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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싣는 순서
·통나무주택의 욕실과 화장실
·통나무주택의 주방과 구성
·펜션, 카페, 전원주택
·통나무주택의 창호 선택
·통나무주택의 계단
·통나무주택 2층의 특징
·통나무주택의 2층 욕실
·통나무주택의 가치
▶통나무주택과 사우나
·통나무주택의 벽난로
·통나무주택의 인테리어
·통나무주택의 전기와 설비

핀란드 통나무주택은 풍부한 삼림자원과 냉혹한 기후 환경 때문에 발달해 왔다. 사우나 문화가 발달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세계가 차츰 좁아지고 문화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핀란드의 통나무집과 사우나는 세계 시장으로 퍼져 나갔다.
핀란드 통나무집을 말할 때 '핀샬레(Finn-chalet)'라는 용어를 쓴다. 핀샬레는 일반적인 주택에서부터 방갈로 같은 작은 집까지 포함한다. 핀란드를 여행하다 보면, 호수나 물가에 방갈로 형태의 작은 통나무집을 쉽게 볼 수 있다. 모두 사우나를 위한 집이다.

사우나 효과

핀란드 시장에선 자작나무의 잔가지를 꽃다발처럼 단으로 묶어서 파는 모습을 어렵잖게 본다. 사우나를 할 때, 뜨거워진 몸을 그 걸로 가볍게 두드리면 피부는 강한 열을 발산한다. 핀란드 사람들은 그러한 자극을 즐긴다.
사우나 효과는 널리 알려져, 많은 사람이 찜질방이나 사우나에서 체험을 하고 있다. 사우나 스토브의 돌은 온도가 높아지면서 엄청난 양의 원적외선을 방출한다. 그것이 노출된 피부 깊숙이 침투해 열 자극을 전달한다. 또한 달궈진 돌에 물을 끼얹어 수증기를 발생시키면, 그것이 피부에 골고루 닿으면서 직접 자극함으로써 땀구멍을 키워 땀을 내게 한다. 그 과정에서 노폐물이 땀과 함께 배출되는 데 바로 사우나의 효과다. 다른 효과로는 전신의 혈행(血行)을 도와 근육의 긴장을 풀고, 생리대사(生理代射)를 도와 건강을 회복·유지시킨다.
통나무집과 사우나의 만남
통나무집에서 사우나를 하는 것이 얼마나 좋은가는, 습도 조절의 문제와 요즘 새집증후군 때문에 말썽 많은 유독가스를 생각하면 알 수 있다. 사우나실의 온도는 통상 60∼80도의 고온 상태를 유지한다. 사우나 실이 콘크리트 구조라고 가정해 보자. 고온일 때 콘크리트에서 엄청난 양의 유독가스가 뿜어져 나오고, 그것을 호흡할 때 마신다고 생각하면 끔직한 일이다. 또 하나는 콘크리트나 돌을 마감재로 사용하면 습도 조절이 되지 않기에 벽이나 바닥은 늘 물기에 질척거리므로 찜찜하고 비위생적이다. 목욕탕 사우나에서 흔히 느끼는 불쾌감처럼 말이다.
통나무집 사우나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사우나 실의 온도가 고온으로 올라가면서 나무가 함유한 습기가 활성성분과 함께 뿜어져 나온다. 나무의 활성성분은 습기에 묻어 호흡기 점막에 쉽게 붙는다. 사우나 실에서 진한 나무 향을 맡을 수 있는 이유다.
사우나 실 내부 온도가 높아지면 나무에 물기가 묻어도 표면만 젖을 뿐 흡수되지 않는다. 그 물기는 금방 증발돼 나무에 별로 해를 입히지 않는다. 그러므로 사우나 실 벽면에 물기가 튀는 것을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또한 사우나 실 내부가 식으면서 생기는 습기는 자연스럽게 나무에 흡수돼 사우나가 끝나고 남은 습기도 걱정할 필요 없다.
가끔 사우나 실 내부의 나무 마감재에 락카나 바니쉬 같은 도료로 칠하는 경우를 본다. 나무가 습기에 노출되는 것을 우려한 때문이다. 그러면 도막(塗幕)이 형성돼 나무의 습기 흡수를 차단하고, 고열의 지나친 건조 상태를 계속 유지하게 된다. 이때 나무는 열성 스트레스를 받아 노화가 빨리 진행된다. 또한 열 변화가 큰 사우나 실의 도막은 금이 가기 마련이고, 그 틈으로 습기가 스며들어 잘 빠져나오지 않기에 오히려 나무는 썩기 쉽다. 그렇기에 나무에 칠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문제로 사우나 실 내벽, 특히 몸이 닿는 부분에는 일반적으로 옹이가 없는 소나무나 자작나무를 이용한다. 고열로 송진이 흘러나와서 몸에 닿는 것을 우려함이다. 특히 앉기도 눕기도 하는 벤치는 나이테가 없어 송진이 나오지 않는 열대지방 나무가 적합하다.

사우나 실에 대한 오해

필자가 핀란드 사우나를 여러 차례 시공하면서 느낀 것은, 많은 사람이 사우나 실을 밀폐 공간으로 이해한다는 점이다. 열기의 손실을 막아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또 하나는 지나친 고온을 오래도록 즐기려 하는 점이다. 사우나는 극한 상황을 견뎌내는 극기훈련(克己訓鍊) 코스가 아니고, 상당한 열감을 느끼면서 즐기는 수준이 돼야 한다.
사우나에서 얻는 열은, 돌을 달궈서 나오는 원적외선의 복사열과 수증기를 동반한 대류 열이다. 사우나 실이 밀폐되면 복사열은 받을 수 있으나, 대류가 제한돼 열기를 골고루 받기가 어려워지고 땀이 잘 마르지 않는다. 또한 신선한 공기가 공급되지 않아 산소가 희박해지고, 땀으로 나온 노폐물이 녹아 있는 습기를 없앨 수 없기에 높은 습도와 탁해진 공기는 호흡기에 해를 끼칠 수 있다. 이젠 사우나 실은 습기가 많고, 숨막힐 듯 답답하고 뜨거운 곳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사우나를 제대로 즐기려면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공기의 순환이 이뤄지는 구조여야 한다.
오늘날 건강 가치의 중요성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는 것은, 그만큼 사회 환경이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에 부적합해졌음을 뜻한다. 질병은 유해하고 위험한 환경 때문만은 아니다. 심리적으로 불안하고 정신적으로 안정되지 못해서 유발되는 음주나 도박, 폭력 등 사회 일반의 광범한 병리현상이 개인과 사회를 터 크게 황폐화시키기 때문이다. 유도(柔道)가 부드러움으로 힘을 제압하는 무술인 것처럼, 통나무집의 따스하고 부드러움이 나와 내 가족의 정신과 육체의 건강을 지킨다는 사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사실 이런 이유로 통나무주택이 오늘날 웰빙의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田

# 글 정인화<발미스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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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나무주택 이야기]통나무주택과 사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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