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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2
이오의 정원이야기 22 정원행동, 재미있는 장미 정원 만들기 필자는 이번에 한국장미회에서 주최한 세계장미대회에 참석했는데, 장미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을 실감한다. 장미가 주는 매력을 알고, 그중에서도 일부러 개성을 가진 장미를 찾아 식재할 정도로 그 인기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장미 정원을 만드는 방법은 각 나라마다 특징이 있는데, 하나의 장미로도 그 표현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필자도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 이번 호에서는 장미의 다양한 향기와 색감 그리고 화형을 활용해 화단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고민하는 것이 좋다. 스토리를 담아 독특하게 구성할 수도 있다. 특히, 식용 장미를 이용한 정원 만들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는 정원을 만드는 새로운 접근이 될 수 있다. 흔히 장미를 꽃 중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장미는 많은 사람의 기억과 삶에서 인상 깊은 꽃인 것은 분명하다. 주제가 된 장미 집 주변에 장미를 심어보자. 많지 않아도 충분히 화단을 만들 수 있는 곳이 있다. 때로는 한 송이로 집 전체를 덮도록 심을 수도 있다. 많지 않은 양에도 장미가 정원에서 중심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가을까지 핀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장미가 5월에 한 번 피고 나서 더 이상 피지 않았다면, 이제는 품종이 개량되면서 수명도 길어지게 됐다. 그만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니 중심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게 된 셈이다. 이처럼 적은 양으로도 향기 가득한 정원을 만들 수 있으니 그 매력에 빠지는 것도 당연하다. 아치와 담장에 핀 장미는 새로운 경관이 주는 신선함을 선사한다. 벽면과 마감재에 핀 장미는 정원에 입체감을 부여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치에 꾸민 장미 정미 정원에서 아치를 이용하는 것은 가장 쉬우면서 입체적인 형태로 구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입구나 정원 중심 등 각 영역에 마련한 아치는 정원에 리듬감을 부여한다. 먼저 출입구에 설치한 아치는 오가는 길에 만나는 장미로 기억하기 쉽다. 중심에 설치한 아치를 통해 동선을 따라 마주한 경관은 어느 곳보다도 특별하다. 아치는 크기와 재료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목재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고, 철재는 곡선 제작이 용이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로 연출할 수 있다. 벽돌은 제작은 어려워도 장미와의 조합이 편안해 장식성이 강하다. 아치 높이는 2.5m 이상으로 계획하길 권한다. 낮은 아치는 자칫 공간을 답답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색상도 양쪽에 같은 색상으로 하느냐, 다른 색상으로 하느냐 아니면 한쪽에만 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벽면을 이용한 장미 장미를 벽면에 이용할 때는 그림 그리듯이 연출하면 쉽다. 이것도 정해진 방법은 없고 개성을 담아 표현하면 된다. 필자는 장미가 13m 벽면 전체를 감싸도록 계획했다. 또, 벽면뿐만 아니라 담장에 이용해도 좋다. 단조로울 수 있는 담장도 장미로 색을 입히면 멀리서부터 집을 감싼 화려한 연출로 돋보인다. 색상도 흰색에서 시작해 분홍색, 노란색, 빨간색 순으로 나열하면 변화가 보이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때 단색만을 사용해 지루하게 연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자. 설치도 직접 고정 핀을 다는 방법과 별도 구조물을 이용하는 법으로 나눌 수 있다. 고정 핀을 다는 방법은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건축물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별도 구조물을 통해 설치하는 방법은 장식성을 살려 화려하게 보이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이 부담된다. 집 전체에 강한 인상을 주는 장미는 연출 방법에 따라 화려하거나 소박하다. 화분에 핀 장미 혹시 정원이 없다면 화분 몇 개로 연출해 보자. 현관 입구 또는 매장 앞에 둔 화분 장미는 오가는 사람들이 웃음꽃을 피울 이유일 것이다. 화분 장미에는 몇 개의 품종이 있는데, 그중 대표적으로 ‘레이디 오브 샬롯’, ‘프린세스 앤’, ‘프린세스 알렉산드라 오브 캔트’를 추천한다. 모양이 다른 여러 개의 화분을 모아 연출하는 것도 재미있다. 휴식 공간에 화분 장미를 놓으면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화분은 이동할 수 있기에 매번 그 위치를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화분은 충분한 토양으로 장미를 건강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20L 이상의 크기로 준비하면 좋다. 이렇게 화분 장미의 다양한 연출을 위해서는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장미회’라는 민간단체는 세계장미회에 소속되어 세계장미인들과 국제적인 교류 활동도 하고 있다.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을 일컫는 ‘로자리안’이라는 단어도 생겼다. 이러듯 여가 생활로 깊게 자리잡은 장미재배는 새로운 문화로 그 영역을 점차 넒혀가고 있다. 5월에 피웠던 장미꽃 몇 송이가 필자의 작업실 옆에 마른 꽃으로 매달려 있다. 이미 생명은 다했지만 아직 남은 색상이 그날, 5월의 기쁨을 이어가는 듯하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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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정원 행동, 장미 정원을 돌보는 방법 정원에서 장미가 주는 즐거움은 크다. 향기 또한 그 매력에 한 번 빠지면 어느새 정원에 장미를 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향기 이외에도 색과 화형花形 등 다양한 재미요소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장미는 5월에서 11월까지의 기간 동안 가장 돋보인다. 이에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정원 장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5월의 장미는 어느 꽃보다도 매력적인 모습이다. 화분에 핀 작은 장미부터 벽을 장식하는 장미 그리고 입구 아치를 감싼 장미는 정원에서 우리의 발걸음을 잡는다. 이런 장미를 몇 가지만 기억하면 누구든지 쉽고 건강하게 가꿀 수 있다. 그럼 장미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체크하면 좋을까. 이를 위해 필자는 정원에 110그루가 넘는 장미를 피워냈다. 작은 공간에 비교적 많이 있는 편인데, 이는 품종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을 관찰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주택에서 장미 정원을 조성하고 가꿀 때 필자가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장미 정원 조성 시 체크해야 할 사항 1 햇빛을 좋아하는 장미 장미는 하루 최소 6시간 햇빛이 들어오는 공간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햇빛은 장미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된다. 마치 우리가 매일 먹는 식사와 같다. 필자는 주택을 중심으로 사방에 장미를 심었다. 햇빛을 받는 시간에 따라 장미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기 위해서다. 물론 햇빛에 비교적 늦게 노출된 장미도 꽃은 피우지만 다른 곳보다 꽃송이가 적은 것을 볼 수 있었다. 2 바람을 좋아하는 장미 바람은 병충해로부터 장미를 보호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병충해는 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이 때문에 장미 정원에는 통풍이 잘 되게 물리적인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에 가지치기도 햇빛과 바람이 골고루 들어올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겨울철 지속되는 바람은 오히려 장미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바람이 식물을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바람이 너무 심한 곳은 피해 주어야 한다. 3 장미를 건강하게 만드는 적당한 거름 작년부터 필자는 장미에 특별한 거름을 주지 않고 있다. 퇴비함에서 나오는 거름 정도만 봄에 주고 있다. 퇴비장과 떨어진 장미는 이마저도 받지 못하고 있다. 보통 장미는 1년에 3번 거름을 주지만, 이 거름주기를 중지한 것은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장미 스스로 꽃의 양을 조절하며 피우길 바랐기 때문이다. 영양관리를 하면서 꽃을 피우도록 장미에게 선택권을 준 셈이다. 이런 정원 행동은 정원의 모든 식물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4 뿌리를 튼튼히 만들어 줄 멀칭 멀칭은 유기물로 토양을 덮어주는 것을 말한다. 흔히 텃밭에서 비닐로 덮어주는 것도 멀칭의 한 방법이다. 멀칭을 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토양의 습도를 유지하고 토양 속 미생물의 활동을 왕성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런 환경은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촉진한다. 식물에게 뿌리는 생리적 조건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미를 심고 나면 멀칭을 꼭 해주어야 한다. 5 농약 사용 없이 장미 키우기 농약은 개인 여건과 정원 형태에 따라서 선택해야 한다. 개인 정원이라면 농약 없이 장미를 키워보자. 장미가 각종 해충으로부터 견디어 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수 있다. 또, 상처를 남기고 겨우 이겨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시련을 거친 장미는 결국 스스로를 지켜낸다. 참고로 농약은 토양 속 미생물이 움직이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한다. 그 사실을 안다면 농약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친환경 제품조차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장미를 믿고 응원하기 때문이다. 요즘 정원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장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장미를 피워내기 위해 많은 노동과 화학제로 장미를 돌보는 방법은 잠시 접어두자. 우리에게는 건강한 물리적 환경과 정원 행동을 선택하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다음 세대도 건강한 장미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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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지속가능한 정원 만들기 정원 행동 두 번째 집인 정원에서 공간을 나누고 위치와 면적을 조정했다면, 이제는 마감재를 적용하듯 색을 입혀보자. 정원사에게는 자연의 색으로 정원을 채워나가는 일 또한 큰 즐거움이다. 이전 호에서는 식물을 배치하는 법에 대해 다뤘다면, 이번 호에서는 활기찬 자연의 색을 유지하기 위한 정원 관리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정원 식물은 사람의 손길로 가꾸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 현재 정원을 관리하고 있는 중이라면 혹시 사람에게 의존하도록 식물을 가꾸고 있지 않은지 돌이켜 생각해 보자. 그럼 정원에서 식물을 자연의 순리대로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우리는 어떤 ‘정원 행동’을 하면 좋을지 고민을 해보자. 나는 사람이 아닌 식물의 관점으로 방향을 옮겨보려고 한다. 가꾸는 정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정원이다. 그동안 땅바닥에 붙어 있는 작은 꽃을 보기 위해 허리를 숙이는 정도로 바라봤다면, 이제는 눈과 코 그리고 귀를 좀 더 땅 가까이에 대고 관찰해 보는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가 몰랐던 세상이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원에서 이들과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괜히 말을 걸어오는 자연의 말소리도 들리는 듯하다. 자연 숨소리가 살아있고 모든 식물이 건강한 야성野性을 잃어버리지 않아 힘찬 에너지로 꽉 찬듯한 그런 공간에 내 몸과 마음을 기대보려 한다. 정원 행동 1 건강한 식물은 멀칭 mulching에서 시작한다. 숲속을 거닐다 보면 다양한 유기물들이 토양을 덮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와 같이 정원도 속살이 보이는 토양이 아닌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해 멀칭을 해야 한다. *에다폰 edaphon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흔히 지력이라고 불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이해하고 있다. 휴작을 하거나 연작을 피하는 것처럼 땅의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토양이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도록 다양한 미생물을 돌봐야 한다. 이처럼 토양을 돌보는 것이 지속 가능한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기 때문에 멀칭은 중요한 것이다. 멀칭 재료 또한 가능하다면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 입장에서 관찰해 보면 일반적인 *바크 bark보다 토양 속 미생물을 사용하는 쪽이 좋은 서식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다폰 edaphon 토양 내 존재하는 유기체의 총칭 *바크 bark 목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 2 적절한 양분이 식물의 힘을 키운다. 우리는 식물들이 정원에서 꽃을 많이 피우길 기대하며 과한 양분을 주고 있다. 하지만 양분은 식물 스스로가 꽃의 양을 결정하도록 적절하게 공급하는 것이 좋다. 식물 건강을 챙기거나 열매를 좋게 하기 위해 비옥한 땅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장미는 보통 일 년에 3회 거름을 주어 꽃을 피우는데, 나는 작년에 전혀 거름을 주지 않았다. 식물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꽃은 조금 줄어들지 모르지만, 정원에 함께 식재 한 다른 꽃이 피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3 생태계에서 동반 식물은 기본 질서다. 정원에서는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기 때문에 병이 생기거나 벌레가 오더라도 한 작물 정도만 피해를 입는다. 즉, 한 품종이 대부분을 차지하지 않고 여러 품종이 서로 어우러지는 다양성을 만들어 줘야 전체적인 피해가 예방되는 것이다. 시각적인 감동이 있는 풍경을 넘어 건강한 생태 환경을 가진 식물 관계를 만들어 주자. 4 충분한 햇빛과 바람이 보약이다. ‘좋은 햇빛과 바람이 식물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정원에서도 적당한 장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태양을 필요로 하며 살아가는 식물에게 충분한 햇빛은 중요한 식량이다. 또, 햇빛과 마찬가지로 바람은 세균이나 병이 서식하기 싫어하는 생육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익혀야 한다. 5 ‘빗물 저금통’은 영양제다. 정원에서는 수돗물 사용도 줄여야 한다. 대신 빗물 저금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빗물은 수돗물보다 좋은 영양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 모아두면 식물에게 좋은 양분이 된다. 또한 식물에 물을 자주 주는 것보다는 정원에서 살아남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겠다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는 것도 좋은 정원 행동이다. 6 퇴비함이 있는 정원 앞으로는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에 우리는 자연의 방식을 존중하기 위해 정원에서 폐기물이 아닌 유기물을 발생시켜 멀칭 재료와 거름을 만들어야 한다. 가정이라면 미생물에게 음식물을 제공해 그것을 다시 정원에 사용할 수 있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퇴비통에서 미생물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때는 60℃에 가깝게 온도가 높아지며, 한겨울에도 미생물들은 계속해서 움직여 영상 20℃의 온도를 보인다. 정원문화에도 조금은 새로운 생각과 판단 그리고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준비해야 한다. 소비하고 없어져 버리는 환경이 아닌 계속해서 이어질 환경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정원 행동’을 통해 훗날 나와 가족 그리고 우리 사회에 건강한 자연환경을 돌려주고자 한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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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② ‘두 번째 집’은 어떤 공간이 필요할까. 그리고 검토한 공간 간의 관계를 파악해 보자. 마지막으로 위치와 면적은 자연조건을 반영해 구체화시켜 나간다. 정원 계획은 마치 정성을 들여 키워낸 맛있는 열매와도 같아 보인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을 짓기 위한 부지를 찾는데 몇 개월 혹은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열심히 찾는 이유는 훗날 행복한 일상을 가지고 싶어 하는 인간의 당연한 욕구라고 생각한다. 부지를 찾았으면 이제 전문가 도움을 받아 집 짓기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보통 예비 건축주는 집 짓기를 앞두고 건축가를 찾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원 전문가인 나를 먼저 찾아온 건축주가 있었다. 건축주가 되기에 앞서 정원주로 시작한 것이다. 정원주는 작은 펜션 두 채와 카페 한 채를 함께 지으려고 하는데, 정원이 예쁜 건축물을 짓기 위해 건축가보다 정원사를 먼저 찾게 되었다고 했다. 