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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나무주택과 벽난로

인류사에서 '불'의 발견은 가히 혁명적이다. 불은 끊임없는 산업혁명과 문화 혁명이 필요 충분 조건이자,큰 힘이요. 무기였다 또한 우리의 정서와 정신세계에 커다란 영역으로 자리잡았다. 조로아스터교처럼 불을 숭배하는 배화교뿐만 아니라, 많은 종교의 교리나 의식에서도 중요하게 자리잡고 있다.

벽난로의 탄생과 매력

그럼 우리의 일상으로돌아와 보자. 불은 이미 없어선 안 될 정도로 생활 깊숙이 파고들었고, 심지어 놀이문화로까지정착했다. 지금은 향수로 남아 있지만 필자가 어렸을 때 , 가족이 화롯가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고구마를 구워먹으며 웃고떠들기도 하고, 동네아이들과 쥐불놀이를 하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하지만 불을 잘못다루면 큰 재앙을 초래하기에, 가까우면서 두려운 존재였다 이 불을 집 안으로 안전하게 옮겨 놓는 획기적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벽난로의 출현이다. 벽난로로 인해 집 안에서도 불의 자리를 마련해 빵을 굽거나 고기를 굽는 입식 구조의 불집 (Fire Box) 기능에다. 장식성을 겸한 난방 구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벽난로를 'firePlace' 라고 부른다. 문화 차는 있지만 서구인들에게 벽난로는 거실의 중심이 되는 중요한 부분이며 ,그만큼 건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대통령이 미국이나 유럽을 방문했을 때사진을 보면, 국빈으로 마주한 두 정상이벽난로 앞에 앉아 있는 모습을 종종 본다.미국의 백악관이나 프랑스의 엘리제궁도 마찬가지다. 그럼 벽난로는 어떤 매력으로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걸까? 저녁시간 온 가족이 벽난로 앞에 둘러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나누어 보자.

가까이 하고 싶은 사람과 벽난로 불을 피우고 나란히 앉아보자. 장작이 타는 소리와 함께 신비로운 불꽃의 유희를 감상해 보면 그 느낌을 알 수 있다 사람과 사람과의 이해는 이성적 판단이앞서지만, 때로는 서로를 교감하는 감정의 전이(轉移)가 더 중요할 수 있다. 이것이 필자가 생각하는 벽난로의 가치로, 건축 의뢰를 받으면 벽난로를 권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벽난로의 선택과 시공

초기 벽난로는 연소 시스템이 불안정해서 잘 타지 않거나 연기가 차고, 굴뚝으로빗물과 바람이 들어오는 등 좋지 않았다.기술이 발달하면서 높은 열효율과 함께사용하는 데 있어 한층 안전하고 편리해지면서 통나무집에도 자리를 잡았다. 벽난로는 크게 독립적인 난로 형태와벽면과 일치되는 '매립형' 그리고 벽면앞에 놓이는 '돌출형'이 있다 벽난로가벽면 기능도 하면서 , 양쪽 면에서 모두 즐기는 '양면형'으로까지 다양하게 발달하고 있다.

요즘의 벽난로는 형태뿐 아니라 세부기능까지도 다양하다. 불똥이 튀지 않게아궁이에 그물망을 친 제품(아궁이를 통한 열기 손실이 크기에 열효율이 다소 떨어지는 게 단점)이 나오고, 앞면에 유리문을 달아 그을음을 방지하면서 열효율을크게 높인 제품도 출시되고 있다. 특히 세라믹 유리는 열선(熱線)인 원적외선과 적외선을 투과시켜 열효율을 더욱 높이고,유리면이 쉽게 더러워지지 않는 자동 청소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난방 효과를 더 욱 높이기 위한 팬(Fan) 부착식, 바비큐 를 하는 그릴 부착식 , 몇 개의 다른 방으 로 열풍을 보내는 별도의 배관 장치 등, 과거 우리가 인식하던 단순한 벽난로에서 장식성뿐만 아니라 열효율과 편의성을 높 인 고성능 고품격 벽난로로 발전했다.

화기의 접근과 나무의 보호를 위한 세부적인 기술들이 발달하면서 벽난로는 보다 안전하게 통나무집의 분위기를 살리고있다. 그러나 벽난로는 굴뚝이 반드시 있어야 하기에, 아파트나 사무실 같은 곳에서는 설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런 이유로에서 아파트 같은 고층건물이나 굴뚝을 설치할 수 없는 곳에서도 사용 가능한벽난로가 등장했다. 즉 불집 (Fire Box)안에 장작 대신 가스를 태우는 방법이나, 아예 전기를 사용해 불타는 장작 형태를 모방한 벽난로 등이 그것이다.

벽난로는 난방 면적의 크기와 위치, 분위기에 맞추어 선택해야 한다. 또한 벽난로를 설치할 때는 벽난로 앞에 최소 1미터 이상의 바닥을 타일이나 벽돌 등으로시공해 화재 위험을 없애야 한다 벽난로설치를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 잘못된벽난로의 선택과 시공으로 벽난로가 애물단지가 된 경우를 많이 본다. 잘못된 굴뚝은 집안의 열기를 빼앗고, 집안으로 연기와 빗물이 스며들게 한다. 벽난로는 장롱이나 장식품처럼 손쉽게바꿀 수 없으므로, 제품의 선택과 시공에신중을 기해야 한다.

주택뿐 아니라 전원주택에 설치된 벽난로의 대부분이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장식품으로 적당하게 처리를 하거나, 휑하니 비워 둔 모습들을 자주 본다. 심지어옛날 산골 화전마을의 토굴처럼 만들어불을 때다가 불씨가 지붕으로 옮겨 화재가 발생한 경우도 있다. 요즘의 벽난로는 구조적으로 매우 정교해서 대충 설치했다가 제 기능을 못하는경우가 많다. 불의 흐름과 벽난로의 구조원리를 이해하고 경험을 토대로 설치해야한다. 외부에 돌을 쌓거나, 혹은 별다른장식성 외부마감은 그 다음의 문제다. 통나무집과 벽난로, 이 두 가지의 어울림은 보기 좋은 한 쌍의 연인 같다. 가족의 끈을 보다 더 돈독하고 화목하게 이끄는 방법을 찾는다면, 멋진 통나무집을 짓고, 그 집에 어울리는 벽난로 앞에서 온가족이 둘러앉아 장작 타는 소리와 신비로운 불꽃을 감상하면서 대화를 나누어보라. 예전 화롯불 가에 옹기종기 둘러앉아 눈 내리는 겨울밤의 보내던 정겨운 추억을 회상하며 화려한 불꽃처럼 가정의 화목도 훨훨 타오를 것이라고 필자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글 정인화 <발미스코리아>

글쓴이 정인화는 발미스사의 한국 대표로 스위스를비롯한 유럽 각국에서 수년간 방아온 통나무집 건축이론 교육과 풍부한 현장 경험을 토대로 활동을 하고있습니다. 현재 대규모 통나무주택 단지를 성공적으로 개발하는 등 개인 주문주택뿐 아니라 제주도 등지에서 기업형 통나무 펜션단지의 개발지원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발미스코리아 054-975-1240 www.valmi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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