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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황토집은 이렇게 짓는구나


흙내 풀풀 나는 시골살이가 그리워 풍요와 빈곤이 아우성치는 도시를 떠나, 경남 하동의 지리산 자락으로 내려온 이가 있다. 로아차(露芽茶)를 운영하는 신재남 씨 가족이 그 주인공이다. 사라호 이후 최대라는 태풍 매미가 쓸고 간 자리를 추스르며 1년 가까운 기간을 바쳐 손수 집을 지었다. 그가 일일이 사진을 찍어가며 모은 자료를 소개한다. 정성들여 찍은 사진과 재치 넘치는 짤막한 설명을 읽어보면 ‘아, 황토집은 이렇게 짓는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글·사진 신재남<로아차 대표 www.loacha.com>


| 화장실 만들기 |


블록으로 벽 쌓기


화장실과 욕실은 물을 많이 사용하므로 시멘트 블록과 벽돌로 다시 쌓아 칸막이를 하고, 타일을 붙이기로 했다. 왼편은 화장실과 욕실이고, 오른편은 붙박이 옷장이다.


수도관 설치


욕실은 단순하게 세면기도 붙이지 않고, 욕조도 없이 그냥 찬물과 더운물이 나오는 수도관 두 개만 설치했다.



변기 놓을 자리


처음엔 좌변기를 놓으려 했지만 여러 가지 여건상 양변기를 놓았다. 미리 변기로 들어갈 수도관도 하나 빼놓았다.



하수관(바닥 정리)


바닥에 모래와 시멘트를 거칠게 비빈 사모래로 채운 후, 타일을 붙일 높이만큼 남기고 바닥을 정리했다. 미리 하수관 구멍은 헌 장갑 등으로 막아 놓았다.



타일 붙이기


처음엔 옹기나 도자기 깨진 걸로 붙이려고 했는데, 구하는데 번거로워 일반 타일을 사용했다.


천장 만들기


화장실과 욕실은 방수에 신경을 써야 하니 천장도 별도로 다시 만들어 붙였다.


천장 무늬 판 대기


앞에서 만들어 놓은 각목 뼈대에 무늬판을 붙여 완성했다.


마무리


무늬판과 벽이 닿는 곳에 졸대를 두르고, 그 틈을 황토로 메워 마무리했다.


| 바닥 공사 |


비닐 깔기-하나


처음 기초 돌을 쌓을 때 문턱의 높이를 계산에 넣지 않아 문턱과 바닥의 차가 심하게 생겼다. 바닥에 흙을 채우려고 습기 방지를 위한 비닐을 깔고 있다.


트랙터로 흙 푸기


농사용 트랙터를 빌려다 바닥에 채울 흙을 푸고 있다. 집 안 전체를 약 30센티미터 정도 올리려니 하루 종일 흙을 퍼다 날랐다.


방바닥 흙 채우기


트랙터로 퍼서 창문으로 넣어 준 흙을 괭이와 삽으로 방바닥에 골고루 펴고 있다. 처음 설계가 잘못되니 손과 발이 그만큼 고생을 한다. 에구구―.


흙 다지기


바닥에 채운 흙을 다진다. 흙을 다지기 쉽게 임시 다짐기도 나무로 만든다.


소금 뿌리기


소금은 벌레나 곰팡이 등이 생기는 걸 막아 준다. 소금은 완전히 흙이 마른 후에 뿌린다. 흙에 수분이 있으면 잘 마르지 않기 때문이다.


비닐 깔기-둘


이제 보일러 배관을 설치하기 위해 다시 비닐을 깐다. 습기를 막기 위해서다. 앞에서보다 더 꼼꼼히 깐다.


은박지와 와이어 메쉬 깔기


단열을 위해 은박지를 깔고(또는 스티로폼이나 못 쓰는 이불 등도 유용), 보일러 배관을 붙들어 매는 와이어 메쉬도 깐다.


와이어 메쉬 묶기


깔린 와이어 메쉬끼리 묶어서 움직이지 않도록 한다. 묶는 데는 철근 결속선(반생이)을 사용한다.


보일러 배관 깔기 및 묶기


보일러 배관은 15∼20센티미터 정도 간격으로 깐다. 고정은 밑에 깔린 와이어 메쉬에 칠근결속선으로 묶는다.


자갈 채우기


보일러 배관이 깔린 위로 자갈을 채운다. 자갈을 통해 열이 골고루 전달되고, 방바닥이 금방 식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숯 넣기


자갈을 채우며 숯도 같이 넣는다. 숯은 나쁜 냄새 및 세균 등을 제거하고 습기도 없앤다. 소금은 결속선 등을 부식시킬 염려가 있어 넣지 않았다. 그 대신 아래에 깔아 주었다.


