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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지론 이용 전원주택 마련하기

장기주택저당대출 시대가 열렸다. 이 모기지론을 이용하면 종잣돈이 없는 소비자들도 쉽게 전원주택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주택대출 상품이 나왔다고 해도, 몇 억 원이나 하는 전원주택을 성급하게 구입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시중은행의 장기주택대출 상품과 꼼꼼히 비교한 후 실행해야 뒤탈이 없다.

서울 신사동 모 한의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S씨(35세). 그는 요즘 꿈에 부풀어 있다. 결혼 5년 만에 꿈에 그리던 전원생활이 눈앞에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종잣돈이 없어 전원주택 마련 시기를 번번이 미뤄왔던 그에게 장기 주택 마련 대출인 '모기지론' 제도의 시행 소식은 반갑지 않을 수 없다.

"전원생활을 늘 꿈 꿔 왔지만 여력이 없었습니다. 도심에서 가까운 곳을 택하려니 집값이 만만치 않고, 그렇다고 너무 먼 곳은 직장 때문에 곤란했구요."

그는 매월 상환해야 하는 금액이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전원주택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있다면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고 했다.

평소 거래하던 은행 측에 문의해 본 결과, 1억 5000만 원을 20년간 빌렸을 경우 연 7퍼센트의 금리로 계산했을 때 매월 상환해야 하는 대출금은 116만 원 가량. 그의 월 소득이 500만 원 정도 되니 월 소득의 3분의 1 이하 조건엔 충분한 수준이다.

"현재 전세금을 포함해서 3억 원 정도 되는 집을 알아보고 있어요. 집으로 돈 벌 생각도 아니고 이제 가족과 함께 전원에서 살 수 있는 보금자리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에 벌써부터 들뜨게 되네요."

'고정금리' 강점, '원리금 상환' 단점

장기주택저당대출(모기지론 : Mortgage Loan)* 시대가 열렸다. 국내에서도 적은 돈으로 내 집을 마련하고 차근차근 빌린 돈을 갚아 나가는 주택 구입 시스템이 마련된 것이다. 이 모기지론을 이용하면 소비자들은 내 집을 쉽게 가질 수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지난 3월 25일 모기지론을 출시한 이후 5월 10일까지 30일간(영업일 기준) 6345억 원을 판매했다고 5월 11일 밝혔다. 금융기관별로는 하나은행이 3146억 원으로 가장 많은 판매실적을 올렸고, 다음으로 국민은행 671억 원, 제일은행 593억 원, 우리은행 568억 원, 외환은행 424억 원, 삼성생명 361억 원, 농협 262억 원, 기업은행 116억 원 순으로 나타났다.

모기지론의 가장 큰 특징은 고정금리다. 지난 3월 25일 선보인 1차 모기지 판매분 금리는 5월 7일 현재 6.7퍼센트다. 20년 동안 갚아나가는 상품을 선택하는 순간 20년 동안 이자율은 6.7퍼센트로 확정된다. 도중에 이자율이 아무리 올라도 이자상환액이 늘어날 걱정은 전혀 없다. 다른 대출액이 없다고 가정할 때 미래에 지출해야 할 현금 흐름이 확정돼 가계설계를 세우기 쉬워지는 것이다.

소득이 많을수록 연간 이자상환분에 대해 받을 수 있는 소득공제 혜택도 크다. 만기가 15년 이상인 모기지론을 대출받았을 때 연간 이자상환액에 대해 최고 1000만 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 때 과세표준(급여에서 여러 소득공제를 뺀 금액)이 1000만~4000만 원이면 198만 원(1000만 원(최고한도)×19.8퍼센트(실질부담 세율))을 환급받는다. 그만큼 대출이자 부담액은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셈이다.

물론 과세표준이 높을수록 환급받는 세금은 더욱 불어난다. 그러나 과세표준이 1000만 원 이하라면 세금환급액은 최대 99만 원(1000만 원×9.9퍼센트)에 그친다.

집값 70퍼센트까지 최고 2억 원까지 대출해주는 담보대출비율과 한도도 높은 편이다.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은 집값의 60퍼센트까지만 자금을 대출 해주고 있다.

모기지론 단점은 원리금을 매달 꼬박꼬박 갚아야 한다는 점이다. 심적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이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은 이자만 갚다가 대출원금을 일시에 상환하는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모기지론이 매달 일정액의 월급을 기복없이 벌어들이는 전문직 종사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는 평가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대출금리도 시중은행 상품보다 높은 편이다. 모기지론 1차 판매분 금리(6.7퍼센트)는 단기금리보다 1퍼센트포인트 가량 높다. 많은 전문가는 침체에 빠진 국내 경제여건을 감안할 때 당분간 금리가 크게 오를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처음부터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부담하면서 집값을 대출받을 메리트는 줄어드는 셈이다.

또 1주택 보유자가 모기지론을 이용해 새 집을 살 때(일시적 2주택자)는 기존 주택을 1년 내에 팔겠다는 서약서를 내야 한다. 만약 기존 주택을 1년 이상 팔지 않으면 가산금리가 적용된다.