흔한 경우가 아니었지만 정원사 입장에서도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계 방향은 도면에서 보이는 것처럼 세 채의 건축물이 적당한 프라이버시와 유대를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정했다. 더불어 ‘두 번째 집’인 정원을 건축물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편리함과 미적 연결성을 가지는 장치로서 접근했다. 다음은 집 앞에 있는 작은 호수를 고려한 각 건축물의 배치 계획이다. 먼저 부지 북(서) 쪽에 두 채를, 남쪽에 한 채를 배치해 호수로 향한 시야를 열어 주었다. 그리고 각 건축물을 이리저리 회전시키며 사이에서 생기는 공간 형태를 파악했다. 정원에서 건축물은 오브제와 같은 역할로 정해봤다. 특별한 장치가 아니어도 충분히 훌륭한 장식물이다. 이렇게 주어진 부지에서 집을 배치하는 과정을 통해 정원은 좀 더 풍요로워질 준비가 된다. 배치 계획 1. 배치 계획 2. 배치 계획 3. 주택 정원에서 공간 찾기 처음 건축을 계획할 때 필요한 실, 위치 그리고 크기를 검토하는 것처럼 주택정원도 마찬가지로 필요한 공간과 위치, 면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조성될 정원 공간과 형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이다. 1 정원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메모하자 정원에도 쉼터, 텃밭, 꽃밭, 온실, 개인 공간, 수돗가, 창고 등 다양한 공간이 필요하다. 이때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검색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이와 같이 내가 필요한 공간을 찾아가며 메모해두면 공간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2 크기와 위치는 햇빛 방향을 고려하자 위에서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설정했다면 다음은 면적을 계획해야 한다. 면적을 정하는 방법은 첫째, 사용 인원과 빈도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쉼터의 경우 한곳이 아닌 여러 곳에 적절히 배치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편이 좋다. 기본적으로 ‘쉼’의 역할을 하지만 정원을 바라보는 조망 공간, 티타임을 가질 수 있는 취미 공간 등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참고로 다양한 쉼터 중 면적이 넓은 쉼터는 정원에서 중심이 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위치를 정해보자. 둘째, 집을 중심으로 햇빛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찰해 본다. 계절에 따라 들어온 햇빛은 머무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잘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다. 3 기타 공간을 배치하자 정원에서 중심 공간이 정해졌다면 이제 남은 공간을 차례로 배치한다. 수돗가는 쉼터 주변에 설치해 휴식 중 수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하거나 빈번한 사용이 예상된다면 주방에서 오고 가기 편리한 곳에 배치한다. 창고는 많이 사용하는 공간이지만 미관상 눈에 잘 들어오는 곳보다는 집 중심으로부터 조금 숨겨진 곳이나 많이 사용하지 않을 곳으로 배치한다. 또는 예쁘게 만들어 오브제와 같이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건강한 정원 환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퇴비함은 텃밭 주변에 배치해 편리한 동선을 가진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요즘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반려동물 공간은 집과 가까운 곳에 두어 반려동물이 사람들과 자주 마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나는 툇마루 아래에 계획했는데, 실제로 반려동물이 편안하게 자주 이용하고 있다. 정원은 ‘두 번째 집’이기 때문에 필요한 공간을 검토한 후 자연조건을 고려한 위치·면적을 계획해 편리하고 재미있는 모습으로 조성할 수 있다. 봄을 맞이하며 집 짓기를 시작하는 건축주들이 많다. 아름다운 집과 그에 어울리는 정원을 만들기 위해 이번 호에서 다룬 내용을 참고하고 적용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 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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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주택정원을 계획하기 전 살펴볼 사항 1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주택정원은 단순히 꽃과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닌 용도에 맞춰 공간을 설정하고 동선을 계획해 꾸며나가는 작업이다. 이는 언뜻 집 짓기와 비슷해 보인다. 여러 가지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고 정성껏 가꾼 정원은 계절과 함께 뿌듯함으로 돌아온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 짓기는 체력 소모와 함께 금전적인 여유도 사라지는 활동이다. 이는 집을 지어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땀 흘려 지은 집에 입주하게 되면 마치 여행을 온 듯한 들뜬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정원도 마찬가지다. 보통 1~2년 동안 스스로 고민하고 작업하는 과정을 거쳐 나름대로 완성하는데, 계절과 함께 바뀌어가는 모습에 더욱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것이 정원이 주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봄이면 주택정원을 준비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에게 내가 꼭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이번 호는 주택정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좀 더 짜임새 있는 모습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알짜 정보라고 생각해도 좋다. 더불어 시간과 예산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식재 전 고려해야 할 요소 첫째, 정원은 꽃과 나무를 가득 심어 완성하지 않는다. 정원 만들기를 집 짓기와 비교한다면 단순히 커튼을 달고 벽지를 붙이는 작업이 아닌 방을 몇 개로 구성하고, 크기는 얼마로 해야 하며, 공간끼리 어떻게 배치할지와 같은 구체적인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주택정원은 두 번째 집이라고 할 만큼 외부에 생활공간을 조성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둘째, 나에게 꼭 필요한 공간 찾기. 정원에 꽃과 식물을 식재하기 이전에 텃밭이 필요한지, 잔디 비중을 얼마나 설정할지, 쉼터는 몇 개로 구성할지, 주차장은 어디에 배치해야 할지 등 나에게 필요한 공간은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공간을 찾는 방법은 집 짓기에서 방을 배치할 때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햇빛이 잘 드는 곳은 어디인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볼 때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등을 생각해 보면 그 공간이 더 정확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셋째, 알맞은 동선이 예쁜 정원을 만든다. 동선은 정원의 축과 주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직선과 곡선 그리고 사용할 재료를 고민하면 좋다. 예컨대 동선을 따라 피어 있을 꽃을 생각한다면 자연스러운 질감과 색상을 가진 식물로 선택해 따뜻하고 세련미 있는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넷째, 꽃과 나무 선택하기. 정원에서 용도를 설정하고 공간을 구획했으니, 먼저 큰 나무를 어디에 식재할지 고민해 본다. 보통 큰 나무는 정원 중심에 두거나 시설물 주변에 놓아 경직된 선을 부드럽게 만들어 공간을 한층 멋스럽게 연출해 준다. 다음은 중간 나무 위치를 선정한다. 공간 구획이 뼈대를 세우는 작업이라면 중간 나무 위치 선정은 뼈대 주위에 살을 붙이는 작업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공간마다 포인트를 둔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 계절을 대표하는 꽃을 계획하는 작업이다. 꽃을 선택할 때는 높이와 컬러, 개화시기에 따른 형태 등을 함께 살펴본다. 이 작업은 식물 노트를 함께 준비하면 좋다. 추가로 음지에서 피는지 양지에서 피는지, 물이 필요한지 아닌지 등을 함께 고민한다면 이후 생육환경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식재 후 정원 관리하는 방법 첫째, 건강한 식물 만들기.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멀칭 mulching을 해주면 좋다. 멀칭이란 식물을 심고 흙이 보이지 않도록 소나무 껍질이나 다른 유기물로 주변을 덮어주는 작업을 말한다. 멀칭을 함으로써 토양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잡초가 자라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겉보기에도 정원이 정돈돼 보인다.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토양을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으로 조성해 식물이 스스로 건강하게 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퇴비함 만들기. 먹고 남은 음식물부터 식재료 부산물까지 퇴비함으로 보내면 이를 정원 식물도 함께 먹는다. 또한 정원에서 나오는 많은 부산물도 퇴비함으로 보내 건강한 양질 퇴비를 스스로 만들도록 한다. 발효 과정 중 퇴비함 속 온도는 최대 60℃까지 올라가거나 한겨울에도 영상 10℃를 유지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퇴비함에서 미생물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물 주기. 처음 정원을 만들고 나서 2~3년 동안 정성껏 물을 준다. 이 시간은 식물이 땅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물을 자주 주는 것도 좋지 않다. 나는 3년 차가 되는 시점에서 정원에 물을 주지 않았다. 작년 한 해 두 달가량 비가 내리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자연의 생명력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실제로 1년간 지켜본 결과,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물론 물을 잘 주는 정원보다는 메마른 느낌이 보였다). 물 주기는 선택사항이니 굳이 따라 할 필요 없다. 이번 호는 정원을 만드는 것부터 완성한 정원 속 식물을 가꾸는 과정까지 짧게 정리해 봤다. 무턱대고 꽃과 나무부터 심어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집 짓기처럼 공간을 구성해가는 작업부터가 주택정원을 만드는 시작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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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치유정원을 만드는 데는 여러 요소가 있다. 그중에서도 이번 호에는 치유의 공간을 만드는데 그 시작을 가능하게 하는 동선에 대한 이야기다. 많은 사람들이 정원을 스스로 만들어 보고 싶어 하지만 쉽지 않은 이유가 있다.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 동선을 나누는 것임을 잊기 때문이다. 그만큼 정원을 만드는데 있어 동선은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겨울의 중심에서 찬 기운을 견디고 있는 정원의 식물들을 보면서 하루를 보내는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연주자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의 연주로 베토벤 소나타 월광을 들으며 잠시 눈을 감고 어딘가 안내를 받듯이 정원의 한 쪽 오솔길을 따라가 걷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어두운 공간을 따라 들어가지만 평화로이 느껴지는 이곳은 자연의 숨결이 내 온몸의 세포를 두들겨 주기도 하고, 내 몸 깊숙이 들어와 내 영혼을 만져주어 자연의 기운이 채워지는 느낌이다. 오늘은 원고를 쓰기 전에 무작정 다니엘 바렌보임을 검색했는데, 그의 연주를 들으면 감성이 충만해져 원고 쓰는 시간이 한결 즐거워진다. 다니엘 바렌보임을 좋아하는 이유는 음악을 통해서 평화와 치유를 이야기하는 그의 흔적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정원에서 동선의 의미 치유정원에서 동선은 어떤 방법으로 만들며 진행해야 할까? 먼저 정원에서 걷는다는 것에 대한 영감을 많이 받은 책을 소개한다. 다비드 르 브르통(David Le Breton)의 『걷기 예찬』 이다. 걷는다는 것은 잠시 동안 혹은 오랫동안 자신의 몸으로 사는 것이다. 걷기는 시간과 공간을 새로운 환희로 바꾸어 놓은 고즈넉한 방법이다. 정원에서 걷는다는 것은 공간을 이동하는 개념을 넘어 그 시간을 걷는다는 것이다. 특히 맨발로 정원을 거닐 수 있다면 자연과 내가 가장 가깝게 만나는 기회가 된다. 이는 내가 자연과 하나가 되는 지점이며 긴장을 풀게 하고, 생각을 정리하게 하며 때로는 나를 깊이 만나는 장소로 동선이 이용된다. 이런 동선 계획이 되기 위해서는 부드럽지만 동시에 지루하지 않아야 한다. 동선을 의도한 사람의 생각이 의도적으로 개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동선을 계획한다는 것은 흥미롭다. 동선을 계획할 때 이오는 크게 세 가지를 생각한다. 첫째, 동선이 주는 경험이 각기 다르다. 곡선과 직선의 동선은 서로 전혀 다른 경험을 만들어낸다. 걷는 속도로 인해 보이는 경관도 다르다 보니 치유 동선에서는 그 특징을 파악하고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선적인 동선은 끝에 보이는 경관과 바로 마주하기에 지루해질 수 있지만 초점을 만들어내면서 집중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명상을 유도하는 계획으로 좋다. 또한 직선 마지막 부분에서 다시 방향을 변경했을 때 이전 동선과는 다른 극렬한 다른 색감의 경관을 만들어 내면 시각적 정보가 전혀 다른 데에서 오는 감탄이 있어 직선만이 주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지루해질 수 있는 단점도 있기 때문에 그 길이와 직선 동선의 개수를 잘 조합해야 한다. 곡선의 동선은 심리적으로 다음 경관이 계속해서 이어져 나오기 때문에 기대감을 갖고 걷게 된다. 부드럽게 안내받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정원 입구에서부터 이런 동선을 이용하는 것은 정원의 기대감을 높인다. 구간마다 조용한 쉼터를 만들어 주면 심리적으로 안정적이고 대화를 많이 유도하는 동선 계획이 된다. 직선이든 곡선이든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은 계획이 흥미롭고 다채로운 공간을 만들어보는 첫 시작이 된다. 공간과 재료에 따른 동선 계획 둘째, 동선은 공간을 나누는 동시에 공간을 이어준다. 정원 전체에 이야기를 만들어주는 스토리와 같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공간마다의 특징과 이야기를 이어주며 걷는 사람들에게 경험을 통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라고 하고 싶다. 그래서 동선을 계획할 때 어떤 느낌으로 첫 이야기로 시작을 할지 그리고 전체 이야기는 무엇이 될지 상상해 보는 것은 정원 디자인을 고민하는 사람의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특히 치유의 이야기로서는 식물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가지고 동선 상에 녹여내는 것만으로도 그 재미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전 공간에 대한 기억을 남겨둔 채 다시 새로운 공간으로 들어서는데 필요한 시간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공간을 이어주는 동선의 의미를 기억한다면 나만의 치유동선 만들기가 즐거울 것이다. 셋째, 재료에 따라서 정원의 느낌을 좌우한다. 치유 동선에는 재료가 주는 소재의 특징도 잘 살펴보면 재미가 있다. 물론 경제적인 선택에 따라 소재를 고민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동선 재료의 선택이다. 이는 식물을 선택하는 것만큼의 중요도가 있다. 맨발로 정원을 거닐 수 있다면 자연 그대로를 내 몸 안으로 깊숙이 들이는 경험을 만든다. 굳어져 있던 그 어디선가부터 자연의 생명력이 밀고 들어오는데 그 느낌은 정원을 거닐며 느껴보아야 공감이 된다. 특히, 조용한 시간에 자연과 마주하며 걷는 정원은 천국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소재가 가지는 중요도는 높다. 소재가 주는 고정된 느낌에 따라서 그 길은 부드러워지기도 하고 경직되기도 한다. 둘 다 정원에서는 필요한 부분이지만 내가 어느 정도의 길이와 주변 식물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느낌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소재에 대한 경험을 내 몸으로 경험해 놓는 것이 생각하는데 도움이 된다. 정원 동선에 상상의 나래를 펼쳐라 이오는 작곡가들의 섬세한 상상력과 표현력에 감탄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음악을 좋아한다. 이런 음악적 표현에 이오의 생각이 열려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정원을 상상하는 시간이 이와 비슷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오선지 위에 음표와 쉼표를 비롯한 기호가 모여서 음악이 되듯이 정원 위에 그려진 동선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작곡가처럼 동선의 흐름과 강약을 만들고, 쉼표를 만들어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듯이 치유의 경험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정원에 치유의 동선을 고민해 보자. 그리고 그 길을 거닐며 나의 마음과 영혼의 온도를 높이고 몸을 건강히 만들어 내보는 상상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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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2
