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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 주거 양식에서는 남자와 여자 공간을 분리해 구성했다. 안채와 사랑채로 구분해 꾸몄으며, 사랑채의 사랑방은 남성 공간으로써 집의 얼굴 역할을 담당했다.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손님 접대 등 바깥 활동의 접점이 되는 공간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현대 주거지에서는 남자의 공간을 따로 두기란 쉽지 않다. 아파트 문화에 익숙해진 탓인지, 모든 방은 크기와 숫자로 나뉠 뿐이다. 때문에 각 공간의 정체성이 확실하지 않은 경우가 태반이다. 이번 호에서는 다양한 쓰임새로 활용되고 있는 단독주택에서의 사랑방을 소개한다.
  
진행&구성 이수민 기자 
 홍만식(리슈건축 대표), 홍예지(건축 전문 작가) 
자료협조 리슈건축 
사진 
김재윤(가평 사랑방을 둔 ‘ㄷ’자집, 보정동 사랑방을 둔 ‘ㄱ’자집, 완주 누마루 ‘-’자집) 
김용순(청주 비담집) 참고자료 『마당 있는 집을 지었습니다』 포북

홍만식 건축가에게 들었다 
사랑방 설계 노하우 06
01_ 융통성을 발휘하라 
단독주택에서의 사랑방은 다양한 쓰임새를 지니고 있다. 서재를 겸한 남자의 힐링 공간 외에도, 마당을 둔 사랑방의 경우에는 아이들의 놀이방으로도 활용된다. 친척이나 다른 손님이 오면 손님방으로 꾸미는 등 여러 활용성을 염두에 둘 수도 있다. 
  
02_ 독립성을 확보하라 
사랑방의 위치는 라이프스타일이나 손님 방문의 빈도수에 따라 다르게 계획된다. 완전히 독립적으로 사용하길 원하는 경우에는 마당을 사이에 두고 주생활 공간과 떨어뜨리기도 한다. 이처럼 사랑방을 독립적으로 배치했을 경우에는 별도의 마당을 구성하는 것이 사용 시 편리할 수 있다.
  
03_ 영역을 구분하라 
사랑방은 남편이 주로 사용하더라도, 가족들이 함께 사용할 수도 있고 손님 방문에도 활용할 수 있다. 이때 용이하도록 공간을 명확히 구분해두면 상황에 따라 공간을 활용하기 더 쉬어진다. 따라서 대문과 가깝도록 사랑마당을 함께 구성해도 좋고, 현관에서부터 사랑방 영역을 구분해 나누는 방법도 좋다. 
  
04_ 거실과 연계하면 활용성에 유리할 수 있다 
주택에서 가장 넓으며, 외부인 접대 공간으로 활용되는 거실과 연계해 사랑방을 구성할 수도 있다. 이때 마당과 이어진 거실 공간은 고정된 일상생활만을 위한 장소가 아닌, 서재, 손님 접대, 영화관 등 여러 생활이 가능한 장소가 된다.
  
05_ 사랑방과 마당을 연계하라 
사랑방은 마당과 연계해 설계하면 더욱 유용하다. 주생활 공간을 거치지 않고도 이웃과의 교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농어촌 지역의 주택인 경우 마당과 연계되면 이웃과의 소통의 장소로 사용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동네 사랑방이 되는 것이다. 
  
06_ 사랑방에 이름을 붙여보자 
옛 선조들은 집을 짓는 행위를 영조營造라고 표현했다. 생활을 통해 삶의 철학을 실천해 가는 도구로 본 것이다. 그래서 집의 이름들을 사랑채와 안채에 붙여왔다. 우리가 잘 아는 충효당, 화경당, 연경당 등은 그 집 주인의 ‘삶의 사상’이 잘 담긴 이름들이다. 내 삶을 나타내는 집의 이름 하나를 지어보는 즐거움을 누려보자.

사랑방을 품은 거실 완주 누마루 -자집
경관이 우수한 도심 근교형 단독주택지에 자리한 누마루 ‘-’자집이다. 북쪽 경사로 인해 남쪽의 인접 필지가 높고 마을 진입의 경우 북쪽에서 접근하는 형태였다. 이에 건물의 정면을 어디로 정할지 많은 고민을 했고, 펼쳐진 북쪽 풍경과 남쪽 채광을 동시에 누릴 수 있도록 북쪽 정면 방향을 선택했다.
 
