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체메뉴보기
 

 

전통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명당이라 부르는 곳에는 '배산', '임수', '남향'이라는 공통분모가 존재한다. 전원주택도 예외가 아니라 이 세 가지 조건을 갖춘 곳이 최적의 부지로 인기가 높아 땅 값도 상당한 수준을 형성한다. 경기도 양평이 전원주택 1번지라 불리면서 수많은 이들을 끌어들인 것도 이 조건들을 훌륭히 만족시키기 때문이다. 독립형 전원주택을 선호하는 이들 역시 별반 다르지 않으며 이는 단지형, 동호인형 전원주택 수요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홍정기 기자


일명 나 홀로 주택이라 불리는 독립형 주택을 마련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만큼의 발품을 파느냐 하는 것이다. 혹자는 몇 년에 걸려 집 지을 부지를 찾기도 하고 또 다른 어떤 이는 업체에 의뢰해 땅을 구입하기도 한다. 둘 중 어느 것이 실패 확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인가. 답은 당연 앞의 경우다. 다시 말하지만 땅 임자는 따로 있다고 했고 땅은 발품을 파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입지에 따른 주택의 분류

전원생활을 계획하는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형태가 독립형 주택으로 무엇보다 개성을 맘껏 살릴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가족 구성원 개개인의 특성과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공간 계획이 가능하며 입지 선정에서 완공에 이르기까지 건축주 주도하에 모든 과정을 처리할 수 있어 건축주 취향을 한껏 품은 주택을 완성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이 단점이 되어 돌아오는 것 또한 독립형 주택이다. 입지선택에서부터 하나하나 점검해야 하는 탓에 시간이 오래 걸리기 마련이고 법적 서류를 제대로 검토하지 않으면 난감한 사태에 직면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또한 무심코 시공사를 선정할 경우 자칫 일이 어긋나는 사례도 종종 생겨나고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독립형 전원주택을 준비함에 있어 더욱 면밀한 사전 준비와 계획, 실행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원주택은 어떤 지역에 입지하느냐에 따라 분류가 나뉘기도 한다. 강변 해안 등에 입지하는 임수형, 산속 수려한 계곡이나 전망 좋은 산 중턱에 자리한 임산형, 땅으로 내려와 논밭과 함께하는 평지형 전원주택, 농어촌 마을 내부에 입지한 취락형, 스키장 골프장 유원지에 근접한 레저형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임수형 주택은 시원스런 강 조망을 맘껏 누릴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다른 유형에 비해 전통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선호도가 높은 형태다. 이에 비해 임산형 주택은 다른 입지에 비해 쾌적하고 조용하며 조망과 채광이 좋다. 취락형은 공공시설, 생활편익시설 등과의 접근성이 좋고 방범이나 교통문제 해결에 용이하나 원주민과의 위화감 형성으로 인한 갈등이나 프라이버시가 노출되는 것이 흠이다. 레저형은 휴식과 위락을 동시에 누릴 수 있으나 주변 환경이 산만하고 소음 발생에 대한 우려가 있다.

배산임수背山臨水에도 피해야할 곳이 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주거지역을 선택하는 데 있어 가장 선호했던 곳이 산을 등지고 물을 품에 안은 배산임수背山臨水지형이었다. 이는 현재도 마찬가지로 약간의 경사진 터에 뒤로 산을 두고 시야에 물이 잡히면 명당이라 하여 훌륭한 전원주택지로 손꼽힌다.

그러나 배산과 임수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지역이라 하더라고 한 번 더 살펴야 할 곳이 있으니 바로 강이나 계곡과 인접한 곳이다. 우리나라처럼 여름철 집중 호우 우려가 높고 태풍이 빈번한 지역에서는 상존하는 재해 가능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약간의 우려라도 있다면 반드시 기초를 높여 지대를 띄우는 것이 현명하다.

산을 안고 있다고 해서 무턱대고 고를 일도 아니다. 여름철 장마로 인한 산사태 우려는 없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지형적 여건을 살펴 차량 진입 가능 여부에 대한 조사도 있어야 한다. 옹벽이나 석축을 쌓아 산사태에 대한 대비를 갖추는 것이 좋다.

배산이나 임수가 아닌 평지에 부지를 잡는다면 트인 조망을 선사하는 논과 밭을 앞이나 뒤로 한 지역이 좋다. 전원 분위기를 한층 높일 수 있으며 주도로에서의 진입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이는 경관상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나 몇 년 전부터 폐가 등의 농어촌 빈집을 구입해 전원주택을 짓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수요가 차츰 늘고 있다.

