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검색
주택&인테리어 검색결과
-
-
【태안 펜션】 유려한 건축물로 지역 명소가 된 모켄 Moken
- 충남 태안군 남면 신온리, 언덕을 등지고 서해를 바라보는 곳, 황량해 보이기까지 하는 소금밭 위에 독특한 형상의 건물이 서 있다. 멀리서도 단박에 시선을 사로잡는 이 고급스러운 건물은 바다집시 모켄 족의 이름을 딴 펜션이다.글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취재협조 모켄 010-9293-4275 www.moken.co.kr 바다를 떠도는 바다집시 모켄Moken 족. 이들은 지구상에 유일하게 국적이 없는 종족이라고 한다. 기록에 따르면 약 4000년 전부터 말레이반도로부터 해안선을 따라 이동하며 미얀마 남부까지 이주해 지금의 활동 구역인 안다만해, 미얀마와 태국의 해상 국경지대에 이르렀다. 800개의 섬이 흩어져 있는 미얀마 남부 메르구이제도는 모켄 족의 본거지로 그 인구수는 고작 2000명이다. 홍대길씨는 사업 차 태국에 들렀다 태국 해안 수상가옥에 살던 모켄들이 쓰나미로 집을 잃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조상들이 예시를 주어 다행히 인명피해는 단 한 건도 없었으나 수상가옥들은 모조리 바다가 삼켜버렸다. 모켄은 다시 수상가옥 짓기를 고집하지만 자연재해를 우려하는 태국 정부에서 법적으로 이를 금지하고 있어 모켄과 갈등을 겪고 있다.모켄들이 수상가옥을 고집하는 것은 자연과 가장 가까이 사는 주거양식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우리에게 익숙한 문화라는 말조차 없으며 오직 자연과 사람만 있을 뿐이다. 건물 외형 못지 않게 내부 또한 이색적이다. 스킵플로어를 활용한 개방감 넘치는 공간을 완성했다 홍대길 씨도 건축에 참여했다. 카페 바닥의 감각적인 페인팅! 양쪽 커다란 창으로 자연과 채광이 한껏 들이친다. 콘 크리트 벽에서 연장된 미니멀한 테이블과 벤치가 재밌다. 천연 소재 라탄 가구와 볼드한 장식 소품들이 이국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현대 문명에 '바다집시'를 담다펜션 모켄이 태안에 세워지기 무섭게 유명세를 탄 것은 독특하고 유려한 건축물 때문이다. 전형적인 건축물 형태에서 벗어나 부정형의 노출콘크리트 덩어리들이 경사진 언덕을 타고 자유로이 놓여 있다. 마치 공중에 떠 있는 우주 정거장을 연상시키기도 하고 부지 뒤쪽에서 바라보면 서해안을 향한 건물 배치가 마치 지구를 바라보는 외계물체 같기도 하다. 아래에서 봤을 때 객실 각 동의 굴곡진 선은 모켄족이 벗으로 삼아 온 파도가 밀려오는 듯도 하다. 홍대길 씨가 건축가 곽희수(이뎀도시건축) 씨에게 건축을 의뢰한 까닭도 바로 이러한 이채로운 선 연출이 가능한 건축가라 느꼈기 때문이다. "곽희수 씨가 설계한 연예인 고소영 씨의 청담동 '테티스'나 원 빈 씨의 정선 '루트하우스'를 보고 건물 선이 아름답다고 느꼈어요. 내가 원하는 건물을 올릴 수 있겠구나 싶었지요." 홍 씨는 건축가에게 자신이 살던 호주 주택을 설명하면서 그 느낌을 담고 싶다고 했다. 들어가면 방이 있고 스킵플로어Skip floor(바닥면을 반 층 높인 구조) 위에 주방과 거실, 또 스킵플로어 위에 침실… 침실에 오르면 통유리창으로 파란 태평양을 시원스럽게 조망할 수 있는 곳. 그 외 나머지는 건축가 마음대로. 그렇게 해서 건축가가 가져온 설계안은 3개 층에 스킵플로어 구조로 된 지금 건물의 원형이었다. 축소 모형을 서른 번도 더 부수고 장장 1년 6개월이라는 꽤나 긴 공사기간이 걸렸지만 2011 한국공간디자인대상 특별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고 이용객들의 찬사가 쏟아져 수고한 보람을 느끼고 있다. 위층 침실에서도 발코니와 옥상 잔디밭으로 이동하는 문을 설치해 아웃도어 공간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개별 노천탕에서 느긋한 휴식을~. 모두 4개 동, 7개의 객실 그리고 1층 카페로 구성된 모켄은 가운데 덱으로 된 브리지이자 길이 좌우 각 객실로 안내하는 독특한 형태를 띤다. 스킵플로어 구조로 된 객실 내부는 층간 오픈 구조에 좌우 유리창을 과감히 걸어 개방감이 탁월하다. 객실 문을 열면 기다란 형태의 공간이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고 스킵플로어로 느껴지는 깊이감과 역동성이 이용객에게 호기심을 자극한다. 아래쪽은 주방과 거실과 욕실, 위쪽은 침실을 배치했다. 객실 전용 노천 욕조와 발코니, 옥상 잔디밭 또한 휴식에 휴식을 더하는 공간이다. 객실을 이채롭게 꾸미는 가구와 소품들 또한 세심하게 신경 쓴 모습이다. 홍 씨는 "현대 문명의 건물에 모켄 족의 자연이 주는 대로 살아가는 삶을 인테리어 콘셉트로 잡고, 자연 친화적 요소를 넣는 데 신경 썼습니다"라고 설명한다. 그 흔한 옷장과 옷걸이가 없으며 라탄 가구부터 비누까지 천연 소재와 핸드메이드 제품 등 소소한 것까지 놓치지 않았다. 애초 텔레비전도 없었으나 이용객의 편의를 고려해 타협적으로 들인 것이다. 뫼비우스의 띠를 떠올리게 하는 객실 동. 산책로 같은 브리지이자 길은 객실로 연결 하는 갈래길도 있지만 막다른 길도 있어 이곳에 잠시 서서 주변을 감상하도록 하는 여유를 준다. 영화‘타이타닉’의 유명한 장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의 뱃머리 로맨스처럼 광활한 자연에 도취된다. 