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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에서 콘크리트 주택을 매입해 전원생활을 시작한 건축주 이지현·유홍란 부부는 금년 5월 같은 마을 안에서 사방이 탁 트인 산중턱의 부지 205평을 매입해 50평 2층 스틸하우스를 지어 이주했다. 채광과 단열을 고려해 서향에서 남향으로 집터를 옮긴 것이다. 부부는 앞선 전원생활의 경험을 살려 거실과 주방을 분리하는 한편 집의 가장 좋은 향에 아이의 방을 앉혔다. 또한 나무 재질의 코르크벽지로 내벽을 마감해 나무의 은은한 향과 입체적 질감으로 독특한 실내 분위기를 연출했다.




■건축정보

·위 치 :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

·부 지 면 적 : 205평

·대 지 면 적 : 205평

·건 축 면 적 : 37평

·연 면 적 : 50평(1층 37평, 2층 13평)

·건 축 형 태 : H-beam + 경량 스틸

·외벽마감재 : 시멘트 하디 사이딩

·내벽마감재 : 거실-코르크벽지, 방-실크벽지

·지 붕 재 : 사각 아스팔트 슁글

·천 장 재 : 거실-루바, 방-실크벽지, 2층 거실-코르크벽지

·바 닥 재 : 온돌마루

·창 호 재 : 수입창호

·난 방 형 태 : 심야전기보일러

·식 수 공 급 : 지하수

·시 공 기 간 : 2005년 3월~5월

·건 축 비 : 평당 350만 원.

설계·시공 : (주)파송하우징 031-774-1632
www.pasong.com





수도권 전원주택지의 메카로 불리는 경기도 양평군. 북한강과 남한강이 어우러진 빼어난 자연 경관과 서울과의 편리한 교통 여건으로 출퇴근 전원주택지로 명성이 자자한 곳이다. 그 중에서도 북한강을 바라보는 배산임수형 주택을 지을 수 있는 서종면은 서향 택지가 많다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조망을 선호하는 이들로부터 인기가 높아 강변을 따라 단지형 전원주택이 속속 들어서는 추세다.


건축주 이지현(45세)·유홍란(43세) 부부도 2002년 북한강변의 수려한 풍광에 매료되어 강을 낀 서향 부지에 기존 콘크리트 주택을 매입해 전원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3년째에 접어든 올해, 같은 문호리 내의 조금은 다른 터에 가족의 보금자리를 옮겨 앉혔다.


강변에서 동떨어진 곳 산중턱에 위치한 남향 부지 205평을 매입해 50평 2층 스틸하우스를 지은 것이다. 이 같은 결정의 바탕에는 가족의 건강, 특히 다섯 살 된 아들 승민(5세)이의 성장을 위해서는 조망보다 좌향이 중요하다는, 건축주 부부의 체험적 판단이 녹아들어가 있다. 부부의 의도대로 지어진 집에서 새로이 시작된 전원생활 제2막. 부부는 ‘과정과 결과 모두에 만족을 느끼며 이 모든 것이 전원주택을 짓기 전, 전원에서 사는 연습부터 해온 결과’라고 말한다.



집 짓기 전, 사는 연습부터


“애초 전원생활을 결심할 때부터 무턱대고 집 짓는 일은 삼가자고 맘먹었어요. 한 몇 년 살면서 지역 특성을 파악한 뒤, 가족의 기호에 맞는 전원주택을 지어도 늦지 않을 거라 생각했죠. 지금 생각해 보면 이미 지어진 전원주택을 매입해 미리 살아본 게 백 번 잘한 일 같아요. 유행을 좇기보다는 가족들 입맛에 꼭 맞는 전원주택을 지을 수 있었으니까요.”


건축주 부부는 3년 전 서울 살림을 접고 이곳 문호리로 내려왔다. 서울 강남구에서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이지현 씨가 회식 차 우연찮게 문호리를 방문했다가 ‘이곳이라면 한번 살아볼 만하겠다’고 생각한 게 전원행의 발단이었다.


서울 직장과 불과 40분 남짓 거리인데다 웬만한 편의시설은 모두 갖춘 서종면 소재지와 지척이고, 무엇보다 한강수계 1권역으로 오염시설이 들어설 가능성이 없는 청정지역이라는 사실이 맘에 쏙 들었다.


당시 건축주 부부는 천식과 비염을 심하게 앓던 터라 건강을 위해 주저 없이 전원의 삶을 선택했다. 콘크리트 주택을 매입해 살다 3년 후 같은 마을에 새 집터를 앉힌 이유도 부부의 생활 패턴을 고려했을 때 문호리만큼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춘 지역은 드물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골이 오지일거란 생각은 잘못된 고정관념이에요. 서울 중심지와 승용차로 40분 거리인 지역이 어떻게 오지일 수 있나요? 교육과 문화의 불모지라는 생각도 마찬가지예요. 승민이가 좀더 크면 면 소재지에 있는 초등학교에 보낼 생각인데 학급 정원이 도시학교보다 적어 전인교육이 가능한 교육환경을 갖추고 있죠. 또 이 일대 전원주택단지에 문화예술인들이 이주해 들어오면서 면 단위의 문화행사가 달마다 열리고 있어요. 입지만 잘 고르면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곳에서 서울 못지않은 교육, 문화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게 바로 시골입니다.”


