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보기
 

구들의 독특한 구조는 가능한 높은 열기가 내부에 오래 머물도록 돼 있다. 여기에서 베르누이의 정리(Bernoulli's Theorem, 유체는 좁은 통로를 흐를 때 속력은 증가하고 압력이 낮아지고, 반대로 넓은 통로를 흐를 때 속력은 감소하고 압력이 높아지는 현상)나 대류현상(공기 중에 아래쪽에 따듯한 공기가, 위쪽에 차가운 공기가 있을 때 따듯한 공기가 위쪽으로 올라가고 차가운 공기가 내려오려는 성질 때문에 공기의 이동이 일어나는 것)과 같은 과학적인 원리가 확인되고 또한 습기나 냉기가 열기를 죽이는 것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부네미(부넘기)'와 '개자리'와 '바람막이' 등의 기법이 가미된다.

글·사진 김명환<구들연구소 소장> 018-623-8848, www.gudeul.net


불의 성질을 이용한 과학적 구조

베르누이의 정리에서와 같이 구들은 넓은 '아궁 후렁이'에서 좁은 '부네미(부넘기)'로 가면서, 열기의 압력이 낮아진다. '부네미'에서 압력이 낮아지면 '부네미'는 열기를 신속하게 빨아들여 '개자리'로 넘겨주게 된다. '부네미'에서 '부넘기'의 비탈로 올라 구들장 밑에 붙은 열기가 '개자리'로 넘어간 열기는 '여내미(부넘기에 연결된 부분, 특정 지역 용어)'의 좁은 연도에서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고 고래 속에 가두어진 열기는 천천히 소용돌이 흐름이 생긴다. 이때 열기가 한꺼번에 굴뚝으로 이동하지 않고 한동안 구들장 밑에 머물게 된다.

불은 물의 성질과 반대로 상하로 퍼짐에 있어서는 그냥 내버려둬도 잘 되지만 좌우로 퍼지게 함은 스스로 안 되니 인위적으로 해줘야 한다. 불 퍼짐은 높은 열기일수록 상승하므로 불을 퍼트리려면 구들장을 높여 놓아야 하고, 고래 속에 화력이 죽지 않도록 깊은 개자리를 파서 습기를 인위적으로 내려야 한다.

아궁이와 가까운 고래 속에는 불이 수직으로 상승하는데 여기에 여러 개의 구들장을 겹으로 놓아 고래 내부의 대류가 원활하게 일어남을 이용해서 축열하게 한다.
고래 속의 열기가 '개자리'로 넘어갈 때 고래 속의 습기와 냉기로 인해 열기가 식으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개자리를 윗목에 깊이 파두어 평소에 습기와 냉기를 낮추어 둬야 한다.
고래 속에 깊이 파 둔 개자리와 굴뚝 밑에 개자리를 파둠으로써 역풍으로 인해 바람이 고래 속으로 들어오더라도 완충 역할이 되어 역입한 바람이 아궁이까지 오지 않으므로 불이 내지 않는다.

또 아궁이와 고래, 굴뚝 모두 각각 그 특성과 기능이 있으므로 이를 이용해서 구들을 놓아야 성공하는 구들놓기가 된다. 아궁이의 높이와 굴뚝의 높이 차를 많이 두어야 아궁이의 불이 고래 속으로 잘 들어가고 굴뚝이 높아야 고래 속의 열기를 방 윗목까지 끌어들여 방이 고루 넓게 따습게 된다.

방바닥 연기 샘 방지 노하우

연기는 사춤막기(이질재 혹은 틈새를 메우는 작업)에서 잡아버려야 한다. 방에 불을 지필 때마다 연기가 새어 나온다면 추운 겨울에는 곤욕이 아닐 수 없다. 대개 방의 연기는 방바닥 진흙을 바를 때 잡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러한 방법으로는 방바닥의 연기가 새어나오는 것을 막지 못한다. 진흙을 두껍게 바를수록 마르면서 갈라지는 크기가 넓어지고 깊어지므로 연기를 잡질 못한다.

연기는 구들장을 놓고 구들장 사이에 사춤돌을 끼우고 나서 진흙을 살짝 덮고, 그 위에 마른 흙을 두툼히 얹어 잘 밟아가며 아궁이에 불을 지펴놓고 마를 때까지 잘 밟아 연기를 사춤막기에서 잡아둬야 한다. 그 뒤 혹 가는 연기가 새는 것은 방바닥 진흙미장 때 잡으면 된다.
구들장을 벽체에서 5cm 띄고 그 사이 마른 흙을 넣어야 한다. 구들장을 벽체에 붙이면 고래 속의 연기가 벽체의 틈새로 해서 연기가 새어나와 온 건물이 연기에 휩싸이게 된다.

구들 시공, 이것만은 알고 시작하자

① 고임돌로는 불을 분배하지 못한다. 고래 속으로 불을 넓게 퍼지게 하는 방법으로 일반적으로 고임돌의 넓힘과 좁힘으로 해결하려 하는데 이렇게 하면 불이 펴지기는커녕 건조되고 굴뚝과 가까운 곳으로 바로 빠져나가 버린다. 선조들이 '물은 세로로 벽을 쌓아 나누고 불은 가로로 층을 두어 넓혀서 나누라'고 했듯이 구들을 놓을 때 불 힘이 잘 가지 않는 방의 측면이나 윗목으로 구들장을 좀 높게 놓으면 높은 열기일수록 높은 곳으로 가기에 구들장을 불이 잘 가지 않는 쪽은 높여 놓아야 한다.

