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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건축비가 부담스럽다면 조립식 한옥도 고려해볼 만하다. 건축 부자재 대부분을 공장에서 미리 만든 뒤 현장에서는 조립하는 공법으로 건축 기간이 짧아 비교적 저렴하다. 최근 들어  인기를 끌고 있는 모듈러 한옥과 프리패브 한옥을 소개한다.

 박창배 기자 
취재 협조 목연(031-766-5890), 오드건축사사무소(02-2202-3008)

한옥 건축 선택의 폭이 다양해지고 있다. 전통 건축기법을 그대로 고수하며 내부는 현대식으로 설계된 전통한옥은 물론 건축자재 대부분을 공장에서 미리 만들어 현장에서 조립하는 프리패브 공법의 한옥이 등장하고 있다.
 
공장에서 건축에 사용하는 부자재를 미리 가공하는 방식을 프리패브리케이션 prefabrication이라 한다. 약칭 프리패브 prefab라 하며, 프리패브 공법이라고도 한다. 이 공법에는 이동식 조립주택, 모듈러 공법, 패널라이징 공법 등이 있다. 보통 주택 건축은 현장에서 모든 공정이 진행되지만, 프리패브는 공장에서 70~80% 공정을 마치고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한옥 한 채 짓는데 보통 6개월 이상 걸리지만, 모듈러 공법으로 지으면 한옥의 틀을 유지하면서 건축 기간이 대폭 짧아진다. 기초부터 완공까지 3~4개월이면 지을 수 있다. 공사기간이 단축되다 보니 그만큼 건축비도 저렴해진다.

모듈러로 짓는 보급형 한옥
모듈러 한옥의 원리는 공장에서 부재를 만들고 현장에서 조립하는 식이다. 한옥의 구조적 구성 요소인 바닥이나 벽, 천장, 지붕, 대들보와 서까래, 기둥, 문 등을 공장에 제작해 현장으로 운반, 조립하고 마감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한옥 건축에서 중요한 부분인 나무를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다듬어 뼈대를 만드는 작업인 치목과정도 모두 공장에서 이루어진다. 공장에서 부재를 제작하기 때문에 품질이 고르고 공사 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것이다. 각 부재를 아무리 잘 만들어도 연결 부위의 결합이 적절하지 않으면 건축물 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정밀하게 시공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15년 전부터 조립식 한옥을 연구, 개발해온 모듈러 한옥을 최초 개발한 목연 배삼성 대표(65년 생). 그는 일본 견학 중 모듈러 목조주택을 보고 한옥에 적용해도 되겠다는 아이디어 얻었고, 처음엔 한국건설기술연구원과 공동으로 박스형 모듈러 한옥을 개발했다. 하지만 이는 부피가 크다 보니 제작할 공장의 스페이스가 넓어야 하고, 또 건축현장으로 이동, 조립하는데도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패널식 모듈러 공법으로 다시 개발, 2016년부터 보급하고 있다.
 
박스형 모듈식은 일체화된 3차원 입체 부품을 사용하지만, 패널 모듈식은 2차원 판재 부품을 사용한다. 설비와 전기공사를 제외하고는 마감까지 완료된 벽체를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 이 방식으로 30평 한옥을 지을 경우 보통 벽체는 약 26, 지붕은 12개의 패널이 들어간다. 외부 벽체와 지붕 패널 하나당 무게가 600kg이 넘기 때문에 현장 작업 시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 여러 매체에서 완공까지 1달에 지을 수 있는 것으로 소개됐지만, 이는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갖춰진 상태에서 그렇고 사실상 3개월 정도 걸린다는 것. 공장에서 모듈을 제작하는 과정만 1개월이 걸리고, 현장으로 운반해 벽체와 지붕을 조립하는데 3일 정도, 이후 설비, 전기, 바닥, 타일 등 마무리 작업까지는 2개월 남짓 걸린다고 한다. 모듈러 한옥의 평당 건축 비용은 700만 원 선이다.

프리패브 공법으로 짓는 한옥
202011월 특허받은 공법인 한옥의 인방재 제작방법 및 그 인방재를 이용한 한옥의 벽체 시공방법’(최재복·김왕직 공동 개발).프리패브 공 법의 일환인 이 공법은 한옥의 구조적 성능을 향상시켜 벽체의 인방재를 미리 제작, 한옥 시공 현장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 공법을 한옥 건축에 적용할 경우 벽체의 구조적 강성을 높일 수 있고 기존 방식보다 편리하게 시공할 수 있다. 공사기간도 4개월 정도로 단축될 수 있기에 건축 비용 또한 절감할 수 있다. 전체 건축 과정은 구조설계 강성부재 마련 인방 배열 및 고정 인방 공간에 단열재 시공 인방재 제작 현장 운반 시공 순으로 진행된다. 이때 강성부재로는 합판을 사용하고 단열재는 페놀폼을 사용해 기둥 두께보다 얇게 제작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 공법으로 한옥을 건축할 경우 크게 두 가지 효과가 있다. 첫째 인방재의 구조적 강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횡력 발생 시에도 강성부재를 통해 인방들이 뒤틀리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내진성에 효과가 있다. 둘째, 한옥 벽체 시공에 대한 편의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단열재 조립 및 인방들 간 조립이 미리 완료된 상태로 제공되기 때문에, 현장에서는 인방재 제작을 위한 별도의 공정이 소요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공사기간을 단축시킬 수 있고 건축비를 절감할 수 있다. 이 공법을 개발한 오드건축사사무소 최재복 건축사는 모듈러 공법은 획일적인 디자인과 부피가 큰 입체의 모듈을 운반해야 하는 단점이 있지만 이 공법은 운반이 쉽고 건축주의 다양한 요구 조건을 반영한 구 조나 크기, 형태를 만들 수 있다 말했다.

모듈러 한옥의 치목과 시공 모습

01 현장 지붕 시공.
02 현장 벽체 조립.
03 완성된 서까래 이동 모습.
04 공장에서 부자재 치목.
05 공장에서 벽체 제작.
06 완성된 벽체.
07 크레인으로 벽체 옮기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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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입힌 한옥의 멋 - 간편하고 저렴하게 짓는 한옥 신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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