곳곳에 우아한 자태로 쉴 수 있는 공간이~. 지역 명물이 된 건축물오픈한 이래 펜션 모켄은 숙박을 위한 손님 뿐 아니라 건축학도들처럼 건축물을 구경하기 위해, 혹은 건축이나 인테리어 조언을 구하기 위해 찾는 태안의 명소가 됐다. 펜션 운영을 함께하는 아내 신명주 씨는 "펜션업이 만만한 일도 아니지만 그렇게 힘들지는 않아요. 건물이 훌륭하게 완성됐고 손님들이 칭찬해 주시니까 훨씬 덜 힘든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 정작 홍 씨는 펜션 숙박 경험이 단 한 번뿐이다. "만약 여러 펜션들을 둘러봤다면 지금의 모켄은 생기지 않았을지 몰라요. 펜션은 '응당 이래야지'라는 규칙을 만들어 상상의 날개를 펼치지 못하지 않았을까요?" 경기도 분당에 거주하던 부부는 펜션을 지으며 아예 태안으로 살림을 옮겼다. 펜션 건물은 화려하지만 그들이 사는 곳은 30년 된 전통 구조의 한옥을 개조한 집이다. 처마 아래 제비집이 그대로 남은. 홍 씨가 귀촌을 결심한 것은 다니던 직장을 휴직하고 건너간 호주에서 받은 문화충격이 계기가 됐다. 뒤에서 보면 서해를 조망하는 듯 건물이 배치돼 있다 경사지를 그대로 활용해 건물을 앉히고 옥상에는 잔디를 깔아 자연과 유기적 흐름을 꾀했다. 풀 앞에서 본 객실 모습. 모켄 족의 자연 친화적 삶에 감흥을 얻은 홍대길 씨는 그 이름을 자져오고 자연 친화적 소재와 수 공간을 적극 들였다 "우리나라는 집 지을 때 사용자의 '편의'에 맞추지만 호주는 '오늘을 우아하게 뜻 깊게' 사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거기서 친구처럼 지낸 아일랜드 출신 변호사 데이브는 바쁘게 일만 하며 달려온 나에게 '너 삶이 우리 아버지 삶 같다. 아버지는 내게 그랬다. 나처럼 살지 말라고'하는 거예요. 그런 새로운 환경에서 겪은 일들이 변화의 계기가 됐어요." 다시 직장에 돌아온 홍 씨는 되레 익숙하던 직장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직장을 그만두고 자동차 외장 디자인회사를 세웠다. 국내 및 태국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으며 태국 공장에서는 그가 좋아하는 카약도 생산한다. "어릴 적부터 집을 짓고 싶다는 꿈을 꿨어요. 남자라면 누구나 마음대로 주물러서 집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있을 거예요. 그 꿈을 이뤘으니 그것만으로도 만족해요." 카페 지붕에도 잔디를 깔았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
- 주택&인테리어
- 상가주택 외
-
【태안 펜션】 유려한 건축물로 지역 명소가 된 모켄 Moken
-
-
효심이 담긴 열린 공간 부안 한옥
- 아름답고 매력적인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전라북도 부안은 암행어사 박문수가“생선, 곡식, 소금, 나무가 풍족하여 자급 자족 생활이 가능하고, 부모님을 봉양하기 좋은 땅이니 생거부안(生居扶安)이구나”라며 격찬한 곳이다. 그중에서도 부안읍 선은리는 명당으로 손꼽히는 지역으로 군수, 교수, 시인, 목사 등 지혜롭고 명석한 인재가 많이 배출된 곳이다. 인심이 후하고 도둑이 없어 살기 좋은 동네로 통하는 선은리는 건축주 김도경씨 부친의 고향이기도 하다. 그는 이곳에 집터를 정하고, 부모님의 건강과 장수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전원주택을 짓는다.글 소선희 기자 사진 윤홍로 기자 건축정보 위치 전북 부안군 부안읍 선은리 건축형태 한식韓式목구조 대지면적 1837.00㎡(555.69평) 건폐율 19.96% 용적률 23.55% 건축면적 366.68㎡(110.92평) 연면적 432.68㎡(130.89평) 본채 1층 173.25㎡(52.41평), 2층 66.00㎡(19.97평) 지붕재 한식 양기와 외벽재 황토벽돌 내벽재 황토벽돌, 황토, 한지 벽지 바닥재 강화마루, 천연황토석(황토대리석) 창호재 삼중유리 시스템 창호(이건창호), 세살 목창 설계 건축사사무소 민 시공 황토와 소나무 016-251-6987 http://blog.naver.com/khstyle1020/220895857862 김도경 씨는 부모님의 건강을 생각해 자연 친화적 주거형태로 대표되는 전통 한옥을 염두에 두고, 믿을 수 있는 전문 시공업체를 찾던 중 시공사를 소개받아 한옥 공사를 진행했다. 집터는 성황산과 상소산이 에워싸고 있는 조용하고 아늑한 곳으로 주변엔 몇몇 단층 주택과 너른 논밭이 전부라 사방이 트여있고 막힘이 없다. 지목이 전답인 토지를 대垈(대지)로 지목변경 후 2.5m 정도 성토하여 진입로와 높이를 맞췄다. 담장 길이만 200m에 달하는 넓은 대지와 한옥의 규모만 보더라도 사대부가에서 볼 수 있는 높다란 솟을대문을 달았을 법도 한데 특이하게 작은 대문조차 없고 낮은 담이 도로와 마당을 구문하고 있을 뿐이다. 건축주의 부친 김종규씨는 “우리 집은 동네 사랑방으로 누구나 드나들 수 있어야 돼요. 그런데 대문이 있으면 사람들이 드나들기 어려워할 거 같아서 아예 안 달았어요”라며 함박웃음을 지어 보이며 말한다. 지붕선을 맞추기 위해 판대공을 생략한 오량천장과 시공사 대표가 직접 만든 육각 한지 팬던트 등이 어우러져 고풍스럽다. 본채 거실 창에서 바라본 사랑채. / 거실로 이어지는 복도.