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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시대를 맞아 친환경적이면서도 효율성이 높은 에너지에 대한 세계 각국의 노력이 한창인 가운데 우리나라에도 에너지 자립 100%를 목표로 한 건물이 들어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백남춘 박사팀이 선보인 '제로 에너지 타운'이 그것이다. 지금까지 실험 결과 약 80%의 에너지를 자체 생산하는 것으로 파악됐는데 연구팀은 2010년이면 100%도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대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내에 위치한 '제로 에너지 타운'을 찾았다.

글·사진 홍정기 자료제공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042-860-3114 www.kier.re.kr 참고자료 《제로에너지 솔라하우스의 난방/급탕용 태양열 시스템 설계 및 분석》 백남춘 외 3인.


우리나라 주거용 건축물에 사용되는 에너지 중 78% 이상이 난방과 급탕에 소비되는데 아파트를 제외한 단독주택에 쓰이는 에너지만 국가 총 에너지 소비량의 10.6%에 달하는 수치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도 이와 비슷한 실정이어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10여 년 전부터 주택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슈퍼 단열, 슈퍼 윈도우, 자연형과 설비형 태양열 시스템 등을 적용한 '제로 또는 로우에너지 솔라하우스'(Zero or Low Energy Solar House)이다.

100% 에너지 자립에 도전하는 제로 에너지 타운

대전에 위치한 제로 에너지 타운은 성능관리동, 지하 1층 지상 3층의 연구동과 4채의 아파트 그리고 ZET 솔라하우스 전원주택 1채가 들어서 있다. 건물 일체형 태양전지와 옥탑 태양열 온수기, 풍력, 연료전지, 지열 등을 활용해 이들 건물에 필요한 모든 에너지를 충당하는데 어떤 외부의 도움 없이 현재 80%에 달하는 자급률을 보인다는 게 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홍보협력실 황훈숙 씨는 "지금은 여러 가지 시스템들을 점검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미 검증이 끝난 지열 시스템은 철거된 상태고 나머지 부분들은 계속해서 점검할 계획"이라면서 "이와 같은 추세라면 2010년 목표로 했던 에너지 자급률 100%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실과 기숙사가 같은 건물에 들어서 있는데 외벽에는 일체형 태양광 전지판을, 옥상에는 대형 태양열 전지판을 부착했다. 또 풍력 발전기를 건물 뒤편에 설치하고 지하에는 지열 시스템을 갖췄다.

제로 에너지 타운을 기획하고 건립한 백남춘 박사는 "제로 에너지 타운은 전 세계를 통틀어 보아도 일정한 개념으로 정형화되거나 정의된 것은 아니다. 마스터 프랜을 세우는 과정에서부터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몇 가지 점들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제로 에너지 타운은 현재 상용화된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을 사용하며 ▲우리나라 대부분 지방이 전력 및 도시가스, 수도 망으로 연계돼 있음을 감안해 기존 유틸리티 망에 연계하여 신재생 전력 및 에너지의 최적 활용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특이 이목을 끄는 것이 'ZET 솔라하우스'로 명명된 주택이다. 지하 1층(98㎡), 지상 2층(1, 2층 각각 94㎡, 70㎡)을 합쳐 총 262㎡(약 80평)로 난방면적은 138.6㎡(42평)이다. 지하층은 시험건물이라는 성격을 고려 각종 설비장치의 실험 공간 및 1층 바닥과 지면 사이에 발생하는 열 손실을 감안 면적을 1층과 동일하게 계획했다.

바닥 복사난방 시스템 도입한 솔라하우스

거주용 주택의 에너지 자립도를 최대한 끌어올린 솔라하우스의 건물 외벽은 기존 주택보다 단열을 대폭 개선한 슈퍼 단열 시스템(Super Insulation)을 적용했으며 이때 단열 두께 증가 시 발생할 수 있는 열교 부분에 각종 열교 방지 디테일을 개발 적용했다. 창호재는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썼는데 아르곤 가스를 주입한 로우이(Low-E) 코팅 복층유리로 여기에 야간 열손실을 억제코자 전동모터로 구동되는 야간 단열 셔터를 달았다.