② 고래 길이는 짧게 놓아야 한다. 인터넷에 떠다니는 구들 그림을 보면 모두가 방고래 길이를 이곳 저곳으로 보일러 온수 돌리듯 길게 그린 그림 일색이다. 아궁이에서 한참 화력이 좋은 온도는 500~600도로 보고 있다. 그런데 이 500~600도의 열기가 3m의 방 윗목에 가면 40도 이하로 열기가 식는다. 온수난방보일러 속에는 불과 바람은 있어도 물(습기)이 없기에 불의 흐름을 느리게 하고 연도를 길게 해야 축열과 열효율을 극대화시킬 수 있지만, 우리의 구들 속에는 물과 불과 바람이 공존하므로 아궁이의 화력이 식지 않게 하기 위해서 고래 길이를 짧게 놓아야 한다.

③ 축열 기능을 만들어야 한다. 아궁이에서 가까운 고래 속은 아궁이의 화력이 위로 상승하여 구들장 밑에 계속 달라붙는다. 일단 구들장에 붙은 열기는 굴뚝 방향으로 밀려가면서 수평을 유지한다. 이 때 아궁이에서 고래 속으로 들어온 화력이 계속 오르는 부분에는 구들장을 여러 겹 포개놓아 축열시켜야 방이 오래 따습게 된다.

④ 부네미의 크기와 높낮이 조절기능을 이용해야 한다. 아궁이의 불이 건물 벽체를 통과하는 곳을 '부네미'라 하는데 방의 윗목까지 따습게 하려면 이 부네미를 최대한 올려야 한다(함실아궁이에는 부네미가 없다).

⑤ 여내미의 크기와 높낮이의 기능도 이용하자. 큰 방 작은 방에는 '여내미'의 높낮이의 조절에 달렸다. 여내미는 고래 속의 연기가 건물 벽체를 통과해서 밖으로 나가게 뚫어놓은 것을 말하는데 작은 방에는 여내미를 최대한 올려서 고래로 넘어온 화력이 습기와 냉기에 죽지 않고 윗목으로 빠르게 도달해 높은 열기로 축열해야 하고, 큰 방일 때는 여내미를 어느 정도 낮추어서 아궁이의 화력이 계속 고래 속으로 들어와 더디게 여내미로 나가게 해서 넓은 방에 조금 낮은 온도지만 고루 따습게 되는 것이다.

⑥ 불이 좋아함과 싫어함을 이용해서 방을 데우자. 높은 화력일수록 위로 상승하려는 성질이 있다. 그러므로 방 측면에는 화력이 잘 가지 않는데 이러한 곳에 구들장을 높여 놓으면 화력이 그곳으로 가게 되어 방이 고루 따습다. 반대로 불이 싫어하는 것은 습기와 냉기다. 따라서 고래 속의 중앙 부분과 굴뚝 방향의 고래바닥을 좀 깊이 파두면 그곳에 냉기와 습기가 모이게 된다. 그러므로 아궁이에서 고래로 넘어온 화력이 냉기와 습기를 싫어하므로 방 측면으로 흩어져서 윗목 개자리로 들어가게 되어 방이 고루 따습게 된다.

⑦ 방고래 속에 숯이나 소금을 넣지 말라. 고래 속의 냄새와 습기를 없앤다고 숯을 넣고 벌레를 죽인다고 소금을 뿌리는 이들이 있는데 이는 소용없는 것이다. 연기에는 살아날 벌레가 없고 고래 속에 냄새나 습기를 제거하려면 날마다 새 숯으로 갈아준다면 가능할까 한번 물을 먹은 숯은 오리려 화력을 저하시키며 소금을 뿌리는 것도 오히려 화력을 저하시키게 된다.

⑧ 굴뚝 아래 공기구멍을 두어 저기압 때 아궁이의 불이 잘 들게 하자. 사람도 음식을 잘 못 먹어 체하면 입으로 먹었던 음식을 토해내듯이 구들 고래에 있어서도 저기압일 때나 고래 속과 굴뚝 밑에 습기와 냉기가 많이 차 있을 때는 아궁이에 불을 지펴도 그 불이 고래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아궁이로 내게 된다. 고래 속에 열기가 들어가서 습기와 냉기를 굴뚝 숨구멍으로 우선 나가게 하고 굴뚝 속에 냉기가 빠지고 더운 기운이 굴뚝 속에 차게 되면 그 때부터 정상적으로 아궁이의 열기가 고래 속을 통하고 굴뚝으로 잘 빠져 나오게 되는 것이다. 이 때 굴뚝 아래 열어놓은 공기구멍을 막는다.

⑨ 아궁이의 후렁이 아래 재거르개를 설치해서 화력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장작이 아궁이 바닥에 붙어서는 불이 잘 타지도 않고 그냥 사그라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므로 아궁이 후렁이 아래 재거르개를 설치하면 처음 불을 붙이기도 좋고 타는 장작 아래에서 공기의 유입으로 화력을 극대화시켜 장작을 절약할 수 있다.田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구들장 밑에 흐르는 수극화水克火의 이치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