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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황토 전원주택】 가족을 모이게 한 건강한 집에서 꿈을 키우다
- 엄마라는 단어는 부르기만 해도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하는, 영원한 내 편이기 때문이리라. 엄마의 마음을 담은 집이 원주 치악산 자락에 지난해 말 조용히 자리 잡았다. 1층 카페, 2층 가정집으로 이뤄진 복층집에는 가족의 건강과 꿈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글 김수진 사진 백홍기 취재협조 채세움 HOUSE NOTE DATA 위치 강원도 원주시 소초면 흥양리대지면적 812.00㎡(246.06평)건축면적 120.41㎡(36.48평)연면적 197.01㎡(59.70평) 1층 - 120.40㎡(36.48평) 2층 - 76.60㎡(23.21평)건폐율 14.83%용적률 24.26%건축구조 황토 중량목구조용도 계획관리지역, 자연경관지구설계기간 2015년 8월 ~ 2015 9월공사기간 2015년 10월 ~ 2015 12월 MATERIAL 외부마감 지붕 - 2층 수입 토기와 외벽 - 생석회내부마감 바닥 - 포쉐린 수입 타일 천장 - 목재 노출 거실내벽 - 황토미장 주방내벽 - 2층 수입 도기타일 욕실내벽 - 2층 수입 도기타일창호 - 1층 24㎜ 복층 로이유리,150㎜ 두께 알루미늄 단열바 2층 24㎜ 복층유리 플라스틱 창호단열재 지붕 - 숯 단열 벽체 외벽 - 숯 단열 벽체 내벽 - 숯 단열 벽체 바닥 - 매트기초 / 20㎜ 반사매트 위 기포콘크리트 타설(100㎜)주방기구 주문제작위생기구 계림설계 가산종합건축사사무소 010-5362-4057시공 채세움 033-733-0353 www.cheaseum.com “추운데 찾아오느라 고생 많았죠? 그래도 오늘 볕이 좋아서 다행이네요.”강원도 원주 치악산 황골입석대 인근에 세워진 채세움 한옥에 도착하자 석혜경(54) 씨가 밖으로 나와 반갑게 기자를 맞았다. 마치 오랫동안 못 만났던 친구를 만난 듯 웃는 모습이 무척 살갑다. 카페 ‘궁’ 안주인의 모습에서 사람에 대한 애정이 넘쳐났다. 포근한 엄마 그 자체다. 1층 평면도 나무로 엮은 지붕 구조와 하얀 벽이 조화롭고 따뜻한 느낌을 준다. 사방으로 크게 낸 창 덕분에 환한 카페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복층 로이유리로 단열에도 신경 썼다. 음료와 다과를 준비해야하는 만큼 동선을 최소화하는 1자 주방라인을 구성했다. 주문받자마자 돌아서면 커피나 음료를 준비할 수 있어 피로도를 줄이고, 오픈 키친 형태로 위생에 대해 손님이 안심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치악산의 기운을 받다20년 전 남편 김춘오(56) 씨를 따라 부산에서 시댁이 있는 원주로 올라온 석혜경 씨는 십자수 가게를 운영했었다. 제법 사람들에게 알려져 평판이 좋았단다. 그러던 중 우연히 도자기 핸드 페인팅 공예를 알게 됐고, 5년 전부터는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에 매진했다. 쌓이던 작품들이 빛을 못 봐 아깝다는 말을 들을 때 쯤 남편과 논의 끝에 치악산 자락으로 이사를 결정했다.“가족 건강에 좋은 집에서 살고 싶었어요. 장소를 고민하다 치악산 기운을 받을 수 있는 이 곳을 선택했죠.”사실 석혜경 씨의 가족들은 모두 조금씩 아프다. 몸이 불편한 남편에게 기운을 북돋아줄 수 있는 친자연적인 환경과 집을 마련해주고 싶었다. 또 산업 디자이너인 딸과 원화 작가인 아들도 몸이 많이 약해져있어 엄마 마음은 늘 불안했다. 심지어 서울서 일하던 딸이 매일같이 철야근무를 하다 쓰러지자 더 이상 내버려둬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딸이 쓴 캘리그라피 문구와 엄마가 직접 핸드 페인팅한 도자기. 