모기지론 어떻게 받나

모기지론 대출을 받는 데는 조건이 있다. 만 20세 이상(단, 현재 연령과 대출기간은 합산해서 75세 이하일 것)의 무주택자 또는 1주택 소유자여야 하며 금액은 2억 원 이내에서 집값의 70퍼센트까지 가능하다. 여기서 6억 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은 제외되고, 국민주택규모(전용면적 25.7평 이하)를 우선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차주는 세대주 외에 세대원도 가능하고 부양가족이 없는 단독세대주도 가능하다.

물론 이 때 다른 세대원이 이미 주택을 소유 중일 경우는 그 주택을 일정기간(잠정 1년)내에 처분해야 한다. 결혼한 부부일 경우 따로 모기지론을 받을 수는 없고, 다만 배우자 명의의 주택을 매각하고 해당 모기지론을 상환하는 조건이라면 새로이 모기지론 대출이 가능하다.

그리고 일정 소득이 있어야 한다. 근로소득 외에 일정 소득을 증명하기 어려운 사람이라면 일정 소득이 들어온 통장으로 증명하면 된다. 연기금이나 부동산 임대소득이 있는 사람도 관련 서류로 증명을 하면 모기지론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6억 원 이상, 근린생활시설, 상가주택, 오피스텔, 다가구주택, 재개발·재건축 예정인 주택, 배우자 아닌 제3자 공동명의주택, 권리침해(가압류, 가처분, 공매, 경매) 중인 주택, 저당권설정 등기가 불가능한 건축 중인 주택 등을 담보로는 모기지론을 받을 수 없다.

자격조건이 되고 서류가 완비되면 모기지론을 신청하면 된다. 모기지론은 하나, 제일, 우리, 국민, 기업, 농협, 외환은행과 대한생명 및 삼성생명 등 9개 기관 전국 6000여 개 지점에서 신청하면 된다. 이때 10년, 15년, 20년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면 된다. 이 기간에 따라 원금과 이자를 나누어서 내면 된다.

대출 금액은 소득에 따라 차이가 난다. 매월 갚아야 하는 원금과 이자가 월 평균 소득의 3분의 1을 넘으면 집값의 60퍼센트까지 밖에 대출이 되지 않는다. 원리금이 소득의 3분의 1 아래라면 집값의 70퍼센트까지 대출된다.

그러나 대출 금액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아파트는 방수에 따른 소액임차보증금을 감액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거래가격의 70퍼센트선까지 대출이 이뤄지나 단독류는 방수에 따른 소액임차보증금을 제외하기 때문에 실제 대출액은 최대 집값의 65퍼센트보다 적을 수 있다.

모기지론은 집을 산 뒤 소유권 이전등기를 한 지 3개월 이내 신청해야 한다. 다른 대출을 받은 사람이라면 모기지론으로 갈아 탈 수는 있다. 이 때에는 대출을 더 많이 받을 수는 없다.

일반 대출상품과 비교 꼼꼼하게

모기지론 외에도 내 집 마련에 필요한 은행권 대출상품은 근로자서민주택 구입자금대출, 일반 주택담보대출 등 다양하다. 소비자들은 이들 상품의 특성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자신에게 맞는 상품을 고르는 게 좋다. 수요자들은 우선 금리를 잘 따져봐야 한다. 이밖에도 대출기간과 한도, 중도상환수수료와 소득공제혜택 유무 등도 신경 써야 한다.

정부의 모기지론이 고정금리인 데 비해, 은행 장기주택대출은 대부분 변동금리 상품이다. 그렇다면 어느 쪽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할까? 정답은 없다.

그러나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들은 현재의 금리 수준이 전 세계적인 저금리 추세를 반영한 것으로, 경기회복과 함께 금리가 소폭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단기적으로 볼 때는 연동기간이 짧은 것보다는 좀 더 긴 쪽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금리의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워, 단정적인 조언을 피하고 있다. 은행별 주택 대출 상품의 특성에 대해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신한·조흥, 마이홈플랜 : 신한과 조흥은행은 지난 2월 16일부터 장기모기지론인 '마이홈플랜'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의 대출기간은 10년 초과 30년 이내(거치기간 5년 이내). 특히 6월까지 6개월 이상 연동금리로 대출 받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취급 후 6개월간 0.4퍼센트 금리를 감면해주고 거래 실적에 따라 최대 0.3퍼센트 금리를 감면하는 트리플 식스 (Triple Six) 금리서비스 포함시 최고 0.6퍼센트까지 이자를 깎아줘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 KB 소득공제 장기주택대출 : 국민은행은 'KB 소득공제 장기주택대출'을 판매 중이다. 주택을 구입하려는 고객뿐 아니라, 주택을 신축하려는 고객, 주택을 담보로 가계자금을 대출받으려는 고객이 대상이다. 최장 35년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으며, 일시상환과 분할상환 중 자신에게 맞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또 대출기간의 30퍼센트 이내에서 거치기간을 정해 그 기간에는 이자만 낼 수도 있다. 금리는 6개월 또는 12개월 주기로 대출금리가 변동되는 변동금리 상품이다.

