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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역사의 일본 펜션, 이제는 특성화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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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운영중인 펜션의 개념은 현재 국내에서 형성되고 있는 펜션의 개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선은 호텔이나 여관보다 이용료가 저렴(1인당 1박2식에 1만엔(円) 내외)하고, 민숙(민박)보다는 깔끔한 시설을 갖춘데다 집주인의 배려와 가족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숙박시설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다만, ‘펜션=서구식 숙소‘라는 개념이 깊이 자리 잡고 있어, 이로 인해 대부분의 펜션이 서양식 주택 유형에 내부 구조와 시설 그리고 식사 형태까지도 서구식으로 제공된다. 또 이런 특성 때문에 일부에선 소규모 호텔의 개념으로도 이해되기도 하는데 펜션이란 이름 외에 ‘컨츄리 호텔(Country hotel)’이란 표현을 혼용해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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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Pension)’이라는 용어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재작년이고,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그 개념이 인지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특히 지난해는 펜션을 이용하고자 하는 고객층과 운영차원에서 관심을 갖는 층으로 이원화되어 일대 펜션 열풍이 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이러한 바람은 올해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스쳐 가는 바람일 것’이라며 이러한 열풍을 폄하하기도 했지만 아직 ‘바람’인지, 지속적으로 성장 가능한 분야인지에 대해선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 볼 일이다.

1970년 시작된 일본의 펜션 역사

일본에 펜션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70년으로 당시 군마현의 ‘쿠사쯔’라는 마을에 들어선 펜션이 그 시초다.

출현 당시 이 펜션 시스템은 기본틀 자체가 유럽에서 넘어 온 것이었기 때문에 주택 양식이나 운영시스템도 유럽식, 특히 영국의 B&B(침대와 아침식사) 스타일을 많이 따랐고 이 때문에 일반인들에겐 ‘서양식 민박’이란 개념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이후, 일본 펜션은 숙박과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B&B스타일에서 이용객들의 요구에 의해 석식까지 제공하게 되었고, 이러한 형태가 굳어져 지금의 1박2식 시스템이 자리를 잡게 되었다.

펜션이 1차로 붐을 형성한 것은 3년 뒤인 73년 무렵, 펜션 시스템 개발회사(PDS)가 생겨나면서부터다.

이 ‘PSD(Pension System Developement)’는 펜션 부지의 확보에서부터 펜션 건물의 시공, 운영자 모집과 교육, 융자 알선에 이르기까지 토털 시스템을 갖추고 사업을 시작했으며, 이 때를 기점으로 펜션에 대한 인지(認知)가 확산되면서 다수의 펜션이 생겨나게 됐다.

이후 펜션은 꾸준히 일본 전역에 걸쳐 확산되면서 80년대 중반 들어 2천여개를 넘었고, 90년대 중반엔 3천여개를 넘어섰으며 현재는 약 4천여개 가까운 펜션이 운영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80년 중반에서 후반 무렵, 일대 펜션 바람이 불면서 다수의 펜션이 생겨났는데 이는 당시가 일본 경제에 암운이 드리워지는 시기로, 자의 또는 타의에 의해 직장을 그만 둔 사람들이 집중적으로 펜션 운영에 관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실제, 일본 현지 취재 중 만난 하코네 ‘컴포트 펜션’의 노리오 카바야마씨를 비롯한 주변의 펜션 일부도 80년 중반부터 후반 사이에 들어선 펜션들이 대부분이었다.

일본 펜션의 현실적 개념과 특징

과거 후생성에서 펜션에 대해 ‘서양식의 숙박 형태와 구조설비를 갖추고 운영자가 이용객과 교류의 기회를 갖는 소규모 호텔 영업’으로 분류하고, 10실 이상을 객실과 침대를 갖추고 플레이룸, 식당, 취사장, 욕실, 화장실 등을 갖추도록 권고하였으나, 그러나 현재의 일본 펜션은 이미 그 틀을 벗어난지 오래다.

