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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집 안마당은 인위적인 요소를 배제한 채 차경기법을 사용하여 주변의 자연 경관을 담은 시원스런 공간이다. 또한 햇볕을 받아들이는 공간이자 작업공간 그리고 집안 대소사를 치르는 공간이다. 반면 뒷마당은 통풍과 채광이 필요한 농기구와 곡물, 식료품을 보관하는 수장 공간이다. 배산임수에 따라 입지를 정한 반가班家의 경우 뒷마당은 대개 산기슭을 정리하면서 화강석을 다듬은 장대석으로 화계花階를 쌓고 나무를 심고 괴석을 놓고 굴뚝을 시설한다. 특히 건물에서 거리를 두고 연도를 뽑아 만든 굴뚝은 밋밋하고 단조로운 공간을 미적으로 승화시킨 조형물로 손색이 없다.

 

 

 

한옥의 건축미를 끌어올린 굴뚝

 

구들 문화는 지역과 신분에 따라 다양한 모습의 굴뚝을 발달시켰다. 아궁이와 구들 형태는 어느 지역이나 거의 비슷하지만 굴뚝은 다르다. 추운 북쪽에서 따듯한 남쪽으로 내려가면서 그 높이가 점점 낮아지다가 제주도에 이르면 사라진다. 북쪽 지역일수록 불을 강하게 빨아들이고자 굴뚝을 높게 만드는 것이다. 또한 열기를 가두면서 북서풍에 역류하지 않도록 개자리를 파고 여러 가지 재료로 굴뚝을 두껍게 감쌌다. 이 과정에서 굴뚝을 치장했는데 그 대표적인 것이 보물인 경복궁 자경전 후원 십장생 굴뚝과 아미산 굴뚝이다. 또한 굴뚝 맨 위에 설치한 연가煙家는 치장적 성격도 강하지만 비가 들어가지 않도록 방지하고, 연기 배출을 원활하게 돕는다.

 

 

굴뚝연기는 천연 방충제

 

굴뚝 연기는 역하기보다 오히려 나무 타는 냄새로 향긋하다. 구들과 굴뚝 중간에 판 개자리에서 불길에 휩싸여 온 재와 찌꺼기들을 걸러내기에 굴뚝으로 맑은 연기만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반면 굴뚝 연기는 천연 방충제로, 그 주변에는 벌레들이 꾀지 않기에 거미가 줄을 치지 않는다. 난방보다 취사가 위주인 남쪽 지역에서는 낮은 굴뚝에서 나오는 연기를 이용하여 해충을 쫓기도 했다.

 

 

한옥에 담긴 굴뚝 미학

 

간이형 굴뚝 : 처마 밑에 간단한 구멍을 뚫거나 툇마루 밑에 구멍을 내어 배기하는 형태로 민가 굴뚝의 주류를 이룬다.

 

독립형 굴뚝 : 건물 외벽에서 떨어진 곳에 연도를 땅속에 묻고 세운 굴뚝으로 벽돌을 쌓아올려 기와를 덮고 연가를 얹어 완성한다.

 

복합형 굴뚝 : 담의 일부에 굴뚝을 설치하여 밋밋하고 단조로운 담을 보완하는 형태다.

 

 

굴뚝의 재료와 문양

 

흙과 돌을 쌓아 만든 굴뚝은 민가에서, 검은 벽돌을 쌓고 기와로 연가煙家를 만든 반가에서 나타난다.
그리고 궁궐에서는 붉은 벽돌과 기와, 연화로 굴뚝을 만들었다. 굴뚝에는 황토와 기와를 켜켜이 쌓은 직선 무늬와 기와와 흙을 이용한 기하학적 문양 그리고 단순하게 표현한 꽃 문양이 나타난다. 이 문양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닌 바람적 성격이 강하다.

 

 

 

 

- 글 · 사진 윤홍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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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의 얼굴] 기능에 멋과 여유를 더한 조상의 지혜 굴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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