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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나무집의 상업적 가치

건축물은 시대의 흐름과 그 요청에 의해서 개발된다. 20세기의 눈부신 공업화는 세상을 풍요롭게 했고, 부의 증가는 레저 문화라는 새로운 장을 만들었다. 지금까지 소중하게 인식됐던 희생과 생산의 가치보다 어떤 의미에선 소비적이고 비생산적인 인간적 즐거움을 누리려는 문화의 장이 커지고 있다. 삶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느낌의 가치가 새롭게 인식되고, 감성산업이 첨단산업으로 발전되고 있다. 옷이나 장신구뿐 아니라 무엇에나 느낌(Feel)이 중요하다. 요즘말로 필이 꽂히면 사랑도 사업도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나무집이나 그 어떤 건물도 기능성만이 아닌 느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더욱이 상업용 건물인 펜션이나 전원카페의 선택권은, 소비자인 고객에게 있음을 생각해야 한다. 여기에서는 시대를 초월하는 감성의 선택, 세월의 역사를 입힐 수 있도록 제대로 지은 통나무집이 성공을 위한 또 하나의 키워드(Key Word)가 된다는 것을 생각하자.

■ 글 싣는 순서
·통나무주택의 욕실과 화장실
·통나무주택의 주방과 구성
·펜션, 카페, 전원주택
·통나무주택의 창호 선택
·통나무주택의 계단
·통나무주택 2층의 특징
·통나무주택의 2층 욕실
▶통나무주택의 가치
·통나무주택과 사우나
·통나무주택의 벽난로
·통나무주택의 인테리어
·통나무주택의 전기와 설비

지금 불경기와 공급 과잉이 겹쳐 펜션 업계는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이 문제는 어디까지나 경영주들의 문제일 뿐, 소비자는 기호에 맞는 좋은 펜션에서 여가를 즐기고 싶어한다. 최근 필자가 시공한 통나무집들은 펜션처럼 상업용 건물이 많다. 경영 상태는 대체로 성공이라는 흥미로운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물론 수익성의 문제다.

펜션 건축도 고객의 다양한 취향을 읽고 개성 있는 수요를 창출해야만 존립이 가능하며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과거 관광지 여관처럼 값싸게 객실 수를 늘려서 고수익을 낸다는 것은 넌센스다. 도태되거나 재투자를 해야만 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비교 우위와 차별화된 나만의 테마가 없기 때문이다. 비교 우위는 입지 조건과 건축, 조경 등의 하드웨어에, 차별화는 기호나 참여, 체험 같은 테마 등 소프트웨어에 비중이 높다. 이런 요소들이 펜션 영업에서 차지하는 몫이 갈수록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통나무집은 우선, 건축물 자체의 차별화로 인해 신기함과 호기심의 대상으로 고객의 시선을 고정시켜 발길을 이끈다. 이것이 비교 우위의 하드웨어 쪽 관점에서 가장 매력적인 선택의 대상이다. 도시민들에겐 꿈꾸던 통나무집을 체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감을 준다. 이러한 고객 감동에다 호기심을 불러올 만한 독특한 이벤트나 테마를 정착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고객 만족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통나무집
통나무집 카페나 레스토랑이 제법 많이 보급됐다. 야외에서 차 한 잔을 마셔도 기왕이면 분위기 있는 집에서 마시고 싶어한다. 지금처럼 수요보다 공급이 많을 때에는 소비자의 기호 선택에 의한 편차는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통나무집 펜션이 갑자기 유리해진 것은 아니다. 이미 많이 들어선 통나무집 카페나 레스토랑을 통해 짐작할 수 있다. 다만 과욕 때문인지, 혹은 예산 때문인지, 조잡한 형태의 통나무집들을 보면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사업에 성공하려면 흐름을 읽고 앞을 예측해야 한다. 현재는 이미 과거의 끝자락일 뿐이다. 통나무집을 고려했다면 통나무집이 지닌 사업 적응성이나 미래 가치까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제대로 된 통나무집은 다른 집보다 건축비가 많이 든다. 필자에게 상담을 의뢰하는 많은 사람이 건축비가 많이 들어 계산이 서지 않는다며 주저한다. 건축비가 많이 든다는 것은 사업 초기 비용이 많이 든다는 뜻이다.

대개 비지니스를 구상하는 사람들 대부분은 자금 능력에 비해 사업 규모를 크게 갖는다. 그 결과 멋진 통나무집을 구상했다가 목조나 스틸하우스를 선택하고, 비품이나 집기도 대부분 하향 조절한다. 그러다 보니 아무래도 수준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필자는 여기저기에서 무리하게 예산을 절감하지 말고, 통나무집을 제대로 짓되 그 규모를 줄이는 방법을 권하고 싶다. 작지만 알찬 모습, 그리고 매력적인 모습으로 다듬어 나가는 것이 훨씬 더 알찬 수익 모드가 될 수 있다.

