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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홀딱 반할 안전한 선물
- 아이가 홀딱 반할 안전한 선물 가정의 달, 5월이 왔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스승의날, 부부의날까지 5월 내내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선물을 준비해야 한다. 어떤 선물을 할지, 어디에서 선물을 구입할지, 고려해야 할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런 고민을 덜어주기 위해 5월 선물 가이드를 준비했다. 아이에게 선물하기 좋은 안전한 선물 아이템에 주목하기 바란다. 비싸고 거창한 것보다는 작고 소소하지만 행복한 정을 주고받을 수 있는 선물도 충분히 감동적이다. 선물의 가치를 더할 수 있는 감사의 글 한 자락도 잊지 말자. 빛으로 지켜주는 디즈니의 꿈 필립스 디즈니 캐릭터 조명 이 조명 시리즈를 환영하는 것은 비단 어린이뿐만은 아닐 것 같다. 필립스 디즈니 조명 컬렉션은 디즈니 캐릭터를 사랑하는 키덜트족이 눈독을 들이기에 충분하다. 5월에는 많은 아이들이 이 사랑스러운 조명 시리즈를 좀처럼 손에서 놓지 못할 것 같다. 디즈니의 대표 캐릭터인 미키, 미니 마우스를 비롯해 픽사 애니메이션 ‘몬스터 대학교’의 설리와 마이크 등 4종류의 캐릭터로 구성돼 있다. 발열이 적은 LED 칩이 내장돼있어 인형처럼 안고 자거나 장난감으로 가지고 놀 수 있고, 숙면을 방해하지 않는 은은한 조도로 아이들의 숙면 환경을 만들어 준다. 국제 어린이 안전 기준을 충족하는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실리콘 소재를 활용해 딱딱한 플라스틱 조명과 달리 충격에도 깨지거나 파손될 위험이 없어 안전하다. 문의│필립스코리아 소비자센터 080-600-6600 / www.philips.co.kr 넘어지지 않는 세 쌍둥이 의자 호크 식탁의자 아이는 젖을 떼고 이유식으로 넘어가는 시기부터 식탁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아직 스스로 몸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아이를 일반 어른이 앉는 의자에 앉게 하는 건 너무나 위험하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세 쌍둥이 의자라 불리는 호크 식탁의자다. 이 의자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세쌍둥이가 사용하며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 유럽산 너도밤나무에 무독성 천연 도료 등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생후 6개월부터 10세까지 사용 가능한 원목 식탁의자다. A자 형태 프레임 구조라 아이의 몸무게를 양쪽으로 동일하게 분산시켜 상하좌우에서 힘이 가해져도 흔들림이 없다. 문의│호크 1577-0204 / www.hauckbaby.co.kr 오븐에서 구운 친환경 어린이 가구 밴키즈(Vankids) 침대 어린이 가구 전문 브랜드 밴키즈는 한국건설생활환경 시험연구원(KCL)으로부터 최상위 등급인 SEO와 EO등급을 받아 '안전성'을 검증받았다. 밴키즈만의 '파우더 코팅' 기법은 환경규제가 엄격한 EU와 일본에서 대체 친환경 기술로 각광받는 방법으로 인체에 무해한 분말 도료를 가구 표면에 코팅한 후 오븐에서 600℃로 두 번 구워내 미세한 유해성분까지 전부 없애는 기술이다. 이런 열처리 방식으로 대기오염 물질인 포름알데하이드 수치를 낮추고 외부 충격에 강하고 잘 부서지지 않는 가구를 탄생시켰다.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도 라운딩 시스템으로 모서리를 곡선으로 매끄럽게 처리해 아이들의 부상 위험을 줄였다. 