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 부안 한옥이 동네 사랑방으로 불리는 이유는 보일러와 구들 복합 난방 시스템을 갖춘 사랑채와 불가마 황토 찜질방을 누구나 이용하도록 무료로 개방했기 때문이다. 단, 무료로 이용하기 위한 조건이 있는데 조부모님 또는 부모님과 함께 방문하는 가족에 한정한다. 김종규 씨는“부모를 극진히 보살피고 공양하며 즐겁게 해드려야 하는데, 요즘 젊은이들은 효 孝를 잊고 사는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효에 대해 다시금 깨닫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사랑채와 불가마 황토 찜질방을 열린 공간으로 꾸몄어요”라고 말한다. 1층 주방 사랑채와 불가마 황토 찜질방은 사람들이 이용하기 편리하도록 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배치하고, 내부 시설 또한 최상급으로 시공하는 등 노블리스 오블리제Noblesse oblige 의 삶을 실천하는 모습은 모든 이의 큰 귀감이 돼 지역 명소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전통적인 한옥 주거공간의 모습은 대문간을 지나면 사랑채가 나오고 제일 안쪽에 안채가 자리한다. 안쪽으로 들어 갈수록 사적인 공간이 되어 기단과 지붕선이 높아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부안 한옥에서 안채 역할을 하는 본채가 제일 높은 곳에 자리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1층 안방. 붙박이장을 설치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 불가마 황토 찜질방 내부. 일주일에 두 번 소나무 장작으로 불가마를 달군다. 시공사 대표는“살림집인 본채는 안채 개념으로 사적인 공간이에요. 그래서 사랑채와 간격이 넓지 않은 본채의 기단을 높이는 대신 추가적인 성토 작업을 통해 사랑채보다 높은 자리에 위치하도록 했어요. 건축주는 거실창을 남향으로 원했는데 본채와 사랑채의 지붕선과 동선 등 전체적인 모양새를 고려해 동남향으로 틀어서 배치했어요. 본채 거실 앞쪽으로 소나무 정원을 만들어 사랑채와 적당한 공간 분리, 시선 차단의 효과를 줬어요. 멀리서 보면 본채와 사랑채의 지붕선을 따라 흐르는 한옥 본연의 선의 미학을 느낄 수 있어요”라고 말한다. 4남 1녀 중 셋째인 건축주 김도경 씨는 3대가 모두 모이면 27명이나 되는 대가족을 위해 넓은 평수의 집을 원했지만, 19.96%의 낮은 건폐율로는 단층 한옥으로 원하는 공간구성이 어려웠다. 대가족 생활방식에 맞춰 연면적 239.25㎡(72.37평) 규모 복층 한옥으로 계획하고, 1층은 부모님의 생활 공간으로, 2층은 김도경 씨 형제 가족이 모였을 때 사용하는 공간으로 나눴다. 황토와 소나무가 주는 건강한 삶 대가족이 드나드는 현관답게 일반 가정집보다 규모가 크고 천장엔 우물반자로 장식해 화려하다. 현관에서 집 안으로 들어오면 작은 복도가 나오면서 좌우로 공간이 나뉜다. 좌측엔 거실과 구들 난방을 하는 황토 찜질방이 있고 우측엔 주방/식당과 안방 그리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실이 있다. 기둥, 보, 도리를 사개맞춤하고, 지붕 선을 맞추기 위해 판대공을 생략한 오량천장으로 서까래, 잣나무 개판, 알매, 기와걸이각재, 기와 순으로 시공했다. 알매는 30㎝ 이상 두툼하게 깔고 한식 양기와를 올렸다. 둘레가 한 아름은 족히 넘을 거 같은 크기의 대들보를 사용해 오량구조의 웅장함이 그대로 전해진다. 2층 방. 천장 구조상 생기는 공간에 수납을 위한 다락을 만들었다. / 손주들이 놀러 오면 복작거리는 2층 거실. 시공사 대표는“오량구조로 천장을 올리면 공간이 확장돼 시원한 느낌이 들고, 웅장한 맛이 있어요. 기둥, 보, 도리에 사용한 자재는 강원도 태백산맥 동쪽 지역에서 나온 육송으로 춘양목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소나무향이 진하게 나요. 지붕 개판은 잣나무를 사용했는데, 잣나무는 소나무보다 강도는 약해도 나무 향이 매우 좋아 최고로 손꼽히는 귀한 자재예요”라며 말한다. 바닥은 보일러 난방 방식으로 콘크리트 기초 후 엑셀 파이프, 강화마루 순으로 시공했는데 특이하게 엑셀 파이프 사이에 흔히 사용하는 콩자갈 대신 참숫가루 단열재와 지름 10㎜ 맥반석을 깔았다. 맥반석은 원적외선 방출로 건강에 좋고 보일러를 한 번 돌리면 바닥 열기가 꽤 오래가는 장점이 있다. 대부분의 한옥은 수장재와 벽체의 두께가 같아 수장재가 외부로 노출되지만, 단열성을 높이기 위해 벽체를 두껍게 시공하다 보니 수장재 인방 장식이 보이지 않는다. 벽체는 100㎜ 황토벽돌을 이중으로 쌓고 단열재로 숯을 사용했다. 내부 벽체는 초벌 미장 후 황토를 발라 전통 한지 벽지로 마감하고, 외부는 별도의 미장을 하지 않고 황토벽돌 그대로 노출시켜 황토 본연의 느낌을 살렸다. 김종규 씨는“한옥에 살기 전에는 소나무나 황토가 몸에 좋은 건지 몰랐어요. 안방 침실 대신 황토 찜질방에서 한 달 정도 지내 보니 건강에 변화가 오더라고요. 자고 나면 몸이 너무 개운하고 한 10년은 젊어진 것 같아요. 집안 전체엔 황토와 나무향이 가득해 숲에서 삼림욕하는 기분이에요”라며 에너지 넘치는 건강 전도사의 모습이다. 본채의 후면. 1층 황토 찜질방으로 연결된 함실아궁이와 굴뚝. 함실아궁이가 있는 곳은 외부 미관을 고려하여 문을 달았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팔각정자로 큰 정자로 손꼽힌다. 