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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앞두고 전원주택 생활자에게 전혀 반갑지 않은 이야기가 들린다.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고유가 행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전력공사에서 수요자 증가를 이유로 심야전기 요금을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름보일러 혹은 심야전기보일러를 들여놓은 가정 모두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길은 둘 중 하나다. 아끼고 또 아끼든지, 다른 대안을 찾든지.

홍정기 기자


심야전기보일러에 빨간 불이 켜졌다. 몇 년간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에서 심야전기 수요 억제 정책을 내놓더니 급기야 올 들어 요금 인상안까지 꺼내 들었다. 고유가 시대 부담을 덜고자 많은 사람이 대거 심야전기를 사용한 결과다.

요금 현실화… 전원·농가생활자 직격탄

정부는 2001년 1월과 2003년 2월에 걸쳐 각각 보조금과 심야전기보일러 공사비 지원을 중지했으며, 2005년 초부터는 펜션 등에서 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자 가입 대상을 상업시설 외 일반 주택과 복지시설로 한정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고유가의 영향으로 심야전기 수요가 줄지 않자 급기야 '심야전기료 인상'이라는 카드를 꺼내든 것인데 정부는 지난 1월 9.7%(㎾h당 37.96원) 인상한데 이어 올해 말부터 단계적으로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지금까지 정부는 심야전기를 일반 전기요금의 절반 이하로 공급해 왔다. 절반도 안 되는 값싼 전기료는 유가 상승으로 부담이 커진 서민들을 대거 심야전기로 옮겨 타게 만들었고, 그 결과 심야전기를 사용하는 가구 수는 2000년 전국 42만 6,000여 곳에서 지난해에는 이보다 2배 가량이 많은 83만 여 곳으로 급증했다.

정부가 추산하는 심야전기의 적정 가격은 ㎾h당 60.11원. 그러나 심야전력 판매 단가는 현재 ㎾h당 37.96원(인상 후 가격)으로 적정 요금의 63%에 불과하다. 문제는 이로 인한 적자 부담을 한전이 아닌 일반 소비자가 고스란히 지고 있다는 점이다. 산자부에 따르면 일반 전기를 쓰는 가구는 정부의 원가 손실 때문에 2005년에는 4,523억 원, 지난해에는 4,778억 원이나 되는 요금을 더 물어야 했다. 심야전기 요금 현실화 결정은 전원·농가생활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대다수의 전원주택뿐만 아니라 농가주택에서도 심야전력을 이용해 전기, 난방, 온수를 해결하기 때문. 7년 전 심야전기를 신청해 지금까지 이용 중인 부산 강서구 이 모(60세)씨는 "일반 기름보일러보다 훨씬 비싼 400여만 원을 들여 심야전기보일러를 설치한 것도 요금이 싼 맛에 결정한 것"이라며 "심야전기 사용하을 적극 장려했던 정부가 지금에 와서 요금을 인상하는 것은 말이 안 되며 이는 전기보일러로 난방하며 한겨울을 보내야 할 서민 가정에 큰 부담이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수요급증 보조난방기구…5천 억 시장 형성

그러나 당장 심야전기 요금을 적정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일은 없을 듯하다.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결정될 것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분석이고 한전에서도 점진적 인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 관계자는 어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요금은 단계적으로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심야전기 요금 현실화 방안은 관련 시장뿐만 아니라 이를 찾는 수요자 또한 급격히 줄게 할 것으로 보인다.

보일러 전문 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매년 두세 배 정도 심야전기 보일러 판매율이 성장해왔으나 올해를 기점으로 조금씩 그 추이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덧붙여 "초기 투자비용이 큰 심야전기보일러의 유지비가 일반 보일러와 비슷해진다면 사실상 매력을 상실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결국 앞으로가 문제다. 심야전기 요금이 정부에서 판단하는 적정 수준으로 인상될 경우 심야전기보일러 수요는 급감할 수밖에 없다. 여타 보일러와 비교했을 때 크기가 커 차지하는 건축 면적이 넓고 초기 설치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그래서 최근 보조난방기구 시장이 뜨겁다. 실제 근래들어 전원주택을 중심으로 온수 겸용 벽난로, 난방필름, 전기온돌판넬 등의 보조난방기구를 찾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관련 업계는 시장 규모가 5,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향후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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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등 켜진 심야전기보일러 대안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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