앞으로 사업의 성공 여부는 어떻게 고객의 선택을 이끌어 내느냐에 달려있다. 그 선택은 질과 양의 문제를 넘어 이끌림과 감동으로 이어지는 느낌의 선택이 될 것이다. 선택은 내 의지와 희망에 관계없는 고객의 몫이기 때문이다. 열심히 일해 좀더 좋은 값으로 시장에 팔 수 있는 농산물이나 생필품과는 다르다. 기호 선택의 여지 공간은 점점 더 커지는 3차 산업이기 때문이다.

성공을 위한 또 하나의 키워드
나만의 특별한 무엇(Specialty)으로 고객을 유치하는 소수를 제외하고, 기본적으로 하드웨어가 되는 적당한 위치와 고객의 호감과 발길을 멈추게 하는 통나무집을 대입해 보자. 그리고 위치나 건물의 형태·양식에 어울리는 테마와 고객의 감성을 담아내는 약간의 분위기 연출(Interior & Display)은 매력적인 소프트웨어로 필요하다.

우선 희소성의 가치를 들 수 있다. 통나무집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예나 지금이나 소수만이 선택하는 독특한 건축양식이다. 호기심이나 경제적 능력이 아닌, 통나무집이 다른 집과 다른 특징을 이해하는 사람들이 선택한다. 호감이 가지만 특별한 집을 지어야 한다는 부담과 주변의 동의를 얻어야 하므로 결단력이 필요하다. 때문에 통나무집은 많은 사람의 꿈이지만 막상 그것을 실현시키기는 쉽지 않다.

둘째로 돈으로만 가늠할 수 없는 웰빙을 위한 최고의 가치선택이다. 통나무집의 건강 회복과 증진을 위한 여러 가지 효과에 대해 말하는 것이 중언부언하는 감이 있지만 수년 전 KBS에서 소개된 한 가지 실험의 예를 소개함으로써 대신한다. 실험용 쥐를 나무상자와 시멘트 상자에 각각 10마리를 한 집단으로 같은 조건에서 사육했다. 일정기간 후 시멘트 상자의 쥐는 9마리가 죽고 1마리가 살았으며, 나무상자의 쥐는 9마리가 살았고 1마리만 죽었다. 실험 결과를 통해 웰빙을 위한 주거공간으로 통나무집에 대한 이해를 다시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

셋째로 느낌으로써 통나무집이다. 통나무집에서 느끼는 편안함이나 친근감은 결코 우연한 것이 아니다. 자연계에서 인류와 오랫동안 함께 한 나무에서 느끼는 감성은 본능적인 것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 몸을 건강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호르몬 생산에 크게 기여한다.
끝으로 역사 가치를 말할 수 있다.

우리 주변에도 수백 년의 역사를 지닌 고궁이나 사찰이 많다. 수년 전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방한했을 때 찾은 곳이 고찰 봉정사와 안동 물돌이마을이었다. 봉정사를 보고 여왕은 감탄하며 거대한 예술품 같다고 했다. 우리가 집을 짓고 물건을 만들지만 역사와 시간은 만들 수 없다. 유럽의 작은 호텔이나 레스토랑으로 쓰이는 낡고 작은 통나무집들의 예약은 하늘에 별 따기처럼 어렵다. 통나무집은 세월을 쌓아가면서 역사를 만드는 집이다. 자 여기서 20∼30년이면 수명을 다하는 일반 건물들과의 경제성을 생각해 보자.

이러한 지식과 필요성을 아는 사람들도 막상 건축할 때에는 통나무집을 선택하지 못하곤 한다. 대부분 예산문제다. 건축과 사업 규모를 정하고 한정 예산으로 완성하려 하기 때문이다.
오늘을 사는 이 시대의 선택권은 공급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고, 소비자인 고객에게 있음을 소홀히 생각해서는 안 된다. 통나무집에서 느끼는 편안함과 친근감 그리고 내가 갖고 싶은 그 집을 경험하게 할 수 있는 만족감을 안겨 주어야 한다.

시대를 초월하는 감성의 선택, 세월의 역사를 입힐 수 있도록 제대로 지은 통나무집이 성공을 위한 또 하나의 키워드(Key Word)가 된다는 것을 생각하자. 田

■ 글 정인화 <발미스코리아 대표>

※ 글쓴이 정인화는 발미스사의 한국 대표로 스위스를 비롯한 유럽 각국에서 수년간 쌓아온 통나무집 건축이론 교육과 풍부한 현장 경험을 토대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규모 통나무주택 단지를 성공적으로 개발하는 등 개인 주문주택뿐 아니라 제주도 등지에서 기업형 통나무 펜션단지의 개발지원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발미스코리아 054-975-1240 www.valmi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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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나무주택 이야기] 통나무집의 가치(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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