은은하고 편안한 분위기 연출로 인테리어 효과를 톡톡히 해낸다. 부모님을 도와 함께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딸은 1층에 마련한 작업공간에서 캘리그라피 작업도 함께 한다. 커다란 창 아래 색색의 물감과 써내려간 글, 그림들이 마치 화실에 온 것 같은 착각마저 들면서 이곳이 갤러리 카페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가족 건강을 책임질 수 있는 집부터 지어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어요. 고민하던 중 남편 지인이 지은 황토집을 보고선 바로 결정했어요. 우리 가족에게 안성맞춤이었죠. 또 제가 만지는 도자기 또한 흙으로 만드니까 당연히 흙집을 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고요.”가족들의 집은 복층이다. 1층은 카페로 활용하고 2층을 가정집으로 쓰고 있다. 카페를 열기로 결정하면서 주차까지 고려한 넉넉한 부지가 필요했다. 예상 밖으로 부지비용이 많이 들었다. 하지만 작품 활동과 가족의 건강, 두 마리 토끼를 놓치고 싶지 않아 집터를 마련했다. 대신 딸에게 바리스타 수업을 받게 해 가족 경영이 가능토록 했다. 잘될 집은 시작부터 좋다더니, 집을 지을 때부터 유명세를 떨쳤다. 좋은 자재로 정성들여 집을 짓는다고 인근에 소문이 파다했단다. 건축학과 학생도 관심 있게 보고 갔을 정도였다. 2층 평면도 거실 겸 부엌. 요리를 좋아하는 안주인이 가족에게 바로 요리를 전달할 수 있는 복합공간으로 꾸몄다. 또 안방과 자녀방에서 나오면 바로 보이는 공간으로 가족이 한데 모일 수 있는 동선으로 설계했다. ㄷ자로 연출된 나무 계단은 황토벽과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나무와 황토가 내는 향기가 복도처럼 연결된 계단공간에서 강렬하게 풍기며 건강을 위한 집이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흙과 나무가 감싸주는 치유의 공간 채세움 한옥 건축 방식은 나무와 대나무로 지지틀을 만들고 내부에 왕겨숯 단열재를 채워 안전성과 단열, 방음, 내구성을 갖췄다. 한옥 벽체 방식 중 하나인 ‘외’엮기를 진화시킨 것. 공장서 제작해 현장에서는 설치하고 미장 마감만 하면 돼 시공이 간편하다. 여기에 벽과 바닥, 창호뿐만 아니라 지붕도 숯 단열 지붕판으로 만들어 ‘한옥은 춥다’는 편견까지 깼다. 지붕 사이에 공기가 흐르는 공간을 만들어 여름철 뜨거운 공기를 외부로 방출해 시원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좋은 자재로 지으니까 공사 걱정은 없었어요. 저는 큰 창문과 작업 및 전시 공간을 만들어달라는 주문만 했어요. 지금요? 완전 만족하죠.”석헤경 씨의 말대로 커다란 창을 낸 1층에서는 빛의 향연이 펼쳐진다. 입구에 들어서면 다채롭게 빛나는 도자기들이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그 옆으로는 벽면 가득 석혜경 씨가 만든 작품들이 놓여있다. 커다란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에 색은 더욱 풍요롭게 공간을 채운다. 그리고 그 곳에서 모녀가 각자 작업을 한다. 딸이 쓴 캘리그라피 작품이 엄마의 도자기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겨울이 오면 봄이 멀지 않으리’ 글귀와 은은한 커피향이 모났던 마음을 조용히 달래준다. 석혜경 씨의 친정아버지가 남겨주신 턴테이블이 집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그 위로 석 씨가 십자수로 만든 풍경화가 고풍스러움을 풍기며 다소 어두워보일 수 있는 황토벽을 환하게 연출한다. 밝고 건강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작은 방. 