최근엔 ‘민숙’이나 ‘여관’ 개념에서 접근, 일본 스타일의 건축 유형에 일본 음식을 제공하는 펜션까지 등장해 이런 정의와 권고안은 원론에 불과한 퇴색된 얘기가 되어 버렸다는게 현지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는 허가 문제와도 관련이 있어 독자적인 법률 없이 간이숙박영업의 적용을 받기 때문으로 위생과 소방에 대한 시설만 검증되면 누구나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기인한다.

일본에서 운영중인 펜션의 개념은 현재 국내에서 형성되고 있는 펜션의 개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우선은 호텔이나 여관보다 이용료가 저렴(1인당 1박2식에 1만엔(円) 내외)하고, 민숙(민박)보다는 깔끔한 시설을 갖춘데다 집주인의 배려와 가족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숙박시설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다만, ‘펜션=서구식 숙소‘라는 개념이 깊이 자리 잡고 있어, 이로 인해 대부분의 펜션이 서양식 주택 유형에 내부 구조와 시설 그리고 식사 형태까지도 서구식으로 제공된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특성 때문에 일부에선 소규모 호텔의 개념으로 이해되기도 하는데 그래서 펜션이란 이름 외에 ‘컨츄리 호텔(Country hotel)’이란 표현을 혼용해 쓰기도 한다.

일본 펜션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주로 가족 중심으로 운영되며 객실은 펜션마다 조금씩 다르나 10개 내외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대체로 식사가 기본적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한국처럼 내부에 취사 도구나 설비 등은 갖춰져 있지 않고 객실 내에서의 취사도 금지되어 있다.

주요 이용층과 펜션의 특성화

일본의 펜션 이용층은 현재 가족단위의 이용자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가족단위의 이용객들이 많았던 것은 아니며, 70년대 초반부터 80년대 중반까지는 젊은층 일색이었고, 특히 젊은 여성층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는 게 일본 펜션 관계자들의 얘기다.

이는 이 때까지의 펜션이 단순히 머물다 가는 ‘숙소‘ 개념의 성격이 강했기 때문인데, 이런 상황이 역전되기 시작한 것이 80년대 중반이었으며 현재는 가족단위와 25세 이상의 성인층이 훨씬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용층이 가족단위, 성인층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이용객들의 요구도 다양해 졌고, 이에 맞춰 펜션도 점차 개성화 되어 가기 시작했다.

입지 여건상 대부분이 온천을 비롯한 관광지에 밀집된 경향이 크나 단순히 주변의 경관을 보고 즐기기 위한 ‘숙소‘ 개념보다는 펜션 자체에서 즐기고 느끼는 프로그램이나 특성화가 두드러지게 강조되고 있다.

이번에 방문했던 하코네의 컴포트 펜션 역시 객실 일부를 애완동물과 함께 묵을 수 있도록 꾸며 놓았고, 건물 뒤쪽의 데크도 애완동물을 위한 공간으로 오픈하고 있다. 운영주인 카바야마씨도 ‘애완동물과 함께 묵을 수 있는 펜션’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었다.

이처럼 일본에는 독특한 외국 요리를 준비해 이를 특성화시켜 오직 이 요리를 맛보기 위해 묵는 손님이 있는 가하면, 장애인이나 노인 분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갖추고 이들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 펜션이 적지 않았다.

일본 펜션의 홍보와 예약 시스템

한국과 다른 시스템중 하나는 홍보 및 예약 방법이다. 한국이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홍보와 예약이 주로 이뤄지는데 반해 일본의 경우는 잡지를 통한 광고와 홍보, 그리고 이를 통한 전화로 예약이 이뤄진다.

예약의 주체는 이용 당사자와 펜션의 운영자간이며 한국처럼 프랜차이즈 개념의 일괄 예약 또는 실시간 예약 시스템이 갖춰진 경우는 드믄 편이다.

실제, 일본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 ‘펜션’이란 단어를 입력하면 수백 개의 펜션 홈페이지가 뜨지만 대부분은 펜션에 대한 소개와 이용 방법, 시설 현황, 주변 풍경 등을 소개하고 있고, 인터넷 자체로 예약을 받거나 실시간 예약이 되는 경우는 거의 찾아 볼 수 없었다.