문의│벤키즈 080-480-9000 / http://vangagu.co.kr 더 빠르고 강하게! 250Nm의 강력한 힘 보쉬 GDS 18V-EC 250 한국로버트보쉬 전동공구사업부(대표 박진홍)는 혁신적인 EC브러시리스 모터 기술에 250Nm의 강력한 토르크(회전력)를 결합한 충전 임팩트 렌치 ‘GDS 18V-EC 250’을 새로 출시했다고 밝혔다. 보쉬가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GDS 18V-EC 250은 모터 내 카본브러시를 없애 기존 제품 대비 공구 수명은 2배, 작업 시간은 최대 30% 늘어난 ‘EC브러시리스 모터’ 기술에, 정회전은 물론 역회전 시에도 동일하게 유지되는 최대 250Nm의 토르크를 더해 강한 힘과 빠른 속도를 발휘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이 제품은 강력한 회전력을 견딜 수 있는 뛰어난 내구성의 기어박스와 작업 시 발생되는 모터 내 열을 효과적으로 배출해 주는 듀얼 팬 등 최신 기술이 함께 적용돼 어떤 상황에서도 최고의 작업 효율과 탁월한 내구성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보쉬 18V 충전공구 최초로 5.0Ah 배터리가 기본 키트로 구성돼 오랜 시간 일정하고 강력한 힘을 유지한다. 5.0Ah 배터리는 기존 4.0Ah 배터리 대비 25% 작업시간이 향상됐으며, 배터리 열 발생을 최소화하는 보쉬만의 혁신적인 쿨팩 시스템으로 배터리 수명이 최대 100%까지 길어졌다는 업체 측 설명. 가격은 30만원 대 후반이다. 한편, 신제품 출시 기념으로 한정판 ‘GLI PortaLED 136 패키지’도 함께 출시될 예정이다. GLI PortaLED 136 패키지는 LED 라이트로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어두운 곳에서도 작업이 가능하며, 그 외 야간작업 및 캠핑 등 다양한 활용성을 가진 ‘LED L-boxx’에 ‘GDS 18V-EC 250’과 ‘5.0Ah 배터리 2개’, 충전기로 구성된 한정판 패키지로 구성돼 있다. 문의│한국로버트보쉬 080-955-0909 / www.bosch-dealer.co.kr 잠자던 천장의 화려한 변신 (주)케이디우드테크 공간을 좀 더 특별하고 감각적으로 연출하고 싶다면, 천장에 예술적 요소를 추가해 편안하고 고급스럽게 꾸미는 나만의 아트월(Art Wall)에 도전해보자. 깔끔한 도배지만 붙인 밋밋한 벽면의 집은 아무리 좋은 가구들을 채워 넣어도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든다. 비싼 가구와 소품 대신 케이디우드테크의 아트월만 있으면 천장은 얼마든지 세련되고 운치 있는 분위기를 낼 수 있다. 천연소재로 만든 핸드메이드 제품인데다 품질과 디자인도 괜찮다. 덕분에 ‘케이디아트월’ 브랜드는 천연소재 코코넛 타일과 로그보드 천장재를 지난해부터 시공하면서 천장재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아트월만 가지고도 천장을 얼마든지 색다른 감각으로 장식할 수 있다. 천연 소재 덕분에 자연 그대로 향기를 살릴 수 있고, 다양한 질감과 색감으로 실내 공간이 더 풍요로워진다. 단조로운 공간이 훨씬 다채롭게 보이는 일석이조의 효과까지 낼 수 있다. 원하는 디자인과 사이즈를 주문하면 그 어디서도 구할 수 없는 자신만의 천장을 꾸밀 수도 있다. 케이디아트월이 올해 동탄신도시에 자사 천장재로 마감한 ‘구경하는 집’을 오픈해 새로운 개념의 주거 공간 인테리어를 상담하고 있으니 찾아가 보기 바란다. 아트월에 따라 얼마나 활동적이면서 다채로운 공간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듯. 문의│(주)케이티우드테크 02-3401-5525 / www.kdwoodtec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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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고, 공부하고, 잠자는 어린이를 위한, 복합공간 꾸미기
