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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밀,
우습게보면 큰 코 다친다


조민구 이사 (사)한국패시브건축협회 사무국장

사진제공 (사)한국패시브건축협회 www.phiko.kr

CONTENTS
01 왜 패시브하우스여야 하는가!
02 독일 패시브하우스 vs 한국 패시브하우스
03 환기! 이것만큼 중요한 건 없다!
04 단열재만 두꺼우면 된다? 그럼 열교는?
05 햇빛을 활용한 선택. 향과 창  그리고 차양에 답이 있다!
06 ‘기밀’ 우습게보면 큰 코 다친다.

단열과 기밀은 쌍두마차
단열 성능을 높이는 또 하나의 필수요소는 기밀이며, 단열과 기밀은 떼어놓을 수 없는 상호 보완적 존재이다. 하나가 없으면 단열은 완성되지 않는다.
집의 단열 성능을 높이기 위해 단열재 두께를 두껍게 하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지만, 기밀을 언급하면 의아해한다. 예를 들어 250㎜의 두꺼운 단열재로 시공한 집이 있다. 한겨울에 창을 열어놓는다고 가정하자. 그 집의 실내온도는 외기온도까지 떨어지기 시작할 것이다. 집의 기밀성능이라는 것은 쉽게 말해 건물 외벽에 뚫린 구멍의 크기를 실제 측정에 의해 정량적으로 계산한 것이다. 구멍 크기라는 것은 건물의 틈새로 생기는 것이며, 흩어져 있는 틈새를 한데 모아 계산할 수 있다. 틈새의 합이 문을 열어놓은 만큼 넓다면 집은 아무리 난방해도 결코 따뜻해질 수 없다. 이 때문에 단열에서 기밀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개념이다. 또한, 기밀하지 않아서 침기와 누기가 다량으로 발생하는 집은 결로와 곰팡이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그림 1] 주택 부위별 열손실

[그림 1]은 일반 주택에서 발생하는 열손실량 비율별 그림이다. 벽체를 통해 열이 가장 많이 손실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창을 통해 발생하는 손실량이 가장 크다. 그다음 틈새 바람과 환기에 의한 손실량이다. 얼마나 많은 양의 열이 주택의 균열이나 틈새로 손실되는지 알 수 있다.

패시브하우스의 기밀성능
독일 패시브하우스연구소(PHI)에서 제시한 패시브하우스의 기밀성능은 내외부 압력차가 50Pa(파스칼)일 때 시간당 0.6회 이하(이를 n50=0.6h-1로 표현한다)이다. 여기서 내외부 압력차 50Pa란 약 9m/s(태풍의 초기 바람)의 바람이 집 벽체에 부딪힐 때 생기는 압력이다. 바람이 벽체에 부딪힌 쪽에 압력이 가해져 침기가 생기고, 바람의 압력이 없는 반대편에는 누기가 발생할 것이다. 즉, 주택 내부로 들어오는 틈새 바람의 양이 시간당 실내 체적의 60%인 0.6회 이하가 들어온다는 것이다.
[그림 2] 기밀성능테스트
기밀성능테스트는 [그림 2]와 같이 외기와 접한 문에 테스트장비를 설치하고, 팬을 이용해 실내 공기를 외부로 배출(감압)하거나 외기를 내부로 유입(가압)할 때 건물에 의도하지 않은 틈새로 들어오는 바람의 양을 측정하여 기밀성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필자가 지금까지 일반주거의 기밀성능을 테스트해 본 결과, 신축건물 기준으로 아파트는 내외부 압력차 50Pa에서 3~5회 정도, 단독주택은 5~8회 정도가 일반적이었으며, 오래된 기존 농가주택은 10~20회 정도로 편차가 무척 컸다. 따라서 패시브하우스에서 요구하는 0.6회라는 성능은 상당히 강한 요구조건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어디서 틈새 바람이 들어올까?
[그림 3]은 건물에서 틈새 바람이 생기는 각종 부위를 표현한 그림이다. 대부분 침기와 누기는 그림에서 표현된 부위에서 발생한다. 이 부위들을 철저하게 기밀시공하면 기밀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다. 기밀성능테스트는 주택의 최종적인 기밀성능을 측정하기도 하지만, 시공 중에 기밀시공이 제대로 되었는지 확인하고 보수하는 목적으로도 시행한다. 따라서 [그림 3]에 표현된 틈새 예상 부위를 집중적으로 점검하여 기밀성능을 향상할 수 있다.
[그림 3] 건물의 걱종 틈새 부위(출처: Low Energy House)
[그림 3-1] 문 틈새 바람 점검
[그림 3-2] 창 틈새 바람 점검
[그림 3-3] 창틀 틈새 바람 점검
[그림 3-4] 전선 배관을 통한  틈새 바람 점검
[그림 3-5] 배관 관통부 틈새 바람 점검
[그림 3-6] 창과 벽체가 만나는 부위 틈새 바람 점검

