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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나무주택과 벽난로Ⅲ

 

눈이라도 내린 겨울밤, 통나무집의 벽난로에선 장작이 활활 타오르고, 그 주위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마주하는 아름다운 밤이 그림처럼 그려진다. 벽난로는 크리스마스에 굴뚝을 타고 내려온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어린이에게 선물을 주고 가는 꿈의 통로가 되기도 한다. 아름다운 밤의 행복을 만들어 주는 오늘날의 벽난로는 산타할아버지가 내려왔던 그 옛날의 벽난로처럼 단순한 구조가 아니다.

 

벽난로는 건물의 한 부분으로 오랫동안 함께 할 시설이기에 설치하는 일은 충분한 이해와 배려에서 출발해야 한다. 벽난로는 소파나 피아노처럼 이동성이 없는 붙박이 고정물이다. 또한 위험할 수도 있는 불을 피우는 기능을 하는 장식성 시설물이다. 따라서 많은 설치 경험 못지 않게 충분한 원리와 구조적 이해도 필요하다.

 

요즘의 벽난로들은 실내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장식성을 고려하여 잘 계산된 과학적인 설계로 다소 복잡한 구조물이 됐다. 벽난로의 열효율과 사용의 편의 그리고 유지를 위해서도 구조적 이해가 필요하다.

 

벽면의 단열은 내화벽돌을 쌓거나 유리솜(Glass Wool)이나 세라믹 울(Ceramic Wool)로 충분히 단열해야 한다. 그리고 벽난로의 열기가 미치는 좌우 약 1미터 정도 주변에는 열에 의해 변형이나 손상을 입을 만한 그림과 장식물을 두지 말아야 한다. 벽난로 가까이에는 환기를 위한 창문도 설치하기를 권한다.

 

벽난로의 구성은 기본적으로 굴뚝과 불집으로 구별되고, 각 부분은 기능 향상을 위해 2차적인 구조를 갖기도 한다.

 

불집(FIRE BOX)

 

벽난로의 몸체인 불집은 장작이 타서 열로 바뀌는 현장이다. 불집은 연소 공기를 공급하는 곳, 불이 타는 곳, 연기를 보내는 굴뚝 연결구 그리고 타고 남은 재를 배출하는 재받이 구조로 되어 있다.

 

벽난로는 열기가 위로 오르므로 가능한 낮게 설치하는 것이 좋다. 불집의 열기와 안전을 위해 재받이 아래쪽은 최소한의 공간으로 받침을 하고, 그 공간을 이용해서 장작을 두거나 장식을 할 수 있다. 벽난로가 놓일 곳은 바닥면이 고르고 타일 같은 불연성 바닥재가 깔려야 한다. 그리고 뒷벽면의 단열을 철저히 해야 하며, 가능한 벽면과 거리를 띄우는 것이 좋다.

 

연소를 위한 공기 공급으로는 열린 불집을 통해서 바로 장작을 태우는 전통적인 방법과 불집에 유리문(Ceramic Glass)을 단 구조의 벽난로처럼 별도로 마련된 구멍으로 연소공기를 공급하는 방법이 있다. 열린 불집을 통해서 바로 장작을 태우는 방법은 벽난로의 열기를 직접 즐기는 이점이 있으나, 많은 양의 데워진 실내 공기가 굴뚝을 통해 배출되므로 난방 효율이 낮다.

 

불집은 그 자체를 열교환(Heat exchange)을 위한 방열 구조나 내화 단열 구조로 만든다. 방열 구조는 내열 주철이나 철판을 이용해서 쉽게 열 교환이 이루어지도록 불집을 만든다. 주철 불집도 효율성을 높이려면 2중 구조를 하는 것이 좋다. 이때에는 통나무 벽면과 가까이 하는 부분에 반드시 내화 단열벽을 마련해서 벽체의 화재 위험성뿐만 아니라 열 자극을 최소화해야 한다.

 

불집을 내화 벽돌 같은 내화 단열재로 만들 때는 열 교환이 이루어져야 열효율을 높아진다. 열 교환에 대한 설명은 굴뚝을 살펴보면서 이해를 하자. 내화 단열재로 불집을 만들면 주철로만 된 불집보다 처음 불을 지필 때 결로 현상이 덜하고, 연기의 빠짐이 다소 낫다.

 

불집의 문을 닫고, 별도로 마련된 구멍을 통해서 연소공기를 공급하면 공기의 양을 적절히 조절할 수 있으므로 화력 조절이 용이하다. 공기구멍을 잘 조절하면 데워진 실내 공기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고, 연탄불을 조절하듯 화력과 연소시간(Burning Time)을 적절히 조절 할 수 있어 열효율이 높다. 그러나 유리문을 통해서 벽난로의 열기를 접하는 아쉬움이 있다. 공기는 땔감인 장작 아래에서 공급되므로 공기구멍은 불집 아래 재받이 입구에 함께 마련된다.