간혹 ‘협회’라는 이름의 홈페이지들이 눈에 띄나 대부분 공익적 측면보다는 상업적으로 접근한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 내용도 해당 지역의 여러 펜션을 열거해 놓고 정보를 주는 개념 정도에 불과하다.

이처럼 일본 펜션의 인터넷 활용도가 미미한 것은 인터넷 인프라가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떨어지고, 이용층들도 이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보다 관련 잡지를 통해 얻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실제 도쿄의 한 서점에 들렸을 때, 여행관련 서적 코너에는 다양한 종류의 여행 정보지들이 주간, 월간, 연간 단위로, 또 지역별로 발간, 판매되고 있어 잡지 강국임을 실감케 했다.

컴포트 펜션의 카바야마씨는 “현실적으로 관련 잡지의 광고를 통해 가장 많이 손님을 모으고 있지만 광고비용이 여간 많이 드는 게 아니어서 부담스럽다”며 “한국처럼 인터넷 기반이 잘 갖춰지고, 프랜차이즈 개념이 좀 더 적극적으로 실행된다며 홍보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고, 고객들도 한층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의 시스템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일본 펜션의 특성화가 주는 교훈

현재 일본 내에선 여러 숙박 형태, 즉 호텔과 여관, 민숙 사이에서 또, 펜션과 펜션 사이에서 차별화를 위한 움직임 펜션별로 매우 활발하게 일고 있다.

물론, 펜션이 가지고 있는 최대 특성 즉, ‘집주인의 정성과 가족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란 기본 개념엔 변함이 없겠지만 운영적 차원에서의 프로그램화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일본 분위기는 한국에서 펜션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한국은 현재 펜션이 초기 단계인 만큼 당장은 고객층이 펜션별 우열을 가리기 힘들고, 실제 펜션간에도 우열도 그다지 크지 않고, 그 색깔도 대체로 고만고만한 편이다.

현재까지는 주변 입지여건과 시설, 집주인의 친절도 정도가 가장 큰 잣대이다.

물론 이 같은 문제가 기본적으로 중요한 문제인 것을 사실이나 그러나 머잖아 이는 당연한 문제로 전락하기 때문에 펜션 입장에서는 좀 더 근본적이고 특화된 나만의 전략을 필요로 하게 된다.

이는 펜션이 갖는 ‘가족적인 분위기’ 하나만으로도 호텔이나 콘도 등 다른 숙박 유형들과 차별화 되고 일정 분의 수요를 보장받을 수 있지만, 그러나 그 것만으로 긴 생명력까지는 보장받을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몇 년 후, ‘새로운 숙박 형태’라는 펜션 자체가 갖는 호기심과 신선감이 떨어질 무렵, 운영주의 마인드나 프로그램은 더욱 중요시되어 펜션별로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일본의 현재 분위기는 우리로 하여금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다양한 형태와 분위기의 펜션

일본의 경우를 본다면 나름대로 다양한 컨셉과 전략을 염두에 두고 준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선은 일본처럼 애완동물과 함께 묵을 수 있는 전문화된 펜션을 염두에 둔다든가, 노인이나 장이앤들만을 대상으로 한 전문화된 펜션도 생각해 볼 수 있고, 향토색 짙은 특별한 식사 한끼 정도를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또 가족단위 전문 펜션을 생각해 볼 수도 있고, 외국인들만을 상대하는 펜션으로 특화할 수도 있고, 아니면 객실마다 초고속 인터넷 설비를 갖춰 일에 쫓기는 비즈니스맨을 위한 전용 펜션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운영주의 취향과 마인드가 기본적으로 따라가 줘야한다는 점이고, 그만한 수요가 있을 것인지에 대한 검토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당장의 문제는 아니더라도 분명 먼 안목에서 곰곰이 생각해 볼 문제이고, 자신의 강점과 마인드 입지여건 등 모든 것을 망라해 자신의 기준에서 특화된 ‘그 무엇’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 펜션 준비를 위한 첫번째 단계이다.田

■ 글 사진 류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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