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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국화, 마남, 숭남, 쑥, 봉선화, 소루쟁이……. 이 모든 식물은 자연염색 재료로 쓰인다는 공통점이 있다. 예부터 자연의 색을 좇아가고자 하는 노력은 ‘물들이기(이염以染)’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물들이기의 또 다른 표현인 ‘자연염색’은 쪽빛 하늘과 푸른 바다를 닮은 옷을 선사하고, 해 오름의 색을 닮은 홍화떡을 맛보게 하며, 비옥한 대지를 품에 안은 황색의 공예품도 만나게 한다. 이러한 자연 소재에서 얻는 ‘자연의 색-자연염색’을 통해 잠재된 오감을 자극해 보자.

글·사진 박연경 기자
취재협조 자연염색박물관 053-743-4300 www.naturaldyeing.net


올해 6월 개관 2주년을 맞이한 자연염색박물관은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천연 재료를 이용, 자연염색에 관한 작품 및 전통 공예 유물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섬유산업의 중심지로 잘 알려진 대구에서도 신라시대부터 융성한 불교문화를 꽃피웠던 팔공산 자락에 위치한다. 건평 180평 복층 한옥으로 지은 자연염색박물관은 전통문화를 보존, 전승, 개발하고자 하는 개관의도에 걸맞게 1천여 점의 작품을 전시해 놓은 유물실과 자연염색을 직접 체험하고 세미나가 열리는 교육관, 자연염색 작업 시에 자연 건조할 수 있는 넓은 마당까지 갖추고 있다.

박물관에 전시된 대부분의 작품은 관장 김지희(대구가톨릭대학교 명예교수) 씨가 사재를 들여 30년간 수집한 것이다. 이 유물들을 눈으로 보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닌 체험을 통해 감동까지 느끼게 한다. 김 관장이 1970년대 일본으로 잠시 건너가서 생활했을 때부터 구상한 프로젝트다. 당시만 해도 ‘전통적’인 것은 ‘고리타분’한 것으로 취급돼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던 국내와 달리 전통문화를 철저히 연구하고 보존하는 일본인들의 생활습관에 충격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

김 관장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천연염색’이라는 말은 “우리나라 문헌에는 없고 1970년대 일본 용어의 잘못된 번역으로 생긴 것”이라며 손대지 않은 천연의 질료를 통해 인간에 의해 창조된 것이라는 뜻의 ‘자연염색’에 대한 바른 용어 사용 홍보를 시작으로 2001년에는 11개 국이 참가한 세계 최초의 ‘세계자연염색박람회’도 대구에서 개최했다.

“전통 문화를 발전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자연염색 직물에 한국적인 문양을 접목시키는 것이라 생각한다”는 김 관장. 그는 직접 만든 전통공예 작품들도 전시해 외국 관광객들에게 문화적 신선함을 선사하고 있다. 주말에는 팔공산 나들이 겸 박물관을 찾는 가족 단위 관람객이 많은 편인데, 어린이와 장애우들을 위해 특별히 마련된 ‘자연염색 오감전’은 단연 인기가 많다. 손수건과 T-셔츠 등에 쪽물을 직접 들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 예약제로 가능하며, 매염제를 만들고 자연염색을 하는 과정 등을 쉽게 이해하도록 닥종이 인형 전시를 통해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연염색박물관은 그동안 잊고 지내던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잊혀졌던 자연염색의 우수성을 대중에게 알리는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보면 볼수록 편안함과 자연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자연색체의 매력이 가득한 자연염색박물관은 수~일요일(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에 개방되며 10명 이상의 단체는 관람료 할인 및 자연염색체험 예약 신청이 가능하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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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 하는 체험여행] 오감을 자극하는 자연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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