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지붕 집 - 44.13평 – 월간 전원주택라이프

건축가들이 설계하기 가장 어려워하는 공간이 집이라고 한다. 사무실처럼 한 가지 용도로 사용하지 않고 다양한 요소를 담기 때문이다. 여기에 거주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하면 더욱 복잡해진다. 빨간 지붕 집은 복잡한 요소를 덜고 꼭 필요한 것에 집중했다.

글 양인성 소장
자료제공 로우크리에이터스

HOUSE PLAN
건축면적 77.13㎡(23.33평)
연면적 145.91㎡(44.13평)
최고높이 7.5m(가중평균지표 기준)
공법 철근콘크리트조
지붕재 컬러강판
외벽재 STUCCO 외단열 시스템
창호재 72㎜ 알루미늄 3중창호
내벽재 백색 도장
바닥재 강마루, 모자이크 타일
수전 등 욕실기기 아메리칸 스탠다드
현관문 단열 강화도어
가구 현장 제작
설계 atelier LOW CREATORs
설계자 양인성

PLANNING
침실 3개
화장실 3개
층수 지상 2층

#이야기
집만큼 사람들에게 심리적인 안정감과 행복감을 주는 곳도 없다. 그래서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 가장 편안하고 아늑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기도 한다. 사연을 보낸 예비 건축주도 그렇다. 집 안에서 차를 마시거나,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거나, 별일 없이 하루의 시간을 음미하는 것을 행복으로 생각했다. 그는 행복한 공간에 기능을 더한 집을 원했다.

<건축주 요구 사항>
● 운동선수인 자녀를 위해 기구를 설치한 운동실 필요
●자녀가 운동부 친구들과 모여 함께 낮잠을 자주 즐김
●독립적인 부부의 방
● 남자아이 다섯 명이 함께 어울리기 좋은 아일랜드 식탁
●아이들이 편히 쉬면서 재미있게 지낼 수 있는 집
● 부부만의 시간이 보장된 집

#공간구성
모든 요구 사항을 담을 수 있는 집은 없다. 필요한 건 강조하고 불필요한 건 덜어내는 과정에서 오히려 하나의 완결한 공간이 완성되어 간다. 빨간 지붕 집은 복잡하지 않고 단순한 형태 속에서 관계를 맺어가는 공간을 구상했다. 다양한 요구 사항을 찬찬히 읽으며 집의 얼개를 하나둘 다듬고 스케치하며 형태를 잡았다.

건물은 한쪽 지붕이 긴 박공집이다. 형태가 단순해 지붕이 짧은 부분을 앞으로 밀어내 엇갈린 모양을 만들어 형태가 지루하지 않게 했다. 여기에 포인트로 지붕 색을 강렬한 빨간색으로 칠해 주변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특색을 가지도록 했다.

실내 공간은 남북으로 커다란 축을 나누고 목적 공간과 서비스 공간을 배치한 뒤 실과 실의 관계를 설정해 나갔다. 오른쪽에 있는 현관에 들어서면 입구부터 길게 뻗은 복도 끝에 전면 창을 내 시선 확장을 유도함으로써 공간에 깊이감을 담았다. 더불어 상부를 열고 고창을 설치해 빛이 집안 곳곳에 퍼지도록 계획했다.

복도가 시작하는 현관 앞 좌우 측엔 문이 있다. 좌측 문은 보조주방과 이어져 장을 본 후 무거운 짐을 집 안으로 들고 들어오지 않고 입구에서 바로 정리하도록 동선을 편리하게 만들었다. 우측에 있는 문은 아이들의 운동 공간이다. 운동 공간 옆에는 1층 욕실과 세탁실을 연결해 운동 후 샤워와 세탁물을 한 번에 처리하도록 편의성을 꾀했다. 또, 장기간 길어진 코로나 여파로 개인위생에 대한 생각이 강화되어, 이에 따라 세면대를 욕실 외부에 설치해 외출 후 자연스럽게 손을 씻도록 계획했다. 2층 계단실 끝에는 가족들이 책을 보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작은 책상을 마련해 여유를 담았다. 책상 옆에는 벽면에 큰 창을 내 밝고 시원한 개방감을 확보했다.

자녀 방은 실용적인 적절한 크기를 원해 침대 하나와 책상 그리고 수납장을 배치할 정도로 공간을 구성했다. 그리고 향후 두 자녀가 독립할 것을 생각해 수납장으로 공간을 분리했다. 따라서 상황에 따라 수납장을 철거해 방을 넓게 사용하도록 했다. 안방도 가변성이 큰 공간으로 계획했다. 독립 공간을 원한 부부 요청에 따라 복도에 문을 설치해 독립성을 강화하고 넓은 공간을 확보해 필요에 따라 나누거나 합쳐서 사용하도록 했다. 또, 기능과 효율성을 고려해 공동 드레스룸을 요청했는데, 이 공간은 공용 욕실 옆에 배치해 접근이 쉬운 편리한 동선으로 완성했다.

집 설계는 작은 공간에 다양한 요소를 담는 일이라 복잡하고 어렵다. 어렵고 복잡할수록 관계를 생각하면서 공간을 정리하다 보면 오히려 원하는 것을 찾을 수 있다. 빨간 지붕 집이 예비 건축주의 일상에 쉼표가 되기를 바란다.

사연을 받습니다
집을 짓고 싶거나 집에 대한 생각을 함께 나누면서 자신의 집을 그려보고 싶은 분은 아래 주소로 이메일을 보내주세요. 집의 면적과 규모(집터를 보유하고 있다면 필지 면적과 형태, 주변 환경 포함), 원하는 디자인, 가족 구성원, 방 개수, 기대하는 삶, 바라는 공간 등을 간략하게 적어 보내주세요. LOW CREATORs와 함께 여러분의 이야기를 담은 주택을 그려보기 바랍니다.
보내실 곳 lowcreators@gmail.com
※채택된 사연은 지면에 소개합니다.

로우크리에이터스LOW CREATORs
새로운 일상을 만드는 일상 제작소 ‘LOW CREATORs’는 건축을 통해 일상 속에서 공간이 주는 행복을 찾고 건축의 일상성과 삶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 소규모 건축가 그룹이다. 디자인을 위한 디자인보다는 삶의 작은 틈 속에서 새로운 일상을 찾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010-4789-8208 070-8833-3162
lowcreators@gmail.com
www.lowcreators.com

편집부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주요뉴스

주요뉴스

주요뉴스

주요뉴스

주요뉴스

주요뉴스

주요뉴스

주요뉴스

빨간 지붕 집 - 44.13평

BEST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