계기가 됐어요."다시 직장에 돌아온 홍 씨는 되레 익숙하던 직장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직장을 그만두고 자동차 외장 디자인회사를 세웠다. 국내 및 태국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으며 태국 공장에서는 그가 좋아하는 카약도 생산한다."어릴 적부터 집을 짓고 싶다는 꿈을 꿨어요. 남자라면 누구나 마음대로 주물러서 집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있을 거예요. 그 꿈을 이뤘으니 그것만으로도 만족해요." 글 박지혜 기자 사진 홍정기 기자 취재협조 모켄 010-9293-4275 www.mok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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