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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짓고자 하는 많은 분들이 일반적으로 사각 반듯한 부지를 선호한다. 공간의 낭비가 덜하고 경제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정형 대지에 지은 집은 의도치 않는 감동을 부른다. 평온재는 부지가 가진 조건을 파악해 이를 조화롭게 풀어낸 결과다. 독특한 형태에 의해 생긴 틈은 다양한 풍경을 끌어들이고, 프라이버시를 고려한 높낮이는 조형적인 공간감을 선사한다.
    
진행 남두진 기자
양인성(아뜰리에 로우크리에이터스 소장)
사진 최수영 작가

HOUSE NOTE
DATA
위치 경기 양주시
용도 단독주택
건축구조 경량 목구조
대지면적 304.6㎡(92.14평)
건축면적 150.99㎡(45.67평)
연면적
165.27㎡(49.99평)
1층 146.43㎡(44.29평)
2층 18.84㎡(5.69평)
다락 14.19㎡(4.29평)
건폐율 49.56%
용적률 54.25%
설계기간 2020년 7월~2021년 10월
시공시간 2021년 11월~2022년 5월
설계
아뜰리에 로우크리에이터스
www.lowcreators.com
미소건축사사무소 070-8833-3162
시공 HNH건설 1522-3723 cafe.naver.com/withhnh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컬러 강판(포스코)
벽 - 레드탱코(듀라스텍)
데크 - 방킬라이
내부마감
천장 - 벽지(개나리벽지)
벽 - 벽지(개나리벽지)
바닥 - 브랙나벨 벨라오크(NOVA마루)
단열재
지붕 - 에코베트(크나우프)
외단열 - 에어폴(바스프)
계단재
디딤판 - 자작나무
난간 - 유리 난간
창호 86미리 게네오(레하우 시스템창호)
현관 하이브리드 내추럴 월넛(커널시스텍)
조명 3인치 매입등(비츠조명)
주방가구 아트퍼니처
위생기구 아메리칸 스탠다드
난방기구 경동 가스보일러

현관에는 본격적으로 실내에 진입하기에 앞서, 손을 씻을 수 있도록 마련한 작은 세면대가 보인다.

건축주와의 만남은 매달 진행하고 있는 본지 전원주택설계 꼭지를 통해 시작됐다. 건축주는 평소 단독주택에 대한 막연한 생각으로 읽었던 잡지에서 아뜰리에 로우크리에이터스를 알게 돼 사연을 보냈다고 한다.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집의 형태를 본지를 통해 확인하고 나서야 건축주는 본격적인 집 짓기를 결심했다. 그것이 평온재의 시작이었다.

주방과 식당은 일체화했다. 박공지붕을 실내에 그대로 살린 탁 트린 공간감이 인상적이다.
통창을 계획해 하늘과 중정이 한눈에 들어오는 거실. 외부 쪽에는 채광을 위한 작은 긴 창도 마련했다.
사선으로 이어지는 복도는 독특한 시야감을 선사한다.
아이 방은 다락과 함께 연계해 또 다른 작은 세상이 펼쳐지는 곳이다.
부부 침실은 수면에 필요한 최소한의 면적으로 계획했다. 박공지붕을 살린 천장과 간접조명으로 심플한 포인트를 뒀다.

부지 조건을 풀어낸 중정 계획
부지는 남쪽 진입 도로와 북쪽 공원 사이에 위치했다. 도로 쪽으로는 좁고, 공원 쪽으로는 넓게 팔을 벌린 부채꼴의 다소 독특한 형태였다. 공원 쪽에는 인근 아파트 단지와 주변 거주민을 위한 산책로가 조성돼 있어 사생활 노출이 염려되는 상황이었다. 함께 부지를 둘러보며, 건축주는 온전한 자신만의 공간에서 주변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생활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자연스럽게 중정 형태의 집을 생각했다는 말도 덧붙였다.
    
부채꼴 형상의 부지 위에 반듯한 모양으로 지을 경우에는 낭비되는 부분이 많이 생긴다. 게다가 대지 내에서 무리하게 중정을 키우자니 실내 공간이 좁아지면서 시각적으로 답답해질 우려도 있었다. 평온재는 이런 부지 조건을 읽는 것부터 시작됐다. 먼저 북쪽을 향해 열린 대지를 따라 ㄷ자 모양으로 집을 앉혀 자연스럽게 부지를 활용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이때 프라이버시를 위해 북쪽은 시선을 차단하고 남쪽과 마주한 건물 높이를 낮춰 둘러싸여 있어도 밝은 상태를 유지하도록 했다.
    
