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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9월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유닛 모듈러 공법을 도입한 주택이 선보였다. 건축면적 165.3㎡의 강원도 평창군 속사리 김정구, 고숙현 부부 주택이다. 높은 내구성과 친환경을 실천하면서도 반나절이면 집을 올릴 수 있다는 소식에 많은 언론과 건축 관련 전문가들은 '신공법', '새로운 주거 공간 보급'이라는 수식어를 달아줬다. 과연 유닛 모듈러 주택이란 무엇이고 1년여가 지난 지금 어디까지 진화가 진행됐는지 알아봤다.

홍정기 기자 자료협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평창 속사리 주택은 겉으로 드러난 모습만 봐서는 일반 스틸하우스와 구분이 어렵다. 내·외벽 마감이나 내부 설계, 인테리어 등이 보통 스틸하우스와 큰 차이가 없어 보일 만큼 견고하고 세밀한 모습을 갖추고 있다. 실제 이 주택에 거주하는 건축주는 "짓기 전 주위에서 우려를 많이 했지만 살아가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다"면서 "지난해 말, 올해 초 평창지역의 많은 자연재해에도 불구하고 전혀 집에 이상이 없는 것을 보면 오히려 다른 집보다 더 튼튼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친환경, 내구성까지 겸비한 차세대 건축 공법

간단히 말하면 유닛 모듈러 공법은 공장 제작형 주택이다. 각형 강관, H형상, 스틸 스터드 등의 구조체와 더불어 일정 부분 마감재까지 공장에서 유닛(Unit) 형식으로 제작돼 현장에서는 이를 조립만 하면 되는 일종의 공업화 주택의 한 종류다. 즉 다수의 입방체(유닛 Unit)로 구성되는 구조체내부에 각종 내장재(창호 등)와 기계설비(욕실, 주방 등) 및 전기배선 등을 미리 공장에서 시공한 후 이를 현장으로 운반해 조립하는 주택을 말한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건축 공정이 현장에서 이뤄지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에 비춰보면 다소 생소한 공법이지만 미국이나 일본, 유럽 등지에서는 오래 전부터 널리 사용되어 온 일반적이고 보편화된 방법이다.

일단 공장에서 주택이 생산되기 때문에 획기적인 생산성 제고와 함께 시공의 질을 높일 수 있다. 더불어 컴퓨터 3D 그래픽이 설계도면을 대신해 기능인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도 하다. 현장 공사가 많지 않아 위험이 상존하고 각종 폐기물과 소음, 먼지 등이 빈번한 작업 환경을 한결 개선시킬 수 있다.

주거 공간이 별도의 유닛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증설과 이전이 용이하고 내구성과 주거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 받는 유닛 모듈러 주택이 외국에서 인기를 얻고 이유는 친환경성(미국)과 강한 내구력(일본)에서 기인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통해 공사비는 30% 정도 절감시킬 수 있고 주택 해체 시 재활용이 가능해 폐자재를 9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짧게 잡아도 3달 정도 걸리는 현장 제작 공법에 비해 유닛 모듈러 공법은 악천후와 기타 공사 지연 조건에도 불구하고 최대 1달이면 집의 완공을 볼 수 있어 60∼70% 정도 공기가 단축되는 효과를 얻는다. 규격화된 건축 기준은 품질의 안전성을 높여주며 건식공법인 철골조 모듈로 건립돼 해체 및 재설치가 용이하다. 이외에도 분리된 바닥 및 벽체 구조를 지니고 있어 차음 성능이 우수하며 스틸하우스의 장점을 그대로 지녀 단열 성능도 높다는 장점이 있다.

가격 경쟁력 확보 시급… 상용화 머지않아

이러한 유닛 모듈러 공법이 지니는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상용화 단계에 이르기까지 넘어야할 산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기타 다른 주택에 맞설 수 있는 가격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 유닛 모듈러 공법보다 한 단계 낮은 수준인, 공장에서 50% 정도 완성돼 지어지는 패널라이징(Panelizing) 공법을 도입한 주택 건립이 우리나라에서 시도되고 있지만 크게 환영받지 못하는 이유도 수요가 적어 가격 경쟁력이 낮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독특한 건축 문화도 유닛 모률러 공법 정착을 지연시키는 요인이다. 스틸하우스 자재를 생산하는 한 업체 대표는 "같은 단지 안에 있으면서도 창문 크기 하나 같은 것이 없고 시공 과정에서 거실 위치까지 바뀌는 현실을 고려해야 한다. 분명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맞지만 시기 상조"라는 입장을 전해왔다.

자체적인 결함도 풀어야할 숙제다. 분리 된 바닥 및 벽체 구조로 말미암아 층과 층이 맞닿는 부분은 이중으로 겹치게 되는, 상 하부 프레임 중첩으로 인한 층고 상승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정형적인 입면, 평면 구성은 입체로운 공간 구성을 구현시키기 어렵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평창 속사리 주택 연구를 진행한 한국건설기술원 임석호 박사는 "이 주택은 기술적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줬을 뿐"이라며 "지적되어 온 문제점들에 대해 연구를 계속하고 있어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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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하우스(3)] 유닛 모듈러 공법(Unit Modular Sys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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