황토 채우기


그 위에 황토를 채운다. 너무 많이 채우면 보일러 배관에서 열기가 올라오지 않기에 적당히 채운다. 대략 보일러 배관에서 5센티미터 이하가 적당한 것 같다. 마감 미장은 이 위에 3센티미터 정도 더 덮인다.


바닥 고르기


바닥 미장 전에 황토를 고루 편다.


체로 황토 치기


미장을 위해 황토를 체로 쳐서 돌 등과 분리한다.


메탈 라스 깔기


황토가 갈라져 뒤집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철로 된 얇은 망(메탈 라스)을 깐다.


미장 황토 이기기


보통 황토 바닥에는 모래와 석회, 제올라이트 등을 섞어 함께 바르지만, 문제가 생기면 다시 하기로 하고 순수하게 황토만으로 발랐다.


미장하기


미장은 약 3센티미터 정도 두께로 바른다. 방바닥 미장 역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았다.


방바닥 크랙


방바닥 역시 크랙이 굵게 생겼다. 애초에 각오했던 일이라 심란하지는 않다. 이제 이 굵은 크랙을 없애야 할 차례인데…….


황토 붓기


방안 곳곳에 마른 황토를 붓는다. 황토는 조금 젖어 있거나, 돌 등이 섞여도 상관없다.


바닥 크랙 메우기 완성


손이나 발로 쓱쓱 문대고 다니면 황토가 크랙 사이를 채운다. 아주 쉽다. 이렇게 며칠 지나면 단단하게 굳어 매끈한 황토 바닥이 된다.


| 구들 놓기 |


바닥 고르기


구들 놓을 방바닥을 고른다. 보통 구들을 놓을 때는 아궁이 쪽을 낮게, 굴뚝 쪽을 높여 바닥을 고른다. 그런데 여기서 구들 놓은 방식은 일반 방식과는 조금 다르다. 여러 가지 방법을 연구해 혼용했다.


받침돌 쌓기


바닥을 평평하게 고르고 받침돌을 쌓는다. 아궁이에서 불을 때면 받침돌을 덥혀 열이 저장된다. 그러기에 받침돌은 돌과 황토로만 쌓는다.



받침돌 쌓기 완성


받침돌을 굳히며 쌓느라 하루 두세 시간씩 총 아흐레가 걸렸다. 받침돌이 높을수록 좋겠지만 일단 약 50센티미터 높이로 쌓았다.



함실


실제로 불이 타는 공간이다. 방 안쪽에서 타기 때문에 열효율이 좋고 불도 잘 빨려 들어간다.



굴뚝 쌓기


굴뚝 아래는 깊이 파서(약 1m 정도) 연기가 잘 빨리도록 하고, 어느 정도 쌓은 후에 연통을 이용해 연기를 뽑는다.



연기 구멍


굴뚝 아래 부분에 구멍을 하나 내면 연기가 더 잘 빨린다.



구들돌 덮기


구들을 모두 돌로 놓으면 좋겠지만 많이 구하지 못해 아쉬운 대로 불이 직접 닿는 함실에만 돌을 덮었다. 나머지는 슬레이트로 덮을 예정이다.



슬레이트 및 와이어 메쉬 깔기


슬레이트로 덮고 와이어 메쉬를 깐 다음 자갈을 붓고 약 10센티미터 두께로 콘크리트를 쳐주었다.



황토, 자갈, 숯, 소금을 채우고 다지기


콘크리트가 완전히 굳으면 그 위에 황토와 자갈 그리고 숯과 소금을 약 15센티미터 채운다.



황토 미장


그 위를 곱게 친 황토로 미장을 한다. 이후는 전의 바닥하기와 같다.



아궁이


아궁이는 따로 만들지 않고 바로 함실과 통하도록 만들었다. 별로 쓰지 않을 가마솥은 걸지 않았다. 이렇게 만드니 큰 나무도 바로 넣을 수 있고 불 때기도 아주 편리하다.



굴뚝


연기가 아주 시원스레 빠져나간다. 한번 불을 넣으면 이틀은 불을 안 때도 괜찮다. 처음엔 이렇게 구들 놓는 게 아니라는 주위의 우려를 많이 샀지만 불이 잘 든다고 하자 이제는 구들 놓는 걸 직접 배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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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집 따라 짓기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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