◇ 하나, 소득공제(TR) 모기지론 : 하나은행은 지난해 9월부터 '소득공제(TR) 모기지론'을 판매하고 있다. 30년까지 대출이 가능하고, 1~3년까지는 대출이자만 내는 거치기간을 둘 수 있다. 금리는 3개월마다 바뀌는 변동금리와 1~3년 동안 같은 이자가 적용되는 확정금리 상품 중에서 고객이 선택할 수 있다. 소득공제 혜택은 다른 상품과 같고, 중도상환하면 기간에 따라 0.5~1퍼센트의 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 한미은행, 굿뱅크장기모기지론 : 한미은행의 굿뱅크 장기모기지론은 대출기간이 10년 초과 30년 이하이며 대출금리는 최저 연 5.62퍼센트로 금리변동주기를 6개월, 12개월, 3년, 5년 중 선택 가능하다. 또 거치기간을 최대 3년까지 둘 수 있고 초기 우대금리는 6개월 변동금리 선택시 6개월간 최대 0.4퍼센트를 적용받을 수 있다.

◇ 현대해상, Hi-모기지론 : 현대해상은 대출기간이 최장 30년인 '현대해상 Hi-모기지론'을 판매하고 있다. 주택구입자금뿐만 아니라 가계자금·사업자금·타사대출 상환자금 등 자금용도를 불문하고 대출 가능한 상품으로 대출금리는 최저 6.11퍼센트(2004년 4월 기준, 시장금리연동)로 현재 6.7퍼센트를 적용하는 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보다 낮다. 상환방식은 원금균등 분할상환방식으로 3년 동안 이자만 상환하는 거치기간 선택이 가능하고, 원금의 70퍼센트만 균등상환하고 30퍼센트는 만기상환을 선택할 수 있다.


서민들에겐 고금리 '그림의 떡'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발매 중인 모기지론이 내 집 마련 수단으로 급속하게 소비자들을 파고들고 있다. 하지만 불만의 소리 또한 적지 않다.

우선 서민들에게 모기지론은 여전히 '그림의 떡'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집값이 높은 지역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보유자금이 넉넉하거나, 소득수준이 상당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물론 집값이 저렴한 지역에서 모기지론이 빛을 발할 여지는 충분하다. 하지만 기왕에 서민들을 위한 제도로 시행된 만큼 모기지론의 문턱을 보다 낮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 중에서도 현재의 금리(6.7퍼센트 고정금리)수준이 여전히 높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기존 아파트와 달리 시세 파악이 잘 안되는 단독주택의 경우 모기지 취급기관인 은행들에서 원활히 대출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금융공사 홈페이지에는 이와 같은 불만의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장 씨라는 한 네티즌은 "은행에서는 아파트가 아니면 상담도 제대로 안해주고 있다"며 "기존 은행대출과 뭐가 다른가요"라고 지적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시세 자료가 없는 단독류와 새 아파트나 소규모 아파트 등은 감정평가를 받아 대출이 가능하다"며 "그러나 각 취급기관의 대출 담당자들이 숙련된 사람들이 아니어서 잘못 응대하고 파악돼 공사에서도 대책을 모색중"이라고 말했다.

나에게 맞는 상품 스스로 골라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선택이다. 아무리 좋은 주택대출 상품이 나왔다고 해서, 그 상품을 이용 몇 억 원이나 하는 주택을 성급하게 구입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모기지론을 비롯한 시중은행의 장기주택대출 상품을 꼼꼼히 비교한 후 실행해야 뒤탈이 없다는 얘기다.
더욱이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에 맞서, 시중은행들이 기존 장기대출상품 외에도 모기지론 상품을 앞다퉈 내놓고 있어, 선택 폭이 크게 넓어지고 있다. 또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근로자 주택구입자금, 중도금 대출 등 대출상품을 하나로 합친 근로자서민주택대출*도 여전히 국민은행, 우리은행, 농협에서 판매되고 있다. 따라서 자신의 상황에 맞는 상품을 고르는 것이 필수다. 田

■ 글 박창배 기자

Tip`1
주택을 담보로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해 10년 이상의 장기주택자금을 대출해주는 제도로 기존까지 운영하던 생애최초자금대출 등 정부의 정책자금대출을 통합하여 운영하는 상품이다. 이 제도는 2003년 3월 출시됐으며, 이를 이용할 경우 이론적으로 집값의 30퍼센트만 있으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

Tip`2
무주택 세대주는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이 유리하다. 무주택자이면서 연소득 3천만 원 미만의 근로자와 서민은 근로자서민주택구입자금 대출을 활용하면 좋다. 국민은행 우리은행 농협에서 취급하는 이 상품은 20년 만기로, 1년 거치(이자만 내는 기간) 19년 분활상환이나 3년 거치 17년 분활상환으로 갚으면 된다. 중도상환수수료가 없고 금리는 현재 연 6퍼센트다. 담보인정비율이 집값의 70퍼센트이지만 최고 1억원까지만 대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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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주택, 내 집 마련하기③ - 모기지론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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