작은 틈새의 영향

틈새가 얼마 되지 않는다고 안심하면 금물이다. [그림 4]는 독일의 기밀 자재 생산업체인 프로클리마사에서 행한 실험이다. 1㎡ 벽체 중간에 1㎜의 틈이 있으면 벽체에 단열 성능과 습기 이동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실험한 것이다. 실험은 실내 20℃, 실외 영하 10℃를 기준으로 행해졌으며, 실험결과 놀랍게도 단열 성능은 5배 가까이 떨어지고, 습기는 무려 1,600배가 벽체 속으로 들어갔다.
자세히 보면 단열 성능은 급격히 떨어지고, 습기로 이동한 물의 양은 하루에 0.8ℓ나 된다. 해외 사례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그 영향이 충분히 클 수 있다는 것은 말할 필요조차 없다. 작은 틈새라고 우습게 보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다.
[그림 4] 벽체 틈새 실험
[그림 5] 건식구조 기밀 시공부실에 따른 하자

철근콘크리트 벽식 구조의 주택은 콘크리트 자체가 기밀하지만, 경골목구조나 경량철골조 등 경량구조는 벽체 자체가 기밀하지 않아 별도로 기밀 자재를 시공해야 하며, 실제 이러한 기밀작업은 상당히 지루하고 어렵다. [그림 5]는 기밀시공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경량구조 벽체를 촬영한 열화상 이미지이며, 틈새로 유입된 습기로 결로가 발생해서 지붕과 벽체가 만나는 부위를 적셔 열교를 발생시킨 모습이다. 이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점점 더 많은 결로가 발생해 상황을 더욱 악화할 것이다. 
결국, 이 틈새들은 열교의 역할을 한다. 앞선 3편의 단열과 열교에서는 구조체와 재료에서 발생하는 열교를 설명하였으나, 이처럼 대류에 의한 것도 열교이며, 동일하게 상당량의 열손실과 결로, 곰팡이에 의한 하자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기밀시공에 유의해야 한다.

환기와 기밀
기밀과 함께 짚어봐야 할 사항으로 환기가 있다. 앞서 얘기한 10~20회 정도의 기밀성능을 가진 기존 농가주택은 환기가 되기에 충분할 만큼 틈새가 많아 실내가 실외만큼 춥지만, 실내 공기는 쾌적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재 지어지는 신축 건물은 건축자재의 성능과 시공기술이 향상되면서 틈새 바람으로 환기가 충분치 않은 상황이다. 이로 인해 아토피, 천식 등의 새집증후군이 늘고 있다. 그래서 국내에는 법으로 100세대 이상 신축 공동주택은 시간당 0.5회(실내 체적대비)의 환기 횟수가 정해져 있다. 이는 실내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로부터 거주자의 건강을 지키는 최소 환기횟수다. 그러나 국내에서 환기성능만 규제하는 것은 지금까지 틈새 바람에 의한 에너지 소모나 결로에 의한 하자보다 피부로 느끼는 문제를 먼저 본 탓이다. 하지만 환기성능과 기밀성능을 같이 논해야 맞다.
사실 최소 환기량 문제는 100세대 이상 공동주택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람이 거주하는 모든 주거의 문제이다. 그런데 단독주택은 이 법의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해 단독주택의 실내 공기 질은 열악한 환경에 처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현재 신축되고 있는 일반적인 주거의 기밀성능이 환기를 충분히 보장해주지 못할뿐더러, 주택의 에너지를 절약하거나 결로 현상을 막기에 충분하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건물의 에너지절감이나 결로에 의한 하자를 방지하기 위해 기밀성능은 더욱 향상돼야 한다. 그리고 쾌적하고 깨끗한 실내 환경을 위해 환기는 더욱 중요한 요소로 다뤄야 한다.

