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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제로에너지 건축물 확산 위해 ZEB 로드맵 강화
ZEB 인증제 공공서 민간으로 단계적 확대
정부가 제로에너지 건축물(ZEB)의 건축과 공급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30년까지 500㎡ 이상 모든 건축물의 제로에너지화를 목표로 ‘ZEB 의무화 로드맵’을 추진하고 있으며, ‘ZEB 인증제’를 통해 ZEB 성능 수준을 향상시키고 있다.
 
노철중 기자
사진 및 자료
국토교통부, 한국에너지공단, 인천도시공사, 전원주택라이프DB

인천 검단 신도시 제로에너지 주거 단지 조감도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ZEB란 단열·기밀을 극대화해 에너지 부담을 줄이고 고효율 설비, 신·재생에너지 등으로 건물의 에너지 소요량을 최소화해 설계 단계부터 에너지 효율 관점에서 지어진 건축물을 의미한다.
 
정부는 건축물 에너지 절감 및 온실가스 감축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안으로써 2014년부터 ‘ZEB 의무화 로드맵’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2017년 1월부터 ZEB 성능 수준을 규정하고 확산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ZEB 인증제’도 그 일환이다.
 
ZEB 인증제는 건축물의 5대 에너지(냉방·난방·급탕·조명·환기)를 정량적으로 평가해 건물 에너지 성능을 인증하는 제도로, 에너지 자립률에 따라 5등급(최저)에서 1등급(최고)까지 총 5개 등급을 부여한다. 에너지 자립률은 건물에서 소비하는 에너지양 대비 태양광·지열·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의 비율을 가리킨다. 1등급은 100% 이상, 2등급 80% 이상 100% 미만, 3등급 60% 이상 80% 미만, 4등급 40% 이상 60% 미만, 5등급 20% 이상 40% 미만으로 구분된다.

출처: 제로에너지 건축 홍보책자 출처: 제로에너지 건축 홍보책자

국내 녹색건축 분야 인증 중 최상위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은 건축자재, 기계·설비, 신·재생에너지 및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 적용 등으로 해당 건축물이 에너지 효율화 관점에서 건축이 이루어졌는지 여부를 종합 평가한다. 이는 개별 건축물이 하나의 발전소 역할을 하게 함으로써 우리나라 건물부문의 에너지 소비를 친환경·고효율 구조로 변화시켜 나가고자 하는 취지다. ZEB 인증의 대표적 사례로는 아산 중앙도서관, 판교 제2테크노벨리 기업지원허브, 한국에너지공단 신사옥, 환경친화적 에코촌, 에어가전혁신지원센터, 능곡 어울림센터, 힘펠 제로에너지 팩토리 등이 있다. 특히, 아산 중앙도서관은 건립 당시 일반 건축물에 비해 공사비는 약 7% 증가했으나 연간 에너지 소비는 40% 이상 적게 쓴 것으로 나타나 ZEB 우수 사례로 꼽힌다.

출처: 제로에너지 건축 홍보책자 출처: 제로에너지 건축 홍보책자

민간부문 ZEB 의무화 2025
최근 정부는 ZEB 로드맵을 한층 강화했다. 국토교통부는 공공건축물 연면적 1,000㎡ 이상에 대해 시행되었던 ZEB 인증 의무화를 2023년 1월부터 연면적 500㎡ 이상 공공건축물과 30세대 이상 공공 분양·임대 공동주택으로 확대 적용하고 있다. 특히, 공동주택의 경우 2021년 11월 발표된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ZEB 의무화 일정을 기존 2025년에서 2023년으로 앞당겨 시행하고자 한다. 민간부문은 2025년에 의무화될 예정이다.
 
또한 정부는 시범 및 특화도시를 지정해 지구 평균 에너지 자립률 20% 이상인 제로에너지 도시를 추진하고 있으며, 기술 선도 사업으로 고성능 ZEB 사례를 도출하고 있다. 기술 개발과 인력양성을 추진하고, 자발적인 민간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건축기준 및 취득세의 완화 등 다양한 혜택(인센티브)도 지속 발굴·운영하고 있다.

