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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산지석으로 살펴본, 일본 펜션업계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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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펜션은 여타 숙박업체에 비하여 그리 오래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널리 알려지지도 않았다. 펜션은 ‘여관업법’ 가운데 ‘간이숙박소영업’의 적용을 받는데, 영업에 관한 독자적인 법률은 없다. 단지, 1986년(昭和 61년) 후생성 생활위생국에서 나온 ‘펜션 영업에 있어 위생 등 자주 관리 매뉴얼’을 통하여 국가가 생각하는 펜션의 시설기준을 명확히 밝혔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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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내용을 보면, “숙박 형태는 서양식 구조와 설비를 갖추고, 주인이 숙박자하고 교류의 기회를 갖는 등의 비교적 소규모 호텔영업이며, 가족여행자가 숙박 가능한 객실·라운지·플레이룸 및 식당을 갖춘 곳을 말한다”라고 정의하였다. 그리고 객실은 10실 이상(그 가운데 80퍼센트 이상이 서양식 객실), 그밖에 플레이룸, 식당, 주방, 욕실, 화장실, 침대 등 구조와 설비에 대하여 세부적으로 규정하고 있다. 후생성은 이 펜션 매뉴얼에 의해 영업하기를 기대한다. 그러나 이것은 초기 펜션의 특징으로, 지금과 같이 다양한 형태의 펜션이 등장하는 상황에서는 그 컨셉을 포괄하여 명확히 정의할 수 없다.

펜션의 기원은 유럽에서 찾을 수 있는데, 영국의 B&B(Bed & Breakrast)가 일반적이다.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침대와 아침식사, 즉 조식(朝食)을 포함한 1박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숙박시설이다.
유럽의 펜션을 원형으로 한 일본의 펜션은, 시대와 이용자의 요구에 맞추어 독자적으로 만들어졌다. 제1호 펜션은 1970년 군마(郡馬)현 쿠사쯔마찌(草津町)에 문을 연 ‘면관(綿貫)펜션’이다. 문을 열 당시는 아침식사만 제공하는 전형적인 B&B형태였다. 그러나 이것이 고객의 불평 요인이 되자, 결국 저녁식사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후 석식 제공은 펜션의 상식처럼 됐다.
그후 1973년 펜션 시스템 디벨럽먼트(PSD; Pension System Development)라는 펜션 공급회사가 설립하면서 펜션이 급증하였다. PSD는 펜션촌 부지를 확보하여 시공, 경영주 모집, 교육 그리고 펜션 창업에 필요한 융자 알선까지 하는 일종의 프랜차이즈제 경영시스템이다. 다수의 펜션이 들어섰으나, PSD는 현재 청산법인으로 자취를 감췄다.

일본의 펜션 규모와 시장 추이
‘일본펜션연맹’의 조사에 따르면 1995년의 펜션 수는 3323채로 나타났다. 이는 호텔과 여관·민숙 등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어엿한 숙박시설의 하나로 자리를 잡은 셈이다. PSD가 설립된 후, 15년도 지나지 않아 2000채를 넘어섰으며, 그후에도 꾸준히 증가하여 1987년까지 전년에 비하여 20퍼센트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그후 증가율은 둔화했지만, 여전히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버블(Bubble) 말기인, 1991년경에는 부동산 시장에 팔려고 내놓는 펜션과 문을 닫는 펜션이 증가하여 일시적으로 감소했다.
펜션 수의 증가와 함께 그 시장도 확대되어 1975년 이후 매년 20퍼센트의 성장률을 보였다. 그러나 1985년에는 전년대비 17퍼센트의 증가율을 나타낸 것을 정점으로 둔화됐다. 그럼에도 1989년에는 숙박객 수와 함께 객실요금도 증가하여 전년대비 15퍼센트 증가한 450억¥(엔)대 시장 규모로 확대됐다. 그로부터 3년 후에는 전년대비 5퍼센트 감소한 420억¥으로 처음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펜션의 연 숙박객 수는 1985년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다가 다시 다소 회복하는가 싶더니 1989년부터 1991년까지 3년 동안 큰 폭으로 감소했다(전년대비 14퍼센트 감소). 그 이유는 경기 침체의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펜션의 일손 부족으로 객실 가동률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수요의 감소가 아니라 펜션 운영자가 의도적으로 가동률을 낮춘 것이다. 자연 매출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1992년에는 3년간의 반동도 있고 해서 10퍼센트 증가한 470억¥의 매출액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를 정점으로 1993년 460억¥(2퍼센트 감소), 1994년 420억¥(8퍼센트 감소)으로 다시 떨어졌다. 이 기간 매출액이 감소한 요인은 숙박객 수의 감소와 객실요금을 낮춘 데 따른 것이다.
1995년에는 약간 회복하여 440억¥(4.8퍼센트)으로 늘어났다. 그 이유는 객실요금을 낮췄음에도 불구하고 숙박객 수가 증가했고, 또 펜션 수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버블 붕괴 후, 시장 규모는 점점 축소했음을 알 수 있다.

