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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을 돌보고 있다면 분명 일상이 다채롭고 재미도 클 것이다. 정원 자체가 자연이기에 변화무쌍한 자연과 좀 더 면밀해지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이를 더욱 배가시킬 수 있는 쉼터와 놀이터 정원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글 사진 이오(푸르네 대표 정원사)

향기가 있는 쉼터. 쉼터에 장미꽃과 진한 향기로 채워놓았다. 긴 아치 끝에 놓인 벤치에 초대받는 느낌을 받는다.

원은 우리에게 쉼과 안식처를 제공해 준다. 정원과 함께 하면,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와 긴장으로부터 우리의 몸과 마음을 달랠 수 있다. 이런 공간과 환경을 구현하기 위해 정원에 편안한 쉼터와 놀이터 공간이 필요하다. 그럼 어떻게 계획하고 만들 수 있을까?
 
가장 먼저 나와 우리 가족은 정원에서 언제, 어떻게 쉬고, 놀고 싶은지 생각해 보자. 계절에 따라 다르고 이용하는 시간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또 혼자서 쉬는 공간이 필요하고 모임이나 사람 모이는 공간이 필요할 수 있다.
 
쉬고 노는 방법도 때에 따라서 다르다. 차를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지,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하는지, 또는 가족들과 식사를 하거나 파티를 즐기고 싶은지에 따라 공간을 선택하는 위치와 크기,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즐거운 놀이.
정원의 작은 공간도 또는 예상하지 않았던 공간에서 마주하는 쉼은 더 즐거워질 수 있다. 숨어 있는 공간을 숨은 그림 찾듯이 찾아보자.

나만의 공간을 찾아보자
집을 중심으로 곳곳에 크고 작은 쉼터 공간을 만들면 좋다. 나와 가족이 언제든지 쉴 수 있는 쉼터와 놀이터 공간이 있다는 것은 휴식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 그리고 계절과 시간에 따라서 변화하는 정원을 들여다보며 깊이 감상하는 습관이 생길 수도 있다.
 
장소는 동선 상에 문뜩 앉기 좋거나, 조형미가 있는 벽체나 건축물의 벽을 의지하는 것이 좋다. 또는 식물을 의지해서 쉬고 싶은 장소를 여러 곳에 배치해 두면 정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진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말 멋진 공간이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
 
필자는 책을 보며 낮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서 색다른 경험을 즐기고 있다. 혼자서 고민하기보다는 가족 또는 친구와 함께 차를 마시면서 찾아보면 숨은 그림 찾기처럼 멋진 공간을 찾게 될 것이다.

때로는 같이. 하나의 공간에서 세 개의 풍경을 마주하거나 하나의 풍경을 마주한다.
자연소재의 멋. 자연 곡선을 따라서 나의 몸을 맡기고, 자연소재가 주는 푸근함이 주는 편안함을 느낀다.
흔들의자 옆으로 선반이 있어 커피나 책을 올려놓을 수 있어 편리함을 더했다.

편리하고 재미있게 만들자
마땅한 공간을 찾았다면, 장점과 특성을 최대한 살려 활용하도록 하자. 혼자만의 공간이면 차폐가 필요하고, 여러 명이 모이는 공간이라면 마주하거나 같은 시선을 바라볼 수 있도록 배치계획을 세우면 된다. 밤에도 정원을 즐길 수 있도록 조명시설을 설치해놓으면 때론 차분한 느낌으로 때론 파티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요즘처럼 스마트폰이나 전자제품 사용이 늘고 있는 만큼 전기 콘센트도 함께 설치해두자. 쉼터라고 해서 고정된 시설물이 아니라 쉽게 이동이 가능한 소재를 이용해서 만들면 정원 곳곳을 이동하면서 평소에 즐기지 못했던 풍경들을 마주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그럼 어떤 재료를 이용해서 시설물을 만들 수 있을까? 다양한 소재를 사용할 수 있겠지만, 가장 많이 사용되는 소재는 목재다. 목재에서 느낄 수 있는 자연미와 친근감 그리고 따뜻한 느낌이 목재를 선택하게 되는 이유다. 반면 철재는 곡선과 간결함이 큰 장점이다. 돌이나 벽돌을 이용하기도 한다. 석재는 다른 재료와 비교해 설치비용이 높다는 게 단점이지만 무게감과 변하지 않는 세월의 시간을 느낄 수 있는 소재로 만족도와 완성도는 어느 재료보다도 높다.

