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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 정말 하고 싶은 일인가

최근 펜션이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펜션에 대한 순기능적 측면보다는 역기능적 측면에 대한 관심이 더 많은 듯하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펜션의 사회·문화적 영향과 관련하여 공익적 의미와 가치를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아쉬움이 남는다. 펜션이 가진 삶의 문화적 특성을 고려하기보다는 지나치게 부동산 가치나 고수익에 대한 기대로 흐르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그것이다.
물론 이까짓 펜션 사업을 갖고 너무 거창하게 접근한다는 핀잔이 따를 수 있다. 그러나 인생이 달린 사업이라면, 아무리 그 의미를 확대해도 부족하다. 바로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펜션을 계획하는 선의의 투자자에게 ‘첫 출발을 어떻게 시작할 것인가’에 대하여 진지하게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가장 하고 싶은 일
적어도 ‘문화의 전령사’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이 펜션 사업을 시작하고자 한다면,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가? 그것은 매우 간단하다. 다름아니라 먼저 ‘당신이 가장 하고 싶은 일에서 시작하라’고 권하고 싶다. 이러한 마음가짐이 바로 펜션의 출발점이다. 모든 직업이 그러하듯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가장 고통스런 일이다. 더구나 노년에 이르러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일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그래서 펜션 사업은 ‘가장 하고 싶은 일’이어야 하고, 펜션 사업을 통해서 지금껏 살아오면서 ‘가장 소망했던 일’을 해내야 한다. 그러므로 이 시간, 자신에게 스스로 물어 보라. ‘나는 무엇을 가장 하고 싶은가?’

어떤 펜션 주인하고 전화상담을 한 적이 있다. 이 사람은 나이 지긋해서 노후를 준비하겠다는 마음으로 강원도 원주시 문막 가까이에 멋진 별장식 전원주택을 한 채 지었다. 몇 년 전이니까, 펜션에 대한 개념이 알려지기 전이다. 서울이 가까우니 주말에나 한 번씩 들리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집은 잘 아는 건축업체 사람이 지었으니, 완공 후에 열쇠만 달랑 받았다. 그런데 처음에는 아름다운 전원주택처럼 아름다운 휴식만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거기에서도 귀찮고 성가신 일들이 심심찮게 벌어졌다. 조금 떨어진 마을에 사는 이장은 물론, 그 동네 사람들하고 인간관계를 맺는 일도 수월치 않았고, 집을 수리하고 관리하는 일도 만만치 않았다. 게다가 최근에는 몇 차례 도둑까지 맞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그곳은 아름다운 전원이기 전에 여느 데와 다름없이 사람 사는 곳이었다.

그러다가 IMF 때 자신이 경영하던 사업체를 정리하고, 이 시골 동네로 내려왔다. 하지만 이런 저런 복잡한 마음으로 시골생활에 적응하지 못했다. 그러나 마냥 놀 수는 없고 해서 전원주택을 고쳐서 펜션을 시작했다. 그런데 지금 펜션이 과연 내가 할 만한 사업인가를 놓고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이게 여인숙을 하는 것이지, 펜션은 무슨 펜션이냐” 하는 갈등에서였다. “나이도 새파란 젊은이에게 허리를 굽신거리며 방을 팔아야 하니, 이거야말로 비참하다” 고 하소연을 했다.

이 사람은 무엇이 문제인가? 펜션에 대한 본질적인 이해도 부족한 데다가, 펜션이 ‘내가 하고 싶어하는 일인가’, ‘내가 좋아하는 일인가’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없었다. 남들이 하니까 무턱대고 나도 한번 해보자는 심정으로 달려들었으니, 그 결과는 판정패를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펜션은 바로 마음에서 시작해야 한다. 남이 권유한다고 해서 시작할 일이 결코 아니다. 충분히 생각하고 좋아할 만한 일이라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이라면, 그 때 비로소 시작하라고 권유하고 싶다. 좋아하는 일이어야지 마음에서 ‘어떤 펜션을 해야겠다’ 라는 나름의 사업 윤곽이 그려지기 때문이다. 이제 펜션을 ‘마지막 사업’이라는 생각으로 시작하려 한다면, 먼저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 좋다. 정말 ‘내가 좋아할 만한 사업인가’, ‘나의 마지막 모든 것을 던져도 좋을 만큼 그만한 가치가 있는 사업인가’를 조용히 성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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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범의 실전 펜션강좌-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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