펜션 이용자 수와 평균 객실요금
펜션 이용자는 1990년까지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였으나 1991년에는 급격히 감소했다. 그후 1992, 1993년에는 회복하는 듯했으나 1994년에는 다시 전년대비 2퍼센트 감소한 511만 명이 이용했다. 그러나 1995년에는 다시 10퍼센트 증가한 566만 명으로 늘어났다.
펜션 1채당 숙박 연인원 수는 1990년 1987명에서 1994년에는 1612명으로 줄었다. 그러다가 1995년에는 1703명(5.6퍼센트 증가)으로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다.
1인당 평균 객실요금은 1992년까지는 계속 상승하였다. 이 무렵 펜션들이 고급을 지향하면서 등급을 상향조정했고, 객실요금도 대폭 인상하여 리조트호텔과 비슷한 계절요금을 받는 곳이 부쩍 늘어났다. 이전까지 펜션은 저렴한 가격을 주무기로 했으나, 객실요금을 대폭 인상함으로써 경제적인 요금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1986년 6889¥이던 1인당 평균 숙박 단가는 다음해에는 7000¥대에 이르러 1989년에는 8000¥대를 돌파하였다. 1992년에는 최고 8922¥까지 올랐다. 그러나 1993년에는 3.4퍼센트 감소한 8621¥, 1994년에는 4.7퍼센트 감소한 8220¥, 1997년에는 6.5퍼센트 감소한 7687¥으로 7000¥대까지 떨어졌다.
펜션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지만, 최근에는 요금을 떨어뜨리지 않고는 고객을 불러들일 수 없는 경영환경에 빠졌다. 경기 침체로 어쩔 수 없이 객실요금을 내리는 추세이며, 계절요금을 아예 없애거나 평일 할인요금을 채택하는 곳이 늘어났다.