 

장작이 타면서 내뿜는 연소 가스는 불집을 지나 굴뚝으로 나간다. 장작이 타는 과정은 장작이 열기에 의해 분해 된 가스가 발생하고, 가연성 가스가 산소와 결합해서 불꽃을 내는 과정을 밟는다. 이때 열분해 된 가연성 가스가 충분히 타지 않으면 연기로 보이는 연소 가스와 함께 굴뚝으로 나가면서 연기가 많이 나고 열효율이 떨어진다.

 

최근의 벽난로는 연기로 빠져나가는 미연소 가스를 태워 공해를 줄이고 열효율을 높이는 기술적 진보를 이루었다. 불집을 지나 굴뚝으로 나가기 전에 혼합된 가스를 정체시키고, 산소를 다시 공급해 2차 연소를 시키고 있다. 이렇게 하면 연기를 줄임으로써 굴뚝에 그을음(Soot)이 끼는 것까지 줄여 열효율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다.

 

굴뚝의 설치

 

굴뚝은 불을 효과적으로 이용하게 한 인류 문명사의 큰 전기를 만들어 준 획기적인 발명품이다. 일본에서 굴뚝의 신이 된 우리 조상을 보면, 그 영향력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굴뚝은 2가지 형태가 있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내열성과 단열성이 우수한 오지토관을 이용해 연기를 배출하는 방법과 그 반대로 열전도가 빠른 구리나 다른 금속관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내열성과 단열성이 우수한 오지토관을 이용하는 방법은, 벽난로의 온도가 높은 연소가스가 낮은 온도의 실내 공기와 열 교환을 할 수 있는 충분한 방열 시간을 갖는 구조가 필요하다. 열 교환 시간이 길다는 것은 벽난로의 열효율이 높다는 의미다. 요즘 두 번 데워 준다는 보일러의 선전과 같은 의미일 수 있다. 즉 우리나라의 전통 온돌이 연소가스인 연기가 온돌바닥을 천천히 데우고 나서, 온도가 낮은 연기가 되어 굴뚝으로 빠져나가는 것과 같다. 지금은 전통적인 개방 매립형 벽난로와 스칸디나비아 지역에서 주로 사용하는 비교적 크기가 큰 주철 벽난로에 많이 이용되고 있다.

 

반면, 열전도가 빠른 구리나 녹이 슬지 않는 합금(Stainless Steel), 혹은 도금(Galvanized Steel)철관 같은 금속관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금속관을 이용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단열성이 높아 열전도가 낮은 오지토관을 굴뚝으로 이용하는 것과는 달리 금속의 높은 열전도성을 이용해 열 교환을 빨리 하기 위한 것이다. 건물 내부, 혹은 벽난로 내부의 굴뚝은 불집의 열을 가장 많이 전달 받는다. 이때 굴뚝은 연기 배출과 방열판의 기능도 함께 한다. 높은 온도의 배기 열은 방열관이 된 굴뚝을 통해 빠져나가는 동안 낮은 실내 공기와 빠른 열 교환으로 난방 에너지로 환원돼 열효율을 극대화한다. 이때 지붕 위로 외기에 노출되는 굴뚝은 2중 구조로 단열이 필요하다.

 

굴뚝의 2중 구조(Insulated Double Tube)는 지붕과 고열로 만나는 위험을 줄이고, 찬 외기에 노출된 금속 굴뚝의 열 손실을 최대한 줄임으로써 연결된 내부 굴뚝의 열을 그만큼 덜 빼앗기고 난방 효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굴뚝은 배기량을 적절히 조절할 필요가 있다. 배기량이 적으면 불이 잘 붙지 않거나 잘 타지 않고, 지나치게 많으면 필요 이상의 열기를 빼앗긴다. 그러나 불이 타는 상황에 따라 공기의 흐름이 빨라질 수도 있고 느려질 수도 있기에, 연소를 위한 공기구멍과 굴뚝의 배기 조절 관을 함께 조절한다.

 

때로는 유입 공기량이 부족한 상태에서 불이 강하게 타면 불집 내부가 과열 상태가 될 수 있다. 이런 현상을 해소하려면 굴뚝이 처음 시작되는 곳에 외부 공기가 빨려들도록 수직 굴뚝에 90도로 연결한 구조를 갖추면 된다. 보조 공기구멍의 바람막이는 굴뚝의 지름보다 짧으면 연기가 역류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굴뚝은 빗물을 막기 위한 지붕 덮개의 기능을 더 발전시켜 바람이 불어 연기가 역류해서 실내로 되나오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역풍 방지 기능을 갖춘 굴뚝 모자(Tube Cap)를 사용하고 있다.

 

최근 연기가 잘 빠지도록 과학적으로 만든 굴뚝 모자의 아이디어는 유체역학이 절묘한 개미집의 출입구인 원뿔 형태의 기본 구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용하고 있음이 재미있다. 田

 

글 정인화<발미스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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