- 전원생활을 시작하는 연령층이 낮아지면서 전원에 어린이도 많아졌다. 이전에는 주로 부모나 나이 든 건축주를 위한 공간이 전원주택의 대부분을 차지했다면, 최근에는 어린이를 위한 공간이 넓어진 것이 특징이다. 단순히 잠을 자고, 공부하는 곳이 아닌 놀이방과 학습 공간, 휴식의 기능까지 필요로 하는 어린이의 방, 복합공간을 꾸며보자. 어린이방은 잠자고 공부하는 기능 외에 놀이와 휴식의 기능을 필요로 한다. 복잡한 기능을 최대한 단순하게 담아야 하는 공간인 만큼 부모의 세심한 선택이 중요하다. 최근에는 어린이를 위한 전문 업체들이 늘어 선택의 폭이 더욱 넓어졌다. 어린이 전문가구를 비롯해 벽지와 조명, 소품 등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해졌다. 하지만 어린이인 만큼 가구에 사용되는 각종 마감재의 유해성도 꼼꼼히 따져보아야 한다. 각 제품을 선택할 때 필요한 사항을 알아보고 어린이방을 직접 꾸민다면 어린이날 특별한 선물이 될 듯하다. ▶가구 어린이의 성장기간을 고려해 전체적인 크기나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제품을 선택한다. 제품의 튼튼함은 물론, 모서리가 둥근 것과 무독성 재질을 사용했는지 등을 따져본다. 시스템 가구나 이동이 쉽도록 바퀴를 단 수납함 등을 사용해 어린이에게 정리하는 습관을 길러준다. 계단이나 미끄럼틀의 빈 공간을 활용해 수납이나 학습, 놀이 공간을 만든 제품들도 눈에 띈다. ▶벽지 어린이가 좋아하는 색을 기본으로 사용하되 너무 지나친 원색은 피하는 것이 좋다. 옅은 파스텔톤의 초록이나 파란색, 분홍색 등이 무난하다. 또 띠벽지를 이용해 재미있는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 띠벽지는 천장 모서리와 방문 손잡이 정도의 위치, 또는 바닥의 모서리에 바른다. 방이 작을 경우에는 중간보다는 상단이나 하단에 띠벽지를 바르는 것이 훨씬 넓어 보이는 효과가 있다. ▶조명 기본적으로 밝은 분위기의 형광등을 쓰고, 학습을 위한 곳에 스탠드 같은 이동형 조명기구를 부분적으로 사용하게 한다. 혼자 자는 것을 무서워하는 어린이를 위해 침대 옆에 스탠드를 마련해 준다. ▶소품 방 외에도 어린이가 주로 사용하는 공간에 아기자기한 소품을 장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린이용 가구 외에도 채광 조절을 위한 커튼, 침구세트, 욕실용품 등 종류가 다양하다. 캐릭터 칫솔을 이용해 이 닦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처럼 집 안 곳곳에 재미있는 소품을 장식하면 어린이들의 생활에 즐거움이 더해질 것이다.田 정리 조영옥 기자 자료협조 안데르센 02-426-9833, www.andersenkids.com 코즈가구 031-932-8848, www.kodsgagu.com 1. 창의적인 공간 구성 - 어린이는 끊임없이 움직이며 집 안 구석구석을 뛰어다니면서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을 만지려고 한다. 어린이는 자신이 사용하는 침대와 책상, 그 외 가구들도 모두 장난감의 일부로 여기기도 한다. 앤드류 시리즈는 어린이의 창의적인 모험심을 충족시키는 것을 컨셉으로 이루어진 제품이다. 2. 자기만의 공간을 갖고 싶어하는 어린이의 심리를 이용해 외부와 차단된 공간을 만들었다. 침대에 누워 하늘을 보면 별자리가 펼쳐져 어린이로 하여금 우주공간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독특한 디자인이다. 침대 상단은 오픈카와 같이 여닫을 수 있는 천막으로 되어 있고, 수납을 위한 서랍과 간이 책상, 선반 등을 두었다. 3. 어린이의 긴장감을 해소시키고 밝은 기분을 연출하는데 효과적인 오렌지색을 메인으로 사용했다. 