정자에 오르면 대갓집 위용이 느껴진다. 사랑채는 방 6칸으로 구성돼 있고, 각 방은 긴 누마루로 이어져 있다. 사랑채와 간격이 넓지 않은 본채의 기단을 높이는 대신 추가적인 성토 작업으로 인해 생긴 고저차를 이용한 조경. 본채에서 바라본 전경. 조경 디딤석은 보령석과 현무암을 사용하고 정원석으로 문경 목화석을 사용했다. 베푼 만큼 돌아온다고 했던가. ‘서로 사랑하고 일어나 빛을 발하라’는 상량문대로 나눔과 배려가 있는 이웃 사랑과 덕德을 귀하게 여기는 종갓집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부안 한옥의 앞으로 행보가 기대된다.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
-
- 주택&인테리어
- 전원&단독주택
-
효심이 담긴 열린 공간 부안 한옥
-
-
【평택 단독주택】 정원을 집 안에 담은 아담한 집
- 집은 단순히 거주 공간이라는 개념을 뛰어넘어 한 개인 또는 가족의 삶을 표현하고 나타내는 공간으로 발전했다. 디자인과 공간 분할, 색 등 다양한 요소와 건축주의 철학이 더해진 집은 때론 지역 명소로 떠오르기도 한다. 글·사진 백홍기 기자 ※ 기사 하단에 이 주택과 관련된 영상을 링크시켰습니다. 보다 자세한 사항이 알고 싶으시면 영상을 클릭해 주세요. 건축정보 위치 경기 평택시 서정동건축형태 단층 콘크리트주택지역지구 일반주거지역대지면적 233.00㎡(70.48평)건축면적 90.87㎡(27.48평)연면적 90.87㎡(27.48평)외장재 드라이비트내장재 벽지바닥재 LG 고강도 장판창호재 시스템 창호 난방형태 도시가스식수공급 상수도설계 한성건축설계사무소디자인 및 시공 건축주 직영 집 이름. 집의 가치를 매기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그러한 기준에 따라 집의 위치나 형태, 디자인에서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각기 다른 기준과 디자인을 추구한다 하더라도 누구나 원하는 공통분모는 있다. 바로 편안함이다. ‘쉼’이라는 본질이 화려한 치장에 가려 불편해지거나 무색해진다면 그 집은 그저 보기 좋은 공간에 지나지 않게 된다. 평택 서정동에 위치한 아담한 이 집은 건축주 최남(58) 씨가 갤러리와 같이 예술적 공간으로 승화시킨 주거 공간이다. 담은 허물고 마당엔 녹색 초원이 가득하며, 예쁜 색을 입힌 집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우리’라는 이름을 가졌다. 현관 모습 거실은 마당과 연결하는 큰 창과 채광을 위한 창이 있어 밝고 부드러운 빛이 거실을 가득 채운다. 우측으로 침실이 있고 외부와 통하는 다용도실이 보인다. 크기보다 내용이 중요“‘우리’는 가족이 될 수도 있고, 이웃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나의 공동체를 뜻합니다.”흔하디흔한 골목길에 앉혀진 집은 건축주가 나고 자란 곳이다. 80년 가족의 역사가 담진 옛 한옥을 허물고 그 자리에 새로 지은 것이다. 상판 길이를 조절할 수 있는 아일랜드 조리대를 이용해 주방을 효율적으로 계획했다. 방. “땅을 판 돈이면 외곽에서 두 배 이상 넓은 집을 지을 수 있었어요. 물론 환경도 좋겠죠. 하지만 전원생활이라는 것이 굳이 지리적 위치에 국한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제 경우는 전원생활의 중심을 지리적 공간보다는 마음의 풍요에 두었습니다. 마음의 풍요는 나누는 만큼 커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공유의 개념으로 계획했어요. 담을 없애고 마당을 공유하는 그런 공간이죠.”90.87㎡(27.5평)의 집은 물리적 공간으로 따지면 작은 공간이다. 그러나 ‘그릇의 크기보다 채워진 내용이 중요하다’고 말하듯 이 집은 나눔과 사랑, 배려가 담긴 넓은 공간으로 비친다. 집 안 곳곳엔 작품과 화단으로 장식해 작은 갤러리처럼 꾸몄다. 환경을 디자인하다건축주 최남 씨는 는 오랜 시간 제일기획에서 대형 건축물과 지역 환경을 디자인하는 일을 해왔다.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이 거주하는 공간에서 가장 중요한 건 환경’이라고 말한다. 정원을 예쁘게 꾸미고 누구나 쉽게 드나들도록 담을 없앤 건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는 환경을 이웃과 나누기 위함이다. “건축물은 세월이 흐르며 노후 되지만, 자연은 계절에 따라 그리고 세월이 흐를수록 다양한 모습으로 진화합니다. 자연은 사람의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기도 하죠. 조경은 이런 자연의 축소판이라고 생각합니다.”최남 씨가 ‘공유의 개념’으로 집을 지은 것만큼 중요하게 생각한 게 땅에서 배운 생명의 신비로움이다. 그래서 손바닥만 한 땅이라도 있으면 모두 활용한다. 최남 씨의 집은 마당뿐만 아니라 집터와 인접해 있는 길가의 좁은 공간에도 코스모스를 심어 계절의 변화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형형색색으로 꾸민 화단이 다채롭다. 건축주 작품. 3대에 걸친 예술인 집안답게 집 안 곳곳에 가족의 작품이 걸려있다. 색을 잘 쓰면 행복이 묻어난다“집을 지을 때는 색만 잘 써도 성공입니다. 