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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운이 엄마도 장사 나왔어요?" "네, 정리를 하다 보니 팔고 싶은 게 꽤 나오더라고요."
"많이 팔아요!"

끈질기게 봄을 시샘하던 겨울의 추위도 거의 다 물러갈 무렵인 4월 초순의 어느날, 헤르만하우스 단지 내에서는 아침부터 벼룩시장으로 들썩였다. 봄기운에 이끌려 야외로 나온 헤르만하우스 입주민들의 손에 들린 건 아이들의 옷가지와 장난감, 스포츠 용품과 주방 용품, 집에서 손수 만든 액세서리 같은 것들이었다. 그리고 벼룩시장에 얘깃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해줄 김밥과 떡볶이, 바비큐 소시지, 커피 등 먹거리들도 손수 준비하고 있었다.

마치 미국이나 유럽에서 멀리 나갈 것도 없이 자기 집 앞 정원에 나와서 물건을 팔고 아이들은 직접 주스를 만들어 파는 등 벼룩시장이 일상화돼 있는 그런 모습을 연상시켰다.
흘러간 노래를 담은 CD 한 장에 오백 원, 어린이 상의 한 벌에 천 원, 이렇게 해서 이날 모인 수익금의 10%는 헤르만하우스 발전기금으로 쓰인다.

지난해 말경 입주가 100% 완료된 헤르만하우스는 총 137세대가 살고 있다. 입주민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은 "친구들이 많아서 좋아요". 특히 유아나 초등학생 자녀를 둔 30~40대 부부가 이곳에는 많다. 다른 전원주택 거주자가 평균적으로 연령이 높은 것과 비교된다. 연령대가 비슷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모이게 되고 저녁때 누구네 덱(Deck)에서 고기를 굽기라도 하면 그 냄새에 이웃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자연스레 조촐한 가든파티가 된단다. 그 덕에 저녁시간이 더욱 유쾌해진다.

209동에 살고 있는 함승연(36) 주부는 지난해 6월 이곳에 입주했다. 일산 시내 한 아파트에서 거주하다가 이곳으로 온 후 달라진 점이 한둘이 아니다. "공기가 너무 좋아요. 곁에 심학산도 있고 논게가 다니는 것 보면 정말 시골에 온 기분에 난다니까요." 남편도 달라졌다. 직장에서 귀가하면 컴퓨터를 보는 시간이 많았는데 이곳에서는 집 안을 돌보고 가족들 이웃들과 지내는 시간이 더 많아진 것. 또 초등학생인 딸 진경이는 말수가 적었는데 차츰 붙임성이 더 좋아지고 활달해졌다고 한다. 또래가 많이 살고 있는 데다 이웃과 터놓고 지내는 헤르만하우스 단지가 한몫 톡톡히 한 것이다. 게다가 진경이가 집 안에서 뛰어다녀도 이웃에게 소음 피해를 줄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돼 마음이 한결 놓인단다.

아침마다 이웃과 함께 심학산을 오르고 때때로 벼룩시장을 열어 공동의 화젯거리를 만든다. 바쁜 일이 있으면 이웃에게 아이 돌보는 것을 부탁할 수 있는 공동육아도 하고 있어 '이웃사촌'이라는 말처럼 공유하는 문화를 형성해 가고 있다. 덕분에 생활이 더욱 싱그럽고 활기가 넘친다는 것이 함승연 주부 뿐 아니라 이곳에 사는 입주민들의 공통된 소감이다. 날이 더 따듯해지면 연못 주위를 빙 둘려 테이블을 마련하고 뷔페식의 음식을 차려서 파티도 열 예정이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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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하우스에서의 삶,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실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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