- 이오의 정원이야기 22 정원행동, 재미있는 장미 정원 만들기 필자는 이번에 한국장미회에서 주최한 세계장미대회에 참석했는데, 장미에 대해 좀 더 깊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요즘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을 실감한다. 장미가 주는 매력을 알고, 그중에서도 일부러 개성을 가진 장미를 찾아 식재할 정도로 그 인기는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장미 정원을 만드는 방법은 각 나라마다 특징이 있는데, 하나의 장미로도 그 표현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필자도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 이번 호에서는 장미의 다양한 향기와 색감 그리고 화형을 활용해 화단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고민하는 것이 좋다. 스토리를 담아 독특하게 구성할 수도 있다. 특히, 식용 장미를 이용한 정원 만들기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는 정원을 만드는 새로운 접근이 될 수 있다. 흔히 장미를 꽃 중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이처럼 장미는 많은 사람의 기억과 삶에서 인상 깊은 꽃인 것은 분명하다. 주제가 된 장미 집 주변에 장미를 심어보자. 많지 않아도 충분히 화단을 만들 수 있는 곳이 있다. 때로는 한 송이로 집 전체를 덮도록 심을 수도 있다. 많지 않은 양에도 장미가 정원에서 중심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가을까지 핀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장미가 5월에 한 번 피고 나서 더 이상 피지 않았다면, 이제는 품종이 개량되면서 수명도 길어지게 됐다. 그만큼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니 중심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게 된 셈이다. 이처럼 적은 양으로도 향기 가득한 정원을 만들 수 있으니 그 매력에 빠지는 것도 당연하다. 아치와 담장에 핀 장미는 새로운 경관이 주는 신선함을 선사한다. 벽면과 마감재에 핀 장미는 정원에 입체감을 부여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아치에 꾸민 장미 정미 정원에서 아치를 이용하는 것은 가장 쉬우면서 입체적인 형태로 구성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입구나 정원 중심 등 각 영역에 마련한 아치는 정원에 리듬감을 부여한다. 먼저 출입구에 설치한 아치는 오가는 길에 만나는 장미로 기억하기 쉽다. 중심에 설치한 아치를 통해 동선을 따라 마주한 경관은 어느 곳보다도 특별하다. 아치는 크기와 재료에 따라 다양한 디자인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목재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고, 철재는 곡선 제작이 용이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로 연출할 수 있다. 벽돌은 제작은 어려워도 장미와의 조합이 편안해 장식성이 강하다. 아치 높이는 2.5m 이상으로 계획하길 권한다. 낮은 아치는 자칫 공간을 답답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색상도 양쪽에 같은 색상으로 하느냐, 다른 색상으로 하느냐 아니면 한쪽에만 하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요소가 된다. 벽면을 이용한 장미 장미를 벽면에 이용할 때는 그림 그리듯이 연출하면 쉽다. 이것도 정해진 방법은 없고 개성을 담아 표현하면 된다. 필자는 장미가 13m 벽면 전체를 감싸도록 계획했다. 또, 벽면뿐만 아니라 담장에 이용해도 좋다. 단조로울 수 있는 담장도 장미로 색을 입히면 멀리서부터 집을 감싼 화려한 연출로 돋보인다. 색상도 흰색에서 시작해 분홍색, 노란색, 빨간색 순으로 나열하면 변화가 보이는 느낌을 줄 수 있다. 이때 단색만을 사용해 지루하게 연출되지 않도록 주의하자. 설치도 직접 고정 핀을 다는 방법과 별도 구조물을 이용하는 법으로 나눌 수 있다. 고정 핀을 다는 방법은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하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지만 건축물에 손상을 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별도 구조물을 통해 설치하는 방법은 장식성을 살려 화려하게 보이는 장점이 있지만 비용이 부담된다. 집 전체에 강한 인상을 주는 장미는 연출 방법에 따라 화려하거나 소박하다. 화분에 핀 장미 혹시 정원이 없다면 화분 몇 개로 연출해 보자. 현관 입구 또는 매장 앞에 둔 화분 장미는 오가는 사람들이 웃음꽃을 피울 이유일 것이다. 화분 장미에는 몇 개의 품종이 있는데, 그중 대표적으로 ‘레이디 오브 샬롯’, ‘프린세스 앤’, ‘프린세스 알렉산드라 오브 캔트’를 추천한다. 모양이 다른 여러 개의 화분을 모아 연출하는 것도 재미있다. 휴식 공간에 화분 장미를 놓으면 사람들의 만족도가 높다. 특히, 화분은 이동할 수 있기에 매번 그 위치를 다르게 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화분은 충분한 토양으로 장미를 건강하게 유지시키기 위해 20L 이상의 크기로 준비하면 좋다. 이렇게 화분 장미의 다양한 연출을 위해서는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히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미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도 많아지고 있다. 특히, ‘한국장미회’라는 민간단체는 세계장미회에 소속되어 세계장미인들과 국제적인 교류 활동도 하고 있다. 장미를 좋아하는 사람을 일컫는 ‘로자리안’이라는 단어도 생겼다. 이러듯 여가 생활로 깊게 자리잡은 장미재배는 새로운 문화로 그 영역을 점차 넒혀가고 있다. 5월에 피웠던 장미꽃 몇 송이가 필자의 작업실 옆에 마른 꽃으로 매달려 있다. 이미 생명은 다했지만 아직 남은 색상이 그날, 5월의 기쁨을 이어가는 듯하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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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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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정원 행동, 장미 정원을 돌보는 방법 정원에서 장미가 주는 즐거움은 크다. 향기 또한 그 매력에 한 번 빠지면 어느새 정원에 장미를 심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향기 이외에도 색과 화형花形 등 다양한 재미요소를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장미는 5월에서 11월까지의 기간 동안 가장 돋보인다. 이에 앞으로 몇 회에 걸쳐 정원 장미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려고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5월의 장미는 어느 꽃보다도 매력적인 모습이다. 화분에 핀 작은 장미부터 벽을 장식하는 장미 그리고 입구 아치를 감싼 장미는 정원에서 우리의 발걸음을 잡는다. 이런 장미를 몇 가지만 기억하면 누구든지 쉽고 건강하게 가꿀 수 있다. 그럼 장미 정원을 조성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체크하면 좋을까. 이를 위해 필자는 정원에 110그루가 넘는 장미를 피워냈다. 작은 공간에 비교적 많이 있는 편인데, 이는 품종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을 관찰해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번 호에서는 주택에서 장미 정원을 조성하고 가꿀 때 필자가 어떤 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장미 정원 조성 시 체크해야 할 사항 1 햇빛을 좋아하는 장미 장미는 하루 최소 6시간 햇빛이 들어오는 공간에서 자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햇빛은 장미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기본 조건이 된다. 마치 우리가 매일 먹는 식사와 같다. 필자는 주택을 중심으로 사방에 장미를 심었다. 햇빛을 받는 시간에 따라 장미가 어떻게 반응하는지 관찰하기 위해서다. 물론 햇빛에 비교적 늦게 노출된 장미도 꽃은 피우지만 다른 곳보다 꽃송이가 적은 것을 볼 수 있었다. 2 바람을 좋아하는 장미 바람은 병충해로부터 장미를 보호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병충해는 습한 환경을 좋아한다. 이 때문에 장미 정원에는 통풍이 잘 되게 물리적인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이에 가지치기도 햇빛과 바람이 골고루 들어올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그러나 겨울철 지속되는 바람은 오히려 장미에게 독이 될 수 있다. 바람이 식물을 건조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따라서 겨울철에는 바람이 너무 심한 곳은 피해 주어야 한다. 3 장미를 건강하게 만드는 적당한 거름 작년부터 필자는 장미에 특별한 거름을 주지 않고 있다. 퇴비함에서 나오는 거름 정도만 봄에 주고 있다. 퇴비장과 떨어진 장미는 이마저도 받지 못하고 있다. 보통 장미는 1년에 3번 거름을 주지만, 이 거름주기를 중지한 것은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 번째다. 장미 스스로 꽃의 양을 조절하며 피우길 바랐기 때문이다. 영양관리를 하면서 꽃을 피우도록 장미에게 선택권을 준 셈이다. 이런 정원 행동은 정원의 모든 식물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4 뿌리를 튼튼히 만들어 줄 멀칭 멀칭은 유기물로 토양을 덮어주는 것을 말한다. 흔히 텃밭에서 비닐로 덮어주는 것도 멀칭의 한 방법이다. 멀칭을 해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토양의 습도를 유지하고 토양 속 미생물의 활동을 왕성하게 하기 위해서다. 이런 환경은 결국 장미 뿌리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촉진한다. 식물에게 뿌리는 생리적 조건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미를 심고 나면 멀칭을 꼭 해주어야 한다. 5 농약 사용 없이 장미 키우기 농약은 개인 여건과 정원 형태에 따라서 선택해야 한다. 개인 정원이라면 농약 없이 장미를 키워보자. 장미가 각종 해충으로부터 견디어 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수 있다. 또, 상처를 남기고 겨우 이겨내는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시련을 거친 장미는 결국 스스로를 지켜낸다. 참고로 농약은 토양 속 미생물이 움직이기 어려운 환경을 조성한다. 그 사실을 안다면 농약을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필자는 친환경 제품조차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은 장미를 믿고 응원하기 때문이다. 요즘 정원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장미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장미를 피워내기 위해 많은 노동과 화학제로 장미를 돌보는 방법은 잠시 접어두자. 우리에게는 건강한 물리적 환경과 정원 행동을 선택하려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다음 세대도 건강한 장미 향기를 맡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예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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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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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지속가능한 정원 만들기 정원 행동 두 번째 집인 정원에서 공간을 나누고 위치와 면적을 조정했다면, 이제는 마감재를 적용하듯 색을 입혀보자. 정원사에게는 자연의 색으로 정원을 채워나가는 일 또한 큰 즐거움이다. 이전 호에서는 식물을 배치하는 법에 대해 다뤘다면, 이번 호에서는 활기찬 자연의 색을 유지하기 위한 정원 관리 방법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자.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정원 식물은 사람의 손길로 가꾸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사람에 대한 의존도가 그렇게 높지 않다. 현재 정원을 관리하고 있는 중이라면 혹시 사람에게 의존하도록 식물을 가꾸고 있지 않은지 돌이켜 생각해 보자. 그럼 정원에서 식물을 자연의 순리대로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우리는 어떤 ‘정원 행동’을 하면 좋을지 고민을 해보자. 나는 사람이 아닌 식물의 관점으로 방향을 옮겨보려고 한다. 가꾸는 정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정원이다. 그동안 땅바닥에 붙어 있는 작은 꽃을 보기 위해 허리를 숙이는 정도로 바라봤다면, 이제는 눈과 코 그리고 귀를 좀 더 땅 가까이에 대고 관찰해 보는 것이다. 그 안에서 우리가 몰랐던 세상이 움직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정원에서 이들과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지 괜히 말을 걸어오는 자연의 말소리도 들리는 듯하다. 자연 숨소리가 살아있고 모든 식물이 건강한 야성野性을 잃어버리지 않아 힘찬 에너지로 꽉 찬듯한 그런 공간에 내 몸과 마음을 기대보려 한다. 정원 행동 1 건강한 식물은 멀칭 mulching에서 시작한다. 숲속을 거닐다 보면 다양한 유기물들이 토양을 덮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와 같이 정원도 속살이 보이는 토양이 아닌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해 멀칭을 해야 한다. *에다폰 edaphon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필자는 흔히 지력이라고 불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이해하고 있다. 휴작을 하거나 연작을 피하는 것처럼 땅의 힘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토양이 건강한 생태계를 이루도록 다양한 미생물을 돌봐야 한다. 이처럼 토양을 돌보는 것이 지속 가능한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기 때문에 멀칭은 중요한 것이다. 멀칭 재료 또한 가능하다면 정원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 입장에서 관찰해 보면 일반적인 *바크 bark보다 토양 속 미생물을 사용하는 쪽이 좋은 서식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에다폰 edaphon 토양 내 존재하는 유기체의 총칭 *바크 bark 목재를 만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 2 적절한 양분이 식물의 힘을 키운다. 우리는 식물들이 정원에서 꽃을 많이 피우길 기대하며 과한 양분을 주고 있다. 하지만 양분은 식물 스스로가 꽃의 양을 결정하도록 적절하게 공급하는 것이 좋다. 식물 건강을 챙기거나 열매를 좋게 하기 위해 비옥한 땅의 환경을 조성하는 것과는 다르다. 예를 들어 장미는 보통 일 년에 3회 거름을 주어 꽃을 피우는데, 나는 작년에 전혀 거름을 주지 않았다. 식물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꽃은 조금 줄어들지 모르지만, 정원에 함께 식재 한 다른 꽃이 피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3 생태계에서 동반 식물은 기본 질서다. 정원에서는 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기 때문에 병이 생기거나 벌레가 오더라도 한 작물 정도만 피해를 입는다. 즉, 한 품종이 대부분을 차지하지 않고 여러 품종이 서로 어우러지는 다양성을 만들어 줘야 전체적인 피해가 예방되는 것이다. 시각적인 감동이 있는 풍경을 넘어 건강한 생태 환경을 가진 식물 관계를 만들어 주자. 4 충분한 햇빛과 바람이 보약이다. ‘좋은 햇빛과 바람이 식물을 키우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정원에서도 적당한 장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태양을 필요로 하며 살아가는 식물에게 충분한 햇빛은 중요한 식량이다. 또, 햇빛과 마찬가지로 바람은 세균이나 병이 서식하기 싫어하는 생육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도 익혀야 한다. 5 ‘빗물 저금통’은 영양제다. 정원에서는 수돗물 사용도 줄여야 한다. 대신 빗물 저금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빗물은 수돗물보다 좋은 영양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잘 모아두면 식물에게 좋은 양분이 된다. 또한 식물에 물을 자주 주는 것보다는 정원에서 살아남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겠다는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주어진 환경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식물만을 데리고 가는 것도 좋은 정원 행동이다. 6 퇴비함이 있는 정원 앞으로는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중요한 가치로 인식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에 우리는 자연의 방식을 존중하기 위해 정원에서 폐기물이 아닌 유기물을 발생시켜 멀칭 재료와 거름을 만들어야 한다. 가정이라면 미생물에게 음식물을 제공해 그것을 다시 정원에 사용할 수 있는 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퇴비통에서 미생물들이 활발하게 움직일 때는 60℃에 가깝게 온도가 높아지며, 한겨울에도 미생물들은 계속해서 움직여 영상 20℃의 온도를 보인다. 정원문화에도 조금은 새로운 생각과 판단 그리고 행동이 필요하다. 우리는 다음 세대에게 좋은 환경을 물려주어야 하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지속 가능한 정원을 준비해야 한다. 소비하고 없어져 버리는 환경이 아닌 계속해서 이어질 환경이 필요한 것이다. 이러한 ‘정원 행동’을 통해 훗날 나와 가족 그리고 우리 사회에 건강한 자연환경을 돌려주고자 한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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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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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② ‘두 번째 집’은 어떤 공간이 필요할까. 그리고 검토한 공간 간의 관계를 파악해 보자. 마지막으로 위치와 면적은 자연조건을 반영해 구체화시켜 나간다. 정원 계획은 마치 정성을 들여 키워낸 맛있는 열매와도 같아 보인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을 짓기 위한 부지를 찾는데 몇 개월 혹은 몇 년이 걸리기도 한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열심히 찾는 이유는 훗날 행복한 일상을 가지고 싶어 하는 인간의 당연한 욕구라고 생각한다. 부지를 찾았으면 이제 전문가 도움을 받아 집 짓기의 첫걸음을 내딛게 된다. 보통 예비 건축주는 집 짓기를 앞두고 건축가를 찾는다. 그러나 이번에는 정원 전문가인 나를 먼저 찾아온 건축주가 있었다. 건축주가 되기에 앞서 정원주로 시작한 것이다. 정원주는 작은 펜션 두 채와 카페 한 채를 함께 지으려고 하는데, 정원이 예쁜 건축물을 짓기 위해 건축가보다 정원사를 먼저 찾게 되었다고 했다. 