올드해보일 수 있는 황토집에 개성있는 조명을 설치해 은은한 세련미를 보여준다. 또 바닥타일과 비슷한 색의 하얀색 가구를 배치해 좁아 보일 수 있는 방을 시각적으로 넓어보이게끔 연출했다. 1층이 빛과 색의 공간이라면, 2층은 치유가 이뤄지는 장소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서부터 본격적으로 황토집의 매력이 확 다가온다. 나무 계단과 발갛게 발린 황토가 내는 생명의 기운이 가득 느껴진다. 눈이 먼저 흙을 보고나면, 은은하게 퍼지는 흙과 나무의 냄새가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벽에 손바닥을 가만히 대면 콘크리트에선 느낄 수 없는 포근함이 다가온다.“집이 숨 쉬는 것 같아요. 이전에도 집을 지어서 살아봤는데 사람에게 공격적이지 않은 집은 황토집밖에 없는 것 같더라고요. 마치 예전부터 살았던 공간에 들어온 듯 편안했어요.”석혜경 씨는 황토집 덕분인지 흔히 겪는다는 새집증후군 증상도 없었단다. 눈이 예민해 조금만 공기가 나빠도 눈이 아팠는데 이 집에선 그런 일이 없었다. 건강이라는 목표에 딱 맞는 집이다. 블라인드를 치지 않으면 눈이 부실 정도로 빛이 들어온다. 잡동사니와 세탁기 등을 두고 사용하는 활용도 높은 공간이다. 게다가 큰 창을 열면 1층 데크와 주차장, 주변 도로까지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어 유용하다. 화이트 색상으로 통일해 다소 좁아 보일 수 있는 욕실을 넓어보이게끔 했다. 반 유리벽 수납장뿐만 아니라 세면대에도 하부장을 둬 많은 수납이 가능하다. 가족의 피로를 푸는 욕조는 이동 가능한 것으로 둬 상황에 따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따뜻한 집에서 내일을 그리다 단열효과도 느낄 수 있었다. 말로만 들었는데 직접 겪으니 무척 놀라웠다고. 지난겨울 한파가 몰아쳤을 때 하루 동안 보일러를 끄고 집을 비웠던 적이 있었는데 돌아와 확인해보니 집 안 온도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단다. 크게 낸 창과 온도조절을 스스로 하는 황토집이라 가능했던 일이다. 하루 종일 해가 잘 들 수 있도록 집을 앉힌 점도 마음에 들었다. 난방비 부담도 많이 덜었다.물론 아쉬운 점도 있다. 황토벽이 상할까 못을 박기 어렵다는 것이다. 석혜경 씨는 “황토집을 고민한다면 처음 설계부터 수납공간을 넉넉히 마련하길 바란다”며 아내들이 남편한테 정확히 잘 설명해야 자기와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다며 소탈하게 웃었다.가족들은 앞으로 다양하게 건물을 꾸미겠다는 계획이다. 멈춰있기보다는 변화하는 공간이 삶을 적극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야외 테이블이 놓인 나무 데크. 건물을 따라 나무 데크가 ㄱ자로 이어지는 넓은 구조로 집이 더 커보이도록 하는 효과까지 노렸다. 오가는 손님들이 가볍게 앉아 쉴 수 있도록 건물 외벽에 나무 벤치 서너 개도 놓여있다. 또 도자기로 만든 풍경이 입구에 걸려있어 바람이 불 때마다 기분 좋은 소리를 내며 손님을 반긴다. “벽에 그림도 그리고 1층엔 가족을 위한 프라이빗 공간도 새롭게 마련할거예요. 손님들도 가족도 모두 행복하고 건강한 집으로 만들고 싶어요. 또 카페에서 도자기와 인형공예 강습을 열고 있는데 연주회나 전시회도 개최해볼까 해요. 아! 여름이면 집 옆 밭에서 키우는 도라지가 보라색 꽃으로 장관을 이루는데 그 때 찾아올 손님들 반응도 무척 기대돼요. 마지막으로 해질녘 카페 불빛이 산자락을 밝힐 때 정말 예쁘거든요. 혹여 오가게 되면 들려서 맑고 건강한 기운을 얻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잡지구독 신청 www.countryhome.co.kr:454/shop/subscription.