색은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게 하죠. 즐겁고 밝은 기분이 들도록 색을 구성했습니다.”색은 사람이 글이나 형태보다 가장 먼저 인지하는 시각 디자인의 한 요소이다. 색은 그 어떤 요소보다도 인간의 시각을 강렬하게 자극한다. 이 집도 색을 이용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건축주가 직접 마당과 집 주변을 정성 들여 가꾼다. 이 집에서 가장 눈에 띄는 색은 보라색이다. 우아함과 화려함, 풍부함 등의 의미를 담고 있는 보라색은 마음을 정화시키고 정신을 보호하는 기능도 있다고 한다. 녹색의 정원은 작은 자연을 담은 것처럼 마음을 평온하게 해준다. 화려한 보라와 차분한 녹색 물결이 어우러진 이 집은 마치 작고 아담한 갤러리를 둘러보는 듯 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집 구조는 복도를 막으면 침실과 거실, 화장실이 온전히 둘로 나뉘는 구조다. 거실이 두 개다 보니 용도에 따라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 입구도 현관과 다용도실을 이용해 두 곳으로 드나들게 했다. 복도 중문만 닫으면 두 개의 살림 공간으로 나뉜다. 향후 노후를 대비해 한쪽을 임대가 가능하도록 설계했다. 주택 후면 전체 모습. 길가에 꾸며놓은 화단. 코스모스가 삭막한 콘크리트길을 화려하게 포장해준다. 건축주 가족은 3대에 걸쳐 미술을 전공한 예술가 집안이다. 예술가답게 곳곳에 자리한 작품들 덕분에 집은 하나의 작은 갤러리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집은 건축주 가족에겐 전시 공간이자 재충전의 쉼터이다. 또한, 이웃들에겐 작은 정원이자 사랑방이다. 최남 씨의 집짓기는 가족을 위한 공간 만들기가 아니다. 그에게 집이란 마을이고 사회 공동체의 한 부분을 이루는 하나의 톱니바퀴다. 그래서 그의 전원생활은 남다르고 더 많은 사람들과 공감하며 살기를 바란다. 주택 마당 모습. 추가 [철근콘크리트, ALC주택] 정원을 집 안에 담은 집 영상 전원주택라이프 더 보기www.countryhome.co.kr잡지구독 신청 www.countryhome.co.kr:454/shop/subscription.asp
-
- 주택&인테리어
- 전원&단독주택
-
【평택 단독주택】 정원을 집 안에 담은 아담한 집
전원생활 검색결과
-
-
[펜션 이야기] 유려한 건축물로 지역 명소가 된 태안모켄Moken
- 충남 태안군 남면 신온리, 언덕을 등지고 서해를 바라보는 곳, 황량해 보이기까지 하는 소금밭 위에 독특한 형상의 건물이 서 있다. 멀리서도 단박에 시선을 사로잡는 이 고급스러운 건물은 바다집시 모켄 족의 이름을 딴 펜션이다. 바다를 떠도는 바다집시 모켄Moken 족. 이들은 지구상에 유일하게 국적이 없는 종족이라고 한다. 기록에 따르면 약 4000년 전부터 말레이반도로부터 해안선을 따라 이동하며 미얀마 남부까지 이주해 지금의 활동 구역인 안다만해, 미얀마와 태국의 해상 국경지대에 이르렀다. 800개의 섬이 흩어져 있는 미얀마 남부 메르구이제도는 모켄 족의 본거지로 그 인구수는 고작 2000명이다.홍대길(44세) 씨는 사업 차 태국에 들렀다 태국 해안 수상가옥에 살던 모켄들이 쓰나미로 집을 잃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조상들이 예시를 주어 다행히 인명피해는 단 한 건도 없었으나 수상가옥들은 모조리 바다가 삼켜버렸다. 모켄은 다시 수상가옥 짓기를 고집하지만 자연재해를 우려하는 태국 정부에서 법적으로 이를 금지하고 있어 모켄과 갈등을 겪고 있다.모켄들이 수상가옥을 고집하는 것은 자연과 가장 가까이 사는 주거양식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이들에게는 우리에게 익숙한 문화라는 말조차 없으며 오직 자연과 사람만 있을 뿐이다. 현대 문명에 '바다집시'를 담다펜션 모켄이 태안에 세워지기 무섭게 유명세를 탄 것은 독특하고 유려한 건축물 때문이다. 전형적인 건축물 형태에서 벗어나 부정형의 노출콘크리트 덩어리들이 경사진 언덕을 타고 자유로이 놓여 있다.마치 공중에 떠 있는 우주 정거장을 연상시키기도 하고 부지 뒤쪽에서 바라보면 서해안을 향한 건물 배치가 마치 지구를 바라보는 외계물체 같기도 하다. 아래에서 봤을 때 객실 각 동의 굴곡진 선은 모켄족이 벗으로 삼아 온 파도가 밀려오는 듯도 하다.홍대길 씨가 건축가 곽희수(이뎀도시건축) 씨에게 건축을 의뢰한 까닭도 바로 이러한 이채로운 선 연출이 가능한 건축가라 느꼈기 때문이다. "곽희수 씨가 설계한 연예인 고소영 씨의 청담동 '테티스'나 원 빈 씨의 정선 '루트하우스'를 보고 건물 선이 아름답다고 느꼈어요. 내가 원하는 건물을 올릴 수 있겠구나 싶었지요." 홍 씨는 건축가에게 자신이 살던 호주 주택을 설명하면서 그 느낌을 담고 싶다고 했다. 들어가면 방이 있고 스킵플로어Skip floor(바닥면을 반 층 높인 구조) 위에 주방과 거실, 또 스킵플로어 위에 침실… 침실에 오르면 통유리창으로 파란 태평양을 시원스럽게 조망할 수 있는 곳. 그 외 나머지는 건축가 마음대로. 그렇게 해서 건축가가 가져온 설계안은 3개 층에 스킵플로어 구조로 된 지금 건물의 원형이었다.축소 모형을 서른 번도 더 부수고 장장 1년 6개월이라는 꽤나 긴 공사기간이 걸렸지만 2011 한국공간디자인대상 특별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고 이용객들의 찬사가 쏟아져 수고한 보람을 느끼고 있다.