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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을 만들기에서 자연석은 정원의 깊은 맛을 느끼게 하는 조미료의 역할을 한다. 적절하게 사용한 돌과 바위는 정원을 자연스럽게 보이게도 하지만, 정원이 자연 그 자체라는 실마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만약 정원을 만들 부지에 작은 돌이나 큰 바위가 묻혀 있다면 그것을 활용한 암석정원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생긴 셈이다.

암석정원을 만들 때에는 잘 생긴 돌과 못 생긴 돌을 구분하지 않고, 자연이 만든 조형물로써 하나하나의 형태를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둥근 돌은 연못가에 잘 어울리고, 바닥이 편평한 돌은 정원바닥의 디딤돌로 사용하는 등 각각의 형태에 따라 사용하는 곳이 달라지기 때문이다.정원에 사용하는 바위의 종류와 형태, 관리 방법 등에 관한 사항을 알아보도록 한다.

■ 글 싣는 순서
·스스로 만들어보는 정원이야기 ·정원만들기 준비하기 ·진입로 만들기
·목재덱(Deck) 만들기 ·목재 휀스 만들기 ·연못 만들기 ·장미정원 만들기
·바위정원 만들기 ·정원만들기의 수확 ·겨울정원 만들기 ·어린이를 위한 정
원 만들기 ·정원예산 짜기

암석정원은 암석을 주제로 한 정원이다. 흔히 암석정원에는 고산지역이나 산지에서 발견되는 다육식물(多肉植物 : 잎이나 줄기 속에 많은 수분을 가지고 있는 식물)을 많이 심는데 가뭄에 견디는 힘이 매우 강하고, 크게 자라지 않는 특성을 지닌다.

따라서 거칠고 건조한 암석정원은 관리하기 쉬운 편이다. 반면에 습한 계곡지형을 본 따서 만든 습한 암석정원도 만들 수 있다. 이런 정원에서는 푸른 이끼가 자라는 고색 창연한 푸른 바위들을 감상할 수 있는 독특한 즐거움을 선사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습한 암석정원은 관리하기가 까다롭고 예민하다.

암석정원에서는 식물과 돌이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기존의 환경조건을 존중해서 만들어 나가게 된다. 건조한 암석정원은 남향에 만들 수 있고 주위보다 높은 지형에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배수가 잘 되는 곳이어야 한다. 암석정원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다육식물의 경우, 잎을 만져보면 두툼하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키가 작고 자라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바위들을 압도하지 않고 잘 어울리는 풍경을 만들어 낸다.

게다가 다육식물은 같은 녹색이라도 다양한 색감과 질감의 변화를 줄 수 있어서 정원을 가꾸는 사람들에게서 많은 사랑을 받는 이색적인 정원을 만들 수 있다. 고산식물은 귀하고 아름다운 꽃이 많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기도 하다.

습한 암석정원은 북향이면서 주변보다 낮은 지형을 이용한다. 근처에 샘이 나오는 곳이면 더욱 좋다. 그늘진 곳에 만든다. 그러나 너무 습한 장소가 집 가까이 있는 것은 좋지 않으므로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산책로로 연결하는 것이 좋다. 푸른 이끼로 덮여 있는 모습은 경이롭기까지 하다.

돌과 바위를 놓기

돌과 바위를 잘 놓는 법은 어렵지 않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우리가 보는 자연스러운 바위들은 바위의 윗부분만 보는 것인데, 아랫부분은 빙산처럼 늘 묻혀 있기에 그저 돌을 내려놓기만 한다면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는다.

땅을 파고 충분히 묻히게 하는 것이 요령이다. 만약 자연 상태에서 굴러 내려온 바위가 세월이 흘러 그만큼의 깊이로 묻히게 된다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흐른 것인지 생각해 보자. 아마도 수백 년은 족히 흘렀을 것이라 생각해 본다. 어찌 보면 돌을 놓는 것은 시간을 놓는 것인지도 모른다.

돌을 놓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무거운 돌을 이리저리 굴려 보기가 만만치 않을 뿐더러 한번 배치하고 마음이 흔들려서 다시 수정하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 하나를 배치하고 나면 요령이 붙게 된다.

우선 어느 면을 위로 할 것인지를 정해 본다.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른 느낌이 난다는 것도 감안하자. 가장 좋은 것은 원래 돌이 묻혀 있던 대로 복원하는 것이다.

흙에 묻혀 있던 부분과 노출된 부분은 확연히 차이가 나기 때문에 짐작할 수 있다. 다른 방법은 우리나라 지형과 산의 모습을 상상하고 돌을 놓는 것이다.

마음속에 떠오른 산의 모습이 있다면 가능하다. 이쯤 되면 예술가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마지막으로 가장 쉬운 방법은 걸터앉아 쉴만한 돌을 놓는 것이다. 이 경우에는 돌이 중요하다기 보다는 돌을 놓는 위치가 중요하게 된다.

주변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여러 개의 돌을 놓을 때에는 제각기 놓는 것보다 돌들을 정렬해서 서로 관계를 맺도록 일정한 방향과 각도로 묻히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돌 하나하나를 보는 것보다 전체를 구상해 보자. 주변의 지형도 약간씩 높게 만들어 능선처럼 만들어 주거나 약간 옴폭하게 계곡처럼 만들어 줄 수 있다. 작은 돌들을 모아서 전체를 큰 바위의 느낌을 낼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대지를 조성하면서 생긴 경사진 부분을 처리하기 위해서 자연석을 쌓는 경우가 많다. 자연석을 연달아 세우거나 눕혀가며 돌들이 서로 맞닿도록 하는 것인데 돌 틈에 매지목이라 하여 철쭉이나 회양목 같은 것을 끼워 넣고 위로 갈수록 안쪽으로 들여쌓는 방식이다.

이런 방식은 근대문화의 하나로 일본에서 정원이 수입되면서 시작된 것이 조잡하게 아직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된다. 이러한 돌쌓기는 가급적 피하도록 권하고 싶다.

반면에 한국전통정원의 후원에서 발견되는 화계(花階)의 돌쌓기는 수직면을 맞춰 일직선으로 쌓는 방식으로 품과 돌도 많이 드는 데다가 나무를 끼워 넣지 않는다.

마치 커다란 계단을 만들고 그 안에 꽃을 가득 심은 꽃계단을 보는 듯하다. 가슴으로 느끼고 눈 속에 깊이 새겨서 만들어야 할 중요한 한국정원의 핵심이다. 田

■ 글 이진규<네이처조경디자인 대표> (02)569-9427, www.flower-wolf.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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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Garden①] 바위정원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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