벙크 침대와 다양한 수납이 가능한 공간을 하단에 구성해 좁은 공간에서의 활용도를 높였다. 무엇보다 어린이가 안전하게 사용하도록 고려한 제품으로 튼튼함과 견고함에도 중점을 두었다. 4. 국내 캐릭터를 이용해 어린이의 친밀감을 높여주었다. 창의력과 정서 발달에 도움을 주는 컬러를 다양하게 사용한 독창적인 디자인의 제품이다. 5. 봄의 싱그러운 느낌 나비 모양의 포인트와 세련되고 화려한 곡선은 어린이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은은한 컬러로 원목의 질감을 그대로 살려 한층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더하는 제품. 실용적인 제품 구성으로 어린이가 성장한 후에도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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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 짓는 목수 이대우
- 흥정계곡에 우짖는 새는 그가 있어 행복하다 새집 짓는 목수 이대우 사람에게는 저마다 독특한 향기가 있다. 그것은 눈으로, 귀로, 직감으로 알 수 있다. 강원도 평창 흥정계곡에서 책 읽고 음악 듣고 산보를 즐기며 사는 이대우(62세) 씨에게서는 비 온 뒤 숲에서 피어오르는 그윽한 나무 냄새가 난다. 새 연필을 깎을 때, 돌돌 말린 대팻밥을 갖고 놀 때 코끝으로 스며들던 바로 그 향긋함이다. 숲과 나무를 너무 좋아해서 결국엔 그것을 닮아버린 사람. 강원도의 깊은 계곡에서 추위와 비바람에 단련된 나뭇가지를 구해 산새들의 집을 만들어 주는 그는 나무 향이 깊게 밴 목수의 손을 지니고 있다. 강원도의 하늘은 물기를 잔뜩 머금고 있었다. 낮게 드리운 먹장구름은 금세 툭하고 터져 봄의 끝자락에 붙어 있는 마지막 물기를 모두 쏟아 부을 것만 같다. “이웃마을서 막걸리 한 잔 하고 있을 테니 기자 양반들은 천천히 오슈.” 비로 인해 당일 촬영이 무산될까 노심초사하는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수화기 저편에서 들리는 그의 목소리는 느긋하고 한가롭기만 하다. 새의 둥지를 품은 나무 집 강원도 평창군 봉평읍 흥정리 허브나라 농원 안에 위치한 그의 집. 농원 식구들 사이에 ‘이대우’라는 이름보다 ‘새집 짓는 목수’로 더 잘 알려진 그의 산골 집은 누가 일러주지 않아도 단박에 알아볼 정도로 그 모양새가 아주 목수답다. 세월의 때가 묻은 고색창연한 목조주택 덱 난간 위에 가지런히 놓인 각양각색의 새집들. 포로롱- 포로롱. 쉴 새 없이 드나드는 조막만한 산새들만이 출타한 주인을 대신해 반가이 객을 맞는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기분 좋게 불콰해진 얼굴의 이대우 씨가 부인 서경옥(59세) 씨와 함께 나타났다. “늦어서 어쩌나. 막걸리 잔치가 벌어졌는데 그냥 올 수가 있어야지. 그래도 기자들을 집 안까지 들이는 건 오늘이 처음이거든. 취재 왔다 생각지 말고 놀러왔다 생각하고 편히 쉬었다 가요.” 집 안으로 들어서자 코끝을 에워싸는 싱그러운 나무 냄새. 어둠에 눈이 익어 어렴풋이 실내풍경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짧은 탄성이 새어나온다. 바닥과 선반 그리고 식탁 위, 시선 닿는 곳마다 빼곡히 진열돼 있는 새집들. 새의 둥지를 품고 있는 부부의 나무집은 흡사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새집처럼 느껴진다. “이게 다 작품이거든. 한 개라도 같은 모양이 없어요. 이것은 성당, 저것은 크리스마스트리, 그 옆에 건 원두막…. -뒤란을 가리키며- 저기 새소리 들리죠. 내가 만든 새집인데 곤줄박이 가족이 살거든. 며칠 전 새끼를 부화했지. 그새 우리 집 식구가 또 하나 늘었지 뭐야. 얼마나 신기하고 예쁜지 몰라.” 