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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량 많지만 빗물 이용은 '0'
지자체 조례마저도 유명무실

 

 

 

울산광역시에 거주하는 강은경 독자님이 편집실에 엽서로 질문한 내용을 송제민기자가 답했습니다.

 

 

Q. 지하수 고갈에 대비한 우수 활용에 대한 정보가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처럼 강우량이 여름에 편중되는 나라에서는 필수 아닐까요? 특히 영남 영동 지역은 겨울 가뭄이 심하거든요.

 

A. 우리나라 연평균 강수량은 약 1300㎜이지만 빗물 이용도는 제로에 가깝습니다. 매년 약 1300억 톤의 수자원을 하수로 버리는 셈입니다. 이를 잘만 이용해도 막대한 수자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강은경 님의 말처럼 우리나라는 연 강수량의 70% 이상이 6 ~ 9월에 집중됩니다. 그리고 점점 겨울 가뭄이 심해져 봄 농사도 큰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여름에 내리는 빗물을 모아 겨울에 사용하면 효율적인 것 같은데 앞선 지적처럼 실상은 그렇지 못합니다. 전원주택에서도 빗물을 받아 수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여러모로 좋을 텐데 말이죠. 왜 안 되는지 보충 취재를 해 봤습니다.

 

 

우리나라 빗물이용 실태는 어느 정도일까

서울대학교 빗물연구센터 한무영 소장은 비를 하늘에서 내려주는 돈이라고 말한다. 그만큼 잘만 이용하면 우수한 수자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예전에 비해 빗물이용 빈도는 확연히 줄었다. 무엇보다 환경오염 때문에 빗물 수질도 안 좋을 것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산성비가 그 대표적인 예로 빗물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이 많지만 실제 빗물은 샴푸로 머리를 감는 것보다 안전하다는 게 한무영 소장의 설명이다. 그는 빗물을 산성비와 연관시키는 것 자체가 과학적으로 근거 없다고 한다.
우리나라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약 300ℓ. 빗물 관리가 잘 되는 독일(130ℓ)에 비하면 2배가 넘는다. 독일이 빗물 활용도가 높은 것은 지하수 보호와 비상용수로 및 수해를 대비한 친환경적인 상수 관리가 이뤄지고 톤당 상수도 요금이 세계에서 가장 비싸 우리나라의 3~4배나 되기 때문이다. 독일의 비싼 상수도 요금은 빗물 이용을 적극 유도해 자연히 빗물 관련 산업도 활성화됐다.

 

 

제정된 조례는 유명무실

우리나라도 빗물 수자원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2004년 처음으로 제주시가 빗물 조례를 제정했다. 경기도 의왕시와 안성시도 뒤를 이었다. 2010년 현재 서울을 비롯한 37개 지자체가 조례를 제정, 레인 시티Rain City에 참여한다. 이에 따라 빗물 이용자는 관할 지자체로부터 보조금과 수도 요금 감면 혜택을 받는다. 서울은 우수 시설의 총 공사비 90%, 최대 1,0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홍보와 참여가 저조해 유명무실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울시만 보더라도 빗물 이용 시설 주택에 해당하는 예산 지원금이 5,000만 원에 불과하다. 홍보가 부족하고 지원금마저 턱없이 모자라다 보니 실제 설치 수는 연 10여 건인 실정. 서울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A 지자체의 경우 시공은커녕 문의 전화도 없어 예산조차 배정받지 못하고 있고 B 지자체도 추진 계획만 세워 놓은 상태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대부분 지자체가 조례만 제정해 놓고 실행하지 않는 상태"라며 "시민의 적극적인 요구와 관심이 있어야 지자체 내부에서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무영 소장은 빗물을 사용하고 부족한 부분을 지하수나 상수도를 이용하는 적극적인 빗물 활용이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물 부족이라는 전 세계적 환경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빗물 활용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홍보와 함께 많은 이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요구가 필요하다.

 

 

 

 

 

독자님 요청에 따라 빗물 활용 사례를 ≪특집-텃밭 전성시대≫ '그린홈 아이디어, 빗물로 급수하기'편(113페이지)에 담았습니다. 참고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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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물었습니다] “빗물 활용에 대한 정보가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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