모두 4개 동, 7개의 객실 그리고 1층 카페로 구성된 모켄은 가운데 덱으로 된 브리지이자 길이 좌우 각 객실로 안내하는 독특한 형태를 띤다. 스킵플로어 구조로 된 객실 내부는 층간 오픈 구조에 좌우 유리창을 과감히 걸어 개방감이 탁월하다. 객실 문을 열면 기다란 형태의 공간이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고 스킵플로어로 느껴지는 깊이감과 역동성이 이용객에게 호기심을 자극한다. 아래쪽은 주방과 거실과 욕실, 위쪽은 침실을 배치했다. 객실 전용 노천 욕조와 발코니, 옥상 잔디밭 또한 휴식에 휴식을 더하는 공간이다. 객실을 이채롭게 꾸미는 가구와 소품들 또한 세심하게 신경 쓴 모습이다.홍 씨는 "현대 문명의 건물에 모켄 족의 자연이 주는 대로 살아가는 삶을 인테리어 콘셉트로 잡고, 자연 친화적 요소를 넣는 데 신경 썼습니다"라고 설명한다. 그 흔한 옷장과 옷걸이가 없으며 라탄 가구부터 비누까지 천연 소재와 핸드메이드 제품 등 소소한 것까지 놓치지 않았다. 애초 텔레비전도 없었으나 이용객의 편의를 고려해 타협적으로 들인 것이다. 지역 명물이 된 건축물지난해 9월 오픈한 이래 펜션 모켄은 숙박을 위한 손님 뿐 아니라 건축학도들처럼 건축물을 구경하기 위해, 혹은 건축이나 인테리어 조언을 구하기 위해 찾는 태안의 명소가 됐다. 펜션 운영을 함께하는 아내 신명주(41세) 씨는 "펜션업이 만만한 일도 아니지만 그렇게 힘들지는 않아요. 건물이 훌륭하게 완성됐고 손님들이 칭찬해 주시니까 훨씬 덜 힘든 것 같아요"라고 말한다.정작 홍 씨는 펜션 숙박 경험이 단 한 번뿐이다. "만약 여러 펜션들을 둘러봤다면 지금의 모켄은 생기지 않았을지 몰라요. 펜션은 '응당 이래야지'라는 규칙을 만들어 상상의 날개를 펼치지 못하지 않았을까요?"경기도 분당에 거주하던 부부는 펜션을 지으며 아예 태안으로 살림을 옮겼다. 펜션 건물은 화려하지만 그들이 사는 곳은 30년 된 전통 구조의 한옥을 개조한 집이다. 처마 아래 제비집이 그대로 남은. 홍 씨가 귀촌을 결심한 것은 다니던 직장을 휴직하고 건너간 호주에서 받은 문화충격이 계기가 됐다."우리나라는 집 지을 때 사용자의 '편의'에 맞추지만 호주는 '오늘을 우아하게 뜻 깊게' 사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고 느꼈어요. 그리고 거기서 친구처럼 지낸 아일랜드 출신 변호사 데이브는 바쁘게 일만 하며 달려온 나에게 '너 삶이 우리 아버지 삶 같다. 아버지는 내게 그랬다. 나처럼 살지 말라고'하는 거예요. 그런 새로운 환경에서 겪은 일들이 변화의 계기가 됐어요."다시 직장에 돌아온 홍 씨는 되레 익숙하던 직장문화에 적응하지 못해 직장을 그만두고 자동차 외장 디자인회사를 세웠다. 국내 및 태국에 생산 공장을 두고 있으며 태국 공장에서는 그가 좋아하는 카약도 생산한다."어릴 적부터 집을 짓고 싶다는 꿈을 꿨어요. 남자라면 누구나 마음대로 주물러서 집을 만들고 싶은 욕구가 있을 거예요. 그 꿈을 이뤘으니 그것만으로도 만족해요." 글 박지혜 기자 사진 홍정기 기자 취재협조 모켄 010-9293-4275 www.moken.co.kr
-
- 전원생활
- 펜션
-
[펜션 이야기] 유려한 건축물로 지역 명소가 된 태안모켄Moken
-
-
움직이는 조각공원을 준비하는, 평창 ‘그라찌아 하우스’
- 소설가 이효석의 생가와 메밀꽃 축제로 유명한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 일대는 여름휴가 때만 아니라 일년 내내 여행객이 끊이지 않는다. 건강에 좋다는 해발 700미터의 고원지대인데다 청정계곡이 흐르고 있어 전국에서 빼어난 건강휴양지로 명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스런 일이지만, 전국적으로 펜션사업이 가장 번창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줄잡아 100여 개의 펜션이 산골짜기 여기저기에 들어서 있다. 특히 흥정계곡 좌우로 늘어선 펜션들을 보면 ‘과연 펜션천국이구나’하고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온갖 모양의 펜션건물이 마치 야외 건축전시장처럼 늘어서 있다. 펜션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이나, 펜션사업을 계획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곳이다. 마음에 드는 펜션을 마음껏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펜션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예전 같지 않다고 한숨을 짓는다. 초창기에는 말 그대로 호황을 누렸지만, 펜션 붐이 일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안정된 수익을 올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투자한 비용이라도 뽑을 수 있을까?’ 이것이 펜션지기들의 한결같은 관심사가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펜션에 투자한다는 것은 대단한 모험이 아닐 수 없다. 그것도 펜션 밀도가 전국에서 가장 높다는 흥정계곡에서 펜션사업을 한다는 것은 미친 짓처럼 보인다. 정말 그럴까? 흥정계곡에도 상식을 깨뜨리는 펜션이 나타났다. 