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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황토집은 이렇게 짓는구나


흙내 풀풀 나는 시골살이가 그리워 풍요와 빈곤이 아우성치는 도시를 떠나, 경남 하동의 지리산 자락으로 내려온 이가 있다. 로아차(露芽茶)를 운영하는 신재남 씨 가족이 그 주인공이다. 사라호 이후 최대라는 매미가 쓸고 간 자리를 추스르며 1년 가까운 기간을 바쳐 손수 집을 지었다. 그가 일일이 사진을 찍어가며 모은 자료를 소개한다. 정성들여 찍은 사진과 재치 넘치는 짤막한 설명을 읽어보면 ‘아, 황토집은 이렇게 짓는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글·사진 신재남<로아차 대표. www.loacha.com>


| 전기 공사 |


    벽 파기


    전선관을 묻으려고 벽을 파내고 있다. 벽이 많이 말랐지만, 끝이 뾰족한 것으로 어렵지 않게 파낼 수 있다.


    전선관 묻기-하나


    PVC 전선관을 미리 묻어 두면 나중에 전선 등을 교체할 때 편리하다. 흙집은 전선을 노출시키거나, 바닥으로 전선관을 묻어 전선을 노출시키지 않는 방법 중에서 선택하면 된다.


    전선관 묻기-둘


    전선이 서로 연결돼야 할 부분은 박스를 설치해 그 안에서 연결시킨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거나, 누전이 되면 연결된 곳만 점검하면 되니 편리하다.


    유도선 넣기


    전선관에 전선을 넣기 위해 잘 휘어지는 철사나 와이어 등을 유도선으로 먼저 넣는다. 전선관이 잘 들어가지 않을 때는 물이나 주방세제 등을 몇 방울 넣으면 수월하게 끼울 수 있다.


    어지기 어-자!


    한편에서 ‘어지기’하고 구령을 넣으면 다른 편에서 ‘어-자’하고 받으며 유도선에 매어 둔 전선을 끌어당긴다.


    두꺼비집 설치


    설치된 전선들이 제대로 연결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임시로 두꺼비집을 설치했다.


    테스트


    이제 콘센트 하나마다 쫓아다니며 테스트를 한다. 다행히 한번에 오케이!


    불을 밝히다


    우여곡절 끝에 전등도 모두 달고, 불을 켜 본다. 집의 완성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간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


| 벽에 생긴 크랙 메우는 방법 |


    벌어진 틈새


    구조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미관상 안 좋은 크랙을 메우려면, 시멘트를 조금 섞어 한 번에 메우는 방법과 여러 번 황토로만 메우는 방법이 있다. 선택은 결국 주인의 몫이다.


    고무망치로 두들기기


    벌어진 틈새는 마르기 전 고무망치로 두드리면 안까지 메워진다.


    두들기고 난 자리


    고무망치로 두들기고 나면 이렇게 틈이 메워진다.


    호미로 평평하게 긁어 주기


    튀어나온 흙은 호미 등을 이용해 긁어낸다.


    헤라로 나무면 흙 긁기


    헤라를 이용해 나무 면에 붙은 흙도 긁어낸다.


    흙 붙이기-하나


    나무 주변엔 다시 황토로 틈 없이 메운다.


    흙 붙이기-둘


    벽면도 조금 젖은 황토로 다시 붙이며 문지른다.


    매끈해진 벽면


    벽면이 다시 매끈해지고 다시 갈라져 틈이 벌어진다. 이렇게 7번에서 10번 정도 틈을 메우는 작업을 계속한다.


| 벽체 미장 |


    벽체의 나무 갈기


    벽체의 나무에 붙은 흙 등 이물질을 제거하고, 단면을 곱고 매끄럽게 다듬으려고 벽체 나무 단면을 그라인더로 갈아낸다. #40으로 한번 한 후, #80으로 다시 한번 하면 매끄러워진다.


    분무기에 목초액 붓기


    목초액(나무를 태울 때 생기는 액체, 주로 숯을 구울 때 많이 나옴)을 뿌리기 위해 분무기통에 담고 있다. 목초액은 곰팡이, 벌레 등을 없애기 위해 뿌린다.