흔한 경우가 아니었지만 정원사 입장에서도 충분히 흥미롭고 재미있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설계 방향은 도면에서 보이는 것처럼 세 채의 건축물이 적당한 프라이버시와 유대를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정했다. 더불어 ‘두 번째 집’인 정원을 건축물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편리함과 미적 연결성을 가지는 장치로서 접근했다. 다음은 집 앞에 있는 작은 호수를 고려한 각 건축물의 배치 계획이다. 먼저 부지 북(서) 쪽에 두 채를, 남쪽에 한 채를 배치해 호수로 향한 시야를 열어 주었다. 그리고 각 건축물을 이리저리 회전시키며 사이에서 생기는 공간 형태를 파악했다. 정원에서 건축물은 오브제와 같은 역할로 정해봤다. 특별한 장치가 아니어도 충분히 훌륭한 장식물이다. 이렇게 주어진 부지에서 집을 배치하는 과정을 통해 정원은 좀 더 풍요로워질 준비가 된다. 배치 계획 1. 배치 계획 2. 배치 계획 3. 주택 정원에서 공간 찾기 처음 건축을 계획할 때 필요한 실, 위치 그리고 크기를 검토하는 것처럼 주택정원도 마찬가지로 필요한 공간과 위치, 면적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조성될 정원 공간과 형태를 결정하는데 중요한 요인이다. 1 정원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메모하자 정원에도 쉼터, 텃밭, 꽃밭, 온실, 개인 공간, 수돗가, 창고 등 다양한 공간이 필요하다. 이때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잘 모르겠다면 검색을 통해서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다. 이와 같이 내가 필요한 공간을 찾아가며 메모해두면 공간을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2 크기와 위치는 햇빛 방향을 고려하자 위에서 내가 어떠한 공간을 필요로 하는지 설정했다면 다음은 면적을 계획해야 한다. 면적을 정하는 방법은 첫째, 사용 인원과 빈도를 생각한다. 예를 들어 쉼터의 경우 한곳이 아닌 여러 곳에 적절히 배치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는 편이 좋다. 기본적으로 ‘쉼’의 역할을 하지만 정원을 바라보는 조망 공간, 티타임을 가질 수 있는 취미 공간 등 여러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참고로 다양한 쉼터 중 면적이 넓은 쉼터는 정원에서 중심이 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위치를 정해보자. 둘째, 집을 중심으로 햇빛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관찰해 본다. 계절에 따라 들어온 햇빛은 머무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잘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다. 3 기타 공간을 배치하자 정원에서 중심 공간이 정해졌다면 이제 남은 공간을 차례로 배치한다. 수돗가는 쉼터 주변에 설치해 휴식 중 수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하거나 빈번한 사용이 예상된다면 주방에서 오고 가기 편리한 곳에 배치한다. 창고는 많이 사용하는 공간이지만 미관상 눈에 잘 들어오는 곳보다는 집 중심으로부터 조금 숨겨진 곳이나 많이 사용하지 않을 곳으로 배치한다. 또는 예쁘게 만들어 오브제와 같이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건강한 정원 환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퇴비함은 텃밭 주변에 배치해 편리한 동선을 가진 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요즘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반려동물 공간은 집과 가까운 곳에 두어 반려동물이 사람들과 자주 마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나는 툇마루 아래에 계획했는데, 실제로 반려동물이 편안하게 자주 이용하고 있다. 정원은 ‘두 번째 집’이기 때문에 필요한 공간을 검토한 후 자연조건을 고려한 위치·면적을 계획해 편리하고 재미있는 모습으로 조성할 수 있다. 봄을 맞이하며 집 짓기를 시작하는 건축주들이 많다. 아름다운 집과 그에 어울리는 정원을 만들기 위해 이번 호에서 다룬 내용을 참고하고 적용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 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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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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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주택정원을 계획하기 전 살펴볼 사항 1 정원은 두 번째 집이다 주택정원은 단순히 꽃과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닌 용도에 맞춰 공간을 설정하고 동선을 계획해 꾸며나가는 작업이다. 이는 언뜻 집 짓기와 비슷해 보인다. 여러 가지 조건을 충분히 고려하고 정성껏 가꾼 정원은 계절과 함께 뿌듯함으로 돌아온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집 짓기는 체력 소모와 함께 금전적인 여유도 사라지는 활동이다. 이는 집을 지어본 경험이 있다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땀 흘려 지은 집에 입주하게 되면 마치 여행을 온 듯한 들뜬 마음이 생기기 마련이다. 정원도 마찬가지다. 보통 1~2년 동안 스스로 고민하고 작업하는 과정을 거쳐 나름대로 완성하는데, 계절과 함께 바뀌어가는 모습에 더욱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것이 정원이 주는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봄이면 주택정원을 준비하며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에게 내가 꼭 들려주는 이야기가 있다. 이번 호는 주택정원을 만드는 과정에서 좀 더 짜임새 있는 모습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알짜 정보라고 생각해도 좋다. 더불어 시간과 예산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식재 전 고려해야 할 요소 첫째, 정원은 꽃과 나무를 가득 심어 완성하지 않는다. 정원 만들기를 집 짓기와 비교한다면 단순히 커튼을 달고 벽지를 붙이는 작업이 아닌 방을 몇 개로 구성하고, 크기는 얼마로 해야 하며, 공간끼리 어떻게 배치할지와 같은 구체적인 과정이라고 이해하면 쉽다. 주택정원은 두 번째 집이라고 할 만큼 외부에 생활공간을 조성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둘째, 나에게 꼭 필요한 공간 찾기. 정원에 꽃과 식물을 식재하기 이전에 텃밭이 필요한지, 잔디 비중을 얼마나 설정할지, 쉼터는 몇 개로 구성할지, 주차장은 어디에 배치해야 할지 등 나에게 필요한 공간은 무엇인지 먼저 고민해야 한다. 공간을 찾는 방법은 집 짓기에서 방을 배치할 때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햇빛이 잘 드는 곳은 어디인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볼 때 어떤 모습으로 보일지 등을 생각해 보면 그 공간이 더 정확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셋째, 알맞은 동선이 예쁜 정원을 만든다. 동선은 정원의 축과 주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직선과 곡선 그리고 사용할 재료를 고민하면 좋다. 예컨대 동선을 따라 피어 있을 꽃을 생각한다면 자연스러운 질감과 색상을 가진 식물로 선택해 따뜻하고 세련미 있는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넷째, 꽃과 나무 선택하기. 정원에서 용도를 설정하고 공간을 구획했으니, 먼저 큰 나무를 어디에 식재할지 고민해 본다. 보통 큰 나무는 정원 중심에 두거나 시설물 주변에 놓아 경직된 선을 부드럽게 만들어 공간을 한층 멋스럽게 연출해 준다. 다음은 중간 나무 위치를 선정한다. 공간 구획이 뼈대를 세우는 작업이라면 중간 나무 위치 선정은 뼈대 주위에 살을 붙이는 작업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공간마다 포인트를 둔다고 생각하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다섯째, 계절을 대표하는 꽃을 계획하는 작업이다. 꽃을 선택할 때는 높이와 컬러, 개화시기에 따른 형태 등을 함께 살펴본다. 이 작업은 식물 노트를 함께 준비하면 좋다. 추가로 음지에서 피는지 양지에서 피는지, 물이 필요한지 아닌지 등을 함께 고민한다면 이후 생육환경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식재 후 정원 관리하는 방법 첫째, 건강한 식물 만들기.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멀칭 mulching을 해주면 좋다. 멀칭이란 식물을 심고 흙이 보이지 않도록 소나무 껍질이나 다른 유기물로 주변을 덮어주는 작업을 말한다. 멀칭을 함으로써 토양이 건조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잡초가 자라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겉보기에도 정원이 정돈돼 보인다. 건강한 식물을 만들기 위해서는 토양을 미생물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으로 조성해 식물이 스스로 건강하게 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둘째, 퇴비함 만들기. 먹고 남은 음식물부터 식재료 부산물까지 퇴비함으로 보내면 이를 정원 식물도 함께 먹는다. 또한 정원에서 나오는 많은 부산물도 퇴비함으로 보내 건강한 양질 퇴비를 스스로 만들도록 한다. 발효 과정 중 퇴비함 속 온도는 최대 60℃까지 올라가거나 한겨울에도 영상 10℃를 유지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퇴비함에서 미생물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셋째, 물 주기. 처음 정원을 만들고 나서 2~3년 동안 정성껏 물을 준다. 이 시간은 식물이 땅에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물을 자주 주는 것도 좋지 않다. 나는 3년 차가 되는 시점에서 정원에 물을 주지 않았다. 작년 한 해 두 달가량 비가 내리지 않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자연의 생명력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리고 실제로 1년간 지켜본 결과, 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물론 물을 잘 주는 정원보다는 메마른 느낌이 보였다). 물 주기는 선택사항이니 굳이 따라 할 필요 없다. 이번 호는 정원을 만드는 것부터 완성한 정원 속 식물을 가꾸는 과정까지 짧게 정리해 봤다. 무턱대고 꽃과 나무부터 심어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집 짓기처럼 공간을 구성해가는 작업부터가 주택정원을 만드는 시작임을 잊지 않기를 바란다.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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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이야기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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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치유정원을 만드는 데는 여러 요소가 있다. 그중에서도 이번 호에는 치유의 공간을 만드는데 그 시작을 가능하게 하는 동선에 대한 이야기다. 많은 사람들이 정원을 스스로 만들어 보고 싶어 하지만 쉽지 않은 이유가 있다. 정원을 만드는 시작이 동선을 나누는 것임을 잊기 때문이다. 그만큼 정원을 만드는데 있어 동선은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겨울의 중심에서 찬 기운을 견디고 있는 정원의 식물들을 보면서 하루를 보내는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연주자이자 지휘자인 다니엘 바렌보임의 연주로 베토벤 소나타 월광을 들으며 잠시 눈을 감고 어딘가 안내를 받듯이 정원의 한 쪽 오솔길을 따라가 걷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어두운 공간을 따라 들어가지만 평화로이 느껴지는 이곳은 자연의 숨결이 내 온몸의 세포를 두들겨 주기도 하고, 내 몸 깊숙이 들어와 내 영혼을 만져주어 자연의 기운이 채워지는 느낌이다. 오늘은 원고를 쓰기 전에 무작정 다니엘 바렌보임을 검색했는데, 그의 연주를 들으면 감성이 충만해져 원고 쓰는 시간이 한결 즐거워진다. 다니엘 바렌보임을 좋아하는 이유는 음악을 통해서 평화와 치유를 이야기하는 그의 흔적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정원에서 동선의 의미 치유정원에서 동선은 어떤 방법으로 만들며 진행해야 할까? 먼저 정원에서 걷는다는 것에 대한 영감을 많이 받은 책을 소개한다. 다비드 르 브르통(David Le Breton)의 『걷기 예찬』 이다. 걷는다는 것은 잠시 동안 혹은 오랫동안 자신의 몸으로 사는 것이다. 걷기는 시간과 공간을 새로운 환희로 바꾸어 놓은 고즈넉한 방법이다. 정원에서 걷는다는 것은 공간을 이동하는 개념을 넘어 그 시간을 걷는다는 것이다. 특히 맨발로 정원을 거닐 수 있다면 자연과 내가 가장 가깝게 만나는 기회가 된다. 이는 내가 자연과 하나가 되는 지점이며 긴장을 풀게 하고, 생각을 정리하게 하며 때로는 나를 깊이 만나는 장소로 동선이 이용된다. 이런 동선 계획이 되기 위해서는 부드럽지만 동시에 지루하지 않아야 한다. 동선을 의도한 사람의 생각이 의도적으로 개입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동선을 계획한다는 것은 흥미롭다. 동선을 계획할 때 이오는 크게 세 가지를 생각한다. 첫째, 동선이 주는 경험이 각기 다르다. 곡선과 직선의 동선은 서로 전혀 다른 경험을 만들어낸다. 걷는 속도로 인해 보이는 경관도 다르다 보니 치유 동선에서는 그 특징을 파악하고 선택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선적인 동선은 끝에 보이는 경관과 바로 마주하기에 지루해질 수 있지만 초점을 만들어내면서 집중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에 명상을 유도하는 계획으로 좋다. 또한 직선 마지막 부분에서 다시 방향을 변경했을 때 이전 동선과는 다른 극렬한 다른 색감의 경관을 만들어 내면 시각적 정보가 전혀 다른 데에서 오는 감탄이 있어 직선만이 주는 효과도 있다. 하지만 지루해질 수 있는 단점도 있기 때문에 그 길이와 직선 동선의 개수를 잘 조합해야 한다. 곡선의 동선은 심리적으로 다음 경관이 계속해서 이어져 나오기 때문에 기대감을 갖고 걷게 된다. 부드럽게 안내받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정원 입구에서부터 이런 동선을 이용하는 것은 정원의 기대감을 높인다. 구간마다 조용한 쉼터를 만들어 주면 심리적으로 안정적이고 대화를 많이 유도하는 동선 계획이 된다. 직선이든 곡선이든 한쪽으로 치우쳐 있지 않은 계획이 흥미롭고 다채로운 공간을 만들어보는 첫 시작이 된다. 공간과 재료에 따른 동선 계획 둘째, 동선은 공간을 나누는 동시에 공간을 이어준다. 정원 전체에 이야기를 만들어주는 스토리와 같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공간마다의 특징과 이야기를 이어주며 걷는 사람들에게 경험을 통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느낌이라고 하고 싶다. 그래서 동선을 계획할 때 어떤 느낌으로 첫 이야기로 시작을 할지 그리고 전체 이야기는 무엇이 될지 상상해 보는 것은 정원 디자인을 고민하는 사람의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특히 치유의 이야기로서는 식물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가지고 동선 상에 녹여내는 것만으로도 그 재미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전 공간에 대한 기억을 남겨둔 채 다시 새로운 공간으로 들어서는데 필요한 시간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공간을 이어주는 동선의 의미를 기억한다면 나만의 치유동선 만들기가 즐거울 것이다. 셋째, 재료에 따라서 정원의 느낌을 좌우한다. 치유 동선에는 재료가 주는 소재의 특징도 잘 살펴보면 재미가 있다. 물론 경제적인 선택에 따라 소재를 고민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동선 재료의 선택이다. 이는 식물을 선택하는 것만큼의 중요도가 있다. 맨발로 정원을 거닐 수 있다면 자연 그대로를 내 몸 안으로 깊숙이 들이는 경험을 만든다. 굳어져 있던 그 어디선가부터 자연의 생명력이 밀고 들어오는데 그 느낌은 정원을 거닐며 느껴보아야 공감이 된다. 특히, 조용한 시간에 자연과 마주하며 걷는 정원은 천국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렇기에 소재가 가지는 중요도는 높다. 소재가 주는 고정된 느낌에 따라서 그 길은 부드러워지기도 하고 경직되기도 한다. 둘 다 정원에서는 필요한 부분이지만 내가 어느 정도의 길이와 주변 식물을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느낌을 만들어 주기 때문에 소재에 대한 경험을 내 몸으로 경험해 놓는 것이 생각하는데 도움이 된다. 정원 동선에 상상의 나래를 펼쳐라 이오는 작곡가들의 섬세한 상상력과 표현력에 감탄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음악을 좋아한다. 이런 음악적 표현에 이오의 생각이 열려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정원을 상상하는 시간이 이와 비슷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다. 오선지 위에 음표와 쉼표를 비롯한 기호가 모여서 음악이 되듯이 정원 위에 그려진 동선도 이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작곡가처럼 동선의 흐름과 강약을 만들고, 쉼표를 만들어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듯이 치유의 경험을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다. 정원에 치유의 동선을 고민해 보자. 그리고 그 길을 거닐며 나의 마음과 영혼의 온도를 높이고 몸을 건강히 만들어 내보는 상상해 보자. 이오(푸르네 대표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정원 정원사의건축》, 《엄마정원 아이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유튜브: 정원친구 이오 youtube.com/user/ipuruneif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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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이오의 정원 이야기 17 치유정원 만들기 5 치유정원 동선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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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 Deck 관리】 봄맞이 덱 점검 · 보수 요령