하나의 큰 덩어리가 주변을 압도하듯이 자리 잡기보다는 분절된 덩어리가 자연스럽게 군집을 형성해 조화를 이루길 바랐다. 배치된 건물을 따라 박공지붕이 서로 기대고 맞대며 군집을 이룬다. 깊게 뻗은 주차장 지붕은 역삼각형 기둥이 떠받치고 있고, 북쪽의 높은 매스와 동떨어져 보이지 않도록 연결해 통일성을 주었다.

계단실은 외부로부터 살짝 돌출시킨 공간에 배치했다. 창을 통해 오르내리며 보이는 외부가 재미있다.
주방 위쪽에는 높은 천장고를 활용해 작은 소거실을 마련했다. 이곳에서는 메인 거실을 조망하기도 하고, 여가 생활을 이루기도 한다.
아이 방 다락에는 천창을 마련해 일반적으로 자연을 마주하는 방법과 다른 분위기를 조성한다.

다양한 풍경과 조형적인 공간감
실은 각 기능에 맞춰 안마당을 따라 배치했다. 개방적인 공용 공간을 시작으로 사적 공간은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기 위해 집 가장 안쪽에 두었다. 거실과 주방은 높은 층고로 계획해 개방감을 줬다. 높이가 다른 큰 창은 서있는 위치에 따라 시시각각 달라지는 안마당 풍경과 빛의 경험을 선사한다. 북쪽에 면한 낮고 긴 창은 시공 중 건축주의 요청으로 현장에서 높이가 수정됐다. 그 결과, 북쪽 공원 풍경을 끌어오는 효과를 가지게 됐다. 이는 건축주에게 또 다른 건축적 경험을 제공한다.
    
2층은 작업실 겸 소 거실로 구성했다. 박공지붕 형태를 그대로 살린 지붕선을 따라 거실을 조망하기도 하고, 천장 끝에 걸린 창을 통해 인근 산봉우리를 감상할 수도 있다. 건물을 돌출시켜 계획한 계단실에는 자연스럽게 생긴 틈에 창을 마련했다. 계단을 오르내리며 창을 통해 바라보는 풍경은 이 집의 작은 포인트다.
    
아이 방과 부부 침실은 소박한 규모로 계획했다. 다락과 천창을 마련한 아이 방은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 갈 창의성을 도모하는 공간이다. 부부 침실은 개별 화장실과 드레스룸을 포함시켜 부족한 수납을 해결하고, 온전한 휴식을 보장한다.
    
외부는 붉은 벽돌로 인상을 주고 내부는 화이트 톤 마감재와 목재를 깔끔하게 조성했다. 곳곳에 설치한 간접조명과 천장조명, 팬던트 조명도 아늑함을 더한다.
    
대지에 기대 실을 구성하면서 생긴 의도치 않은 틈과 독특한 각은 실내에서 다채로운 조형감을 느낄 수 있는 요소다. 꺾이고 굽혀지고 열린 공간들이 내부에 풍성함을 더한다. 의도한 창과 조명이 아닌 건물 배치를 통해 자연스럽게 생긴 틈 사이로 다양한 풍경이 내부로 스민다. 평온재는 부지에 시작과 완성이 있는 집이다. 집에 다양한 풍경이 흐르는 것처럼, 건축주 가족들에게도 다양한 이야기가 평온하게 흐르길 바란다.

건축주는 온전한 나만의 공간을 위해 대지 형태로 둘러싼 후 중정을 계획했다.
주차장 쪽에는 역삼각형의 기둥이 독특한 조형감으로 반긴다.
외관은 다양한 형태의 덩어리가 군집을 이룬 모습이다.
양인성(아틀리에 로우크리에이터스 atelier LOW CREATORs 대표)
양인성은 민워크샵에서 실무를 거쳐 2014년부터 아틀리에 로우크리에이터스를 운영하고 있다. 생활의 근간이 되는 주택을 위주로 작업하며, 집을 짓고자 하는 분들을 돕는 일을 한다. 때로는 아이들을 만나 건축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070-8833-3162 www.lowcreato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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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채꼴 대지에 지은 집, 양주 주택 평온재平穩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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