    목초액 뿌리기


    목초액을 벽과 바닥에 골고루 뿌린다. 비가 많았던 해라 곰팡이도 장난이 아니다. 세 번 정도 뿌리니 곰팡이를 어느 정도 제거할 수 있었다.


    친 황토를 고운체에 담기


이제 벽에 바를 황토 앙금을 내기 위해, 굵은체로 자갈 등을 어느 정도 걸러 낸 황토를 고운체에 담는다.


    물에서 저으며 앙금 내리기


물에서 저으면 황토는 물에 녹아(?) 고운체 밑으로 빠져 내려가고, 체에는 마사나 돌 조각 등이 남는다. 잘 흔들며 저으면 보다 쉽게 앙금을 낼 수 있다.


    거르고 남은 돌과 마사


    더 곱게 앙금을 내리려면 수비법(水飛法 : 흙을 물과 함께 섞고 휘저어 물에 뜨는 부분을 따로 모아 가루를 얻는 일)이 있지만, 벽에 바를 때는 체로도 충분하다.


    윗물 따라 버리기


    하룻밤을 재우면 황토 앙금이 모두 아래로 가라앉는다. 아래에 가라앉은 황토가 흔들리지 않게 조심스레 윗물을 따라 버린다.


    목초액과 섞기


    황토 벽면에 앙금을 발라 주면 된다. 그런데 곰팡이가 생겨 앙금을 목초액과 섞었더니 깨끗하게 발라진다. 섞는 농도는 붓에서 흘러내리지 않을 정도면 된다.


    벽면에 바르기


    크랙 메우기가 잘 됐어도, 자글자글 생기는 잔금은 어쩔 수 없다. 이때 앙금 갠 것을 발라 주면 벽면이 깨끗해진다. 물론 아직 완벽하진 않다.


    우뭇가사리 준비


    우뭇가사리? 여름에 콩국에 말아먹는 투명한 묵 같은 것, ‘한천’이라고도 한다. 이걸 끓이면 바로 한천이 된다.


    체에 밭쳐 거르기


    충분히 끓여 체에 밭쳐 거르면 왼편에 보이는 것과 같이 투명한 액체가 된다. 한번 쓴 우뭇가사리는 말렸다가 다시 쓰면 된다. 세 번 정도까지는 충분히 우러난다.


    황토 앙금에 섞기


    벽체에 바르면 벽체 미장은 거의 끝난다. 웬만한 잔금은 충분히 메워진다. 황토가 떨어지거나 벽이 보기 흉하게 갈라지는 건 끝. 단, 이걸 칠하기 전에 벽이 충분히 말라 있어야 한다.


    굳어 버린 해초풀 (우뭇가사리)


다 쓰지 않고 놔두면 이렇게 굳어 버린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천연 재료가 좋은 건 재활용이 가능하단 점이다.


    다시 끓여 재활용


    물을 조금 붓고 다시 끓이면 얼마든지 재활용이 가능하다. 단, 여름철엔 쉬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바르는 덴 지장 없지만 이상한 냄새가 난다.


    외벽 크랙 메우기


    외벽도 안의 벽과 마찬가지다.


    벽체 나무 기름칠하기


    벽체 나무에 기름칠을 하고 있다. 면수건에 콩기름을 듬뿍 묻혀 골고루 바르면 색이 좋아지고, 나무 수명도 늘어난다.


| 창틀·문틀 정리 |


    받침목 제거하기


    창틀·문틀의 뒤틀림을 방지하기 위해 세워 둔 받침목을 제거한다. 창틀·문틀에 상처가 날 수 있으니 조심한다.


    샌딩 작업


    그라인더를 이용해 샌딩 작업을 한다. 사포는 #80을 사용했다. 나무가 무르면 더 고운 사포를 사용해야 한다.


    먼지 털기


    컴프레서가 의외로 유용하다. 2.5마력이 11만∼12만 원 정도다. 샌딩 작업이 많은 요즈음은 필수적인 장비 가운데 하나다.


    기름칠


    이제 면수건에 콩기름 듬뿍 묻혀 기름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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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집 따라짓기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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