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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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 황토 전원주택】 가족을 모이게 한 건강한 집에서 꿈을 키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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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가 직접 완성시킨 원주 실용한옥
- 집은 설계가 주는 감동이 있고 시공 디테일이 주는 또 다른 감동이 있다. 건축주 여경준 씨의 전역일에 맞춰 채세움과 집주인이 힘을 모아 8개월간 한 땀 한 땀 지은 원주 실용한옥은 반축이라는 명민한 설계가 주는 편리함에 더해 사람의 손맛이 만들어내는 감동이 더 큰 집이다.잘 건조한 나무로 프레임을 짠 후 왕겨숯과 흙을 채운 숯 단열로 벽체와 지붕재로 사용해 친환경 원칙을 고수한 사람 중심의 집. 원주 고산리 한옥에서 정직한 집짓기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었다. 글과 사진 이종수 취재협조 채세움 HOUSE NOTEDATA위치 강원 원주시 호저면 고산리대지면적 714.05㎡(216평)건축면적 89.45㎡(27.06 평)연면적 102.91㎡(31.13평)1층 89.45㎡(27.06 평)다락 13.45㎡(4.07평)건폐율 12.62%용적률 13.65%건축구조 중목구조설계기간 2014년 11월 ~ 2015년 3월공사기간 2015년 4월 ~ 2015년 6월 공사비용 1억 6,000만 원설계 및 시공 채세움 033-733-0353 http://chaeseum.com MATERIAL외부마감 지붕 - 모니어기와외벽 - 황토미장 후 회벽마감내부마감 벽 - 황토미장과 회벽천장 - 사각 서까래와 루바 노출형바닥 - 소리잠 장판단열재 지붕 - 숯 단열 지붕판벽 - 숯 단열 벽체창호 융기시스템창호현관문 코렐주방기구 한샘 한옥 이론으로 정평이 나 있는 한국예술종합학교 김봉렬 총장은 저서 <한옥에 살어리랏다> 서문에 이렇게 쓰고 있다. “주택은 인간의 삶을 담는 그릇이다. 그렇다면 한옥은 한국인의 삶을 담은 집이다. 삶의 모습은 시대의 변화와 함께 달라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한옥은 불변의 고정된 모형이 아니라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적응하는 살아 있는 생명체다.” 고려시대에는 고려적인 한옥이, 조선시대에는 조선적인 한옥이 있은 것처럼 21세기에는 이 시대에 맞는 한옥이 존재한다는 것. 새로운 재료와 기술이 출현하고 생활양식의 변화에 따라 형태가 달라질지라도 한옥이 품어야 할 가치를 담고 있다면 결코 한옥에 위배되지 않는 것이 그가 말하는 한옥 정의의 핵심이다. 시각적 화려함 대신 정서적 풍족함을 주는 집, 계절의 변화를 체감하며 환경 친화적인 원칙 속에서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집이 바로 한옥이 품어야 할 가치일 터. 시공업체에서 원주 고산리에 지은 집을 자신 있게 ‘한옥’이라 부르는 이유이다. 마당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현관이다. 곱게 차려입은 한복에 하이힐이 어울리지 않듯이, 자칫 한옥에 걸맞지 않은 현대식 자재를 사용하면 전통미를 잃기 쉽다. 그러한 면에서 원주 신한옥은 한마디로 기능에 초점을 두고 ‘조화로움이 묻어 있는 집’이다. 외부에서 보는 현관과 내부 속으로 들어가 번갈아 보면 마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듯하다. 기본을 지킨 집집주인과 시공사의 인연은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여경준 씨는 전역 후 아내 이임순 씨와 평생 살 집을 지을 요량으로 열심히 자료를 모으고 건축박람회를 쫓아다녔다. 