장식물로서의 벤치. 곡선이 공간을 부드러운 느낌이 들도록 한다.
공간을 압도하는 장식물이 쉼터를 채웠다.
나무 그늘 아래처럼 쉼터로 좋은 공간이 있을까.
동선보다 다른 높이에서 흔들거리는 의자에 앉아 특별한 대접을 받는다.
소박한 공간에서 느낄 수 있는 마음의 편안함도 있다. 이런 섬세한 느낌을 상상하는 것이 정원사의 감성이고 표현이다.
주변에 이런 소품이 더해지면 공간의 맛깔나는 느낌을 더해준다. 평소 여행을 할 때 하나씩 모아둔 소품을 이용해 보자. 여행의 기억도 오래 남는다.
정원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즐긴다. 음악을 듣거나, 그림을 그려도 좋다.

쉼터와 놀이터, 무엇을 만들까
쉼터와 놀이 공간의 차이는 뭘까. ‘쉼’이 정적이면서 독립적이라고 한다면 ‘놀이’는 동적이면서 개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때와 상황에 따라서는 한 공간에서 ‘쉼’과 ‘놀이’가 번갈아가면서 일어나기도 한다. 따라서 ‘쉼’과 ‘놀이’를 굳이 나누기보다는 겸용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는 게 좋다.

쉼 공간을 찾고 만드는 것은 놀이 공간과는 다르게 좀 더 섬세한 배려가 필요하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친 몸을 쉬게 하려면 가급적 방해 요소를 최소로 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주변이 식물로 가려져 있거나, 목재 구조물로 시야를 차단하는 방법이 좋다. 비밀스러운 공간을 가진다는 것은 일상에서 새로운 피난처와 같은 자신만의 특별한 공간이 생기는 것이다. 뒤로는 확실히 막혀 있으면서 앞으로는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놀이 공간은 쉼터와는 다르게 역동성을 가지고 있다. 필자는 툇마루 공간 앞에 잔디 공간을 가지고 있다. 툇마루는 이용하는 시간에 따라서 활용방법이 달라지지만, 잔디 공간은 언제나 강아지와 아이들의 놀이 공간으로 사계절에 걸쳐서 활용도가 높다. 함께 파티를 즐기며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밤이슬을 맞으며 모닥불을 피워놓고 불멍을 즐기기도 한다.

좀 더 특별한 쉼터 공간도 있다. 야외 샤워공간이다. 옆집과의 시선 처리가 가능하다면 건축 단계부터 준비해 보는 것도 좋겠다.

때로는 초 간단한 방법으로 쉼터를 마련할 수 있다. 고급스러움이 없더라도 좋다.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작은 파티를 시작할 수 있다.
자연과 자연이 만나 감동을 준다. 자연이 만들어주는 쉼이 아주 짧게 만들어지지만, 그 여운은 오래 남는다. 자연소재와 시간을 즐긴다.
색다른 쉼. 정말 특별한 쉼터다. 일반적인 쉼터는 아니지만 한 번쯤은 상상해 볼 만한 쉼터다. 나의 온몸을 자연에 홀로 맡기며 자연의 바람으로 옷을 입듯이 말이다.

햇빛과 바람 고려해야
한 가지 더 고려 하면 좋은 것이 햇빛과 바람이다. 햇빛과 바람의 방향에 따라서 계절마다 느끼고 경험하는 맛이 달라진다. 따라서 정원에 햇빛이 어떻게 들어오고, 바람이 오가는 길을 알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쉼터와 놀이터 모두 공간을 준비하고 편리한 소재들로 채우고 주변 경관을 배려해 주는 것이 핵심이라면 이런 재미에 멋을 더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소품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양초를 준비하거나, 작은 화분, 풍경, 조명을 비치하거나 설치하면 더 멋지고 편리한 공간이 될 수 있다.

정원의 쉼터와 놀이터는 우리의 일상을 춤출 수 있도록 돕는 힐링의 공간이다. 쉬고 놀면서 나만의 공간을 충분히 누리는 기쁨을 누려보자. 그 공간에서 깊어가는 가을과 겨울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친구를 불러보자.

가을밤이 깊어가는 것을 느낄 수 있는 공간. 불놀이야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즐거운 시간이다. 온몸을 따뜻함으로 만져주는 모닥불 앞에서 가을이 깊어가는 것을 느낀다.
평상이 정원에서는 정말 활용도가 높다. 많은 사람이 모이거나 큰 파티도 즐길 수 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공간이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최고의 수다 공간이다.
정원 거실이다. 정원에 있는 거실을 생각해 보자. 이 공간에서 어떤 모임이나 상상도 가능하다.

이오(푸르네 대표 정원사)
현장에서 27년간 정원 디자인과 시공, 문화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마을 정원을 통해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에 대해 관심을 두고 있다. 현재 푸르네 대표 정원사 겸 원예치료사로 활동하고 있고 산림청정책자문위원, 한국원치료복지협회이사, 한국정원협회이사를 겸하고 있다. 저서로 《정원사용설명서》, 《건축가의 정원 정원사의 건축》, 《엄마 정원 아이 정원》, 《가든&가든》이 있다.
 
allday31@naver.com www.ipurun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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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의 정원 이야기 2 쉼터와 놀이터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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