펜션 이용객의 변화
1985년까지 펜션 이용객은 ‘젊은 여성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러나 ‘가족’의 증가가 두드러져, 1986년 이후 역전되어 1990년부터는 이용객의 반수를 가족이 차지했다. 1992, 1993년에는 가족이 80퍼센트를 차지하였다.
이용객(여성)의 연령은 1985년경까지는 20세 전후가 반수 이상을 차지하였고, 25세 이상의 성인은 30퍼센트정도였다. 그후 비율이 역전되어 20세 전후가 감소하고 25세 이상이 증가하였다. 그로부터 몇 년간 25세 이상의 비율이 점차 증가하여, 1995년에는 68퍼센트에 달했다. 또한 18세 이하의 저연령층 비율은 낮아지는 추세를 나타냈다. 갈수록 중심 고객층이 젊은 여성에서 가족이나 25세 이상의 성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펜션의 수지(收支) 상황
일본 펜션은 매출액의 감소로 수지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영업 이익은 1990년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는데, 1995년에는 328만¥의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펜션의 평균 1채당 연간 매출액은 1990년의 1621만¥을 정점으로 감소하여, 1995년에는 1371만¥으로 나타났다. 총 투자액대비 매출액이 높지 않은 편이다. 어쩔 수 없이 매출원가, 인건비, 일반관리비 등을 비교적 낮게 억제해야만 했다.
그렇지만 감가상각비, 차임금의 지불이자 등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또한 일반관리비 중에는 광고선전비의 비율이 높아(매출의 10퍼센트정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막대한 차입금과 상환 규모
펜션 경영의 가장 큰 문제점은 상당수의 펜션이 막대한 차입금을 가지고 있어 상환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펜션을 창업하려면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므로 차입금 규모도 큰 편이다.
버블기에는 소비자의 다양하고 수준 높은 요구에 맞추어 호텔과 유사한 시설과 설비로 등급을 상향조정했다. 이 때문에 창업자금도 급격히 상승했다. 1975년대에는 7000만¥대였던 1채당 평균 창업자금이 1985년에는 8000만¥, 1988년에는 1억¥대를 넘어, 1991년에는 정점에 달해 1억2900만¥까지 증가하였다(일본펜션연맹조사).
버블 붕괴 후에는 창업자금이 하락했지만, 버블기에 개업한 펜션 다수는 1억¥이 넘는 투자를 하였다. 자기자본이 일시에 반으로 줄었지만 상환이 어려운 형편이다.
어느 정도 고액의 설비투자를 하였으나, 원래 이코노믹한 요금을 나타내는 문구처럼 높은 객실요금을 받지 못하는 형편이다. 호텔이나 여관에 비해 객실도 작고 이윤도 적어 투자금액에 부합하는 채산성을 기대하려면 객실 가동률 상당히 높여야만 한다. 그래도 경영이 가능한 이유는 가족이 경영의 주체가 되어 인건비가 그다지 많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살아남기 위해 변화하는 일본 펜션

과다한 노동력 투입(Over work)
일본 펜션의 대부분은 10실, 30명 정원 정도의 규모다. 7∼8월이나 연말연시 등 성수기에 객실을 일시에 가동하는 경우, 부부 두 사람의 일손만으로는 힘들다. 최근에는 펜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다는 젊은이도 줄었기에 일손이 바쁜 시기에 노동력을 구하기 어렵다. 일손 부족으로 성수기에도 부득이하게 객실 가동률을 낮추는 펜션이 많다. 1991년에 펜션시장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10실, 30명 정도의 수용력은 가족만으로 운영하기에는 벅차다. 따라서 과중한 노동으로 주인 부부가 건강을 해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고급화보다는 소프트로 승부
버블기 이전까지는 아트홈(Art-Home)한 분위기에 미식가(美食家)를 지향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이용객을 불러오지 못하자 거주의 향상에 무게를 두어 건물이나 인테리어를 고급스럽게 하고, 객실을 넓히고, 욕실·화장실을 설치하고, 텔레비전을 설치하는 등 호텔에 버금가는 설비를 경쟁적으로 설치했다. 요리도 미식화하여 고객의 입맛에 맞추려고 요리학원에 다니는 등의 노력을 했다.
하지만 아무리 고급화를 추구한다 해도 뷰티호텔, 혹은 오베르쥬(교외숙박시설에 딸린 레스토랑)밖에 될 수 없다. 이런 형태라면 대기업이 펜션에 참여하면 다른 것으로 전환해야만 한다. 더욱이 소규모 숙박시설이라는 점에서는 같아도 뷰티호텔 등은 일류 프로를 내세워 최고급 상품으로 요리나 서비스를 제공한다. 펜션과 같은 가정적인 분위기하고는 이질적이다. 표적시장이나 고객의 숙박 목적도 다르기에 펜션이 기를 쓰고 업그레이드해도 싸움이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펜션은 차라리 다른 쪽에 어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고객이 펜션을 다시 이용하는 데는 주인부부의 정성이 담긴 소박한 요리 등이 크게 작용한다. 더욱이 주변의 독특한 관광·레저정보를 제공하는 친절한 서비스도 중요하다. 결국 하드보다는 소프트한 부분에서 세심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승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펜션 규모의 축소로 노동력 부족 해소
시설의 규모를 축소함으로써 주인 부부, 혹은 부인 외의 노동력으로도 충분히 운영할 수 있는 미니펜션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펜션의 객실은 호텔 등과 비교할 때 다소 좁으므로 객실을 넓히는 대신 객실 수를 반으로 줄임으로써 이용객 수를 줄일 필요가 있다. 즉 정원 규모를 5실 10명 전후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이전까지 2인실을 중심으로 한 객실을 가족에 대응한 4인용으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하다. 정원을 억제하는 것보다는 방을 넓혀 거주성을 높이고 숙박객이 쾌적하게 지내도록 하는 것이다. 자연 노동력도 줄이고 질 높은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일본식 펜션, 게스트-인과 패밀리-인
외관과 실내도 하드면에서 전체적으로 일본식 스타일, 식사도 일본식인 펜션이 증가하고 있다. 일본식이라는 점에서 민박이나 여관에 가까워 ‘펜션=서양식’이라는 컨셉도 무너지는 추세다.
또 중고령층에는 지명도가 낮고 젊은 여성층 외에는 경원시되므로 표적시장을 중고령층에 맞춘 ‘게스트-인’이 등장하고 있다. 이들의 기호에 맞춘 객실은 양식이 많고 식사도 양식 중심으로 한다. 한편 가족손님을 타깃으로 한 ‘패밀리-인’은, 가족이 묵을 수 있는 넓은 방, 식사도 푸짐한(대형) 요리를 중심으로 제공하는 등 패밀리층의 요구에 맞추고 있다.