- 주택과 정원을 이어주는 덱 Deck은 그 유용함만큼이나 손이 많이 가는 곳이다. 사람 이동이 잦고 가족 구성원이 많은 주택이라면 덱 관리에 유념해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린 다음에는 더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덱 점검과 보수 요령에 대해 알아봤다. 글.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지지대·옹이 손상 심하면 교환해야 뒤탈 없어전문 지식이 없는 전원주택 건축주들은 눈에 잘 보이는 곳만 점검하기 마련이다. 덱도 예외가 아니어서 칠이 벗겨지거나 바닥에 훼손이 생겨야 수리할 마음을 먹는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덱을 지탱해주는 구조체다. 따라서 봄을 맞아 가장 먼저 살펴야 할 곳이 바로 구조체에 해당하는 지지대다. 지지대는 덱을 받치는 기둥으로 수평을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어느 한 부분이라도 침하나 손상이 발생하면 덱이 점점 기울어지고 장시간 방치했을 경우 붕괴를 초래할 수도 있다. 특히 겨울이 갓 지난 초봄 지지대 안전 여부 확인은 필수다. 지반 침하가 발생했는지 이로 인해 덱이 기울어졌는지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전원주택 전문 시공업체 사람과 집 정수호 대표는 "얼었던 땅이 녹으면서 지반이 내려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절토한 곳보다 성토한 주택에서 자주 나타나는데 지대보다 높은 곳, 성토한 주택은 봄을 맞아 꼭 포스트(지지대)를 점검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지반 침하로 제 힘을 받지 못한 지지대에 균열이 생겼거나 약간이라도 문제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면 무조건 지지대를 보강한다. 보강 방법으로는 각재를 덧대는 경우가 일반적이고 균열이 심할 시에는 지지대 자체를 교환하는 것이 좋다. 옹이 부분도 점검한다. 옹이는 지지대 내구성에 영향을 미치기에 역시 소홀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다. 온도 변화가 심한 곳에 위치한 주택의 덱은 옹이가 뒤틀리거나 깨지는 현상이 있을 수 있으니 확인이 필요하다. 옹이에 이와 같은 문제가 생겼다면 마찬가지로 교환해야 안전하다. 덱은 눈에 잘 띄지 않는 지지대와 옹이 부분 점검이 반드시 필요하다. 3년간 매년 한 번씩 오일스테인 칠해야오일스테인은 곰팡이 번식과 눈비로 인한 부식을 막고 청결함을 유지시켜 준다. 특히 겨울에 폭설이 잦거나 여름철 장마가 끝난 후에는 덱 부식 여부를 점검해 필요하다면 오일스테인을 발라줘야 덱을 안전하게 오래 사용할 수 있다. 나무에 오일스테인이 완전히 침투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므로 신축 주택은 최초 3년은 매년 한 번씩, 3년이 넘으면 필요할 때 바른다. 야외 활동이 뜸한 겨울철은 덱이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 초봄인 이맘 때 칠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먼저 목재에 낀 오염물질을 제거한 후 목재 전용 세척제를 이용해 얼룩 등을 닦아낸다. 목재 사이 이물질을 청소할 때는 못 등 뾰족하고 단단한 것을 이용하면 간단히 긁어낼 수 있으며 세척제는 덱 전체에 도포할 필요는 없고 얼룩이나 곰팡이가 심한 곳에 집중적으로 사용한다. 보통 도포 후 20분 정도 지나면 자연스레 노폐물이 표면에서 벗겨지는데 이를 비닐 솔로 가볍게 문질러 닦아낸다. 청소가 끝나면 오일스테인을 바른다. 한 통으로 덱 전체를 바를 수 없기에 필요한 양만큼을 큰 통에 부어 칠해야 이색 현상을 막을 수 있다. 기둥과 바닥이 만나는 곳, 코너, 나무 사이 등은 깔끔한 처리를 위해 붓을, 나머지 공간은 롤러를 사용한다. 제품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으나 대부분 2회 도장을 원칙으로 한다. 붓과 롤러는 사용 후 세척도 중요하다. 남은 오일스테인을 최대한 제거하고 비누나 주방 세제로 씻어내 바짝 말린 뒤 보관하면 장기간 사용할 수 있다. 겨울에 폭설이 잦거나 여름철 장마가 끝난 후에는 오일스테인을 발라줘야 덱을 안전하게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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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덱 Deck 관리】 봄맞이 덱 점검 · 보수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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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원예예술촌 주택정원】 튤립과 풍차 정원
- 네덜란드의 풍경을 담아내다• motive 제2의 고향 네덜란드 풍경을 담아볼까• item 이미테이션 풍차, 튤립, 제라늄, 서양 채송화, 나막신 화분• location 경남 남해군 삼동면 봉화리 원예예술촌 글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취재협조 남해 원예예술촌 055-867-4702 www.housengarden.net 낮은 울타리로 모두에게 열려 있는 정원 30년간 네덜란드에서 살다 온 배정희 씨 부부는 지인의 초대를 받고 독일 마을에 방문하면서 남해에 첫 발을 디뎠다. 처음 접한 남해는 이들에게 무척 아름다워 보였다. 그런 차에 이웃한 원예예술촌에 필지를 구하게 돼 큰맘 먹고 이곳에 정착을 단행했다. “남해의 첫 느낌이 참 아름답고 좋았어요. 마침 슬슬 네덜란드 생활을 정리하려던 참이었는데 원예예술촌에 좋은 집터가 있어 바로 집 짓고 정원을 만들었습니다.” 처음 접하는 남해의 기후는 낯설었지만 정원이 필수인 유럽에서 살다 보니 정원 일은 생활 그 자체다. “네덜란드 사람은 거의 모두 집에 정원을 갖고 있어요. 스스로 정원 일 하는게 일상인 나라여서 저도 예전부터 925.6㎡(280.0평) 정원을 직접 가꿨어요.” 네덜란드에서 공수 해온 오리 조형물 집 뒤편 덱 주변엔 앵두나무를 심었다. 덱 난간에는 봄부터 가을까지 꽃을 볼 수 있는 펜지를 심어 걸어 두웠다. 그녀는 그간 축적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정원을 만들었다. 아담한 크기의 정원과 풍차 모형이 특징인 이 정원은 네덜란드를 작게 담아내고 싶었던 그녀의 바람대로 이뤄졌다. 디자인 상 어려운 부분은 전문가와 이웃 원예가들의 조언을 들어가며 완성했다. 북유럽에 속한 네덜란드와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의 기후 차가 상당해서 아무것도 모른 채 정원을 꾸몄다면 크게 실패했을지도 모른다. “마을이 거의 다 조성된 후에 입주해 정원을 꾸민 게 다행이었어요. 이웃 분들이 정원을 가꾸며 겪은 실패담을 들려주고 여기에 잘 자라는 나무와 화초를 알려줘 큰 도움이 됐어요.” 덕분에 네덜란드 하면 떠오르는 튤립이 풍차와 어우러져 이국적 느낌을 자아내고 남해에서 잘 자라는 홍가시나무와 허브 들이 어우러지는 균형 잡힌 정원이 완성됐다. 잔디는 서양 잔디와 한국 잔디를 조화롭게 심어 변화를 줬다. 그녀는 “예쁜 건 서양 잔디지만 튼튼한 건 한국 잔디만한 게 없다”며 나름대로의 장단점이 있다고 말한다. 정원 포인트 재료로, 집 앞 덱 기둥에 화려한 색의 제라늄과 서양 채송화를 심어 둔 바구니를 걸었고 정원 곳곳엔 오리 조형물을 놓았으며 여름엔 나막신 화분에 꽃을 담아 네덜란드 분위기를 한층 북돋운다. 풍차 모양 외관이 독특해 집인 줄 모르고 불쑥 들어오는 이가 많다. 입구에 대문 대신 기둥을 세워 놓고 제라늄을 가득 담았다. 서양 잔디와 한국 잔디를 나눠 심어 컬러의 변화를 줬다. 공주 같은 꽃 튤립지금은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지만 정원을 조성한 초기에 심었던 튤립은 뜨거운 태양을 버티지 못하고 다 말라버린 적도 있고 배수가 제대로 안 돼 화초들이 다 물러 버린 적도 있다.“튤립은 공주 같은 꽃이라 아주 예민하고 손이 많이 가는데요, 지금은 여기 기후에 맞추는 방법을 알았어요. 말려서 보관해 뒀다가 10월에 다시 심으면 이듬해 봄에 다시 자라요. 그 일을 매년 반복해야 하는데 손이 정말 많이 가지만 꽃이 피면 정말 예쁘니까 그 보람에 번거로운 작업이지만 계속해요.” 두 가지 색감의 튤립. 품종은 원낙 다양해서 앞으로 더 많은 종류을 심을 예정이다. 화려한 제라늄은 재배하기 손쉬워 관산용으로 많이 재배된다. 그녀는 식물에게 정말 세심한 태도로 대한다. 꽃이 꺾이거나 부러져도 그대로 버리는 법이 없다. 한 번 더 들여다보고, 물에 담그거나 말려 보기도 한다. 가끔 부러진 곳에서 뿌리가 새로 자라기도 하기 때문. 그럴 땐 다시 키울 수 있다. “그대로 버리기엔 너무 아까우니까 손 한 번 더 대보는 거죠. 심폐소생술처럼요. 원예를 정식으로 공부한 적은 없지만 오랜 기간 스스로 겪으며 터득하다 보니 이젠 화초 다루는 데도 익숙해졌어요.” 정원 곳곳에 심어진 아기자기한 꽃들 나무 밑동엔 수선화를 심고 오리 조형물을 둬 심심함을 없앴다. 한국에서 30년, 네덜란드에서 30년 살아온 부부에겐 네덜란드가 제2의 고향이다. 앞으로 네덜란드 관련 정원 용품을 더 들여서 네덜란드 특유의 분위기를 더욱 풍성하게 연출하려고 한다. 틈나는 대로 네덜란드를 오가며 북유럽풍 나무 펜스와 조형물들을 수집하고 있는 중이다. 오랫동안 네덜란드에서 살았고 앞으로는 남해에서 살 테니 두 나라를 연결하는 독창적인 정원을 만들 계획이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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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원예예술촌 주택정원】 튤립과 풍차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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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원】 정원에 담긴 부부 이야기, 윔블던 주택 정원
- 영국의 집을 둘러보다 보면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아무리 작은 집이라도 집에 버금가는 후정後庭이 있다는 점이다. 테니스로도 유명한 영국 런던의 윔블던Wimbledon 주택가의 한 정원에서 영국인들의 깊은 정원 사랑을 느껴보자.글 · 사진 서상신 영국통신원 아름다움이라는 개념은 극히 주관적이기에 아름다운 정원에 대한 생각에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다. 잘 정돈된 정원을 아름답다 느끼는 이가 있는가 하면 어떤 이는 정글을 연상시킬 만큼 야생미를 갖춘 정원을 좋아하기도 한다. 윔블던 주택 정원은 후자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초록빛으로 뒤덮인 이 정원의 첫인상은 아이러니하게도 쉽게 연상할 수 있는 정원의 모습은 아니었다. 후정을 가지고 있기에 흡사 숨겨진 숲 속에 온 듯 신비로운 느낌마저 주는 이곳에는 색다른 매력이 있다. 키친 가든 뒤에 놓인 작은 연못. 기르는 채소들은 기존 작물에서 씨앗을 받아 재배했다 20여 년의 세월이 깃든 부부의 정원약 30㎡ 규모의 정사각형 안에는 키친 가든부터 작은 연못에서 큰 나무 그늘 아래의 작은 휴식 공간까지 알차게 구성됐다. 주인 내외가 이곳에 살기 시작한 것은 올해로 21년째를 맞는다. 하지만 주택과 정원의 역사는 그보다 길다. 집은 부인의 할머니 때부터 살아온 곳으로 내부에는 족히 100년도 넘는 가구 및 소품들로 가득 차 있는데, 부부는 버리지 않고 그대로 쓰고 있다.새로운 것을 들이고 바꾸는 것보다 옛것의 가치를 존중하는 부부의 가치관에서 비롯된 것이다.집과 마찬가지로 정원에도 그들의 개성이 담겨있다. 처음 그녀가 본 정원의 모습은 지금과 사뭇 달랐다. 인공 잔디와 포장된 길, 녹슨 그네와 작은 헛간, 쓰레기들로 인해 지저분한 모습이었다. 부부가 처음 만났던 흰색 벽의 느낌처럼 인조의 느낌이 강했다.부부는 먼저 인공 잔디와 녹슨 그네 등 오래된 것들을 다 제거하고 정원사를 고용해 포장된 바닥을 들어낸 뒤 좀 더 많은 식물을 심을 수 있도록 했다. 그 뒤로 남편은 다양한 종류의 채소와 과일을 심고 땅을 파 연못을 만들었다. 덕분에 지금의 정원이 잔디나 산책길보다 많은 식물들이 살아 숨 쉬는 작은 생태계로 탈바꿈 할 수 있었다.물론 어려움도 있었다. 많은 가드너들이 이야기하듯 정원 가꾸기는 생각보다 부지런함을 요한다. 가든을 만들기 위해 빛의 소모가 많고 강한 품종들은 수시로 잘라 모양을 만들어야 했다. 야생의 멋을 강조한 정원이지만 사람 손길 없이 유지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늘 보살펴온 덕에 지금은 부부의 개성이 담긴 정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부엌 앞 키친 가든에는 콩, 토마토 등이 자라고 있다. 키친 가든은 외부로부터 시선을 차단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마치 숲 속에 온 듯한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정원이다. 부엌 앞 디딤석 주변으로 이끼가 파릇하게 올라왔다. 어울림을 중시한 정원에서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꽃의 색감이 포인트 부엌에서 본 정원. 야생 정원이 주는 즐거움정원을 위치별로 설명하자면 부엌 뒤로 작은'키친 가든'이 있다. 콩을 비롯해 토마토가 자라고 열매뿐 아니라 부엌 창문을 통해 보이는 모습이 부부에게 즐거움을 준다. 키친 가든 뒤로는 작은 연못과 큰 나무들이 있어 외부로부터 시선을 차단함과 동시에 아늑한 느낌을 줘 가든은 보이는 것 이상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꽃은 꽃끼리 채소는 채소끼리 모으지 않고 전체의 어울림을 중시해 나뭇잎 사이로 보이는 꽃의 색감은 가든의 포인트가 된다. 또한 익어감에 따라 색이 변하는 사과, 체리, 배 등의 나무 열매는 계절마다 다채로운 정원의 모습을 만든다. 야생의 숲에서 잠시 빠져나오면 꺾인 나무 그늘 아래 휴식공간이 마련돼 있다. 부부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다. 라일락 나무와 정원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가 만나면서 캐노피를 형성해 근사한 휴식처가 됐다. 그리고 거실 창문에서 보면 정원의 메인 테마가 된다. 여름이면 부부는 이곳에 앉아 저녁을 먹고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독서삼매경에 빠진다. 이외에도 부부는 정원을 다양한 용도로 쓰고 있다. " 가든은 우리에게 많은 즐거움을 줍니다. 남편은 많은 시간을 들여 식물을 심는데요, 대부분의 씨앗들은 작년에 거둔 채소들에게 나온 것들이에요. 무엇보다 살충제나 제초제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요. 그 대신 음식찌꺼기나 정원을 정리하면서 나온 것들을 모아 퇴비로 만들어 씁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을 강조한 정원. 그러나 그 속에는 부부의 개성이 곳곳에 묻어 있다. 이웃집 담과 마주한 정원은 원래 있었던듯 자연미가 물씬하다. 부부는 휘어진 나무 아래 휴식공간을 만들었다. 창문에서 보면 메인 테마가 된다. 부부의 정원은 다시 한 번 변화를 준비 중이다. 매년 새로운 식물을 심어보고 실험을 거듭하기에 이번 해에도 역시 각종 식물을 심었고 몇몇은 성공을 거뒀다. 부부에게 가장 큰 프로젝트는 울타리를 고치는 일이다. 얼마 전 울타리 옆 무화과나무가 너무 크게 자라 울타리를 부수고 옆집 정원까지 넘어가 일부를 자를 수밖에 없었다. 그 위치를 대신 할 나무를 결정하고 심는 일이 이번 해의 작은 목표다. 또한 뒤쪽 울타리를 어지럽히는 담쟁이넝쿨을 보기 좋게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부부에게 정원은 어떤 의미인지 물었다. "우리집 정원은 작은 타운Town 정원이지만 주변 다른 집들과 함께 초록빛 복도(Corridor)를 형성하는 것 같아요. 우리에게 야생을 볼 기회와 신선한 공기를 주지요."단순히 아름다운 정원을 꾸미는 것을 넘어 주변과의 조화와 생태계를 생각하는 부부의 모습은 정원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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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원】 정원에 담긴 부부 이야기, 윔블던 주택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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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식물 이야기】 온실 속 아이들이 있는 풍경
- 티 없이 해맑은 아기천사의 예쁜 모습을 보세요. 오랜만에 고운 친구가 옆에 있어 더욱 행복해 보입니다. 이 얼마나 고운 모습인가요. 바라보는 내 마음마저 흐뭇하고 행복합니다. 혹한에 고운 꽃 상할까 데려 온 빨강 장미꽃이 아기천사와 친구하며 오순도순 잘 지냅니다. 한겨울 오후 햇살이 서산으로 뉘엿뉘엿 넘어가는 길에 잠시 아기천사 곁에 살며시 내려앉아 도란도란 고운 이야기를 나누며 함께합니다. 그 모습이 하도 고와 나도 살며시 앉아 이 아름다운 순간을 함께합니다.이곳은 내가 항상 꿈꾸어 왔던 곳입니다. 뜰에서는 잘 자라지 못하고 예쁜 모습을 유지할 수 없는, 내가 좋아하는 식물들을 가장 가까이 키우면서 즐기는 곳입니다. 온실이라 말하기엔 좀 어색한 나의 온실은 추운 겨울 거의 난방을 하지 않고 밖의 온도가 영하 7도 이하일 때만 최소의 난방으로 겨울을 잘 이겨 낼 수 있는 아이들이 사는 곳입니다. 이곳에 제일 먼저 오랫동안 키워 온 붉은 홑동백과 천리향을 데려다 놓고, 어린 시절 창꽃을 따러 간 손골새를 생각나게 하는 작은 개울과 작은 연못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고운 모습 뽑내는 아기 천사와 장미 개울 한 편에는 산수국을, 개울을 따라서는 수형이 예쁜 분재형 작은 철쭉을, 연못 옆에는 나와 오랜 세월 함께한 멀리 떠나가신 아버지를 느낄 수 있는 철쭉을 심었습니다. 철쭉 바로 앞에는 해맑은 아기천사가 있습니다. 바닥에는 가장 어리고 연약해 보이는 물방울풀이 연녹색 융단을 깔면서 온실 전체를 건강하게 휘감고 그곳에서 크리스마스로즈, 앵초, 물망초, 빈카가 사계절 함께 삽니다. 2월이면 어김없이 분홍색, 하얀색 꽃망울을 머리에 인 노루귀가 태어나면서 언제 어디서 왔는지 알 수 없는 이름 모를 작은 풀꽃이 무성한 물방울풀을 비집고 태어나 꽃을 피웁니다.평화로운 이 작은 공간에서 참 많은 일이 오갑니다. 공기와 바람과 햇볕 또한 이곳에 사는 흙과 나무와 아이들과 함께 이 작은 세상의 순리대로 흘러갑니다. 우리의 일상생활 모든 일이 이곳에서도 일어납니다.건강한 아이, 약한 아이, 개구쟁이, 심술쟁이… 이 아이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작은 세상에서 어느 날 갑자기 내가 아끼는 천리향이 사라져 가고, 귀여운 금붕어가 사라져가고, 사랑스러운 이끼가 사라져갑니다.그 모습이 그리워 아무리 애를 써 보아도 되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래도 꿋꿋하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홑동백과 철쭉과 제멋대로 자라나는 산수국이 있고, 기대하지 않은 또 다른 생명이 태어나고, 또 다른 아이들이 들어와 상상하던 그 이상의 아름다움을 뽐냅니다. 천리향이 핀 온실 전경 초록 생명의 신비로움과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날이 가고 달이 가고 해가 갑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이 조금씩 또 다른 모습을 만들어갑니다. 겨울이면 앞뜰에서 추위를 이겨내지 못하는 세이지, 라벤더, 철쭉 등을 이곳으로 데려오느라, 깅기아나, 함소화, 제랴늄 등을 거실로 보내느라 어수선하고 분주합니다. 그런 후에야 한숨을 돌리고 이 아이 저 아이들을 들여다봅니다.햇살이 하도 고와 온실 안을 서성이다가 늦여름에 포기나누기로 식구를 불린 심산앵초가 잘 있나 내려다봅니다. 바로 옆 커다란 녹색 잎을 가득 펼친 품속에서 진분홍빛 꽃을 건강하게 피우고 사는 겨울 꽃 시클라멘 아래에서 조그만 싹이 뾰족뾰족 나와 신기해 들여다보니 아주 조그만 생명이 솟아오릅니다. 손가락만 닿아도 뭉그러질 듯 연약한 아이들이 흙덩이를 머리에 이고 송골송골 무거운 땅을 헤치고 솟아났습니다. 생명의 위대함, 신비로움과 환희! 누구인지 가만히 살펴보니 이미 그 주변에 먼저 태어난 아이들이 있습니다. 너무 귀여운 애기 시클라멘입니다. 어쩌면 이렇게 귀엽게 태어나는지 기대하지 않은 아이들이라 더욱 반갑고 귀여워 내려다보는 내 마음도 마냥 흐뭇하고 행복합니다. 참 기특하지요. 지난 겨우내 이곳에서 꽃을 피우던 아이가 어느새 새 생명을 탄생시켰습니다. 밖에서 본 온실 안 전경 조그만 풀잎처럼 보이는 애기 시클라멘 한 잎. 애기 시클라멘들 사이에서 머리에 씨를 이고 흙 밖으로 나와 시들어가는 아이입니다. 