여리고 작은 것들의 안식처 부부가 이곳 허브나라 농원 안에 집을 짓고 살기 시작한 건 8년 전부터다. 전국 방방곡곡 안 다녀본 곳 없을 정도로 여행을 즐겼던 부부는 산행 차 들렀던 봉평의 수려한 풍광에 매료돼 당시 개장 3년째인 허브나라 농원 안에 29평짜리 목조주택을 짓고 전원생활을 시작했다. 경기고와 서울법대 등 엘리트 코스를 밟고 민간통신사 기자와 국내 굴지의 대기업 임원 등을 거치며 30년 세월을 숨 가쁘게 달려왔던 이대우 씨. 하지만 그에게도 집안의 기대에 떠밀려 묻어 두고 살 수밖에 없었던 예인(藝人)의 끼가 있었으니 바로 화가의 꿈이었다. “중·고교 때 그림을 곧잘 그렸지. 그 길로 가고 싶었는데 법관이신 아버지가 넌 법대 가라 하시더군. 꼼짝 못했지. 늘 그림에 대한 열망을 품고 살았는데 여기 내려와서야 그 꿈을 이뤘네. -새집 설계 노트를 보여주며 - 이게 내 창작집이거든. 목공일 하는데 그림 그리는 재주가 한몫 했지.” 처음부터 새집을 만들 생각은 아니었다고 한다. 산골짝서 소일거리를 찾다 연장을 만지게 됐고, 뚝딱뚝딱 만드는 재미에 푹 빠지다 보니 살림살이도 곧잘 만들었다. 그러다 어느 날 주변 숲에서 쉼 없이 날아오르며 우짖는 새들의 노랫소리가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숲에서는 어린 새들이 굶어 죽고 얼어 죽는 일이 많아. 남들은 자연의 법칙이라 하겠지만 나 보기에는 참 안됐거든. 약자는 보호해야지. 그래서 만들기 시작한 게 새집이야. 새의 배설물에 섞인 소화 안 된 씨앗은 훗날 아름드리 나무로 자라나니 숲을 살찌우는 데 새만큼 이로운 동물도 없다싶어.” 일주일에 닷새, 하루 7∼8시간씩 꼬박 매달려 만들어 왔다는 새집들. 그 개수만도 만만치 않아 숲에 매달고 이웃에 나눠주고도 남아서 지난해 이맘때 한국자생식물원에서 전시회도 가졌다. 올해는 인근의 한 폐교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어린이날을 맞아 꼬맹이들에게 잠깐 선보일 요량이었는데 반응이 꽤 좋아 얼마간 거기에 모셔두기도 했단다. 새가 사는 집의 근본 겉보기에 앙증맞고 귀엽게만 보이는 새집이지만 완성하기까지 그가 들이는 노력과 정성은 실로 대단하다. 부부는 짬이 날 때마다 강원도의 깊은 계곡을 훑고 다니며 수년 동안 추위와 비바람에 단련이 된 나뭇가지들을 줍는다. 새가 기대고 살 둥지이기에 모든 기후 조건에 견딜 수 있을 정도로 견고한 재료여야 했다. 장방형의 새집 골격을 짜는 데도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임학을 전공한 동생에게 도움을 받는 한편 관련 서적을 탐독하며 모든 이치를 스스로 터득했다. 그는 목공일이 숙련된 요즘도 1층 작업실에서 일하는 동안은 새집 만드는 일에 온 정신을 쏟는다. 그의 몰두가 얼마나 심한지 이웃이 오가며 안부를 물어도 들은 체 만 체 한다고 해서 지어진 그의 별명이 일명 ‘퉁명스런 목수’다. 그가 만드는 새집은 살림집과 먹이집 두 종류다. 사람들은 보통 새들이 일년 열두 달 새집에 머문다고 여기지만 실상은 알을 낳고 부화시켜 새끼가 성장할 때까지 2개월 정도 의탁하는 게 다란다. 직경 3센티미터의 구멍이 난 살림집이 그 용도다. 이것과는 별도로 2면 이상 트인 것은 먹이집이다. 그는 겨울철이면 인근 정육점서 쇠기름을 얻어다가 새벽부터 숲을 헤집고 다니며 먹이집에 쇠기름을 놓아둔다. 아내는 남편의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남자’와 함께 늙어가고 있다는 데 행복함을 느끼곤 한단다. “서양 사람들은 집 지을 때 새집도 같이 달거든.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좋아하는 동물 1위로 새를 꼽으면서 정작 새들의 삶에 대해서는 도통 관심이 없어. 나무 심고 덤불 만들고 새 먹이 챙겨주면 새들은 자연스레 날아오는 법이거든. 새가 날아오지 않는 땅에는 결국 사람도 살 수 없다는 걸 왜 모르나 몰라.” 길손들의 사랑방 새가 날아드는 집에는 사람도 깃드는 법이다. 