세종시 제로에너지 주택 단지 ‘로렌하우스’

지구·도시 단위로 확장하는 제로에너지 건축
주택, 업무시설, 학교 등 개별 건축물의 제로에너지화와 더불어 제로에너지 개념을 도시로 확대 적용한 지구 단위 제로에너지 시범사업은 국내 제로에너지 건축 보급 확산을 한층 더 가속화하고 있다. 구리시 갈매역세권, 성남시 복정 1 공공주택지구 2개소를 대상으로 추진하는 지구 단위 제로에너지 시범사업은 지구 평균 에너지 자립률 20% 달성을 위해 공공주택지구의 건축물, 유휴부지 등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게다가 일자리 창출, 주거취약계층 지원 등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술·경제적 사업모델을 마련해 주거·에너지 복지 향상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지구 단위 제로에너지 시범사업을 통한 성과는 제로에너지 건축 적용 기술 향상, 경제성 확보 등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방자치단체들도 개별적으로 지구 단위 제로에너지 시범사업을 추진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12월 인천도시공사는 검단 주택건설사업(AA1-1BL)을 제로에너지 주거 단지로 구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단계별 에너지 절감 계획을 통해 건축물 에너지 효율 등급 1++등급, 에너지 자립률 20% 이상을 달성해 ZEB 인증 5등급을 확보할 계획이고 올해 상반기 예비인증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인천도시공사는 끊김 없는 단열 설계 기술을 적용해 단열과 기밀성능을 강화하고 자연채광 성능을 개선할 계획이다. 또 겨울철 난방부하를 최소화하는 패시브 기술, LED 조명 100%, 세대별 열회수장치 설치, 단지 내 에너지통합관리시스템 등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태양광발전, 지열시스템 등의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통해 에너지 사용량 일부를 자급자족할 수 있게 한다는 복안이다.

서울 노원구 제로에너지 주택단지 내 목업 주택

제로에너지 하우스 핵심은 패시브·액티브·신재생에너지
민간부문 주택에서도 제로에너지 건축물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주로 패시브하우스, 액티브하우스 등으로 불리며 여러 건축가와 시공업체들이 제로에너지 하우스 확산에 노력을 기울이는 상황이다.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화 및 온실가스 배출 저감 측면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해당하는 제로에너지 건축물은 건축, 전기, 기계, 에너지 측면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비로소 그 효과가 극대화된다.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면서도 재실자가 체감 가능한 쾌적한 실내공간을 조성하는 제로에너지 건축물의 핵심에는 패시브 기술, 액티브 기술, 신·재생에너지가 있다.
 
패시브 Passive 기술은 계절, 외기 온도 등의 변화가 건축물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해 적은 에너지만으로도 쾌적한 실내환경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액티브 Active 기술은 다른 기자재보다 적게 에너지를 사용하면서도 높은 성능으로 운전이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일컫는다. 신·재생에너지 New and Renewable Energy는 액티브 기술의 일종으로 기존의 화석연료를 변화시켜 이용하거나 수소, 산소 등의 화학반응을 통해 전기 또는 열을 이용하는 신에너지와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변환시켜 이용하는 재생에너지다.
 
이중 민간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은 패시브 기술이다. 패시브하우스연구소에 따르면 패시브하우스는 직접적 난방 설비의 도움 없이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신선한 공기를 보조적 설비 수단으로 조금 온도를 올리거나 내림으로써 재실자가 열적, 공기질적으로 만족할 수 있는 건물을 가리킨다. 또한 “에너지 효율성, 쾌적함, 경제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표준적 건물이며, 이 세 가지 요소 중 한 가지라도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 진정한 패시브하우스가 아니다.”라고 정의 내리기도 한다.
 
패시브하우스의 요구 조건(평가 기준)은 △연간 난방 에너지 요구량: 15㎾ h/㎡· a 이하 △최대 난방 부하: 10W/㎡ 이하 △연간 냉방 에너지 요구량(필요시): 15㎾ h/㎡· a 이하 △1차 에너지 소요량(전기 사용 포함): 120㎾ h/㎡· a 이하(냉방·난방·조명·급탕·환기·콘센트) △기밀성 테스트(n50): 0.6/h 이하 등이다.
 
다음은 패시브하우스의 특성을 자세하게 알아볼 수 있는 7가지 체크 요소다.