주택 시공에 있어 최대한의 단열 효과를 보기 위해 외벽 개구부 수와 크기를 줄이고 공기와 습기 차단막을 설치했으며 벽과 천장, 벽과 바닥 모서리 등의 접합 부분을 최대한 밀봉시켰다. 또 배관용 슬리브, 전기콘센트 등 설비 부분에도 외부로부터 바람이 통하지 않도록 했다.

일반 태양광 주택과 마찬가지로 남향으로 터를 잡고 외관을 고려해 24㎡ 면적에 일체형 집열판을 달았다. 태양열 축열조 외에 보조 열원으로 1000ℓ 용량의 고온축열조(하절기는 냉축열조 역할)를 달았는데 이는 태양열 시스템의 효율 저하를 막기 위함이다.

특히 눈여겨볼 점은 태양열 이용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저온에서도 난방이 가능토록 바닥 복사난방 시스템을 적용한 것이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면적이 넓은 거실과 홈오피스 바닥을 열전도가 좋은 세라믹 타일로 마감하고 방열 배관 간격을 조밀하게 시공해 방열 면적을 최대한 넓혔으며 난방 배관을 낮게 설치해 성능을 향상시켰다.

한편 솔라 하우스에 적용된 냉난방 시스템은 다음과 같다. 태양열 시스템은 온수축열조를 우선 가열하고 난방용 축열조를 데우는 밀폐형 부동식으로 태양열 축열조가 난방 가능한 일정 온도 즉, 40℃ 이상으로 데워지면 난방이 공급되고 난방을 감당할 수 없는 온도 이하가 되면 보조 열원인 히트펌프에 의해 가열된 고온축열조로부터 난방이 공급된다. 이때 낮아진 온도의 태양열 축열조 물은 히트펌프 열원으로 사용된다.

태양광에 비해 태양열이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실효성이 떨어졌기 때문. 특히 동절기에는 광이 많지 않아 보조 열원을 통해 난방이나 급탕을 해결하는 일이 허다해 추가되는 전력비가 만만치 않았다. 그렇다면 솔라 하우스는 어떨까.

연구팀이 발표한 결과 분석에 의하면 동절기(11월~2월) 태양열 의존율이 난방은 79%, 온수급탕은 8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정도면 다른 에너지원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겨울을 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절기까지 합친 연평균을 보면 난방과 온수급탕 태양열 의존율은 각각 81%와 93%에 달했다.


65~92%까지 에너지 절약 가능하다

솔라 하우스 사례를 보면 단열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에너지 절약 여부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구팀은 슈퍼단열이 에너지 절감 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는데 이를 사용하지 않은 주택과 비교했을 때 약 49%나 개선된 효과를 보였다. 또 흔히 시공되는 이중창을 슈퍼윈도우로 교체할 경우 약 15%, 단창 메스월 대신 투명단열 시스템을 적용할 경우 추가로 5%, 실내 온실 공간에 의해 약 4~5%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슈퍼단열과 함께 연구팀은 외부를 얼마나 기밀하게 시공하느냐도 에너지 성능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면서 이와 같은 것들을 적절히 조합하면 작게는 65%에서 많게는 92%까지 에너지 절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백남춘 박사는 "제로 에너지 타운은 건설이 완료됐지만 실질적인 완벽한 성능을 위해서는 향후 상당한 실증 기간이 필요하다. 나온 결과물을 바탕으로 우리나라에 적용 가능한 실질적인 제로 에너지 타운 모델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더불어 올해 신축 부지를 구하는 대로 상용화를 위한 모델을 설계하고 시공할 예정이라며 단지 형태의 에너지 타운도 구상 중이라고 전했다.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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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EDITION 미래형 제로 에너지 전원주택(2)] 우리 집 에너지 직접 만들어 쓴다, 에너지 자립 실현 제로에너지 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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