그러다 건축박람회에서 숯 단열 벽체를 처음 본 여경준 씨 부부는 벽체 하나를 만들기 위해 재료는 물론 모든 공정에서 엄격한 기준을 고집하는 채세움의 작업 현장을 직접 보고 실용한옥에 관심을 갖게 됐다. 자연소재인 숯과 흙, 나무로 지은 한옥에 머물며 ‘보이는 않는 곳은 튼튼하게, 보이는 곳을 아름답게’ 짓겠다는 한옥에 대한 시공사의 철학을 접한 그는 언젠가 집을 짓는다면 꼭 맡기리라 결심했다. 그리고 마침내 8개월 남짓 기다린 끝에 완성한 원주 고산리 한옥. 설계부터 골조, 숯 단열 벽체, 숯 단열 지붕판, 방수 시트까지는 시공사에서 시공하고, 이후에는 모두 집주인이 직접 현장소장이 되어 관리 감독하는 ‘반축’으로 진행했다. 전기와 미장, 기와, 방통 등 이후 공정은 시공사에서 소개한 전문가들이 집주인의 관리 감독 하에 이뤄지기 때문에 건축주 여경준 씨 부부는 함께 집을 짓는 기쁨을 누리면서 공사비도 절감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었다. 현관문을 지나면 구들 난방을 겸한 방을 지나 거실이 나온다. 거실 전면에는 전원 풍경을 충분히 감상하게끔 창을 크게 냈다. 전면 창으로 바라보이는 것은 잘 가꾼 정원과 전원 풍경만이 아니다. 전원의 정취를 자아내는 데크가 넓게 펼쳐져 있고, 처마와 서까래도 집 안으로 끌어들인 느낌이다. 거실 한쪽의 벽난로는 화목을 쓰지만, 보일러로 전환하는 기능을 겸하고 있다. “내 집을 짓고자 하는 건축주 분들은 자신이 직접 짓고 싶어 하기도 하고, 단열도 좋아야 하고, 친환경적으로 건강에 좋은 집을 짓고 싶어 합니다. 숯 단열 벽체와 지붕판은 그런 분들께 딱 맞는 집입니다. 다른 집과 다르게 기둥과 보를 끼워서 맞추는 방식이라 지붕의 모양과 집의 외관이 다양하게 나오지는 않지만, 전통 한옥이 100년이 넘게 가듯이 실용 한옥도 100년 넘게 갈 수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더 멋있어요.” 전통을 이어가려면 어느 정도 시대상을 반영해야 한다고 믿는 시공사는 전통 건축에서 디자인적으로 좋은 요소는 콘셉트로 적용하고, 효용성을 떨어뜨리는 부분은 과감하게 생략함으로써 원주 고산리에 실용 한옥을 완성했다. 집으로 들어서면 우선 나무와 황토 냄새에 취한다. 한 달 전 완공한 집이라고는 믿기 힘들 만큼 자연의 냄새가 가득 배어 있다. 공군에서 근무하다 전역한 집주인은 노후를 위해 이 집을 지었는데, 새 집 같지 않고 너무 편안해 오히려 이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즐거워졌단다. 좋은 재료로 지은 집이라 그런지 자고 나면 머리가 맑아진다는 것. 규모가 크지 않은 까닭에 주방도 그리 넓지 않은 편인데, 필요한 주방 가구와 용품들을 짜임새있게 배치했다. 주방에서 계단으로 오르면 주방과 서재 겸 다락을 잇는다. 그러고 보니 이 집은 숯과 흙, 대나무, 편백나무, 올드 더글러스 등 친환경 자재가 아닌 다른 소재를 찾아보기 힘들다. 건축 내장재 골조는 올드 더글러스를 사용했고, 외벽 마감재는 숯 단열 벽체 위에 황토와 황토몰탈 양회를 사용했다. 이처럼 골조부터 마감까지 친환경 소재라는 한 가지 물성을 고집했다. 단열과 에너지 효율성까지 고려해 완성도에 신경 쓴 만큼 콘크리트나 유리 소재처럼 둔탁하지 않고 정교하게 마감할 수 있었다. 또 교외에 위치한 주택이라면 응당 걱정하게 되는 웃풍이라든지 단열, 난방 역시 꽤 만족스럽다. 보일러로 호환되는 벽난로에 숯 단열 흙벽 단열재, 성능 좋은 KCC이중창호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숯 단열 흙벽 단열재 집, 그 이상의 즐거움고산리 한옥은 집주인 부부가 노후를 위해 평생 살기 위해 지은 집이다. 부부의 생활 패턴에 따라 각자 편안하고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 주방 위에 자리한 다락 서재는 그러한 용도다. 