다른 아이들도 너무 작아 그 주변을 건드릴 수 없어 불쌍한 이 아이를 조심스럽게 데리고 나와 연못 주변 마사만 있는 얕은 곳에 혹시나 하고 조심스럽게 넣어 둡니다. 물을 주면 함께 흘러갈 것 같아 조심조심하며 살며시 물을 축여줍니다. 그 후 작은 분수에서 흩어져 나오는 물방울에 의존하도록 둡니다. 며칠 후 이 아이를 들여다보니 허리를 꼿꼿이 펴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곳에서 완전히 자리를 잡은 것 같습니다. 이 아이는 지금도 영하의 추운 날씨라(2013년 1월 중순) 꼼짝하지 않고 따뜻한 봄날이 오기를 기다립니다. 이 아이 곁에는 초봄에 심어 둔(아주 어린 풀 ) 바람꽃 같은 아이도 함께 삽니다. 천하무적 물방울 풀도 살금살금이 아이 곁으로 다가왔기에 이 아이가 이곳에서 어떻게 적응해 갈지 매우 궁금합니다. 겨울꽃 시클라멘 아래서 조그만 싹을 틔우는 심산앵초 / 조그만 풀잎처럼 보이는 애기 시클라멘 한 잎 시클라멘이 태어나는 모습 / 연약해 보이지만 강인한 물망초 / 봄이 제일 먼저 찾아오는 실개울 이곳에도 참으로 신기하고 대견한 한 아이가 또 있습니다. 연약해 보이지만, 아주 강인한 물망초라는 아이입니다. 늦여름 물도 흙도 거의 없는 마사 사이에서 보기만 해도 물러 터질 것 같은 모습으로 태어났습니다. 만지기도 겁이나 그냥 두고 보았습니다. 며칠 보지 못한 사이 연못 분수에서 틈틈이 흩어져 나오는 물방울에 의지해 연둣빛 연약한 아이가 건강한 잎들을 쑥쑥 내밀며 이렇게 소담스럽게 자랐습니다. 뿌리를 단단히 내릴 흙도 없는 척박한 이곳에서 나름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강인한 생명력이 참 부럽습니다. 사람들도 물이 있는 곳에 찾아들어 터를 잡고 살아가듯이, 이곳 연못 주변에는 의도적으로 데려다 놓지 않아도 스스로 예쁜 아이들이 태어나 살다가 사라지고 또다시 새로운 아이들이 태어납니다. 이곳에는 다시 만날 수 없는 아련한 정겨움과 그리움이 맴돕니다.오래전 이곳에 예쁜 이끼가 살았습니다. 창틈으로 들어오는 햇살과 바람과 작은 분수에서 떨어져 나오는 물방울이 탄생시킨 아이들이 연못주변에서 터를 잡아 금붕어랑 우렁이랑 살아가는 모습이 얼마나 예쁘던지 지금도 눈에 아른거립니다. 어느 날 아침 창을 열어 보니 이게 웬일인지 아이들이 사는 돌들이 모두 무너져 엉망으로 변했습니다. 그 모습이 안타까워 아이들이 살던 대로 돌을 다시 쌓으려고 애를 썼지만, 그 모습은 영원히 사라져 버렸습니다. 하루 이틀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흘러 황량한 모습으로 남았던 이곳에 지지난해 작은 물망초가 연못 돌틈에서 태어나 꽃을 피우고 사라지더니 지난해 늦가을에는 연못 주변에 물망초가 싹을 피워 이렇게 건강하게 자라고, 그 바로 옆에 조그만 아기 물망초가 또 태어났습니다. 창틈으로 들어오는 햇살과 바람과 작은 분수에서 떨어져 나오는 물방울이 탄생시킨 이끼 나의 온실에서 실개울은 봄이 제일 먼저 깃드는 곳이자, 귀여운 어린생명을 탄생시키는 곳입니다. 누운주름이 지난봄까지 예쁘게 잘 자라 보랏빛 귀여운 꽃을 많이 피웠습니다. 천하무적 물방울 풀도 근접하지 못하게 잘 자라더니만 한여름 더위에 모두 사라졌습니다. 그 아이들이 지금 다시 태어나 메마른 실개울 주변에서 조금씩 영역을 펼쳐나가는데 물방울 풀 기세에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지난해 이맘때쯤 창을 열면 연하디연한 고운 꽃향기 가득한 천리향과 진녹색 잎들 사이로 노란 꽃 밥을 내미는 맑고 단정한 붉은 동백꽃이 반갑게 맞아줬습니다. 지금은 동백꽃이 아직도 짙푸른 꽃망울만 가득 달고 꼼짝 않습니다. 빨강 꽃망울을 드러냈을까 하는 마음에 종종 들여다보지만, 소식이 없습니다. 깅기아나, 함소화, 제랴늄을 따뜻한 거실로 보내고, 앞뜰에서 예쁜 모습 보여주던 체리세이지와 라벤더 그리고 현관 입구 작은 용기 속에서 자라는 철쭉을 들여왔습니다. 몇몇 철쭉은 제랴늄이 떠난 자리에 두고 나머지는 산수국 뒤편으로 데려다 놓았습니다. 산수국은 잎이 떨어지면 주변이 어수선하고 삭막해 보이는데, 그 것을 철쭉들이 겨우내 보완해 주고 있습니다. 연못에서 하늘거리며 헤엄쳐 다니는 금붕어는 올해는 찬바람 불기 시작하자 참 빨리도 돌 틈으로 겨울잠을 자러 갔습니다. 작년에는 살얼음 아래에서도 유유히 헤엄치며 놀더니만 올해는 유난히 추운 모양입니다. 연못 속 우렁이는 여전히 잘 있고요. 연못 속에 핀 동백과 금붕어 이 작은 세상에는 물방울풀이 녹색을 유지하고 바람꽃이 하얀 꽃잎을 펼칩니다. 바람꽃은 지난해 10월 어느 날 어느 화원 귀퉁이에서 조그만 꽃망울을 맺은 모습이 하도 예뻐서 데려와 꽃이 피기만 기다렸습니다. 두 달 만에 꽃망울을 터뜨리려고 애를 쓸 무렵 한파가 몰아쳐 급하게 온실로 데려와 진분홍빛 꽃을 피우고 있는 시클라멘과 분홍빛 꽃을 피우고 있는 사상크로스라는 이 아이들 사이에 놓아뒀더니 드디어 다소곳이 고개 숙이고 하얀 꽃잎을 펼쳤습니다. 온실 밖에서 추운 겨울을 잘 견뎌야 내년 봄에 예쁜 꽃을 피울 아이들임에도 꽃을 피우려고 애를 태우는 모습이 하도 안쓰러워 데리고 왔습니다만, 과연 잘한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몇 년 전에 심은 에리카가 무성한 물방울풀 틈 사이에 가냘프게 태어나 하얀 꽃을 피우고, 이른 봄 하늘빛으로 한아름 꽃피울 물망초도 녹색잎들 한아름 안고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늦여름 엄마에게 떨어져 나온 아기 심산앵초는 이미 어른의 모습으로 물방울풀들 사이에서 조금 고생하지만, 그래도 당당히 제 영역을 확보했습니다. 늦가을 식구를 늘린 크리스마스로즈의 꽃봉오리도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자 귀엽고 통통한 모습으로 건강하게 태어나고 있습니다. 녹색 잎들 사이로 신비로운 모습으로 분홍 꽃 한 송이가 피었다. / 귀엽고 통통한 모습으로 건강하게 태어난 크리스마스로즈 작은 실개울에는 누운주름이 조금씩 영역을 펼쳐나가는 곳에 어느새 건강한 빈카도 함께 들어와 있습니다.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누운주름은 어쩐지 빈카와 물방울 풀 기세에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 아이들을 볼 때마다 멀리 가버린 내 아끼던 천리향 생각이 간절해 허전합니다. 아무래도 2월쯤 또다시 이 화원 저 화원으로 천리향을 찾아 헤맬 것 같습니다.올겨울에는 특별히 작은 용기에 심은 깅기아나를 거실로 데려가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이 겨울을 온실에서도 잘 지낼 것 같다는 생각에서입니다. 연못 옆에서 무성하게 자라는 철쭉이 찬 기운을 막아 보호해 주길 기대하며 안방과 연못 사이 작은 마루에 두고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또한, 앞뜰 이곳저곳의 난다타도 안전한 거실로 데려왔지만 몇몇은 온실에 뒀습니다. 아마도 온실에서 견디기에는 어려운 아이들 같지만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빵강 잎이 매력적인 동백꽃 세월은 참 빠르게 지나갑니다. 감나무에 감이 없는 이 겨울에도 밖에서 새소리가 가끔 들려옵니다. 저 아이들 놀러 오게끔 올여름 관리하지 못해 벌레 생긴 쌀들을 좀 뿌려줘야겠습니다. 우리는 비슷비슷한 되풀이 속에서 수많은 날을 살아가지만, 엄밀히 말해 삶에 반복은 없습니다.그때그때 단 한 번뿐인 새로운 삶입니다. 이 새로운 날들을 최선을 다해 후회 없이 살리라 마음먹고 다짐해 보지만, 마음대로 안 되는 날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또다시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건강한 심신을 지니도록 마음공부를 더 많이 해야겠습니다. 물망초와 시클라멘이 핀 전경 나를 잊지 마세요_물망초'나를 잊지 마세요'라는 꽃말을 지닌 물망초(Myosotis scorpioides)는 유럽, 아시아, 남·북아메리카 등의 숲 속, 습지, 초원 등 다양한 환경에서 자라며 50여 종이 있습니다. 꽃색은 하양, 하늘, 노랑, 분홍 등이며 지역에 따라 일년생 또는 다년생으로 살아갑니다. 거름기가 없는 척박한 곳, 습하고 배수가 잘되는 곳, 햇볕을 충분히 받는 곳에서 잘 자라지만, 한낮에는 강한 햇볕을 잠시 피할 수 있는 그늘이 약간 드리운 곳을 좋아합니다. 물망초는 예쁘고 무척 연약해 보이지만 참으로 강인합니다. 뜰에 한 번 심어 두면 스스로 씨를 날려 늦여름 새 식구들을 여기저기에서 많이 데리고 나오며 겨울철에도 잘 지냅니다. 심지어 겨우내 보이지 않다가도 어느새 조그만 꽃을 달고 작은 바위 위 흙도 물도 없어 보이는 곳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수줍은 고백_시클라멘Cyclamen시클라멘(Cyclamen persicum)은 산악지대에서 사막까지 그리고 지중해 연안, 이란, 소말리아 남부 등 여러 지역에 서식하는 덩이줄기 모양의 다년생으로 19종이 있습니다. 종별로 연중 꽃을 피우는데 우리가 주로 키우는 아이는 하양, 빨강, 보라, 분홍 등 꽃 색이 다양하며, 막 날아오르는 듯한 나비처럼 생긴 독특한 모습의 꽃을 피우는 겨울철 대표적인 식물입니다. 시클라멘은 늦가을에서 봄까지 오랫동안 꽃을 피웁니다. 이곳 온실에서 지지난해 11월에서 지난해 5월까지 약 7개월간 꽃을 피웠습니다. 부분적으로 그늘이 드리운 나무나 관목 아래 그리고 거름이 적당하며 배수가 잘되는 곳에서 잘 자랍니다. 걸러진 빛과 시원한 곳을 좋아하고 더위는 싫어합니다. 개화기에는 온도는 13℃ 안팎이고 햇빛이 충분하고 습도가 높은 환경을 좋아합니다. 잎이 많은 성장기에는 물을 적당히 주지만, 잎이 떨어지는 시기에는 물과 습도를 줄이고 휴면 상태(2∼3개월)에는 아주 건조하게 키웁니다. 새로운 싹이 태어날 때 물과 거름을 약하게 줍니다. 물은 꽃과 잎줄기에 닿지 않게 흙 쪽으로 주는 게 좋습니다. 만약 알뿌리(구근) 위쪽 잎줄기와 꽃대가 나오는 부분의 생장점에 물이 닿으면 알뿌리가 썩거나 상할 수 있습니다. 알뿌리는 1/3∼1/2이 땅 위로 나오게 심어야 합니다. 알뿌리를 흙에 완전히 파묻으면 상처가 있거나 너무 습할 경우 구근 부패 병으로 포기 전체가 시듭니다. 글. 사진 이명희 숙명여자대학교 가정 대학 졸업 후 평소 관심 분야인 정원 공부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조경학과에 입학. 졸업논문'서민주택 정원 활성화에 관한 연구'로 석사학위 취득. 평생 꽃을 가까이하여 얻은 경험과 대학원에서 연구한 이론적 체계를 바탕으로 아름다운 마을 가꾸기(담장 허물기 등)에 참여하고 있으며, 버려진 공간 속에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라도 심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데 노력 연구하고 있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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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원생활
- 정원.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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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식물 이야기】 온실 속 아이들이 있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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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향기 가득한 코티지 가든, 수빈뜰 파주 전원주택정원
- 500여종의 야생화 가득한 로맨틱 가든• motive 모던한 건물들 사이 전원의 정취를 살리다• item 500여 종의 야생화, 돌확, 연못, 계류• location 경기 파주시 헤이리 예술인 마을 계류 위쪽에서 시작된 물이 연못으로 흘러든다. 수생 식물들은 볼품 없는 여름 정원을 활기차게 만들어주는 요소들이다. 이명희 씨는 정원을 자신의 집 마당으로 한정 짓지 않는다. 건물이 들어서지 않은 공터와 마을 내 자투리땅은 전부 그녀의 손길이 닿은 소담스러운 꽃들로 사계절 풍성하다. 그녀는 남편 전명현 씨가 정년퇴임을 하고 헤이리 예술인 마을 건축위원장을 맡게 되면서 헤이리에 자리 잡았다. 헤이리에서는 현대적 아름다움을 강조한 웅장한 건축물을 흔히 볼 수 있다. 건물 대부분이 정형적이고 회색이 주를 이루다 보니 도시 느낌이 강하다. 그녀는 전원다운 정취와 마을에 활기를 부여하고자 곳곳에 야생화를 심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이처럼 아름다운 정원의 시초였다. “우리 집을 지나는 사람들은 꼭 한 번씩 멈췄다 가요. 헤이리에서 보기 힘든 생태 정원이라 그런지 신기해하는 이들이 많더라고요. 우리 집 정원뿐만 아니라 헤이리 전역을 조금씩 다채롭게 꾸며볼까 해요.” 그녀의 정원에는 울타리가 없다. 정원의 경계도 모호하다. 자연스럽고 비정형적이며 애써 관리하지 않아도 500여 종의 야생화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이 씨의 주요 일터이자 실험장인 집 옆 공터는 그야말로 야생화 향연장이다. 그 안에서 그녀는 식물을 마음껏 지휘하는 마에스트로이자 색상의 밸런스를 조율하는 코디네이터가 된다. 정원 앞쪽 커다란 화분에 물을 채워 수생식물을 키우는데 해가 내리쬐면 반짝반짝 빛난다고 해서 수빈뜰이라 이름을 지었다. 대형 물확 주위로 연못을 만들었다. / 쑥부쟁이와 빨간 숫잔대가 녹색 일색인 풀 사이에서 빼꼼히 자신들의 존재를 드러낸다. 몸의 일부가 부서진 화분도 물 속에서는 자연스러우면서도 편안한 식물 받침대가 되어 준다. 정원 뒷쪽 부지도 화분을 채우고 흙이 보이지 않을 만큼 갖가지 야생화와 키 작은 나무들을 가득 심었다. 여성스러움 물씬한 코티지 가든 Cottage garden정원을 들어서면 여러 향이 혼합된 묘한 향기가 코끝을 스친다. 달콤하면서 시원한 향기는 옆 공터에 이르면 더욱 진하게 후각을 자극하고 은은하게 몸에 밴다. 정원에 쥐약인 타들어갈 듯한 햇살도 연보라, 진한 남색, 진분홍의 여성스러운 컬러의 옷을 입은 구름체꽃, 벌개미취, 숫잔대 등의 야생화들은 거뜬히 이겨낸다. “여기서 주로 새로운 꽃을 심어보고 특성과 색상을 파악해요. 그리고 우리 집 정원에 알맞은 장소가 어디일까 스케치하죠. 주로 색상을 보는 편이에요. 색이 조화로워야 무질서한 정원에서도 지저분하다는 느낌이 안 나거든요.” 모기가 기승을 부려 발 딛지 못했던 땅에서 자그마한 야생화를 발견하자 그녀는 “아이고 이뻐라. 넌 언제 피었니?” 하며 인사를 건넨다. 소녀 같은 그녀의 감성이 로맨틱한 코티지 가든을 완성시킨 듯하다. 코티지 가든은 영국의 전형적인 시골 정원 스타일로, 절제되지 않으면서 편안한 전원 풍경을 집 안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특징이다. 커다란 나무는 키가 작은 꽃들을 위한 그늘을 만들고 소박한 꽃들이 옹기종기 앉아 정원을 화사하게 밝힌다. 코티지 가든은 보기에는 쉬워 보여도 탁월한 원예 지식과 시각적 배치에 대한 감각이 없으면 아름답게 구현하기 힘들다. 이렇듯 그녀의 정원이 고풍스러워 보이는 데는 오랜 기간 애정을 담아 온 원예 지식과 식물 사랑, 여성스러운 감성이 혼합돼 밑거름이 되었기 때문이다. 경사지를 살려 만든 계류. 여느 폭포 못지않을 만큼 물이 세차게 흐르고 눈과 귀를 시원하게 해준다. / 멸종 위기의 귀한 황금 개구리까지 서식지로 삼은 생태 정원이다. 언뜻 보면 정돈이 덜 된 수풀같이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알록달록한 꽃들이 조화를 이룬다. 6월의 정원으로 한여름보다 더 다양한 색상의 꽃, 나무들로 풍성하다. 정원 마스터플랜을 짜라그녀는 본격적으로 정원을 조성하기 전에 꼭 마스터플랜을 짜라고 조언한다. “정원이 작으면 작은 대로 크면 큰 대로 지형에 맞춰 식재할 꽃, 나무의 종류를 정하고 햇살이 어느 방향에서 어느 정도의 세기로 식물을 비추는지 고려해서 심을 공간을 택해야 해요. 정원에 테마를 부여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해요. 이야기를 더해 가야 감흥을 일으키는 정원이 되거든요.” 적절한 공간이 있다면 계류를 조성하는 것도 정원에 시각적, 청각적 청량감을 더해주는 방법 중 하나다. 그녀 역시 정원에 어떠한 변화를 줘 볼까 모색하다 중앙에 있는 대형 돌확 주변을 연못으로 꾸미고 정원 좌측 끝에 만든 계류溪流가 흘러 들어오도록 만들었다. 경사진 부지를 활용해 계류를 계단식으로 만들어 자연스럽게 물이 아래로 흐르도록 했는데 정원 이름인 ‘수빈뜰(물이 빛나는 뜰)’처럼 은빛 물결로 아름답게 정원을 비춘다. 건물이 들어서지 않은 옆 필지에 심어 놓은 꽃들이 헤이리를 환하게 밝히고 있다. 주택은 큐브 형태를 띤 유리 박스가 수직축을 중심으로 돌고 있는 형상이다. 손이 닿는곳이 어디든 예외없이 꽃과 화초가 자란다. 9월 초에 직접 찍은 것으로 한여름이 지나 싹 관리된 모습이다. 한결 정돈된 모습이지만 지금의 정원이 지니는 다채롭고 풍성한 맛은 덜하다 수빈뜰에서 볼 수 있는 다년생 화초 구름체꽃 구름이 머무는 높은 산에서 자란다 해서 구름체꽃이다. 7~8월 한여름에 핀다. 반하 뱀의 머리를 연상케 하는 반하는 한방에서는 가래를 삭이는 데에도 쓰는 중요한 약초다. 벌개미취 병충해가 별로 없고 번식력이 강해 볕이 잘 드는 화단이나 도로변에 조경용으로 많이 심는다. 부들레야 그늘을 싫어해 일조의 확보가 관건이다. 7~9월에 흰색, 분홍색, 보라색 등 탐스러운 색으로 핀다. 숫잔대 꽃과 열매가 빨갛게 물들어 매혹적이고 50~100㎝까지 자라며 습지에서 잘 자란다. 쑥부쟁이 국화과이며 은은한 향을 내고 꽃이 귀한 여름 정원을 화사하게 꾸며준다. 천남성 알줄기를 약재로 이용하는데 과거 사약의 재료로도 이용했다 하니 전문가가 아니라면 주의해야 한다. ⑧ 창포 6~7월에 주로 꽃이 피고 진보라, 노랑, 흰색 등 다양한 색상으로 정원을 다채롭게 만든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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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향기 가득한 코티지 가든, 수빈뜰 파주 전원주택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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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식재 디자인】 식물의 질감과 형태를 이용한 식재 디자인