부부의 나무 집은 오래 전부터 흥정계곡을 찾은 길손들의 사랑방 구실을 해왔다. 흥정계곡이 지금처럼 관광지로 유명세를 타지 않았을 때 이곳을 찾아왔다 마땅한 숙소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던 여행객들은 부부의 손에 이끌려 그의 집에서 하룻밤을 의탁하곤 했다. 그 때 만나 밤새도록 술잔을 기울이며 대화를 나눴던 사람들을 회상하던 부부는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로도 배움이 될 수 있다는 걸 그 때 알았다’고 말한다. 부부의 소망은 크지 않다. 음악 듣고 책 읽고 산보하고 새집 만드는 게 삶의 낙인 서로의 취미를 살려 앞으로도 자연의 속살에 기대 조용하고 평안하게 살아가고 싶다는 게 그들의 바람이다. 물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흥정계곡의 청정자연이 오래도록 잘 보존되어야 하지만 근래 들어선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우리가 들어와 살 때만 해도 이곳은 청정지역이자 오지였지. 한데 유명세를 타면서 이곳도 많이 변했어. 사람 피해서 살러 왔는데 사람에 치여서 살고 있는 형국이거든. 솔직히 더 골짝으로 가고 싶은 맘도 굴뚝같지만 이제 우리나라에 진짜 오지라고 할 만한 땅이 있나 싶어. 씁쓸할 따름이지.”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과 그 속도를 늦추고자 애쓰는 부부의 이야기는 어둠이 사위를 둘러쌀 때까지 오래도록 계속됐다. ‘봉평에 들를 일 있으면 잊지 말고 꼭 찾아와 술 한 잔 하고 가라’는 부부를 뒤로하고 서울로 향하는 길, 여름을 재촉하는 봄비가 촉촉이 내리고 있었다. 인생의 어느 순간이 오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지난 세월을 어떻게 살아왔는가는 크고 작은 주름살로 혹은 지워지지 않는 생채기로 고스란히 얼굴에 남기 마련이다. 새집을 짓고 사는 목수 부부의 얼굴. 누군가의 가슴속에 편히 쉬어갈 수 있는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다면 그들은 분명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사람일게다. 田 새집관련문의 (033-336-5897, 011-9140-2090) 글 송희정 기자 / 사진 윤홍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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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집 짓는 목수 이대우
- 흥정계곡에 우짖는 새는 그가 있어 행복하다새집 짓는 목수 이대우 사람에게는 저마다 독특한 향기가 있다. 그것은 눈으로, 귀로, 직감으로 알 수 있다. 강원도 평창 흥정계곡에서 책 읽고 음악 듣고 산보를 즐기며 사는 이대우(62세) 씨에게서는 비 온 뒤 숲에서 피어오르는 그윽한 나무 냄새가 난다. 새 연필을 깎을 때, 돌돌 말린 대팻밥을 갖고 놀 때 코끝으로 스며들던 바로 그 향긋함이다. 숲과 나무를 너무 좋아해서 결국엔 그것을 닮아버린 사람. 강원도의 깊은 계곡에서 추위와 비바람에 단련된 나뭇가지를 구해 산새들의 집을 만들어 주는 그는 나무 향이 깊게 밴 목수의 손을 지니고 있다. 강원도의 하늘은 물기를 잔뜩 머금고 있었다. 낮게 드리운 먹장구름은 금세 툭하고 터져 봄의 끝자락에 붙어 있는 마지막 물기를 모두 쏟아 부을 것만 같다. "이웃마을서 막걸리 한 잔 하고 있을 테니 기자 양반들은 천천히 오슈." 비로 인해 당일 촬영이 무산될까 노심초사하는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수화기 저편에서 들리는 그의 목소리는 느긋하고 한가롭기만 하다. 새의 둥지를 품은 나무 집 강원도 평창군 봉평읍 흥정리 허브나라 농원 안에 위치한 그의 집. 