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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에서 사람이나 물건이 드나들도록 하기 위한 것을 ‘문’이라 하며, 주로 채광과 환기, 조망 등의 기능을 하는 것을 ‘창’이라 한다. 하지만, 우리의 전통 가옥에서 창과 문을 아울러 ‘창호’라고 하는데, 그 크기와 형태, 기능이 서로 비슷해 이를 구분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현재도 동·서양을 막론하고 주택에서 유리가 발달하고 개구부가 커지면서 창과 문의 기능이 복잡하고 모호해져 ‘창과 문은 이것이다’라고 딱히 정의하기가 어려워졌다.

윤홍로 기자

참고문헌: 《표준국어대사전》, 국립국어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조선왕조실록》, 국사편찬위원회, 《브리태니커백과사전》, 한국브리태니커. 《산수 간에 집을 짓고》, 돌베개. 《한옥으로 다시 읽는 집 이야기》, 전우문화사 | 도움말: 한글라스 www.hanglas.co.kr
창호의 개념을 바꿔놓은 유리
유리는 창호의 개념뿐만 아니라 주택의 전체 이미지를 바꿔놓는 역할을 한다. 유리를 끼우기 이전 창호지를 바른 우리나라 전통 가옥의 창호는 채광이 어렵기에 별도의 영창映窓이 필요했다. 조선 실학자 서유구가 짓고 안대희가 엮은《산수 간에 집을 짓고》에 나오는 창호 제도다.

“우리나라의 창호는 모두 크기가 작고 창살을 빽빽하게 짜며 살의 깊이가 깊다. 또한 창호의 안쪽에 창호지를 바른다. 따라서 햇빛을 받아들이는 데 방해가 된다. 이 때문에 근래 가옥에서는 영창을 설치하는데, 바람을 막고 햇빛을 잘 받아들이는 점에서 중국의 겹창과 아무 차이가 없다.”

※ 영창: 채광창. 방이 밝도록 방과 마루 사이에 낸 두 장 달이 미닫이문이다. 조선 영조 때 제상이자, 거부인 이은이 처음 만들어 사용했다고 전한다. 그는 당시 서울에서 가장 넓고 비싼 집을 소유하고 있었다.

창호의 안쪽에 바른 창호지를 통해 스며드는 빛은 부드럽고 은은하지만, 광량이 부족해 실내 분위기가 다소 어두운 편이다.

‘창’ 하면 이젠 유리를 낀 유리창을 떠올린다. 이처럼 유리는 창호의 개념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유리는 고대에 처음 만들어졌으나, 기원이 분명치 않다. 유리창이 처음 등장한 것은 로마 시대다. 그 흔적은 폼페이를 비롯한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당시 유리창보다 대리석, 운모, 조개껍질 등을 흔히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 그리스도교와 비잔틴 교회에서 창의 수가 더욱 많아졌고 종종 유리를 사용했다. 그래서 콘스탄티노플(지금의 이스탄불)에 있는 하기아 소피아의 창문에는 유리창과 대리석 창틀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 유리가 본격적으로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1876년(고종 13년) 근대적 문호를 개방한 이후로, 서울과 부산, 인천 등지에 일본인을 비롯한 외국인이 창유리를 들여와 주택을 지으면서부터다. 이러한 창유리는 현대에 이르러 주택 전체의 이미지를 바꾼 것 가운데 하나다. 최성호 소장(산솔도시건축연구소)은《한옥으로 다시 읽는 집 이야기》에서 유리가 창(창호)의 개념을 바꿨다고 설명한다.

“유리 제조기술이 발달하면서 이제는 어두운 집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과거에 창을 크게 내지 못한 것은 단지 유리 제조기술상의 한계 때문만은 아니다. 유리는 열전도율이 매우 높은 반면, 창문의 기밀성이 낮아 창의 면적을 넓게 할수록 추위에 견디기 힘들었다. 이러한 문제도 단열성능이 높은 복층유리의 개발과 창틀의 단열성과 기밀성을 높여서 대부분 해결했다. 이렇게 발전한 유리는 실내를 밝게 하고 조망권 확보를 위해 창문을 점점 크게 하는 방향으로 집을 변화시켰다. 창의 크기가 달라지는 것은 외관의 변화를 뜻하며, 결국은 집 전체의 이미지를 바꾼다.”

동·서양 주택 모두 더 넓은 유리창을 지향하는 경향으로 벽과 창문과 문의 기능이 서로 중복되고 있다.