작은 한옥에서 거실이 가족의 안온한 공간이라면, 다락은 남편만의 독립된 공간이자 서재로 활용한 공간이다. 다락 한편에 가족들의 사진과 책장이 있고, 거실로 내려다보면 넓은 창을 통해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펼쳐진다. 아파트에서는 절대 누릴 수 없었던 행복이라고. 책상과 책장을 비치한 서재는 한두 사람이 사용하면 적당한 크기다. 얼마 전 군에서 제대한 여경준 씨 삶의 이력을 보여주는 소품들은 서재 분위기와도 잘 어울린다. 또한 매일매일 생활하는 집 어딘가에 자신만을 위한 특별한 장소를 만드는 것은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즐거움 중에서도 꽤나 큰 의미를 차지한다. 기름 먹인 은은한 황토색 종이 장판을 바른 뜨끈뜨끈한 구들방은 주인집 부부의 건강을 위해 만든 공간이다. 올겨울이면 구들방에 앉아 아궁이에 타닥타닥 장작이 타들어 가는 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집이 바로 안식처라는 안도감과 몸속 깊은 곳까지 퍼지는 편안함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매일매일 생활하는 집 어딘가에 자신만을 위한 특별한 장소를 만드는 것은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즐거움 중에서도 꽤 큰 의미를 차지한다. 기름 먹인 은은한 황토색 종이 장판을 바른 뜨끈뜨끈한 구들방은 주인집 부부의 건강을 위해 만든 공간이다. 겨울이 오면 구들방에 앉아 아궁이에 타닥타닥 장작이 타들어 가는 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집이 바로 안식처라는 안도감과 몸속 깊은 곳까지 퍼지는 편안함을 경험할 수 있다. 8개월 동안 식구처럼 동고동락하며 한 땀 한 땀 지은 집. 잘 만들어진 구조재와 마감재로 사용하고 친환경 원칙을 고수하며 ‘사람 중심’이라는 집의 기본 품질을 갖춘 집. 그냥 지나치기 쉬운 집의 촉감과 향기까지 생각한 집. 무릇 집은 누군가의 삶을 담는 그릇이다. 이 집을 그릇에 비유한다면 그릇의 만듦새는 무척 탄탄했으며 정교하고 아늑했다. [IN SHORT] 반축공사 과정설계부터 골조, 숯 단열 벽체, 숯 단열 지붕판, 방수 시트까지는 시공사에서 시공하고, 이후에는 모두 집주인이 직접 현장소장이 되어 관리 감독하는 ‘반축’으로 진행했다. 전기와 미장, 기와, 방통 등 이후 공정은 채세움에서 소개한 전문가들이 집주인의 관리 감독 하에 이뤄지기 때문에 함께 집을 짓는 기쁨을 누리면서 공사비도 절감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좌)골조조립 과정 (우)반축 공사 모습1 (좌) 반축공사 모습2 (우) 미장 과정 숯 단열 벽체의 특징 및 장점나무로 프레임을 짠 후 왕겨숯을 가득 채우고 부직포로 막은 다음 흙을 채워 넣어 마감할 수 있게 각재와 대나무를 가로 세로로 엮어 만든 벽체이다. 만들어진 벽체에 흙으로 마감하면 숯 단열 흙벽이 완성된다. 단열성과 내구성, 방음성이 뛰어나며 지진에도 강해서 전통 건축물이나 한옥의 벽체에 많이 적용하고 있다. 또한, 시공이 쉽고 두께도 다양해 저렴한 비용으로 건강하고 따뜻한 황토집을 지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덕분에 건축주가 직접 현장을 관리 감독하며 함께 집을 짓는 ‘반축半築’이 가능하다. 이번 원주 고산리 실용한옥도 반축으로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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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주가 직접 완성시킨 원주 실용한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