농원 식구들 사이에 '이대우'라는 이름보다 '새집 짓는 목수'로 더 잘 알려진 그의 산골 집은 누가 일러주지 않아도 단박에 알아볼 정도로 그 모양새가 아주 목수답다. 세월의 때가 묻은 고색창연한 목조주택 덱 난간 위에 가지런히 놓인 각양각색의 새집들. 포로롱- 포로롱. 쉴 새 없이 드나드는 조막만한 산새들만이 출타한 주인을 대신해 반가이 객을 맞는다.얼마나 기다렸을까. 기분 좋게 불콰해진 얼굴의 이대우 씨가 부인 서경옥(59세) 씨와 함께 나타났다. "늦어서 어쩌나. 막걸리 잔치가 벌어졌는데 그냥 올 수가 있어야지. 그래도 기자들을 집 안까지 들이는 건 오늘이 처음이거든. 취재 왔다 생각지 말고 놀러왔다 생각하고 편히 쉬었다 가요." 집 안으로 들어서자 코끝을 에워싸는 싱그러운 나무 냄새. 어둠에 눈이 익어 어렴풋이 실내풍경이 들어오기 시작하자 짧은 탄성이 새어나온다. 바닥과 선반 그리고 식탁 위, 시선 닿는 곳마다 빼곡히 진열돼 있는 새집들. 새의 둥지를 품고 있는 부부의 나무집은 흡사 그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새집처럼 느껴진다. "이게 다 작품이거든. 한 개라도 같은 모양이 없어요. 이것은 성당, 저것은 크리스마스트리, 그 옆에 건 원두막…. -뒤란을 가리키며- 저기 새소리 들리죠. 내가 만든 새집인데 곤줄박이 가족이 살거든. 며칠 전 새끼를 부화했지. 그새 우리 집 식구가 또 하나 늘었지 뭐야. 얼마나 신기하고 예쁜지 몰라." 여리고 작은 것들의 안식처 부부가 이곳 허브나라 농원 안에 집을 짓고 살기 시작한 건 8년 전부터다. 전국 방방곡곡 안 다녀본 곳 없을 정도로 여행을 즐겼던 부부는 산행 차 들렀던 봉평의 수려한 풍광에 매료돼 당시 개장 3년째인 허브나라 농원 안에 29평짜리 목조주택을 짓고 전원생활을 시작했다. 경기고와 서울법대 등 엘리트 코스를 밟고 민간통신사 기자와 국내 굴지의 대기업 임원 등을 거치며 30년 세월을 숨 가쁘게 달려왔던 이대우 씨. 하지만 그에게도 집안의 기대에 떠밀려 묻어 두고 살 수밖에 없었던 예인(藝人)의 끼가 있었으니 바로 화가의 꿈이었다. "중·고교 때 그림을 곧잘 그렸지. 그 길로 가고 싶었는데 법관이신 아버지가 넌 법대 가라 하시더군. 꼼짝 못했지. 늘 그림에 대한 열망을 품고 살았는데 여기 내려와서야 그 꿈을 이뤘네. -새집 설계 노트를 보여주며 - 이게 내 창작집이거든. 목공일 하는데 그림 그리는 재주가 한몫 했지." 처음부터 새집을 만들 생각은 아니었다고 한다. 산골짝서 소일거리를 찾다 연장을 만지게 됐고, 뚝딱뚝딱 만드는 재미에 푹 빠지다 보니 살림살이도 곧잘 만들었다. 그러다 어느 날 주변 숲에서 쉼 없이 날아오르며 우짖는 새들의 노랫소리가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숲에서는 어린 새들이 굶어 죽고 얼어 죽는 일이 많아. 남들은 자연의 법칙이라 하겠지만 나 보기에는 참 안됐거든. 약자는 보호해야지. 그래서 만들기 시작한 게 새집이야. 새의 배설물에 섞인 소화 안 된 씨앗은 훗날 아름드리 나무로 자라나니 숲을 살찌우는 데 새만큼 이로운 동물도 없다싶어." 일주일에 닷새, 하루 7∼8시간씩 꼬박 매달려 만들어 왔다는 새집들. 그 개수만도 만만치 않아 숲에 매달고 이웃에 나눠주고도 남아서 지난해 이맘때 한국자생식물원에서 전시회도 가졌다. 올해는 인근의 한 폐교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어린이날을 맞아 꼬맹이들에게 잠깐 선보일 요량이었는데 반응이 꽤 좋아 얼마간 거기에 모셔두기도 했단다. 새가 사는 집의 근본 겉보기에 앙증맞고 귀엽게만 보이는 새집이지만 완성하기까지 그가 들이는 노력과 정성은 실로 대단하다. 부부는 짬이 날 때마다 강원도의 깊은 계곡을 훑고 다니며 수년 동안 추위와 비바람에 단련이 된 나뭇가지들을 줍는다. 새가 기대고 살 둥지이기에 모든 기후 조건에 견딜 수 있을 정도로 견고한 재료여야 했다. 