- 정원은 하나의 공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원 디자이너는, 그 공간을 무엇으로 어떻게 채우느냐는 과제와 맞닥뜨리게 된다. 한편, 정원은 계절에 따라 변화하며 시간의 흐름을 담는다. 각양각색의 식물들은 그 모양만큼이나 생육 습성이 다르고, 그렇기 때문에 정원에서 각각의 고유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정원 디자이너는 식물을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사시사철 아름다운 정원을 연출해야 한다.글 임춘화 아이디얼가든 대표자료제공 아이디얼가든 02-725-2737www.idealgarden.co.kr 식물의 질감이란 줄기나 잎의 모양, 색, 표면에서 전해지는 느낌을 말한다. 식물의 줄기와 잎의 질감은 시각이나 감각적으로 식물을 조합할 때 공간의 크기와 다양성 그리고 흥미를 더해주는 디자인적인 도구가 된다. 식물을 만질 때는 물론 바라볼 때의 느낌도 여기에 이용할 수 있다. 식물의 질감은 만질 때 거침과 부드러움, 단단함과 유연함, 두꺼움과 얇음 등으로 표출된다. 식재 디자인에서 질감이 서로 다른 식물을 조합해 흥미롭게 연출하는 데 이용한다. 식물의 질감은 그동안 식재 디자인에서 색이나 형태만큼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러나 이웃하는 식물과의 질감을 이용하는 식재 조합은 화단을 흥미롭고 정돈되며 조화롭게 보이게 한다. 이런 식물 질감의 조합을 감각적으로 활용하는 센스를 활용해 보면 유용할 것이다. 질감과 색이 화려하고 독특한 식물 식재는 단숨에 화단을 흥미 넘치게 하는 마법이 있다. 거친 질감의 식물 식재 거친 질감의 식물은 멀리서도 눈에 잘 띄기 때문에 시선을 끄는 포인트 식재로 활용하면 좋다. 또한, 거친 식물은 거리가 짧아 보이게 하는 효과도 있다. 따라서 작은 정원에 너무 많이 식재하면 복잡하고 좁아 보일 수 있다. 거친 질감의 식물에는 이국적인 관중과 같은 고사리류, 이슬방울이 구를 만큼 매끈하고 큼직한 토란잎, 피마자, 칸나, 유카, 소철, 팔손이 등이 있다. 고사리류 식물은 질감이 아름다운 대표 식물이다. 그라스, 호스타, 고사리 등 거친 질감의 식물 조합이 정원에 강렬한 느낌을 준다. 키가 크고 질감이 강한 무늬갈대 주변에 고운 질감의 초화를 식재해 키 큰 무늬갈대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고운 질감의 식물 식재고운 질감의 식물은 잎이 고운 식물, 잎이 작은 식물, 잎이 하늘거리는 식물이다. 이런 식물은 정원에서 시선을 끌기보다 거친 식물의 느낌을 돕거나 질감이 다른 식물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식물 대부분이 여기에 속한다. 고운 질감의 식물은 거리감이 멀게 느껴지는 효과가 있다. 작은 정원에 고운 질감의 식물을 많이 식재하면 좀 더 공간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핑크뮬리나 휀넬, 포니테일 그라스는 가볍고 부드러워 공간을 아늑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라스류는 질감이 아름다운 대표적인 식물로 요즘 정원에 많이 식재되고 있다. 하지만 그라스류도 다양한 질감을 가지고 있어 필요한 요소에 맞게 응용하면 좋다. 반면, 둥근 주목이나 둥근 회양목처럼 고운 질감의 식물도 강한 형태로 만들어 식재하면 시선을 끄는 요소로 사용할 수 있다. 하늘거리는 포니테일 그라스는 다른 고운 질감의 식물 사이에서도 깊이 감을 준다. 하늘거리는 질감의 그라스는 화단에 깊이 감을 줄 수 있다. 고운 질감의 포니테일 그라스를 작은 화단 뒤편에 식재해 원근감을 준다. 질감의 응용질감은 물리적이고 심리적인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질감이 부드러운 것에서 거친 식물로 변화를 줄 때 거리감은 가깝게 느껴진다. 반대로 질감이 거친 식물을 가까이 식재하고 부드러운 식물을 멀리 식재하면 거리감이 멀게 느껴진다. 고운 질감은 가볍고 밝은 느낌을 주며, 거친 질감은 무거운 느낌을 준다. 반짝이는 잎은 거친 잎보다 가볍고 밝은 느낌을 준다. 크고 광택 나는 잎은 작고 윤이 없는 잎보다 거친 효과를 낸다. 거칠고 질감이 두드러진 식물은 포인트로 많이 이용하며, 부드럽고 자잘한 질감의 식물은 포인트 식물을 돋보이게 하고 화단을 풍성하게 만든다. 나무도 질감이 고운 게 있다. 회양목이나 주목과 같은 고운 질감의 나무는 토피어리로 만들어 강한 형태로 재현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유카, 칸나, 소철, 알로에, 피마자, 아티초크는 강렬한 질감을 갖고 있다. 이러한 질감은 이웃한 식물의 질감에 따라 효과가 다르므로 비슷한 것끼리 심기보다는 다양한 질감을 가진 식물을 잘 배치하면 정원의 고급스러움이 한층 더해진다. 수크령, 억새 등 그라스와 오죽이나 조릿대, 사사 등 대나무 종류의 식물은 독특한 잎 모양과 색이 있어 필요한 부분에 적당히 넣어 정원을 멋스럽게 살릴 수 있다. 지난 색상 편에서도 언급했지만, 은색과 회색 식물은 색상뿐만 아니라 질감도 독특해 화단의 질감 조합에 유용한 식물이다. 램스이어, 우단 동자, 백묘국, 은쑥, 에린지움, 에키놉스 등의 식물이 훌륭한 예다. 고운 질감의 초화가 주목으로 만든 토피어리를 더 돋보이게 한다. 식물의 질감과 색을 응용한 식재 디자인의 예 질감을 응용한 화단 식재 디자인하기 질감이 아름다운 식물들을 조합한 화단을 만들기 위해 키가 크고 잎의 질감이 두드러지며 꽃의 색과 형태가 강렬한 칸나를 주요 식물로 배치하고, 이와 대조되는 질감을 가진 흰무늬 억새를 완충 요소로 배치했다 잎이 상록이며 모던한 질감을 가진 유카는 꽃의 형태도 구조적인 형태가 강한 식물이며, 꽃도 우윳빛이어서 질감과 형태가 아름다운 식물이다. 유카를 칸나의 앞줄에 식재했다. 유카는 꽃이 없는 계절에 상록 잎의 형태가 좋아 많이 이용하는 식물이다. 유카 사이에는 흰색과 보라색의 꽃창포를 식재해 완충 요소로 뒀다. 붓꽃은 꽃이 없는 계절에도 선형의 질감이 아름다운 식물이다. 화단 제일 앞줄에 잎의 색이 아름다운 휴케라, 비비추, 풍지초, 무늬 염주 그라스를 식재해 질감 조합이 강렬한 느낌을 주도록 디자인했다. 식물의 질감과 색을 응용한 화단 참고문헌 《Elements of planting design, Richard L. Austin, 49》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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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식재 디자인】 식물의 질감과 형태를 이용한 식재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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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식물의 질감과 형태를 이용한 식재 디자인
- 식물의 질감과 형태를 이용한 식재 디자인 정원은 하나의 공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원 디자이너는, 그 공간을 무엇으로 어떻게 채우느냐는 과제와 맞닥뜨리게 된다. 한편, 정원은 계절에 따라 변화하며 시간의 흐름을 담는다. 각양각색의 식물들은 그 모양만큼이나 생육 습성이 다르고, 그렇기 때문에 정원에서 각각의 고유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정원 디자이너는 식물을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사시사철 아름다운 정원을 연출해야 한다. ※ 연재 순서가 바뀌어 다음 호에 <4. 사계절 풍성한 식재 디자인>을 소개합니다. 글 임춘화 아이디얼가든 대표 자료제공 아이디얼가든 02-725-2737 www.idealgarden.co.kr CONTENTS 1. 식재 디자인 스케치하기 2. 원하는 스타일에 맞는 식재 디자인 3. 정원의 색상 테마에 맞는 식재 디자인 4. 사계절 풍성한 식재 디자인 5. 식물의 질감과 형태를 이용한 식재 디자인 질감과 색이 화려하고 독특한 식물 식재는 단숨에 화단을 흥미 넘치게 하는 마법이 있다. 식물의 질감이란 줄기나 잎의 모양, 색, 표면에서 전해지는 느낌을 말한다. 식물의 줄기와 잎의 질감은 시각이나 감각적으로 식물을 조합할 때 공간의 크기와 다양성 그리고 흥미를 더해주는 디자인적인 도구가 된다. 식물을 만질 때는 물론 바라볼 때의 느낌도 여기에 이용할 수 있다. 식물의 질감은 만질 때 거침과 부드러움, 단단함과 유연함, 두꺼움과 얇음 등으로 표출된다. 식재 디자인에서 질감이 서로 다른 식물을 조합해 흥미롭게 연출하는 데 이용한다. 식물의 질감은 그동안 식재 디자인에서 색이나 형태만큼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그러나 이웃하는 식물과의 질감을 이용하는 식재 조합은 화단을 흥미롭고 정돈되며 조화롭게 보이게 한다. 이런 식물 질감의 조합을 감각적으로 활용하는 센스를 활용해 보면 유용할 것이다. 거친 질감의 식물 식재 거친 질감의 식물은 멀리서도 눈에 잘 띄기 때문에 시선을 끄는 포인트 식재로 활용하면 좋다. 또한, 거친 식물은 거리가 짧아 보이게 하는 효과도 있다. 따라서 작은 정원에 너무 많이 식재하면 복잡하고 좁아 보일 수 있다. 거친 질감의 식물에는 이국적인 관중과 같은 고사리류, 이슬방울이 구를 만큼 매끈하고 큼직한 토란잎, 피마자, 칸나, 유카, 소철, 팔손이 등이 있다. 고사리류 식물은 질감이 아름다운 대표 식물이다. 그라스, 호스타, 고사리 등 거친 질감의 식물 조합이 정원에 강렬한 느낌을 준다. 키가 크고 질감이 강한 무늬갈대 주변에 고운 질감의 초화를 식재해 키 큰 무늬갈대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고운 질감의 식물 식재 고운 질감의 식물은 잎이 고운 식물, 잎이 작은 식물, 잎이 하늘거리는 식물이다. 이런 식물은 정원에서 시선을 끌기보다 거친 식물의 느낌을 돕거나 질감이 다른 식물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식물 대부분이 여기에 속한다. 고운 질감의 식물은 거리감이 멀게 느껴지는 효과가 있다. 작은 정원에 고운 질감의 식물을 많이 식재하면 좀 더 공간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 핑크뮬리나 휀넬, 포니테일 그라스는 가볍고 부드러워 공간을 아늑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라스류는 질감이 아름다운 대표적인 식물로 요즘 정원에 많이 식재되고 있다. 하지만 그라스류도 다양한 질감을 가지고 있어 필요한 요소에 맞게 응용하면 좋다. 반면, 둥근 주목이나 둥근 회양목처럼 고운 질감의 식물도 강한 형태로 만들어 식재하면 시선을 끄는 요소로 사용할 수 있다. 하늘거리는 포니테일 그라스는 다른 고운 질감의 식물 사이에서도 깊이감을 준다.하늘거리는 질감의 그라스는 화단에 깊이감을 줄 수 있다. 고운 질감의 포니테일 그라스를 작은 화단 뒤편에 식재해 원근감을 준다. 질감의 응용 질감은 물리적이고 심리적인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면, 질감이 부드러운 것에서 거친 식물로 변화를 줄 때 거리감은 가깝게 느껴진다. 반대로 질감이 거친 식물을 가까이 식재하고 부드러운 식물을 멀리 식재하면 거리감이 멀게 느껴진다. 고운 질감은 가볍고 밝은 느낌을 주며, 거친 질감은 무거운 느낌을 준다. 반짝이는 잎은 거친 잎보다 가볍고 밝은 느낌을 준다. 크고 광택 나는 잎은 작고 윤이 없는 잎보다 거친 효과를 낸다. 거칠고 질감이 두드러진 식물은 포인트로 많이 이용하며, 부드럽고 자잘한 질감의 식물은 포인트 식물을 돋보이게 하고 화단을 풍성하게 만든다. 나무도 질감이 고운 게 있다. 회양목이나 주목과 같은 고운 질감의 나무는 토피어리로 만들어 강한 형태로 재현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유카, 칸나, 소철, 알로에, 피마자, 아티초크는 강렬한 질감을 갖고 있다. 이러한 질감은 이웃한 식물의 질감에 따라 효과가 다르므로 비슷한 것끼리 심기보다는 다양한 질감을 가진 식물을 잘 배치하면 정원의 고급스러움이 한층 더해진다. 수크령, 억새 등 그라스와 오죽이나 조릿대, 사사 등 대나무 종류의 식물은 독특한 잎 모양과 색이 있어 필요한 부분에 적당히 넣어 정원을 멋스럽게 살릴 수 있다. 지난 색상 편에서도 언급했지만, 은색과 회색 식물은 색상뿐만 아니라 질감도 독특해 화단의 질감 조합에 유용한 식물이다. 램스이어, 우단 동자, 백묘국, 은쑥, 에린지움, 에키놉스 등의 식물이 훌륭한 예다. 고운 질감의 초화가 주목으로 만든 토피어리를 더 돋보이게 한다. 질감을 응용한 화단 식재 디자인하기 질감이 아름다운 식물들을 조합한 화단을 만들기 위해 키가 크고 잎의 질감이 두드러지며 꽃의 색과 형태가 강렬한 칸나를 주요 식물로 배치하고, 이와 대조되는 질감을 가진 흰무늬 억새를 완충 요소로 배치했다. 잎이 상록이며 모던한 질감을 가진 유카는 꽃의 형태도 구조적인 형태가 강한 식물이며, 꽃도 우윳빛이어서 질감과 형태가 아름다운 식물이다. 유카를 칸나의 앞줄에 식재했다. 유카는 꽃이 없는 계절에 상록 잎의 형태가 좋아 많이 이용하는 식물이다. 유카 사이에는 흰색과 보라색의 꽃창포를 식재해 완충 요소로 뒀다. 붓꽃은 꽃이 없는 계절에도 선형의 질감이 아름다운 식물이다. 화단 제일 앞줄에 잎의 색이 아름다운 휴케라, 비비추, 풍지초, 무늬 염주 그라스를 식재해 질감 조합이 강렬한 느낌을 주도록 디자인했다. 식물의 질감과 색을 응용한 화단 참고문헌 《Elements of planting design, Richard L. Austin, 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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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 식물의 질감과 형태를 이용한 식재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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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색상을 이용한 정원 식재 디자인
- 정원의 색상 테마에 맞는 식재 디자인하기식물 색상을 이용한 식재 디자인 정원은 하나의 공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원 디자이너는 그 공간을 무엇으로 어떻게 채우느냐는 과제와 맞닥뜨리게 된다. 한편, 정원은 계절에 따라 변화하며 시간의 흐름을 담는다. 각양각색의 식물들은 그 모양만큼이나 생육 습성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정원에서 각각의 고유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정원 디자이너는 식물을 적재적소에 배치함으로써 사시사철 아름다운 정원을 연출해야 한다.글 임춘화 아이디얼가든 대표 자료제공 아이디얼가든 02-725-2737 www.idealgarden.co.kr 식물 색상과 식재 디자인식재 디자인에서 식물의 색은 가장 중요하며, 또한 쉽게 응용할 수 있는 요소다. 색은 시선을 끌고 감성을 자극하며 분위기와 특별한 효과를 연출할 수 있다. 잘 조합된 색은 시각적으로 대비 효과는 없더라도 만족스러운 디자인을 만들기도 한다. 정원 식재에서 색은 개인의 성향에 따라 선택하기도 하지만, 정원의 환경과 사용 목적, 위치, 스타일, 분위기, 빛의 양에 따라 결정하기도 한다. 식재 디자인을 할 때 식물의 색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꽃뿐만 아니라 잎의 색도 중요하다. 그리고 대부분 식물의 색이 초록인 사실도 잊으면 안 된다. 또한, 식물은 살아있는 생명체로 계절마다 색의 변화가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개인차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색에 대해 느끼는 감성은 유사하다. 밝은색은 기분 좋게 하고 생동감을 주며, 차가운 색은 휴식과 이완 작용 효과가 있다. 붉은색, 오렌지색, 노란색 등 밝고 따뜻한 색은 활기차게 만들어 이동을 유도하고 싶을 때 배치하면 좋다. 또한, 따뜻한 색은 가까워 보이고, 블루나 녹색 계열은 멀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색은 거리, 빛의 양, 그림자에 의해 다르게 보일 수 있으므로 강조하고 싶은 색을 멀리 배치하지 않는 게 좋다.색에 따라 질감이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중간색이나 파스텔색은 질감이 부드러워 보이며, 강하고 밝은색은 질감이 거칠어 보인다. 일반적으로 배경이 되는 식물은 부드럽고 톤이 낮은 색을, 강조점이 되는 식물은 원색이나 강한 톤의 색을 선택한다. 같은색 계열의 배합, 보색 계열의 배합, 다양한 색의 조합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식물 색의 테마를 정할 땐 개인의 선호도에 따르기도 하지만, 정원 스타일이나 콘셉트에 맞게 선택하는 게 좋다.색의 관계는 색상환色相環을 활용하면 된다. 색상환은 기본색인 빨강, 노랑, 파란색과 이차색인 주황, 초록, 보라색으로 구성된다. 주황색은 빨강과 노란색을 섞으면 나오는 색이므로 색상환에서 그 둘 사이에 위치한다. 같은 이유로 초록색은 노랑과 파란색 사이, 보라색은 빨간색과 파란색 사이에 있다. 이러한 색의 스펙트럼은 기본색과 이차 색의 다양한 혼합으로 만들어진다. 색상환은 색 조합이 만들어내는 효과를 보여주기 때문에 정원 디자인에서도 매우 유용하다. 예를 들어 비상관 색인 노랑과 보라, 또는 주황과 파랑을 조합하면 아주 강한 대비 효과를 얻는다. 반대로 상관 색인 노랑과 주황, 빨강과 보라색을 조합하면 좀 더 조화로운 느낌이 든다.그러나 정원에서는 색이 별개로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색상환 이론을 복잡하게 만든다. 대부분 꽃은 한 가지 색만 갖지 않고 잎을 배경으로 피기 때문에 초록, 회색, 보라, 노랑 등의 다양한 음영을 만들어낸다. 식재 디자인에서 식물의 색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긴 영국의 ‘가드너 거트루드 지킬’은 색상환의 색을 정원에 적용해 따스한 느낌의 화단과 차가운 느낌의 화단을 디자인했다. 그녀가 생을 마감할 때까지 지낸 ‘먼스터드 우드 하우스’의 긴 초화 화단은 색상환을 바탕으로 화단 양 끝에 차가운 색을 배치하고 중앙으로 가면서 따스한 색을 배치하는 식재 디자인을 했다. 이처럼 색은 정원에서도 놀라운 효과를 내는 마술과도 같다.색 테마에 맞는 화단을 구현하려면 다양한 색의 식물이 계절에 따라 1/3~1/2 정도 테마를 구현하도록 피어야 하는데, 구성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시즌별로 구근을 활용하거나 일년초를 보식하는 방법을 이용한다. 식물의 잎이 색을 가지고 있으면 잎이 지지 않는 한 계절 내내 색을 유지하기 때문에 잘 이용하면 좋은 효과를 낼 수 있다. 황금색의 아름다운 잎을 가진 황금조팝은 화단 어디에 식재해도 잘 어울리는 식물 가운데 하나다(양평 주택정원_디자이너 임춘화). 단색 화단단색 테마 화단은 비교적 만들기 쉬우며, 매우 강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단색 테마 화단이라도 색의 톤을 다양한 식물로 식재하고 식물 형태와 질감 매치로 멋진 화단을 연출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단색 화단은 주로 일년초 화단을 정원 일부나 잔디 가장자리에 장식하거나, 아일랜드 화단으로 만들어 계절적인 포인트 장식으로 꾸밀 때 매우 유용하다. 구근 식재를 계획할 때 농담이 다른 단색 조합으로 멋진 색채 하모니를 연출할 수도 있다.단색 테마를 연출하기 쉬운 일반적인 형태는 바로 단일 식물을 식재하는 것이다. 넓은 면적에 코스모스, 황화코스모스, 꽃양귀비 등 강렬한 색상의 일년초를 파종 식재해 한 계절 동안 강렬한 정원을 만들기에 매우 좋다. 하지만 연중 한 계절에만 볼거리를 준다는 점을 숙지해야 한다. 단색 테마 화단을 형태나 질, 색의 농담을 달리한 식물로 조합하면 하모니가 넘치는 화단이 될 수 있다. 다년생식물로 식재한 단색 화단을 디자인할 때는 단일 색이므로 질감이 좋은 식물, 형태가 대담한 식물, 색의 톤이 다양한 식물을 조합하고 그라스나 상록수를 곁들이면 단색의 지루함을 상쇄하는 멋진 정원이 만들어진다.흰색 테마 화단이 인기가 많으며, 노란색 화단은 이른 봄이나 가을 화단으로 좋다. 블루색 화단은 원색인 블루의 꽃이 드물기 때문에 다양한 톤의 블루색을 조합하면 좋다. 붉은색 화단은 늦여름 화단으로 제격이다. 그러나 붉은색의 꽃을 너무 많이 식재하면 음울해질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자주색 화단이나 검붉은 식물만 식재하는 블랙 화단도 인기가 있다. 짙은 블루색의 꽃만 식재한 화단은 흐린 날이나 햇살이 부드러운 저녁 시간에는 꽃의 색이 사라져 정원 분위기가 가라앉아 보일 수 있다. 보라색 농담이 아름다운 정원(허브빌리지 무지개가든_디자이너 임춘화) 흰색 식재 테마[White Theme]단색 식재는 지루하고 단순해 그다지 좋지 않은 스타일이지만, 흰색 조합은 최근 많은 정원에 등장하는 테마다. 흰색의 차분한 느낌과 단아함은 정원의 품격을 한층 높여준다. 흰색의 꽃이 아니더라도 잎이 은색인 식물과 다양한 질감의 식물을 혼합하면 아름다운 조합을 만들 수 있다.뜨거운 색과 흰 꽃을 조합할 때, 흰색은 붉은색의 풍부함을 강조하고 노란색과 주황색을 더 돋보이게 한다. 완전한 흰색은 지나치게 평범할 수 있지만, 크림색이 섞인 흰색은 보기 좋다. 흰색은 밝지 않은 색조의 조합 속에 생기와 광채를 부여한다. 그런데 차분하고 가라앉는 색의 조합에서 흰색이 없으면 어두운 색조의 꽃들이 배경으로 후퇴하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 흰색 꽃이 가라앉은 부드러운 색의 꽃을 제압하기 때문이다.다른 색의 식물과 혼합한 화단에서 흰색 꽃은 적당히 사용해야 한다. 흰 꽃을 작은 화단에 여기저기 심어놓으면 지나치게 시선이 흩어져 지저분해 보일 수 있다. 화이트가든은 흰색과 은색 식물을 잘 활용하면 은은한 멋의 화단을 연출할 수 있다(허브빌리지 화이트가든_디자이너 임춘화). 흰색 아이리스와 폭스글로브 조합이 은은하다. 붉은색 식재 테마[Red Color Theme]붉은색 테마는 정열적이며, 밝고 경쾌하고 명랑하다. 붉은색 화단을 조성할 때 꽃의 양이 지나치게 많으면 음울해 보일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잎이 아름다운 자주색이나 붉은색 식물은 일년생이나 이년생 초화들이 많아 절절히 조합하면 좋다. 물론 붉은 장미, 영산홍, 붉은 열매가 아름다운 낙상홍, 홍화산사도 조합하기 좋은 식물이다. 붉은 화단에는 갈색 그라스류를 조합하면 잘 어울린다. 오리엔탈 포피, 꽃양귀비, 장미, 일년생 사루비아, 칸나, 다알리아, 제라늄, 동자꽃 등이다. 붉은색 단색 화단은 꽃의 종류가 많지 않아 조성하기 무척 까다롭다. 꽃의 색보다 자주색 잎 식물을 많이 활용하면 좋다(남프랑스 Martique 가로정원). 노란무늬가 있는 붉은색 튤립이 봄날 햇살을 받아 화사하다(허브빌리지 무지개가든_디자이너 임춘화). 은색 식물 화단[Grey & Silver Theme]프랑스 작곡가 드뷔시Achille-Claude Debussy는 종종 “음악은 음표 사이의 공간이다”라고 말했는데, 정원에서도 식물과 식물 사이에 쉼표가 필요하다. 색상 테마의 여백을 추가하는 한 가지 방법은 은색 또는 회색 식물을 사용하는 것이다. 은색 또는 회색 식물을 강렬한 색의 화단에 사용하면 색을 부드럽게 하고 더욱 돋보이게 하며, 차가운 색의 화단에도 잘 어울린다.식재 디자인의 대가인 ‘거트루드 지킬’은 화이트, 회색, 은색 식물을 식재한 화단을 좋아해 회색 잎을 가진 램스이어로 화단 가장자리를 장식했다. 그녀는 대부분 정원에 회색 화단을 만들기를 좋아했으나, 회색 화단을 만들지 않을 땐 포인트로 화단 곳곳에 회색과 은색 식물을 식재해 색과 색 사이의 완충 역할을 하도록 적절하게 배치했다. 