석식을 제공하지 않는 B&B형 펜션
펜션에서 석식을 제공하는 것은 재료 준비부터 식사의 준비, 뒤처리까지 여기에 들어가는 노동량은 상당하다. 이것을 제공하지 않음으로써 노동량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 물론 매출은 떨어지겠지만 주인 부부는 무리하지 않고 숙박객하고 대화의 시간을 늘릴 수 있다.
이용자 측에서도 경제적인 요금을 추구하는 추세이므로 환영한다. 근처에 레스토랑이나 향토요리 등의 식사를 제공하는 곳이 있다면, 그곳의 정보를 숙박객에게 제공하면 된다. 자가용을 이용한 숙박객이 늘어나면서 외식은 그리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메뉴를 선택할 수 없었던 식사보다 그게 좋다고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여행에 익숙한 최근의 젊은층 가운데는 체재일 수를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 식사를 편의점에서 해결하는 것이 경제적이라는 사람도 있다. 여행 목적 등에 따라 식사도 다양한 스타일이 있음은 당연하다.

농원이나 과수원에 딸린 컨트리 펜션
리조트지나 관광지와는 달리 한적한 전원에 입지하여, 자연을 주요 테마로 하는 것이 ‘컨트리펜션’이다. 주로 농원이나 과수원에 자리하는 게 큰 특징이다. 여기에는 기존의 관광지와는 달리 맛좋은 물과 농산물, 풍부한 자연이 있다. 지가(地價)가 저렴하기에 투자금액이 적고 차입금의 상환도 비교적 쉽다는 게 장점이다. 농사를 지으면서 펜션을 경영하면 부수입도 얻는다.
최근 지방 재정 수익을 늘리고 농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지차체와 농협이 펜션을 유치하려고 적극적이다. 농협으로부터 토지를 빌려 농업과 펜션 경영을 병행하는 ‘팜인’에는 거기서 나오는 농산물로 요리함으로 경영 성적도 양호하다. 숙박객으로 하여금 농사를 체험하게 하는 것도 좋은 상품이다. 전원에 대한 동경심을 가진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유난히 농업 체험에 대한 욕구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그러한 자연 지향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 ‘컨트리 펜션’이다.

다양하고 새로운 유형의 펜션이 등장하면서 펜션의 컨셉도 달라졌다. 물론 가족 경영, 소박, 친밀하고 저렴한 세일즈 포인트, 경제적인 요금 등 본래의 특징에는 변함이 없다. 앞으로는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체재형 숙박시설의 성장성이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아직 일본에는 그러한 시설이 완비되어 있지 않다. 펜션이 그러한 시설에 가장 가까운 지위를 차지했다고 확신한다. 새로운 펜션의 모습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무리 없는 경영이 지속되고, 여가를 즐기는 이용자의 요구에 맞추어 변신한다면 새로운 펜션의 장래는 밝을 것이다. 田

■글 강신겸<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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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산지석으로 살펴본, 일본 펜션업계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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