올 3월부터 2개월 공정을 거쳐 완성된 새 보금자리는 사방이 탁 트인 산중턱의 남향받이 부지 위에 앉혀졌다. 한 조경업자가 정원수를 키우던 땅을 개발해 별도의 공유면적 없이 전용면적으로만 분양한 필지인데 까다로운 대지 전용절차도 피하면서 토지 활용도도 높이고 싶었던 부부에게는 안성맞춤의 땅이었다. 매입가도 평당 70만 원으로 인근의 북한강 조망이 가능한 땅(평당 100만~150만 원선)에 비하면 절반 정도의 가격에 입맛에 꼭 맞는 부지를 매입한 셈이다. 새로 지을 집의 구조는 주택 관련 서적을 통해 익히 점찍어 둔 스틸하우스로 결정했다. 벽체가 얇으면서도 단열이 우수해 공간 활용도와 난방비 절약 등 이점이 많다는 판단에서였다.



아이의 방을 제일 좋은 향에


멀리서 바라본 집은 푸른 하늘을 머리에 인 갈색 박공지붕과 하얀빛의 시멘트사이딩에 월넛으로 포인트를 준 외벽이 유려한 산세와 어우러져 안정감 있어 보이면서도 세련된 미감을 자아낸다. 좌측 물매 완만한 박공지붕을 이고 마당으로 돌출된 입면 부가 바로 거실인데 너른 전면창과 집 몸체의 절반을 차지하는 규모로 집의 상징적인 중심축 역할을 한다. 시더 베벨사이딩으로 포인트를 준 현관 상층부에는 2층 발코니를 두고 각 층마다 전면창을 내 산세에 휘감긴 주변 풍광을 한껏 끌어들인 모습이다.


자연 경관과 조화를 이뤄 튀지 않으면서도 맵시 있는 주택을 시공한 이는 현지 업체인 (주)파송하우징의 최형석 사장. 그는 3년 예행연습을 거친 건축주 부부의 적잖은 요구 사항을 받아 안아 유행보다는 실용을 우선 시 한 편리하고 안락한 연면적 50평의 2층 스틸하우스를 앉혔다.


사전에 건축주 부부가 요구한 내용은 대략 일곱 가지 정도다. 가족 공용공간인 거실은 답답하지 않게 높고 넓게 빼줄 것, 거실과 주방을 분리해 줄 것, 주방 쪽에서 야외 덱으로 출입하는 별도의 출입구를 내 줄 것, 부부 전용 욕실을 제외한 화장실은 실용적인 평수로 빼고 대신 방을 넓혀 줄 것, 집에서 제일 좋은 향에 아이의 방을 앉혀줄 것, 2층 거실과 1층 거실을 트지 말 것, 안방에 별도의 드레스룸을 앉히지 말 것 등이다.


“이러한 요구는 지난 3년간 전원주택에서 살면서 불편했던 사항들을 종합해 놓은 것입니다.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아내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죠. 그중 화장실 공간을 줄여서 아이의 방을 1층 남향받이에 앉힌 일은 지금 생각해도 참 잘한 일 같아요. 좁은 평수에서 도저히 불가능해 보였는데 최형석 사장의 노력으로 모든 바람이 이뤄진 것 같아 감사할 따름입니다. 집을 지으면 10년은 늙는다는데 우리에겐 남의 얘기처럼 들립니다.”



실내는 나무재질의 코르크벽지로


실내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사로잡는 게 천장고 5.5미터의 탁 트인 거실이다. 한쪽 벽면을 밝은 매직스톤으로 장식해 개방감을 더했고 전면창과 하프라운드 고창을 달아 채광과 전망을 꾀했다.


부부의 안방은 거실 후면에 앉혀 안락한 휴식을 가능케 했고, 반면 홀 우측에 자리한 아이의 방은 입면을 남향으로 돌출시키고 전면창과 측면창을 내어 남녘 햇살을 한껏 끌어들였다. 식당 및 주방은 홀 좌측 후면에 앉혔는데 수납공간으로 쓰이는 계단실에 가려져 거실 쪽의 시선이 자연스레 차단돼 있다. 손님들이 주로 머무는 2층 공간은 1층 거실로 통하는 난간을 막아서 독립성을 보장했다.


이 집에서 눈에 띄는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주요 내벽을 코르크벽지로 마감했다는 사실이다. 방음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코르크벽지는 평당 5만~6만 원선으로 일반 벽지에 비해 고가의 마감재지만 나무 재질을 이용한 천연 소재의 우수성을 익히 들어온 건축주 부부는 지방의 한 업체에 직접 제작 의뢰해서 물건을 받아오는 수고를 마다치 않고 이를 사용했다. 은은한 갈색 톤의 코르크벽지로 마감한 1·2층 거실은 그윽한 나무 향과 입체적인 질감으로 독특한 실내 분위기를 자아낸다.



생각만 바꾸면 가능한 일


3년간 머릿속에 담아두었던 집에 대한 구상을 마침내 현실로 구현시킨 부부는 요즘 맞춤옷을 입은 것처럼 편안하고 안락한 전원생활을 누리고 있다. 주말이면 들이닥치는 친지와 친구들을 맞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쁘지만 사람의 정으로 물들어 가는 집이 못내 자랑스럽다. 잠들 때에도 부부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으려 했던 아들 승민이는 요즘 자기 방에서 혼자 곧잘 놀아 부부의 가슴을 뿌듯하게 한다. 고즈넉하고 적막한 밤에 정원에서 발견한 반딧불과 가끔 집 앞에 출몰하는 고라니와 꿩은 이제 한 식구인 듯 낯설지가 않다.
부부는 도시의 많은 사람이 시골에 대한 생각을 바꿔 자연이 선물하는 이 모든 혜택을 함께 누렸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한다.


"문제는 돈이 아닙니다. 사고의 전환이 중요합니다. 용기를 내서 한번 살아보세요. 그럼 분명 도시에 사는 사람들이 애처롭게 여겨질 겁니다.“ 田



송희정 기자 / 사진 조영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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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년 예행연습 끝에 취향대로 지은 양평 50평 복층 스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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