열회수환기장치와 내부 모습

CHECK 1 향을 고려한 배치 설계
한국패시브건축협회는 패시브하우스에서 일사 취득과 손실의 상관관계에 있어 향이 절대적인 요소를 차지한다고 한다. 따라서 동일한 형태의 주택이라도 남향 배치와 북향 배치의 열손실과 취득의 차이는 상당하다. 이 때문에 평면 배치에서 남향 또는 동향의 배치를 원활하게 조정해야 한다. 또한 외기에 접하는 면적을 최소화하는 것이 열손실을 막는 데 중요한 인자로 작용하므로 가능한 단순한 형태를 지향하는 것이 좋다.
 
CHECK 2 고단열
건물의 외피는 단열을 잘해야 한다. 혹한에도 열관류율(U-value)이 최대한 0.15W/(㎡ K) 여야 한다. 단열은 외벽, 지붕, 바닥 등 건물 외피 전체를 끊김 없이 둘러싸야 한다.

열회수환기장치와 내부 모습

CHECK 3 열교 차단
패시브하우스는 열교 없는 디테일로 시공해야 한다. 파라펫, 발코니, 창호 주변 등의 선형 열교와 단열 고정핀의 점형 열교를 차단할 수 있는 계획과 시공이 필요하다. 하지만 높은 시공비 때문에 단열만 강화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그 결과는 하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단열재만 두껍게 하고 열교를 무시하면 결로와 곰팡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CHECK 4 고기밀
틈새로 제어할 수 없는 공기 누출이 50㎩의 압력으로 테스트할 때, 시간당 전체 건물 규모에서 0.6회보다 적어야 한다. 50㎩은 기후 조건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압력차로 약 9m/s의 바람이 불어올 때 생기는 압력에 상응한다. 한국친환경건축설비학회에서 권장하는 기밀 성능 기준은 모든 건물은 5.0회 이하, 저에너지하우스는 3.0회 이하, 제로에너지 하우스는 1.5회 이하다.

기밀 창호(위)의 기밀성 테스트

CHECK 5 패시브하우스 창호
열관류율이 0.80W/(㎡· K)을 벗어나서는 안 되며, 빛투과율(g-values) 성능이 50% 여야 한다. 채광과 조망을 위한 창호는 단열에 가장 취약한 부분이다. 따라서 패시브하우스에 열관류율이 낮고 기밀성이 우수하며 빛투과율이 높은 삼중 로이 Low-E 유리 시스템창호를 주로 사용한다. 로이 Low-emissivity는 낮은 방사율을 뜻한다. 유리 표면에 금속 또는 금속산화물을 얇게 코팅한 것으로 열의 이동을 최소화하는 에너지 절약형 유리로 ‘저방사 유리’라고도 한다.

기밀 창호(위)의 기밀성 테스트

CHECK 6 외부 차양
한국패시브건축협회는 한옥의 처마가 건물 외부에 있듯이, 일사열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려면 모든 차양시설을 외부에 설치해야 한다고 한다. 유리의 특성은 단파는 쉽게 통과시키고 장파는 잘 통과시키지 못한다. 즉, 단파 태양에너지가 유리를 통과해 실내로 들어오긴 쉽지만, 실내로 들어온 일사가 물체에 닿으면 장파인 열에너지로 변하게 되고, 이 열에너지가 다시 유리를 통해 밖으로 빠져나가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태양에너지는 유리를 통과해 실내로 들어오기 전에 차단해야 효과가 크다.

외부 차양

CHECK 7 열회수환기장치
열회수환기장치는 쾌적한 실내 공기질 유지와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필요하다. 에너지 절약 측면에서 배출되는 공기 중의 폐열을 적어도 75% 이상 신선한 공기로 전도해야 한다. 패시브하우스는 주택 전체가 풍선처럼 기밀하므로 환기가 매우 중요하다. 창을 열어 환기하면 겨울철엔 내부의 따듯한 공기가 외부로 빠져나가고, 여름철엔 외부에서 더운 공기가 내부로 유입되기에 열교환 소자와 팬으로 구성된 열회수환기장치는 필수다.
 
단독·전원주택 업계에서는 이 외에도 ‘수퍼E 하우스’, ‘5-Star 목조건축’ 인증 등을 통해서 주택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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