다양한 기능성 유리
창호의 80% 정도를 차지하는 유리. 품질이 좋지 않은 유리를 적용한 창호는 장기적으로 내구성뿐만 아니라 단열성도 떨어져 가계비 부담으로 이어진다. 창호는 성능 외에도 프라이버시, 안전 등 쾌적하고 안락한 생활 유지에 중요하므로 유리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복층유리_단판유리의 열적 취약점을 극복하고자 최소 두 장의 판유리와 스페이서Spacer를 이용해 건조한 공기층을 갖도록 밀봉함으로써 열관류율을 낮춘 것이다. 24㎜(6㎜ 유리 + 12㎜ 공기층 + 6㎜ 유리) 복층유리를 많이 사용하고, 최근에 단열성을 더욱 강화한 삼중유리 사용도 늘어나는 추세다. 창호를 통해 빠져나가는 열에너지의 양을 줄이며 차음, 단열, 결로 방지 효과가 있다. 냉난방비 절약과 단열성을 위해 주로 거실 전면창(발코니)으로 사용한다.

로이Low-E 유리_복층유리에서 열전달은 온도가 높은 유리와 온도가 낮은 유리 사이의 복사열 교환으로 이뤄진다. 로이유리는 복층유리 내측 면에 얇은 은[Ag] 등의 투명 금속 피막을 코팅해 만든 것으로, 피막은 복사열을 감소시켜 유리를 통한 열 흐름을 억제한다. 즉, 코팅 위치에 따라 여름철엔 일사열이 실내로 입사되는 것을 차단하므로 냉방 부하를 줄이고, 겨울철엔 실내 열이 실외로 빠져나가지 않게 하므로 난방 에너지를 줄인다. 또한, 일반 복층유리에 비해 30% 정도 단열성이 높아 겨울철 유리 표면의 결로를 방지하며, 불쾌한 냉복사를 차단해 쾌적한 실내 환경을 제공한다.

강화유리_판유리를 열처리한 후 급랭시켜 강도와 내열성을 높인 유리이다. 일반 유리에 비해 충격이 5배 정도, 무게에 3~4배 정도 강하다. 내열성은 200℃까지 견딜 수 있다. 파손 시 작은 입자로 변하며 모서리가 날카롭지 않아 일반 유리에 비해 위험성이 적다. 주로 테라스 창호, 출입문, 외벽용으로 사용한다.

접합유리_두 장 또는 그 이상의 판유리 사이에 투명한 필름(폴리비닐부틸렌)을 삽입해 고온·고압으로 접착시킨 안전유리이다. 깨지더라도 필름 때문에 쏟아지지 않는다. 안전사고, 도난, 소음 방지,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다. 파편의 비산飛散이나 낙하 방지 등 안전성을 요구하는 장소에 사용한다.

단열 스페이서

건축물의 에너지 절감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창호와 유리업계에선 단열성 향상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고기능성 창호와 로이유리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어떤 스페이서Spacer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단열성의 차이는 천차만별이다.

스페이서_복층 또는 삼중유리에서 두 장 또는 그 이상의 판유리 사이에 공기층을 만드는 데 사용한다. 이 공간에 불활성 기체나 공기를 채워 넣어 단열성을 조절한다. 스페이서는 공기층의 두께를 결정하고 수증기를 차단하며 흡습제를 담는 용기의 기계적인 강도를 유지해준다. 특히 실란트Sealant와 화학적으로 결합해 외부로부터 습기 유입을 막는다. 단열 스페이서는 구성 재료에 따라 플라스틱 스페이서, 폼 스페이서, 플라스틱/메탈 하이브리드 스페이서, 메탈 스페이서 등으로 구분하는데 단열 특성, 작업성, 생산성, 가격 등의 요인에 따라서 선택적으로 사용하는 추세이다. 최근 기능성 유리로 주목받는 로이유리에 단열 스페이서 적용은 필수이다.

스페이서 역할_단순히 복층유리를 구조적으로 잡아주는 것에만 한정하지 않는다. 스페이서가 결로 방지와 열 손실에 취약한 엣지 부분의 단열 효과를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복층유리에 열 전도성이 높은 알루미늄 등 메탈 스페이서를 적용하면 겨울철 찬 외부 면의 유리 온도가 이를 통해 내부 면의 유리에 전도돼 실내 쪽 유리 모서리에 습기가 차 쾌적함을 떨어뜨린다. 열관류율이 떨어진 유리창은 겨울엔 낮은 유리 표면 온도로부터 냉복사 현상을 일으켜 쾌적함을 감소시키며, 여름엔 반대 현상이 나타난다. 이를 해결하려면 열전도성이 낮은 재료로 만든 단열 스페이서를 써야한다.

기능과 멋으로 승부하는 창호춘추전국시대
01 알쏭달쏭 창호, 그 정체를 찾아서
02 미국식 vs 유럽식 시스템창호, 무엇이 다른가
03 창호, 기능과 성능으로 말한다
04 빛을 담고 열을 차단하다
05 IoT 기술 접목 스마트 창문과 도어락
06 창호 선택, 이것만은 체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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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호 이해하기, 다양한 기능성 유리와 단열 스페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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