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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정보

• 위 치 :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귤암리

• 부지면적 : 892.0㎡(269.8평)

• 건축면적 : 99.2㎡(30.0평), 1층 76.0㎡(23.0평), 2층 23.1㎡(7.0평)

• 건축형태 : 복층 통나무집(기둥-보 방식)

• 외 장 재 : 적삼목 사이딩 + 테라코트

• 지 붕 재 : 아스팔트슁글

• 바 닥 재 : 강화마루

• 내 장 재 : 루바 + 한지 벽지

• 천 장 재 : 루바

•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 식 수 : 지하수

• 설계 및 시공 : 라온통나무생태건축 053-761-5021 http://cafe.daum.net/laonlog



전원주택을 계획할 때는 최소한 10년 앞을 내다보라고 한다. 아파트는 대개 자녀의 출생과 성장에 맞추어 면적을 늘리어 옮겨가지만, 전원주택은 환금성이 떨어지기에 쉽게 팔지 못하므로 계획 단계에서 현재가 아닌 미래를 염두에 두라는 것이다. 이 말은 강원도 정선군 정선읍 귤암리에 주말주택으로 통나무집을 아담하게 지은 임한호·박상현 부부에겐 해석이 달라진다. 주5일 근무제로 휴일이 늘어나면서 요즘 거리보다 자연 경관에 우선하여 주말주택 입지를 선정하는 추세라지만, 처음엔 이들 부부의 거주지인 인천에서 이곳까지 거리가 무려 3시간 남짓이라 의아스러웠다. "언제일지 모르지만 퇴직 후 이곳에 상주하여 펜션을 운영하면서 농사지으며 노후를 보낼 계획이다"라는 임 씨의 말을 듣고서야 비로소 의문이 풀렸다. 노후를 염두에 두고 입지 선정에서부터 부지 조성 및 건축까지 계획을 치밀하게 세운 것이다.





서울에서 아라리의 고장 정선으로 가는 길은 여러 가지겠으나 시간이 30여 분 더 걸리더라도 영동고속도로 만종분기점에서 중앙고속도로로 갈아타고 제천나들목으로 나오는 편이 낫다. 우리나라 3대 오지로 산다삼읍山多三邑영평정곻平旌을 꼽는데, 이 영월-평창-정선을 잇는 해발 700m를 넘나드는 구절양장九折羊腸산길의 정취가 맛깔스럽기 때문이다.

평창과 정선 간 42번 국도 변 동강광하안내소에서 귤암리에 이르는 길은 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동강이 태곳적 신비를 간직한 기암괴석을 에돌아 굽이쳐 흐른다. 동강 할미꽃 서식지에 이르자 가는 여름을 못내 아쉬워하는 래프팅 마니아들의 물살을 가르는 목청이 기암괴석에 부딪쳐 메아리로 다가온다. 임한호(44세) · 박상현(40세) 부부는 여기에 반하여 이곳에서 노후를 보내고자 터를 닦았다고 말한다.

"단지 주말주택만 지을 요량이라면 차라리 콘도 회원권을 샀을 겁니다. 노후에 대비하고자 자연 경관과 테마 · 이벤트 등을 두루 살펴서 동강 변에 집터와 농지를 마련했습니다. 직장인은 풍전등화風前燈火이기에 언제 퇴직할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완전 이주하여 펜션을 짓고 소득을 창출할 계획입니다. 그동안 저축은 하겠지만 물가 상승을 감안하면 그 돈만으로 살기 힘들 테니까요."



건축은 꿀을 따는 꿀벌처럼...

임한호 · 박상현 부부의 기둥-보 방식으로 지은 연면적 99.2㎡(30.0평) 복층 통나무집은 들꽃 무성한 만지산 중턱에 자리하는데다 지붕선이 다채로워 도드라져 보인다. 892.0㎡(269.8평) 집터하고 단을 달리한 우측과 전면에 골프 퍼팅 연습장처럼 가꾼 462.8㎡(140.0평) 잔디밭이 나오는데 장차 33.1㎡(10.0평) 펜션 건물이 3동 들어설 자리다.

네비게이션을 보니 귤암리 일대에는 숙소라야 펜션과 민박 네댓채가 전부다. 이 지역에선 여름철 3개월간 피서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룬다고 하니 숙소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일 성싶다. 여름 한철 펜션을 운영하여 1년을 먹고산다는 펜션지기들의 말이 아니더라도 동강을 지척에 굽어보는 이만한 입지라면 사업성은 충분해 보인다.

더욱이 환경부에서 동강 생태계를 보전하고자 주변 토지를 매입 중이라 펜션이 더 들어설 가능성도 적은 편이다.

건축 행위는 자연 파괴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임 씨는 이를 최소화하고자 꿀벌처럼 동강으로 흘러드는 경사지를 자연스럽게 집터와 마당으로 조성했다. 벌은 꽃에 앉아 꿀을 따지만, 꽃의 필요성을 알기에 상처를 남기기보다 오히려 열매를 맺게 돕는다. 임 씨는 만약 욕심을 냈다면 집을 여러 채 앉히도록 부지를 계단식으로 조성했을 것이라고 한다. 꽃이 없으면 꿀벌의 존재 이유가 사라지듯이 자연을 훼손하면 그 결과가 자신에게 부메랑으로 되돌아옴을 잘 알기에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도록 터를 조성한 것이다.