기밀성능 높이는 방법
기밀시공은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고 설계와 시공해야 한다. 기밀층을 벽체 내측에 형성할 것인지, 외측에 형성할 것인지 판단하고, 어떠한 재료로 어떻게 시공할지 결정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국내에서 흔히 시공하는 철근콘크리트 벽식 구조는 철근콘크리트 자체가 기밀한 자재이므로 현관, 창, 설비 관통부만 유의해서 시공하면 좋은 기밀성능을 보장받을 수 있다.
[그림 7-1] 경량구조의 외벽 내측면 기밀층(가변형 방습지) 시공
[그림 7-2] 경량구조 배관 관통부 기밀자재 시공
[그림 7-3] 경량구조 전기설비 CD관 내 기밀자재 시공
[그림 7-4] 경량구조 외측 투습 방수지시공

[그림 6] 사진들은 이러한 구조에 시공된 요소들에 기밀 자재가 시공된 사례다. 이에 반해 경골목구조나 경량철골조의 경량구조로 지어진 주택은 벽체 자체가 기밀하지 못하므로 별도의 기밀층을 형성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고려사항이 외벽(외기에 접한 벽체)을 통한 습기의 이동이다. 난방 시 따뜻한 공기가 외벽을 통해 외부로 이동하면, 외벽의 외측 온도가 낮기 때문에 결로가 발생하게 된다. 그래서 실내의 습기를 머금은 따뜻한 공기가 벽체 속으로 유입되는 것을 최대한 막고자 외벽의 내측에 방습층을 두고, 일단 외벽으로 들어간 습기를 외부로 신속하게 배출하기 위해 외측에는 투습층을 둔다. 기온이 낮을수록 피해가 더욱 크므로 추운 지역에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다. 이 때문에 경량구조주택은 실내 방습층을 기밀층으로 시공한다. 방습층 재료는 일반적으로 비닐이라 불리는 pe 필름이나 가변형 방습지(가변형 투습지라고도 한다)를 사용한다. [그림 7]은 경량구조에서 시공되는 기밀시공 사례다.
[그림 7]의 마지막 사진은 외부측에 투습 방수지를 시공한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투습 방수지는 기밀층으로 형성하지 않아도 된다. 필자가 속한 (사)한국패시브건축협회의 표준주택은 기밀성능을 향상하고, 벽체 내의 우수와 바람을 철저히 차단하기 위해 외측의 투습 방수지도 내측의 가변형 방습지와 같이 기밀층으로 형성한다.

기밀은 곧 건물 에너지 절감
건물 에너지를 절감하기 위해 주택은 지속적으로 고성능화되고 있다. 그 첫째가 단열이다. 단열재로 열손실을 최소화하지만, 기밀 또한 열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그림 8] 기밀성능 차에 따른 건물 에너지량 변화

[그림 8]은 국산 건물에너지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인 에너지샵Energy#으로 협회의 표준주택을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그래프로 표현한 것이다. 표준주택은 거의 패시브하우스 수준의 고성능 저에너지주택이다. [그림 8]은 표준주택에서 틈새 바람에 의한 기밀성능만 다르게 입력해 본 결과이다. 첫 번째 그림은 표준주택의 기준 기밀성능인 내외부 압력차가 50Pa일 때 시간당 1.0회(n50 = 1.0h-1)로 입력한 그래프다. 왼쪽의 열손실 그래프를 보면 아래쪽 틈새 바람이 연간단위면적당 6.3kWh가 손실되며, 주택 전체로 보면 일 년 동안 714kWh가 손실된다. 난방유로 따지면 약 71ℓ 소요되며, 전체 단위면적당 연간난방에너지요구량이 3.7ℓ가 된다. 두 번째 그림은 현재 신축되는 주택의 평균 정도의 기밀성능인 내외부 압력차가 50Pa일 때 시간당 5.0회(n50=5.0h-1)로 입력한 그래프다. 틈새 바람으로 연간단위면적당 32.8kWh의 열이 손실되며, 주택 전체로 보면 일 년 동안 3,715kWh가 손실된다. 난방유로 따지면 약 371ℓ가 소요되고 있어, 기준기밀성능인 1회에 비해 500%나 증가됨을 확인할 수 있다. 단위면적당 연간난방에너지요구량 또한, 6.2ℓ로 급격히 건물에너지 성능이 저하되었다.

이처럼 기밀성능만으로도 건물의 에너지 성능은 몇 배나 저하될 수 있으니 그 영향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따라서 기밀성능은 점차 강화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명심할 것은 기밀성능이 강화되면 실내 공기 질은 점차 나빠져 환기장치를 통한 강제 환기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이는 에너지 절감보다 거주자의 건강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문의 충청북도 흥덕구 오송생명로 208-9, 2층 201호 (사)한국패시브건축협회
T 070-7601-1368 E chomg03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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