푸른빛이 도는 은색 식물은 은색 화단은 물론 다른 색상 테마의 화단에 사용해 색을 돋보이게 할 수 있다.은색 식물로는 램스이어, 러시안세이지, 캣민트, 에린기움, 은쑥, 우단동자, 렁워트, 잉글리쉬 라벤더, 에델바이스, 하설초, 멀레인, 에키놉스, 세덤, 커리플란트, 유카, 쿠션 부쉬, 상록패랭이, 코튼라벤더, 아티초크, 은사초, 멜리안투스, 큰지느러미 엉겅퀴 등이 있다. 램스이어는 은빛 잎과 강렬한 수직형 꽃대가 멋진 식물로 정원에서 많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은빛 식물이다. 스웨덴 가든 디자이너인 Ulf Nordfjell은 은색 우단동자, 짙은 잉크색 아이리스, 은색 버드나무, 수직형 에라무러스, 애기꽃사과나무를 조합해 깊이감과 모던한 식재의 고급스러움을 보여준다(2009 첼시플라워쇼, 스웨덴 Ulf Nordfjell 정원). 강렬한 색 조합[Hot Color Theme]강렬한 색상 조합은 화려한 정원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테마로 붉은색과 오렌지, 노란색의 조합이 가장 일반적이다. 이 조합은 여름과 가을에 잘 어울리는 화단의 색이기도 하다.색상환 계열에 있는 빨강, 오렌지, 노랑은 따뜻하고 강렬하며 활기차고 생동감이 있으나, 거칠고 공격적인 느낌도 함께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색은 신나고 흥미로운 느낌을 주기 때문에 시선을 끌어 사람들을 움직이게 만든다. 빨간색과 오렌지색 꽃은 대부분 강한 햇살을 좋아하는 식물이 많아 햇살이 충분한 곳에 심어야 한다. 강한 색은 시선을 강하게 끌기 때문에 공간이 좁고 어수선하게 보여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어 작은 정원에 지나치게 많이 심지 않는 게 좋다.빨강이나 오렌지색의 꽃은 늦여름이나 가을에 피는 꽃이 많아 계절을 염두에 둬야 한다. 늦여름 칸나가 있는 화단이나 다알리아 화단이 멋진 예다. 여기에 자주색이나 갈색 잎이 있는 식물을 조합하면 효과가 더 강렬하다. 이처럼 강렬한 색의 화단을 만들 땐 꽃의 색뿐만 아니라 잎의 색이나 질감도 함께 고려해 심으면 훨씬 더 강렬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색이 강렬한 꽃으로는 다알리아, 칸나, 원추리, 한련화, 크로코사미아, 양귀비, 튤립, 메리골드, 가자니아, 천인국, 자주피마자 등이 있다. 숙근해바라기(골든피라밋)와 향등골풀, 흰무늬그라스가 어우러져 화려한 가을 화단을 만들었다(동탄 여울공원, 작가정원 ‘구부러진 길’_디자이너 임춘화). 루드베키아, 천인국, 베르가못이 어울려 정열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일산 주택정원_디자이너 임춘화). 차분하고 차가운 색 조합[Cool Color Theme]블루색은 두드러지지 않기에 식재 계획에서 선호하는 추세지만, 이것만 사용하면 자칫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다. 차분하고 차가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블루, 흰색, 바랜 듯한 보라색 계열의 색은 강렬한 햇빛보다 그늘이나 저녁 시간, 흐린 날에 더욱 돋보이는 색으로 차분하고 안정감을 준다. 푸른 계통의 색은 공간에 여백의 효과를 만들고, 시원한 색은 후퇴하는 것처럼 보여 공간이 넓게 느껴지게 한다. 그래서 작은 정원을 넓어 보이게 만들 때 유용하다.푸른색 테마의 정원이라도 매치하는 색에 따라 다양한 느낌을 연출할 수 있다. 블루와 분홍 매치는 낭만적인 분위기를, 블루와 흰색은 차갑고 조용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리고 블루와 노란색을 매치하면 경쾌하고 발랄한 정원을 만들 수 있다. 이 범주의 색은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에 정원에 블루색만 식재할 경우 자칫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차분하고 차가운 색의 꽃으로는 붓꽃, 클래마티스, 라벤더, 알리움, 델피늄, 사루비아, 로벨리아 등이 있다. 블루색 아게라튬과 노란색 메리골드, 루드베키아는 보색 대비를 이뤄 경쾌하고 발랄하다(남프랑스 Martique 가로정원). 블루색과 은색 조합이 차분한 분위기를 낸다. 로맨틱한 색 조합[Romantic Theme]분홍, 블루, 보라색 계열의 조합은 고를 수 있는 식물의 종류가 많기에 어렵지 않게 화단을 만들 수 있다. 여름에 피는 분홍, 블루, 보라색 꽃이 많기 때문에 여름 화단으로 제격이다. 이러한 화단은 낭만적이고 화사하며 부드럽고 포근한 느낌을 준다. 파스텔 톤의 식물을 가미하면 더욱 풍성한 색감을 보여줄 수 있다. 최근 가장 선호하는 테마이며 여기에 속하는 식물은 수종이 많아 선택의 범위가 넓다. 은색 잎을 가진 식물과 흰색 무늬 그라스류, 푸른빛이 도는 그라스류와 함께 조합하면 멋진 화단이 된다. 영국 코티지 화단에서는 아름다운 분홍색 장미와 숙근 제라늄, 라벤더, 캣민트를 혼식해 코티지 화단의 분위기가 물씬 묻어나도록 연출한 것을 볼 수 있다. 로맨틱한 분위기에 어울리는 꽃으로는 분홍색 장미, 우단동자, 사피니아, 부채붓꽃, 엔젤로니아, 금낭화, 아네모네, 후룩스, 폭스글로브, 라벤더 등 많은 초화류가 있다. 청화쑥부쟁이와 향등골풀을 조합한 화단(동탄 여울공원, 작가정원 ‘구부러진 길’_디자이너 임춘화) 농담이 다른 보라색 아스타, 쑥부쟁이, 분홍색 구절초, 추명국이 어울려 낭만적인 가을 화단 분위기를 연출한다(동탄 여울공원, 작가정원 ‘구부러진 길’_디자이너 임춘화). 녹색 조합[Green Combination]녹색 조합은 대부분 상록수 조합을 말하지만, 꽃이 없는 녹색 식물을 여러 형태와 질감으로 조합해 식재하기도 한다. 다양한 질감과 색, 형태를 가진 상록수 조합은 사계절 모두 즐길 수 있는 장점 때문에 더욱 선호하는 스타일이다. 상록수라 하더라도 미세한 색 차이가 있다. 은빛이나 황금빛을 띠는 상록수를 조합하거나 다양한 식물을 활용할 수 있고, 의도적으로 다듬은 토피어리 상록수를 사용하면 색이 화려한 꽃이 없어도 아름다운 정원을 만들 수 있다. 겨울이 긴 우리나라에서 활용해볼 만하다. 단색 테마인 녹색 정원에서 형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둥근 황금주목은 녹색 정원에서 화려한 주인공이다(영국 York Gate Garden).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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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색상을 이용한 정원 식재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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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水정원과 온실 정원
- 숲을 이룬 온실. 정원으로 드나들기 쉽도록 대각으로 디딤돌을 놓았고 양쪽으로 제주석, 제주 야생화로 가득 채웠다. •motive 좁은 면적을 최대한 활용해 풍성한 정원 만들기•item 화산암, 폭포, 산수유나무, 분재, 온실, 덱, 돌확, 화분•location 경기 과천시글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하늘로 높이 뻗은 가지.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수. 비록 서로가 닿고자 하는 곳은 다르지만 이러한 극명한 대비가 무질서 정원에서 더울 아름다운 앙상블을 이룬다. “난 자신 없어. 내 손만 닿으면 식물이 다 죽어버리거든.” 배미녀 씨가 주변인들에게 듣는 말 중 듣기 싫은 소리 중 하나. “계속 관심을 가지면 돼” 하고 답한다. 그런데 그녀의 정원을 보면 그런 엄살을 부릴 만도 하다. 최형일 · 배미녀 부부의 정원처럼 가꾸려면 관심을 한두 해 가져서는 결코 이뤄질 수 없을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건물 앞에서 보면 이 주택이 아름다운 정원을 담고 있는지 좀처럼 알 수 없다. 바로 주택 뒤쪽에 꼭꼭 숨어 있기 때문이다. 좁은 필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수직으로 확장한 정원을 연출했다. 마치 미로를 탐험하듯 계단을 올라 덱을 따라가면 자연의 깊은 울림이 담긴 장엄한 정원이 눈앞에 펼쳐진다. 사방이 짙은 녹색으로 뒤덮여 있고 연륜이 느껴지는 노송의 휘어진 줄기와 잎사귀들의 위엄에 절로 감탄이 새어나온다. 처음부터 정원이 지금의 모습이었던 것은 아니다. 수풀로 우거졌던 공간은 베란다를 온실로 꾸미는 것을 시작으로 차츰 변화했다. 그리고 배미녀 씨는 취미로 분재를 배우면서 이전과 다른 시각으로 식물을 바라보게 됐다. 여느 노천 카페 못지 않게 꾸민 마당 암석 위 경사지에 심은 소나무. / 10년 세월이 켜켜이 쌓여 성숙미가 넘치는 풍요로운 정원 부부의 솜씨가 느껴지는 분재 정원 “보통 나무를 볼 때 전체적인 모습과 색채로 아름다움을 판단하잖아요. 그런데 분재를 배우면서부터 줄기와 가지 하나하나가 지니는 선의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더라고요. 선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면 세월이 필요하죠. 인내하고 기다리는 것, 식물을 가꾸는 사람에겐 필수 덕목이기도 해요. 우리 집 식물에는 유난히 굴곡과 선이 많아요. 여기에 10년이 넘는 세월이 고스란히 녹아 있지요.” 넓은 정원은 자연스럽게 꾸며도 집과 조화를 이루지만 작은 공간은 자칫 난잡하고 정리가 안 된 정원으로 보이기 십상이라고 생각한 배 씨는 협소한 공간을 인위적으로 꾸미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녀의 정원에는 공간 활용이 뛰어난 화분이 많고 자투리 공간을 정원으로 끌어들인 아이디어도 다양하다. 후정과 맞닿은 외부 녹지가 정원처럼 보이는 것도 바로 이러한 노력 끝에 얻은 결실 중 하나다. 원래 잔디로 채웠던 마당은 덱Deck을 깔아 정원 관리를 용이하게 하고, 외부 녹지로 이어지는 경사지에는 암석을 쌓아 올렸다. 바로 이 암석 위가 정원의 주요 일터. 말발도리, 미스김라일락, 비비추, 제주식물 등 각종 나무와 야생화로 사계절 풍성하고 키 작은 나무들도 암석 위에서는 거목巨木같은 웅장함을 뽐낸다. 정원 전경. 거실에서 정원을 바라보는 경치도 환상적이다. 뻗은 가지가지마다 세월만이 가능케 하는 선의 아름다움을 지녔다. 쭉 잔디가 맡았던 땅은 최근 덱을 시공하면서 자리를 내줬다. /현관 옆 분재가 즐비한 테라스, 가지 하나하나에 철사를 덧대 수형을 아름답게 만들고 자식첢 아낀다. / 정원의 웅장한 맛을 더하려면 큰 장독대를 놓는것도 한 가지 방법 작은 공간이라도 비오록 놔두는 법이없다. 거실 창문 앞에 자투리 공간도 전부 흙, 돌로 채웠다. / 피걸러 테이블에 앉아 도란도란 이양기 꽃을 피우면 자연의 기운 때문일까 머리가 맑아지는 것도 같단다. 정원에서 단연 눈에 띄는 곳은 마당 한가운데 그늘을 만든 산수유나무와 우측 담벼락에 시공한 폭포. 산수유나무는 수형이 소나무 못지않게 아름답게 자랐고 이 나무를 심은 후부터 좋은 일이 생겼다 해서 부부는 ‘복나무’로 부른다. 청량감 물씬한 화산암 폭포는 조형미가 뛰어나고 콘크리트 벽을 자연의 산물로 덮음으로써 그 정취를 배가하는 효과를 얻었다. 베란다 온실과 테라스 분재 정원숲을 축소해 놓은 듯한 베란다 온실이 압권이다. 정원의 시초가 된 온실은 10년 이상 긴 세월 온전히 부부의 땀과 정성으로 일군 곳이다. 유난히 크고 작은 화산암이 많은 까닭은 화산암에서 특히 식물이 잘 자라기 때문. 이는 여러 번 시행착오 끝에 터득한 산지식이다. 부부는 한 번의 실패를 통해 한가지 이상의 노하우를 터득한다. “식물이 죽으면 왜 죽었는지 원인을 찾으면 되고 그 원인을 찾다 보면 공부를 따로 하지 않아도 나만의 노하우가 생기게 돼요.” 현관 앞 테라스에는 작은 분재들이 진열돼 있다. 배 씨가 자식처럼 애지중지 하는 분재가 테이블을 에두르며 늘어섰는데 모퉁이 화산암 위로 난 소나무 분재가 그녀의 예사롭지 않은 솜씨를 짐작케 한다. 담벼락 위로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마삭줄, 백화등, 물안개 등 자그마한 분재들도 그녀의 섬세한 손길로 아름다운 선과 색을 갖췄다. 음악을 좋아하고 차茶를 즐기는 부부에게 분재는 청각, 미각 외에 시각적으로 일상에 활력소가 된다. 이들에게 정원 가꾸기는 달콤한 노동이다. 테라스에 놓인 장독대와 난간 사이사이 놓인 작은 분재가 운치 있다. 장독대 뚜껑, 뚝배기 등도 화분으로 쓸모있게 쓰인다. 노란꽃은 물안개고 그 뒤로 보이는 것이 마삭줄 정원에 드린 비용과 정원의 아름다움이 비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부부. 물론 정원을 꾸미려면 어느 정도의 돈이 필요한 것은 맞다. 하지만 한 번에 몫돈을 들여 완성하려 들지 말라고 부부는 단호하게 말했다. 대신 정원 소품은 물론 나무, 야생화 등도 하나씩 모으고 심으며 세월을 보내야 한다. 점차 자신의 땀으로 일궈야 진정한 '나의 정원'인 것이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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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水정원과 온실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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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원】 전 세계 가드너들이 모이는 Wisley Garden
- 가든을 방문하는 목적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각양각색의 식물을 즐기기 위해 또는 가족과 모처럼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정원을 찾는다. 하지만 가드너에게 가장 현실적인 이유는 정원 구성의 모티브를 얻기 위함일 것이다. 명성에 걸맞게 다양한 식물부터 현실적인 팁까지 어느 하나 놓치지 않은 정원 Wisley를 만난다. 글 · 사진 서상신 영국통신원 참고자료 Friends of Cannizaro Park Wimbledon www.cannizaropark.com 정원과 가드닝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RHS(영국 왕립 원예 협회, Royal Horticultural Society)는 영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입지를 다진 원예 전문 자선 단체다. 협회는 2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고 규모와 명성에 걸맞게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RHS가 주관하는 행사 중 첼시 꽃 박람회(Chelsea Flower Show)는 세계적인 원예 축제로 꼽힌다. 매해 봄에 열리는 박람회는 정원을 축소해 만든 모델 정원 전시장이 가장 볼거리로 예를 들어 도심 정원(City Garden), 현대식 정원(Chik Garden), 안마당 정원(Courtyard Garden) 등이 있다. 이 밖에도 협회는 가드닝 관련 교육 프로그램부터 식물 재배와 관련한 다양한 정보 제공은 물론 학교와 지역 사회의 원예 활동에 대한 지원까지 펼치고 있다. 협회가 소유하고 있는 정원은 총 4개로 Yorkshire 지방의 Harlow Carr, Essex의 Hyde Hall, Surry 지역의 Wisley 그리고 Devon의 Rosemoor가 있다. 각양각색 꽃으로 이뤄진 Battleston Hill. 언덕 중앙부에 서면 정원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식물 재배와 교육 중심의 Wisley Garden영국 가든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역사를 아는 것에 있다. 정원 기획 의도와 역대 소유주를 살펴보면 가든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Wisley 가든을 처음 디자인한 사람은 사업가, 과학자, 발명가 그리고 가드너라는 다양한 직업을 가졌던 George Fergusson Wilson이다. 그는 1878년'까다로운 식물 성공적으로 가꾸기(difficult plant grow successfully)'라는 콘셉트로 가든 일대를 매입, 디자인했다. 그의 노력에 힘입어 가든은 백합, 용담(Gentians), 일본 붓꽃, 프리뮬러(Primulas) 그리고 수생식물 등의 콜렉션으로 유명해졌다. Wilson이 죽고 난 후 정원은 이탈리아 지중해풍 가든 La Mortola를 발견한 Thomas Hanbury 경을 거쳐 1903년 RHS의 소유가 됐다. Wisley 가든은 높은 완성도를 갖추고 있어 가드너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영국 왕립 원예 협회는 런던 서부에 위치한 유기농 키친 가든인 Chiswick 가든을 대체하기 위해 Wisley 가든을 가꾸기 시작했지만 교육과 과학적인 면에서도 연구를 늦추지 않았다. 작은 실험실을 학교에 오픈하고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생을 전문 가드너로 육성했다. 지금도 가든은 교육과 함께 처음 이념을 바탕으로 식물이 성장하는 최고의 방법을 보여주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일반인들의 정원 가꾸기 지침서 역할을 하는 모델 정원 내부. 명성에 걸맞게 구성과 규모 면에서 완성도가 높다. 역사를 자랑하는 실험실부터 가든의 자랑이 되어온 거대한 온실 그리고 그간 영국 정원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모델 정원 전시장이 그렇다. 완성도 높은 짜임새때문에 자칫 자연미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기우다. 사람의 흔적과 자연의 모습을 균형감 있게 조율해 전체적으로 조화로운 느낌이 든다. 가든 중심부에 있는 Rock 가든. 바위로 이루어진 거대한 층계, Rock Garden가든의 중심부, 비탈진 언덕을 수놓는 수십 가지의 식물과 바위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사가 절로 나게 한다. 바위들은 계단이면서 화분처럼 식물들이 자라는 받침대이기도 하다. 각도에 따라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은 바위 정원의 매력 중 하나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푸른 잔디와 꽃의 색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또한 반대편에서 바위 정원 전체를 한눈에 담으면 바위의 색이 이국적인 느낌을 줘 색다른 풍경이 된다. 중간 중간 배치된 조그만 연못 또한 볼거리다. 가든은 다양한 식물을 심어 교육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회귀종을 포함 한 5000가지 이상의 식물군을 보유하고 있다 거대한 온실이 펼쳐지는 이곳은 가든의 뷰포인트유럽 대성당을 연상시키는 Wisley 온실은 넓이가 테니스 코트 10개에 달하고 높이는 12m다. 기후에 따라 3개의 존Zone(Dry Temperate, Moist Temperate, Tropical)으로 구분되며 희귀종을 포함한 5000가지 이상의 식물군을 보유하고 있다. 정글을 탐험하듯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곳의 주목적은 교육이다. Learning Space와 Growing Lab을 통해 온실 내에서 가드너의 역할에 대해 배울 수 있다. 전체 모습은 반대편 Fruit Mount에서 한눈에 담긴다. 작은 언덕을 연상시키는 Fruit Mount에 올라서면 뒤편 Fruit Demonstration Garden을 포함해 사방이 시원스럽게 내려다보이는 가든의 뷰포인트다. 특히 온실과 연결된 길은 Glasshouse Borders라고 불리는데 억새와 잔디 그리고 붉고 푸른 나무들의 조화가 돋보이는 공간이다. 과실수들이 빼곡히 들어선 Fruit 가든. Rock 가든 바위들은 계단이면서 화분처럼 식물이 자라는 받침대다. 가드너들에게 영감을 주는 곳, 모델 정원 전시장단순히 다양한 식물군을 보여주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가드너들에게 현실적인 팁을 주는 곳이 모델 정원 전시장이다. 허브 가든을 비롯해 가족 가든, 영국 가든 등 도면과 함께 꾸며져 있다. 방문객들은 여러개 모형들을 살펴보며 실제로 자신의 집 스타일과 정원 형태, 크기를 고려해 정원을 설계하는 데 참고할 수 있다. 넓이가 테니스 코트 10개에 달하는 온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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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원】 전 세계 가드너들이 모이는 Wisley Gard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