실평수에 비해 웅장하고 아름다운 집

임한호 씨는 그 자체가 지닌 가치뿐만 아니라 자연 환경까지 생각하여 여타 구조에 비해 건축비가 더 드는 통나무집을 택했단다.

"통나무집은 유행을 타지 않고 세월이 켜켜이 쌓일수록 오히려 더 아름답고 장중합니다. 또한 방향성 건강 물질인 피톤치드를 내뿜고 곱고 부드러운 나뭇결은 심신을 편안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종국에는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고 고스란히 자연으로 되돌아갑니다." 설계 및 시공은 인터넷 서핑 중 찾아낸 다음카페'라온통나무생태 건축(대표 금정국)'에서 맡았는데 진입로가 좁고 가파르기에 그 과정이 만만치 않았을 법하다. 예상대로 금 대표는 구조재와 마감자재를 11톤 화물차로 실어다 현장 입구에 부리고, 이것을 다시 1톤 화물차로 현장까지 수십 번 날라야 했다. 한편 일대가 석회암지대라 지하수 관정을 잘못 뚫으면 뿌연 물이 나오기에 조심스러웠는데 다행히 120m 관정이 이를 비켜갔다고 한다.

집은 만지산을 배후에 두고 동강을 전면으로 바라보도록 동향으로 앉혔다. 평면을 보면 집 안팎에서 동강을 조망하도록 76.0㎡(23.0평)인 1층에는 현관 · 거실/주방 · 방 · 욕실 · 보일러실 및 다용도실을, 23.1㎡(7.0평)인 2층에는 가족실과 다락방을 배치했다. 또한 현관 및 거실 전면에 출입의 용이성과 야외 활동의 편리성을 고려하여 넓은 덱(Deck)을 그리고 전망 좋은 2층 가족실 밖에 테라스를 설치했다. 당초 테라스 밑에 기둥을 2개 세우려다 거실 조망을 가리기에 외기둥에 가새를 댔다. 지붕은 물매를'十'자로 교차시켜 입체감을

살리고 우측 현관에 별도로 작은 지붕을 씌웠다.

벽체 구조를 보면, 기둥과 보에 쓰인 구조재는 강도적 성질이 우수하고 가공성이 뛰어나며 치수 변동이 적은 더글라스-퍼(Douglass-Fir)다. 기둥과 기둥 사이에는 2×4인치와 2×6인치 경량 목재를 대고 안에서 밖으로 루바(하단)와 한지 벽지(상부), 석고보드, 인슐레이션, 구조용 합판(O.S.B.), 적삼목 사이딩 및 핸디코트순으로 마감했다. 금 대표는 경량 목재를 2×4인치와 2×6인치 두 가지를 사용한 것은 소음을 차단하려는 의도에서라고 말한다.

"경량 목조주택의 단점인 층간 및 벽간 소음을 차단하고자 2×6인치로 틀을 돌리고 2×4인치로 가로 뼈대를 어긋나게 댔습니다. 이렇게 하면 돈과 시간이 더 들지만 벽을 두드렸을 때 뼈대가 양쪽 합판과 서로 떨어졌으므로 소리 전달이 훨씬 줄어듭니다."



노후 준비, 선택 아닌 필수

임한호 · 박상현 부부는 여름철에 공기 한 점 들어오지 못하게 문을 닫았다가 일주일만에 여는데도 집 안 공기가 쾌적하고 보송보송하단다. 반대로 겨울철 혹한 지역임에도 자동 온도 조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동파 염려는커녕 단열성이 좋아 훈훈하다며 사람들이 통나무집을 선호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단다.

한편 임 씨는 이 집을 짓기 전 주말을 무료하게 보냈는데 이젠 목적 의식이 생겼단다.

아내와 두 딸과 함께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 저녁까지 이곳에서 지내며 정원도 가꾸고, 강에서 메기 쏘가리 꺽지 퉁가리도 잡고, 바비큐도 먹고… 즐거운 일들이 무궁무진하다

는 것이다. 딸아이들은 친구와 노는 것이 좋아 처음엔 안 가겠다고 조르다가 막상 오면 좋아하는데, 무엇보다 감기에 콧물을 달고 다니다가도 여기만 오면 말짱하게 낫는 게 신

기하단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우리 사회에서 노후 준비는 이젠 이들 부부처럼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렇기에 경제지에 노후 준비는 목숨보다 중요하다는 컬럼까지 실리기도 한다. 이

들 부부는 노후 생활의 기초를 닦아 놓았기에 요즘 마음이 한결 가볍단다.

 

 

 

 

 

- 윤홍로 기자 사진 서상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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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좋은 집] 아라리 고장에서 노후 생활 기초 닦기 정선 99.2㎡(30.0평) - 복층 통나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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