필자가 찾아간 곳은 불경기라는 힘든 현실에도 불구하고 단골들이 꾸준히 찾는 펜션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바로 흥정계곡 상류에 위치한 ‘그라찌아 하우스(Grazia House)’다. 예술가가 운영하는 은총의 집 그라찌아는 이태리어로 ‘은총’이라고 한다. 첩첩산중에서 마치 지중해의 하얀 별장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이리저리 경사진 지붕 위에 얹어 놓은 빨간 이태리제 기와가 햇빛을 받아 더없이 산뜻하게 보인다. 부채꼴 모양으로 안채와 사랑채가 가지런히 둘러선 그리찌아 펜션은, 마치 학이 나르는 형상이라고 한다. 펜션 건축에서 흔한 목조를 선택하지 않고, 콘크리트 벽체를 사용하여 심플하게 디자인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두 동의 건물에는 60평과 40평의 지하를 들이고, 그 위에 60평씩 모두 120평의 건물을 올렸다. 흥정계곡을 앞에 두고 실개천을 옆에 낀 배산임수의 명당자리 2000평의 땅에 연건평 220평의 건물을 앉혔다. 마치 산속 중세 수도원과 같은 고전적 운치와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곳이다. 샹그릴라 펜션 강구성 사장의 안내로 찾아갔을 때는, ‘그라찌아 하우스’의 펜션지기 정주훈(52세) 씨는 보이지 않았다. 금속을 다듬어 만든 작은 간판이 한가롭게 흔들리고, 뒷마당 작은 연못의 물고기 조형물 주둥이로 계곡물이 쉴새없이 쏟아졌다. 그는 지하 작업실에서 마침 금속공예품을 만드는 중이었다. 인근에서 주워 온 돌을 받침으로 하여 두 개의 강철을 기하학적으로 세운 멋진 옷걸이가 완성되고 있었다. 정주훈 사장은 산업디자인전의 추천작가로 유명한 현역 금속공예작가다. 오랫동안 한국디자인포장센터(현 한국산업디자인진흥원)에서 중요한 산업디자인정책을 다루다가 2002년 은퇴하면서 이곳에 눌러 앉았다. 이미 13년 전 일본 하꼬네 지역을 방문하여 펜션이라는 것을 처음 접한 바 있다. 그리고 5년 전에는 월드컵 디자인 총괄 차 유럽지역을 방문했을 때, 펜션에 관심을 가지면서 노후생활의 한 방편으로 펜션을 선택했다고 한다. 청정계곡에 자리한 조각공원? 펜션? ‘그라찌아 하우스’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그리 쉽지만은 않은 듯했다. 먼저 공예작가인 부인 이정애 씨의 후원을 얻고, 큰딸과 둘째아들의 동의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서울에서만 살아 온 부인은 시골생활에 대한 두려움을 말했고, 큰딸은 펜션사장이라는 낯선 직함이 아무래도 결혼에 걸림돌이 될지도 모른다는 이유 있는 불만을 털어놓았다. 그러나 정주훈 사장은 무려 4개월에 걸쳐 가족들을 설득했고, 마침내 이해를 얻어서 부인과 함께 땅을 물색하러 다녔다. 그만큼 펜션에 대한 꿈이 깊고 뜨거웠다고 해야겠다. 현재의 땅은 그러한 열정이 가져온 소중한 열매이다. 무려 1년 동안 땅을 찾아 헤매고 다녔지만, 무턱대고 찾아다닌 것은 아니었다. 먼저 큰 지역을 선정했고 그리고 조금씩 범위를 좁히면서 최종적으로 흥정계곡을 선택했다. 그리고 다행스럽게도 함께 동행하는 동안 펜션과 남편에 대한 부인의 이해가 더 깊어졌다는 점이다. 건축은 정주훈 사장의 동생인 건축가 정규훈 씨가 맡았다. 기본 디자인은 정 사장이 그렸고, 그것을 동생이 건축물로 승화시켰다. 설계에만 7개월 걸렸는데, 정 사장의 꿈을 꼼꼼하게 현실화시켜야 했기 때문이다. 많은 자료를 검토한 끝에 지상에 노출된 건물은 주거와 휴식을 중심으로 한 심플한 공간으로 디자인하고, 지하에 감추어진 공간에는 갤러리와 카페, 홈시어터 등 다양한 서비스 공간을 들이기로 했다. 그리고 건물과 주차장을 제외한 부지 중심에 조각공원을 만들고, 물가를 따라 산책로를 내기로 했다. 조각공원에는 정적인 조각품 전시장이 아닌, 누구에게나 재미와 호기심, 감동을 느끼게 하는 살아서 움직이는 듯한 조각들로 채울 계획이다. 돌과 금속, FRP 소재로 만든 다양한 모양의 모빌을 비롯하여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움직이는 조각품들이다. 지난 1월 중순에 오픈했지만 지하시설과 야외 조각공원은 아직 미완의 상태이다. 내년까지는 완성하여 이 지역 명소로 부각시킨다는 야심에 찬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그라찌아 하우스’는 규모가 큰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펜션 룸은 의외로 5실에 불과하다. 10평 규모의 룸 두 개와 복층으로 된 18평형이 두 개이고, 안채에 별도의 30평형을 마련했다. 고객들에게는 참으로 넉넉한 시설이다. 게다가 원하면 안채의 주방과 식당, 거실까지도 사용하도록 배려한다. 놀라운 것은 욕실의 타일과 거실의 마루 등 모두 스페인과 이태리에서 수입해 온 고급내장재를 사용했다. 또한 침대와 조명등, 옷걸이, 옷장, 커튼, 장식품 등 모두 정주훈 사장의 공예작품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방마다 느낌이 색다를 뿐 아니라 고품격 유럽풍 인테리어 분위기를 즐기도록 배려했다. 디자이너다운 솜씨가 곳곳에서 목격되는 현장이다. 펜션지기 정주훈 사장은 아직도 펜션에 대해 깊이 이해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펜션을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펜션을 방문한 고객들과 대화하는 시간이 더없이 즐거워서 이제는 노후의 답답함도 털어 버리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흥정계곡의 청정한 자연 환경과 또 이 지역문화와 함께, ‘그라찌아 하우스’를 최선의 휴식처로 제공하고 싶다고 한다. 