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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가장 가까운 소재를 이용한 주거 형태는 목조주택이다. 목재는 인류 발생 초기부터 인간 생활에 깊숙이 자리하며 생활 도구나 건축 재료로 쓰였다. 현대에는 목조주택 건축에 필요한 자재들이 자동화 공정을 통해 균일한 크기로 가공 생산됨으로써 공기工期를 앞당기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목조주택은 평균 내구 연수가 50년 이상이며, 양질의 자재로 주의 깊게 시공하고 적정하게 관리하면 200년 이상을 유지할 수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목조 건물이 15세기 후반에 지어졌다는 사실만으로도 익히 알 수 있다. 실제로 외국에서는 100년이 훨씬 넘은 목조주택을 도심이나 교외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우리 사회에 대를 이어 살아가는 집이라는 개념이 다시 자리잡으려면, 무엇보다 목조주택이 널리 보급돼야 가능할 것이다.


경량 목구조 공법은 약 170년 전에 미국에서 개발돼 수많은 시행착오와 연구를 거치면서 발전해 왔다. 개척 시대 정착민들은 북미 대륙의 풍부한 목재를 활용해 주택과 농장 등 필요한 건물을 건축했다. 그 초기에는 양질의 목재를 원목 형태로 사용한 통나무 건축이 주류를 이루었다.
당시에는 사각형으로 짠 뼈대의 변형을 막으려고 손으로 만든 못을 대각선 방향으로 빗댄 가새 방식을 사용했다. 이러한 못은 값이 비싸서 개구부에 창문이나 문을 설치하거나, 외벽에 사이딩을 부착할 때만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결합 부분에는 못과 볼트 대신 주로 나무촉을 사용했다. 원목은 도끼나 톱으로 제재했다. 나무를 벌채한 후 표피를 벗겨내고 장방형의 통재로 대패질해 움푹 파인 곳에 놓고, 대개 두 사람이 한 조를 이루어 통나무를 위와 아래에서 밀고 당기며 켜서 통재, 각재, 판재 등을 생산했다.

산업혁명과 경량 목조주택

19세기 초 산업혁명으로 사회가 안정되고 점차 목재 가공 기술과 기계가 발달하면서 보다 많은 주택을 값싸게 지는 방법을 연구했다. 1830년경 시카고의 엔지니어이자 목재상인 스노우(George Washington Snow)는 기존 기둥 보 방식에서 칸막이 벽체의 소단면 각재 프레임이 구조체에 전달되는 하중을 지지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러한 발견은 대단면의 기둥을 불필요한 것으로 만들어 버렸다. 수력水力에 의한 제재 설비로 좀더 작은 단면의 각재를 양산하면서 저렴한 가격의 구조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더불어 못을 기계로 생산하자, 이것을 사용한 저렴한 목재 결합 방식도 등장했다.

이렇게 하여 하나의 새로운 구조 방식을 고안했는데, 그것은 작은 단면의 각재들만 사용하고 그 간격을 좁혀서 벽체에는 스터드(Stud : 샛기둥)로, 바닥에는 조이스트(Joist : 장선)로, 지붕에는 래프터(Rafter : 서까래)로 구성하는 경량 목구조였다. 이러한 구조 부재들은 목수가 다루기 용이했으며, 기계로 양산된 못으로 쉽고 빠른 조립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경량 목조주택 공법은 미국이나 캐나다 등의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꾸준히 발전했으며, 많은 연구와 시험을 통하여 더욱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구조로 개발됐다. 사용하는 자재나 시공 방법도 모두 표준화됐으며, 이를 간단한 도표나 쉽게 기억할 수 있는 형태의 표준으로 개발하여 누구나 이 공법을 이해하고 적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했다. 이러한 공법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의 정보통신과 국가 간의 무역이 활성화되면서 다른 국가들에게도 전파되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는 1980년대 후반부터 보급되기 시작했다. 그 배경은 경제 성장에 따른 국민 소득의 증가로 보다 나은 주거 환경을 추구하려는 욕구가 점점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목주주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서 찾을 수 있다. 당시에는 국내에서 설계한 후 외국 업체에 설계도서를 보내면, 현지 업체에서 목조주택을 짓는 데 필요한 자재나 부재 그리고 기술자들을 보내왔다. 그러나 현재는 자재나 일부 부재만 외국에서 들여올 뿐 자체 기술력으로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목조주택을 짓고 있다. 목조주택에 대해 정부, 건설업계, 학계 등에서 지속적인 관심과 목구조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기관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한국형 경량 목조주택이란