이곳은 마당을 중심으로 서로의 영역이 구분된다. 현관을 기준으로 도로와 면한 쪽에는 거실과 사랑방을 배치하고, 안쪽으로 주방과 안방, 자녀 방을 구성해 생활의 편의성을 도모했다. 또한 경사면으로 인해 자연스레 생기게 된 누마루는 손님을 맞이하는 한옥의 사랑채와도 같은 장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덕분에 이곳의 방문객은 사랑방을 중심으로 거주자와 분리돼 생활할 수 있다.

북쪽 안마당에서 바라본 전경.
완주 누마루 ㅡ자집은 조망이 우수한 북쪽과 서쪽에 거실을 배치하고, 남쪽으로는 작은 마당을 뒀다.
주변 자연 풍경을 내부로 끌어들인 거실.

HOUSING PLAN
위치 전북 완주군 구이면
가족구성 아들 두 명을 둔 맞벌이하는 중년 부부
건축규모 지상 2층
건축구성
1층 거실, 주방, 다용도실, 손님방, 자녀 방 1, 욕실 1
2층 안방+드레스룸+욕실 2+전실, 자녀 방 2

현관에서 분리되는 식당과 거실.
안방에서 바라본 전실과 테라스.
사랑방을 품은 거실의 모습. 현관에서 영역이 나눠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랑방에서 보이는 거실과 거실 너머 풍경.
계단실 전경.

공간 구성 특징
-거실과 연계한 곳에 사랑방을 배치해 여러 활용성을 더했다.
-조망이 우수한 북쪽과 서쪽에 거실을 배치하고, 남쪽으로는 작은 마당을 뒀다.
-서로의 영역을 구분 지을 수 있도록 마당을 중심으로 각 실을 배치했다.
-경계 담장을 통해 누마루 거실 하부를 아늑한 마당으로 재탄생시켰다.

채우기 위해 비운 청주 비우고 담은 집
청주 근교의 미호천을 서쪽으로 둔 ‘비담집(비우고 담은 집)’은 동쪽에 진입 도로가 있으면서도 동서로 조금 긴 직사각형의 모습을 띠고 있는 곳이다. 건축주 부부는 이곳이 미호천의 풍경과 어울리면서도, 단순하지만 풍부한 장소가 되길 원했다. 이에 한옥에서 주로 사용하는 ‘차경借景’에서 해답을 얻어, 자연의 경치를 액자처럼 담기 위해 노력했다. 차경을 비담집 설계의 핵심 키워드로 정한 후에는, 건축주가 주변 풍경을 원경, 중경, 근경으로 각각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랐다. 따라서 미호천변인 서쪽, 외부 마당인 남쪽, 부모님 방이 놓인 북쪽을 비우는 방향으로 설계를 진행했다. 특히 북쪽의 경우에는 이곳 사랑방과 다용도실이 연계되는 마당을 통해, 담장 벽과 함께 주변 풍경을 내부로 끌어들인다.

단순한 형태지만 각각의 비워진 마당을 통해 풍부한 일상을 만들어내는 ‘청주 비담집’.
비워진 매스 안에 풍경과 시간, 삶을 담아낸 '청주 비담집'.
2층에서 바라본 모습.

HOUSING PLAN
위치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가족구성 큰아들과 막내딸이 있는 부부 내외와 시어머니
건축규모 지상 2층
건축구성
1층 거실, 주방, 다용도실, 욕실 1, 자녀 방 1, 사랑방(부모님 방)
2층 안방+서재+드레스룸+욕실 2, 자녀 방 2+욕실 3

거실&주방 정면에서 바라본 미호천 전경.
보는 이의 마음까지 평온하게 만들어주는 너른 마당.
두 개의 마당을 양측에 두고 있는 거실과 주방 식당.
독립된 개인 마당을 둔 1층 사랑방.

공간 구성 특징
-1층에 개별 마당을 둔 사랑방을 통해 프라이버시를 확보했다.
-각기 다른 공간감과 개성이 있는 세 개의 마당으로 구성했다.
-비움의 미학이라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각각의 비워진 마당을 통해 주변 풍경을 내부로 끌어들였다.

홍만식(리슈건축 대표)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쳤다. 원도시건축과 구간건축, 에이텍건축에서 실무를 쌓았다. 2006년 디자인과 디벨럽이 합쳐진 리슈 건축을 설립했다. 현재까지 ‘공존을 위한 병치’, ‘사이 존재로서의 건축’ 등의 질문을 던지며 설계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시립대학교 건축학부에서 겸임교수(2012~2017)로 역임했으며, 2013년 대한민국 신인건축사 대상, 최우수상(국토교통부 장관상) 등 다수 건축상을 수상했다.
 
02-790-6404 blog.naver.com/richuehong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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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품은 남자만의 동굴 사랑방의 재탄생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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