요즘 펜션 경영의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하는데, 정 사장은 그라찌아 하우스가 어떤 펜션과도 차별화되는 분명한 개성과 테마가 있다는 점에서 자신을 갖는다고 한다. 아직도 외부 정원이 미완성된 상태인데도, 벌써 4번이나 찾아온 고객이 있다는 얘기를 들어보면, 펜션지기의 자신감이 괜한 소리는 아닌 듯하다. 인근의 허브나라처럼 그라찌아 조각공원이 알려지게 되면 ‘그라찌아 하우스’는 흥정계곡이 낳은 또 하나의 명소가 될 날도 멀지 않았다. 田 ■ 글 김창범 ■ 사진 윤홍로 기자 ∴ 그라찌아 하우스 : (033)335-8887, www.graziahouse.com
-
- 전원생활
- 펜션
-
움직이는 조각공원을 준비하는, 평창 ‘그라찌아 하우스’
뉴스/칼럼 검색결과
-
-
국내 최대 실내 플라워쇼,‘제14회 대구꽃박람회’개최
- 국내 최대 규모의 실내 플라워쇼 ‘제14회 대구꽃박람회’가 6월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엑스코 동관에서 개최된다. 올해 개최를 앞두고 경상북도, 고양시, 대구시 북구청, 달성군, 경산시, 청도군 등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이 참가를 확정지어 어느 때보다 풍성한 볼거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전국 관광지·정원 홍보의 장으로제14회 대구꽃박람회는 ‘꽃의 힘(The Power of Flower)’을 주제로 대형 화훼 조형물이 전시될 주제관, 화훼와 원예 작품 콘테스트가 열릴 청라상관을 비롯해 전국의 관광지와 정원들을 홍보하는 지자체관이 꾸려질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일상 회복으로 여행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각 지역 명소들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대구꽃박람회에 지자체의 참가 규모가 더욱 확대된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기존에 없었던 이케보노(일본식 전통 꽃꽂이) 전시회, 플라워 미디어아트, 발리풍 휴식정원, 산수분경전, 꽃차전시회, 플랜테리어 등 다양한 분야 농가 또는 업체들이 신규로 참가해 볼거리가 다양해졌다. 이는 엑스코가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지난가을부터 국화정원, 야간경관조명 등을 조성하며 상징성 있는 장소로 인식되어 이번 대구꽃박람회 개최에 시너지를 낸 것으로 분석된다. 대구꽃박람회는 지역의 화훼 생산농가와 판매 농가의 판로 개척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2010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다. 올해는 극심했던 한파로 꽃 생산비와 가격이 오르며 위축된 화훼산업을 위해 전시장 내 직거래 가능한 기업관을 확대하고 지역 화훼 농가 및 판매 관련 기업들을 모집하고 있다. 또한, 전시장 곳곳에 생활 속에서 함께하는 꽃, 식물 문화, 라이프스타일을 만나볼 수 있는 조성관들이 마련될 예정이다. 반려 식물이나 인테리어에 관심 있는 일반 참관객을 비롯해 친환경 조경으로 ESG 경영문화 도입을 검토하는 기업들에게도 주목받고 있다. 분재, 야생화, 생활꽃꽂이, 희귀식물, 프리저브드플라워, 다육식물 등 다양한 화훼 전시도 볼 수 있다. 세미나부터 체험 이벤트까지 더 풍부해진 부대행사대구꽃박람회에서는 화훼 및 원예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기 위해 화훼 관련 전문 정보를 공유하는 세미나부터 지역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체험 이벤트까지 다양한 행사들이 준비되고 있다. 우선 ‘화훼와 예술의 만남’, ‘화훼와 신기술의 만남’을 테마로 한 특별 조성관에서는 ‘꽃’과 예술의 조화, 그리고 ‘꽃’과 상생하는 사람들을 위한 식물재배 관련 신기술들이 공유될 예정이다. 동시 개최될 제8회 대구 화훼디자인 경진대회에서는 전문 플라워 디자이너들이 참여한 화훼작품을 관람할 수 있으며, 닥터플라워 이벤트에서는 참관객의 식물을 진찰·진단할 수 있고 분갈이에 도움을 줄 예정이다. 이 밖에도 조성관을 중심으로 가이드 투어를 진행하는 꽃 해설사 가이드 투어, 플라워 미니 연주회, 플라워 드로잉쇼, 꽃차 클래스, 그린시티포럼 세미나, 플라워 데몬스트레이션, 어르신들을 위한 힐링 플라워 등 다양한 부대행사들이 마련되고 있다. 이상길 엑스코 사장은 “대구꽃박람회는 힘든 시기를 보낸 우리 모두에게 위로를 전하고 대구의 문화·예술에 활력을 더할 중요한 행사”라며, “위축된 화훼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문의 053-601-5239www.flowerdaegu.kr
-
- 뉴스/칼럼
- 전원뉴스
-
국내 최대 실내 플라워쇼,‘제14회 대구꽃박람회’개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