경량 목조주택이란, 주요 구조부를 경량 각재로 구성하는 것이다. 즉 일정 간격으로 배열된 각재 스터드에 수직 하중을 받게 하고 목재 장선에 의해 수평 하중이 지지되는 구조를 말한다. 흔히 우리가 말하는 통나무집과는 차이가 많다. 이러한 목조주택은 콘크리트 구조물에 비해 유연한 구조에 속한다. 즉 비교적 큰 변형이나 진동을 자체적으로 흡수하는 성질을 갖기에 콘크리트 구조물처럼 어느 순간에 급격하게 무너져 내리는 사태의 발생 가능성이 낮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 보급되는 경량 목조주택 공법은 미국에서 개발된 것으로 재료의 종류, 모듈 단위, 부재의 치수 및 간격 등 모든 면에서 미국식이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지어지는 경량 목조주택은 우리만의 독특한 생활 습관과 문화로 몇 가지 특징을 지닌다. 온돌을 비롯해 화장실, 현관, 다용도실의 설치 등이다. 미국식 목조주택은 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건식공법인데 반해 우리나라에선 온돌이나 화장실 설치 시 시멘트로 마감하기에 습식공법을 사용하고 있다. 이렇듯 우리나라 목조주택은 건식공법과 습식공법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시공 방법을 보면 난방에 있어 미국식은 바닥 난방이 아닌 강제 공기 순환식이기에 여기에 온돌을 적용하려면 벽체의 높이가 달라야 하고 벽체 내 부재들의 배치도 바뀌어야 한다. 또한 미국의 건식 화장실과 달리 우리는 화장실에서 물을 많이 사용하기에 바닥 높이를 다른 부분보다 낮추고 바닥과 벽의 방수 처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화장실의 출입문은 화장실에서 사용하는 신발을 벗어놓도록 턱이 져야 한다. 이렇듯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공법을 가진 목조주택이 자리를 잡은 셈이다.

경량 목조주택의 장점

내진성 : 목재는 다른 구조재보다 무게에 비해 강도가 높고 충격 흡수력이 뛰어나다. 그 때문에 건물의 중량 경감을 낮추고 내진성을 높일 수 있다.
내화성 : 벽과 천장 내장재는 내화성이 강한 석고보드나 화학 처리된 방염 목재로 시공하기에 화재에 안전하다.
단열성 : 목조주택은 그 구조상 단열이나 보온 처리가 용이하다. 또한 목재의 단열성은 콘크리트나 철강재 및 일반 단열재보다 높기에 목조주택은 동일 면적의 조적조 및 콘크리트조 주택에 비해 냉·난방비를 30퍼센트 이상 절약할 수 있다.
방음 효과 : 소음 방지를 위해 벽체의 공기층을 두 겹으로 배치하거나 다른 소음재를 설치해 음의 전달을 차단할 수 있다.
내충격성·내구성 : 목조주택의 구조재로 사용하는 목재는 내구 연수가 50년 정도로 평가돼, 다른 구조재보다 충격에 강하고 내구성이 뛰어나 유지 보수를 철저히 할 경우 10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다.
쾌적성 : 목재를 구조재로 사용한 건물은 수분과 공기의 통기성이 매우 양호하고 건조 시 목재 자체의 습기를 방출해 쾌적한 상태를 유지한다.
구조 변경의 용이성 : 목조주택은 문, 창호, 벽체 등의 구조 변경은 물론 장래의 증·개축도 용이하다.

목조주택은 이러한 장점과 함께 자재는 구조용 목재, 구조용 판재, 석고보드, 창문, 계단, 몰딩 등 구조재에서 마감재까지 거의 대부분이 규격화 표준화돼 있다. 그렇기에 골조에서 창문 설치, 지붕 마감 및 내부 석고보드 공사까지 3∼4주면 가능하고 전체 공사 기간이 3∼4개월이면 가능하다. 공사 기간을 더욱 단축시키려면 벽 패널 제작 시 외벽 사이딩 및 창문 등을 동시에 설치하는 목구조 패널 공법을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욕실의 유니트화, 온돌의 조립화, 주방의 시스템화 및 내부 가구의 규격화 등을 병행하면 공사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田


윤홍로 기자
자료 제공 : 미국임산물협회
캐나다주택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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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잡히는 목조주택의 세계(2)] 주거문화의 혁명, 경량 목조주택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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