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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도 세상사와 마찬가지여서 늘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소형주택을 원하는 이들의 선택은 늘 비슷하다.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지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설계와 시공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안타까운 부분이긴 하지만 결국 좋은 집이란 사는 사람이 만족하는 곳이어야 하기에 그들의 요구 조건을 최대한 수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주말주택용으로 지은 대부도 주택의 건축주는 건축비가 상승할 수밖에 없는 스타일을 원했지만 비용 절감을 위해 자재에 변화가 있었던 경우다.

   김연철<창조하우징 대표>  031-716-7779
http://changjohousing.com/
사진   전원주택라이프 편집부

경기도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건축주는 주말이면 일상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주말주택을 원했다. 대부도 앞바다가 훤히 보이는 몇 해 전 사 두었던 포도밭은 주택을 짓기에 최적의 장소였는데 건축주의 요구는 두 가지였다. 거실에 앉아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과 기존의 전원주택 풍이 아닌 모던한 디자인이 그것이다.

경사가 심해 진입로에서는 지붕이 보이지 않아 경제적인 아스팔트 슁글을 마감재로 채택했다.

모임지붕을 활용한 비용 절감 효과
대부도 주택 대지는 앞서 말했듯이 포도밭을 용도 변경해 주택지로 전환한 경우여서 처음 부지 미팅을 위해 방문했을 때는 경사가 심한 땅이었다. 집터를 잡고자 성토를 하면 경사도로 인해 도로에서는 지붕은 보이지 않고 주택 외벽만 노출되는 구조였다. 따라서 굳이 주말주택에 비용적인 부담을 감수하면서 고가의 지붕 마감재를 쓸 이유가 없었다. 자금이 넉넉하지 않다면 주말주택에 큰 비용이 투자되는 것을 누구나 꺼리기 마련이다.
 
가장 먼저 자재 변경이 이뤄진 곳은 지붕이다. 건축주는 모던한 분위기를 내고자 흔하지 않은 마감재를 원했지만 보이지 않을뿐더러 평소에는 관심을 가지지 않는 지붕에 비용을 들이지 말 것을 권유했다. 그래서 주택은 계획 단계에서부터 지붕은 과감하게 이중그림자 아스팔트 슁글로 대체해 비용을 절감하기로 했다.
대부분의 건축주는 지붕 형태만 바꿔도 건축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전원주택에서 가장 흔한 박공형태 지붕은 모임지붕과 비교하면 외벽 면적이 넓어 공사비가 더 높다. 눈이 많이 오는 산간지역이 아니라면 지붕형태를 모임으로 잡는 것도 비용절감에 효과가 크다.

전망 좋은 터에 자리한 주택.

마감재 특성을 알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대부도 주택 포인트는 외장에 있다. 지역 특성상 해풍에 강하면서 유지관리가 용이하고 모던한 이미지를 구현해 낼 수 있는 마감재는 사실 몇 가지 없다. 이러한 건축주 요구사항을 접하고 찾은 것이 일본에서 주로 사용되는 세라믹 사이딩이다. 비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앞선 사항을 만족하기에 기꺼이 사용해 볼 만하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여기서도 충분히 건축비를 절감할 수 있는 방법이 나온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어느 정도 알려진 세라믹 사이딩은 자재 자체가 수입이라 비싼 이유도 있지만 각진 코너 혹은 한 장으로 시공할 수 없는 어중간한 곳에서 자재 로스가 생겨 비용이 상승하는 면이 적지 않다. 거기다 마감과 마감 사이에 처리하는 코킹 작업 등은 인건비와 자재비의 상승을 불러온다.
 
이를 해결하고자 배면과 좌, 우측면 등 전체적으로 스터코 플렉스로 마감하고 전면 부분에만 포인트로 세라믹 사이딩을 시공했으며 스터코 뿜칠 공정에서 마감처리를 함으로 코킹에 들어가는 자재비와 인건비를 절감했다. 또한 설계에서 세라믹 사이딩의 폭과 길이를 감안해 붙일 면적을 정했기에 로스율 없이 시공이 가능해졌다. 이렇듯 비단, 세라믹 사이딩 뿐만 아니라 자재의 특성을 알고 설계를 진행하고 디자인을 잡는다면 보다 많은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건축주는 안에서도 밖을 훤히 볼 수 있게 큰 창을 원 했지만 비용 절감을 위해 계획했던 것의 1/2 정도 크기의 창을 설치했다.

조망이냐? 단열이냐?
개봉돼 많은 이들에게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던 '건축학개론'에 등장했던 서현의 집. 영화를 보았다면 제주도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게 설계했던 넓은 창문을 기억할 것이다.
 
대부도 주택 건축주도 넓은 창문을 통해 바다를 조망하게 해달라는 것이 큰 요구 조건이었다. 이렇게 하려면 넓은 창을 써야 하는데 역시 비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다. 이를 건축주에게 자세히 설명하자 흔쾌히 창 크기를 줄이자고 했다.
 
그래서 단열과 구조에 대한 부분을 감안해 본래 계획했던 것보다 1/2 정도 크기의 창호를 채택했다. 조망이 좋은 넓은 창호는 장기적으로 단열이 떨어져 냉난방비의 부담을 가져오고 개구부에 대한 하중 보강을 위해 공학목재를 써야 하기에 추가 비용도 발생한다. 통창을 통해 보는 것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겠지만 창호를 여러 개 배열해 통창의 효과를 내는 것도 사실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창호 내부에 목재를 이용해 약간의 멋스러움을 더한다면 더 큰 시각적인 디자인 효과를 가져온다.

모던한 스타일을 원한 건축주에게 깔끔하고 화사한 내부를 선물했다.

주말주택의 난방비는 얼마가 적당할까?
전원주택에 거주하면서 가장 민감한 부분이 바로 난방 문제일 것이다. 적은 비용으로 고효율을 낼 수 있는 난방기기를 원하지만 사실 그런제품은 없다고 봐야 한다.
 
대부도 주택은 화목 겸용 보일러를 설치했다. 건축주는 항상 보일러를 가동할 수 없는 주말주택 특성상 갑작스럽게 방문했을 때 화목난로만큼 실용적인 제품도 없다면서 난로 예찬을 펼친다. 덕분에 겨울철을 제외하고는 연료비가 들지 않는다고.
 
화목보일러 외에도 대부도 주택은 열효율이 뛰어나 장기적으로 난방비 절감 효과를 가져다주는 상하향식 2개의 가스보일러를 설치해 1층과 2층을 제어하도록 했다. 보일러를 1개 더 적용하게 되면 추가 가격은 쉽게 눈에 들어오지만 그로 인해 절감되는 비용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계산해 내지 못한다. 눈에 보이는 비용을 비교해 절감하는 것은 조금의 수고와 노력으로 가능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고려하는 것은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세라믹 사이딩은 자재 자체 가격도 비싸지만 로스율이 높아 부대비용도 많이 든다. 설계에서 자재 크기를 고려해 적용할 곳을 정하면 로스율을 없앨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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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감재 특성을 파악해 비용을 절감한 대부도 주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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