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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생활자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했음직한 문제가 바로 '결로結露'다. 벽지에 곰팡이가 슬고 부패하더니 고약한 냄새가 집 안에 진동한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여러 가지 곰팡이 제거 제품을 사용해 보지만 그때뿐. 벽을 들어내 단열공사를 새로 하자니 만만치 않은 비용에 엄두가 나질 않고, 그나마 손쉬운 벽지나 페인트를 다시 바르자니 같은 일이 반복되지는 않을까 염려가 앞선다. 어떻게 하면 이 골칫덩어리 결로를 예방하고 해결할 수 있을까.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해답을 찾아 봤다.

홍정기 기자
도움말 (주)융기 김진수 이사 031-852-2100, (사)한국그린빌딩협의회


경기도 수원 풍덕천에 거주하는 전원생활 3년 차인 박 모씨. 이곳으로 옮겨온 지 2년째 접어들면서 벽지가 하나둘 일어나기 시작했다. 별일 아니라는 생각에 그냥 지나쳤던 그는 푸르스름한 곰팡이가 피는 것을 보고서야 비로소 그 심각성을 알아차렸다. 박 씨는 부랴부랴 A/S 업체를 불렀지만 창문틀 아래서 발생하기 시작한 결로는 이미 바닥까지 내려와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이른 후 였다.

무턱대고 값이 저렴한 창을 고집한 것이 문제였다. 창문을 움직이는 롤러가 하중을 버티지 못하고 마모돼 시나브로 창이 아래로 내려앉은 것이다. 창문을 열려고 하자 롤러의 고무가 닳아 창은 귀에 거슬리는 쇳소리를 냈다.

한 번 선택이 집의 수명을 좌우한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하는 결로 현상은 얼음이 든 컵 표면에 물방울이 맺힌다든지, 목욕탕 거울에 김이 서린다는지 하는 것들이다. 즉 결로란 따듯한 내부와 차가운 외부 공기가 만나는 지점에서 공기 중 수증기가 응결되어 액체로 바뀌는 현상을 뜻한다.

건축물에서 결로가 문제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결로가 발생한 부분에서 곰팡이 및 각종 균류가 생장하여 마감재를 손상시키거나 불쾌한 냄새를 유발하며, 심할 경우 건물 및 구조체에까지 피해를 입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앞선 박 씨의 경우 결국 창을 통째로 들어내고 새 것으로 교체했다. 창호 전문 생산업체인 (주)융기 김진수 이사는 "저가의 저품질 제품을 고집하다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 창문이라는 제품의 특성상 뜯어낸 후 다시 설치하는 수밖에 없다"면서 "이렇게 되면 최초 시공비용의 5배가 들어간다"고 밝혔다.

사례에서 보여지듯 일반 주택이나 아파트보다 단열 능력이 뛰어난 전원주택이라고 해서 절대 안심해서는 안 된다. 특히 목조주택의 경우 자칫하면 결로가 대형사고로 번질 수 있어 창호 시공 과정에서부터 면밀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이승언 수석연구원은 목조주택 결로 문제와 관련 "목재와 같은 다공질의 재료는 표면에 물방울이 맺히는 경우는 없으나 목재 내부로 수분이 침투되어 함수율이 높아질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일반적으로 목재는 함수율이 20%를 넘게 되면 썩기 시작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결로에 대한 세심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충고했다.

결로는 벽체나 지붕, 바닥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또 건축물 준공 직후에는 사용 자재의 함수율이 높기 때문에 첫 해 겨울 특히 결로 발생에 유의해야 한다. 자, 그렇다면 간단하게 집 안에서 결로를 막을 방법은 없을까.

환기만 잘 해도 예방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이 환기다. 특히 전원주택과 같은 고기밀, 고단열 주택에 있어 환기에 대한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일단 전원주택은 벽난로, 식물 재배, 수조, 가습기 등의 내부 온도를 높이고 습도를 끌어올리는 요인들이 산재해 있다.

가족 구성원이 많은 경우 사람 자체의 호흡 및 발한 작용에 의한 수증기 발생률이 높아져 결로 발생률은 더욱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이렇듯 전원주택에는 결로 발생 위험 요소들이 이곳저곳에서 도사리고 있지만 이를 막을 수 있는 외부 공기 유입은 극히 미비해 결로가 발생하는 최상의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사람의 왕래가 뜸한 창고나 다용도실, 다락 등은 그야말로 무방비다.

따라서 계획된 환기 대책이 필요하다. 자주 환기시키는 것이 좋지만 여의치 않다면 적어도 하루에 한 번 이상은 시간을 정해서 외부 공기 유입을 유도하는 생활 습관을 지녀야 한다.
환기 외 난방은 결로를 방지하기 위한 난방 방식으로는 바닥 난방이 유리하며 집 전체를 고르게 해야 한다. 가구 배치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가급적 북측 벽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배치하더라도 벽으로부터 5㎝ 이상 떨어뜨려야 한다. 다리가 없는 가구들은 하단에 책이나 나무를 놓아 공기 유통을 원활하게 돕고 커튼이 한쪽으로 치우쳐 장시간 방치될 경우 커튼 뒤로 공기가 정체되어 결로가 발생할 우려가 있으니 이점에도 유념해야 한다.

겨울철 실내에서 세탁물을 건조할 때에는 수시로 창을 열어 환기를 해 주고 목욕 후에는 반드시 배기용 환풍기를 작동시키거나 창문을 열어 수증기가 실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 붙박이장은 야간에 장문을 열어 두면 장 안 결로를 막아 곰팡이나 각종 세균 번식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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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3)] 골칫덩어리 '결로結露]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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