집을 앉힐 부지는 경사도가 완만한 곳이 좋은데 저지대나 급경사지는 토목비가 많이 들고 토사 유출 및 낙석, 산사태의 위험이 뒤따르기에 될 수 있으면 피한다.
토질도 살펴야 한다. 좋은 집터는 비석비토非石非土이어야 하는데 이런 흙은 배수가 잘 되어 습하지 않고 쉽게 건조되지도 않는 모래나 암석이 적은 땅이다. 메마르거나 돌이 많은 땅은 잔디를 심거나 텃발을 일구기에 부적합하다. 田




남양주에 복층 ALC 주택 지은 서정남(61세) 씨
"가격 높고 선택 여지 없는 단지 싫어"


지난 해 5월 경기도 남양주 수동면 복층 ALC 주택에 입주한 서정남 씨는 한때 단지형 주택을 고려해보기도 했지만 가격이 높음에도 획일화된 외관이 마음에 들지 않아 독립형 주택을 선택했다. 오래전부터 전원주택을 계획했다는 그는 교편생활이 끝나는 내년 본격적인 전원생활에 뛰어들 것이라 했고 매일 가지는 못하지만 숲이 있어 공기가 좋아 시골 사는 기분이 든다며 텃밭을 일구며 먹을거리를 수확하는 기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란다.

언제부터 전원생활을 계획했나.
오래전부터 시골에 내려가 전원주택을 짓고 살겠다는 계획을 하고 있었다.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는데 정년퇴임 전에 집이라도 지어놓아야 하지 않겠나 싶어 조금 무리해서 집을 올리게 됐다.

특별히 단독형 주택을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이리저리 알아보면서 단지형 주택에도 관심을 가졌다. 전기, 상수도, 도로 등 기반시설이 잘 되어 있다는 점은 좋은데 다 똑같은 것 같아서 싫더라.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의 여지는 별로 없는데 가격은 높다는 게 부담스러웠다.

주택을 짓는 데 있어 가장 염두에 둔 점은 무엇이었나.
무엇보다 단열 문제에 가장 큰 신경을 썼다. 그래서 ALC를 골랐다. 전원주택라이프 잡지를 보고 시공사를 선정했는데 다툼은커녕 지금까지 친구로 지내고 있을 만큼 그때나 지금이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살아보니 어떤가, 단독형 주택의 장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정말 시골 사는 기분이 든다. 직장 동료들과 함께 텃밭도 일구고 수확물을 나눠 갖기도 하면서 그야말로 사람 냄새를 맡는 거 같다. 아예 TV를 집에 들여놓지 않았는데도 자연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다. 내년에 정년퇴임을 하게 되면 본격적으로 전원생활에 뛰어들 것이다. 그때를 생각하면 벌써부터 설렌다. 단독형 주택은 우리 가족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집을 꾸밀 수 있다는 게 좋다. 이것이 만족되지 못한다면 아파트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본다.


강화에 황토집 지은 한창호(60세) 김명숙(54세) 부부
"농사짓고 싶어 독립형 선택… 새마을 지도가가 꿈이에요"


인천시 강화군 송해면 하도리에 새마을지도자를 꿈꾸는 당찬 부인이 있다. 김명숙 씨. 약용재배에 관심이 높아 농업기술센터에 등록까지 한 그는 서울 거주민이다. 지금은 주말을 이용해 하도리 황토집에 들르지만 농사짓는 재미에 빠져 매주 주말이 기다려진다고 전원주택을 계획하면서 딱 두 가지만 생각했다. 농사를 지을 수 있어야 하고 몸에 좋아야 한다.

"저보다는 집사람이 더 좋아합니다. 이곳에 집을 짓기 전 농사를 짓고 싶다며 3년 동안 농촌 폐가를 얻어 전세 생활을 했을 정도니까요. 이런 와이프를 어떻게 말릴 수 있겠어요. 물어보세요. 새마을지도자가 되는 게 꿈이라네요."

전원주택을 짓게 된 이유에 대해 남편 한창호 씨는 이렇게 말했다. 이어 그는 집을 짓게 되면 가족 건강을 생각해 꼭 황토집을 선택하겠다는 마음가짐을 하고는 전시회도 다니고 관련 서적도 읽으면서 황토집에 대한 공부를 계속해 왔다고 했다. "가족 건강을 생각해서 결정하게 됐어요. 도심지에서 계속 살다간 몸이 망가질 것만 같더라고요. 내가 할 수 있다면 가족을 위해서 하는 것이 낫겠다 싶었죠."

김명숙 씨가 말을 받았다. "딱 두 가지만 생각했어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으면서 농사를 지을 수 있어야 하고 가족 건강에도 좋아야 한다는 것이었지요. 처음에는 단지형 주택에도 관심을 가져봤는데 아무래도 그곳에 농사를 짓기는 힘들겠다 싶더라고요. 그리 정원이 넓은 것 같지도 않고 또 대부분이 정원까지 함께 시공해서 분양하기 때문에 텃밭이라고 해봐야 얼마 되지도 않는 것 같고. 그래서 독립형 주택을 지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전원생활을 톡톡히 누리고 있는 부부였지만 그래도 약간의 아쉬움은 남는다고 했다. "두 아들이 있는데 취미 붙일 곳이 없어요. 문화공간이 제대로 없으니 따분해 하고 지루해하는 것 같아 걱정이 좀 되기는 합니다."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SPECIAL EDITION 전원주택 유형별 입지 선정 요령(2)] 개성만점 '독립형 전원주택'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