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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은 벽체, 바닥과 함께 건축공간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비, 눈, 이슬 등을 막고 온도, 습도, 음향, 바람 등을 차단한다. 또 지붕은 건물 외부로 연장돼 벽체, 창, 문 등을 보호한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사계절이 뚜렷하고 장마철이 있는 곳에서 지붕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지붕 형태 및 종류

지붕은 크게 평지붕, 경사지붕, 특수지붕으로 나뉜다. 우리나라 지붕 형태는 경사지붕이 주종을 이루는데 이는 기후 여건상 눈비로부터 집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함이다. 경사지붕은 다양한 지붕 형태를 만들고 누수 처리가 용이하다. 또 지붕 속을 다락방으로 활용하거나 실내 천장을 경사지게 계획해 공간에 변화를 줄 수 있다. 지붕에서 길게 뽑은 처마를 통해 직사광선을 차단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와 반대로 수평지붕인 평지붕은 옥상을 정원이나 창고, 휴게실 등의 또 다른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눈비가 많은 지역에는 누수 우려가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됐으나 이를 보완하기 위한 다양한 방수제품들이 출시되면서 평지붕을 얹은 주택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그러나 목조주택에서 평지붕을 올릴 때에는 시공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특수지붕은 임의대로 계획된 지붕을 말한다. 설계가의 의도에 따라 개성 있는 지붕 연출이 가능한데 첨단 소재를 탑재한 지붕재들의 출현으로 말미암아 특수지붕을 찾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림에서 보이는 일반적인 지붕외에 지붕 위에 또 다른 작은 지붕을 만들어 채광과 환기 등의 효과를 높인 솟을지붕, 경사지붕이 연속돼 톱날 같은 형태를 갖춰 규모가 큰 공장 지붕에 쓰이는 톱날지붕, 외쪽지붕의 상부를 부분적으로 접어 한쪽 지붕면은 길게, 다른 면은 짧게 한 눈썹지붕, 망사르 드 지붕, 반원지붕, 합각지붕 등 그야말로 지붕의 형태는 각양각색이다.

이러한 지붕은 건물 전체의 외관을 고려해야 할 뿐 아니라 방수 측면에서도 세심한 계획과 철저한 시공이 요구되는데 무엇보다 빗물이나 습기가 새어 들어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집 안의 열기는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바깥의 온도가 내부로 침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田


처마의 역할
우리나라는 여름은 상당히 덥고 겨울은 매섭게 춥다. 따라서 겨울철 따뜻한 햇살은 잘 받아들여야 하고, 여름철 뜨거운 햇볕은 막아 주어야 좋은 집이다. 오랜 세월 이 땅에서 살아온 우리의 선조들은 이러한 자연적인 환경에 알맞은 것으로 처마를 생각해 냈다. 처마는 깊이가 어느 정도인가에 따라 그 역할이 달라지는데, 우리나라 중부지방의 경우 대략 넉자(약 120㎝) 정도가 알맞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태양의 남중고도南中高度와 연관이 있다. 즉 하지夏至 때의 태양은 거의 머리 위로 올라오지만, 동지冬至 때에는 아주 낮아 방안 깊숙이까지 햇볕이 들어올 정도다. 이 햇볕을 막아 주기도 하고 받아들이기도 하는 적당한 처마의 깊이를 경험을 통해 찾아낸 것이다.
처마 역할은 여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뜨거운 태양에 달구어진 마당 가운데의 기온과 처마 아래의 기온에는 상당한 차이가 생긴다. 온도에 차이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현상이 바로 대류현상이다. 결국 공기의 이동이 생기면서 바람이 부는 것으로 느껴지게 된다. 제대로 지은 한옥이 시원한 연유가 여기에도 있다.
그런가하면 처마는 경사가 져 있어 겨울철 양지바른 처마 밑에서 따뜻해진 공기가 위로 올라가 없어지지 않고 일단 처마에 막히면서 한번 제자리걸음을 하게 되니, 양지바른 처마 밑이 따뜻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댓돌에 떨어지는 비를 막아 주어서 기둥뿌리를 보호해 주기도 한다.

황의수 (사)한국문화재수리기술자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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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장재 1] 하늘로부터 집을 보호하는 지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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