장방형의 새집 골격을 짜는 데도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임학을 전공한 동생에게 도움을 받는 한편 관련 서적을 탐독하며 모든 이치를 스스로 터득했다. 그는 목공일이 숙련된 요즘도 1층 작업실에서 일하는 동안은 새집 만드는 일에 온 정신을 쏟는다. 그의 몰두가 얼마나 심한지 이웃이 오가며 안부를 물어도 들은 체 만 체 한다고 해서 지어진 그의 별명이 일명 '퉁명스런 목수'다. 그가 만드는 새집은 살림집과 먹이집 두 종류다. 사람들은 보통 새들이 일년 열두 달 새집에 머문다고 여기지만 실상은 알을 낳고 부화시켜 새끼가 성장할 때까지 2개월 정도 의탁하는 게 다란다. 직경 3센티미터의 구멍이 난 살림집이 그 용도다. 이것과는 별도로 2면 이상 트인 것은 먹이집이다. 그는 겨울철이면 인근 정육점서 쇠기름을 얻어다가 새벽부터 숲을 헤집고 다니며 먹이집에 쇠기름을 놓아둔다. 아내는 남편의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남자'와 함께 늙어가고 있다는 데 행복함을 느끼곤 한단다. "서양 사람들은 집 지을 때 새집도 같이 달거든.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좋아하는 동물 1위로 새를 꼽으면서 정작 새들의 삶에 대해서는 도통 관심이 없어. 나무 심고 덤불 만들고 새 먹이 챙겨주면 새들은 자연스레 날아오는 법이거든. 새가 날아오지 않는 땅에는 결국 사람도 살 수 없다는 걸 왜 모르나 몰라." 길손들의 사랑방 새가 날아드는 집에는 사람도 깃드는 법이다. 부부의 나무 집은 오래 전부터 흥정계곡을 찾은 길손들의 사랑방 구실을 해왔다. 흥정계곡이 지금처럼 관광지로 유명세를 타지 않았을 때 이곳을 찾아왔다 마땅한 숙소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던 여행객들은 부부의 손에 이끌려 그의 집에서 하룻밤을 의탁하곤 했다. 그 때 만나 밤새도록 술잔을 기울이며 대화를 나눴던 사람들을 회상하던 부부는 '사람을 만나는 것 자체로도 배움이 될 수 있다는 걸 그 때 알았다'고 말한다. 부부의 소망은 크지 않다. 음악 듣고 책 읽고 산보하고 새집 만드는 게 삶의 낙인 서로의 취미를 살려 앞으로도 자연의 속살에 기대 조용하고 평안하게 살아가고 싶다는 게 그들의 바람이다. 물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흥정계곡의 청정자연이 오래도록 잘 보존되어야 하지만 근래 들어선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우리가 들어와 살 때만 해도 이곳은 청정지역이자 오지였지. 한데 유명세를 타면서 이곳도 많이 변했어. 사람 피해서 살러 왔는데 사람에 치여서 살고 있는 형국이거든. 솔직히 더 골짝으로 가고 싶은 맘도 굴뚝같지만 이제 우리나라에 진짜 오지라고 할 만한 땅이 있나 싶어. 씁쓸할 따름이지."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과 그 속도를 늦추고자 애쓰는 부부의 이야기는 어둠이 사위를 둘러쌀 때까지 오래도록 계속됐다. '봉평에 들를 일 있으면 잊지 말고 꼭 찾아와 술 한 잔 하고 가라'는 부부를 뒤로하고 서울로 향하는 길, 여름을 재촉하는 봄비가 촉촉이 내리고 있었다. 인생의 어느 순간이 오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지난 세월을 어떻게 살아왔는가는 크고 작은 주름살로 혹은 지워지지 않는 생채기로 고스란히 얼굴에 남기 마련이다. 새집을 짓고 사는 목수 부부의 얼굴. 누군가의 가슴속에 편히 쉬어갈 수 있는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다면 그들은 분명 '아름다운 얼굴'을 가진 사람일게다. 田 새집관련문의 (033-336-5897, 011-9140-2090)글 송희정 기자 / 사진 윤홍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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